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화 특등급 미끼 (2)
第 119 話 特等級誘餌(2)
시청률 팍팍 오르겠네. 收視率肯定會飆升。
세계 유일의 마수 사육사 인터뷰 중 해연 길드장이 나타나 보기 드문 모습을 보여 주더니 난데없는 체포 선언이 떨어졌다. 그것도 무려 생방송이다.
在世界唯一的魔獸飼育師訪談中,海淵公會長突然現身,展現罕見的模樣,接著竟然突然宣布逮捕令。還是直播中。
나도 티브이 앞에서 이 광경을 볼 수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내 일이라 팝콘을 튀길 수가 없다.
要是我也能坐在電視機前看到這一幕該有多好。可惜這是我的事,沒法邊看邊吃爆米花。
아이고 내 인생. 속으로 한탄하며 공포 저항 스킬을 껐다. 동시에 나를 향한 송태원의 시선이 무겁게 느껴졌다.
唉,我的人生啊。我在心裡嘆息,關掉了恐懼抗性技能。與此同時,感受到宋泰元投來沉重的目光。
“가, 갑자기 체포라니요……?” 「突、突然要逮捕我……?」
잔뜩 당황해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릎 위에서 뛰어내린 피스가 끼웅 하고 작게 울었다. 상황을 이해 못 한 블루가 머리를 갸웃했다.
他慌張地從座位上站起來。從膝蓋上跳下的 Peace 發出輕微的嗚咽聲。還不明白狀況的 Blue 歪著頭。
“저기, 저는…….” 「那個,我是……」
송태원이 인벤토리 봉인 기능이 달린 수갑을 꺼내 들었다. 오랜만이네. 회귀 후에는 처음이고. 이제는 저런 거랑 거리 먼 삶을 살 줄 알았는데 첫 경험이 생방송이라니, 내 인생.
宋泰元拿出帶有物品欄封印功能的手銬。好久不見了。這是回歸後的第一次。我原以為自己會過著遠離這種東西的生活,沒想到第一次竟然是在直播中,真是我的人生。
“이게 무슨 짓입니까.” 「這是什麼行為。」
유현이가 내 앞을 가로막아 서며 싸늘하게 말했다. 실감 나는 연기다.
柳賢擋在我面前,冷冷地說道。演技真是逼真。
“듣지 못하셨다면 다시 한 번—”
「如果沒聽清楚,我再說一遍——」
“터무니없는 헛소리 똑똑히 잘 들었습니다. 각성한 지 채 두 달도 되지 못한 스탯 F급 헌터에게 참으로 대단한 누명을 뒤집어씌우는군요.”
「荒謬的胡說八道我聽得一清二楚。竟然給一個覺醒不到兩個月的 F 級獵人扣上如此重大的罪名。」
“무죄가 확실하다면 곧장 돌려보내 드리겠습니다. 비키시지요.”
「如果無罪確定,我會立刻放你回去。請讓開。」
둘의 기 싸움이 슬금슬금 강해져 가자 몸이 조금 떨렸다. 연기할 필요 없어서 좋네.
兩人的氣勢逐漸加強,身體微微顫抖。真好,不用演戲。
“유현아, 진정해. 내가, 뭔가 잘못한 걸지도 모르니까.”
「柳賢啊,冷靜點。我可能也做錯了什麼。」
“형!” 「哥!」
“잘은 모르겠지만 나 때문에 이러지 마. 넌 길드장이잖아.”
「雖然不太清楚,但別因為我這樣。你可是公會會長啊。」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나섰다. 카메라 촬영 잘 하고 있냐. 쪽팔려서라도 두 번은 못 할 짓이니까 이번 기회에 이미지 확실히 박아 놓아야지. S급 헌터라도 이렇게나 평범하게 인간적이랍니다.
