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화 대가
- 꺄아아!
이제는 제법 금빛이 돌기 시작하는 날개가 활짝 펼쳐졌다. 부드러운 털들이 햇살 아래 반짝반짝 여린 빛을 품는다.
내새끼 스킬을 쓰고 나서 3일간 죽어라 훈련시킨 덕에 블루의 덩치는 배 넘게 훌쩍 자라났다. 물론 지난 사흘간 죽을 것 같았던 건 블루가 아니라 나다. 저 꼬마 그리폰은 조금 졸려 하긴 했지만 대체로 신났었다.
그리고 하나 더.
- 크르르. - 咕嚕咕嚕。
아성체 크기의 피스가 송곳니를 드러내자 블루가 흠칫 날개를 접는다. 그리곤 피스의 눈치를 살살 살폈다.
當與亞成體大小的 Peace 露出犬齒時,Blue 嚇得收起翅膀,然後小心翼翼地觀察著 Peace 的反應。
“이제 그만 봐줘라, 피스야.”
「現在別再看了,Peace。」
피스의 목을 살살 긁어 주었지만 여전히 분이 안 풀린 기색이다.
雖然輕輕地撫摸著 Peace 的脖子,但牠依然顯得不悅。
코메트 때문에 그렇잖아도 기분이 영 좋지 않았던 피스는 내가 제대로 쉬지 못하고 블루를 훈련시키는 것을 보곤 완전히 열이 뻗쳐 버렸다. 그 와중에 덩치 커졌다고 신난 블루가 피스에게 덤벼들었다.
因為 Comet 的關係,本來心情就不太好的 Peace 看到我沒好好休息,還在訓練 Blue,氣得徹底爆發。就在這時,因為體型變大而興奮的 Blue 衝向了 Peace。
결과야 뭐, 비 오는 날 먼지 날리도록 처맞았다. 물론 블루가. 그래도 이빨이나 발톱은 쓰지 않고 말 그대로 패기만 해 나도 말리진 않았다.
結果嘛,下雨天被打得滿身是泥。當然是藍色被打。 不過牠沒有用牙齒或爪子,只是純粹被揍,我也沒阻止。
“그럼 노아 씨, 시작할까요?”
「那麼,諾亞,開始吧?」
“네.” 「是的。」
내 머리 위의 삐약이를 바라보고 있던 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正看著我頭上的小鳥,諾亞點了點頭。
노아는 내가 바빠 신경을 써 주지 못한 와중에도 이곳 생활에 금방 적응했다. 무엇보다도 석하얀의 팀 덕이 컸다. 석하얀 팀원은 죄다 비각성자였지만 노아를 별로 꺼리지 않았다. 정확히는 S급 헌터에다 전신수화 스킬까지 가진 노아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이 두려움을 앞섰다고 해야 할까.
即使我忙碌無法多關心,諾亞很快就適應了這裡的生活。最重要的是石夏白的隊伍幫了大忙。石夏白的隊員全是非覺醒者,但並不排斥諾亞。準確來說,對於擁有 S 級獵人身份和全身手語技能的諾亞,他們的興趣和好奇心超越了恐懼。
오히려 와와 하고 잔뜩 반겨 줘서 노아가 당황해하기도 했다. 팀원들 평균 연령에 비해 노아가 한참 어리기도 해 같이 밥도 먹고 생필품 쇼핑도 도와주며 요 며칠간 무척이나 잘 지냈다.
反而熱烈地歡迎他,讓諾亞有些慌張。比起隊員們的平均年齡,諾亞還年輕許多,這幾天一起吃飯、幫忙購買生活用品,過得非常愉快。
몇 걸음 뒤로 물러난 노아가 용으로 변했다. 태양 아래에서 보니 더욱 눈부시게 아름답다. 황금빛 용이 내려선 정원이라니, 어쩐지 비현실적이다.
諾亞後退幾步,變成了龍。陽光下看起來更加耀眼美麗。金色的龍立在花園裡,總覺得有些不真實。
“혹시 몸집을 조금 줄일 수 있습니까?”
