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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화 댁네 집이었는데 (2)
305 話 你家(2)



“괜찮은 건가?”  「沒事嗎?」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身後傳來了聲音。

“댁이 할 말입니까!”  「你還有臉說!」

송태원을 주시한 채 버럭 소리쳤다. 뒤쪽에서 느껴지는 기세가 장난이 아니다. 이게 새어 나오는 극히 일부라니. 하지만 성현제가 날 밀어내진 않는 거 보니 아직 버틸 정도는 되는 모양이었다.
我瞪著宋泰元,大聲吼道。從後方感受到的氣勢非同小可。這竟然只是洩漏出來的極小一部分。不過,看來成賢濟並沒有把我推開,我應該還能撐得住。

이제 어쩌지. 입안이 바싹 말랐다. 머릿속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지만 지금 두 사람이 부딪치는 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직감이 들었다. 생각해 보자, 생각.
現在該怎麼辦。我口乾舌燥。腦袋雖然還沒整理好,但直覺告訴我,現在必須阻止他們兩人衝突。想想看,想想。

다행히 송태원은 곧장 덤벼오지 않았다. 침착하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내 손에 들린 총을 바라보고 있다. 급히 쏘느라 풀충전은 못 했지만 그래도 최소 B급 이상 공격력이었다. 스탯 F급의 무기에서 나온 위력이라곤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니 경계하는 것이겠지. 심지어 폭탄도 그가 아는 종류가 아니었다. F급도 쓸 수 있는 화약이 아닌 마력으로 작동하는 S급 수준의 폭탄.
幸好宋泰元沒有立刻撲過來。他表情沉著冷靜,看著我手中的槍。雖然是倉促射擊,沒能完全充能,但至少也有 B 級以上的攻擊力。這威力簡直難以置信,竟然是出自 F 級屬性的武器,他會警戒也是理所當然。甚至連炸彈也不是他所知的種類。這是一種 S 級水準的炸彈,不是用火藥,而是用魔力驅動,連 F 級也能使用。

…나 감방 들어가는 거 아닐까 모르겠네. 독환도 소지 신고 필수에 던전 밖에서 사용하면 즉시 체폰데.
……我會不會進監獄啊。毒丸也必須申報持有,在地下城外使用會立刻被逮捕。

“은혜를 숨겨서 들어왔었군. 내 파트너에게 믿음을 주지 못해 안타─”
「你隱藏恩惠潛入進來了啊。無法給予我的夥伴信任,真是遺憾——」

“아 좀 조용히 해봐요! 한가한 소리 할 땐가!”
「啊,安靜點!現在是說閒話的時候嗎!」

나도 헛생각 중이긴 했지만.
雖然我也在胡思亂想。

성현제는 기억을 지워져 가며 여러 세계를 거쳐 왔다. 아니, 정확히는 기억을 덧씌워진 것일 터였다. 그 긴긴 시간과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인 채로 그 위에 너는 이 세계에서 태어난 이 세계의 사람이다, 라고 얇게 내리덮고는 새로운 세계로 들여보내진 것이겠지.
成賢濟在記憶被抹去的情況下,經歷了許多世界。不,確切地說,應該是記憶被覆蓋了。那些漫長的時間和經驗層層堆疊,然後再輕輕地覆蓋上一層「你是這個世界出生的人」,接著被送入新的世界吧。

그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 세계에 심어진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어린아이일 때였는지, 이미 성인이었을 때였는지, 혹은 원래 존재하던 성현제와 바꿔치기 당했는지.
他以何種方式被植入我們的世界,目前仍不得而知。是在他還是個孩子的時候,還是已經成年了,抑或是被原本存在的成賢濟所取代。

“…혹시 어릴 적 기억납니까? 달이는 흐릿하다고 했거든요. 선명한 기억은 몇 살 때부터, 뭐 해요?”
「……你還記得小時候的事嗎?達爾說他記得不太清楚。你從幾歲開始有清晰的記憶,都在做些什麼?」