帶著害怕的表情向前走去。攝影機拍得還好嗎?就算丟臉也不能做兩次的事,這次一定要好好留下形象。即使是 S 級獵人,也有這麼平凡的人性啊。
송태원에게 다가가는 나를 유현이가 붙잡았다. 이 정도면 된 거 같은데. 속으로 중얼거리며 돌아보았다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표정 연기가 좀 과하다.
柳賢拉住正走向宋泰元的我。我心裡嘀咕著,這樣應該差不多了。回頭一看,心一下子沉了下去。表情演得有點過頭了。
“야… 괜찮아. 금방 풀려날 거야.”
「喂……沒事的,很快就會放出來的。」
“그냥 안 가면 안 돼? 내가 어떻게든 해 볼게.”
「能不能不要去?我會想辦法的。」
아니, 유현아. 흔들리긴 해도 준법정신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기로 했잖냐.
不,柳賢啊。雖然會動搖,但我們說好要保持守法精神的。
“너한테 폐 끼치고 싶지 않아. …미안해.”
「我不想給你添麻煩……對不起。」
미안하단 소릴 내뱉는 내 시선이 발끝으로 떨어졌다. 공포 저항을 끈 탓인가 영 속이 거북하다. 동생의 손을 뿌리치는 내게 이번에는 피스가 다가왔다.
說出抱歉的話時,我的視線落到了腳尖。是不是因為關閉了恐懼抵抗,心裡感到不舒服。當我甩開弟弟的手時,這次是 Peace 走了過來。
- 끄우웅. - 嗡嗡。
미리 연습한 대로 애절한 소리를 낸다. 우리 피스, 똑똑하기도 하지. 무릎을 굽혀 피스를 쓰다듬어 주었다.
按照事先練習的方式發出哀切的聲音。我們的 Peace,真聰明呢。我彎下膝蓋,輕撫著 Peace。
“착하지, 피스야. 아빠 금방 올 테니까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乖乖的,Peace。爸爸很快就回來了,乖乖地等著喔。」
- 끼웅. - 嗚嗚。
“블루도 사고 치지 말고.”
「Blue 也別惹麻煩了。」
- 꺄우? - 嗷嗚?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몸짓이다. 피스와 대비되는 그림이 딱 좋았다. 그냥 잠깐 구속되는 것치곤 과장된 이별 장면이긴 했지만 앞으로의 일을 위해서는 신파 좀 뿌릴 필요가 있었다.
他做出一副完全不明所以的樣子。這與 Peace 形成了鮮明對比,畫面剛剛好。雖然這場離別戲份對於只是短暫被拘束來說有些誇張,但為了接下來的發展,還是需要灑點狗血。
피스를 다독여 주곤 다시 송태원을 향해 돌아섰다. 내민 손목에 수갑이 채워지기 무섭게 또 다른 등장인물들이 나타났다.
輕輕撫慰了 Peace 後,便再次轉身面向宋泰元。剛一戴上手銬,另一批角色便接連出現。
“유진아!” 「尤真啊!」
“유진 씨!” 「尤真先生!」
명우와 노아가 이게 웬 날벼락이냐는 표정으로 달려왔다. 저 둘까진 나설 필요 없다고 했지만 내가 잡혀가는 거 배웅은 해 줘야 한다고 고집을 피워 끼워 넣었다.
明宇和諾亞帶著一副「這是什麼晴天霹靂」的表情跑了過來。我說不需要他們倆出面,但他們堅持說至少要送我被帶走,硬是擠了進來。
“아니 네가 무슨 힘이 있다고 수갑까지 채워!”
「你有什麼權力還戴上手銬!」
“지하라 갑갑하실 텐데, 창문도 없고…….”
「地下室一定很悶吧,連窗戶都沒有……。」
구치소 유경험자인 노아가 여름이라 그런지 습기도 찬다며 걱정스런 얼굴을 했다. 그 말에 명우가 제습기도 없냐며 펄쩍 뛰었다. 시설이 좋은 편이지만 구치소니까 당연히 없지.
