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화 루가 폐야 第 276 話 盧加廢墟
분명 해파리의 스탯이 나보다 약간 낮을 텐데도 의외로 밀려나지 않았다. 무기가 더럽게 좋은 걸까. 당연히 SS급쯤 가볍게 넘어서는 걸 가지고 있겠지.
水母的數值明明比我略低,卻意外地沒有被推開。難道是武器好得嚇人嗎?當然,她肯定擁有輕易超越 SS 級的武器。
- 읏차! 「嘿咻!」
그때 체인질링이 내가 미리 꺼내어 주었던 폭탄을 무해의 왕을 향해 던졌다. 힘겨루기를 하느라 도망칠 수 없었던 해파리가 인상을 잔뜩 찌푸린다. 퍼엉, 소리와 함께 무해의 왕이 뒤로 주욱 밀려나갔다.
這時,變形怪將我預先拿出來的炸彈扔向無害之王。正在角力而無法逃脫的水母,臉上皺起了深深的眉頭。砰的一聲,無害之王被遠遠地推開了。
“화염 저항 참 좋단 말이야. 폭탄 영향을 거의 안 받거든. 특히 열을 뿜어내는 종류는.”
「火焰抗性真不錯。幾乎不受炸彈影響。特別是那種會噴發熱能的。」
다시 폭탄을 꺼내 던지며 순간이동을 사용했다. 이번에 던진 폭탄의 위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펑펑 열과 빛을 뿜으며 터져 나가는 통에 무해의 왕은 내 접근 경로를 예측할 수 없었다.
我再次拿出炸彈丟出去,同時使用瞬間移動。這次丟出的炸彈威力不強。但炸彈砰砰地噴發出熱能和光芒,讓無害之王無法預測我的接近路徑。
순식간에 해파리의 옆으로 다가붙으며 검을 휘둘렀다. 새하얀 옷이 찢어지며 푸른빛 체액 같은 것이 튀었다. 하지만 급습한 것치고는 상처가 얕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오래 산 덕인지 피하기 힘든 공격을 경상만으로 잘도 흘려낸다.
我瞬間靠近水母,揮舞長劍。潔白的衣服被撕裂,藍色的體液噴濺出來。但儘管是突襲,傷口卻很淺。不管怎麼說,或許是因為活得夠久,即使是難以躲避的攻擊,也能輕易地只受到輕傷。
물론 내가 그걸 칭찬해 줘야 할 이유는 없었다. 반대로.
當然,我沒有理由稱讚牠。相反地。
“30년짜리 F급한테 밀리기나 하고. 나이 완전 헛먹었네!”
「居然輸給 F 級的,還是個三十年的老傢伙。年紀都活到狗身上去了!」
초월자 딱지가 아깝다. 몇 살인지 물어나 보자. 무해의 왕이 이를 악물며 미끄러지듯 옆으로 물러났다. 안개가 자욱하게 내 앞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가볍게 휘두른 불길에 밀려나가고.
超越者的標籤都嫌浪費。先問問他幾歲吧。無害之王咬緊牙關,滑步退到一旁。濃霧瀰漫,擋在我面前。但那也只是一時,被我輕輕揮出的火焰推開了。
“왜 이렇게 늦나 했더니.”
「我還想說怎麼這麼慢。」
성현제가 날 향해 웃었다. 뭐, 뭐야. 어떻게, 언제.
成賢濟朝我笑了。什麼、什麼啊。怎麼、什麼時候。
“여긴 왜 왔어요! 지금 댁은 방해만─”
「你來這裡做什麼!你現在只會妨礙——」
서걱. 성현제에게 정신이 팔린 사이 다가온 비늘 검이 내 팔을 할퀴려 들었다. 전투예지의 경고에 따라 재빠르게 몸을 돌렸지만 옷이 약간 잘려 나갔다. 성현제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가짜였구나. 이 무척추젤리새끼가.
唰。在我被成賢濟吸引注意力的時候,一把鱗片劍朝我的手臂劃來。我根據戰鬥預知的警告迅速轉身,但衣服還是被劃破了一點。成賢濟不知何時消失了。原來是假的。這隻無脊椎果凍混蛋。
“아저씨!” 「大叔!」
반가운 목소리가 또 들렸다. 가짜라는 걸 알면서도 반사적으로 흠칫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놈의 안개 깡그리 불태워 버리든가 해야지.