스카프가 내 다리를, 은혜가 있는 곳을 감추듯 감겼다. 은혜의 공격 무효 효과는 내 옷에도 어느 정도 적용이 된다. 하지만 폭탄이 옷 안쪽에 있다 보니 폭탄 주위는 효과를 발휘하지 않아 바지가 둥글게 잘리듯 뜯겨나가 버렸다. 아래쪽은 그대로 흘러내리고 위쪽은 반바지처럼 되어 버리고. 꼴이 좀 웃기긴 하겠다.
圍巾像要遮住我的腿和恩惠所在的位置般纏繞著。恩惠的攻擊無效效果在我的衣服上也有一定程度的適用。但由於炸彈在衣服內側,炸彈周圍無法發揮效果,褲子像被圓形剪開般撕裂了。下方就這樣垂落,上方則變成了短褲。這模樣看起來有點好笑。

“이러면 내가 혹시 미치더라도 단숨에 빼앗지는 못할 거라네.”
「這樣一來,就算我真的瘋了,你也不可能一下子就把它搶走。」

“…정신 나간 상태로 차분히 매듭 풀거나 천천히 잘라내긴 힘들긴 하겠죠. 공항에서 넥타이 매줬던 거 생각나네. 제가 거기 있던 사람들 다 매줬는데 성현제 씨는 없어서 좀 허전하더라고요.”
「……在精神失常的狀態下,要冷靜地解開繩結或慢慢剪斷確實很難吧。讓我想起了在機場幫你打領帶的事。當時我幫那裡所有的人都打了領帶,但就是沒有成賢濟先生,感覺有點空虛呢。」

“그런 자리를 빠졌다니, 아쉽군.”
「錯過那樣的場合,真可惜。」

“어차피 댁은 매주는 사람 많을 텐데 아쉽기까지야.”
「反正你身邊應該不缺人服侍,有什麼好可惜的。」

전담 코디 붙었을 거 아니냐. 여러 사람의 시중을 받는 게 어울리는 인간이다. 다른 세계에서는 왕이나 황제 노릇도 해보지 않았을까.
他不是有專屬造型師嗎?他就是那種適合被眾人服侍的人。在其他世界,他搞不好還當過國王或皇帝呢。

“그건 그렇지. 내가 매준 적은 없었지만. 물론 스카프도 말일세.”
「那倒是。雖然我從來沒服侍過人。當然,圍巾也是。」

“영광이옵나이다, 폐하.”  「這是我的榮幸,陛下。」

그래서 어릴 적 기억은 어떤데. 송 실장님 움직이기 시작하면 따라잡을 자신 없다. 송태원은 물론이고 성현제에게 선생님 스킬 쓰기도 뭣하니. 재차 묻자 성현제가 겨우 대답을 돌려주었다.
所以小時候的記憶是怎樣的?宋室長一旦開始行動,我就沒有自信能追得上。宋泰元當然不用說,對成賢濟使用老師技能也很不妥。我再次詢問,成賢濟才終於給出了回答。

“있긴 하다만 애매해. 지금으로선 진짜인지 의심스러운 느낌이로군. 기억이 선명한 시점은, 스물넷 즈음인가.”
「是有的,但很模糊。現在看來,感覺很可疑,不確定是不是真的。記憶清晰的時期,大概是二十四歲左右吧。」

“그럼 성인일 때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겠군요. 정확히는 신체 성장이 끝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那麼,您在成年時被轉移的可能性很高。確切來說,我認為是在身體成長結束的時候。」

어린 시절은 필요 없다 이거겠지. 다른 세계의 사람을 옮겨 심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여러 초월자들, 자신의 조각들을 거느린 초승달이다. 거기에 그냥 심는 것도 아닌 바꿔치기였던 모양이니 뭔가 특별한 방법이 있었겠지.
這表示不需要童年吧。將其他世界的人移植過來並非易事,但新月是擁有眾多超越者和自身碎片的。而且,這似乎不是單純的移植,而是掉包,所以一定有什麼特別的方法。

“한 세계에서 못해도 10년 안팎, 길게는 20년 이상. 매번 S급 정도는 기본이었을 거고 말입니다.”
「在一個世界中,至少十年左右,長則二十年以上。每次至少都是 S 級的程度。」

SS급이나 어쩌면 그 이상까지 성장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SS급까지는 가볍게 올라갔겠지. 그것이 계속해서 쌓여온 것이다. 뛰어난 자질의 태생 S급이 끊임없이 성장을 반복하고 스스로를 갈고닦고 여러 세계를 경험하고.
或許曾成長到 SS 級,甚至更高。不,SS 級應該是輕而易舉就能達到的。這就是不斷累積的結果。天生資質卓越的 S 級不斷重複成長,磨練自我,經歷多個世界。

그렇게 쌓여 온 힘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如此累積的力量,究竟會達到何種程度呢?