有過拘留所經驗的諾亞,可能是因為夏天,臉上帶著擔憂說裡面很潮濕。聽到這話,明宇跳了起來問:「難道沒有除濕機嗎?」設施算不錯,但畢竟是拘留所,當然沒有。
“내가 바로 면회 갈게.”
「我馬上就去探監。」
“저도 가겠습니다.” 「我也要去。」
“근데 진짜 수갑은 왜 채우냐. S급씩이나 와서는 너무한 거 아니냐고.”
「可是,真的要戴上手銬幹嘛?明明是 S 級,這樣也太過分了吧。」
명우가 송태원을 째려보며 말했다. 다들 연기를 참 잘하네. …연기 맞겠지?
明宇瞪著宋泰元說道:「大家演得真好……應該是在演吧?」
“괜찮을 거야. 걱정해 줘서 고마워. 노아 씨도 고마워요.”
「會沒事的,謝謝你的關心。諾亞先生,也謝謝你。」
“그만 가시죠.” 「我們該走了。」
송태원이 내 팔을 붙잡았다.
宋泰元抓住了我的手臂。
“형!” 「哥!」
- 끄앙! - 嗷嗚!
“유진아!” 「尤真啊!」
“유진 씨!” 「尤真先生!」
…그쯤들 해라. 누가 보면 죽으러 가는 줄 알겠다. 송태원에게 끌려가는 내 뒤로 줄줄이 또 따라붙는다. 카메라도 놓칠 수 없다는 듯 슬쩍 따라왔다. 주차장은 빌딩 쪽에 있기에 가는 길 내내 쳐다보는 사람도 제법 많아 쪽팔렸다. 겁먹은 표정 유지하기 힘들구나. 나도 겉옷이라도 뒤집어쓸걸.
…差不多就好了。誰看了還以為我是去送死的。宋泰元身後,還有一串人緊跟著。攝影機似乎也不想錯過,偷偷跟了過來。停車場在大樓那邊,路上有不少人盯著看,真讓人尷尬。要一直維持害怕的表情真難啊。我也該披件外套什麼的才對。
차는 다행히 경차가 아닌 특수 경찰차였다. 헌터용으로 좀 더 튼튼히 만든 차량이다. 그래 봐야 중급 전투 헌터만 되어도 쉽게 박살 내겠지만.
幸好車子不是輕型車,而是特種警車。這是為獵人特別加強製造的車輛。雖說如此,只要是中級戰鬥獵人,輕易就能把它撞爛。
안타까움에 겨운 시선들 속에서 차에 올라탔다. 생각대로 일이 잘 풀려야 할 텐데.
在充滿惋惜的目光中,我上了車。希望事情能如我所想般順利進展。
* * *
기이한 광경이었다. 這是一幅詭異的景象。
내리는 빗속에 서 있는 청년은 평범한 인간이었다. 젖은 진흙처럼 가볍게 내리누르기만 해도 쉬이 뭉개져 버리는 일반인.
站在傾盆大雨中的青年,是個普通人。像濕潤的泥土般,只要輕輕一壓便會輕易碎裂的凡人。
하지만 그 양옆에는 송태원으로서도 감당키 힘든 괴물이 버티고 서 있었다. 길들여진 개처럼 살가운 눈빛을 하고서.
但是在那兩旁,連宋泰元也難以應付的怪物正堅挺地站著。帶著像被馴服的狗般溫順的眼神。
처음에는 그것이 놀라웠다. 의심 또한 했었다. 저것들이 써먹기 좋은 스탯 F급에게 목줄을 채우고 애완동물이라도 대하듯 관대히 구는 것이 아닌가 하는.
一開始,那讓人感到驚訝。也曾懷疑過。難道他們不是對那些只適合用來打發時間的 F 級屬性套上項圈,然後像對待寵物般寬容對待嗎?
그러나 괴물들 사이의 일반인은, 무해해 보이는 그 청년이야말로 정상이 아니었다.
