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화 무늬만 S급 (1)
第 167 話 名義上的 S 級(1)
“이참에 그냥 새 인생 살까 봐요.”
「這次乾脆重新開始新人生好了。」
휴대폰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던 김민의가 완전히 풀이 죽은 채 중얼거렸다. 사귀던 중에 깨진 것도 아니고 고백했다 차인 것도 아니고 쌍방인지 일방인지 모를 썸 좀 타다 망한 것일 뿐인데 극단적이구만.
金敏義盯著手機看了好一會兒,完全垂頭喪氣地喃喃自語。不是交往中分手,也不是告白被拒,只是曖昧不明,不知道是雙方還是單方面的感情,結果卻搞砸了,真是太極端了。
“많이 좋아했어요?” 「很喜歡對方嗎?」
“이번에는 진짜 확실하게 느낌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這次我真的覺得感覺很確定了……」
역시 일방적인 짝사랑이었나 보다. 어쨌든 힘내라고 토닥거려 주었다.
果然還是單方面的暗戀吧。不管怎樣,我拍拍他,鼓勵他加油。
“헌터 되어서 대형 길드 들어가면 인기 많아진다고 하더니 왜 전 S급 소리까지 듣고도 차이는 걸까요?”
「聽說成為獵人進入大型公會後會變得很受歡迎,為什麼我明明被稱為 S 級,還是被拒絕呢?」
그러게 솔직히 인간적으로 혹할 수밖에 없는 조건인데 거들떠도 안 본 거 보면… 그쪽에선 썸의 시옷도 못 느꼈던 게 아닐까.
說真的,條件人性化得讓人無法不心動,但看他完全沒理會……那邊大概連曖昧的影子都沒感覺到吧。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앞으로 더 좋은 인연 만나게 될 수도 있죠.”
「別太失望了,說不定以後會遇到更好的緣分呢。」
“아니에요.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생각해 보면 그 잘난 길드장님도 아직 연애 한 번 못 해 보셨는데 썸이라도 타 본 거면 양호…….”
「不,不會那麼簡單的。仔細想想,那位了不起的公會長連談過一次戀愛都沒有,要是有曖昧過,那就算不錯了……」
“우리 유현이는 안 한 거고.”
「我們的柳賢是沒談過啦。」
비교할 걸 비교해라. 우리 때문에 피해 입었으니 딱 한 번 봐준다. 말실수한 걸 알긴 아는지 김민의가 재빨리 제 입을 틀어막았다.
比就比吧。因為我們受了損失,就姑且放你一馬。知道自己說錯話了嗎,金敏義迅速捂住了我的嘴。
“으아, 에오에오.” 「哇啊,嗚嗚嗚。」
“괜찮아요. 살다 보면 말이 헛나갈 수도 있죠. 한 번쯤은 말입니다.”
「沒關係的。人生難免會說錯話。偶爾一次而已。」
두 번은 물론 안 된다. 안 그래도 신경 쓰이는구만 남한테서까지 듣고 싶진 않아. 애가 좀 늦된 건… 사실이긴 하고. 요즘 애들은 연애 되게 빨리 한다던데. 상급 헌터 상대면 안전상 문제로 사귀지 못할 것도 없고. …혹시 마음에 드는 상대가 비각성자라서 티 안 내고 포기했다거나 한 건 아니겠지.
當然不能說兩次。已經夠讓人介意了,還不想從別人那裡聽到。孩子有點早熟……這倒是真的。聽說現在的年輕人談戀愛都很快。要是對象是高級獵人,出於安全考量也不是不能交往。……不會是因為喜歡的人是非覺醒者,所以沒表現出來就放棄了吧。
기회 봐서 슬쩍 물어볼까.
找個機會偷偷問問看。
김민의에겐 내일까지 차분히 고민해 보라고 말해 두었다. 어떤 선택을 하든, 혹은 그 밖의 다른 방법을 제시하든 보상은 최대한 만족스럽게 해 줄 생각이었다. 그래도 이왕이면 앞으로도 신분 써먹을 수 있도록 S급으로 남아 준다면 편할 텐데.
