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화 남매 싸움 (4)
第 176 話 兄妹之爭(4)
“송 실장님, 국회의사당 폭파시키고 싶어요.”
「宋主任,我想炸毀國會議事堂。」
[참으십시오.] 【請忍耐。】
“하긴 송 실장님도 참고 계신데 제가 나서긴 좀 그렇겠죠. 그래도 밀어버리고 싶어요.”
「說得也是,宋主任也在忍耐,我出面好像不太合適。不過我還是想推倒它。」
[심호흡을 하시고 근처에 피스가 있다면 쓰다듬으십시오.]
【請深呼吸,如果附近有 Peace 的話,請撫摸牠。】
청와대에선 안전을 가장 중요시하라고 그랬다던데, 시벌놈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상당수가 문제였다.
青瓦台說過安全是最重要的,該死的傢伙們。雖然不是全部,但相當多都是問題人物。
상급 각성자 대상 대련 이벤트는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잘 진행되어 가고 있었다. 일단 대회장 같은 것은 만들지 않았다. 어차피 던전 부산물, 그것도 최상급을 쏟아붓는 미친 돈지랄을 하지 않는 이상 다 부서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안정상 일반 관중을 입장시킬 수도 없으니 더더욱 불필요했다.
針對高級覺醒者的對練活動,儘管準備時間短,進展卻相當順利。首先沒有搭建什麼比賽場地。反正除非瘋狂地投入頂級地下城副產物,否則場地很快就會被毀壞。為了安全起見,也無法讓一般觀眾入場,更顯得不必要。
그래서 장소는 상급 헌터 훈련소 부근, 에블린의 사격으로 깔끔히 밀어 놓은 산 아래로 정해졌다. 방송국에서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고 불만을 표해 왔으나, 어차피 비각성자는 물론이요 중급 헌터조차도 방어계가 아닌 이상 접근이 금지되었다. 대결 중계는 드론이나 상급 헌터를 통한 것만 가능했다.
因此地點定在高級獵人訓練所附近,由艾芙琳的射擊清理乾淨的山腳下。雖然廣播公司抱怨設施太過簡陋,但無論是非覺醒者還是中級獵人,只要不是防禦系,都禁止接近。比賽轉播只能透過無人機或高級獵人進行。
그 밖의 규칙이나 점수제 등도 큰 문제 없이 빠르게 정해졌다. 내가 미래의 랭킹전 규칙을 알려 준 덕분이었다. 비록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고 고집스럽게 수정하긴 했지만, 토대가 튼튼하기에 완성까지 금방이었다.
其他規則和積分制也在沒有大問題的情況下迅速確定。多虧我告訴他們未來排名賽的規則。雖然他們沒有完全照搬,固執地做了修改,但基礎穩固,完成得很快。
‘준비도 잘되었고, 화제도 장난 아니고.’
「準備也很充分,話題也超熱烈。」
나는 그냥 토너먼트식으로 우승자 이하 4위까지 상 주고 말 생각이었는데 협회에서는 리그전을 원했다. 물론 하나하나 다 붙여 놓을 수는 없고 10개 그룹으로 나누어 승부를 정한 뒤 10위부터 순위를 결정짓는 방식이었다.
我本來只是打算用淘汰賽的方式,給冠軍到第四名頒獎就算了,但協會卻希望舉辦聯賽。當然不可能一一對決,所以分成十個小組決出勝負,然後從第十名開始決定排名。
다시 말해 국내 A급 전투계 헌터들의 랭킹을 매기겠다는 뜻이었다.
換句話說,就是要為國內 A 級戰鬥系獵人們排出名次。
그냥 싸움 구경도 재밌건만 강자들의 순위를 정한다, 라는 말에 흥분하지 않을 사람은 몇 없었다. 국내는 물론이요 해외까지 들끓었고 물밑에서 도박판이 여럿 세워졌다.