然而,在那些怪物之中,這個看似無害的年輕人才是不正常的。
한유진의 시선에는 분명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제 옆을 어슬렁거리는 괴물들을 귀여워하고 사랑스러워하며, 주제넘게 걱정까지 두 눈에 담았다.
韓有真眼中明顯帶著愛意。她喜愛著在身旁徘徊的怪物們,覺得牠們可愛又討喜,甚至不自量力地在眼中流露出擔憂。
아주 평범하게. 평범한 사람들을 대하듯.
非常平凡地。就像對待普通人一樣。
“…알겠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明白了。我會盡快發表。」
송태원은 전화를 끊으며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생방송의 여파는 컸다. 스탯 F급.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사람이 겁에 질린 채 S급 헌터 손에 잡혀가는 모습은 퍽 자극적이었을 터다. 심지어 가족에 동물에 친구까지 동원되었다.
宋泰元掛斷電話,短促地嘆了口氣。直播的影響很大。屬性 F 級。像普通人一樣的人驚慌失措地被 S 級獵人抓走的畫面,想必相當刺激。甚至連家人、動物和朋友都被動員了。
‘그나마 어린아이는 없었지만.’ 「幸好沒有小孩子。」
박예림까지 있었더라면 한층 더 거세게 여론이 흔들렸을 것이다. 지금도 항의가 쌓여 가고 있었다.
如果連朴藝琳也在場,輿論的動盪將會更加猛烈。即使現在,抗議聲浪也在不斷累積。
송태원은 턱 아래를 느릿하게 문지르듯 쓰다듬었다. 괴물들을 제 새끼처럼 끌어안고 만족해하는 인간. 그걸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아직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宋泰元緩緩地撫摸著下巴。這個把怪物當成自己孩子般擁抱,並感到滿足的人類。對於該如何對待他,仍然難以捉摸。
그는 재차 한숨을 흘리곤 걸음을 옮겼다.
他再次嘆了口氣,然後轉身離開。
* * *
‘상처 나면 안 되는데.’
「不能受傷才行。」
당연하게도 수갑이란 건 차고 있기 편한 물건이 아니었다. 헌터용이라서인지 무겁기도 무거웠다. 테이블에 얹은 손목을 괜히 이리저리 움직였다.
當然,手銬並不是戴起來舒服的東西。或許是為獵人設計的,戴起來特別沉重。他無奈地在桌上擺放的手腕上來回移動著。
협회의 썩은 뿌리를 드러내기 위해 깔끔하게 내가 미끼 노릇을 하겠다는 소리에, 동생 놈은 당연히 반대했다. 그걸 설득하느라고 계약서에 각서까지 몇 장을 써야 했다.
為了揭露協會腐敗的根源,我乾脆主動當誘餌,弟弟當然反對。為了說服他,我還得在合約上寫了好幾張備忘錄。
‘피가 날 정도의 상처를 입으면 이후로는 군말 없이 얌전히 자리보전하기로 했지.’
「受了會流血的傷後,以後就決定乖乖地待在原地不多嘴了。」
명우와 노아까지 끼어서는 한 장씩 챙겨 갔다. 처음에는 안전할 거야, 안 다칠게 정도로 시작한 것이 마지막에는 무슨 신체포기각서 수준으로 발전해 버렸다.
明宇和諾亞也加入了,大家各拿了一張。起初只是說「會安全的,不會受傷」這樣開始,最後卻發展成了某種放棄身體權利的協議書等級。
혹 부상을 입는다 해도 포션으로 슬쩍 치료해 버리면 그만이지만 피 볼 일 없는 게 최고긴 하지. 들통 났다간 눈앞에 들이밀어질 신체포기각서가 무려 세 장이다. 예림이가 있었다면 네 장이었겠지.
即使受了傷,用藥水稍微治療一下就好了,但最好還是不要出事。如果被發現的話,眼前就會被擺出三張放棄身體權利的協議書。如果有藝琳的話,應該會是四張吧。
끼익. 吱——。
묵직한 철제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송태원이 취조실로 들어섰다. 언제 봐도 딱딱한 얼굴을 하고 있다. S급답게 잘생겼으니 웃음기를 조금만 머금어도 훨씬 부드러워 보일 텐데. 업무상은 저 얼굴이 낫나.
