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눈이 내리는 (1)
第 137 話 飄雪(1)
‘욕실에 옷 가지고 들어갈 걸 그랬나.’
「應該把衣服帶進浴室才對嗎。」
하지만 보통은 안 가지고 들어가잖아. 심지어 내 침실에 딸린 욕실이다. 그나마 큼직한 수건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지만 가슴까지 가리는 건 역시 수상쩍게 보이겠지. 그래도 가렸지만, 망할.
但通常都不會帶進去啊。況且這是連接我臥室的浴室。還好有一條大毛巾,至少能遮住一點,但要遮到胸部還是會看起來很可疑。雖然遮住了,但真該死。
“…옷 입게 나가 줄래?”
「……能幫我拿衣服嗎?」
“왜?” 「為什麼?」
동생 놈이 상처를 찾는지 나를 눈으로 훑으며 말했다. 형제끼리 정말 새삼스러운 소리긴 했다. 심지어 저놈 어릴 땐 내가 씻겨도 주고 목욕탕도 같이 갔으니.
弟弟用眼神掃視我,像是在找傷口似的說道。兄弟之間說這種話真是新鮮。更何況他小時候我還幫他洗澡,甚至一起去過澡堂呢。
“그냥 내 기분이 좀 그래서. 열등감 같은 거?”
「只是我心情有點怪怪的。像是自卑感之類的?」
과하게 잘 자란 동생 놈에 비해서 볼품없는 건 사실이니까. 내가 남부끄러울 정도란 건 아닌데 비교 대상이 나쁘다.
比起那個過度優秀的弟弟,自己確實有點不起眼。雖然不至於讓我覺得丟臉,但比較的對象實在太強了。
“별로 안 그래 보이는데.”
「看起來倒是不怎麼像。」
“아무튼 쪽팔리니까 돌아서기라도 해라. 이린이 너도 저리 가고.”
「總之很丟臉,至少轉過身去吧。Eryn 你也去那邊。」
이린은 유현이에게로 갔지만, 동생 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역시 수상하게 느껴진 건가. 할 수 없이 수건에 의지해 옷장으로 다가갔다. 끈질기게 따라붙는 시선에 가슴의 상처가 닿지 않도록 조심하며 잠옷 상의부터 얼른 걸쳤다. 예림이가 선물해 줬지만 입은 적은 없는 잠옷인데, 병아리 자수 뭐냐.
伊琳走向柳賢,但那傢伙一動也不動。果然他也覺得怪怪的嗎。沒辦法,只好靠著毛巾走向衣櫃。小心翼翼地避免胸口的傷口被碰到,趕緊穿上睡衣上衣。這是禮琳送的禮物,但從沒穿過的睡衣,上面繡著小雞圖案,真是奇怪。
“설마 다 같이 게이트석 쓴 건 아닐 테고, 너 혼자 나온 거냐? 피스랑 예림이는 어쩌고. 심지어 S급 던전이잖아.”
「不會是大家都用門石吧?還是只有你一個人出來的?Peace 和禮琳怎麼說?而且那可是 S 級地城耶。」
옷을 다 입고 돌아서며 물었다. 말하다 보니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길드장이란 놈이 책임감도 없이 뭐 하는 짓이야.
穿好衣服轉身問道。說著說著,眉頭不自覺地皺了起來。那個公會長到底是怎麼回事,沒一點責任感。
“박예림이 이야기 듣곤 나가 보라고 했어. 피스도 말은 못 하지만 같은 의견이었을 거고. S급이 둘에 공략 정보 확실한 던전이고 공략 경험 있는 길드원들도 있으니 별문제 없을 거야. 박예림 특성에 잘 맞는 환경이기도 하고.”
「聽了朴禮琳的話才出來的。Peace 雖然沒說,但應該也是同意的。畢竟是兩個 S 級,還有確實的攻略情報,公會裡也有有攻略經驗的成員,應該沒什麼問題。這地城的環境也很適合朴禮琳的特性。」
그렇게 말하니 안심은 되었지만.
這麼一說倒是讓人安心了。
“진짜 예림이가 순순히 나가라고 했다고? 자기도 나오려고 했을 거 같은데.”
「真的耶林說要乖乖出去?我覺得她自己也想出來吧。」
“평화롭게 가위바위보로 결정 내렸지.”