又聽到了熟悉的聲音。即使知道是假的,我還是反射性地嚇了一跳,轉過頭去。我得把這些霧氣全部燒掉才行。
불길을 더욱 넓게 퍼뜨리며 번개를 내리쳤다. 콰르릉,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안개가 밀리듯 흩어진다. 안개라면 미세한 물방울이 뭉친 것이니 전기분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직 내 능력으로는 불가능했다. 해파리 놈의 마력도 섞여 있어 손대기 더욱 까다롭기도 했다.
我讓火焰蔓延得更廣,並降下閃電。轟隆,砰!伴隨著巨大的聲響,霧氣像被推開一樣散開。我想著霧氣是由微小的水滴聚集而成,應該可以電解,但以我現在的能力還辦不到。而且還混雜著海蜇混蛋的魔力,更難以處理。
그래도 안개는 안개니까. 不過,霧氣終究是霧氣。
솨아아아─ 唰啊啊啊──
예림이의 스킬, 차가운 탄식을 마나를 듬뿍 퍼 넣으며 썼다. 예림이의 안개가 무해의 왕의 안개와 뒤섞이고, 순식간에 온도를 낮추며 얼어붙었다. 후두두둑, 안개가 굳어진 미세한 얼음 조각들이 비처럼 바닥으로 떨어졌다.
我將魔力大量注入藝琳的技能「冰冷嘆息」中。藝琳的霧氣與無害之王的霧氣混雜在一起,瞬間降低了溫度並凍結。嘩啦啦地,凝固的霧氣化為細小的冰塊,像雨一樣落到地上。
마나 소모가 상당했지만 포션을 꺼내들 필요는 없었다. 줄어들었던 마나가 순식간에 다시 채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은혜의 마나의 샘 덕분일 터다.
魔力消耗相當大,但我不需要拿出藥水。我感覺到減少的魔力瞬間又被填滿了。這應該是多虧了恩惠的魔力之泉。
“예쁘지 않아? 파티장에라도 온 것 같군.”
「很美吧?感覺就像來到派對會場一樣。」
얼마 남지 않은 안개를 보호막처럼 제 주위에 두른 무해의 왕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사방에 흩뿌려진 얼음알갱이들이 곱게 반짝거린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바스작, 소리를 낸다.
我望著將所剩無幾的霧氣像保護膜般環繞在自己周圍的無害之王,甜甜地笑了。四處飛濺的冰晶閃爍著美麗的光芒。每踏出一步,都會發出喀嚓聲。
색색의 은은한 빛을 흘리던 해파리는 이제 완전히 칙칙해졌다. 옅은 물색으로 흐느적거리고 있다.
原本散發著柔和七彩光芒的水母,現在已經完全變得黯淡無光。牠們正以淺淡的水色搖曳著。
“왜 그렇게 조용하신가. 아는 거 많잖아. 아직 시간이 있으니 떠들어 봐. 조금이라도 더 사셔야지.”
「你為什麼這麼安靜?你不是知道很多嗎?現在還有時間,說說看吧。你應該多活一會兒。」
혹시 아냐, 사실은 영혼이 참 맑아 보이셔서 좋은 말씀 드리려고 온 거랍니다~ 하고 유용한 정보들 풀어 놓으면 이제라도 혹해서 따라나설지도. 얼굴 알려지기 전까지는 길에서 꽤 많이 잡히는 편이었는데. 진짜 힘들 때는 걔들도 안 잡더라.
搞不好,其實我是看你靈魂很純淨,才想來跟你說些好話的~如果我這樣說,再透露一些有用的情報,他現在說不定就會心動跟著我走了。在我的臉被認出來之前,我在路上還蠻常被搭訕的。但當我真的遇到困難時,那些傢伙也都不會來搭訕了。
“변변한 공격 스킬이 없는 건가. 환영이나 보여 주고.”
「是沒有像樣的攻擊技能嗎?只會製造幻影。」
“못 쓰는 거야, 멍청아.”
「你不能用,笨蛋。」
무해의 왕이 툴툴대듯 말했다.
無害之王抱怨似地說道。
“육체에 비해 턱없이 강한 힘을 휘두르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으니까. 호수 물을 휴대용 가죽 부대에 담는다고 생각해 봐. 펑, 터져 나가지. 스킬을 약화해서 쓸 수도 있겠지만 우물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들이라.”