「能不能稍微縮小一點體型?」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 내 말에 노아가 머뭇거리더니 용의 덩치가 확 줄어들었다. 목과 꼬리를 제외하면 인간일 때의 노아보다 조금 더 큰 정도다.
我知道他多少能做到。聽我這麼說,諾亞猶豫了一下,龍的體型立刻縮小了不少。除了脖子和尾巴外,大小大約比人形時的諾亞稍大一點。
“잘했어요.” 「做得好。」
역시 되는구나. 아마 처음 크기는 원래의 디오 발쉐시스와 비슷하지 싶었다. 최상급 저주독룡치고는 확실히 작다.
果然可以啊。大概最初的大小和原本的迪奧·瓦爾謝西斯差不多。以頂級詛咒毒龍來說,確實算小。
“여기 블루 보이죠?” 「這裡是 Blue,對吧?」
- 꺄우! - 噫呀!
자기를 언급하자 블루가 가슴을 쫙 펴며 꺅꺅거린다.
一提到自己,Blue 挺起胸膛,發出咯咯的叫聲。
“드래곤은 아니지만 비행 방식은 상당히 비슷할 겁니다. 조류와는 다르게 네발짐승에 날개가 따로 달린 형태니까요. 블루는 비행실력도 뛰어나니까 잘 관찰해 따라 하면 금방 비행에 익숙해질 수 있을 거예요. 자, 블루야.”
「雖然不是龍,但飛行方式應該相當相似。牠不像鳥類,而是四足動物身上長了翅膀的形態。藍翼的飛行實力也很出色,只要仔細觀察模仿,很快就能習慣飛行。好了,藍翼。」
날아 보라고 손짓하자 옅은 금빛 그리폰이 이내 훌쩍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그 뒤를 노아가 뒤따랐다.
我示意牠試著飛,淡金色的獅鷲獸立刻輕巧地躍上空中。諾亞緊隨其後。
- 꺄아우! 꺄꺄! — 啾啊!啾啾!
작은 용이 자신을 어설프게 뒤따르자 블루가 신이 난 듯 곡예비행을 선보인다. 날개를 착 접어 뚝 떨어지다 급정거 후 빠르게 솟아올라 휙 뒤집어 빙글빙글 돌고는 우아한 선회비행으로 마무리 짓는 블루의 모습에 노아가 당황하며 큰 날개를 퍼득였다.
小龍笨拙地跟在後面,藍翼像是興奮了似的,開始表演特技飛行。牠將翅膀緊貼身體猛然墜落,急停後迅速竄升,翻轉旋轉,最後以優雅的盤旋飛行作結。諾亞看著藍翼的表現,慌張地拍打著大翅膀。
아니, 따라 할 필요는 없어. 어차피 지금은 못 해.
不,不需要模仿。反正現在也做不到。
“블루야, 천천히 날아!” 「Blue,慢慢飛!」
너보다 나이 많고 덩치 커도 비행은 초심자란다. 역시 보는 것만으론 쉽게 따라하기가…….
比你年長、體型也大,但飛行還是新手。果然光看是很難輕易學會的……
‘아, 선생님 스킬 써 볼까.’
「啊,要不要試試老師的技能。」
블루의 비행 감각을 전해 주면 좀 더 쉽게 비행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둘을 향해 선생님 스킬을 쓰고 블루의 감각을 노아에게 일방적으로 전해 주었다. 나를 한 번 내려다본 노아가 힘차게 날갯짓한다. 그 움직임이 조금 전보다 눈에 띄게 좋아졌다.
如果能傳達藍翼的飛行感覺,學會飛行的方法會更容易一些。我對著兩人使用了老師技能,單方面將藍翼的感覺傳給了諾亞。諾亞看了我一眼後,開始有力地拍動翅膀。那動作比剛才明顯進步了許多。
‘이런 식으로도 쓸 수 있구나.’
