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화 이끌리는 (5) 第 135 話 吸引(5)
우르르,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던 건물 외벽이 쏟아지듯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군데군데 자리 잡은 불길의 잔여 또한 타닥타닥 주위의 것들을 삼키고 있다. 피비린내에 살이 타는 냄새까지.
轟隆隆,原本岌岌可危的建築外牆傳來如倒塌般的聲響。零星散布的火焰殘餘也在噼啪作響,吞噬著周遭的一切。血腥味與燒焦肉體的氣味交織在空氣中。
전쟁터의 한복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제로 던전 브레이크는 전장이나 다름없긴 했다. 던전 쇼크가 한창일 때는 준전시 체제에 돌입하기도 했었고.
這裡簡直可以說是戰場的正中央。事實上,Dungeon Break 確實就像戰場一樣。Dungeon Shock 最激烈的時候,甚至曾進入準戰時體制。
다만 지금의 위험 대상은 몬스터가 아닌 헌터였지만.
不過現在的危險對象,已經不是怪物,而是獵人。
“한유진 씨는 사람입니다.” 「韓有真小姐是人類。」
송태원이 단호하게 말했다. 宋泰元斬釘截鐵地說道。
“당연히 사람이지. 설마 그걸 이제 안 건가? 그동안 한유진 군을 사람 취급도 안 해 왔다니, 너무하는군.”
「當然是人啊。難道你現在才知道嗎?這段時間居然連韓有真君都不當人看,真是太過分了。」
아니, 아이템 운운한 건 댁이잖아. 성현제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와의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살갗에 엉겨 붙는 한기 또한 짙어졌다. 에어컨 없어도 되겠어.
不,那是你先提到道具的吧。成賢帝慢慢地移動腳步。隨著與他的距離拉近,貼在皮膚上的寒意也越發濃厚。看來不需要開冷氣了。
무서워 죽겠다, 정도는 아니지만 등골이 서늘하고 손발의 끝이 저릿했다.
雖然不至於嚇得要死,但背脊發涼,手腳末端也感到麻木刺痛。
철벅, 구두 굽이 피 웅덩이를 밟았다. 이삼 미터쯤 떨어진 채 멈추어선 성현제가 송태원과 시선을 마주했다. 장갑 낀 손이 내밀어져 가볍게 까닥인다.
鐵咚,皮鞋鞋跟踩進了血泊。停在兩三公尺外的成賢帝與宋泰元對視著。戴著手套的手伸出,輕輕點了點頭。
“이리 주게.” 「給我這邊來。」
“건네야 할 이유 없습니다.”
「沒有理由交給你。」
“송 실장이 쥐고 있을 이유도 없지 않나.”
「宋主任也沒理由一直握著不放吧。」
“한유진 씨는 스탯 F급의 공격 스킬이 전무한 준일반인이니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 현 상황에서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韓有珍是屬於屬性 F 級,完全沒有攻擊技能的準一般人,在地城崩壞的現狀下,有保護她的義務。」
성현제가 나직이 웃었다. 웃는 게 꽤 살벌하다고 느낀 직후.
成賢帝輕聲笑了。笑容剛露出,卻讓人感覺相當凶狠。
“윽…….” 「唔......。」
이 정도면 뭐, 살 만하네 싶던 위압감이 이를 드러내며 전신을 짓눌러 왔다. 물속에 머리를 처박히기라도 한 듯 숨이 막혔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눈을 감았다. 아직 선생님 스킬 사용 중이라 송태원의 시선으로 성현제가 보이긴 했지만.
這種程度的威壓,讓人覺得還算能活下去,卻突然露出獠牙,壓迫全身。彷彿頭被按入水中般,呼吸困難。下意識地轉頭閉上眼睛。雖然老師技能還在使用中,透過宋泰元的視線還能看到成賢帝。
“…뭘 한 거지?” 「……到底做了什麼?」
성현제가 의아해하며 내게로 눈길을 내렸다. 송태원의 스킬 효과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는 걸까, 아니면 내 공포 저항 스킬의 존재를 짐작지 못한 걸까.
