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화 이린 (2) 第 126 話 伊琳(2)
천장의 전등이 환한 빛을 발한다. 내 손으로 몇 번이나 갈아 끼운 기억이 있다. 거실은 그리 넓지 않았다. 소파와 티브이. 벽시계는 멈춰 있었다.
天花板上的燈發出明亮的光。我記得自己換過好幾次燈泡。客廳不算寬敞。沙發和電視。牆上的時鐘停了。
“…왜 하필 여기냐. 그보다 너, 정신계 스킬을 쓸 수 있는 거였어?”
「……為什麼偏偏是這裡。話說,你竟然會用精神系技能?」
아니면 정령의 계약 스킬 효과 중 하나일지도.
或者說,這也許是精靈契約技能效果之一。
[유현이가 좋아하는 곳!] 【是柳賢喜歡的地方!】
“유현이가?” 「有賢嗎?」
[응, 형이랑 같이 살던 집이에요. 그러니까 린이도 여기 좋아해.]
【嗯,是和哥哥一起住的房子。所以麟也很喜歡這裡。】
도마뱀이 꼬리잡기라도 하듯 빙글빙글 돌며 말했다. 유현이에 대해 말하는 목소리에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 녀석은 좋은 도마뱀이구나.
像蜥蜴在玩抓尾巴一樣轉來轉去地說著。從談論有賢的語氣中能感受到滿滿的愛意。這傢伙真是隻好蜥蜴啊。
[이 스킬은 형 거예요.]
【這個技能是哥哥的。】
빙글빙글 돌던 이린이 멈추어 나를 올려다보았다. 까만색 눈이 보석처럼 반질거린다.
旋轉著的伊琳停下來抬頭看著我。黑色的眼睛像寶石般閃閃發亮。
“내 거라고?” 「是我的嗎?」
[아직 제대로 못 쓰는 거 같아서, 린이가 도와주긴 했지만.]
【好像還不太會用,雖然琳幫了我一點忙。】
“난 이런 스킬 없는데.”
「我沒有這種技能啊。」
[있어요. 그런 힘.] [有的。那種力量。]
아니, 이건 내 거라기보단 도마뱀 주인 놈의… 문득 좀비가 디아르마의 후계자라고 나를 칭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땐 저주독룡종을 조합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不,這倒不如說是壁虎主人的……突然想起殭屍曾稱我為迪亞瑪的繼承者。當時以為是因為組合了詛咒毒龍種。
‘…디아르마의 다른 스킬도 쓸 수 있게 된 건가?’
「……難道也能使用迪亞瑪的其他技能了嗎?」
스킬 창에는 없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르겠고. 패륜아들에게 상담해 볼까.
技能欄裡沒有。但也不知道怎麼使用。要不要去問問那群不孝子。
고개를 들어 새삼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좋아하는 곳이라니, 기분이 묘해졌다. 나는 견디지 못하고 도망쳤었는데. 여기 있으면 눈이 닿는 곳마다 지난 일들이 너무도 선명히 떠올라서. 집안 구석구석은 물론이요 별 특징 없는 하얀 컵도, 텅 빈 책상도, 화장실 슬리퍼조차 보기 싫어서 거의 몸만 빠져나오다시피 이사했었다.
抬起頭,重新環顧四周。說是喜歡這個地方,心情變得微妙起來。我曾經忍不住逃離過這裡。因為只要待在這裡,眼睛所及之處,過去的種種都會清晰地浮現。家中每個角落當然不說,那些毫無特色的白色杯子、空蕩蕩的書桌,甚至連浴室的拖鞋都讓我看了不舒服,幾乎是拖著身體才搬離這裡。
그랬었는데 이제 와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可是現在回想起來,竟然覺得有些可惜。
“린아.” 「琳啊。」
[응?] 【嗯?】
“지금 유현이가 조금 이상한 거 같은데, 혹시 너와 관련 있어?”
「現在有點覺得柳賢有點奇怪,會不會跟你有關?」
[린이는 조금, 형은 많이요.]
【琳一點,哥哥很多。】
“뭐?” 「什麼?」
[형, 린이 안아 줘요.]
[哥,琳來抱抱你。]
원하는 대로 도마뱀을 안아 들었다. 딱 좋을 정도로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말랑거렸다. 겨울에 안고 있으면 정말 기분 좋을 거 같다.