光是看戰鬥就很有趣了,說要決定強者的排名,沒有人會不興奮。國內當然如此,連海外也沸騰了,暗地裡還設立了好幾個賭盤。
- A급 헌터도 역시 세성이지 S급 하위던전팀 팀장 구하사 걔가 빼박 1위 아니냐
- A 級獵人果然還是三星級啊,S 級下位地下城隊隊長救何師,那傢伙絕對是第一名吧
- 해연 김성한 쫌만 늦게 S급 됐어도 우승 먹는 건데! S급 될 정도면 A급 중엔 당빠 최강이지
- 海妍金成漢如果晚一點成為 S 級,冠軍肯定是他的!能成為 S 級的話,在 A 級中絕對是最強的
└ 방어계를 어디다 대냐 ㅂㅅ아
└ 防禦系統拿哪裡去啊,笨蛋
└ ㅅㅂ 공격 안 먹히면 끝이지! 김성한 공격 스킬도 있다 그랬거든!
└ 去你的,不被攻擊命中就結束了!金成漢也有攻擊技能啊!
- 강소영 왜 던전 들어갔냐ㅠㅠㅠㅠ 우리 소영이 싸우는 거 보여 주세요ㅠㅠㅠㅠㅠㅠ
- 姜昭英為什麼進了地城ㅠㅠㅠㅠ 請讓我們看看昭英打架ㅠㅠㅠㅠㅠㅠ
- 부산의 수호신 해풍길드 황세문 파이팅!
- 釜山的守護神 海風公會 黃世文 加油!
어느 길드의 누가 강하니 하며 A급 헌터들에게도 관심이 쏟아져 내렸다. 그간 S급 헌터들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그들도 연이은 인터뷰 요청과 사람들의 응원에 들떠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某個公會裡誰比較強,A 級獵人們也因此受到關注。過去被 S 級獵人掩蓋,較少受到矚目的他們,因接連不斷的採訪邀請和人們的加油聲,顯得興奮不已。
그렇게 성황리에 이벤트, 제1회 한국 A급 헌터 랭킹전이 개최되나 싶었는데.
就這樣,第一屆韓國 A 級獵人排名賽似乎要熱烈舉辦了。
‘리에트가 튀어나와 버렸지.’ 「麗艾特突然衝出去了。」
강소영은 피곤해 죽으려고 하면서도 예선전이 끝났다는 사실에 아쉬워했다. 그리고 리에트는, ‘그럼 대회에서 페블이랑 싸우면 되겠다!’라고 즐겁게 외쳐 버렸다. 리에트가 아직 범죄자 신분인 탓에 던전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협회 관련자들 앞에서 말이다.
姜昭英雖然累得快要死了,卻對預賽結束這件事感到有些不捨。而麗艾特則開心地喊道:「那麼就在比賽中跟 Pebble 對決吧!」她是在還是犯罪者身分的情況下,在地城門口等待的協會相關人員面前說的。
S급 남매가 결투를 하기로 했다는 말은 빠르게 퍼져 나갔고 과도한 관심에 흥분 상태이던 몇몇 사람이 ‘대박이다!’를 외쳤다. S급과 A급은 그 위상이 사뭇 다르다. 회귀 전 랭킹전도 S급과 A급으로 나뉘어 있었건만, 둘의 차이는 월드컵과 국내 리그 수준이었다.
S 級兄妹決定決鬥的消息迅速傳開,幾個因過度關注而興奮的人大喊「太厲害了!」S 級和 A 級的地位截然不同。即使在回歸前的排名賽中也分為 S 級和 A 級,兩者的差距就像世界盃和國內聯賽的差別。
S급 헌터의 전투를 최초로 생중계한다.
首次直播 S 級獵人的戰鬥。
협회 측 관계자 중 상당수가 이건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며 나댔다. 하지만 물갈이한 보람이 있었는지 위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던전 밖 S급끼리의 전투는 기각되었다. 심지어 노아와 리에트는 강한 독 스킬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리 외진 곳이라 하여도 전력으로 실력을 드러내게 할 순 없었다.
協會方面的相關人士中,有相當多人堅持這件事必須進行,表現得很積極。但或許是換血後有所成效,考慮到危險性,最終否決了地下城外 S 級之間的戰鬥。甚至因為諾亞和莉艾特還會使用強力的毒技能,不管多偏僻的地方,也無法讓他們全力展現實力。
그렇게 잘 끝나는 줄 알았는데.
本以為就這樣順利結束了。
높으신 분들이 끼어들고 말았다. 이번 기회에 빌붙어 자기 경력 한 줄 더 넣고 지지도를 올리고 싶어 하는 국회의원들이었다.