「揮舞著遠超肉體所能承受的力量,無異於自殺。你就想像一下,把湖水裝進隨身攜帶的皮袋裡。砰,會爆開的。雖然也可以削弱技能來使用,但有些技能至少要像水井一樣的容器才能發揮出真正的效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곤 입꼬리를 올린다.
他親切地解釋完後,嘴角微微上揚。
“너도 그래. 그 몸, 얼마나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해?”
「你也是。你覺得那身體能撐多久?」
“뭐?” 「什麼?」
“S급 이상 스킬이 대체 몇 개지? L급도 있을 거야. 말해 봐, 어차피 날 죽일 거잖아. 호기심이라도 풀고 가자.”
「S 級以上的技能到底有幾個?應該也有 L 級的吧。說啊,反正你都要殺我了。至少讓我滿足一下好奇心再走吧。」
해파리 놈을 노려보다가 입을 열었다. 어차피 도망치지도 못할 테니 알 거 다 알아내는 편이 낫다. 무엇이든지.
我瞪著那隻水母,開口說道。反正也逃不掉,不如把所有事情都問清楚,無論是什麼。
“L급 칭호 두 개. 칭호에 따른 L급 스킬 다섯 개.”
「L 級稱號兩個。根據稱號,L 級技能五個。」
무해의 왕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흐리던 눈이 새카맣게 물들며 빛을 품는다.
無害之王的臉龐瞬間亮了起來。原本模糊的雙眼變得漆黑,閃爍著光芒。
“가지고 싶어! 분석해 보고 싶어! 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나하나 자세하게 속도 겉도 전부 다!”
「我想要!我想要分析你!從頭到腳,裡裡外外,每一個細節,全部都想仔細分析!」
“…곧 죽을 놈 주제에 호기심 한 번 대단하군.”
「……一個快死的人,好奇心倒是挺旺盛的。」
“오래 살려면 보통 세 가지야. 바위나 나무처럼 아무 생각이 없거나, 패륜아들처럼 평생 바칠 만한 목표를 가지고 있거나, 그리고 마지막은.”
「想活得長久,通常有三種方法。像石頭或樹木一樣沒有任何想法,或是像那些不肖子一樣,擁有一輩子都值得奉獻的目標,最後一種則是。」
얼마 남지 않은 안개가 흔들렸다. 검붉은 금속성 줄이 수십 가닥 치렁치렁 늘어뜨려진 지팡이가 해파리 놈 앞에 길게 세워졌다. 심상치 않다. 상대의 스킬도 무기도 모르는 상황에서 위기감이 들면 일단 피하고 보는 게 상책이다.
<p>所剩無幾的霧氣晃動著。一根垂掛著數十條黑紅色金屬線的法杖,長長地立在海蜇怪面前。不尋常。在不清楚對方技能和武器的情況下,如果感到危機,最好是先避開。</p>
거의 곧장 순간이동을 썼지만.
我幾乎是立刻就用了瞬間移動,但。
“큿!” 「咳!」
“호기심! 흥미! 세상 모든 것을 파헤쳐 보고 싶은 탐구심!”
「好奇心!興趣!想探索世上所有事物的求知慾!」
공간을 넘어 뻗어 온 검붉은 줄이 내 다리를 꿰뚫었다. 줄을 혈염으로 태워 보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은혜를 SSS급으로 쓰고 있었으니, L급 무기쯤 되는 건가.
越過空間延伸而來的黑紅色繩索貫穿了我的腿。我試圖用血焰燒斷繩索,但它卻紋風不動。我正使用著 SSS 級的恩惠,這繩索大概是 L 級的武器吧。
- 아빠! - 爸爸!
체인질링이 깜짝 놀라며 앞발로 줄을 붙들었다. 하지만 날개만 파닥거릴 뿐 별다른 도움은 되지 못했다. 내 스킬은 물론 해파리 놈 공격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더니 그 스스로도 직접적인 물리력은 제대로 쓸 수 없는 모양이었다. 환상종이란 것과 연관 있는 걸까.
<p>變形怪嚇了一跳,用前腳抓住繩子。但牠只是拍動翅膀,沒有任何幫助。我的技能和水母的攻擊都對牠毫無影響,看來牠自己也無法直接使用物理力量。這和牠是幻想種有關嗎?</p>
줄은 아직 수십 가닥이 더 남았다. 이를 악물고 억지로 순간이동 스킬을 썼다. 살이 뜯겨 나가고 내 피가 흩뿌려진 자리로 콰득, 두 번째 줄이 들이박혔다.