「我們和平地用剪刀石頭布決定的。」
“그건 잘했다.” 「那就做得好。」
안 싸우고 합의 봤다니, 둘 다 착하네. 근데 신체 능력상 예림이가 불리한 게임 아닌가. 예림이라면 뭐 낼지 손 움직임에서 티 많이 났을 것도 같고.
沒打架就和解了,兩個人都真好呢。不過從身體能力來看,這遊戲對예림來說不是很吃虧嗎?如果是예림的話,手的動作應該很容易看出她會出什麼吧。
“아무튼 너 가고 나서 별문제 없이 잘 끝났어.”
「總之你走後沒什麼問題,順利結束了。」
서랍 속에 넣어 둔 예전 번호 폰을 꺼내며 말했다. 이게 있어서 다행이지, 지금 쓰던 건 데이터 복구도 불가능하지 싶었다. 애들 사진과 동영상들 다 날려먹게 생겼네. 백업해 둘걸.
一邊拿出放在抽屜裡的舊手機一邊說。還好有這個,現在用的那支手機資料恐怕無法恢復了。孩子們的照片和影片都快沒了。真該備份一下。
“별문제 없었다고?” 「沒什麼問題?」
“어. 던전 브레이크도 무사히 처리되었고.”
「嗯。地城突破也順利處理了。」
말하는 거 보니 아직 성현제나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 보진 않은 모양이었다. 유현이 눈치를 살피며 성현제에게 문자를 보냈다.
看他說話的樣子,似乎還沒聯絡成賢帝或其他人。柳賢偷偷觀察著,然後給賢帝發了簡訊。
[유현이한테 말하지 마세요.] 【不要告訴柳賢。】
답장은 금방 왔다. 回信很快就來了。
[^^]
…뭔데 이거. 뭐 하자는 건데. 단순한 이모티콘일 뿐인데도 입에서 욕이 나오려고 하네.
…這是什麼啊。到底想幹嘛。明明只是簡單的表情符號,嘴巴卻快要脫口罵人了。
[말하지 마십시오. 진짜로요.] [別說了。真的。]
노아에겐 이미 잘 부탁해 놨고 송태원은 나처럼 폰이 죽은 상태일 게 분명했다. 나중에 설득하면 쉽게 들어줄 성격이기도 하고. 그러니 성현제 이 인간 입만 꿰매 버리면 되건만. 할 수만 있다면 진짜 확 꿰매 버리고 싶다.
我已經拜託過諾亞了,宋泰元的手機肯定也像我一樣死機了。等會說服他,他性格也很容易接受。只要把成賢濟這傢伙的嘴給縫起來就好了。如果能做到的話,真想直接給他縫起來。
“누구한테 문자 보내는 거야?”
「你在傳簡訊給誰?」
성현제로부터 답장이 옴과 동시에 유현이가 성큼 다가왔다. 급히 휴대폰 전원 버튼을 누르자마자 유현이의 손이 폰을 낚아챘다. 그리곤 뚱하게 말한다.
收到成賢宰的回信的同時,柳賢也大步走了過來。我急忙按下手機的電源鍵,卻被柳賢一把搶走手機,然後板著臉說道。
“별문제 없었을 리가 없지.”
「不可能沒什麼大問題的。」
“내가 이렇게 멀쩡하면 된 거 아니냐.”
「我這麼正常不就好了嗎。」
“안색은 안 좋은데?” 「氣色看起來不太好耶?」
“피곤해서 그래.” 「是因為累了。」
그러니 일찍 자고 싶다는 말에 유현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휴대폰을 켰다. 하지만 패턴 잠금이 되어 있으니 소용없…….
所以說想早點睡,柳賢點了點頭,卻還是拿起手機。但因為設定了圖案鎖,根本沒用……
“야! 너, 내 폰 패턴은 어떻게 안 거야!”
「喂!你怎麼知道我手機的解鎖圖案!」
“내 앞에서 몇 번 해제했잖아. 그때 기억해 뒀지.”
「你在我面前解除了好幾次。我當時就記住了。」
“아니 그걸 왜 기억을 해? 그렇다고 남의 폰을 멋대로 보냐! 내놔!”
「你幹嘛還記得那種事?可是不可以隨便看別人的手機!還我!」
뺏어 보려 했지만, 턱도 없었다. 되레 그렇잖아도 없던 기운만 더 빠졌다. 조금 움직였다고 지쳐 숨을 몰아쉬는 사이 성현제와의 문자를 확인했는지 유현이의 두 눈이 가느스름해졌다.