「原來也可以這樣用啊。」
사슴 놈 앞부분만 빼면 스킬 이름 딱 맞게 지었다. 이거 다른 헌터들 교육용으로도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유현이한테 예림이랑 연결한 채 던전 한 번 돌자고 부탁해 볼까.
除了「鹿崽子」這個開頭之外,技能名稱取得剛剛好。這個應該也能拿來當作其他獵人的訓練教材。要不要跟宥賢連絡,請她和藝琳一起去打一次地城試試看。
하늘에서 어지럽게 반짝거리고 있는 둘을 보고 있자니 다음번엔 선글라스라도 써야 하나 싶어졌다. 눈이 좀 부시네.
看著天空中閃爍得眼花撩亂的兩個人,我不禁想,下次是不是該戴副太陽眼鏡了。眼睛有點刺眼。
이참에 눈을 감아 버리자 비행하는 노아와 블루의 시야가 확 다가온다. 약간 어지럽기도 했지만 바람이 스치는 감각이 기분 좋다. 내게는 없는 부위가 움직이는 것에 괴리감도 느껴졌지만 이 정도는 무시할 만했다.
乾脆閉上眼睛,飛行中的諾亞和藍的視野瞬間湧現眼前。雖然有點頭暈,但風輕拂的感覺讓人心情愉快。身上沒有的部位在動,雖然有些違和感,但這點還算可以忽略不計。
‘여러모로 정신력이 중요한 스킬이긴 하구만.’
「各方面來說,精神力確實是很重要的技能呢。」
자주 쓰다 보면 감각이 나눠지는 것도 적응이 되려나.
常常使用的話,感覺分散這件事也許會習慣吧。
그때 문자가 왔다. 눈을 떠 확인해 보니 보안실 쪽이다.
這時收到了簡訊。睜開眼一看,是保安室那邊發來的。
[세성 길드 길드장과 강소영 헌터가 도착했습니다.]
【세성公會會長與獵人姜昭英已抵達。】
강소영이야 하루가 멀다 하고 코메트 보러 오지만 성현제 이 아저씨는 또 무슨 일이래. S급 헌터 영입해서 새로 S급 팀 구성하느라 바쁘실 텐데 그냥 계속 바쁘시지 뭘 여기까지 오고 그러냐.
姜素英幾乎天天都來看彗星,但成賢濟這位大叔又是怎麼回事呢?他應該正忙著招募 S 級獵人,組建新的 S 級隊伍,怎麼還會特地跑來這裡呢?他不是一直都很忙嗎?
“삐약아, 이리 내려온.” 「啾啾,快下來。」
- 삐약. - 啾啾。
머리 위의 삐약이를 내려 품에 안아들었다. 그러자 피스가 무슨 일이냐는 듯 쳐다봐 온다.
我將頭頂上的小鳥抱下來,摟進懷裡。皮斯好奇地看著我,彷彿在問發生了什麼事。
“손님 올 거야.” 「客人會來的。」
내려갈까 그냥 여기서 기다릴까. 마중까지 나가 주긴 역시 싫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현제가 옥상정원에 나타났다. 강소영은 바로 사육장에 있는 코메트에게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급회전을 연습하던 노아가 정지비행을 하며 성현제를 주시한다. 날개의 움직임이 많이 익숙해졌는걸.
要下去還是就在這裡等呢。果然還是不想特地出去迎接。不久後,成賢帝出現在了屋頂花園。姜昭英似乎直接去了飼育場的彗星那裡,沒出現。正在練習急轉彎的諾亞停在空中,注視著成賢帝。翅膀的動作已經變得相當熟練了呢。
“한창 바쁘실 텐데 편한 전화 놓아두고 뭐 하러…….”
「您正忙著呢,卻還特地打來電話……」
아니 저건 또 뭐야. 웬 꽃바구니야. 카네이션을 중심으로 한 이름도 모를 비싸 보이는 꽃이 한가득 담긴 바구니가 성현제의 손에 들려 있었다.