成賢濟疑惑地將目光投向我。不知道他是否不太清楚宋泰元技能的效果,還是根本沒察覺到我恐懼抗性技能的存在。
“S급 헌터 상대로는 당연한 반응입니다. 기세를 줄여 주시지요.”
「面對 S 級獵人,這是理所當然的反應。請降低氣勢吧。」
“한유진 군.” 「韓有真君。」
부름에 다시 성현제를 돌아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아주 온몸이 다 짜릿했다. 조금 뚱한 얼굴이 마음에 든다. 내가 불러 놓고 좀 미안하긴 한데요, 지금 타이밍은 역시 그쪽이 악당일 차례라.
聽到呼喚,我再次轉向成賢濟。目光交會的瞬間,全身都感到一陣酥麻。那稍顯冷淡的表情讓我很喜歡。雖然是我先叫他,有點抱歉,但現在這個時機,果然該輪到你當壞人了。
송태원은 나에 대한 자신의 태도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켜야 할 약자인지 처리해야 할 폭발물인지. 그보다 좀 더 복잡하게 얽히긴 했겠다만, 단순하게 정리하면 그렇다. 허니 결정 내리기 쉽게 저울에 힘 살짝 가해 줘야지.
宋泰元對自己對我的態度感到無所適從。不知道我是該守護的弱者,還是該處理的炸彈。雖然事情比這更複雜糾結,但簡單來說就是這樣。親愛的,決定的時候得稍微在天平上加點力,讓選擇更容易些。
“죄, 송하지만… 세성 길드장님.”
「罪,抱歉……세성公會長大人。」
목소리가 와들와들 떨렸다. 누가 봐도 절대 연기라 생각지 못할 것이다. 연기 아니지만. 진짜로 무섭긴 했으니.
聲音顫抖得厲害。誰看了都絕對不會以為是在演戲。雖然不是演戲。是真的很害怕。
“돌아가 주세요, 제발…….” 「請回去吧,拜託……。」
성현제가 입을 살짝 벌렸다. 그러곤 아무 말 없이 미소 짓는다. 더럽게 눈치 빠른 것도 짜증 나지만, 그래서 좋긴 하지. 전투 예지 같은 걸 달고 있을 만해요, 정말.
成賢帝微微張開嘴,隨即無言地露出微笑。雖然他那詭異的敏銳感讓人煩躁,但也正因如此才讓人喜歡。真不愧是擁有戰鬥預知能力的人啊,真的。
송태원의 시야에선 내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거라 마주 입꼬리를 올려 주었다. 이왕 여기까지 오신 거 어울려 주시죠. 그리고 그럴 마음이 드셨는지.
在宋泰元的視線裡,我的臉應該看不太清楚,於是我對他微微揚起嘴角。既然都來到這裡了,就陪我一下吧。看來他也有這樣的心情。
차르륵— 沙沙—
금색 사슬이 날아들었다. 정확히 내 목 쪽으로. 그 끝을 송태원의 손이 잡아챈다.
金色鎖鏈飛了過來。正中我的脖子方向。鎖鏈的末端被宋泰元的手抓住。
“무슨 짓입니까.” 「你在做什麼。」
“보면 모르나. 분실물 수거 중이지.”
「看不出來嗎?我正在撿失物呢。」
“돌아가 달라는 말, 못 들으셨습니까.”
「沒聽到我說讓你回去嗎?」
“귀담아들어야 할 필요가 없어서.”
「不需要特別去聽。」
내 의견 따위 깔끔히 무시하겠다는 소리에 사슬을 잡은 손에 힘이 주어졌다. 팽팽하게 당겨진 사슬에 빛이 튄다. 보통 사람이라면 감전사당하겠지만 송태원의 손에 어린 그림자가 기어드는 전류를 죄 삼켰다.
聽到這句要徹底無視我的意見,握著鎖鏈的手用力了起來。緊繃的鎖鏈反射出光芒。一般人早就被電死了,但在宋泰元的手中,那隱約爬行的電流被他吞噬了。
순간적으로 치솟는 긴장감에 또다시 몸이 떨렸다. 아, 집에 가고 싶어라. 원래는 이런 데 끼어 있을 군번이 아닌데.
