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화 체인질링 (1) 271 話 換形者 (1)
“크으… 윽…….” 「咳呃……唔……」
반가운 삐삐거림과 달리 내 상태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전신이 뜨겁다 못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시야가 흐려지고 두 귀도 먹먹했다. 속이 역하고 구역질까지 치솟았다. 누가 나를 쓰러지지 않게 붙잡은 듯했지만, 손길이 잘 느껴지지도 않았다.
與令人高興的嗶嗶聲不同,我的狀態惡化到了極點。全身熱得彷彿要融化一般。視線模糊,雙耳也嗡嗡作響。胃裡翻騰,甚至想吐。似乎有人扶著我,不讓我倒下,但卻感覺不到那雙手。
은혜가 나타났다는 것은, 내 스탯이 다시 F급이 되었다는 뜻이다. 스탯이 떨어짐과 동시에 주위의 마력이 C급일 때보다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폭력에 가까울 정도로.
恩惠的出現,意味著我的能力值又變回了 F 級。能力值下降的同時,周圍的魔力比 C 級時感受得更加清晰。清晰到近乎暴力。
단순히 외부의 마력만이 아니었다. 내 장비는 물론 스킬까지 전신의 신경줄을 자극했다. 억지로 꾸역꾸역 밀고 들어오는 다량의 정보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더는 버티지 못하고, 의식이 멀어져 갔다.
不只是外部的魔力。我的裝備和技能都刺激著全身的神經。大量資訊硬生生地湧入,讓我的腦袋一片空白。我再也撐不住了,意識逐漸模糊。
- 삑! 삐이! ——嗶!嗶——!
파랑새가 당황한 듯 삑삑거리며 이리저리 맴을 돌았다. 성현제는 늘어진 한유진의 몸을 받쳐 안았다. 굳이 맨살에 손을 대보지 않아도 열이 오른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스탯 F급으로 하락한 신체가 마나각인으로 인해 강제적으로 활성화된 감각을 버티지 못한 것이었다.
藍鳥似乎很慌張,吱吱叫著,四處盤旋。成賢濟扶住韓有辰癱軟的身體。即使不用手觸摸,也能輕易察覺到他發燒了。這是因為能力值下降到 F 級的身體,無法承受魔力刻印強制啟動的感官。
“스탯 F급에게 마나양을 늘리는 목적 외의 특수각인을 한 기록이 있나.”
「有過給 F 級能力者,除了增加魔力以外,還進行特殊刻印的紀錄嗎?」
성현제의 물음에 시그마가 자신의 기억을 되짚으며 대답했다.
成賢濟的提問讓西格瑪回溯著自己的記憶回答道。
“F급은 물론이고 E, D급에게도 기본적인 마나각인 외에는 한 적이 없다. 최소한 솔렘니스에서는. 특수한 스킬을 가지고 있다 해도 하급 스탯으로는 전투에 참가하기 힘드니까. 비전투 스킬도 다양하게 쓰이는 메드상이라면 다르겠지만, 그래도 하급 가드에게 자원을 소모해 가며 특수각인을 하진 않았을 거다.”
「F 級當然不用說,就連 E、D 級除了基本的魔力刻印外,也從未做過其他刻印。至少在索雷姆尼斯是這樣。即使擁有特殊技能,以低階能力值也很難參與戰鬥。如果是會廣泛使用各種非戰鬥技能的梅德商會或許不同,但他們也不會耗費資源為低階守衛進行特殊刻印。」
“별다른 부작용은 없을 거라 했지만.”
「雖然說不會有什麼副作用。」
한유진이 마나각인을 받을 때 성현제 또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상세한 설명 또한 들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C급 신체 기록을 바탕으로 한 예측이었으며, 이 정도의 마나각인을 받고 살아남은 사람은 없었다. 한유진 또한 목숨 하나를 내어주고서야 받은 각인이다.