我跟金敏說,讓他冷靜考慮到明天為止。無論他做出什麼選擇,或是提出其他方案,我都會盡量給予滿意的補償。不過如果他能繼續以 S 級身份存在,將來還能利用這個身分,那就更方便了。
“벌써 MKC 헌터들 몇몇이 연락을 해 왔습니다.”
「已經有幾位 MKC 獵人聯絡過來了。」
밀실을 나서 복도를 걸어가며 석시명이 말했다.
走出密室,沿著走廊前行時,石時明說道。
“박예림 헌터 주도로 S급 던전 공략에 성공하였고 속성에 맞는 S급 던전 권리를 매입할 예정이라는 말을 풀기가 무섭게 덤벼들더군요.”
「一說是由朴藝琳獵人主導成功攻略 S 級地城,並計劃購買符合屬性的 S 級地城權利,他們就迫不及待地衝過來了。」
“S급에서 놀다가 A급 공략팀으로 뚝 떨어지고 싶진 않을 테니까요.”
「畢竟沒人想從 S 級玩到一半,卻突然被降到 A 級攻略隊吧。」
버는 돈의 액수 차이도 있지만 더욱 강해지고 싶다는 욕심을 가진 상급 헌터라면 S급 던전 공략은 필수다. 등급 높은 아이템과 스킬을 얻을 가능성이 A급 던전보다 훨씬 높으니까.
賺錢的金額雖有差異,但若是有著想變得更強慾望的上級獵人,攻略 S 級地城是必須的。因為獲得高等級道具和技能的機率比 A 級地城高得多。
“예림이 팀에 이상한 헌터 걸리지 않도록 면접 대상 선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請幫忙好好篩選面試對象,別讓奇怪的獵人混進禮琳的隊伍。」
“걱정 마십시오. 뒷조사도 철저히 할 예정입니다.”
「請放心。我們也會徹底進行背景調查。」
“참, 조만간 편의시설을 위한 건물 하나 새로 짓는다지요.”
「對了,聽說不久後會新建一棟便利設施用的建築。」
내 말에 석시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我說完,石時明點了點頭。
“예. 기숙사를 포함해 올릴 예정입니다. 이미 근처 건물 매입 흥정에 들어갔습니다.”
「是的。包括宿舍在內都打算蓋。已經開始和附近建築物的買賣談判了。」
“그 시설, 저희 쪽에서도 이용 가능할까요?”
「那個設施,我們這邊也能使用嗎?」
연약하고도 귀한 몸이 많아서 아무 곳에나 보낼 수가 없다. 그러니 안전이 보장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내 물음에 석시명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因為有許多嬌嫩而珍貴的身體,不能隨便派往任何地方。所以絕不能錯過使用安全有保障的便利設施的機會。對我的提問,石時明溫柔地微笑著。
“물론 가능하지요. 어차피 한 식구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當然可以。反正我們不就是一家人嗎。」
“은근슬쩍 끌어들이려 하진 마시고요. 이용료는 제대로 지불하겠습니다.”
「別偷偷摸摸地想拉我進來。我會好好付使用費的。」
“이용료라니 섭섭한 말씀이시군요. 위치도 사육시설과 가까운 곳으로 잡아 보겠습니다.”
「說是使用費,真是讓人感到失望的話呢。我會盡量安排在靠近飼養設施的地方。」
“그건 감사한 말씀이네요.” 「那真是感謝您的話。」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액정에 스킬이라는 두 글자가 떠 있었다. 성현제다.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아 보자 다름 아닌 일본 던전 건이었다.
這時手機響了。螢幕上顯示著「스킬」兩個字。是成賢濟打來的。我心想發生了什麼事,接起電話,原來是日本地城的事。
“낮에 말한 건데 벌써 알아보신 겁니까? 부지런하시네요.”
「白天說過的話,您已經認出來了嗎?真是勤快呢。」
[부지런하게 말 한 마디 했지.]