高高在上的人插手進來了。這次機會,他們想藉此攀附,為自己的履歷多添一筆,提升支持度的國會議員們。
회귀 전에는 각성센터 개장으로 국민의 눈길을 끌었는데, 그게 무산되니 이번 랭킹전으로 시선을 돌린 모양이었다. 마음 같아선 꺼지라고 하고 싶었지만 헌터 협회는 일단은 국가 기관이기에 들어오는 압력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거기에 방송국이며 각종 대기업들까지 안전거리 범위 넓히고 독 안 쓰면 되지 않느냐고 참견해 왔다.
回歸之前,因為覺醒中心的開幕吸引了國民的目光,但那計畫一旦泡湯,似乎就把注意力轉向了這次的排名賽。心裡雖然想叫他們滾開,但獵人協會畢竟是國家機構,無法忽視外來的壓力。再加上電視台和各大企業也紛紛拉開安全距離,還說只要不下毒就沒問題,硬要插手干預。
그래도 당사자가 싫으면 못 하는 법이니 리에트에게 이런 거 안 좋아하지 않느냐, 자칫하면 스킬 다 들통날 거라고 말했는데.
不過既然當事人不喜歡,那也沒辦法,我跟リエット說她不喜歡這種事,萬一不小心技能全被揭穿了。
‘내가 처음이면 환영이지~’ 「如果是我第一次,那就歡迎喔~」
라는 뒷목 잡을 대답이 돌아와 버렸다. 스킬이야 눈으로 본다고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드러나 봤자 자기는 여전히 강할 것이며 개막식이면 서비스로 해 준다나 뭐라나. 심지어 노아까지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괜찮다고 승낙을 했다.
竟然回來了讓人想捏後頸的回答。技能不是光用眼睛看就全知道的,就算露出來自己依然很強,開幕式的話還會免費提供什麼的。甚至連 Noah 也直直盯著我的臉,然後說沒問題,答應了。
결국 노아 VS 리에트 전이 개막식으로 벌어지게 되고 만 것이었다.
最終,諾亞與莉艾特的對決成了開幕戰。
“그나마 독을 안 쓰기로 했으니 감당할 만하겠지만요. 마무리 다 해 놓은 시점에 말 몇 마디 얹어서 일 늘리는 데는 선수라니까요. 망할 인간들.”
「好歹也決定不使用毒藥,還算能應付得了。但在收尾都做好了的時候,硬是多說幾句話把事情搞大,這種人真是高手啊。該死的人們。」
바로 전날에 무슨 난리냐. 자기들이야 혀 나불대고 뒷짐 진 채 지켜만 볼 뿐이니 편하시겠지. 절로 한숨이 나왔다. 지금쯤 티브이며 포털사이트에는 S급의 결투 광고로 한창일 터였다. 노아한테 협찬받아 달라는 전화도 엄청 걸려 왔었지. 헌터용 장비가 아닌 브랜드 상품 걸치고 전투하라니 미쳤냐는 소리를 곱게 순화시켜 말해 줬더니 인터뷰 때만이라도 입어 달라나.
就在前一天發生了什麼騷動。對他們來說,只是嘴巴不停地亂說,雙手背在身後冷眼旁觀,想必很輕鬆吧。忍不住嘆了口氣。現在電視和入口網站上,正熱烈播放著 S 級決鬥的廣告。還有很多電話打來,拜託從 Noah 那裡贊助。叫我穿著非獵人專用裝備的品牌商品去戰鬥,簡直瘋了,我用比較委婉的話說了出來,他們卻說至少在訪談時穿穿看。
“아무튼 정말 죄송합니다. 리에트만 아니었으면 주말에까지 나오실 필요 없으실 텐데. S급 헌터가 끼어들어 버렸으니 근무… 하셔야겠죠?”
「總之真的非常抱歉。如果不是因為麗艾特,您週末本來是不需要出來的。既然有 S 級獵人插手了,那就……得工作了吧?」
[리에트 헌터의 일이 아니었다더라도 현장 대기하고 있을 예정이었습니다.]
[即使不是麗艾特獵人的事,我也原本打算在現場待命。]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세성 길드장 놈을 제가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는데.”
「……我真心感到抱歉。本該由我想辦法阻止那個世成公會會長的。」
[아닙니다. 여러모로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不,真的非常感謝您在各方面的幫助。]
“천만에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哪裡哪裡,這是理所當然該做的事。」
나도 책임이 있는 만큼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업무 관련 대화가 조금 더 오간 뒤 내일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고개를 들자 보이는 하늘이 어둑하다.