如願以償地抱起了蜥蜴。牠溫暖柔軟,恰到好處地有彈性。冬天抱著牠,感覺一定非常舒服。
[정령은 순수한 힘이니까요. 린이를 받아들이면서 더 솔직해진 거예요. 속성 탓에 조오금 난폭해지기도 했고? 거슬리는 걸 치워 버리고 싶고 그럴 힘도 생겼으니 참지 않은 거예요.]
[因為精靈是純粹的力量。接受了琳兒之後變得更加坦率了。屬性的關係也變得有點暴躁?想要把討厭的東西清除掉,既然有了那個力量,就不再忍耐了。]
“…성현제가 그렇게나 싫었나.” 「……你那麼討厭聖賢帝嗎。」
[성현제도 유현이를 죽이려고 했을걸요! 형이 무척이나 유용하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유현이는 그걸 눈치챈 거예요.]
【聖賢帝大概也想殺掉柳賢吧!因為他一定覺得柳賢非常有用。柳賢就是察覺到了這一點。】
이린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말했다.
伊琳搖著尾巴輕輕地說道。
[유현이는 많이 누르고 있지만 둘의 본성은 비슷하니까. 공격 스킬 효과 두 배를 받아 보고 성현제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아차렸어요. 다른 사람을 다 죽이고 형을 빼앗으려 했을 거라는 걸요.]
[雖然柳賢壓制得很厲害,但兩人的本性相似。經歷了攻擊技能效果加倍後,我明白了聖賢帝在想什麼。他大概是想殺光其他人,搶走哥哥的位置吧。]
그랬더라면 성현제도 살아남진 못했겠지. 정확히는 내 손에 죽었을 것이다. 성현제가 진짜 그렇게까지 하려 했을까, 라는 물음에 이린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이나 공유해 줬지만 별문제 없었는데.
如果是那樣的話,聖賢帝也不可能活下來。確切地說,應該是死在我手裡。對於聖賢帝是否真的打算做到那種地步這個問題,伊琳大力點了點頭。雖然分享過兩次,但都沒什麼問題。
“유현이가 불안해한다니. 아깝긴 하지만 어떻게든 멀리 떨어뜨려 놔야 하나, 그 인간.”
「柳賢居然會感到不安。雖然可惜,但不管怎樣還是得把那個人遠遠地隔開才行。」
[아냐, 괜찮아요! 유현이도 진정하면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할걸요. 형이 쓸모 있으면 계속 보호해 줄 테니까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요. 형을 지켜 줄 사람이 많아야 유현이도 부담이 덜할 거예요.]
[不,沒關係的!柳賢你冷靜下來後也會覺得有個依靠比較好。哥哥如果有用的話會繼續保護你的。而且還有其他人也是。保護哥哥的人越多,柳賢你也會比較輕鬆些。]
“부담은 덜해진대도 나 뺏기는 기분 들어서 쓸쓸하다던데.”
「雖說壓力減輕了,但感覺像是被奪走了什麼,心裡還是覺得寂寞。」
[쓸쓸하지 않게 해 주면 되죠. 유현이가 제일 좋다고 해 주세요.]
[只要不要讓我感到寂寞就好。請說是有賢最棒。]
“당연히 내 동생이 최고지. 성현제 같은 거랑 비교가 되겠냐.”
「當然是我弟弟最棒了。怎麼能跟聖賢帝那種人相比呢。」
[많이 말해 줘요. 형이랑 한 번 틀어졌었잖아요. 또 그럴 수도 있으니까 불안해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거예요. 유현이는 아직 어리거든요!]
[多跟我說說吧。你不是跟哥哥吵過一次嗎?因為可能還會再吵,所以才會不安、無所適從。柳賢還年紀小呢!]
“넌 더 어려.” 「你更難纏。」
[린이는 태어날 때부터 많이 알고 있어요!]
【琳從出生起就知道很多事情喔!】
“그래도 어린 건 어린 거야.”
「不過還是小孩子就是小孩子。」
이린이 투정 부리듯 앞발로 내 팔을 툭툭 쳤다. 하는 짓이 제법 귀엽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간지럽다는 듯 웃는다.