[勤快地說了一句話。]
하긴 ‘알아봐.’ 한 마디면 알아서 척척척 보고서 올라오는 위치에 있으니까. 스태미너 포션의 재료가 있는 던전을 낙찰받은 길드는 중형 정도의 규모라고 했다. 만만한 편인 상대였지만 한국에서 접촉해 온다면 대형 길드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말했다.
說到底,只要一句「知道了」就能立刻自動送上報告,因為他的位置就是那樣。據說拿下含有耐力藥水材料的地城的公會,規模大約是中型。雖然是個好對付的對手,但如果從韓國那邊接觸過來,大型公會介入的可能性很高。
[타국과 던전을 거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는 금지되어 있으니 웬만한 조건으로는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네.]
[與他國交易地城原則上是禁止的,所以一般條件下是不會接受的。]
“솔깃할 만큼 먹음직스런 미끼를 흔들어 보여야지요.”
「得晃動誘人得讓人垂涎三尺的餌料才行呢。」
[한유진 군이 이렇게나 열성으로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하군.]
[真好奇韓有真君如此熱情追求的是什麼。]
웃음기 섞인 기대가 크다는 말에 괜히 눈독 들이지 말라며 미리 선을 그었다.
帶著笑意說期待很大,卻又故意劃清界線,叫人別白白動心。
“세성 지분은 말씀드린 대로 3할입니다. 거래 연결에 더해 향후 던전의 보호비까지 전부 포함해서요.”
「正如我所說,世成的股份是三成。除了交易連結外,未來地城的保護費也全部包含在內。」
해외에 있는 만큼 공략 팀 외 던전을 지키기 위한 인력을 따로 차출하긴 힘들었다. 하지만 던전의 가치가 드러난다면 몰래 침입해 공략하려 드는 일본 길드들이 분명 있을 터였다. 그래서 던전의 보호도 세성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因為身處海外,除了攻略隊之外,很難另行調派人手守護地城。但只要地城的價值顯現,肯定會有日本公會偷偷潛入攻略。因此,決定也請世成幫忙保護地城。
관련 내용으로 몇 마디 더 나눈 뒤 통화를 끊으며 석시명을 돌아보았다.
談了幾句相關的話後掛斷電話,我回頭看了石時明一眼。
“슬라임 던전을 판돈으로 걸어야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장담하지요.”
「說不定得拿史萊姆地城當賭注了。我敢保證,那絕對值得一試。」
물론 내 말만으로는 당연히 불안할 테니 설득을 해야겠지, 라고 생각한 순간 석시명이 가볍게 대답했다.
當然,光憑我說的話肯定會讓人不安,所以得說服他們才行,正當我這麼想的瞬間,石時明輕輕地回答了。
“준비해 두겠습니다.” 「我會準備好的。」
“…예?” 「……是嗎?」
“던전 거래를 위한 절차는 복잡한 편이니까요. 그것도 국제 거래라면 챙겨야 할 서류며─”
「地下城交易的程序相當複雜。尤其是國際交易,必須準備的文件更多──」
“아니, 그게 아니라. 너무 쉽게 받아들이시는 거 아닙니까?”
「不,不是那個意思。你是不是太輕易就接受了?」
금광이나 다름없는 슬라임 던전인데? 한창 돈 들일 곳도 많아서 잃기라도 하면 타격이 클 텐데 답지 않게 쉽게 내놓겠다 대답을 한다. 무슨 꿍꿍이냐는 의심스러운 시선에 석시명이 짧게 웃었다.
這不就是金礦般的史萊姆地城嗎?現在正是花錢的好時機,要是輸了損失可就大了,卻出乎意料地輕易答應放手。面對懷疑的目光,石時明淡淡地笑了笑。
“한유진 씨께서 길드장님께 해가 될 만한 일을 하실 리 없으니까요.”
「韓有珍小姐不會做出對公會長不利的事的。」
“절 얼마나 보셨다고 그렇게 장담을 하십니까. 몇 달 지나지도 않았는데. 의심 같은 거 안 하세요?”