我也有責任,不能裝作不知道。業務相關的對話稍微多聊了一些後,說好明天見便掛了電話。抬頭一看,天空已經昏暗下來。
“아, 모기.” 「啊,蚊子。」
옥상정원에는 여전히 날벌레가 많았다. 손을 휘휘 젓다가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屋頂花園裡依然有許多飛蟲。他揮了揮手,然後低頭看了看手機。
‘역시 이대로는 안 돼.’
「果然這樣下去不行。」
짜증 나지만 참고 부탁하자. 연락처 목록에 들어가 ‘망할 스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 크게 벌려 놓고 혼자 한가하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를 받는다.
雖然很煩,但還是忍耐著請求幫忙。他打開聯絡人名單,撥給那個「該死的技能」。事情鬧得這麼大,他卻悠閒地接了電話。
[드디어 화가 풀리셨습니까.] [終於解氣了嗎?]
“…일단은요.” 「……暫時先這樣。」
[사과의 선물에 답장 한 번 없더니 무언가 아쉬울 일이 생긴 모양이로군.]
[對送來的道歉禮物連回信都沒有,看來是發生了什麼讓人感到遺憾的事呢。]
“사과의 선물은 무슨 개…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什麼道歉禮物……這根本是胡說八道。」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니 조금쯤은 굽히자.
既然是需要拜託的立場,就稍微低頭一點吧。
“…선물 잘 받았어요. 답장을 못 해 드려 죄송합니다.”
「……禮物收到了,非常感謝。很抱歉沒能回信。」
헌터 협회에 있던 나와 송태원 앞으로 3분 간격으로 꽃바구니 배달을 줄줄이 보내는 미친 짓 참 잘 받았다. 퀵배달원은 안까지 들어올 수 없고 우리 둘은 외부 유출 불가 일을 하는 도중이어서 직접 연락 대신 방송이 광광 잘도 울려댔지. 반드시 육성으로 전해 듣게 해 달랬다는 메시지 죽이더라. 감동의 쓰디쓴 눈물이 흘렀습니다.
獵人協會裡的我和宋泰元,接連收到以三分鐘間隔送來的花籃,這瘋狂的舉動真是收得好。快遞員無法進入裡面,而我們兩人正忙著不能外洩的工作,於是沒有直接聯絡,反而讓廣播聲響個不停。那條說一定要用語音傳達的訊息真是絕了。感動得流下了苦澀的淚水。
그 와중에 송태원은 흔들림 하나 없이 태연한 얼굴이라서 살짝 존경스러워졌다. 하긴 나보다 3년이나 더 오래 저 인간을 상대… 아, 갑자기 또 눈물 날 거 같네.
就在那時,宋泰元臉上毫無波動,神情自若,讓人不禁有些敬佩。畢竟他比我多了三年時間與那傢伙周旋……啊,突然又覺得眼眶要濕潤了。
[이런, 또 한유진 군의 귀여운 아이들 때문인 모양이로군. 이번에는 노아인가.]
【糟糕,看來又是因為韓有真君那群可愛的孩子們。這次是諾亞嗎。】
“가끔은 눈치 없는 척도 좀 하시… 아뇨, 정말 예리하십니다. 대단하셔요.”
「有時候也裝作沒察覺一下嘛……不,您真的很敏銳。真了不起。」
일단 아부를 해 보았는데 내가 들어도 참 성의 없는 목소리였다.
先試著拍了拍馬屁,但就連我聽了都覺得聲音非常敷衍。
“별로 힘든 일은 아니고요, 쉬운 일인데.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這並不是什麼難事,很簡單的。請幫我一個忙。」
내가 말한 부탁의 내용에 성현제는 약간 어이없어하는 웃음을 흘렸다가 들어주겠노라 대답하였다. 정말로 어려운 건 아니니까.
我說的請求內容讓聖賢帝露出有些無奈的笑容,隨後答應了。其實並不是真的困難。
통화를 끊고 고개를 돌려 빌딩 쪽을 올려다보았다. 저만치 건물 꼭대기에 희미한 금빛을 발하는 물체가 웅크리고 있었다. 오라고 손짓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훌쩍 뛰어내린다. 활짝 펼쳐진 금색 날개가 은은한 빛을 뿌리며 내 앞으로 천천히 내려왔다.