韓誘真接受魔力刻印時,成賢濟也在一旁看著。他也聽了詳細的說明。但那終究是基於 C 級身體紀錄的預測,從未有人在接受如此程度的魔力刻印後還能活下來。韓誘真也是付出了一條命才得到的刻印。
성현제가 흰 꼬리의 결계 스킬을 교묘하게 조작해 외부 마력의 움직임을 한유진으로부터 완전히 차단했다. 결계 스킬 자체도 최대한 단순한 흐름으로 만들었다.
成賢帝巧妙地操縱白尾的結界技能,徹底阻斷了外部魔力流向韓有辰。結界技能本身也盡可能地簡化了流程。
“…쿨럭, 컥.” 「……咳、咳。」
한유진의 막혀 있던 숨이 터져 나오며 간신히 눈이 떠졌으나 아직 초점 없이 흐릿했다. 성현제가 다시 시그마를 쳐다보았다.
韓有辰被堵住的呼吸終於暢通,勉強睜開了眼睛,但視線依然模糊,沒有焦點。成賢帝再次看向西格瑪。
“독 저항이 듣지 않는 진통제나 감각을 둔화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주게.”
「如果有毒抗無效的止痛劑,或是能遲鈍感官的物品,就拿出來。」
“그런 게 있을…….” 「那種東西是……」
말끝을 흐린 시그마가 인벤토리에서 술병을 꺼냈다. 문현아가 달이 넌 인벤토리 아이템 그대로 가지고 나가게 될 수도 있으니 딱 한 병만 챙겨가자, 하며 억지로 쥐어 주었던 술병이었다. 시그마는 저항력이나 스탯 상관없이 취할 수 있는 메드상산 와인을 성현제에게 건넸다. 문현아의 취향대로 상당히 독한 술이었다.
語氣含糊的席格瑪從物品欄中拿出酒瓶。那是文炫雅硬塞給他的酒瓶,她說月亮可能會讓他直接帶著物品欄裡的道具出去,所以只讓他帶一瓶。席格瑪將不受抗性或能力值影響,都能讓人醉倒的梅德尚山葡萄酒遞給了成賢濟。那是符合文炫雅喜好,相當烈的酒。
한 잔 넘게 와인을 받아 마신 한유진이 다시 크게 기침했다.
喝下超過一杯葡萄酒的韓有辰再次劇烈咳嗽。
“마, 마나도…….” 「魔、魔力也……」
인벤토리에서 간신히 꺼낸 마나 포션을 시그마가 받아 열어 주었다. 독한 술 덕분에 감각이 무뎌졌지만, 한유진의 안색은 여전히 창백했다. 머릿속 또한 어질어질했다.
Sigma 接過韓有辰好不容易從物品欄中取出的魔力藥水,並將其打開。雖然因為烈酒的關係,感官變得遲鈍,但韓有辰的臉色依然蒼白。腦袋也暈暈沉沉的。
“아니, 왜… 으… S급들은, 이런 거 어떻게… 감당한답니까.”
「不,為什麼……呃……S 級們,這種東西是怎麼……承受得了的啊。」
적응하면 괜찮아진다더니. 불만 섞인 군소리에 성현제가 한유진을 부축해 설 수 있게끔 도와주었다.
明明說適應了就會沒事。面對韓有辰夾雜著不滿的抱怨,成賢濟扶著他站了起來。
“한유진 군이 특이 케이스라 짐작되네만.”
「我猜韓有辰先生是個特例吧。」
“…예? 윽, 왜요?” 「……咦?呃,為什麼?」
“보통은 약한 것이 외부의 감각에 더 예민하지. 하지만 각성자는 능력치가 낮으면 마력을 느끼는 감각 또한 스탯에 걸맞게 낮아.”
「通常來說,弱小的存在對外界的感知會更為敏銳。但覺醒者若能力值低,感知魔力的能力也會隨之降低,與其屬性相符。」
그렇기에 단순하게 보았을 땐 F급보다 S급이 훨씬 더 예민하고 섬세하게 마력을 움직일 수 있다.