想要搶過來,但根本不可能。反而本就沒有的氣力更加消散。稍微動了一下就累得喘不過氣來,這時不知是不是看了和成賢帝的簡訊,柳賢的雙眼變得渺茫起來。
하하, 망했다. 등골이 살짝 서늘해지네.
哈哈,完蛋了。脊椎骨有點發涼。
“…삐약아!” 「… 啾啾!」
아빠한테도 공간이동 스킬 좀 써다오. 거실 쪽에서 삐약 소리가 들리고 삐약이가 천천히 둥실둥실 날아왔다. 하지만 그 전에 동생 놈이 나를 붙잡았다. 애초에 삐약이가 나까지 공간이동 시켜 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爸爸也幫我用一下空間移動技能吧。客廳那邊傳來啾啾聲,啾啾慢慢地悠悠飄了過來。但就在那之前,弟弟抓住了我。雖然一開始也不知道啾啾能不能把我一起空間移動過去。
“형.” 「哥。」
“성현제가 평소처럼 헛짓거리를 해서 그런 거야.”
「都是聖賢帝平時胡鬧惹的禍。」
“몸 상태는 어떠냐고 묻던데.”
「他問我身體狀況怎麼樣。」
“…어?” 「…… 咦?」
“열도 나잖아.” 「我也發燒了啊。」
열나나? 난 잘 모르겠는데. 내 몸을 만져 체온을 확인한 유현이가 나를 침대에 앉혔다. 날아온 삐약이가 내 무릎 위에 내려앉는다. 삐약아, 아빠 좀 다른 데로 데리고 가 주지 않을래. 하지만 여기서 사라졌다간 더 난리 나겠지.
發燒了嗎?我不太清楚。柳賢摸了摸我的身體確認體溫後,讓我坐到床上。飛來的小啾落在我的膝蓋上。小啾啊,能不能帶爸爸去別的地方呢?不過如果在這裡消失,恐怕會更麻煩吧。
“형의 몸은 일반인이야. 계속 무리하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고.”
「哥你的身體是普通人的。再繼續勉強下去肯定會出問題的。」
젖은 머리칼을 말려 주며 유현이가 말했다. 옛날 생각 나네. 둘의 입장은 바뀌었지만.
一邊幫忙吹乾濕髮,柳賢說道:「真讓人想起從前啊。」雖然兩人的立場已經互換了。
“최근엔 그렇게까지 무리한 적도 없는데.”
「最近也沒那麼勉強過。」
“몬스터를 보니 최소 A급 던전이던데, 형은 대피 대상이지 뛰어들어 막아설 등급이 아니라고. 송태원 실장과 노아 헌터면 충분하고도 남는 전력인데 왜 형까지 나서고 그래.”
「看到那隻怪物,至少是 A 級地城吧,哥你是該撤退的對象,不是衝進去擋下去的等級。宋泰元主任和諾亞獵人就已經是足夠且多餘的戰力了,為什麼還要連你也出面?」
“음… 그 부분은 내가 생각이 짧았다.”
「嗯……那部分是我考慮不周。」
확실히 나까지 나설 필요 없는 상황이기는 했다. 그래도 덕분에 비행형 독충에 땅속으로 이동하는 까다로운 몬스터까지 나타났음에도 민간인 피해가 없었지만. 나라는 미끼가 아니었더라면 못해도 수십 마리 정도는 바리케이드 밖으로 도망쳤을 것이다. 늑대 새끼도 그렇게 쉽게 잡지 못하고 자칫하면 놓쳤을지도 모르지.
確實,這種情況下我也沒必要親自出馬。不過多虧如此,即使出現了會飛的毒蟲和能潛入地下的棘手怪物,也沒有造成平民傷亡。如果不是我這個誘餌,至少有數十隻怪物會逃出路障外。連那隻狼崽子都沒那麼容易抓到,說不定還會因此放走。
‘…앞으로 던전 터지면 미끼 노릇 해야 하나.’
「……以後地城一爆炸,難道我得當誘餌嗎。」
하기는 싫은데 모른 척하자니 양심이 아프다. 내가 나서면 목숨 구할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 젠장. 그나마 던전 관리가 잘되고 있어 웬만해선 터질 일 없어서 다행이지. 석하얀 팀이 게이트 위치 탐색기를 만들어 내면 미발견 던전 브레이크도 일어나지 않게 될 테고.