掛斷電話後,我轉過頭抬眼望向大樓。遠遠地,在建築物頂端有個發出微弱金光的物體蜷縮著。我招手示意它過來,它彷彿等不及似的,輕輕一躍跳了下來。那對金色展翅緩緩展開,散發出柔和的光芒,慢慢降落到我面前。
“왜 드래곤 모습을 하고 있어요?”
「為什麼你變成龍的樣子?」
내 물음에 노아가 목을 약간 기울이며 대답했다.
對我的提問,諾亞微微歪了歪頭回答。
- 비행 연습을 좀 더 할까 싶어서요. 블루만큼 능숙해질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 我想多練習一些飛行。如果能像 Blue 一樣熟練就好了。
“타고난 날개부터가 다른걸요. 그리고 지금도 충분합니다. 너무 걱정 말고 일찍 들어가서 푹 쉬세요. 잘될 겁니다.”
「天生的翅膀就不一樣。而且現在已經足夠了。別太擔心,早點回去好好休息吧。一切都會順利的。」
이길 거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부담이 갈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자신은 있었다. 모든 일이 생각대로, 예상대로 되는 건 아니라지만 준비는 충분했다.
我沒有說一定會贏。因為那樣可能會給對方壓力。但我有自信。雖然不是所有事情都會如預期般發展,但準備已經很充分了。
내밀어 온 머리를 습관적으로 쓰다듬어 주었다. 연회색 눈을 가늘게 뜨며 노아가 미소 지었다.
我習慣性地撫摸著他伸過來的頭髮。諾亞微微眯起淺灰色的眼睛,露出笑容。
- 네. 좋은 밤 되세요, 유진 씨.
- 是的。祝你有個美好的夜晚,유진先生。
내일 뵈어요, 하고 다시금 용이 날아올랐다. 빌딩 쪽으로 멀어지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나도 정원을 떠났다. 으, 모기.
明天見,龍再次飛翔而起。我凝視著牠朝大樓方向遠去的身影片刻,然後也離開了花園。唉,蚊子。
* * *
제1회 한국 A급 헌터 랭킹전의 날이 밝았다. 떠들썩하고 흥분하고 다들 신나 보였다. 휴대폰 속의 방송에서는 말이다. 정작 경기장은 휑했다. 그냥 산 아래 허허벌판이었으니까.
第一屆韓國 A 級獵人排名賽的日子終於來臨。熱鬧喧嘩,興奮不已,大家看起來都很開心。這是在手機裡的直播畫面中。實際的比賽場地卻空蕩蕩的。畢竟那只是一片山腳下的荒野。
하늘에는 촬영용 드론이 십수 대 떠다니고 있었다. 다만 이쪽을 향해 오는 카메라는 없었다. 촬영을 원치 않는 S급 헌터도 있으니 거슬리면 무심코 부숴 버릴 수도 있다고 경고해 둔 덕분이었다.
天空中飄浮著十多架拍攝用無人機。不過,沒有一台鏡頭是朝這邊拍攝的。因為有不願被拍攝的 S 級獵人,事先警告若干擾到他們,可能會不經意地將無人機摧毀。
아무것도 없는 경기장 근처에는 사람도 몇 없었다. 만약을 대비한 힐러 한 명과 힐러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계 A급 헌터 둘, 드론 관리를 맡은 역시나 방어계 A급 헌터 셋뿐이었다. 그 외엔 주인공인 노아와 리에트를 비롯해 유현이, 예림이, 성현제가 다였다.
空無一物的競技場附近幾乎沒有人。為了以防萬一,只有一名治療師和兩名負責保護治療師的防禦系 A 級獵人,還有三名負責無人機管理的防禦系 A 級獵人。除此之外,只有主角諾亞和莉艾特,以及柳賢、藝琳、成賢濟在場。
다른 대회 관련자들은 전부 상급 헌터 훈련소에 있었다. 랭킹전 참가자인 A급 헌터들을 비롯해 각종 콩고물 주워 먹고 싶어 하는 인간들, 방송국 관계자들, 그리고 묵묵히 대기 중일 송태원까지.