「你看了我多少次就這麼肯定?才過幾個月而已。你一點懷疑都沒有嗎?」
“의심하는 건 예전에 뒷조사 몇 번 해 본 뒤로 포기했습니다. 이래저래 수상쩍건만 먼지 한 톨 안 나오니 어쩌겠습니까. 능력 부족한 쪽이 그냥 믿어야지요.”
「懷疑這件事,我以前調查過幾次後就放棄了。無論如何看起來可疑,卻一點灰塵都找不到,能怎麼辦呢?能力不足的一方只能選擇相信了。」
헌터 계약이니 던전 정보니 하는 수상쩍은 행동들은 회귀한 덕분이니까 털어 봐야 아무것도 없는 게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도 아예 포기할 줄은 몰랐는데 의외네.
獵人契約啊、地下城情報之類的可疑行為,都是因為回歸才會有的,翻找一番卻什麼都沒有也是理所當然的。即便如此,沒想到他竟然會完全放棄,真是意外呢。
“그리고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되면 그것을 빌미로 종신계약을─”
「而且萬一事情出了差錯,就會以此為藉口簽訂終身合約──」
“안 합니다. 포기 좀 하세요.”
「不做了。請放棄吧。」
거참 끈질기기도 하시지. 저런 석시명의 태도가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또다시 낯선 듯 묘한 기분이 들었다. 가치가 없다 못해 마이너스인 장애물 대하듯 하던 게 엊그제 같건만. 지금은 간질간질할 정도로 따뜻한 시선만 보내와 이따금은 도리어 속이 얼음조각을 품은 듯 서늘해졌다.
真是頑強得讓人佩服。雖說已經習慣了石時明那樣的態度,但每次還是會感到一種陌生而微妙的情緒。明明前幾天還像面對毫無價值甚至是負分的障礙物一樣對待他,現在卻送來讓人心癢癢般溫暖的目光,有時反而讓人感覺心裡像藏著冰塊般涼颼颼的。
그땐 그럴 만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내가 아무 능력 없어지면 가차없이 돌아서려나. 전과 달리 유현이와 사이가 좋으니 차갑게 굴지는 않을지도.
當時覺得那樣做也情有可原。但現在如果我真的一無是處了,他會不會毫不留情地轉身離開呢。和以前不同,現在我和柳賢關係不錯,或許不會那麼冷淡吧。
“그럼 일단 준비는 해 주세요. 아, 그리고 던전 부산물 제작 업체 좀 알아봐 주실 수 있을까요.”
「那麼請先做好準備。啊,還有能幫我查一下地城副產品製造商的公司嗎?」
누구 씨 생일 선물을 슬슬 마련해 둬야 할 거 같아서 말입니다.
我覺得該慢慢準備某某先生的生日禮物了。
헌터 협회에서 돌아온 유현이, 예림이와 함께 저녁 먹으러 나갔다. 해연 길드에서 바로 출발한지라 피스도 동행한 채였다. 이래저래 눈에 띄는 조합이기에 룸이 따로 있으며 상급 헌터들이 자주 찾는다는 식당으로 향했다.
從獵人協會回來的柳賢,和禮琳一起出去吃晚餐。因為是從海燕公會直接出發,所以 Peace 也一同前往。這樣一來組合相當引人注目,他們便前往一家有獨立包廂且常有高級獵人光顧的餐廳。
서로 내 옆자리를 차지하겠노라고 소리 없는 신경전을 펼쳐 대서 맞은편에 둘이 나란히 앉혀 주었다. 내 옆은 피스가 대신 자리했다. 테이블에 턱을 얹은 피스가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었다.
彼此無聲地展開爭奪我身旁座位的神經戰,最後讓兩人並排坐在我對面。我的旁邊則由 Peace 代替坐著。Peace 把下巴靠在桌上,輕輕地搖著尾巴。
예림이가 축하에는 역시 술이라며 샴페인을 시키더니 마시진 않고 손날로 병목을 자른 뒤 분수처럼 치솟게 만들었다. 치솟은 샴페인이 죄다 유현이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도중에 깨끗이 증발했다.