瞬間湧上的緊張感讓身體再次顫抖。啊,好想回家啊。原本我可不是該待在這種地方的軍人。
“걸을 수 있겠습니까.” 「您能走路嗎?」
송태원이 내게 물었다. 걷는 건 좀 힘들고 기는 건 가능할지도.
宋泰元問我。走路有點困難,但爬行可能可以。
“그냥 여기, 두셔도 됩니다.”
「就放在這裡也可以。」
내버려 둬도 안 죽어요. 송태원이 눈썹을 조금 찌푸리며 나를 놓아주었다.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숨을 크게 몰아쉬는 나를 내려다보는 시선에 진솔한 걱정이 담겨 있었다. 병 주고 약 주는 수준의 업그레이드 형 같다.
放著不管也不會死。宋泰元微微皺眉,放開了我。我踉蹌著坐倒在地。抬頭看著我大口喘氣的目光中,帶著真誠的擔憂。感覺像是那種先害你再救你的升級型。
“이쯤에서 돌아가 주실 생각은 정말로 없으십니까.”
「您真的一點也不打算在這裡回頭嗎?」
“챙길 것만 챙기면 돌아갈 거라네.”
「只要把該帶的都帶齊,就會回去的。」
“한유진 씨는 이미 거부했습니다. 계속해서 손댈 생각이시라면 대응하겠습니다.”
「韓有真小姐已經拒絕了。如果您還打算繼續插手,我們將會採取對應措施。」
“그것도 나쁘지 않지. 우리 꽤 오랜만이지 않나.”
「那也不錯啊。我們好久不見了,不是嗎?」
저 인간, 즐거워 보여. 돌연 송태원에게 미안해졌다. 공포 저항이 양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나 등급 낮아지니 자꾸 따끔거리네. 그냥 이쯤 할까.
那個人,看起來很開心。突然對宋泰元感到抱歉。恐懼抵抗似乎也影響了良心,等級降低後總是讓人感到刺痛。就到這裡吧。
“송태원 씨, 제가 세성 길드장과 함께 가겠습니다. 애초에 부른 것도 저고요.”
「宋泰元先生,我會和世成公會會長一起去的。其實一開始叫我去的也是我。」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沒關係,沒事的。」
“그래도 괜히 싸우실 필요까지는…….”
「不過也沒必要特地吵架……」
“가만히 계십시오.” 「請保持安靜。」
가만히 있으라는 목소리에 내리누르는 듯한 무게가 실려 있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인간도 내 의견 따위 들을 생각 없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시발 같이 가겠다고 성현제랑은 사실 친한 사이야 외쳐도 기계처럼 안 됩니다만 반복하겠지.
那聲音裡帶著壓迫般的重量,彷彿在命令我安靜。聽到那句話的瞬間,我就確信這個人根本不打算聽我的意見。即使我大喊「我他媽的要一起去,我和聖賢帝其實是好朋友!」,他也會像機器一樣不理會,繼續重複他的話。
송태원이 손목 보호대 같은 것을 꺼내어 착용했다. 지금 쓰는 걸 보니 전기 저항 같은 템이 아닐까 싶었다. 냉기 저항 아이템도 새로 갖추었으려나.
宋泰元拿出類似護腕的東西戴上。看他現在戴著的樣子,覺得應該是電阻類的裝備。難道他也新準備了抗寒冷的道具?
“맨바닥에 앉혀 놓으려니 안타깝군. 다음번에는 의자라도 준비해 오겠네.”
「讓你坐在光禿禿的地板上,真是可憐。下次我會準備把椅子帶來。」
다음번은 뭔 다음번이야. 그리고 사슬이 폭발했다.
下次是什麼下次啊。然後鎖鏈爆炸了。
고리 가닥가닥이 끊어지며 수십 개의 암수처럼 송태원을 향해 쏘아진다. 하나하나가 죄다 강력한 전류를 품고 있었다.