‘…설마 초승달은 이걸 노린 거였나.’
「……難道弦月是想利用這點嗎?」

처음에는 단순히 성현제가 세계를 삼키고 초월자가 되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거부하고, 거부한 그를 놓지 못한 채 몇 번 반복하다가, 깨닫게 되지 않았을까.
起初,他可能只是單純地希望成賢濟吞噬世界,成為超越者。但當他拒絕了,而弦月又無法放開他,在幾次重複之後,他是否意識到了什麼?

한 인간에게 수많은 세계를 밀어 넣는다는 새로운 방법을.
一種將無數世界推入一個人類體內的新方法。

성현제라는 뛰어난 그릇이 버티고 버티다 결국 가득 차고 닳아서, 육신도 영혼도 낡고 바래져 간 끝에 태어나는 무언가는.
成賢濟這個卓越的容器,在不斷承受、承受,最終被填滿、磨損,肉體和靈魂都變得老舊、褪色之後,所誕生的某種東西。

‘단순히 근원을 막는 것만 아니라, 아예 없애버리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不只是單純地阻斷根源,而是連根拔除,這也是有可能的吧。」

등골이 절로 서늘해졌다. 수많은 초월자들의 요람, 초승달이, 그녀가 괜히 한 명의 인간에게 길고 긴 시간을 집착할 리가 없었다. 성현제가 여느 초월자와 별다를 바 없다면 그럴 시간에 새로운 초월자 후보를 찾아 키우는 편이 이득이다.
脊背不禁一陣發涼。眾多超越者的搖籃,新月,她不可能無緣無故地對一個人類執著如此漫長的時間。如果成賢哲與其他超越者沒有什麼不同,那麼她不如花時間去尋找並培養新的超越者候選人,這樣更有利。

하지만 근원을 확실하게 소멸시킬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면.
<p>但若是有能徹底消滅根源的存在呢?</p>

“…저기, 성현제 씨. 만약 당신 속에 쌓여 있는 게 터져 나온다면 말입니다. 당신은, 어떻게 될 거 같습니까?”
「……那個,成賢濟先生。如果積壓在你心中的東西爆發出來,你覺得你會怎麼樣?」

“글쎄, 모르겠군. 하지만 지금 새어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성을 유지하기 버거워지고 있으니. 완전히 터졌을 때는 스스로를 유지하기 힘들지 않을까.”
「嗯,我不知道。但光是現在溢散出來的,就已經讓我難以保持理智了。當它完全爆發的時候,我恐怕會難以自持吧。」

그렇겠지. 어찌 되었든 그는, 인간이다. 눌러 두었던 것이 터지고 그 모든 힘을 받아들이고 나면, 최소한 인간은 아니게 될 터였다. 지금까지의 성현제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바뀌고 말겠지. 초월자 위의 근원에 가까운 존재가 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이지를 잃은 단순한 힘의 덩어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的確如此。無論如何,他都是人類。一旦壓抑的事物爆發,他接受了所有的力量,那麼至少他將不再是人類。他將會變成某種不同於至今為止的成賢濟的存在。他或許會成為接近超越者之上的根源的存在,但也可能淪為失去理智的單純力量聚合體。

초승달은 성현제와 겹겹의 계약을 해놓았을 테니 어느 쪽이든 조종하여 근원을 파괴할 수 있을 것이고.
新月應該和聖賢帝簽訂了層層契約,所以無論是哪一方,都能操縱他來摧毀根源。

근원이 사라지는 거, 뭐 좋지. 그 전에 우리 세계도 깨끗이 사라져 버리겠지만. 그리고 성현제도. 내 뒤에 서 있는 인간은 사라질 것이다. 카페라떼도 에그타르트도 스카프도 없다.
來源消失,嗯,很好。不過在那之前,我們的世界也會被清除得一乾二淨。還有成賢濟也是。站在我身後的那個人將會消失。沒有咖啡拿鐵,沒有蛋塔,也沒有圍巾。

“둘 다 일단 기다려 봐요. 괜히 위험한 방법 쓸 필요 없잖습니까. 성현제 씨도 답지 않게 목숨 가볍게 걸지 마시고.”
「你們兩個都先等等看。沒必要白白使用危險的方法吧。成賢濟先生也別一反常態地輕易豁出性命。」

“죽겠다고 한 적은 없네만. 아무것도 놓치기 싫은 과욕이라 한다면 인정하겠지만. 성공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我可沒說要尋死。如果你說這是什麼都不想錯過的貪婪,那我承認。但也不是沒有成功的可能性。」

아닙니다, 실패합니다. 내 추측으론 말이야, 이미 한 번 망했다고!
不,會失敗的。我猜啊,他已經失敗過一次了!