因此,單純來看,S 級比 F 級更能敏銳且細膩地操控魔力。
“환경 자체가 다르게 느껴질 테니, 살랑바람 속을 나는 나비와 태풍을 헤쳐 가는 용에 비교할 수 있겠군. 만약 나비를 갑자기 태풍 속에 던져 넣으면 어떻게 되겠나.”
「環境本身感受會有所不同,可以比喻為在微風中飛舞的蝴蝶和在颱風中穿梭的龍。如果突然將蝴蝶丟進颱風中,會怎麼樣呢?」
“…산산조각 나겠지요.” 「……會粉身碎骨吧。」
“그런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네. 다행히 한유진 군은 산산조각까지 나진 않았지만 용에게는 느껴지지도 않는 바람결까지 하나하나 강력하게 몸을 두드리겠지.”
「我想應該跟那差不多吧。幸好韓有辰同學還不至於粉身碎骨,但對龍來說,就連感受不到的微風,都會一下一下強烈地拍打著身體吧。」
한유진이 눈을 깜박이다가 인상을 찌푸렸다. 미처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었다. 스탯이 낮기에 되레 S급보다 더 마력에 예민해졌다니. 성현제의 손끝이 한유진의 뒷목을 가볍게 눌렀다.
韓有辰眨了眨眼,接著皺起眉頭。這是他沒想到的副作用。因為能力值低,反而對魔力比 S 級更敏感。成賢濟的指尖輕輕按壓著韓有辰的後頸。
“마나각인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줄 테니 나가거든 유명우 헌터에게 마나감응력 억제 아이템을 부탁하게.”
「我會暫時麻痺你的魔力刻印,等你出去後,就向劉明宇獵人要抑制魔力感應力的道具吧。」
“처음부터 그러지, 그러셨습니까. 이 술… 너무 독해서, 욱.”
「您一開始就該這麼做,不是嗎?這酒……太烈了,咳。」
“감각이 그대로인 채 건드렸다간 위험할 수도 있어.”
「要是感官維持原樣就碰觸,可能會很危險。」
어느 정도 마비시킬 필요가 있다며 좀 더 마시라고 권하던 성현제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가 잦아들고 있다.
「你多少需要麻痺一下。」成賢濟勸我再多喝一點,他突然抬頭望向天空。雨勢漸歇。
아직 이 던전이, 세상이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지만 이미 외부의 간섭이 시작되고 있었다. 한유진의 스탯 또한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 세계의 효도중독자, 흰 꼬리의 힘 또한 약해져 간다.
這個地城、這個世界雖然還沒有完全崩塌,但外部的干涉已經開始了。韓有辰的數值也恢復了原狀。這個世界的孝道中毒者,白尾的力量也逐漸減弱。
“작별 인사를 해야겠군.” 「我該道別了。」
“작별… 시그마 말입니까.” 「告別……是指希格瑪嗎?」
한유진이 시그마를 바라보았다. 취기 오른 얼굴로 눈살을 조금 찌푸렸다가, 인벤토리를 뒤적였다.
韓有辰望著希格瑪。他帶著醉意,微微皺眉,然後翻找起物品欄。
“새로 가는 곳에도 마나 보충이 힘들 수도, 있으니까요. 인벤토리, 넉넉합니까?”
「因為就算到了新的地方,也可能難以補充魔力。你的物品欄,夠寬裕嗎?」
한유진의 인벤토리에 들어 있던 마나포션이 전부 꺼내졌다. 자잘한 아이템도 얹어졌다. 어차피 나가면 사라질 거라며 무기와 장비도.
韓有辰庫存裡的魔力藥水全被拿了出來。零碎的道具也被放了上去。反正出去就會消失,所以武器和裝備也一樣。
“현아 씨에게는…….” 「對賢雅小姐來說……」
“조금 늦어진다고 전해.” 「跟他們說會晚一點。」
마나포션을 주워들며 시그마가 말했다.
西格瑪撿起魔力藥水,說道。
“다시 보지, C급.” 「再見,C 班」
멀지 않은 곳에 잠깐, 여행을 다녀올 뿐인 것처럼 가볍고 담담한 태도였다. 일부러 태연한 척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한유진은 웃었다. 그럴 성격이 아니지.