細細的環狀絲線斷裂,像數十條公母線般朝宋泰元射去。每一條都蘊含著強大的電流。
이미 코앞까지 다가온 몇을 그림자 드리운 팔을 휘둘러 막아 내며 송태원이 몸을 피한다. 이어 두더지 시체를 잡고 위로 던져 올렸다.
已經逼近眼前的幾個敵人被他揮舞著籠罩著陰影的手臂擋下,宋泰元迅速閃避身形。隨後,他抓起鼴鼠的屍體,向上拋去。
콰르릉! 轟隆隆!
그와 동시에, 내려친 번개가 시체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금속성 소리와 함께 흩어졌던 고리들이 다시 사슬을 이룬다. 흩날리는 재 사이로 성현제가 발을 미끄러뜨렸다. 두 사람의 발끝이 거의 맞닿을 듯 가까워지며 장갑 낀 손이 파직거리는 전류를 토해 냈다.
同時,劈下的閃電將屍體化為灰燼。伴隨著金屬撞擊聲,散落的鐵環重新連結成鎖鏈。在飛舞的灰燼中,成賢濟腳下一滑。兩人的腳尖幾乎相觸,戴著手套的手掌迸發出劈啪作響的電流。
눈앞에서 퍼져 나가는 빛에도 송태원은 깜박임 하나 없이 성현제의 팔목을 잡아 꺾으려 했다. 하지만 성현제가 뒤로 빠지는 것이 더 빨랐다. 동시에 뒤에서 치고 들어 온 사슬이 그렇잖아도 상처가 나 있는 어깨를 공격한다. 송태원이 몸을 뒤틀어 사슬을 피하자마자 구두 굽이 그의 가슴을 찍듯이 쳐 날렸다.
眼前散開的光芒中,宋泰元毫不眨眼地抓住成賢濟的手腕,試圖將其扭斷。但成賢濟後退的速度更快。與此同時,從背後襲來的鎖鏈攻擊著本已受傷的肩膀。宋泰元身體一扭躲開鎖鏈,隨即高跟鞋的鞋跟像刺向胸膛般狠狠踢出。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我有一個好奇的問題。」
성현제가 제 곁으로 날아온 사슬을 감아쥐며 여유롭게 말했다.
聖賢帝握住飛到我身邊的鎖鏈,悠閒地說道。
“도련님은 어떻게 여기 있을 수 있었던 거지? 송태원 실장에게 저 정도의 화상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은 국내에선 우리 도련님뿐일 텐데.”
「少爺怎麼會在這裡?能讓宋泰元主任留下那麼嚴重燒傷的人,國內大概只有我們少爺了吧。」
송태원이 포션을 사용하는 것을 막을 생각도 없이 지켜보며 그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宋泰元毫不阻止他使用藥水,只是靜靜地看著,微微歪了歪頭。
“던전에 들어가지 않은 거라기엔 형님만 두고 사라질 리 없고. 내가 모르는 사이 귀여운 재주라도 새로 생겼나.”
「說不是進了地城,哥哥也不可能就這樣丟下我消失。我不知道的時候,他是不是又學了什麼可愛的新本事。」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기에 입모양으로 신경 끄라고 해 주었다. 남의 동생에게 쓸데없는 관심이 많으시네.
然後他回頭看著我,用嘴型示意我別管這些。對別人的弟弟真是多管閒事呢。
다시 송태원이 움직였다. 무게를 실은 발구름에 바닥이 길게 갈라진다. 그것을 피해 뛰어오른 성현제를 향해 송태원이 무섭게 치달았다. 스탯 자체도 S급이건만 거기에 질량까지 더해지자 그야말로 번개 같은 속도다. 심지어 공중에 떠오른 채로는 비행 스킬류가 없고서야 피하기도 마땅찮은 상황.
宋泰元再次動了起來。隨著他用力踏地,地面裂開了一道長長的裂縫。宋泰元猛然衝向躍起躲避的成賢帝。即使本身就是 S 級的能力值,加上那龐大的質量,速度簡直如閃電般迅猛。更何況成賢帝此刻懸空而立,若沒有飛行技能,根本難以躲避。
철컹! 鐵鏘!