伊琳像撒嬌似地用前爪輕輕拍了拍我的手臂。她的舉動相當可愛。當我撫摸她的頭時,她笑得像是覺得癢癢的。
“나름 표현 많이 해 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我還以為自己表達得夠多了,原來不是這樣。」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몇 번이나 말해 줬어요?]
[喜歡你、愛你,我說過多少次了?]
“음… 아니, 그걸 대놓고는 잘 말 안 하지.”
「嗯……不,那個通常不會直接說出來的。」
[왜요? 많이 해도 돼요! 가짜 아니잖아요. 진짜니까! 유현이가 좋아할 텐데도 하기 싫어요?]
[為什麼?多做一點也沒關係!又不是假的。因為是真的!雖然宥賢會喜歡,但你不想做嗎?]
“싫은 게 아니라, 그냥 좀 어색해서? 어릴 때도 아니고. 크면 잘 안 하거든.”
「不是不喜歡,只是有點尷尬?又不是小時候了。長大了就不太會做這種事了。」
이린이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탓하듯 노려봐 왔다. 아니 진짜 보통은 잘 안 하잖아. 특히 형제간에는. 부모자식 간이고 무척이나 화목한 가정이면 자주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유현이를 키우긴 했어도 일단은 형제다.
伊琳眯起眼睛,像是在責怪我似的瞪了過來。不,真的,一般人不會這樣做的。尤其是兄弟之間。如果是父母和子女之間,或者是非常和睦的家庭,或許會經常這麼說。但即使我養育了劉賢,畢竟我們還是兄弟。
[형.] [哥.]
“…노력해 볼게. 그걸로 괜찮아지는 건가?”
「……我會努力看看。這樣就會變好嗎?」
[아마도요!] [大概是吧! ]
아마도라니. 무책임한 말일세. 도마뱀의 말랑한 볼을 콕 잡아당겼다. 꼬리를 파닥대며 아프다고 엄살을 부린다.
「大概吧。」這是多麼不負責任的話啊。我捏了捏蜥蜴那柔軟的臉頰。牠甩著尾巴,裝出一副痛苦的樣子撒嬌。
[유현이는 형이랑 계속 함께 있었잖아요! 근데 갑자기 갈라졌고! 진짜 완전히 괜찮아지려면 예전처럼 돌아가야 할걸요!]
[柳賢一直都和哥哥在一起啊!可是突然就分開了!真的要完全恢復的話,應該要回到以前那樣才行吧!]
그 말에 내가 도망친 장소를 바라보았다. 나는 떠나갔는데. 동생은 나보다도 먼저 떠났었는데. 그런데도 사실은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었던 것일까.
聽到那話,我望向自己逃離的地方。我已經離開了。弟弟比我還早離開了。可事實上,他還是留在這裡嗎?
무심코 한숨이 새어 나왔다. 나와는 달리 잘난 놈이니까 그냥 잘 먹고 잘 살지. 나도 정말 미련하게 굴긴 했는데 유현이 놈도 만만찮은 거 같다. 등급은 달라도 피는 못 속인다는 건가. 이런 걸 닮을 필요는 없는데.
不經意間嘆了口氣。既然他是個優秀的人,那就好好吃飯好好生活吧。雖然我也真的很固執,但看來劉賢那傢伙也不簡單。等級雖然不同,但血緣是無法改變的嗎。這種東西可不需要學他。
“나야 동생 하나 보고 살았다지만 걔는 가진 것도 많으면서 왜 그러냐.”
「雖然我活著是為了弟弟一個人,但他明明擁有那麼多,為什麼還會這樣呢。」
[사랑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요, 형. 인간이 아니라 그 무엇이든요. 그런 기분 아예 처음부터 몰랐다면 괜찮았겠죠. 근데 알고 나면 포기 못 해요. 유현이를 사랑해 주는 사람은 형밖에 없고요!]
[沒有人討厭被愛,哥。不管是人還是其他什麼。如果從一開始就完全不知道那種感覺,那倒還好。但一旦知道了,就無法放棄。愛著有賢的人,只有你一個人而已!]
“걔 이제 스물이야. 앞으로 어떻게 될진 알 수 없어.”
「他現在二十歲了。未來會怎麼樣,誰也說不準。」
[안 돼요! 없어요!] [不行!沒有!]