他態度輕鬆而淡然,彷彿只是要去不遠的地方旅行一小段時間。這絕不是他刻意裝作若無其事。韓有辰笑了。他不是那種性格。
“그래. 말 잘해 줄게. 선물 사 와라.”
「好,我會幫你美言幾句的。記得帶禮物來。」
쿠르릉, 울림과 함께 틈이 열렸다. 시그마가 몸을 돌렸다. 그의 모습이 이내 틈 너머로 사라져 갔다. 한유진은 눈을 느리게 깜박이며 닫혀 가는 틈새를 바라보았다.
轟隆隆,伴隨著聲響,裂縫開啟了。希格瑪轉過身,他的身影隨即消失在裂縫的另一端。韓宥辰緩緩眨了眨眼,望著逐漸閉合的縫隙。
“…어디로 갔는지는, 정말로 모르는 겁니까.”
「……你真的不知道他去了哪裡嗎?」
“장소는 물론이고 시간대조차도 알 수 없어. 본래 과거에 속한 존재이니.”
「地點當然不用說,就連時間點都無從得知。畢竟是屬於過去的存在。」
“불가능한 소리지만요.” 「雖然這是不可能的事。」
한유진이 조금 멍하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韓有辰有些茫然地低聲說道。
“이별 같은 건 더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미 많이 했거든요. …너무 많이요.”
「我不想再經歷離別了。我已經經歷過很多次了。……太多次了。」
“한유진 군의 곁을 떠나지 않을 사람들은 많지 않나. 특히 동생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곁에 있어 주겠지.”
「韓有辰身邊不是有很多不會離開他的人嗎?特別是弟弟,無論發生什麼事都會陪在他身邊吧。」
“…네. 네.” 「…… 是。 是。」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한유진이 손을 꽉 쥐었다. 한결 또렷해진 눈으로 주위를 살펴보고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不知道想到了什麼,韓宥辰緊緊握住了手。他用更加清晰的眼神環顧四周,露出了為難的表情。
“신입이 만들어 준 포털은 당연히 사라졌겠군요. 댁까지 로그아웃시켜야 제가 나갈 수 있는데.”
「新人做的傳送門當然是消失了吧。得讓您也登出,我才能出去。」
이 근처만 간신히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 뿐, 사방이 모두 흐릿했다. 한유진은 사라진 모든 것을 떠올리다가 고개를 저었다.
只有這附近勉強維持著原樣,四周都模糊不清。韓宥辰回想起所有消失的事物,然後搖了搖頭。
“나갈 준비나 하죠.” 「我們準備出去吧。」
“위험할 수 있으니 마저 처리하고 오지. 우선 마나각인부터, 조금 아플 거라네.”
「可能會有點危險,所以你先去處理完再來吧。首先是魔力刻印,可能會有點痛喔。」
마나각인을 따라 강력한 마력이 주입되었다. 통증은 저릿한 정도에서 그쳤으나 한유진의 몸은 힘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強大的魔力沿著魔力刻印注入。疼痛僅止於麻痺的程度,但韓有辰的身體卻失去力氣,就這樣癱坐在地上。
“이거, 감각이…. 앞이 잘, 안 보이는데요.”
「這個,感覺……前面看不太清楚。」
“곧 돌아올 거야.” 「很快就會恢復的。」
“…귀도 잘 안 들립니다.”
「……耳朵也聽不太清楚。」
- 삐익! - 嗶!
한유진의 어깨 위에 내려앉은 은혜가 안절부절못하며 종종종 폴짝거렸다. 그러더니 무슨 생각을 했는지 파다닥, 흐려져 가는 마나 홀을 향해 날아올랐다. 작은 파랑새가 새파란 빛 속으로 뛰어든다. 성현제는 그것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다.