還有數十條繩索。我咬緊牙關,強行使用了瞬間移動技能。在我的血肉被撕裂、鮮血飛濺的地方,第二條繩索猛地撞了過來。
상처를 치유하며 다시 순간이동을 쓰면서 전류와 탄식을 동시에 뿌렸다. 저 지팡이의 효과인지 전투예지도 잘 통하질 않았다. 공격을 가해 올 것이라는 예감은 들었지만, 방향은 특정할 수 없었다.
一邊治療傷口,一邊再次使用瞬間移動,同時散發出電流與嘆息。不知是不是那根手杖的效果,戰鬥預知也沒什麼用。雖然有預感會發動攻擊,但無法確定方向。
휘익! 공기를 가르며 또다시 줄이 나를 옭아매려 덤벼들었다. 설사 은혜를 신화급으로 쓴다 해도 내 몸이 묶이는 건 막을 수 없다. 지금보다 보호 등급을 높이기엔 마나가 걱정되고. 마나의 샘이라 해도 아직 어리다 하니 무한은 아니겠지.
唰!繩索再次劃破空氣,朝我纏繞而來。就算將恩惠提升到神話級,也無法阻止我的身體被束縛。如果現在要提高保護等級,又會擔心魔力。就算說是魔力之泉,畢竟還年輕,應該也不是無限的吧。
내 주위로 펼쳐 놓은 전류와 탄식에서 전해지는 감각에 의지해 아슬아슬하게 줄을 피했다. 마력감지가 눈보다 더 빠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줄을 내 몸 속에 직접 이동시키지는 못하는 모양이었다.
<p>我憑藉著周圍電流與嘆息傳來的感覺,驚險地避開了繩索。魔力感知比眼睛更快。不幸中的大幸是,對方似乎無法將繩索直接移入我體內。</p>
‘마력 저항력 때문이겠지.’ 「應該是因為魔力抵抗力的關係吧。」
공간이동은 물론 다른 스킬들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예림이가 적의 몸 속의 수분을 직접 얼려 버리려 해도 B급쯤만 되면 아예 통하지 않았다. 타인의 마력이 농도 짙게 지배하는 공간에서 자신의 마력을 움직이기란 어지간한 등급 차이로도 어려운 일이었다. C급 이하야 그런 힘든 컨트롤 할 필요 없이 통으로 얼음덩어리 만드는 편이 낫고.
空間移動是如此,其他技能也是如此。舉例來說,藝琳想直接凍結敵人體內的水分,但只要是 B 級左右的敵人,就完全行不通。在他人魔力濃厚支配的空間中,要移動自己的魔力,即使是相當大的等級差異也很難做到。C 級以下的話,與其費力控制,不如直接將其凍成冰塊還比較好。
“한 번만 분해해 보자, 응? 죽기 전의 소원이야.”
「就分解一次嘛,嗯?這是死前的願望。」
지팡이의 줄들을 조종하며 해파리가 말했다. 놈도 무사하진 못했다. 하락한 스탯을 넘어서는 힘을 쓰고 있는 중인지 몸뚱이가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었다. 이미 한쪽 팔은 진흙처럼 뚝뚝 바닥으로 떨어져 사라졌다.
<p>海蜇操縱著魔杖的絲線,說道。牠也沒能毫髮無傷。牠的身體正在軟爛地融化,似乎是正在使用超越下降屬性的力量。其中一隻手臂已經像泥巴一樣,一滴滴地掉落在地上,消失了。</p>
버티기만 하면 알아서 죽을 판이다.
只要撐下去,他就會自己找死。
“뭐 예쁘다고 네놈 소원을 들어주겠냐! 읏, 정 바란다면 일단 뒈져 봐. 죽은 사람 소원은, 들어주는 게 도리지!”
「我憑什麼要聽你這傢伙的願望!呃,如果你真的那麼希望,那就先去死吧。聽從死者的願望,才是道理!」
맹렬하게 날아든 줄이 발목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은혜를 봉으로 변형시켜 줄을 휘감았다. 수정으로 이루어진 듯 반투명한 봉에 검붉은 금속 줄이 휘감겼다. 해파리 놈의 무기도 은혜를 부수진 못했다.
