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화 이상현상 (3) 209 話 異常現象 (3)
S급 던전 게이트를 감싼 건물은 그리 크지 않았다. 위치 문제도 있겠지만 어차피 S급 던전이 터지면 아무리 튼튼한 방어벽이라 해도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덕분에 통로를 따라 얼마 걸어가지 않아 게이트실 앞에 도착했다.
包圍著 S 級地下城傳送門的建築物並不大。這或許是位置問題,但反正 S 級地下城一旦爆發,再堅固的防禦牆也會瞬間崩塌。因此,沿著通道沒走多遠,就抵達了傳送門室前。
문 너머는 조용했다. 방음이 잘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기에 곧장 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안쪽의 던전 게이트가 눈에 들어왔다. 옅은 빛을 일렁이며 활성화된 상태였다.
門後一片寂靜。或許是隔音效果很好吧。沒有理由猶豫,我直接打開了門。首先映入眼簾的是裡面的地下城傳送門。它正閃爍著微弱的光芒,處於啟動狀態。
소지품이나 포션 등의 회복 아이템을 넣어두는 금고. 대기할 때를 위한 의자들. 그중 한쪽에 자리한 의자에 성현제가 앉아 있었다.
一個用來存放物品、藥水等恢復道具的保險箱。幾張供等候時使用的椅子。其中一張椅子上,成賢濟正坐著。
그 혼자뿐이다. 只有他一個人。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흔적조차 없다. 이렇게나 깔끔하게 사라질 리 없으니 아마도 던전 안에 있지 싶었다. …단순히 두고 나온 건지, 성현제를 제외한 팀원들이 전멸할 정도의 상대를 만난 것인지.
沒有看到其他人。連痕跡都沒有。不可能消失得這麼乾淨,所以大概是在地城裡吧。……不知道是單純地把他丟下就走了,還是遇到了能讓除了成賢濟以外的隊員全軍覆沒的對手。
가슴이 약간 두근거렸다. 心臟微微地跳動著。
“여기까지 마중을 나와 주다니. 감격스럽군.”
「竟然特地出來迎接我。真是令人感動。」
태연스럽게 지껄이는 성현제를 바라보았다. 얼굴은 평소처럼 멀쩡했다. 머리칼이 조금 흐트러져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상처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 긴 다리를 다른 쪽 다리 위에 가볍게 얹고 등을 의자 등받이에 묻듯 느긋이 기대고 있었다.
我望著泰然自若地胡言亂語的成賢濟。他的臉一如往常地完好無損。頭髮雖然有些凌亂,但也僅此而已。看不出任何受傷的痕跡。他輕輕地將一條長腿搭在另一條腿上,悠閒地靠在椅背上,彷彿整個人都陷進去了。
S급 던전에서 막 나온 사람 같지는 않았다. 피 냄새도 나지 않았고 옷도 깔끔했다.
他看起來不像剛從 S 級地下城出來的人。沒有血腥味,衣服也整潔。
“너무 멀쩡해서 괜히 들어왔나 싶어지네요. 사람이 좀 지쳐 있고 상처도 나 있어야 마중 온 보람이 있지.”
「您看起來太完好無損了,讓我覺得是不是白跑一趟了。人要是疲憊不堪、傷痕累累,我來迎接才算有意義嘛。」
몸을 돌려 성현제 쪽으로 두어 발 다가갔다. 약간 거리를 둔 채 멈춰 섰다. 겉은 참 멀쩡하다만.
我轉過身,朝成賢濟的方向走了兩步。保持著一段距離停了下來。表面上看起來倒是挺完好的。
“왜 혼자입니까.” 「你怎麼一個人?」
그가 목을 약간 틀며 나를 바라보았다.
他微微側著頭,望向我。
“왜 혼자 여기까지 들어왔을까.”
「你怎麼會一個人跑到這裡來?」
조금 전 내가 그랬듯이, 이번에는 성현제의 시선이 나를 천천히 훑어 내렸다. 비상 버튼을 쥔 손에 눈길이 잠깐 멈추었다.
就像我剛才那樣,這次換成成賢濟的視線緩緩地掃過我。他的目光在我握著緊急按鈕的手上短暫地停留了一下。
“도련님?” 「少爺?」
“유현이는 밖에서 멀쩡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柳賢在外面好端端地等著。」
“그럼 꼬마 아가씨로군.” 「那麼是小小姐了。」
“예정보다 빠르게 던전에서 나와 직접 공략 완료 연락을 넣은 파트너가 순수하게 걱정되어서일 수도 있지요. 모른 척해 드릴 테니 감동의 눈물을 흘리셔도 괜찮습니다.”