하지만 어느새 펼쳐진 사슬이 송태원의 공격을 가로막았다. 송태원의 손목을 휘감은 사슬의 반대쪽 끝이 무너진 콘크리트 덩어리를 묶어 당긴다. 기기긱, 대형 트럭만 한 콘크리트가 바닥에 끌렸다. 움직임이 막힌 그대로, 송태원이 땅을 박차고 몸을 뒤집는다. 그의 뒤축이 성현제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찍혔다.
但不知不覺間展開的鎖鏈擋住了宋泰元的攻擊。纏繞在宋泰元手腕上的鎖鏈另一端綁著一塊倒塌的混凝土塊並拉緊。嘎吱嘎吱,一塊如同大型卡車般的混凝土被拖在地上。動彈不得的宋泰元用力蹬地翻身。他的後跟狠狠地朝聖賢濟的頂顱砸下。
콰과광! 轟隆隆!
칼날 같은 발길질이 성현제의 옷깃을 스치며 바닥을 부순다. 한 끗 차이로 피한 성현제를 향해 이번에는 사슬에 휘둘린 콘크리트 덩어리가 덮쳐들었다. 금빛 어린 눈이 가늘게 웃었다.
如刀刃般的腳踢擦過成賢帝的衣襟,擊碎了地面。成賢帝險險閃過,這次迎面而來的是被鐵鍊甩動的混凝土塊。金色的眼睛微微眯起,露出一抹笑意。
우르릉, 터져 나온 빛에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콘크리트 조각들. 그 사이로 검은 궤적이 사슬을 끊고 여유만만한 남자를 향해 휘둘러진다. 주먹과 손바닥이 맞부딪쳤다. 무게가 실린 물리력은 성현제가 한 수 아래였기에 그는 몰아치는 힘에 저항치 않고 뒤로 밀려나듯 물러났다. 동시에 어느새 꺼낸 나이프를 내던졌다. 송태원의 손등이 나이프의 칼등을 흘리고, 부드럽게 돌리며 손잡이 끝을 강하게 쳐 제 주인에게 되돌려 주었다.
轟隆,爆發出的光芒中,混凝土碎片如沙粒般四散飛揚。黑色的軌跡穿過碎片,斬斷鎖鏈,朝那位從容不迫的男子揮去。拳頭與手掌相撞。由於力量較重,成賢濟稍遜一籌,他沒有抵抗那股猛力,反而像被推著般向後退去。就在同時,他已悄然掏出匕首並投擲出去。宋泰元的手背滑過匕首的刀背,輕巧地轉動,猛力敲擊刀柄末端,將匕首回傳給了主人。
콰과과, 기세가 완전히 달라진 나이프가 성현제의 어깨를 스치며 가로등을 두 동강 냈다.
轟轟轟,氣勢完全不同的刀刃掠過聖賢帝的肩膀,將路燈劈成兩截。
그 모든 게 순식간에 벌어진 공방이었다. 쾅쾅쾅, 번개가 연속으로 떨어지고 송태원이 사방을 태우는 빛을 피해 뒤로 뛰었다.
那一切都是瞬間發生的攻防戰。轟轟轟,閃電連續劈下,宋泰元躲避著四周燃燒的光芒往後跳。
‘근접전의 속도나 힘은 분명 송태원이 우세한데.’
「近身戰的速度和力量明明是宋泰元佔優。」
그럼에도 공격이 제대로 맞질 않는다. 아마도 전투 예지 스킬 때문일 터다. 물론 차이가 심하다면 미리 안다고 해도 피하기 힘들다. 지금 당신을 향해 이 총을 쏘겠소, 하고 경고 발사해 봤자 일반인이라면 별 대책 없다. 하나 두 사람의 속도 차이는 한 끗 먼저 감지하면 충분히 대응 가능한 정도인 모양이었다.
儘管如此,攻擊卻始終無法命中。大概是因為戰鬥預知技能的關係吧。當然,如果差距太大,即使事先知道也很難躲開。現在我正朝你開槍,警告你一下,對一般人來說也沒什麼對策。但兩人的速度差距似乎只要稍微提前察覺,就足以應對。
‘하여간 저 사기적인 인간 같으니라고.’