雖然不想做,但假裝不知道良心又過意不去。如果我出面,救的人可不只一兩個……該死。還好地城管理得不錯,基本上不會輕易出事,真是幸運。如果石夏妍團隊能做出門戶位置探測器,未被發現的地城突破事件也就不會發生了。
석하얀 씨, 부디 빨리 부탁합니다. 저 이 이상 관심 늘리기 싫어요. 이미 생각만으로 피곤해질 정도로 과중하다.
石夏妍小姐,拜託您快點。 我真的不想再增加更多關注了,光是想像就已經累到不行了。
“약 먹게 독 저항 꺼.”
「不要抗拒吃藥。」
인벤토리에서 알약 두 개를 꺼내며 유현이가 말했다.
從物品欄中拿出兩顆藥丸,柳賢說道。
“무슨 약인데?” 「是什麼藥?」
“해열진통제. 마력 과부하 때 주로 쓰는 건데 일반적인 열에도 효과 좋아.”
「退燒止痛藥。主要用在魔力過載的時候,但對一般發燒也很有效。」
“비싼 거 아니냐. 부엌에 평범한 비상약도 있어.”
「不是很貴嗎?廚房裡也有普通的急救藥。」
“얼마 안 해.” 「不會很貴。」
한 끼 천만 원이 부담 없다던 놈의 얼마 안 해라니, 정말 믿음직스럽지 않구나. S급 헌터가 쓰는 마력 관련 약이라면 못해도 천 단위일 텐데.
那個說一餐一千萬韓元不算什麼的傢伙,現在卻說不貴,真是讓人難以信服。如果是 S 級獵人用的魔力相關藥物,至少也得上千萬吧。
마나 포션을 물 대신 삼아 약을 삼켰다. 헌터용인 만큼 즉효성이라 금방 전신이 한결 가벼워졌다. 확실히 열이 나긴 했던 모양이다. 상태가 확 차이나네. 그리고 졸음이 밀려들었다. 독 저항 스킬을 다시 켤 겨를도 없이 빠르게.
我用魔力藥水代替水吞下了藥。因為是獵人專用的,所以立刻見效,整個身體頓時輕鬆了許多。看來確實是發燒了。狀態明顯改善了。接著,睡意湧上心頭,連開啟毒抗技能的時間都沒有,就迅速地襲來了。
“좋은 꿈 꿔, 형.”
「做個好夢,哥。」
유현이의 목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온 것을 끝으로 의식이 멀어졌다. 야 이 망할 동생 놈아…….
在聽到柳賢的聲音模糊傳來後,意識便逐漸模糊了。該死的這個弟弟……。
* * *
- 삐삐. - 嗶嗶。
한유진의 가슴 위에 올라앉은 새끼 새가 작게 종알거렸다. 한유현은 깊은 잠에 빠져든 형을 내려다보았다.
坐在韓有珍胸膛上的小鳥輕聲啾啾叫著。韓有賢凝視著陷入沉睡的哥哥。
두 개의 알약 중 하나는 해열진통제가 맞았다. 하지만 다른 하나는 일종의 수면제였다. S급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던전 공략 직후 감각이 예민해진 상급 헌터들이 숙면 보조용으로 쓰곤 했다.
兩顆藥丸中有一顆確實是退燒止痛藥。但另一顆則是一種安眠藥。這是在 S 級地城中獲得的,地城攻略結束後感官變得敏銳的高級獵人們常用來輔助深度睡眠。
육체적인 이완 효과에 더해 정신계적인 작용도 있어 말 그대로 단잠을 자게 해 준다는 약이다. 다만 한유현은 사 놓기만 하고 써 본 적은 없었다. 깊은 휴식에 대한 유혹은 있었지만, 자신의 몸이 통제를 벗어난다는 것이 꺼림칙했기 때문이었다.
除了身體上的放鬆效果外,還有精神層面的作用,真的是能讓人沉沉入睡的藥。不過韓有賢只是買了卻從未使用過。雖然對深度休息有著誘惑,但自己的身體失去控制讓他感到不安。
“그렇게 쉽게 받아먹으면 안 되잖아.”