「或許是因為您的夥伴比預定時間更早從地城出來,並親自聯絡您說攻略完成了,所以他只是單純地擔心您。我可以假裝不知道,所以您儘管流下感動的淚水也沒關係。」
“내 파트너는 상냥하기도 하지. 이렇게나 무사한 모습을 보았으니 기뻐 달려와도 된다네. 기꺼이 품에 안겨 주도록 하지.”
「我的搭檔真是溫柔。既然看到我安然無恙,就算高興地跑過來也沒關係。我很樂意讓你投入我的懷抱。」
뭐라냐. 유현이나 예림이면 모를까.
說什麼呢。如果是宥賢或藝琳就算了。
“그래서 버림받은 사람들은 어쩌고 있습니까. 그리고…….”
「所以那些被拋棄的人現在怎麼樣了?還有……」
던전 안에서 이상한 일은 없었냐고 물으려는 그때,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발밑이다. 속으로 욕을 내뱉기도 전에 차가운 것이 나를 휘감고 몸이 확 끌어당겨지듯 앞으로 넘어졌다. 순식간에 팔이 잡히고 단단한 손가락이 억세게 손목을 누르며 내 손이 펼쳐지게끔 만들었다.
正當我準備問在地下城裡有沒有發生什麼奇怪的事時,隱約傳來金屬碰撞的聲音。就在腳下。還沒來得及在心裡咒罵,冰冷的物體就纏繞住我,身體猛地被拉扯,向前跌倒。瞬間,我的手臂被抓住,堅硬的手指用力按住我的手腕,讓我的手掌攤開。
툭, 바닥으로 비상 버튼이 떨어졌다. 딱히 쓸 생각은 없었지만. 사슬 또한 차르르 소리를 내며 발치로 흘러내렸다.
叩,緊急按鈕掉到地上。雖然我沒打算用它。鎖鏈也嘩啦啦地響著,滑落到我的腳邊。
“던전 안에서, 아니, 그 전에 저기 카메라 좀 부숴요.”
「在地下城裡,不,在那之前,先把那裡的攝影機弄壞。」
내 팔도 좀 놓고. 여러모로 불편하다.
也放開我的手臂。這在很多方面都很不方便。
“켜 놓고 들어온 건가?”
「是開著進來的嗎?」
“껐는지 안 껐는지 알게 뭡니까. 세성이 얼마나 믿을 만하다고. 부술 거라고 말해 뒀으니 부수죠.”
「我怎麼知道有沒有關掉?成賢那傢伙有什麼好信賴的。既然都說要毀掉了,那就毀掉吧。」
에블린이 꺼 준다고 했지만 그냥 부수겠다 대답했다. 못 믿어서도 있긴 하지만 우리 것도 부쉈는데 너네 것도 부서져야 공평하지.
艾芙琳說會幫我關掉,但我還是回答說直接毀掉。雖然有一部分原因是不相信她,但我們家的都被毀了,你們家的也該被毀掉才公平吧。
“요샌 감시카메라가 워낙 발달하기도 했고 말이죠. 도청장치는 없나 몰라.”
「最近監視器也發展得太好了。不知道有沒有竊聽器。」
“확인해 드리지.” 「我來幫您確認。」
“그래 주면 고맙, 악!”
「你肯幫忙就謝……啊!」
순간 전신에 전기가 올랐다. 약한 정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그게 온몸을 덮치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瞬間,電流竄遍全身。雖然只是類似微弱靜電的程度,但當它襲捲全身時,我還是不免嚇了一跳。
“없군.” 「沒有。」
미세한 전류로 방 전체를 순식간에 탐색한 성현제가 말했다. 웃는 얼굴을 한 대 치고 싶었다.
成賢濟說道,他用微弱的電流瞬間探查了整個房間。我真想揍他那張笑臉一拳。
“조절 잘하는 사람이─” 「懂得控制的人——」
펑! 카메라가 터져 나갔다.
砰!攝影機炸裂開來。
“…왜 나한테까지 지랄입니까.” 「……為什麼連我也要被你找麻煩。」
“한유진 군의 몸에도 무언가 숨겨져 있을지 알 수 없지 않나. 다행히 휴대폰뿐이더군.”
「韓有辰先生的身體裡說不定也藏著什麼,不是嗎?幸好只有手機而已。」
또 고장 안 났을까 모르겠네. 정전기 정도였으니 괜찮겠지. 전기를 쓰는 기계류는 다 감지되는 건가. 그것 참 편하네.