一條猛烈飛來的繩索擦過腳踝,險險地掠過。我將恩惠變形為棍棒,纏繞住繩索。黑紅色的金屬繩索纏繞在半透明、看似由水晶製成的棍棒上。海蜇怪的武器也無法摧毀恩惠。
“공간이동은 공격할 때만 사용하더라?”
「空間移動只在攻擊時使用吧?」
회수는 평범하게 거두어졌다. 즉, 공격 시에만 해당되는 옵션일 테니. 그대로 줄을 당겨 지팡이 자체를 빼앗으려 하자 수 개의 줄이 한 번에 몰려들었다.
回收過程平淡無奇。也就是說,這項選項只在攻擊時適用。我直接拉動繩索,試圖奪走魔杖本身,結果好幾條繩索同時湧了過來。
“살벌하네.” 「真嚇人。」
은혜를 재빠르게 가는 사슬로 바꾸어 휙, 당겨 줄에 휘감긴 것에서 빼낸 뒤 너른 방패로 변형시켰다. 방패로 막는 척했다가, 방패 바깥쪽으로 순간이동했다.
將恩惠迅速化為細鍊,咻地一聲,將她從纏繞的繩索中拉出,隨後變形成寬大的盾牌。我假裝用盾牌抵擋,卻瞬間移動到盾牌外側。
콱! 콰각! 喀! 嘎吱!
내가 있던 자리로 공간이동 한 줄들이 사납게 쏟아져 내린다. 공간이동 쓰는 거 뻔히 아는데 대놓고 방패로 막으려 들겠냐.
<p>數條線條猛烈地朝我原先所在的位置傾瀉而下。我明明會使用空間移動,他們難道還會大剌剌地想用盾牌來擋嗎?</p>
여러 개의 줄을 한 번에 다룬 탓인지 무해의 왕이 크게 비틀거렸다. 오른쪽 팔을 넘어 어깨와 그와 이어지는 허리께까지 사라진 채다. 안개로 가려진 하반신 또한 무사한 것 같진 않았다.
或許是因為同時處理好幾條線的緣故,無害之王踉蹌了一下。右臂連同肩膀,以及與之相連的腰部都消失了。被霧氣籠罩的下半身,看起來也沒能倖免。
텅, 확연히 힘을 잃은 줄을 다시 봉의 형태로 변한 은혜로 쳐냈다. 열심히 마지막 발악을 하긴 했지만 슬슬 끝이 보였다.
<p>匡!我用變回棒子形態的殷惠,再次擊打明顯失去力量的繩子。雖然牠努力做最後的掙扎,但似乎也快到盡頭了。</p>
“목숨 거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남의 성의를 받아 줄 줄을 모르네.”
「賭上性命真是久違了。竟然不知道要接受別人的誠意。」
“목숨 건다고 성공하는 건 픽션에서나 통하는 거고. 현실에선 팔 할이 그냥 죽어. 팔 할도 많이 쳐줬다.”
「豁出性命就能成功,那種事只在虛構故事裡才行得通。現實中,八成的人都只是白白送死。八成還算我高估了。」
흔들리던 금속 줄들이 모두 힘없이 바닥에 늘어졌다. 지팡이가 흐릿해지더니 이내 사라진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죽어가는 무해의 왕을 보니 쓸 만한 건 아니지 싶었다. 원래의 능력치였다면 훌륭한 무기였겠지. 한두 개가 아니라 수십 개의 줄을 사방으로 공간이동시키면 어떻게 당해 내냐.
那些搖晃的金屬線全都無力地垂落在地上。魔杖變得模糊,隨後消失了。雖然覺得可惜,但看著垂死的無害之王,覺得這東西大概也沒什麼用。如果是在它原有的能力值下,那會是件很棒的武器吧。如果不是一兩根,而是數十根線同時傳送到四面八方,那該怎麼抵擋呢?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아직은 서 있지만 그 존재감 자체가 흐려져 가는 무해의 왕을 바라보았다.
緩緩地邁開步伐。我望著無害之王,他雖然仍佇立於此,但其存在感本身卻逐漸模糊。
“디아르마 놈처럼 속속들이 헤쳐 보고 싶은데, 정신계 스킬 받아 줄 생각 없냐.”
「想把迪亞爾馬那傢伙從頭到尾徹底剖析一遍,不考慮接受精神系技能嗎?」
걸어 보려고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무해의 왕이 피식 웃었다.
<p>想試著走動,但沒有用。無害之王嗤笑了一聲。</p>
“네 이름. 이름을 말해 줘.”