「真是個詐騙般的人啊。」
괜히 내가 다 얄밉다. 전투 예지만 아니면 한두 대 정도는 맞았을 텐데. 송태원에게 감각이라도 전해줄까 싶어 성현제에게 선생님 스킬을 걸었다. 그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느끼자마자 전신이 오싹하게 떨려왔지만 버틸 만은…….
莫名其妙地我全都討厭了起來。要不是戰鬥警告,說不定會挨上一兩拳。我想著或許能把感覺傳給宋泰元,於是對成賢濟施展了老師技能。剛一直接感受到他的存在,全身便不由自主地發冷顫抖,但還是能撐得住……。
“크읏…….” 「唔......」
눈앞이 까맣게 가라앉았다. 다시 비치는 시야에 흙과 돌이 굴러다닌다. 잠깐 정신 잃었구나. 성현제가 스킬을 거부했다. 가차 없네.
眼前一片漆黑。再次恢復視線時,土塊和石頭滾動著。剛剛失去了意識啊。成賢帝拒絕了技能。真是毫不留情。
“한유진 씨!” 「韓有珍小姐!」
“한유진 군이 그렇게까지 나오니, 장난은 이쯤 할까.”
「韓有真君既然這麼說了,玩笑就到此為止吧。」
성현제가 혀를 쯧 차며 말했다. 그런 그를 송태원이 사납게 노려보았다.
成賢帝咂舌道。對此,宋泰元兇狠地瞪了他一眼。
“무슨 짓을 한 겁니까.”
「你到底做了什麼事。」
“무슨 짓을 한 건 내가 아니라.”
「不是我做的事。」
쿠그그— 咯咯咯—
위가 아닌 지면 아래에서 수천 마리의 뱀과 같은 빛 가닥이 치솟았다. 그야말로 땅이 뒤집히고 전류의 칼날이 미친 듯이 날뛴다.
不是從上方,而是從地面下方,數千條如蛇般的光線竄升而起。簡直就像大地翻轉,電流的刀鋒瘋狂地肆虐。
“내 깜찍한 아이템이지.” 「是我可愛的小物呢。」
폭주에 가까운 벼락의 춤이 송태원을 토끼 몰 듯 쫓아간다. 언제는 퍼지면 약해지는 힘이라더니, 뭐 하는 미친 짓이야. 그래도 확실히 약화되긴 한 건지 몇 가닥 휘감기는 정도로는 별 타격 없어 보였다.
接近暴走的閃電之舞如同趕兔子般追逐著宋泰元。之前不是說力量一旦散開就會變弱嗎,這到底是在幹什麼瘋狂的事啊。不過確實有變弱的感覺,幾縷纏繞過去似乎沒有造成什麼傷害。
콰르릉! 轟隆隆!
건물 쪽으로 옮겨간 송태원이 벽을 부수었다. 그대로 쓸려 나간 건물 더미가 전류의 뱀 떼를 뒤덮는다. 콘크리트 사이로 삐죽삐죽 솟은 철근을 빛 가닥이 몇 번 휘감다가 잠잠해졌다.
移向建築物方向的宋泰元砸碎了牆壁。隨著建築物殘骸被捲走,電流如蛇群般覆蓋其上。光束纏繞著從混凝土中突出的鋼筋幾圈後,漸漸平息下來。
“그럼 이제 끝낼까.” 「那麼現在結束吧。」
다시 빛이 튀었다. 하지만 내리친 번개는 송태원이 아닌 그의 뒤쪽으로 떨어졌다. 나도, 송태원도 뭔가 싶은 그때.
光芒再次閃爍。但劈下的閃電並非擊中宋泰元,而是落在他身後。就在我和宋泰元都感到疑惑的那一刻。
콰득, 콱! 喀嚓,砰!
피가 튀었다. 철근과 쇠붙이로 된 각종 파편들. 그것들이 강력한 힘을 품은 화살처럼 송태원을 향해 쏘아진 것이었다.