藝琳說慶祝當然要喝酒,點了香檳,但沒喝,反而用手刀斬斷瓶頸,讓香檳像噴泉般噴射而出。噴射的香檳全都朝著柳賢飛去,但途中乾脆利落地蒸發了。
“던전 밖에서 스킬 막 쓰면 안 돼.”
「在地城外不可以隨便使用技能。」
“네.” 「是的。」
“응.” 「嗯。」
대답은 잘하지. 예림이는 이것저것 잔뜩 시켜 잘 먹는 반면에 동생 녀석은 까다롭게 굴었다. 내 독 저항 높으니 걱정 말고 먹으라며 음식을 건네다가 문득 물었다.
回答得很好。예림點了很多東西,吃得津津有味,而弟弟卻很挑剔。我一邊說著「我的毒抗很高,別擔心,儘管吃吧」,一邊遞上食物,忽然問道。
“너희들, 혹시 좋아하는 사람 같은 거 없냐. 요즘엔 연애도 빨리 시작한다던데.”
「你們,有沒有什麼喜歡的人啊?聽說現在談戀愛都很快開始了呢。」
“우와, 아저씨 아저씨 같은 질문~ 없어요, 그런 거. 내 또래나 연하는 다 애들이잖아요. 그렇다고 나이 많은 건 또 싫고요.”
「哇,叔叔叔叔,這種問題沒有啦,那種的。我這年紀或比我小的都是小孩子嘛。也不喜歡年紀太大的人。」
너도 애다만. 你也只是個孩子而已。
“나도 없어.” 「我也沒有。」
“지금 말고 예전에는? 한 번도 없었어?”
「不是現在,是以前呢?一次都沒有過嗎?」
“없었어.” 「沒有。」
동생의 무심한 대답에 가슴이 아파 왔다. 진짜 없냐. 예림이도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弟弟冷淡的回答讓我心痛不已。真的沒有嗎。예림的表情也有些驚訝。
“얼굴은 멀쩡하니까 인기 많았을 텐데 의외네요. 물론 저도 고백은 여러 번 받아 봤어요.”
「臉蛋還算不錯,應該很受歡迎吧,真意外呢。當然,我也被告白過好幾次。」
다 찼지만, 하고 까르르 웃는다.
雖然已經滿了,但還是咯咯地笑了起來。
“우리 게임장 가요. 요 근처에 괜찮은 데 있어요!”
「我們去遊戲廳吧。這附近有一家不錯的地方!」
저녁을 먹은 뒤 아직 이른 시간이니까 놀다 가자며 예림이가 말했다. 각성자들이 놀다가 시설 좀 부숴먹어도 보상만 해 주면 괜찮다는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외의 다른 헌터들도 보였다. 하나 유현이와 마주치자마자 다들 슬금슬금 자리를 피해 버렸다.
吃過晚飯後,因為時間還早,예림說:「來玩一會兒吧。」這裡是覺醒者們玩耍時即使弄壞設施,只要賠償就沒關係的地方。或許也是因為這樣,除了我們之外,還有其他獵人出現。但一碰到유현,大家就都悄悄地避開了。
한쪽에 자리 잡은 사격장으로 간 예림이가 후식 내기용으로 종종 해 봤다며 능숙하게 총을 들어 올렸다. 총기류와는 거리가 멀 거 같았던 유현이도 자세가 제대로 잡혔다. 나는 이중 유일한 군필이었지만.
坐在一旁的射擊場,예림說她偶爾會拿來當作甜點賭注,熟練地舉起了槍。看起來與槍械毫不相干的유현也擺出了正確的姿勢。而我,是這三人中唯一有服過兵役的。
‘S급들을 어떻게 이기겠냐.’ 「怎麼可能打贏 S 級們。」
녀석들, 바늘귀도 맞추겠다. 표적의 정중앙을 맞추는 건 기본인지라 누가 더 정확하게 가운데를 쏘았냐를 따지기 위해 자까지 등장했다.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예림이를 축하하기 위해 나온 만큼 예림이의 편을 들어 주었다.