隨著沉重的鐵門開啟聲,宋泰元走進了審訊室。不管何時看,他總是一副嚴肅的臉。身為 S 級,長得帥氣,只要稍微帶點笑容,應該會看起來柔和許多。不過,工作上還是這張臉比較合適吧。
“권총 가지고 다니시네요.” 「你隨身攜帶手槍啊。」
“비각성자 상대용입니다.” 「是用來對付未覺醒者的。」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냥 돌멩이 주워다 던져도 충분할 사람이 총기라니. 힘 조절 못 할 수준도 아니고.
簡短的回答傳來。明明只是隨便撿塊石頭丟出去就夠的人,竟然是槍械。也不是無法控制力量的程度。
“일단 전 무죄를 주장하겠습니다. 여기 녹음되고 있는 건 아니겠죠?”
「首先我主張無罪。這裡沒有在錄音吧?」
“녹음도 녹화도 없습니다. 검은 용은 리에트 헌터였습니까.”
「沒有錄音也沒有錄影。黑龍是 Riet Hunter 嗎?」
“지나가던 몬스터였습니다만.” 「只是路過的怪物而已。」
“한유현 헌터에 대한 일은 분명 잘못된 것이었으나 과하셨습니다.”
「關於韓有賢獵人的事,雖然確實有錯,但你做得太過分了。」
“운 나쁘게 무너진 걸 어쩌겠습니까. 다시 지어야지요.”
「運氣不好倒塌了怎麼辦呢?只能重新蓋起來了。」
“절반 정도는 세금입니다.” 「大約一半是稅金。」
순간 미안해져 버리고 말았다. 세금, 세금이구나. 하긴 그렇겠지.
瞬間感到有些抱歉。稅金啊,果然是稅金呢。
“…전 B급이라 세금 고스란히 냅니다. 앞으로 해외에서도 일 많이 들어올 거고, 많이 내겠죠. 해연에서 세금 처리 맡아 주겠다고 했는데 그냥 성실히 내려고요.”
「……我因為是 B 級,所以稅金全額繳納。以後海外的工作也會越來越多,稅也會繳得更多。海淵說會幫我處理稅務,但我還是打算誠實繳納。」
평생 넉넉히 먹고살 정도만 벌면 만족한다. 돈 많아 봤자 딱히 쓸데도 없고. 고액 성실 납세자가 될 테니 봐주시죠.
只要一輩子賺得夠用,能過得寬裕就心滿意足了。錢再多也沒什麼特別的用處。會成為高額誠實納稅人,請多多關照。
짧은 침묵이 흘렀다. 맞은편에 앉은 송태원이 속을 알기 힘든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短暫的沉默流逝。坐在對面的宋泰元帶著難以捉摸的表情開口了。
“아직 협조하겠다 결정한 것은 아닙니다. 이대로 한유진 씨를 돌려보낼 수도 있습니다.”
「我還沒決定是否要合作。也有可能就這樣讓韓有珍小姐回去。」
내가 미끼 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완벽에 가까운 보호를 벗어나야 했다. 그냥 나 혼자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바보짓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너무 함정이라고 외치는 꼴이었다. 머리가 있다면 수상쩍음을 눈치채겠지.
為了充當誘餌,我必須脫離近乎完美的保護。雖然我可以傻傻地一個人在街上閒逛,但那樣無異於在大聲喊著「這是陷阱」。只要有點腦子的人,肯定會察覺到可疑之處。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바로 구속이었다. 헌터용 구치소는 협회의 손길이 짙게 닿아 있다. 또한 송태원만 자리를 비우면 중하급 헌터들만 남게 된다.