“저주하냐.” 「詛咒嗎。」
없긴 왜 없어. 없으면 안 되지. 회귀까지 했는데 내가 키운 동생 놈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사는 건 봐야 한다. 이젠 당당하게 혼주석에 앉을 수 있다고. 그러고 보니 예림이도 내가 앉아야 하나. 헉, 잠깐만. 예림이는 신부 입장도 있잖아. 한 십 년쯤 후일 테니 마흔 넘으면 꽤 그럴듯… 아, 아니다. 그때도 삼십 대구나. 어떤 새끼가 데려갈진 모르겠지만 우리 애한테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죽일 테다.
怎麼會沒有呢。沒有可不行啊。都已經回歸了,總得看到我養大的弟弟結婚生子、過得好才行。現在我也能堂堂正正地坐在主婚席上了。說起來,예림也該讓我坐了吧。哎,等等。예림還有新娘入場呢。大概十年後吧,四十多歲的話應該挺合適的……啊,不對,那時候還是三十多歲。不知道會是什麼傢伙娶她,但要是對我孩子有半點不好,我一定會殺了他。
“애들 애기들 보고 싶다. 앞으로 이십 년은 더 살아야지.”
「好想孩子們啊。接下來還得多活二十年呢。」
[형?] [哥? ]
“그래서 진정되고 내가 잘 다독여 주면 앞으론 괜찮은 거냐? 네 힘 쓸 때마다 저러진 않겠지?”
「所以只要我冷靜下來,好好安撫你,以後就沒事了嗎?你每次用力的時候都不會那樣吧?」
[오늘 정도는 아닐걸요!] [應該不會像今天這樣吧!]
약간은 맛이 간다는 거구만.
有點神經錯亂的意思吧。
[아직 린이한테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요. 심하면 물이라도 끼얹으세요! 그럼 좀 진정될걸요!]
[還不太習慣林呢。嚴重的話,甚至潑點水吧!那樣應該會冷靜一點!]
예림아, 부탁한다. 예림아,拜託你了。
“너한테 정령의 계약이라는 스킬이 있던데, 정확히 어떤 스킬인지 알 수 있을까?”
「你有個叫做靈契約的技能,可以告訴我那到底是什麼技能嗎?」
[그냥 정령의 계약이요! 계약한 등급이 정령의 최대 등급이에요. 형, 형. 린이 등급 뭐예요?]
[只是精靈的契約而已!簽約的等級就是精靈的最高等級。哥,哥,琳的等級是什麼?]
까만 두 눈이 빛을 머금으며 반짝거렸다. 자기 스킬인데 확인 못 하는 건가.
漆黑的雙眼閃爍著光芒。是自己的技能,難道還看不出來嗎。
“L급.” 「L 級。」
[와, 린이 대단해! 린이 대단해!]
【哇,琳真厲害!琳真厲害!】
이린이 신이 나서 외쳤다. 덩달아 맞장구쳐 주며 진짜 대단하다고 칭찬해 주었다. L급까지 성장 가능하다니.
伊琳興奮地喊了出來。我也跟著附和,誠心誇讚她真了不起。竟然有可能成長到 L 級。
“우리 린이 앞으로 엄청 강해지겠네.”
「我們的琳以後會變得非常強大呢。」
[응! 린이가 제일 강해요!]
[嗯!琳是最強的!]
“유현이랑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계약 해지되거나 하진 않겠지?”
「和柳賢也要好好相處。應該不會解約什麼的吧?」
[한쪽이 소멸하기 전까진 해지 안 돼요!]
【在一方消失之前不能解除! 】
린아, 쑥쑥 자라다오. 얘만 다 커도 앞날에 대한 걱정이 싹 사라지겠는데.
琳雅,快快長大吧。只要這孩子長大了,對未來的擔憂就全都消失了。
“다 성장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要多久才能完全成長呢?」
[린이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천 년쯤이요!]
【琳因為剛出生不久,大概一千年吧!】
…정말 많이 느리구나. 좋다 말았다.