那些傢伙,連針孔都要對準。射中目標正中央是基本功,為了分出誰射得更精準,甚至拿出了尺來比劃。差距幾乎沒有,但既然是為了慶祝禮林,大家都站在禮林這邊。
“한유현 많이 무뎌졌네~ 아저씨랑 펑펑 노느라… 아 씨 부러워!”
「韓有賢變得好遲鈍啊~跟大叔玩得超開心的嘛…啊,真羨慕!」
으스대던 예림이가 바락 화를 내다가 그걸 같잖게 바라보던 유현이와 눈이 마주치고는 싸우자며 덤벼들었다. 정 싸우고 싶으면 게임으로 승부 내라고 말렸더니 승패는 못 내고 애꿎은 기계만 세 대나 부숴먹어 버려 성현제 카드로 지불했다.
愛逞強的藝琳氣得大發雷霆,正當她怒目而視時,與同樣輕視她的有賢四目相交,便吵著要打架衝了上去。我勸他們要真想打架就用遊戲決勝負,結果不分勝負,反倒把三台無辜的機器給弄壞了,只好用成賢濟的卡來支付賠償。
그것으로도 모자라 인형 뽑기 하다가 또 한 번 기계를 고장 냈다.
還不夠,抓娃娃機又被弄壞了一次。
“현아 언니도 인형 뽑기는 잘 못 해서 기계 종종 망가뜨려요.”
「炫雅姊姊也不太會夾娃娃機,常常弄壞機器。」
부러진 레버를 손에 든 채 예림이가 변명처럼 말했다. 반면에 강소영은 솜씨가 좋다고 했다. 그 옆에서 유현이가 파란색 곰인지 고양인지 모를 인형을 단번에 뽑아 예림이에게 던져 주었다.
手裡拿著折斷的拉桿,예림像是在找藉口般地說著。另一方面,강소영則稱讚她手藝不錯。在旁邊,유현一把就抽中了藍色的熊娃娃,不知道是熊還是貓,然後丟給了예림。
“형은 가지고 싶은 거 없어?”
「哥,你沒有想要的東西嗎?」
“나는 딱히… 저거 삐약이 좀 닮았네.”
「我倒是覺得……那個有點像小黃雞呢。」
“그 옆에 토끼도 뽑아 줘요.”
「旁邊的兔子也幫我抓一隻。」
역시나 한 번 만에 인형이 출구로 떨어졌다. 처음 해 본다더니 정말 잘하네. 아무래도 내 동생은 못하는 게 없나 보다.
果然娃娃一次就掉出口了。說是第一次玩,真的玩得很厲害。看來我弟弟真的是無所不能啊。
밤이 늦을 때까지 이것저것 하며 놀다가 두 사람은 나를 집에 데려다준 뒤 해연 길드로 돌아갔다. 피스와 함께 집에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삐약이의 소리가 들려왔다. 종종종 다가와서는 내 품에 안긴 피스를 올려다보며 삐약거린다.
玩到深夜,兩人送我回家後便回到了海淵公會。和 Peace 一起進門,彷彿早已等候多時,便聽見了 Piyak 的叫聲。牠蹦蹦跳跳地走來,仰望著被我抱在懷裡的 Peace,發出啾啾聲。
“오랜만에 보지? 피스야, 삐약이가 너 많이 보고 싶었나 보다.”
「好久不見了吧?Peace,啾啾好像很想你呢。」
피스를 바닥에 내려 주자 파닥거리는 새끼 새를 바라보더니 앞발을 들어 삐약이의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
當牠把鴿子放在地上,望著掙扎的小鳥,便舉起前爪輕輕敲了敲啾啾的頭。
- 삐약! - 啾!
“벨라레라고 새로 온 마수도 있어.”
「還有一隻新來的魔獸叫做貝拉雷。」
우리가 있는 거실 쪽으로 향하며 말했다. 우리 속에 있던 벨라레가 나를 보고 머리를 치켜들며 쉬익거렸다.