其他比賽相關人員全都在高級獵人訓練所。包括排名賽參賽的 A 級獵人們、各種想撿便宜的人、廣播電視台相關人員,以及默默待命的宋泰元。
지금 티브이 방송에서 나오고 있듯이 그쪽은 무척이나 떠들썩할 것이었다. 괜히 흥분해서 사고는 치지 마라, A급들. 주말 근무 중인 공무원 과로하게 만들지 마.
就像現在電視節目中播出的那樣,那邊一定會非常熱鬧。別白白興奮過頭惹出麻煩,A 級們。別讓週末值班的公務員過勞了。
“형, 선크림 두세 시간마다 덧발라 주는 게 좋대.”
「哥,防曬乳最好每兩三個小時補擦一次。」
유현이가 선크림을 꺼내들며 말했다. 처음 예림이가 나한테 발라 줄 때에는 뭐 하는 거냐는 눈빛이었지만, ‘아저씨는 F급이니까 관리 잘 안 해 주면 피부암 걸릴 수도 있거든!’이라는 말에 둘이 같이 꼬박꼬박 챙기기 시작했다.
柳賢一拿出防曬乳說道。剛開始禮琳幫我擦的時候,眼神裡充滿了「你在幹嘛」的疑惑,但聽到「阿姨你是 F 級,如果不好好保養,可能會得皮膚癌喔!」這句話後,兩人便開始認真地一起照顧起來。
선크림 없이 천 년 넘게 살아온 인류인데 뭘 새삼… 이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애들이 챙기고 싶다니 어쩌겠냐. 귀찮긴 해도 얼굴 정돈 대 줘야지. …목에 손에 팔다리까지도 뭐.
人類沒有防曬乳也活了千年多,雖然心裡這麼想,但孩子們想要我幫忙,那也沒辦法。雖然麻煩,還是得幫他們整理一下臉。……連脖子、手、四肢也都要塗。
“슬슬 시간 됐지. 예림아, 부탁할게.”
「差不多該到了。藝琳,拜託你了。」
“네!” 「是!」
대답과 함께 예림이가 창을 꺼내 들었고, 미리 퍼다 놓았던 물들이 솟구쳤다. 얼음처럼 물도 만들어 낼 수 있긴 하지만 그러려면 마력 소모가 더 크다.
回答的同時,藝琳拿出了長槍,事先盛好的水湧了出來。雖然也能像製造冰一樣製造水,但那樣的話魔力消耗會更大。
치솟은 대량의 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경계선을 대충 그어 놓은 경기장 양끝으로 이동했다. 그리곤 둥글게 굽어지고 휘어지며 화려한 모양새의 입구를 만들고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여름 햇살 아래에 얼음의 통로가 아름답게 반짝거린다. 드론이 빙글빙글 돌며 그것을 촬영했다.
洶湧的大量水流向兩側分開,粗略地劃出邊界線,移動到場地兩端。接著水流圓弧彎曲,形成華麗的入口造型,隨即凝結成冰。夏日陽光下,冰之通道閃耀著美麗的光芒。無人機繞著它旋轉,進行拍攝。
“역시 저 정도는 있어야지.”
「果然還是得有那種程度才行。」
노아 씨 첫 전투 방송인데 아무것도 없는 흙바닥에서 시작해서야 되겠냐. S급 랭킹전도 다 부서질지언정 시작은 화려하게 했다.
諾亞先生的第一次戰鬥直播,難道就要從一片空蕩蕩的泥土地開始嗎?即使 S 級排名戰全都毀了,開始也得華麗一點。
현장은 고요했지만 현장을 비추는 방송에서는 배경음악이 빵빵하게 깔렸다. 휴대폰으로 방송을 확인하면서 리에트와 노아를 향해 손짓했다. 기다란 장검을 일부러 허리춤에 비스듬히 찬 리에트가 씨익 웃고는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現場雖然寂靜無聲,但轉播畫面中背景音樂卻響亮地播放著。我一邊用手機確認直播,一邊向麗艾特和諾亞招手。麗艾特故意將長劍斜插在腰間,露出一抹微笑,率先邁開腳步。
광택 도는 검은색 가죽 워커가 얼음길 위를 내디딘다. 둥글게 굽어진 통로를 반쯤 들어선 그때.