那是什麼啊。怎麼會有花籃。花籃裡滿滿都是以康乃馨為中心,還有一些叫不出名字、看起來很貴的花,正被成賢濟手中拿著。
“블루의 성장을 축하한다고 소영이가 전해 달라 했다네.”
「小英說讓我轉達她祝福藍成長的心意。」
“아, 예. 감사합니다.” 「啊,謝謝你們。」
강소영 씨가 보낸 거였구나. 뭔가 했네. 꽃바구니를 받아 들자 삐약이가 그 위로 폴짝 뛰어들었다. 꽃향기가 짙었는지 삐츄 하고 작게 기침을 한다.
原來是姜素英小姐送來的啊。還以為是什麼呢。接過花籃,啾啾便跳了上去。花香濃郁,牠輕輕咳嗽了一聲。
“노아가 한유진 군을 잘 따르는 모양이더군.”
「看來諾亞很聽韓有珍君的話呢。」
성현제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노아가 곤두박질치듯 아래로 내려왔다. 동시에 들이닥친 거친 풍압에 약간 비틀거리자 내 등 뒤로 내려선 노아가 앞발을 뻗어 감싸듯 붙잡아 준다. 그리곤 머리를 내밀어 성현제를 향해 이를 드러냈다.
成賢濟話音剛落,諾亞便像墜落般迅速下降。隨著猛烈的氣流襲來,他微微踉蹌,站在我背後的諾亞立刻伸出前爪,像是要保護般緊緊抓住我。接著,他探出頭,朝成賢濟露出牙齒。
- 한유진 씨를 끌어들이지 마십시오.
- 請不要牽扯到韓有真小姐。
경계하는 노아의 모습에 피스가 내 옆으로 바싹 붙는다. 꽃바구니 속의 삐약이도 삐약삐약 울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아직 공중에 떠 있는 블루는 왜들 저러나 의아한 기색이었다. 그러게, 무슨 일이지.
對警戒的諾亞,Peace 緊貼著我身旁。花籃裡的小雞也啾啾叫著,但毫無效果。還在空中盤旋的 Blue,露出一臉疑惑,不明白他們為什麼這樣。真是的,到底發生什麼事呢。
“그 말은 멋대로 빠져나가서 꼬리 치기 전에 했어야지. 그래도 정 따로 이야기하고 싶다면 응해 줄 마음은 있네만, 한유진 군은 어떻게 생각하나.”
「那話應該是在隨便溜走、搖尾巴之前說的。不過如果真的想單獨談談,我倒是願意答應,但你覺得韓有真怎麼看呢?」
“여기서 말씀하시죠.” 「就在這裡說吧。」
노아가 낮게 으르렁거리고 성현제가 입꼬리를 올렸다.
諾亞低聲咆哮著,成賢帝嘴角微微上揚。
- 그럴 필요 없습니다.
- 沒有那個必要。
“아뇨.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저는 노아 씨를 무사히 붙잡아 두고 싶습니다. 그걸 위한 대가는 달게 치러야지요. 어디까지나 제 욕심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不,我不太清楚詳細情況,但我想安全地留住諾亞先生。為此所付出的代價我會心甘情願承擔。這完全是我的私心,請別太在意。」
노아 같은 S급 헌터를 어디 가서 또 구하겠냐. 나도 아니고 내 건물에 세 든 사람들 지켜 달라고 하면 유현이나 예림이도 싫어할 텐데. 그러니 감당할 만한 수준의 문제라면 얼마든지 대신 떠맡아 줄 수 있다.
哪裡還能再找到像諾亞這樣的 S 級獵人呢。不是我,而是如果讓我大樓裡租屋的人去保護他們,連劉賢或藝琳也會討厭的。所以只要是能夠承擔得了的問題,我隨時都能幫忙代勞。
“그래서 대체 무슨 일입니까?”
「到底是發生了什麼事?」
내 어깨 너머로 내밀어진 노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물었다. 우리 둘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던 성현제가 입을 뗀다.