성현제는 송태원에게 약탈 스킬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송태원은 죽었다. 여태까지는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았다.
成賢濟從宋泰元那裡得到了掠奪技能。然後宋泰元死了。直到現在他都無法理解為什麼會這樣,但現在他似乎明白了。

시도했겠지, 그때도. 약탈로 성현제의 쌓인 과거를 덜어내는 일을.
那時候,他肯定也試過吧。試圖透過掠奪,來減輕成賢濟累積的過往。

하지만 송태원은 죽었고 대신 성현제에게 약탈을 건넸으며 성현제는 잠적했다. 자세한 정황은 아직 모른다. 확실한 것은, 그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但宋泰元死了,並將掠奪物交給了成賢濟,而成賢濟則銷聲匿跡了。詳細情況還不清楚。唯一確定的是,那次嘗試沒有成功。

‘심지어 지금 송 실장님 스킬 숙련도는 그때보다 낮아.’
「甚至現在宋室長您的技能熟練度比那時候還低。」

이럴 줄 알았으면 송 실장님한테 미친 척 키워드 적용하고 스킬 성장시키는 건데! 그렇다고 해도 몇 년의 시간을 따라잡긴 힘들었겠지만.
<p>早知道就該發瘋似的對宋室長使用關鍵字,讓技能成長了!就算那樣,要追上這幾年的時間也很難吧。</p>

아무튼 실패할 확률이 아주, 매우, 무척 높았다.
<p>總之,失敗的機率非常、非常、非常高。</p>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還有其他辦法嗎?」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 몸을 긴장시킨 그대로, 송태원이 말했다. 민원이라도 받듯 담담한 목소리다. 송 실장님 앞에 두고 목소리 높일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었겠지.
宋泰元全身緊繃,彷彿隨時都會撲上前,他開口說道。語氣平靜,就像在處理民怨一般。想必沒幾個人敢在宋室長面前大聲說話吧。

“…생각 중이에요. 근데, 지금 성현제 씨가 하려는 방법은 정말로 위험하거든요. 자칫하면 송 실장님까지 다칩니다. 죽을 수도 있어요!”
「……我正在思考。但是,成賢濟先生現在打算用的方法真的太危險了。一個不小心,連宋室長都會受傷。甚至可能會死!」

“괜찮습니다.”  「沒關係。」

아, 네. 그렇게 대답하실 줄 알았습니다. 자기학대 경력 8년 차가 말합니다. 스스로를 조금쯤은 사랑해 줍시다. 최소한 목숨은 챙겨 줘.
啊,是。我就知道您會這麼回答。一個有著八年自虐經歷的人說,我們多少都該愛自己一點。至少,要顧好自己的性命。

‘회귀 전에는 몇 년 더 버텼으니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나겠지.’
「回歸前我還多撐了好幾年,看來最大的問題果然還是出在我身上。」

나라는 특이점이 없었더라면 새로운 경험도 없었을 테니까.
如果我沒有這個特異點,就不會有新的經驗。

“성현제 씨가 절 죽이면 안정될 거라고 했죠?”
「成賢濟先生說,如果他殺了我,他就會穩定下來,對吧?」

“그렇다 해도 결국 일시적인 조치일 뿐. 언젠가는 닥쳐올 일이지.”
「就算如此,終究也只是暫時的措施。總有一天會發生的事。」

시간벌이 할 수 있는 게 어디냐. 살해하는 행위만으로도 도움이 될까. 그렇다면 성현제의 정신 속으로 들어가서 목 내놓는 걸로 땜질이나마 가능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지금 그의 상태를 내가 감당할 수 있느냐인데.
能爭取到時間就已經很好了。光是殺戮行為就能有所幫助嗎?如果真是如此,或許可以進入成賢濟的精神世界,以獻出性命的方式來彌補。問題是,我現在能否承受得了他的狀態。