光滑亮澤的黑色皮革工裝靴踏上冰面小徑。正當踏入彎曲通道一半時。
화르륵! 火光熊熊燃起!
아래에서부터 불길이 치솟았다. 미리 가 있던 이린이다. 새빨간 불꽃이 크게 부풀어 오르며 얼음을 녹이고 리에트를 휘감았다. 열기에 흔들리는 짧은 흑발과 불길의 심장처럼 빛나는 황금색 눈동자.
火焰從下方竄起。那是已經先行在那裡的伊琳。鮮紅的火焰劇烈膨脹,融化了冰霜,將莉艾特緊緊包裹。被熱浪搖曳的短黑髮,以及如火焰心臟般閃耀的金色眼眸。
뜨거운 불에도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고 녹아내리는 얼음 사이로 태연히 걸어 등장하는 그 모습이 웅장한 배경음과 함께 전파를 탔다. 여러 이유로 생방송은 아닌지라 현장보다는 조금 늦었다.
在炙熱的火焰中毫髮無傷,穿越融化的冰層,泰然自若地走出,那身影伴隨著壯闊的背景音響,透過廣播傳開。由於種種原因,並非直播,比起現場稍微晚了一些。
조그만 휴대폰 화면인 것이 아쉬울 정도로 화려한 자태를 선보인 리에트가 걸치고 있던 코트, 실레키아의 날개를 높이, 멀리 내던졌다.
麗艾特身披的外套,猶如一對閃耀的席雷奇亞之翼,高高揚起,遠遠拋出,令人不禁遺憾這只是一個小小的手機螢幕。
[세계적으로 유명한 S급 프리헌터, 흑룡 리에트!]
[世界知名的 S 級自由獵人,黑龍リエット!]
그 모습과 함께 리에트를 소개하는 자막이 크게 박혔다. 실레키아의 날개는 물론 대기하고 있던 A급 헌터가 재빠르게 회수했다. 협조해 주신 성현제 씨에게 1감사.
隨著那個身影,介紹リエット的字幕大大地出現了。席雷基亞的翅膀當然被正在待命的 A 級獵人迅速收回。感謝協助的聖賢帝先生,謝謝。
드론들이 일제히 방향을 돌리고 이번에는 반대쪽 얼음 통로를 비추었다. 여유만만한 리에트와 달리 약간 긴장한 기색의 노아가 화면에 비춰졌다. 그의 시선은 반대편에 비스듬히 서 있는 누나에게 붙박혀 있었다.
無人機齊刷刷地轉向,這次照向了相反方向的冰道。與從容不迫的麗艾特不同,畫面中映出了略帶緊張神色的諾亞。他的目光緊盯著斜站在對面那位姐姐。
걸음이 옮겨지고 역시나 통로의 중간 즈음에 다다랐을 때였다.
腳步移動,果然來到了通道的中間地帶。
쿠르릉!! 轟隆!!
번개가 쳤다. 수백 가닥으로 나누어진 빛이 얼음을 휘감으며 눈부시게 번쩍인다. 모두의 시야가 가려진 그 찰나.
雷電劈下。數百道光芒分散開來,纏繞著冰面,閃爍著耀眼的光芒。在眾人視線被遮蔽的那一瞬間。
콰지직─! 轟隆─!
황금색 한 쌍의 날개가 넓게 펼쳐지며 빛이 감도는 얼음을 산산이 깨부쉈다. 수천 개의 보석과도 같은 얼음 조각이 흩뿌려지는 가운데, 금빛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낸다.
一對金色的翅膀寬廣地展開,帶著光芒的冰層被粉碎成碎片。數千顆如寶石般的冰屑四散飛揚,金色的龍身隨之顯現。
바닥에서부터 다시 빛이 튀어 오르고,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전류에 휘감긴 드래곤이 태양의 화신처럼 높게 날아올랐다. 재빠르게 로우앵글로 촬영된 그 모습이 숨 막히도록 환상적이었다.
從地面再次迸發出光芒,被四處擴散的電流纏繞的龍,如同太陽的化身般高高飛起。那迅速以低角度拍攝的身影,美得令人窒息,宛如夢幻。
‘역시 성현제에게 부탁하길 잘했어!’
「果然還是拜託聖賢帝比較好!」
잘 어울릴 줄 알았다! 최고다! 협조해 주신 성현제 씨에게 2감사. 예약녹화 잘되고 있겠지? 혹시 몰라 도하민에게도 녹화 따로 해 달라고 부탁해 놓고 왔다.