「你的名字。告訴我你的名字。」
“알고 있으면서. 한유진이다.” 「你明明知道。是韓有辰。」
“루가 폐야. 아주 오래된 종족의 왕이지.”
「路加是廢墟。是非常古老種族的王。」
루가 폐야가 노래하듯 말을 이었다.
路加廢也如歌唱般地接續說道。
“안개가 퍼져 나가면 사람들은 모두 집으로 숨어들었어. 창을 닫고 문을 닫고 틈새에 진흙을 바르렴. 한 게으름뱅이가 늦잠을 자다가 때를 놓쳐 버렸네. 안개가 걷히고 집에 들어온 부모를 도둑이야! 외치고 창으로 쿡, 찔러 버렸어.”
「迷霧籠罩時,人們全都躲進屋裡。關上窗戶,鎖上門,用泥巴堵住縫隙。有個懶惰蟲睡過頭,錯過了時機。迷霧散去後,他對著進門的父母大喊:『是小偷!』然後用長矛刺了過去。」
옛날 일이야, 옛날 일. 한쪽만 남은 손이, 촉수들이 내게 손짓했다.
那是以前的事了,以前的事。只剩一邊的手,以及觸手們都向我招手。
“가까이 와. 조금만 만져라도 보자. 대신 이야기해 줄게.”
「過來一點。讓我摸一下就好。我會替你轉達的。」
정말로 안전한 것일까. 아직 여력이 남은 건 아니겠지. 내 어깨로 돌아와 앉은 체인질링을 힐끗 쳐다보곤 무해의 왕, 루가 폐야의 앞으로 다가갔다. 루가 폐야가 팔을, 가느다란 촉수를 뻗어 내 어깨를 두드렸다.
真的安全嗎?應該不是還有餘力吧。我瞥了一眼回到我肩上坐著的變異體,無害之王路加.佩亞便走向前。路加.佩亞伸出手,用細長的觸手輕拍我的肩膀。
“이렇게 죽게 될 줄은 몰랐지만, 생각보다 나쁘진 않아. 그래도 아쉬워. 한유진. 지금도 널 가지고 싶어.”
「沒想到會這樣死去,但比想像中好。不過還是很可惜。韓宥辰。我現在還是很想得到你。」
촉수가 길게 뻗어나며 내 뒷목을 매만졌다. 반사적으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觸手長長地伸了過來,撫摸著我的後頸。我反射性地皺起了眉頭。
“야, 기분 나쁘거든.” 「喂,感覺很不舒服。」
“조금만 참아. 마나각인 덕분에 별짓 안 하고도 살펴볼 수 있을 거 같거든. 너도 네 상태가 궁금하잖아.”
「忍耐一下。多虧了魔力刻印,我好像不用做什麼就能檢查了。你不是也很好奇自己的狀態嗎?」
“헛짓거리 안 하는 거 확실해?”
「你確定不會亂來嗎?」
“계약서라도 쓰든가. 나 십여 분도 안 남았어.”
「不然寫個契約書。我只剩下十幾分鐘了。」
루가 폐야가 나를 반쯤 끌어안 듯 하며 촉수를 등 쪽으로 움직였다. 스르륵 기어내려 가는 움직임이 소름 끼친다.
路加陛下半抱著我,將觸手移到我背後。那滑溜溜地爬下去的動作令人毛骨悚然。
“그래도 보조 스킬들은 몸에 부담이 덜 가. 낮은 스탯에 높은 스킬이 가능하다는 거지. 하지만 아주 영향이 없는 건 아니야.”
「即便如此,輔助技能對身體的負擔也比較小。也就是說,在低屬性下也能使用高技能。但也不是完全沒有影響。」
죽어가는 사람의 것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였다.
那聲音平靜得令人難以置信,不像是一個垂死之人所發出的。
“정신계 스킬도 있구나. 공포 저항. L급?”
「還有精神系技能啊。恐懼抗性。L 級?」
“어.” 「喔。」
“스탯 F급에게 L급 정신계 저항 스킬이라니. 아마 패륜아들이 일부러 넣은 스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상으로 얻었지? 보상은 적정선에서 조정이 가능하니까. 공포 저항을 가지고 있으면 다루기 쉬워지지. 두려움이 없으면 조심성도 자연스레 옅어지거든.”