……真的慢得不得了。好不容易才說出口。
린이를 쓰다듬어 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갔다. 주방에는 식기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식탁의 의자는 두 개다. 벽에 걸린 달력은 3년 전의 것이다. 몇 장 넘겨 보았다. 내 생일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輕撫著琳兒,慢慢地移動腳步。廚房裡的餐具依舊整齊地擺放著。餐桌旁有兩張椅子。掛在牆上的月曆是三年前的。翻了幾頁,發現我的生日被圈了起來。
돌아서서 방으로 향했다. 회귀 전까지 더해져, 오랜 시간이 흐른 후다. 그런데도 눈을 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문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돌렸다. 방 안의 풍경도 예전 그대로였다. 다만 마지막으로 봤을 때완 다르게, 생활감이 있었다. 책상 위도 텅 비지 않았다. 교과서와 필기구가 보인다.
轉身朝房間走去。加上回歸之前,已經過了很長一段時間。即便如此,閉上眼睛似乎也能找到那裡。握住門把手,慢慢地轉動。房間裡的景象依舊如昔。只是與最後一次看到時不同,增添了生活氣息。書桌上也不再空蕩蕩的,可以看到教科書和文具。
“금방이라도 유현이가 뒤에서 부를 거 같네.”
「感覺隨時會有柳賢從後面叫我似的。」
형, 거기 서서 뭐 하냐고.
哥,你站那裡做什麼呢?
[유현이 밖에 있어요, 형.]
[有柳賢在外面,哥。]
“응. 가 봐야겠다.” 「嗯。該走了。」
좀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밖에서 무슨 난리가 벌어지고 있을지 모르니까. 예림이에게 부탁해서 동생 놈 물벼락 맞게 해야지.
還想多逛逛,但又不知道外面會發生什麼亂子。得拜託예림,讓弟弟淋個水仗才行。
“다음에 또 보자, 린아.”
「下次再見,琳雅。」
[린이 더 크면 밖에서도 말할 수 있어요!]
[琳長大一點就能在外面說話了!]
“그래, 그럼.” 「好,那就這麼決定。」
…어떻게 나가지. 분명 둘 다 나가고자 하면 해제되는 걸로 기억하는데, 안 된다.
…該怎麼出去呢。我記得只要兩個人都想出去就會解除,但現在不行。
[형?] [哥? ]
“잠깐만, 될 거 같기도 하고…….”
「等一下,好像可以......」
디아르마의 기억을 되살려 보자. 일단 상호 동의는 되었고, 아, 이거 그 자식 거랑은 좀 달라!
讓我們回想一下迪亞瑪的記憶。首先雙方已經達成共識,啊,這個跟那傢伙的有點不一樣!
“이린아, 네가 개입해서 변질된 거 같다…….”
「伊琳啊,好像是你介入後變質了……。」
[진짜요?] [真的嗎?]
“응.” 「嗯。」
별수 있나. 머리 맞대고 풀어 봐야지. 시스템으로 규격화되지 않은 스킬이라는 거 은근 위험하구나.
沒辦法。只能集思廣益來解決了。沒有被系統規格化的技能,還真是暗藏危機啊。
정신계 공간 스킬은 한참 만에야 해제할 수 있었다. 그래도 덕분에 스킬에 대한 공부는 제대로 했다. 연습 좀 하면 린이의 도움 없이도 사용 가능할 듯했다.
精神系空間技能終於過了好一陣子才解除。儘管如此,藉此好好學習了技能。多練習幾次,應該就能不用林的幫助也能使用了。
눈을 뜨자 천장이 보였다. 밖이 아닌 실내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지. 커튼 너머로 빛이 어슴푸레한 게 밤은 아니다. 침대 위인 듯하고, 양팔이 각각 붙잡혀 있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유현이가 보였다. 내 쪽으로 몸을 튼 채 깊이 잠든 듯 미동도 없이 숨소리만 약하게 들려왔다.
睜開眼睛,映入眼簾的是天花板。不是外面,而是在室內。不知道過了多久。透過窗簾隱約透進的光線,顯然不是夜晚。似乎躺在床上,雙手各自被抓住。轉頭向右,看見了柳賢。她轉向我這邊,彷彿熟睡得很沉,沒有一絲動靜,只能隱約聽見她輕微的呼吸聲。
일단 멀쩡한 거 같네.
看起來暫時沒事。
반대편에는 예림이가 자고 있었다. 한 손으론 내 손목을 붙든 채 이불을 반쯤 걷어차고 대자로 뻗어 있다.