不知道是不是又壞了。只是靜電而已,應該沒關係吧。所有用電的機械類都能感應到嗎?那可真方便。
“던전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在地下城裡發生了什麼事?」
“짐작하고 들어온 게 아닌가. 아무것도 없이 무작정 뛰어든 거라면 조금 실망스러워질지도.”
「你不是已經猜到了才進來的嗎?如果什麼都沒準備就貿然闖入,我可能會有點失望喔。」
“뭘 또 실망까지야.” 「有什麼好失望的。」
성현제 놈이 대답 대신 내 팔목을 잡은 손에 천천히 힘을 가했다. 은혜에 의해 막히지 않을 정도로 지그시 내리누른다. 아, 네. 알겠다고. 피해무효화 아이템이 있어도 막 던전에서 나온 상급 헌터들 앞에 혼자 나서는 건 멍청한 짓이긴 하지.
成賢帝那傢伙沒有回答,只是緩緩地對抓住我手腕的手施加力量。他輕輕地壓著,力道不至於被恩惠阻擋。啊,好。我知道了。即使有傷害無效化的道具,獨自一人面對剛從地城出來的高級獵人們,也確實是件蠢事。
“제 동생이 던전에서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정보다 더 빠르게 공략을 끝냈고요. 성현제 씨도 비슷한 일을 겪은 거 아닙니까?”
「我弟弟說他在地城裡感覺到一股奇怪的異樣感。所以比預定時間更快地結束了攻略。成賢濟先生不也經歷了類似的事情嗎?」
좀 놓으라고 손목을 비틀며 말을 이었다.
我扭動手腕,想掙脫他,同時繼續說道:
“그리고 동업자 씨 상대니까 들어온 거지.”
「而且,我是因為要對付合夥人才進來的。」
어쨌든 믿을 수 있는 상대다. 던전에서 무슨 일이 생겼든 쉽게 흔들리지 않을 인간이고. 내 대답에 성현제가 눈매를 부드럽게 휘며 입을 열었다.
<p>總之,他是個值得信任的對象。不管在地下城發生什麼事,他都不會輕易動搖。聽到我的回答,成賢濟柔和地彎起眼角,開口說道。</p>
“도련님도 시선을 느낀 건가.”
「少爺也感覺到視線了嗎?」
“네. 던전 밖에서 누군가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더군요.”
「是的。他說在地城外面,感覺好像有人在偷窺。」
“확실히 그런 감각이었지.” 「確實是那種感覺沒錯。」
성현제가 작게 끄덕였다. 그 또한 던전 밖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시선을 느끼고 없애 버렸다고 하였다. 이후 또다시 시선이 느껴지는 일은 없었지만.
成賢濟輕輕點頭。他也說自己感覺到從地城外往內窺探的視線,並將其消除了。之後就再也沒有感覺到那視線了。
“던전 상태가 변했다고요?” 「迷宮狀態改變了?」
2층에서 처음 보는 몬스터가 나타나고 길이도 더 짧아졌다고 했다. 다행히 몬스터는 별로 강하지 않았지만 변화가 신경 쓰여 팀원을 뒤에 두고 먼저 던전을 공략해 나왔다고 말하였다.
他說,二樓出現了從未見過的怪物,而且路徑也變短了。幸好怪物不是很強,但因為他很在意這個變化,所以把隊員留在後面,自己先攻略了迷宮才出來。
“정리는 해 놓았으니 내일쯤엔 나올 거라네.”
「我已經整理好了,明天左右應該就會出來了。」
“…유현이는 던전이 변하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만.”
「……宥賢說,地城並沒有改變。」
시선을 느끼기만 한 것과 공격까지 한 것의 차이인가. 설마 예림이도 괜히 건드렸다가 던전이 바뀌어 아직 나오지 못한 건 아니겠지. 성현제는 더 짧아졌다고 했지만 반대로 길어질 수도 있는 노릇이다.
這就是感覺到視線和實際發動攻擊的差別嗎?該不會藝琳也因為不小心招惹到什麼,導致地城改變,所以到現在還沒出來吧。雖然成賢濟說時間縮短了,但反過來說,也有可能變長。
그 정도 변화라면 차라리 다행이지만.
如果只是這種程度的變化,那還算好。
“내 파트너께는 별일 없었는지.”
「我的搭檔沒事吧。」
“보시다시피 멀쩡합니다. 아무래도 배구공을 만나 봐야 할 것 같으니 이제 그만 나가죠.”