所以選擇的方法就是拘禁。獵人用的拘留所深受協會的影響。此外,只要宋泰元一離開,剩下的就只有中下級獵人。
사람 하나 슬쩍 빼돌리기 어렵지 않은 환경이라는 소리다. 심지어 수감된 헌터들이 종종 탈출도 감행하니 내가 사라져도 핑계 대기 좋았다. 며칠 전 노아를 시켜 헌터들 기절시키고 게이트 관련 허위 신고 한 걸로 적당한 죄명도 만들 수 있었고.
這表示這裡的環境並不難偷偷帶走一個人。甚至被關押的獵人們時常嘗試逃脫,就算我消失了也很好找藉口。幾天前還讓諾亞去讓獵人們昏迷,並以虛假通報有關傳送門的罪名,順利編造了合適的罪名。
“이제 와서 그러시면 안 되죠.”
「現在才這麼說可不行啊。」
하지만 내가 수감되면 내 중요성 때문에라도 송태원이 보호하게 될 테니 그의 협조가 필요했다. 적당히 자리를 비워 줘야 납치되지.
但是如果我被關押,因為我的重要性,宋泰元也會保護我,所以需要他的配合。適當地離開一下位置,才不會被綁架。
“협회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는 것을 도와드리는 거 아닙니까.”
「不是在幫您切除協會腐敗的部分嗎。」
“해연 길드의 평판을 올리고 협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것까지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한유진 씨가 실종된다면 파장이 클 겁니다. 일부러 방송까지 탄 뒤이니 실종을 감출 생각은 전혀 없겠지요.”
「我不同意提升海燕公會的聲譽並煽動對協會的不信任。在現在這種情況下,如果韓有真小姐失蹤,影響將會很大。既然還特地上了節目,想要隱瞞失蹤的想法根本不存在吧。」
송태원이 차갑게 말했다. 뭐, 내가 덤 좀 뜯어내려 한 건 사실인데.
宋泰元冷冷地說道。嗯,說實話,我確實是想多撈點好處。
“제 한 몸 바치는 건데 그 정도 대가는 받아야지요. 애초에 협회가 깨끗했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잖습니까. 자업자득이에요.”
「我這是拿自己性命在換,理應得到那樣的報酬。協會當初要是乾乾淨淨的,也不會有這種事發生。活該。」
“해연 길드장의 이미지 개선은 방송으로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실종 건은 감춰 주십시오.”
「改善海淵公會長的形象,透過直播不就足夠了嗎?請把失蹤事件給隱瞞起來。」
“과하게 싸고도시네요, 송태원 씨. 협회가 헛짓거리 한 거 잘 알고 계시잖습니까. 각성센터만 해도 대책 없이 개장하려 들었고요. 그런데도 편들어 줄 마음이 듭니까? 명색이 공무원이면 협회보단 국민을 먼저 생각하시지요.”
「宋泰元先生,您真是太過分了。您明明很清楚協會做了多麼荒謬的事。就連覺醒中心都想不顧一切地開張。即便如此,您還願意偏袒他們嗎?身為公務員,您應該先為人民著想,而不是協會才對。」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지만 각성센터 건만으로도 협회는 충분한 쓰레기다. 애초에 전문성 없는 윗대가리부터가 문제였고.
雖然還沒發生,但光是覺醒中心的事情,協會就已經夠糟糕了。問題從一開始就出在那些沒有專業能力的上層頭目。
처음부터 이 꼴인 건 아니었다. 공식 아이템 거래소인 쇼핑몰을 만들고 헌터 등록 기반을 마련해 놓은 건 훌륭했다. 던전 낙찰 및 관리 시스템도 잘 짜 놓았지.
一開始並不是這副模樣。建立官方道具交易所的商城,並奠定獵人註冊的基礎,這點非常出色。地下城競標及管理系統也設計得很好。
그런데 자리 좀 잡히려니까 바로 실무자들을 밀어내더라. 지금 윗대가리들은 그 자리 차지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았다.