對面是正在睡覺的예림。她一隻手緊握著我的手腕,半掀著被子,仰躺著伸展身體。
‘예림이도 멀쩡해 보이고.’ 「藝琳看起來也很正常。」
다행히 별일 없었나 보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 유현이가 잡고 있는 팔을 뺐다. 그 서슬에 감겨 있던 눈이 살짝 떠진다.
幸好似乎沒什麼大礙。我掙脫了柳賢握著的手臂,準備起身。那雙被寒氣籠罩的眼睛微微睜開了。
“…형?” 「…… 哥?」
“그래, 더 자라.” 「對,繼續長大吧。」
일어나지 말고. 가벼운 토닥임에 다시 잠에 빠져드는 게… 별일 있었던 모양이다. S급 헌터가 피곤해질 만한 일이 말이다. 홍콩은 무사한 거겠지.
別醒來。被輕輕拍了拍,又沉沉睡去……看來發生了什麼事。S 級獵人會感到疲憊的事,應該是有點嚴重。香港應該沒事吧。
“예림아, 손 놓고 자자.”
「藝琳,放開手,睡覺吧。」
“우으… 길드장 새끼, 덤벼…….”
「唔……公會會長那傢伙,來啊……」
예림이가 잠꼬대를 했다. 응, 그래. 둘이 붙었나 보구나. 무사해서 다행이다. 성현제는 살아 있나 몰라.
藝琳在夢囈。嗯,沒錯。看來兩人真的打起來了。還好他們平安無事。不知道聖賢帝還活著嗎。
둘이 깨지 않도록 조심해서 침대에서 내려왔다. 셋이 아니라 넷이 자도 될 만큼 커다란 침대를 돌아보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小心不讓兩人醒來,從床上輕輕下來。環顧這張不只三人,甚至四人都能睡的大床,不禁笑了出來。
‘둘 다 잘 자네.’
「你們兩個都睡得真好。」
아, 귀여워. 얌전히 잠들어 있으니 천사가 따로 없다. 그리고 침대 옆 바닥엔 천사의 모델로 딱 걸맞은 청년이 웅크리고 있었다.
啊,好可愛。安靜地睡著,簡直就是天使本尊。而在床邊的地板上,蜷縮著一位正好可以當作天使模型的青年。
노아 씨, 왜 바닥에서 자고 있어요. 자리 넉넉한데. 여기 다른 침실 없나?
諾亞先生,為什麼睡在地板上?這裡位置很寬敞啊。這裡沒有其他臥室嗎?
“노아 씨, 올라가서 주무세요.”
「諾亞先生,上去睡吧。」
내 부름에 노아가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피곤한 얼굴로 눈을 비비더니 내가 가리킨 빈자리를 보고 질겁한다.
聽到我的呼喚,諾亞揉著疲憊的臉,慢慢坐起身。他揉了揉眼睛,看到我指的空位後,嚇了一跳。
“아, 아뇨. 저 잠 깼어요.”
「啊,不,我醒了。」
“예림이는 모르겠지만 유현이는 잠버릇 얌전해요.”
「藝琳可能不知道,但柳賢的睡相很安靜。」
“괜찮습니다. 세수하러 갈게요.” 「沒關係,我去洗臉。」
노아는 두 사람에게 약간 질린 시선을 던지곤 자리를 떠나갔다. 애들이 어제 좀 많이 난리 쳤나 보다.
諾亞對兩人投以有些厭煩的目光,隨後離開了座位。看來孩子們昨天鬧得有點厲害。
바구니 속에 잠들어 있는 삐약이를 살펴본 뒤 조용히 침실 밖으로 나가자 너른 거실이 나타났다. 전면창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것이 아직 홍콩인 모양이었다. 다른 호텔인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티브이를 켰다. 긴장감 어린 리포터의 목소리와 함께 뉴스 화면이 나타났다.