降落在韓誘賢肩上的恩惠焦躁不安地小跳著。接著,牠不知想到什麼,拍動翅膀,朝著逐漸模糊的魔力洞穴飛去。小小的藍鳥躍入湛藍的光芒中。成賢濟凝視著那景象,然後轉過身。
묵직한 걸음걸이가 쓰러져 있는 초승달의 여섯 번째 조각에게로 향했다. 발소리를 들은 켄타우로스가 머리를 들썩였다. 목을 꿰뚫은 창 때문에 고개를 들지는 못하고 눈알만 굴린다.
沉重的腳步聲朝倒下的新月第六塊碎片走去。聽到腳步聲,半人馬抬了抬頭。因為長槍刺穿了脖子,牠無法抬頭,只能轉動眼珠。
“네놈…….” 「你這傢伙……」
켄타우로스가 이를 갈며 말했다.
人馬磨著牙說道。
“역시, 이상해. 네가 들어간 델로우즈는… 본래 평범한 고양이였다. 우연히 새끼용을 잡아먹고 반룡화되어 자신의 세계의 모든 용을 포식하고서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되었지만, 본질은 짐승이다.”
「果然很奇怪。你進入的德洛茲……本來是隻普通的貓。偶然間吃掉了幼龍,半龍化後,將自己世界裡所有的龍都吃光,因此擁有了強大的力量,但本質上牠是隻野獸。」
같은 초월자라 하나 원래부터 높은 지성과 능력을 지닌 종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即使同為超凡者,相較於原本就擁有高智慧和能力的種族,層次上仍不免有所落差。
“전투력만큼은 뛰어났지만, 그 짐승의 힘으로 시스템 권한을 잠시나마 빼앗을 수 있을 리가! 게다가… 초승달에 대해서, 그놈이 알 리가 없어. 그렇게 자세하게 아는 건…….”
「戰鬥力確實很出色,但那野獸的力量,怎麼可能暫時奪走系統權限!而且……關於新月,那傢伙不可能知道。知道得那麼詳細的……」
“흰 꼬리는 아니지.” 「不是白尾。」
금안이 가느스름히 휘어졌다. 성현제의 발이 켄타우로스의 머리 위에 얹어졌다.
金色的眼眸微微彎起。成賢濟的腳踩在肯陶洛斯的頭上。
“네 추측대로.” 「如你所料。」
시스템 탈취를 도와준 것도, 초승달에 대해 말해 준 것도.
協助我奪取系統,還有告訴我關於弦月的事。
하얀 새다. 그러나 말해 줄 이유도 없었거니와 입 밖으로 꺼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런 계약이었다.
<p>是白色的鳥。然而,我沒有理由告訴他,而且根本不可能說出口。那就是那份契約。</p>
발끝에 천천히 힘이 들어갔다. 단순한 물리력만이 아닌 마력 또한 무겁게 모여들었다.
腳尖緩緩使力。不只單純的物理力量,魔力也沉重地聚集。
“기다려!” 「等等!」
“가짜 목숨에도 미련이 남은 건가.”
「對虛假的性命也還留有眷戀嗎?」
“너는 몇 번째지!” 「你是第幾個!」
“첫 번째.” 「第一個。」
“뭐?” 「什麼?」
“언제나 첫 번째다만.” 「一直都是第一個沒錯。」
기가 막힌다는 듯 피가 얼룩진 입가가 실룩이고 늘어진 말의 몸뚱이가 들썩였다. 여섯 번째 조각이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他那沾著血的嘴角抽動著,彷彿在說著荒謬至極的話,而那癱軟的馬身也隨之顫動。第六塊碎片咬牙切齒地喊道。
“인간이, 인간인 채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닳고 닳아서 결국 산산이 흩어지고 말 거다!”
「你以為人類,能以人類之姿撐多久!會不斷磨損,最終支離破碎的!」
스카우터로서 작은 달을 관리할 의무가 있는 여섯 번째 조각이 안타까움마저 섞어 말했다.
身為星探,有義務管理小月的第六塊碎片,語氣甚至帶了點惋惜。
“다른 빙의한 자들과 다르게 너는 조금도 알아볼 수 없었어! 흰 꼬리와의 격의 차이라기에 넌 그 몸을 완벽하게 다루고 있지. 결국 그 정도로 바래졌다는 거다!”