정신세계에서 쌓이고 쌓인 저것을 맞닥뜨리게 되면, 그럼 끝이지.
在精神世界裡累積堆疊的那些,一旦正面迎擊,那就完了。

“괜한 생각은 하지 말고 이만 나가게.”
「別胡思亂想了,你出去吧。」

“머리 굴리는 중이니까 방해하지 마세요.”
「我正在動腦,別打擾我。」

“소중한 동생을 위해서라도 무사히 돌아가야지. 도련님이 한유진 군을,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해선 안 되지 않나.”
「為了你珍愛的弟弟,也必須平安回去。不能讓少爺失去韓宥真,失去他唯一愛的人,不是嗎?」

“저도 죽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만. 아무것도 놓치기 싫어하는 과욕이라 한다면, 사돈 남 말 하시네고.”
「我也沒說過要死啊。如果說這是什麼都不想錯過的貪婪,那您這話可真是五十步笑百步了。」

유현이로 설득하려 들기는. 그런 말 안 해도 목숨 안 걸어. 안 걸 건데, 젠장. 초조함은 빠르게 쌓여 갔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아냐, 있을 거야. 있어야 한다. 덜어내는 방법…….
想用宥賢來勸我。就算不說那種話,我也不會拿命去賭。我不會賭的,該死。焦躁感迅速累積,卻沒有任何辦法浮現。不,一定有。必須有。能減輕焦躁的方法……。

회귀 전의 성현제는 약탈을 건네받았다. 등급도 높을 거고 사용 방법도 능숙할 거고. 그걸 지금 쓸 수 있다면, 문제는 역시나 내가 정신계로 들어가야 한다는 건데.
回歸前的成賢濟收到了掠奪。等級應該很高,使用方法也很熟練。如果現在能用的話,問題果然還是我必須進入精神系。

“한유진 씨.”  「韓宥真先生。」

내가 약탈 스킬을 선생님 스킬로 배워서, 현실에서 쓴다면. 하지만 곧장 능숙하게 사용하는 건 내 능력으론 불가능하다. 역시 시간이…….
如果我把掠奪技能當成老師的技能來學習,並在現實中使用。但以我的能力,不可能馬上熟練運用。果然還是需要時間……。

“비켜 주십시오.”  「請讓開。」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속이 뜨끈해졌다. 송태원이 움직이려 한다. 그런 직감이 들었다. 눈으로 보는 것은 포기했다. 그간 쌓인 경험과 그에 따른 예측. 그것을 믿고 방아쇠를 당겼다.
聽到那聲音的瞬間,我心頭一熱。宋泰元要動了。我產生了這種直覺。我放棄了用眼睛看。相信這段時間累積的經驗和隨之而來的預測,我扣下了扳機。

피잇─!  咻——!

총구에서 쏘아진 것은 가느다란 화살과 같은 마탄이었다. 하얀 살쾡이 총을 살펴본 명우가 마력으로 이루어진 탄환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 주었다. 소지자의 능력에 따라 스킬을 접목시키는 것도 가능했지만 내겐 마땅한 스킬이 없으니. 대신 탄의 모양은 바꿀 수 있었다.
從槍口射出的是如纖細箭矢般的魔彈。明宇檢查了白山貓槍後,告訴我這把槍能將魔力形成的子彈變化出多種形態。雖然也能根據持有者的能力,將技能融入其中,但我並沒有合適的技能。不過,至少子彈的形狀是可以改變的。

화살탄을 발사하고 이어 딜레이 거의 없이 방향만 약간 바꾸어 다시 총격을 날렸다. 오른쪽 방향이었다.
他射出箭彈,接著幾乎沒有延遲地稍微改變方向,再次開槍。是右邊的方向。

송태원의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보고 쏘면 늦다. 예상이다.
宋泰元的一舉一動並非我親眼所見。如果看到才射擊就太遲了。這是預判。

이번 마탄은 처음과 달리 충분히 마나를 담은 S급이다. S급 검으로 막는다면 무기에 충격이 가해진다. 약탈 스킬은 무기와 상대의 공격, 양쪽 모두를 약화시키니 송태원의 성격상 막기보다는 회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這次的魔彈和最初不同,是灌注了足夠魔力的 S 級。如果用 S 級的劍來抵擋,武器會受到衝擊。掠奪技能會同時削弱武器和對方的攻擊,以宋泰元的個性來看,他選擇迴避而非抵擋的可能性很高。