可是剛要站穩腳步,馬上就被實務人員給擠了出去。現在上頭那些人,坐在那位置還不到半年。
“국민입니까.” 「是國民嗎?」
송태원의 입꼬리가 미미하게 비틀어졌다.
宋泰元的嘴角微微扭曲了一下。
“협회가 힘을 잃으면 S급 헌터들이 가장 먼저 날뛰기 시작하겠지. 한유진 씨, 당신도 그걸 바라는 게 아닌가. 그놈들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착각한 채로.”
「協會一旦失去力量,S 級獵人們肯定會第一個開始橫行無忌。韓有真小姐,你不也是希望如此嗎?還自以為和那些傢伙處於同等地位。」
묵직하게 내리깔렸지만 날 선 목소리였다. 공포 저항이 가로막지 않았더라면 상당한 위압감을 느꼈을 것이다.
聲音沉重低沉,卻帶著銳利的尖銳感。如果不是恐懼的抵抗阻擋,恐怕會感受到相當強烈的威壓。
“절 한참 잘못 보셨군요.”
「您大大看錯我了。」
거추장스러운 협회가 없어진다면 애들 놀기 좋긴 하겠지만.
如果沒有那個麻煩的協會,孩子們玩起來確實會更自在。
“멀쩡한 상태의 협회라면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실무자가 위에 앉아 있는 협회 말입니다. 송태원 씨 같은.”
「如果是正常運作的協會,我覺得有也沒關係。那種有真正專業人士坐鎮的協會。像宋泰元先生那樣的。」
나를 향한 시선에 한층 더 냉기가 배어들었다. 은혜를 쓸까 말까. 아직은 괜찮을 거 같은데.
投向我的目光更加冰冷了。要不要施恩於他呢?現在看起來還可以。
“단순히 S급 헌터라는 이유만으로 말이지.”
「僅僅因為是 S 級獵人這個理由。」
“단순하진—” 「並不簡單——」
드르륵. 咯吱。
내가 앉아 있던 의자가 뒤로 밀려났다. 송태원의 손이 내 멱살을 붙잡고 끌어당긴 탓이었다. 탁자 위로 반쯤 끌어올려진 채로 눈을 깜박였다. 순식간이네.
我坐著的椅子被往後推開了。是宋泰元的手抓住我的衣領拉了過來。半吊在桌子上,我眨了眨眼。真是一瞬間。
“바라는 게 뭡니까.” 「你想要什麼?」
“세계평화?” 「世界和平?」
한 번만 더 헛소리하면 목을 조르기라도 할 듯한 눈빛이다.
那眼神彷彿再胡說一次就要掐脖子似的。
“원하는 건 많은데, 이룰 수가 없는 것들이라서요.”
「想要的東西很多,但都是無法實現的。」
“대체 얼마나 큰 욕심을 품고 있기에 당신 위치에서도 이룰 수 없다는 겁니까.”
「究竟懷抱著多大的慾望,才會連你這個位置都無法達成呢?」
“소소한 겁니다만.” 「只是些微不足道的願望而已。」
“말해 보시죠.” 「說說看吧。」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에 바라는 것은, 유현이가 평범하게 학교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친구도 사귀고 연애도 하고. 가끔 술이 과해서 귀가가 늦어지기도 하겠죠. 술주정하는 거 한 번도 못 봤는데.”
「雖然有很多願望,但最近最希望的是,柳賢能平凡地上學就好。交朋友、談戀愛。有時候喝酒喝過頭,回家晚了也沒關係。我從來沒看過他喝醉鬧事。」
왜 이렇게 퍼마셨냐, 하고 등짝 때려 줄 날은 영영 오지 않겠지.
為什麼喝得這麼兇,想要拍你背脊的那一天恐怕永遠不會來了吧。
시종일관 냉랭하던 송태원의 표정이 살짝 허물어졌다.
始終冷峻的宋泰元表情微微鬆動了。
“그건…….” 「那個……。」
“별거 아니죠, 정말. 근데 이걸 누가 들어주겠어요.”