我一邊撫摸著從我肩膀旁探出頭來的諾亞的頭,一邊問道。一直在仔細觀察我們兩人的成賢帝開口說話了。
“투자자가 부도 처리하고 도망친 채무자 잡으러 왔다, 라고 해야 할까.”
「應該說是投資者來追捕逃跑的債務人,因為他們已經破產了吧。」
예림이에 이어 빚쟁이가 하나 더 늘어났군.
繼예림之後,又多了一個債主。
- 도망친 건 아닙니다. 약속도 지켰고요.
- 我沒有逃跑。我也遵守了約定。
노아가 조금 부루퉁하게 말했다.
諾亞有些悶悶不樂地說道。
“한유진 군에게 그렇게 달라붙어 있으면서도 아무 말 안 한 건 기특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내가 제대로 된 대가를 받을 길이 요원해 보이네만.”
「雖然你一直黏著韓有真君卻一句話也沒說,這點倒是值得稱讚,但以現在的情況來看,我想要得到應有的報酬恐怕還很遙遠啊。」
“그냥 뭘 원하시는 건지 바로 말씀하시죠.”
「請直接說出您想要什麼吧。」
빙빙 돌아갈 필요 없이. 내 말에 성현제가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不必繞圈子。聖賢帝對我的話輕輕嘆了口氣。
“여전히 나한테만 차갑군 그래. 나는 상대가 한유진 군이라 좋게 대화로 해결하려는 것인데.”
「你還是對我這麼冷淡啊。我是因為對方是韓有珍君,才想好好用對話解決的。」
“다른 사람이었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셨습니까?”
「如果是別人,你打算怎麼做?」
“적어도 볕 좋은 옥상정원에서 담소하는 일은 없었겠지.”
「至少不會在陽光明媚的屋頂花園裡閒聊吧。」
담소는 무슨. 哪裡是閒聊。
“노아는 리에트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했고 보조계라 해도 S급 헌터인 만큼 잘만 키우면 쓸 만하지 싶어 거래를 받아들였지.”
「諾亞想要擺脫莉艾特,即使是輔助系,既然是 S 級獵人,只要好好培養應該也能派上用場,所以才接受了交易。」
성현제가 노아와 자신간의 일을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들어 보니 노아가 리에트의 곁을 떠나 자기 길드를 만든 것도 그의 도움이 컸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길드를 아무렇지 않게 해산시켜 버릴 수 있었던 건가.
成賢帝大致向我說明了他與諾亞之間的事情。聽起來,諾亞離開麗特身邊,自己成立公會,很大程度上也是靠他的幫助。難怪他能毫不在意地解散公會。
그 밖에도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지만 상당히 큰 대가도 주었다고 하였다. 그 말에 노아도 부정하진 않았다.
除此之外,雖然省略了詳細說明,但據說也付出了相當大的代價。聽到這話,諾亞也沒有否認。
아무튼 채무라는 게 크긴 큰 모양이었다.
總之,債務看來確實很龐大。
“이제 겨우 쓸 수 있을 만큼 자리 잡게 해 주었는데, 하루아침에 공든 탑 무너지다 못해 남은 주춧돌까지 다른 집 마당으로 빼돌려진 꼴이니 내가 얼마나 당황했겠나.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날은 잠도 제대로 못 잤다니까.”
「現在才剛剛安頓好,能夠勉強使用,結果一夜之間不僅辛苦建立的高塔倒塌,連剩下的基石都被偷搬到別人家院子裡,你說我能有多慌張?當時真是氣得說不出話來,那天晚上根本沒睡好覺。」
“아, 네.” 「啊,嗯。」
엄살이 과했지만 당황할 만하다 싶긴 했다. 예언자쯤 되지 않고서야 조금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겠지.
雖然有些誇張,但確實讓人感到慌張。除非是預言家,否則根本無法預料到這種情況。
- 그래도 저는 아직 S급 헌터입니다. 대가를 치르지 못할 건 없습니다.