朝著我們所在的客廳方向走去,說道。藏在我們體內的貝拉雷看著我,抬起頭發出嘶嘶聲。
“얌전히 잘 있었어? 벨라레, 이쪽은 피스야. 싸우지 말고─”
「乖乖地待著嗎?貝拉雷,這邊是皮斯。別打架──」
- 크르릉. - 嗚嚕嚕。
보석뱀을 본 피스가 나직이 으르렁거렸다. 우리에서 막 나오던 벨라레가 그 소리를 듣고는 빳빳이 굳었다. 그리곤 스스슥.
看到寶石蟒的皮斯低聲咆哮著。剛從籠子裡出來的貝拉蕾聽到那聲音,立刻僵住了。然後悄悄地。
- 삐약. - 啾啾。
- 쉿, 쉿. - 噓,噓。
삐약이 뒤로 몸을 숨겼다. 아니 벨라레 네가 훨씬 더 강한데. 한 번 졌다고 삐약이를 자기보다 우위로 생각하는 건가? 하얀 털뭉치 뒤에서 머리만 배꼼 내민 벨라레를 피스가 눈을 가늘게 뜨며 노려보았다. 그러자 삐약이가 무어라 삐약대며 날개를 파닥거렸다.
啾啾往後躲藏了起來。不對,貝拉蕾你才強多了。難道因為輸過一次,就把啾啾看成比自己弱嗎?皮斯眯起眼睛,怒視著只從白色毛球後面露出頭的貝拉蕾。這時啾啾嘰嘰喳喳地叫著,拍動著翅膀。
- 삐약삐약! - 啾啾啾!
- 크흥. — 哼。
못마땅한 듯 머리를 한차례 흔든 피스가 벨라레를 향해 재차 이를 드러내 보인 뒤 내게로 다가왔다. 보석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투지만 공격할 의사는 없어보였다.
不悅地搖了搖頭的 Peace,再次向 Bellare 露出牙齒後,走向了我。牠似乎不喜歡寶石蛇,但並沒有攻擊的意圖。
“삐약아, 네가 잘 설명해 준 거야?”
「啾啾,是你說得清楚嗎?」
- 삐약! - 啾!
“기특하기도 하지. 피스도 착해.”
「真是讓人欣慰。Peace 也很乖。」
우리 애들은 똑똑한 데다가 착하기도 하고 귀여운 건 당연지사고 아무튼 잘났다. 흐뭇한 심정으로 피스와 삐약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我的孩子們不僅聰明,還很乖巧,可愛是理所當然的,總之就是很優秀。我懷著滿足的心情撫摸著 Peace 和 Ppyak。
* * *
다음 날, 더더욱 얼굴이 퀭해진 김민의가 말했다.
隔天,臉色更加憔悴的金敏基說道。
“밤새 고민해 봤는데요, 역시 잠적은 좀 그렇고 S급이냐 그대로 B급이냐 중에서 선택하기로 했어요.”
「我整晚都在思考,果然還是覺得消失不見不太好,就決定在成為 S 級還是維持 B 級之間做選擇。」
“둘 중에선 아직 못 고르셨나 봐요.”
「看來你還沒能從兩者中選出來呢。」
“더 생각해 봐야 답 안 나올 거 같아서 그냥 동전 던지려고요.”
「再想下去也想不出答案了,所以我打算直接擲硬幣決定。」
그걸로 결정해도 되는 거냐, 댁 인생. 김민의가 백 원짜리 동전을 손가락 위에 올렸다.
就這樣決定了嗎,你的人生。金敏義將一枚一百元硬幣放在手指上。
“앞면은 S급, 뒷면은 B급!”
「正面是 S 級,背面是 B 級!」
힘찬 외침과 함께 동전이 핑그르르 공중을 맴돈다. 그리고 툭, 바닥에 떨어졌다. 이순신 장군님께서 대책 없는 중생을 가엽게 바라보셨다.
隨著一聲響亮的呼喊,硬幣在空中轉啊轉。然後啪地一聲,落在地上。李舜臣將軍憐憫地望著這無計可施的眾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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