檢查完籃子裡熟睡的啾啾後,悄悄走出臥室,映入眼簾的是寬敞的客廳。透過落地窗望去,依稀可見大海,顯然還是在香港。是另一家飯店嗎?旁邊還有通往二樓的樓梯。我環顧四周,然後打開了電視。隨著緊張的記者聲音,新聞畫面出現了。
“…와.” 「… 哇。」
저기 분명 육지였는데. 호텔이 있던 자리가 둥그렇게 사라지고 바닷물이 들어차 있었다. 군데군데 돌이 녹았다 굳은 흔적도 보였다. 지반이 십 미터 이상의 깊이로 무너지고 녹아내렸다는 리포터의 설명이 따끔따끔 귀를 찔렀다.
那裡明明是陸地。原本有飯店的地方圓圓地消失了,海水湧了進來。零零散散還能看到石頭融化後凝固的痕跡。記者解釋說地基坍塌並融化了超過十公尺深,這話刺痛了我的耳朵。
[2급 거대 바다괴수종 크라켄이 휩쓸고 간 흔적에 홍콩 전역은 경악에 빠져 있습니다. □□□호텔은 완전히 사라지고 현재 실종자—]
【二級巨型海怪種克拉肯肆虐過後,整個香港陷入震驚。□□□□飯店已完全消失,目前失蹤者—】
크라켄이 저 지랄 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구나. 그놈 덩치가 크고 파도를 부르는 스킬도 가지고 있지만 저 꼴은 못 만들어 놓지. 근데 진짜 뭔 짓을 했기에 땅이 사라졌냐. 호텔 부지를 포함해 해변까지 상당한 넓이인데도 죄다 부숴 놓다니.
克拉肯竟然鬧出那種事。那傢伙體型龐大,又有召喚波浪的技能,但也不至於弄成那副模樣吧。可是到底做了什麼,土地竟然消失了。包括飯店用地在內,連海灘都被毀得一片狼藉。
“일어났군.” 「你醒了。」
2층에서 성현제가 내려왔다. 그가 여기 있는 건 별로 놀랍지 않았지만.
聖賢帝從二樓走了下來。他在這裡並不讓人感到驚訝。
“…힐러는 어쩌고 그 꼴입니까.”
「……治療師到底是怎麼回事啊。」
드러난 목덜미에 상처의 흔적이 있다는 건 꽤 놀라웠다. 옷에 가려진 부위는 더 넓을 듯했다.
露出的後頸上有傷痕的痕跡,這讓人相當驚訝。被衣服遮蓋的部位似乎更廣。
“정령이라고 했던가. 도련님의 불길이 제법 사나웠던 덕분이지.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하는 힘이 깃들어 완전히 치유되는 데 며칠 걸릴 거라더군.”
「是說精靈吧。多虧少爺您的火焰相當猛烈。帶有減緩恢復速度的力量,所以完全痊癒大概要花好幾天時間。」
혈염과 비슷한 효과를 지닌 모양이었다. 그전에 다친 것도 신기하다.
看起來具有類似血炎的效果。之前受傷也很神奇。
“실레키아의 날개는 그새 어디 팔아먹기라도 했습니까?”
「實雷奇亞的翅膀難道已經被賣掉了嗎?」
S급 화염 저항이면 화상이 저렇게 크게 날 일은 없었을 텐데.
如果是 S 級的火焰抗性,燒傷不應該會這麼嚴重才對。
“꼬마 아가씨에게 잠시 빌려줬지.”
「暫時借給小小姐了。」
“…예?” 「……是嗎?」
“꼬마 아가씨가 도련님 손에 잘못되기라도 하면 내 아이템도 무사하지 못할 테니까 말이야. 아직은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거든.”
「小小姐如果被少爺你弄壞了,我的道具也保不住啊。還是希望它們現在不要壞掉。」
내 귀가 맛이 갔나, 지금 이게 무슨 헛소리야. 그러니까 눈앞의 이 인간이 예림이를 보호해 줬다 이 말인가? 자기가 다쳐 가면서? 미쳤다 미쳤다 했더니 진짜로 드디어 미쳤나 보다.
我耳朵是不是壞了,這到底是什麼胡說八道。也就是說,眼前這個人竟然保護了예림?還是自己受傷了才保護的?瘋了瘋了,我一直說他瘋了,果然他真的瘋了。
미소 띠고 있는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몸을 돌렸다. 나도 세수라도 하고 와야겠다.
呆呆地盯著帶著微笑的臉看了一會兒,然後轉身離開。我也該去洗把臉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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