「這麼輕易就接受可不行啊。」
탓하는 소리를 흘렸지만, 경계하고 거부했다면 그게 더 못마땅했을 것이다. 한유현은 휴대폰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雖然發出了責備的聲音,但如果是警戒並拒絕,那反而會更讓人不滿。韓有賢按下了手機的通話鍵。不久後,對方接起了電話。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發生了什麼事?」
[형님은 어쩌고 내게 묻는 건가.]
[你是在問我哥哥怎麼了嗎?]
“잠들었습니다.” 「已經睡著了。」
[잠재운 것이겠지.] [應該是讓他睡著了吧。]
이쪽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는 듯 날카로운 말에 한유현은 별다른 반박 없이 물었다.
對方銳利的話語彷彿能洞悉一切,韓有賢沒有多加反駁,反而問道。
“송태원 실장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宋泰元主任怎麼了?」
[도련님은 어떻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걸까.]
【少爺究竟是怎麼能待在那個位置上的呢。】
질문에 질문이 돌아왔다. 한유현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問題換成了問題。韓有賢泰然自若地回答道。
“없었으니 묻는 겁니다만.” 「既然沒有,所以才問。」
[주방에 있는 S급 대파 한 단만 보내 주겠나. 어떤 건지 궁금하군.]
[能不能送我一把廚房裡的 S 級大蔥?我很好奇是什麼樣的。]
“…뜬금없이 무슨 헛소립니까.” 「……突然說些什麼胡話啊。」
[도련님이 정말로 현장에 없었다면 S급 대파도 있었겠거니 싶어서.]
[如果少爺真的不在現場,或許就會有 S 級大破壞了吧。]
알아듣기 힘든 엉뚱한 소리에 한유현의 미간이 좁아졌다.
聽到難以理解的奇怪聲音,韓有賢的眉頭緊皺起來。
“송태원 실장에 대해서나 말씀해 주시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해야 하니까.”
「請告訴我關於宋泰元主任的事吧。因為我們得決定接下來該怎麼做。」
[송 실장은 걱정할 필요 없을 거라네.]
[宋課長不需要擔心。]
성현제가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成賢帝悠然地繼續說道。
[지키지 못했으니까. 그것도 나를 상대로. 덕분에 송태원에게 한유진 군의 위치는 확실하게 고정되었겠지.]
[因為沒能守住。還是對著我。多虧如此,宋泰元對韓有珍君的位置應該已經確定無疑了吧。]
늑대와 함께 뛰어노는 양을 보고 꽤나 심란했을 것이다. 양가죽을 쓴 늑대는 아닌가 의심도 들었을 테고. 하지만 늑대에게 덥석 물려 간 이상 양은 양이다. 목양견으로서 확고하게 지켜야 할 대상.
看到與狼一起奔跑的羊,心中一定相當煩亂。也會懷疑那是否是披著羊皮的狼。然而,一旦被狼狠狠咬走,羊就是羊。作為牧羊犬,必須堅定不移地守護的對象。
[보호하려고 안달 내다가 되레 다치게 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지만. 목양견인 척하고 있어도 늑대는 늑대라.]
[雖然有時候因為急著保護反而害了自己,但即使假裝是牧羊犬,狼還是狼。]
여러모로 복잡한 심경일 송 실장에게 위로의 메시지라도 보내야 할까. 나직한 웃음소리를 흘려들으며 한유현이 입을 열었다.
心情複雜的宋主任,是否該送上一句慰問的話呢。韓有賢輕輕地笑著開口了。
“형이 당신한테 말하지 말라고 한 건 뭡니까.”
「哥哥叫你不要說的話是什麼?」
[저런, 도련님께 결국 비밀로 한 모양이지.]
[哎呀,看來終究還是對少爺保守了秘密呢。]
대놓고 동정을 담은 목소리에 한유현은 화를 억누르듯 가늘게 숨을 내뱉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휴대폰 너머의 남자는 알고 있다. 그 사실이 극도로 거슬렸다. 뒷목에 쭈뼛하게 날이 섰다.
帶著明顯憐憫的語氣,韓有賢細聲地吐出一口氣,彷彿在壓抑著怒火。自己不知道的事情,手機那頭的男人卻知道。這個事實讓他極度不悅,後頸不由自主地起了一層雞皮疙瘩。
하지만 성현제는, 설사 자신의 능력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치워 버릴 수 없는 상대였다. 저 빌어먹을 인간은 이미 한유진에게 상당히 큰 존재감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었다. 만에 하나 성현제가 사라진다면 지금도 무리하고 있는 그의 형이 얼마나 더 스스로를 몰아붙여 갈지 알 수 없었다.