빌린 무기잖아. 유현이는 막 써도 된다고 했지만 그럴 사람이 아니거니와 무엇보다 지금은 나를 상대하고 있다. 성현제를 두고 내게 무기 내구도를 소모할 리 없다. 그렇다고 주먹 같은 걸로 쳐내기엔 낯선 무기의 공격이다. 어떤 효과가 있을지 모르니 십중팔구 피할 것이고, 그렇다면 오른쪽이다.
這不是借來的武器嗎?宥賢是說可以隨便用,但他不是那種人,而且最重要的是,他現在正在對付我。他不可能為了成賢濟而消耗武器的耐久度。但要用拳頭之類的擋開,這又是陌生武器的攻擊。不知道會有什麼效果,所以十之八九會躲開,那麼就是右邊了。

퍽! 첫 번째 마탄은 벽에 부딪쳤다. 처음 것이 아무 효과 없이 벽에 부딪쳤으니 안심했겠지. 그럼 두 번째는 쳐낸다. 세 번째 탄은 두 번째와 같은 방향으로 연사했다. 직후 텅, 두 번째 마탄이 쳐내졌다. 예상대로다. 맞부딪치며 직진 돌격. 하지만 세 번째는.
砰!第一發魔彈撞上了牆壁。既然第一發毫無效果地撞上牆壁,想必是安心了吧。那麼,第二發就擊飛。第三發彈藥與第二發朝著相同的方向連射。緊接著,咚,第二發魔彈被擊飛了。正如預料。互相碰撞,直線突擊。但是第三發呢。

구우웅─!  嗡嗡嗡──!

최대 위력으로, 넓은 범위로 주위를 휩쓸며 터져 나갔다. 반발력으로 밀리는 내 몸을 성현제가 받쳐 주었다. 퍼지는 빛에 앞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以最大威力,大範圍地橫掃周圍,爆裂開來。成賢濟扶住了因反作用力而後退的我。擴散的光芒讓我看不清前方。

“마지막.”  「最後了。」

성현제의 목소리와 함께 그가 총을 든 내 손을 움직여 방향을 잡아 주었다.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
<p>伴隨著成賢濟的聲音,他移動著我握槍的手,幫我調整方向。同時,也扣下了扳機。</p>

빛이 가라앉고, 말라붙은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고 파헤쳐진 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던전 부산물로 만들었는지 용케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그 너머로 송태원이 서 있었다. 그의 한쪽 다리의 옷자락이 길게 찢겼다.
光芒散去,映入眼簾的是龜裂、翻掀的地面,就像乾涸的稻田。不知是否用地下城副產品建造的,竟然奇蹟似地沒有崩塌,依然屹立不搖。宋泰元就站在那頭,他一條褲管被撕裂了長長一道。

‘와, 스치기라도 했네.’  「哇,差點就擦身而過了。」

성현제가 도와준 덕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 제법 짜릿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송태원을 바라보았다.
雖然有成賢濟的幫助。但我猜測正確,還是讓我感到相當痛快。我深吸一口氣,望向宋泰元。

“조금만 더 기다려 봐요. 제가 어떻게든─”
「再等一下。我會想辦法——」

“충분히 했어.”  「你做得夠多了。」

앞쪽이 아니라 뒤쪽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뒤로도 한 방 날려 주고 싶어지네. 그 소리 하려고 도와줬냐. 할 만큼 했으니 만족하고 꺼지라고? 송태원이 이번에는 와이어를 꺼내들었다. 나를 확실하게 제압해 두려는 모양이다. 하필 유현이가 준 거라 성능도 좋을 텐데.
回答不是從前面傳來,而是從後面。真想再給他一拳。說這話是為了幫我嗎?做得夠多了,所以要我滿足然後滾蛋?宋泰元這次拿出了鋼索。看來是想徹底制伏我。偏偏那是宥賢給的,性能肯定很好。