「F 級能力值的人,居然有 L 級精神系抵抗技能。大概是那些不肖子孫故意放進去的技能吧。你是用補償得到的,對吧?補償可以在適當的範圍內調整。如果擁有恐懼抵抗,就會變得容易操控。因為沒有恐懼,自然而然地警惕心也會變弱。」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하고 루가 폐야가 속삭이듯 말했다.
「還有什麼呢?」路亞陛下低聲說道,彷彿在自言自語。
“양육자도 L급인 거지? 이 용도 네가 키워낸 걸 테고. 확실히 그러네. 디아르마의 스킬로, 우와. 대단해.”
「養育者也是 L 級的吧?這條龍應該也是你養出來的。確實是這樣。用迪亞爾瑪的技能,哇。真厲害。」
“그래. 맞아.” 「對。沒錯。」
“정말 조심해야겠다. 초승달이 너에 대해 알게 되면 무척 좋아하겠어. 초월자들을 키워 낼 밑바탕으로 쓰려 하겠지. 물론 나도. 아쉬워, 너무 아쉬워.”
「我真的得小心了。新月要是知道你的事,肯定會非常高興。她會想把你當成培養超凡者的基礎。當然,我也是。可惜啊,真是太可惜了。」
그러고 보니 무해의 왕이 초승달과 아는 사이라고 했었지.
<p>說起來,無害之王曾說過他與弦月相識。</p>
“초승달은 대체 어떤 녀석이지? 한때 같이 일하기도 했다면서.”
「初月那傢伙到底是誰?你不是說你們曾經一起工作過嗎?」
“아, 그랬지. 나도 원래 중립에 가까웠거든. 초승달은, 일단은 세계를 구하려고 하고 있어. 정확히는 근원을 없애고 싶어 한달까. 난 근원이 있는 편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갈라섰지만. 정체도 제대로 알아내지 못했는데 사라지는 건 아깝잖아.”
「啊,是啊。我本來也比較偏向中立。新月,姑且算是想拯救世界吧。正確來說,是想消滅根源。但我認為有根源會更有趣,所以就分道揚鑣了。連真面目都沒弄清楚就消失,不是很可惜嗎?」
역시 이 녀석은 효도중독자란 명칭에 어울리지 않았다. 그냥 자기 재밌다고 근원 편 드는 거 아니냐.
這傢伙果然不適合「孝道中毒者」這個稱號。他根本只是為了自己覺得有趣才偏袒根源吧。
“근원이 세상을 전부 삼키지 못하도록 초월자를 계속해서 키워내 막으면서, 동시에 근원을 소멸시킬 재목을 찾고 있는 모양이더라고. 특히 작은 달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모양이야.”
「他們似乎是想不斷培養超凡者,阻止根源吞噬整個世界,同時也在尋找能消滅根源的人才。特別是,他們似乎對小月抱有很大的期望。」
“작은 달에게?” 「給小月亮?」
“응. 처음에는 바로 초월자로 만들려고 했는데 작은 달이 거부했지. 많이 아꼈는지 버리지 않고 다른 세계로 옮겨 줬지만 또 거부하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른 초월자가 건드리기라도 할세라 잘 감추기까지 했지.”
「嗯。一開始是想直接把牠變成超凡者,但小月亮拒絕了。牠似乎很珍惜,沒有丟棄,而是將牠轉移到另一個世界,但牠又拒絕了。即便如此,牠也沒有放棄,甚至為了不讓其他超凡者碰觸到牠,還將牠好好地藏了起來。」
그래서 그 후의 일은 잘 모른다며, 작게 숨을 내쉰 루가 폐아가 무너져 내렸다. 반사적으로 붙잡아 부축했다. 하반신이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몸을 지탱하던 안개 또한 흩어졌다.
所以之後的事就不太清楚了,路加輕輕地嘆了口氣,隨後便倒了下去。我反射性地扶住了他。他的下半身完全消失了,原本支撐著身體的霧氣也隨之消散。
“나보다 오래 버틸 거랬지만 너도 그리 길게는 못 가. 이 세상 인간의 수명이 백년 정도였던가. 그 반도 못 갈 거야. 어쩌면 더 빠를지도 모르고. 네 스킬들은 널 갉아먹을 수밖에 없거든. 스탯이 S급은 되어야 괜찮아지겠지.”