「沒什麼大不了的,真的。不過這種事又有誰會理會呢。」
세상을 다시 뒤바꿔야 하니 신쯤은 되어야 할까. 난 진짜 바라는 거 별로 없었는데. 그냥 열심히 살다 보면 자연히 다 이루어질 것들 정도만 바랐는데.
既然要重新顛覆這個世界,或許得成為神明才行。我其實沒什麼特別的願望。只是希望努力生活,自然而然就能實現那些願望罷了。
혼란이 스민 얼굴을 향해 미소 지었다.
對著那張充滿困惑的臉龐露出了微笑。
“송태원 씨, 경차에 몸을 구겨 넣고 지하철을 타고 권총을 소지하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저도 바라는 건 예전 그대로거든요. 하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잖아요.”
「宋泰元先生,擠進小型車搭地鐵,攜帶手槍這件事,無論如何都不行。我也希望一切如往常一樣。但不行就是不行啊。」
멱살을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나는 자리에 다시 앉아 목깃을 매만졌다.
抓著衣領的手無力地垂了下來。我重新坐回座位,整理了一下衣領。
송태원이 각성 전의 과거에 얽매여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뭐랄까, 저를 고양이라 믿고 있던 호랑이 같다. 새끼 땐 넉넉히 몸을 옹그릴 수 있었던 종이상자에 한쪽 발만 넣은 채 멍하니 앉아 있는.
宋泰元確實被過去的覺醒前所束縛著。怎麼說呢,就像一隻把自己當成貓的老虎。像是幼崽時期還能寬裕地蜷縮身體的紙箱,卻只把一隻腳伸進去,呆呆地坐著。
‘그걸 어떻게 끌어내나.’ 「那要怎麼引出來呢。」
남 말할 처지도 아니라서. 몇 년을 끙끙 앓다 못해 새 삶 살겠다고 회귀한 지금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멍청이라서 말이다. 그래도 난 변화에 대충 맞춰 움직이고는 있지. 송태원도 회귀 한 번 해야 바뀌려나?
我也沒資格說別人。幾年來一直痛苦掙扎,最後決定回到過去重新開始新生活,卻還是放不下執念,真是個笨蛋。不過我還是勉強隨著變化而行動。宋泰元也得回到過去一次才會改變嗎?
“…협조는 해 드리겠습니다.” 「……我會配合的。」
“아, 그럼 밤에 데이트라도 다녀오세요. 전 그사이 납치당해 있을 테니까.”
「啊,那麼晚上去約會吧。我這段時間就被綁架好了。」
“또한 실종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한유진 씨의 중요성과 과거의 납치 건을 알고 있음에도 자리를 비운 것은 중대한 태만이자 실책입니다.”
「此外,失蹤事件我會負責。明知韓有真小姐的重要性及過去的綁架事件,卻擅自離席,這是嚴重的怠忽職守與失誤。」
…이 인간 진짜. …這個人真是的。
“그렇게나 욕먹고 싶으세요? 이미 많이 먹고 있을 듯한데.”
「你真的那麼想被罵嗎?看起來你已經被罵得夠多了吧。」
송태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서 무거운 책임을 지고 질타를 받으며 끌어내려질 미래를 꺼리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어쩌면 되레 달가운 것은 아닐까.
宋泰元沒有回答。但從他的表情中,完全看不出他害怕承擔沉重責任、被責罵甚至被拉下台的未來。或許,他反而對此感到欣然接受。
이 사람도 많이 비틀어져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這個人也扭曲得很嚴重啊。腦中閃過這樣的念頭。
* * *
판은 깔아 놓았지만 곧장 소식이 오리란 법은 없었다. 구치소 생활이 길어지면 어쩌나 걱정도 들었지만 다행히도 다음 날 밤, 기다리던 손님이 찾아왔다.
局勢已經鋪陳開來,但並不代表消息會立刻傳來。雖然擔心會不會在拘留所待得太久,但幸好隔天晚上,期待已久的客人終於來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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