- 不過我仍然是 S 級獵人。沒有什麼是付不起代價的。
“미안하지만 지금의 자네는 내게 그리 매력적이지가 못해. 길드라는 세력도 없고 수화 스킬까지 다 털렸지. 나와의 관계도 한유진 군이 알게 되었으니, 기껏해야 던전 공략 보조용으로밖에 더 쓸까. 하나 세성은 던전 공략용 헌터가 부족하지 않거든.”
「抱歉,但你現在對我來說並不那麼有吸引力。沒有公會這種勢力,連收集技能都被洗劫一空了。而且我和你的關係也被韓有珍君知道了,頂多只能當作副本攻略的輔助用而已。不過,三成那邊倒是不缺用來攻略副本的獵人。」
성현제가 냉정하게 말했다. 들어 보니 성현제는 노아를 자신과 관계없는 길드로 두고 써먹을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근데 노아와의 관계는 지금 자기가 밝혀 놓고 그것도 탓하고 있네. 치사하게.
成賢帝冷靜地說道。聽起來成賢帝原本打算把諾亞放在與自己無關的公會裡利用。可現在卻又揭露自己和諾亞的關係,還在責怪他。真是卑鄙。
“그러나 한유진 군에게는 노아가 쓸 만하겠지. 지금처럼 집 지키는 용으로도 좋을 거고 높은 독 저항이 있으니 기승수로도 쓸 수 있지 않나.”
「不過對於韓有真君來說,諾亞應該還算有用吧。像現在這樣當守家用的龍也不錯,而且牠有很高的毒抗性,當騎乘獸也可以用不是嗎?」
“사람입니다만.” 「是人類。」
“비행형 몬스터가 없거나 적은 던전이라면 A급은 물론이요 S급도 하위까지는 들어갈 수 있을 테고.”
「如果是沒有飛行型怪物或數量很少的地城,A 級當然不用說,連 S 級的下位也能進去吧。」
“들어갈 일 없습니다만.” 「不會去的。」
가 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만 내가 가서 뭐 하게. 관광? 나중이라면 몰라, 처리 못 할 수준의 던전은 아직 없으니 더더욱 나까지는 필요 없다.
並不是不想去,但我去幹嘛呢。觀光?如果是以後倒是說不定,現在還沒有處理不了的地城,更加不需要我親自去。
“하니 아쉬움을 무릅쓰고 내가 물러나 주겠네. 이런 식의 양보는 잘 안 하는 편인데.”
「好吧,我就忍著遺憾讓開一步。這種讓步我可不常做。」
“양보라면 그냥 넘어가 주시게요?”
「如果是讓步的話,就這麼算了吧?」
“그건 너무 양심 없지 않나.”
「那也太沒良心了吧。」
상큼하게도 웃는다. 그러면서 뭔 양보야. 한숨 한 번 삼키고 입을 열었다.
清爽地笑了笑。然後說什麼讓步啊。吞了口氣,開口說道。
“저도 세성 길드장님께 그리 큰 도움은 못 될 겁니다만. 몬스터 사육이야 이미 계약이 되어 있고 일반적인 헌터는 필요 없다고 하셨으니, 뭘 더 해드리겠습니까.”
「我也無法對세성公會長提供太大的幫助。怪物飼育方面已經簽訂了合約,他說不需要一般的獵人,那我還能為他做什麼呢。」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야 기승수 키우는 것과 쓸 만한 비각성자 찾아내는 것밖에 더 있나. 물론 특수 스킬 좋은 거 발견하면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지.
現在我能做的也只有培養騎乘獸和找出有用的非覺醒者了。當然,如果發現特殊技能好的會有幫助,但這可不是件容易的事。
“겸손하군.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떻겠나. 내가 한유진 군을 필요로 할 일이 있을 때 도와주는 것으로. 한 번은 섭섭하고 세 번 정도?”
「真謙虛呢。那這樣如何?當我需要韓有珍君幫忙的時候,就幫忙一次。一次是勉強接受,三次左右?」
“범위가 너무 넓습니다만. 정확하게 조건을 정해서 계약서를 쓰시죠.”