「你跟其他附身者不同,我一點都沒察覺到!說是跟白尾的差距,但你卻能完美駕馭那身體。這代表你最終還是被磨損到那種程度了!」
대체 몇 번이나 거부하고 버텨온 것인지. 심지어 초승달마저 잠들었다고 하였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究竟拒絕、抵抗了多少次?甚至連初月都沉睡了。究竟發生了什麼事。
“…마지막일 수도 있다. 이번이!”
「……這可能是最後一次了。就這次!」
“그럴지도 모르지.” 「或許吧。」
한유진 쪽을 확인하고, 성현제가 발에 힘을 더했다. 파각,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켄타우로스의 머리가, 이어 몸뚱이가 신기루처럼 흩어졌다. 흐리던 주위 풍경이 이제는 요란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성현제는 재빠르게 한유진에게로 돌아갔다.
確認過韓宥辰那邊後,成賢濟腳下更加使勁。喀嚓,伴隨著碎裂聲,人馬的頭顱,接著是身體,如海市蜃樓般消散。原本模糊的周圍景象,現在開始劇烈搖晃。成賢濟迅速回到韓宥辰身邊。
- 삑! - 嗶!
“은혜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殷惠妳做了什麼?」
어느새 몸을 일으킨 한유진이 자신의 손등 위에 앉아 있는 파랑새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삑삑거리는 새로부터 마나 홀의 힘이 희미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것이 한유진의 과로한 감각을 부드럽게 달래 주었다. 시력도 청력도, 그 밖의 감각들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韓悠辰不知不覺間起身,低頭看著停在自己手背上的藍鳥,開口問道。微弱的魔力正從吱吱叫的鳥兒身上流瀉而出,輕柔地撫慰著韓悠辰過度疲憊的感官。視力、聽力,以及其他感官都恢復了正常。
“한유진 군.” 「韓宥辰先生。」
“네.” 「是。」
길게 설명할 것 없이, 한유진이 하얀 총을 꺼내 들었다. 어째서인지 처음 신입으로부터 받은 단검으로 변하지 않고 총의 형태 그대로였다. 총구가 성현제의 머리를 겨누었다.
長話短說,韓有辰掏出了一把白色的槍。不知為何,它沒有變成他最初從新人那裡得到的匕首,而是保持著槍的形狀。槍口對準了成賢濟的頭。
“기분 묘하네. 나가서 보죠.”
「感覺真奇妙。出去看看吧。」
“그러지.” 「就這麼辦。」
어금니를 꽉 깨물며 한유진이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에서 퍼져나간 빛이 성현제의 머리를 휘감았다. 다행히 보기 힘든 장면은 없었다. 켄타우로스와 마찬가지로 성현제의, 흰 꼬리의 몸 또한 조용히 흩어졌다.
韓悠辰緊咬牙關,扣下了扳機。從槍口擴散開的光芒纏繞住成賢濟的頭。所幸沒有出現難以入目的景象。和肯陶洛斯一樣,成賢濟那有著白色尾巴的身體也悄然消散了。
다시금 세상이 크게 흔들리고 바깥에서 도사리고 있던 것이 손을 뻗었다.
世界再次劇烈搖晃,盤踞在外頭的東西伸出了手。
기다렸다는 듯이 던전을 덮치고, 한유진에게 도착했어야 할 메시지를 흔적도 없이 삼켜 버렸다.
牠們像是等候多時般地襲擊了地城,將本該傳達給韓悠辰的訊息吞噬得不留痕跡。
“…두 번은 없을 경험이다, 정말.”
「……這真的是絕無僅有的經驗。」
- 삐이 - 嗶
저 인간 머리를 내 손으로 날렸다니. 핏방울이나 상처의 흔적 하나 없이 깔끔하게 사라져 버려, 성현제를 살해했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분 더러웠다. 총을 인벤토리에 넣은 뒤 괜히 손을 벅벅, 옷자락에 대고 문질렀다. 이제 나만 나가면 된다. 시간 별로 안 흘렀겠지? 애들 괜히 걱정하면 안 되는데. 얼른 퀘스트 창을 열었다.