“다른 방법이 없다면 순순히 물러나 주십시오.”
「如果沒有其他辦法,就請您乖乖退下吧。」

“아 진짜, 둘 다 좀 닥쳐 봐요! 이번에는 아무도 안 죽어!”
「啊,真的,你們兩個都給我閉嘴!這次誰都不會死!」

물론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는다는 거 꿈같은 소리라는 사실 잘 안다. 뼈저리게 안다. 그래도 싫은 건 싫은 거다. 어쩔 수 없다고? 시발, 엿 먹으라 그래. 그 한마디로 끝낼 수 있었으면 8년간 괴롭지도 않았고 지금껏 속 끓지도 않았을 거다.
當然,我明白不犧牲任何事物,根本是癡人說夢。我痛徹心扉地明白。但討厭就是討厭。你說沒辦法?媽的,去吃屎吧。如果一句話就能解決,我這八年來就不會這麼痛苦,也不會到現在還在鬱悶了。

약탈 스킬을 익힌다 해도 현실에서 쓰려면 체인질링도 깨어나야 하고… 체인질링.
即使學會了掠奪技能,若想在現實中使用,變異者也必須甦醒……變異者。

‘성현제의 파편을, 일부를 마석으로 옮겨서 태어난 마수.’
「將成賢濟的碎片、一部分轉移到魔石中誕生的魔獸。」

그럼 같은 일을 또다시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방법을 모른다는 게 문제지만.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약탈로 성현제를 도려내는 것보단 안전할 것이다.
那麼,他會不會再次做同樣的事呢?……問題是不知道方法。但如果可以的話,這會比用掠奪來挖出成賢濟更安全。

“체인질링! 잠깐이라도 깨어나 줘! 아니면 대화만이라도 하자!”
「變形怪!拜託你醒來一下!不然至少跟我說說話!」

그래도 며칠 잤잖아. 잠시만 깨어났다가 다시 자라!
你還是睡了幾天啊。就醒一下下,然後再繼續睡吧!

“응, 아빠.”  「嗯,爸爸。」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홍빛 도는 은발의 어린애가 어느새 내 옆에 서 있었다.
<p>耳邊傳來令人高興的聲音。有著粉色調銀髮的孩子不知不覺間已站在我身旁。</p>

“뭡니, 까. 그 아이는.”
「那孩子,是怎麼回事。」

상당히 당황한 듯 송태원이 말하고.
宋泰元似乎相當慌張地說道。

“태어났었군.”  「原來是出生了啊。」

성현제가 눈치 빠르게 체인질링의 정체를 알아챘다. 그가 몸을 약간 숙이며 자신과 닮은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成賢濟敏銳地察覺到變形怪的真實身分。他微微彎下身,俯視著那個與自己相似的孩子。

“아, 보지 마요! 안 그래도 정보가 넘쳐서 터질 판이라며!”
「啊,別看!不是說情報已經多到快炸開了嗎!」

“죽을 때 죽더라도 이런 건 놓칠 수 없지. 극히 일부일 뿐이라더니 모양새는 전혀 아니군.”
「就算死也要死得其所,這種東西可不能錯過。不是說只有極小一部分嗎?看來完全不是那麼回事啊。」

“다른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거든요?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체인질링, 네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 성현제의 일부를 마석에 옮길 수 있을까?”
「我還可以變成其他模樣呢?這不是重點。變形怪,你能不能像你之前那樣,把成賢濟的一部分轉移到魔石裡?」

“응.”  「嗯。」

체인질링이 성현제를 빤히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리곤 인상을 찌푸린다. 주름지는 콧등이 귀엽다.
變形怪直盯著成賢濟,如此回答。接著牠皺起眉頭。皺巴巴的鼻樑很可愛。

“안 하면… 위험할 거 같지만, 해도 아빠가 고생할 텐데. 짜증 나.”
「不幹的話……好像很危險,但幹了爸爸又會很辛苦。真煩。」

“그래도 너 태어나게 손톱만큼 도움 준 사람이잖아. 한 번만 도와주자.”
「就算如此,他也是對你的誕生有那麼一丁點幫助的人啊。就幫他一次吧。」

내가 달래자 체인질링이 에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까지 절레절레 흔든다. 어른들 따라하는 어린애 같다. 어린애 맞지만.
我好聲好氣地勸說,變異人卻嘆了口氣,發出「唉」的一聲。他無可奈何地搖了搖頭,就像個模仿大人的小孩。雖然他本來就是個小孩沒錯。

어쨌든 방법이 생겨서 다행이었다.  總之,有辦法解決真是太好了。

내가 키운 S급들 305화  我所養育的 S 級們 305 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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