「你說你會比我撐得久,但你也撐不了多久。這個世界的人類壽命大概是一百年吧。你連一半都活不到。說不定會更快。你的技能只會不斷地侵蝕你。至少要 S 級的素質才能好轉吧。」
“목표치가 너무 높은데.” 「目標值也太高了吧。」
“몸 상태 안 좋아진 적 없어? 있지? 눈이 잘 안 보인다거나 팔이나 다리가 마비되거나 청각, 촉각, 혹은 말을 못 하게 된다거나.”
「身體狀況沒有變差過嗎?有吧?像是眼睛看不清楚、手腳麻痺、聽覺或觸覺失靈,還是不能說話之類的。」
“어, 눈은 잠깐.” 「呃,眼睛先別看。」
“그것 봐. 이미 문제가 생겼었다니까. 너희 세상 인간치곤 마른 편이지?”
「你看吧。我就說已經出問題了。以你們世界的人類來說,你算是瘦的吧?」
“그렇게 까진…….” 「倒也不至於......」
“그리고 네 속도.” 「還有你的速度。」
촉수 가닥이 내 가슴을 쿡 찔렀다.
觸手的一端戳了下我的胸口。
“공포 저항으로 마비시켜 놓았지. 그것만 아니었으면 내가 데려갈 수 있었을 텐데.”
「我用恐懼抗性讓他麻痺了。要不是這樣,我早就把他帶走了。」
아쉽다, 아쉬워. 루가 폐야는 몇 번이나 한탄했다. 이제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듯이 무해의 왕의 몸이 흐릿해졌다. 금방이라도 손안에서 사라질 것만 같다.
可惜啊,真可惜。盧加佩亞嘆息了好幾次。無害之王的身體變得模糊,彷彿真的所剩無幾了。感覺隨時都會從手中消失。
“시스템은, 패륜아들은 진짜 내 세상을 구해 주려 하는 거냐?”
「系統啊,那些弒親者是真的想拯救我的世界嗎?」
“시스템은, 채터박스가 잘 아는데. 만나면 안부 전해줘. 패륜아들은, 음. 신입을 잘 꼬셔 봐. 걘 아직 물이 덜 들었을 테니까.”
「系統的事,恰特巴克斯很清楚。見到他的話,幫我問聲好。至於那些弒親者,嗯。好好去誘惑新人吧。他應該還沒被完全同化。」
“채터박스면 널 돕던─” 「如果你是話匣子,那你就幫了─」
“만나서 반가웠어. 네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마지막으로 정말 신기한 걸 봤으니 그럭저럭 나쁘진 않아.”
「很高興見到你。要是能看著你會有什麼下場就更好了。不過,最後看到了很神奇的東西,所以還算不壞。」
그럼 안녕. 짧은 인사와 함께 주르륵, 루가 폐야의 남은 몸뚱이가 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내 손가락 사이로 맑은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바닥에 고인 작은 웅덩이 가운데 마석이 보였다. 능력치가 하락된 상태로 사망해서인지 크기도 작은 편에 색도 SS급으로 보였다. 오색빛깔이 희미하게 감돌고 있었지만.
那麼,再見了。簡短的道別後,盧加.佩亞殘餘的身體化作水流,潺潺而下。清澈的水珠從我的指縫間滴落。地板上積聚的小水窪中央,露出了魔石。或許是因為能力值下降的狀態下死亡,魔石的體積偏小,顏色看起來也像是 SS 級。雖然,它正微弱地閃爍著五彩斑斕的光芒。
그것을 멍하니 내려다보다가 곧장 줍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 체인질링의 스킬이 아직 지속되고 있었지만 온몸에 힘이 죽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我茫然地看著它,卻沒有立刻撿起來,而是往後退了一步。變形怪的技能雖然還在持續,但我卻感覺全身的力氣都快被抽乾了。
저항하지 않고 풀썩 주저앉았다.
她沒有抵抗,而是頹然地坐了下來。
- 아빠, 여기. - 爸,這裡。
은빛 작은 앞발이 쥐고 있던 작은 구슬을 내밀었다. 인벤토리에 들어가지 않아 체인질링에게 맡겼던 유현이의 기억이다. 그것을 받아들자, 참았던 것이 울컥 올라왔다.
銀色的小前掌遞出了牠一直握著的小珠子。那是宥賢的記憶,因為無法放進物品欄,所以交給了變異者保管。接過那顆珠子,一直忍著的情緒瞬間湧了上來。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괜찮아. 이제 돌아가면 된다. 괜찮다.
緊緊咬住下唇。沒關係。現在只要回去就好。沒關係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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