鮮血飛濺。鋼筋與各種金屬碎片。那些如同蘊含強大力量的箭矢般,朝宋泰元射去。
한두 개도 아니다. 주위에 무너진 건물이 몇 개나 되고, 바로 곁의 건물의 층수도 꽤 높았다. 당연히 쇠붙이의 수도 엄청났다. 그야말로 피할 길 없는 빗발이었다. 그나마 송태원쯤 되기에 대부분을 쳐냈지 웬만해선 고슴도치가 되었을 것이다.
不只一兩個。周圍倒塌的建築物有好幾棟,旁邊的建築物樓層也相當高。當然,金屬碎片的數量也非常驚人。簡直是無法躲避的鋪天蓋地而來。幸好是宋泰元這種程度,才大多數都擋了下來,不然大概早就變成刺蝟了。
“…어떻게 한 겁니까.” 「……你是怎麼做到的?」
어깨와 옆구리, 한쪽 다리에 철근이 박힌 채로 송태원이 물었다. 그의 바로 뒤쪽에서 금색 사슬이 스르륵 기어 나온다.
肩膀、側腰和一條腿都插滿鋼筋的宋泰元開口問道。他的正後方,金色鎖鏈悄悄地爬了出來。
“간단해. 자기력이지. 사슬이 쇠붙이를 끌어당기게 만든 거라네.”
「很簡單。是磁力。是鏈條讓鐵塊被吸引過來的。」
그, 조금 전 전방위로 전류를 흩뿌린 게 그걸 위한 거였나? 번개가 송태원을 빗겨나간 게 아니라 그쪽에 보내 놓은 사슬을 내려친 거였고?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할 수 있었냐.
那個,剛才全方位散布電流是為了那個嗎?閃電不是擦過宋泰元,而是擊中了送到那邊的鎖鏈?雖然不太清楚,但竟然也能做到那種事。
송태원이 이를 악물고 몸에 박힌 철근을 뽑아냈다. 전류도 품고 있었던 탓인지 상처가 타들어가 피는 얼마 흐르지 않았다. 그것을 성현제가 조금 시큰둥하게 쳐다보다가 몸을 돌렸다. 뒤에서 공격해 올 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 태도다.
宋泰元咬緊牙關,拔出了身上插著的鋼筋。或許因為帶有電流,傷口灼燒般疼痛,流血卻不多。成賢濟有些冷淡地看了他一眼,然後轉過身去。對於背後可能的攻擊,他根本不放在心上。
“그럼 한유진 군.” 「那麼,韓有真君。」
내게 다가온 성현제가 가슴의 상처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리곤 늘어져 있는 몸뚱이를 안아 든다.
走近我的聖賢帝瞥了一眼我胸口的傷口。然後抱起我那軟綿綿的身軀。
“약간의 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 말할 기운은 있나.”
「我想我們需要稍微談談,你還有力氣說話嗎?」
“다행히 혀는 움직이는 데 큰 힘이 들지 않더라고요.”
「幸好舌頭動起來並不費力。」
묵직한 위압감은 여전했지만, 지금은 버티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송태원은 자리에 선 채 움직이지 않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한숨을 삼키며 선생님 스킬을 거두었다.
沉重的壓迫感依舊存在,但現在已經不至於難以承受。宋泰元站在原地,一動不動地望著這邊。他在想什麼呢?我吞了口氣,收回了老師技能。
얼마 걸어가지 않아 길가에 서 있는 차 한 대가 보였다. 원래는 정말 잘 빠졌을 스포츠카인데, 파편에 두들겨 맞은 반고물이 되었다. 폐차하셔야겠네.
走沒多久,就看到路邊停著一輛車。原本是一輛造型非常帥氣的跑車,卻被碎片打得凹凹凸凸,成了廢鐵。看來得報廢了。
“…주차를 잘못 한 것 같군.”
「……好像停錯車了。」
성현제가 조금 허탈하게 중얼거리고 나는 조금 유쾌해졌다.
成賢帝有些無奈地喃喃自語,而我則感到有些愉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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