「範圍太廣了。不如明確訂下條件再簽合約吧。」
계약서라는 말에 성현제가 가느다란 눈웃음을 짓는다.
聽到「契約書」這個詞,成賢帝露出一抹細長的笑意。
“그럴 것까지야. 나는 한유진 군을 믿고 있다네.”
「沒必要那樣。我相信韓有真君的。」
“…진짜 안 써요? 나중에 가서 모른 척해 버립니다?”
「……真的不寫嗎?以後去的時候裝作不知道?」
“그럼 내 마음이 아프겠지.”
「那我的心不就痛了嗎。」
좀 당황스럽다. 아무튼 계약서고 뭐고 없는 단순한 약속이라면 나야 좋지만. 그래도 진짜 모르는 척할 생각은 없었다. 저 인간이 정말로 마음만 좀 아프고 넘어갈 리 만무하니까.
有點尷尬。總之,如果只是沒有合同什麼的簡單約定,我倒是沒意見。但我也不打算真的裝作不知道。因為那個人絕對不會只是心裡難過一下就算了。
“제가 감당 못 할 수준이거나 주위에 피해가 가는 류의 일은 미리 거절해 두겠습니다.”
「我會事先拒絕那些我無法承擔或會對周圍造成損害的事情。」
“걱정 말게. 해가 될 짓을 할 생각은 조금도 없으니까. 한유진 군을 아끼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네.”
「別擔心。我一點也沒打算做出有害的事。我對韓有珍君的珍惜之情,絕不會輸給任何人。」
…멀쩡한 얼굴로 헛소리 한번 수준급이다. 아니 자기가 뭐라고. 유현이나 예림이면 또 몰라. 피스와 삐약이는 물론이요, 내 식탁을 책임져 주는 명우에 건강 챙겨 주는 김성한도 있는데 뭘 지지 않을 자신이야.
…一副正常的臉孔卻說出這種胡言亂語,真是高手中的高手。不過他以為自己是誰啊。如果是柳賢或藝琳我還能理解。畢竟有 Peace 和 Ppiyak,還有負責我餐桌的明宇,以及照顧健康的金成漢,哪有什麼好怕的。
“참, 같은 스킬은 공유 대기 시간이 15일이라고 했었지? 얼마 안 남았군.”
「對了,同樣的技能共用冷卻時間是 15 天吧?快到了呢。」
“예. 어차피 그때 그 팔찌가 없으니 제대로 쓰긴 힘들겠지만요.”
「是的,反正那時候沒有那個手環,也很難好好使用。」
“그런가. 혹 유명우 헌터가 비슷한 아이템을 만들어 낸다면 알려 주게나.”
「是嗎。如果有名為유명우的獵人製造出類似的道具,記得告訴我一聲。」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자 내 표정을 잠시 살피더니 순순히 돌아선다.
我點點頭表示明白,他看了我一眼表情,隨即乖乖地轉身離開。
‘…대기 시간은 이미 지나긴 했지만.’
「……等待時間已經過了。」
노아에게 스킬 공유를 하자 두 배 효과로 대기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 절반으로 줄어든 시간은 다른 사람 대상으로도 유지가 되었다. 다만 아쉽게도 공유된 스킬은 두 배 효과가 나타나질 않았다.
將技能共享給諾亞後,冷卻時間減半,效果加倍。而這減半的時間對其他人也同樣適用。不過可惜的是,共享的技能並未顯現雙倍效果。
그러니 이젠 7.5일에 한 번 스킬 공유가 가능한 셈이지만.
所以現在大約每 7.5 天可以共享一次技能了。
‘명우가 팔찌 비슷한 아이템을 또 만들어 낼 수 있을까.’
「明宇能不能再做出類似手環的東西呢?」
저녁에 얼굴 보면 한번 물어봐야겠다. 요즘 대체 뭘 만들고 있는지도. 비밀이란 소리가 대체 며칠째야.
晚上見到他臉的時候一定要問問看。最近到底在做什麼。到底秘密這兩個字說了幾天了。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