我竟然親手把那傢伙的頭給轟掉了。雖然沒有一滴血、沒有一絲傷痕,就這樣乾淨俐落地消失了,所以並沒有殺害成賢帝的感覺,但心情還是很糟。把槍收進物品欄後,我沒來由地搓了搓手,又在衣服下襬上擦了擦。現在只要我出去就好了。時間應該沒過多久吧?可不能讓孩子們白擔心。我趕緊打開了任務視窗。
[일행을 로그아웃시켜 주세요 [請讓隊友登出
모든 일행을 포털, 또는 직접 로그아웃을 통해 던전 밖으로 내보내 줍시다.
請讓所有隊友透過傳送門或直接登出,離開地下城。
보상: 한유진의 던전 탈출]
獎勵:韓宥辰的地下城脫逃]
“…어?” 「……咦?」
퀘스트는 변함이 없었다. 보상을 수령할 수가 없었다. 이게 대체 뭐야. 당황하며 퀘스트 창 여기저기를 만져 보았지만 역시나 아무런 반응도 나타나질 않았다.
任務沒有變化。無法領取獎勵。這到底是什麼?我慌張地觸碰任務視窗的各個角落,但仍然沒有任何反應。
“다 나갔는데? 야! 신입!”
「都出去了?喂!新人!」
돌아오는 대답 또한 없었다. 그저 고요하기만 하였다. L급 공포 저항이 되돌아왔음에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듯했다.
也沒有任何回應。只有一片寂靜。即使 L 級恐懼抗性恢復了,我仍然感到脊背發涼。
“신입! 배구공!” 「新人!排球!」
무의미한 외침이 허공에 흩어졌다. …마지막에 와서 이러기냐 진짜. 목 안이 바싹 메말라 가는 사이, 발치로 안개가 퍼져 나갔다. 어디서 들어왔는지 모를 안개가 점점 더 자욱하게 짙어져 간다. 그것이 내 몸을 감쌈과 동시에.
無意義的吶喊消散在空中。……都到最後了才這樣,真是的。在我喉嚨乾涸的同時,霧氣從腳邊蔓延開來。不知從何而來的霧氣越來越濃密。就在它將我身體包圍的同時。
파지직! 啪滋!
무언가가 안개를 튕겨냈다. 다름 아닌 가장 오래된 정령이 준 힘이었다. 그렇다는 건, 설마.
有什麼東西彈開了迷霧。那正是最古老的精靈所賦予的力量。這麼說來,難不成……
‘…무해의 왕.’ 「……無害之王。」
…젠장, 미친, 신입아. 나 혼자야. 아니,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고 해도 해파리 놈을 상대하긴 힘들었겠지만. 혼자 남은 게 차라리 다행… 은 아니지! 진짜!
……該死,瘋了,菜鳥。我只有一個人。不,就算有其他人,也很難對付那隻水母。一個人留下來反而是萬幸……才怪!真是的!
일단 은혜를 사용했다. 짙어져 가는 안개 속에서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마땅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어쩌라고 정말로. 신입이 도와줄 때까지 혀 굴리며 시간이라도 끌어 보는 수밖에 없나.
我先使用了恩惠。在逐漸濃厚的霧氣中絞盡腦汁,卻沒有找到合適的答案。到底該怎麼辦?難道只能等到新人來幫忙,我再花言巧語拖延時間嗎?
…신입의, 패륜아들의 도움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도 서글펐다. 이만 바득바득 갈고 있기를 잠시.
……只能等待新來的、那些不孝子的幫助,這種處境也令人悲傷。我咬牙切齒地等了一會兒。
“안녕.” 「嗨。」
기쁨 어린 목소리와. 帶著喜悅的聲音。
[아빠.] [爸爸。 ]
또 다른,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又一個陌生的聲音傳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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