但是聖賢帝,即使以自己的能力來說能夠做到,也無法輕易除掉對手。那個該死的人物,已經在韓有真心中佔據了相當重要的存在感。如果萬一聖賢帝消失了,現在已經在勉強撐著的他的哥哥,不知道會把自己逼到多麼極限。
성현제가 유용하고 쓸모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만큼은 부정 못 한다. 그러니 한유진에게 협조적인 이상은 아무리 눈엣가시여도 눈감는 수밖에.
成賢帝是個有用且實際的人這一事實無法否認。因此,只要他對韓有真合作,即使再怎麼刺眼也只能睜一隻眼閉一隻眼。
“…말씀해 주십시오.” 「……請告訴我。」
푹 가라앉은 목소리로 재차 묻는 것에 이번에는 제대로 된 대답이 돌아왔다.
以低沉的聲音再次詢問,這次終於得到了正確的回答。
[가슴의 상처.] [胸口的傷痕。]
“상처요?” 「傷口嗎?」
[B급 치유 스킬도 소용없는 흉터였지.]
[B 級治癒技能也無法治癒的傷痕啊。]
단순한 외상이라면 B급이 아니라 그 아래의 치유 스킬로도 깨끗이 흔적을 지울 수 있다. 즉, 평범한 상처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如果只是單純的外傷,不是 B 級,連更低階的治癒技能也能徹底抹去痕跡。換句話說,這並不是普通的傷口。
한유현은 무심코 이를 악물며 한유진에게로 손을 뻗었다.
韓有賢無意識地咬緊牙關,伸手向韓有珍。
- 삐약! - 啾!
새끼 새가 제 양육자를 건드리지 말라는 듯 그의 손끝을 쪼았지만 가볍게 밀쳐냈다. 데굴, 굴러떨어진 삐약이가 한유진의 옆얼굴에 몸을 바싹 붙인다. 이어 항의하듯 삐약거렸다.
小鳥似乎在警告牠的飼主別碰牠,啄了他的指尖,但被輕輕推開了。啾啾,滾落下來的小鳥緊貼著韓有真側臉,隨後像是在抗議般地啾啾叫著。
- 삐약!삑삑! - 啾啾! 吱吱!
“조용히 해.” 「安靜點。」
쉽게 깨진 않겠지만 귓가에서 시끄럽게 삐약대면 혹 모를 일이다. 한유현은 삐약이의 작은 부리를 한 번 툭 쳐주곤 형의 잠옷 상의를 풀어 헤쳤다. 성현제의 말대로 상처가 있었다. 심장 부근의, 칼로 벤 듯한 작은 상처다. 그가 본 적 없는, 최근에 생겼을 상처.
雖然不會輕易破裂,但如果耳邊吵吵鬧鬧地啾啾叫,說不定會有意外。韓有賢輕輕敲了敲啾啾的小喙,隨後解開了哥哥的睡衣上衣。正如成賢濟所說,確實有傷口。心臟附近,一道像被刀割過的小傷口。他從未見過,應該是最近才有的傷痕。
인상을 쓰다가 혹시나 싶어 상급 포션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상급 포션도 그 작은 상처를 없애지는 못했다.
皺著眉頭,心想或許可以,便拿出了高級藥水。但即使是高級藥水,也無法消除那道小傷口。
“이게 대체…….” 「這到底是……。」
[한유진 군이 또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꾸미는 듯한데, 순순히 말해 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더군. 마석과 관련 있다는 것 외엔 나도 모르네. 집중해 보면 상처 쪽에서 마석의 기운이 희미하게 느껴질 거야.]
[韓有真君似乎又在策劃什麼有趣的事情,但看起來不打算老實說。除了和魔石有關之外,我也不知道。專心一點的話,應該能從傷口那邊隱約感受到魔石的氣息。]
한유현은 그의 말대로 손끝을 상처에 대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확실히 희미한, 이질적인 마력이 느껴졌다.
韓有賢如他所言,將指尖放在傷口上,繃緊神經。確實感受到微弱而異質的魔力。
문득 몬스터들이 한유진을 향해서만 달려들던 것이 떠올랐다. 몬스터는 인간에 비해 마석의 존재 유무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마석 탐지기도 그런 몬스터의 능력을 이용해 만든 것이었다. 즉, 몬스터들에게 한유진은.