我就知道你們很合拍!太棒了!感謝協助的成賢濟先生兩次。預約錄影進行得順利吧?以防萬一,我也拜託都夏敏另外錄了一段。
“특수효과로 써먹히게 될 줄은 몰랐는데.”
「沒想到會被用作特效。」
“잘하시네요. 부업 삼으셔도 되겠어요.”
「你真厲害。當副業也不錯呢。」
공격력은 최소로 한 데다 빛 효과 조절도 완벽했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고, 딱 좋았어. 완벽해. 물론 우리 유현이, 이린이도 리에트에게 어울리게 불길 진짜 어울리게 잘 넣었고 예림이야 두말할 거 없는 메인이지.
攻擊力調到最低,光效調整也完美無缺。不多不少,剛剛好。完美無瑕。當然,我們的柳賢、伊琳也都為麗艾特搭配了非常合適的火焰效果,真的非常契合,而藝琳更是不必多說,是主角中的主角。
[S급 남매의 동생, 전 아크 길드장 황금룡 노아 루히르!]
[S 級兄妹的弟弟,前 Arc 公會會長黃金龍 Noah Ruhir!]
아니, 왜 노아 소개는 남매의 동생이 먼저냐. 보조계 무시하는 건가. 이어 전투계와 보조계의 차이 탓에 노아에게는 특별한 보조 스킬과 아이템이 다수 적용된다는 설명이 떴다. 내 스킬에 대한 걸 들킬 순 없었기에 그런 식으로 변명해 두었다.
不,為什麼介紹諾亞時是兄妹的弟弟先出場呢?是在輕視輔助系嗎?接著因為戰鬥系和輔助系的差異,出現了解釋說諾亞擁有多種特殊的輔助技能和道具。因為不能讓人發現我的技能,所以我就這麼辯解過去了。
나는 여기 오기 전부터 은신 스킬을 쓰고 있는 상태라 S급들 외에는 볼 수가 없었다. 지금도 주위 A급들에게 수상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특수효과 준비용이라며 간이 파티션을 친 상태였다.
我在來這裡之前就已經使用了隱身技能,所以除了 S 級之外誰也看不到。現在為了不讓周圍的 A 級們起疑心,我還以是準備特殊效果為由,搭起了簡易隔板。
내 은신 스킬이 촬영 시에는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미리 확인을 해 보았다. 정지 화면으로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작고 흐릿한 그림자가 있는 듯 없는 듯 정도의 티밖에 나질 않았다. S급 헌터라 해도 촬영된 화면은 일반인과 같은 것만 볼 수 있으니 내가 들통날 일은 없었다.
我也事先確認了我的隱身技能在拍攝時會如何呈現。即使仔細看靜止畫面,也只會看到若有似無的小小模糊影子而已。即使是 S 級獵人,拍攝到的畫面也只能看到一般人所見的樣子,所以我不會被發現。
누군가 이상하다는 의문을 제기한다면 노아가 받은 보조 스킬 효과 중 하나라고 하면 그만이고.
如果有人提出奇怪的疑問,只要說那是諾亞所獲得的輔助技能效果之一就行了。
“그럼 다녀올게.” 「那我先去一趟了。」
“조심해, 형. 절대 무리하진 말고.”
「小心點,哥。絕對不要勉強自己。」
“조심하세요, 아저씨.” 「請小心,先生。」
“걱정 마. 은혜 있잖아.”
「別擔心,有恩惠在呢。」
혹시나 싶어 빠질 수도 있는 팔찌 대신 목걸이로 바꾸었다. 그것도 목에 딱 달라붙는 형태로. 독은 쓰지 않기로 했으니 독 저항 끄고 미리 멀미약도 먹어 두었다.
以防萬一會掉落,手鍊改成了項鍊。還是那種緊貼脖子的款式。既然決定不使用毒藥,就關掉了抗毒,還事先吃了暈車藥。
숨 한 번 깊게 들이켜고 땅에 내려서 있는 노아에게로 향했다. 계획된 대로만 하면, 승산은 충분히 있었다.
深吸一口氣,朝著站在地上的諾亞走去。只要按照計劃行事,勝算就足夠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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