忽然想起怪物們只朝著韓有珍衝去的情景。怪物比起人類,更能清楚感知魔石的存在與否。魔石探測器也是利用了怪物的這種能力所製造的。換句話說,對怪物們來說,韓有珍是。
‘몸은 F급인데 품은 마석은 상등급인… 먹잇감인 건가.’
「身體是 F 級,但體內的魔石卻是上等級的……是獵物嗎。」
희미하게나마 기운이 느껴진다는 것은 절대 중하급 마석이 아니란 소리였다. 마력을 예민하게 감지 가능한 S급 헌터라 해도 몬스터의 몸속에 들어간 마석을 알아채긴 힘들다. S급 마석도 좀 깊숙이 들어박혔다면 감지 불가능했다.
隱約能感受到氣息,代表絕非中下級魔石。即使是能敏銳感知魔力的 S 級獵人,也難以察覺鑲嵌在怪物體內的魔石。即便是 S 級魔石,只要鑲得夠深,也無法被感知。
그러니 이 정도 기운이라면 최소 S급, 혹은 그 이상…….
所以這種氣息,至少是 S 級,或者更高……。
‘…대체 뭘 하려는 거야, 형.’
「……你到底想幹什麼,哥?」
심란함 속에 통화를 끊었다. 휴대폰이 툭, 침대 위로 떨어졌다.
在煩亂中掛斷了電話。手機「啪」地一聲,掉落在床上。
* * *
눈을 떴을 때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하늘하늘 떨어져 내리는 하얀 눈송이였다. 그것을 보자마자 이것은 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끊임없이 내리는 눈과 끝없이 뻗어 있는 하얀 가지들.
睜開眼時,映入眼簾的是滿天飄落的白色雪花。看到那一刻,立刻確信這是一場夢。無盡飄落的雪花與綿延不絕的白色樹枝。
눈이 내리는 나무. 飄雪的樹木。
‘꿈에 한 번쯤 나올 만도 하지.’
「夢裡偶爾出現一次也說得過去。」
여태까지 유현이와, 그러니까 회귀 전 동생과 관련된 꿈은 거의 꾸질 않았었다. 아마도 공포 저항과 관련이 있지 싶었다.
到目前為止,幾乎沒有做過任何關於柳賢,也就是回歸前弟弟的夢。大概是和抗拒恐懼有關吧。
하지만 지금은 공포 저항 등급이 낮아진 채다. 가드 내리기가 무섭게 치고 들어오다니, 너무하네. 한동안 잠은 다 잤다. 스킬 지속 기간이 사흘 정도 될 거랬던가. 두 배 효과 붙었으니 그보다 더 길어질지도 모른다. 할 일도 쌓여 있건만 진짜 망했네. 송태원 씨, 너무합니다. 스킬 취소 안 되나요.
但是現在恐懼抗性等級降低了。剛放下防禦就被攻擊,真是太過分了。這下徹底睡不著了。技能持續時間大概是三天左右吧。因為有雙倍效果,可能會更久。事情也堆積如山,真是完蛋了。宋泰元先生,太過分了。技能不能取消嗎?
‘그래도 여기는 나쁘지 않지만.’
「不過這裡倒也不壞。」
꿈이니 실제와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미리 확인해 볼 겸 주위를 살펴보았다. 몸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시야는 옮길 수 있었다. 눈밭은 드넓었고 황량하게 텅 빈 채였다. 아무것도 없는 설원 한가운데 선 것만 같았다.
雖說是夢境,與現實不同,但還是想先確認一下,於是環顧四周。身體雖然無法動彈,視線卻能移動。眼前是一片廣闊的雪地,荒涼而空蕩蕩的。彷彿就站在一片空無一物的雪原中央。
그때, 무언가가 보였다. 굵게 드러난 나무의 뿌리 사이로 너무나 작아 보이는 인체가.
那時,看到了一些東西。在粗壯裸露的樹根間,有一個看起來非常渺小的人體。
나쁘지 않기는, 악몽 맞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눈은 뗄 수 없었다. 진짜 흔한 악몽처럼.
雖然不算太糟,但確實是惡夢。即使這麼想,眼睛還是無法移開。就像真正常見的惡夢一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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