「如您所見,我好得很。看來我得去見見排球,現在就出去吧。」
성현제까지 동행한다면 유현이도 더 막지 않을 거다. 시선에 대해 궁금할 테니 순순히 따라와 주겠지.
如果連成賢濟都同行,劉賢也不會再阻攔了。他會對視線感到好奇,所以會乖乖地跟過來吧。
“아, 혹시 그 시선 익숙하지는 않았습니까? 해파리라든가요.”
「啊,您不覺得那視線很熟悉嗎?像是水母之類的。」
유현이와는 다르게 성현제는 해파리를 직접 만났었다. 예리하기까지 하니 무언가 느꼈을지도 모른다. 내 물음에 성현제가 잠깐 기억을 되새기는 듯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和宥賢不同,成賢濟曾親自見過海蜇。他甚至很敏銳,或許感覺到了什麼。聽到我的問題,成賢濟似乎短暫地回憶了一下,然後搖了搖頭。
“낯선 느낌이었다네. 해파리도 배구공도 확실히 아니야.”
「那是一種陌生的感覺。肯定不是水母,也不是排球。」
일단 해파리는 아니구나. 다행이다. 그럼 성현제가 모르는 다른 패륜아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았다. 또 실수로 던전 오류라도 내 버린 걸까.
看來不是水母。謝天謝地。那麼,很有可能是成賢濟不知道的另一個不孝子。難道又是他不小心造成了地下城錯誤嗎?
성현제가 몸을 일으켰다. 나 또한 바로 섰지만 아직 붙잡혀 있는 채였다. 왜 안 놓아주냐 하고 쳐다보는데 그의 시선이 바닥을 향하고 있었다. 떨어진 비상 버튼이다.
成賢濟起身。我也立刻站了起來,但仍被他抓著。我望向他,想問他為什麼不放開我,卻見他的視線望向地面。是掉落的緊急按鈕。
“잠깐만─” 「等一下——」
꾸욱, 성현제의 발끝이 버튼을 눌렀다. 야!
<p>嘶,成賢宰的腳尖按下了按鈕。呀!</p>
“궁금해서.” 「好奇。」
“그냥 말로 물으면 어디가 덧나냐!”
「直接用說的會少塊肉嗎!」
호기심 드는 건 죄다 만져 보는 다섯 살짜리 애도 아니고! 순진한 척 웃지 마, 망할. 애초에 받아 온 내가 잘못이었지. 잠깐, 설마 에블린 씨 알고 준 거 아니냐. 생각이 길게 이어지기도 전에 성현제가 나를 안아들었다. 금빛 사슬이 주위를 휘감고.
我又不是什麼五歲小孩,看到什麼都好奇地摸摸看!別裝純真地笑,該死的。一開始就是我收下它的錯。等等,該不會艾芙琳小姐是知道才給我的吧。思緒還沒能延續太久,成賢濟就抱起了我。金色的鎖鏈纏繞在周圍。
우우웅─ 嗡嗡嗡——
겹겹의 벽으로 박힌 게이트 실이건만 심상찮은 진동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내.
明明是層層疊疊的牆壁所鑲嵌的傳送門室,卻感受到了不尋常的震動。然後,很快地。
콰과광! 匡啷!
주변이 터지듯 박살 나고 파편이 위로 솟구쳤다. 덮쳐오는 벽과 건물 잔해를 사슬이 연이어 튕겨내고 산산조각으로 부순다. 흐리게 뜬 눈에 건물이 있던 자리를 둥글게 덮은 반투명한 막 같은 것이 보였다.
周圍像爆炸般碎裂,碎片向上飛濺。鎖鏈接連彈開並粉碎了襲來的牆壁和建築殘骸。我模糊地睜開眼睛,看到建築物原先所在的位置被一個半透明的薄膜狀物體圓形地覆蓋著。
“저건…….” 「那、那個是……」
“에블린의 스킬이라네. 표적을 가두고 화력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하지.”
「那是艾芙琳的技能。作用是困住目標,集中火力。」
주위 피해 없이 깔끔하게 날려 주겠다고 자신 있어 하더니 저런 스킬이 있었구나. 튀어 올랐다가 막에 부딪친 파편이 비처럼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방공호처럼 튼튼하게 지은 던전 건물이 순식간에 잔해만 남았다.
「會乾淨俐落地將它炸飛,不會波及到周圍。」他自信滿滿地這麼說,原來有這種技能啊。飛濺起來的碎片撞到屏障後,像雨一樣嘩啦啦地落了下來。原本建造得像防空洞一樣堅固的地下城建築,瞬間只剩下殘骸。
양옆은 물론 도로 너머도 멀쩡한 빌딩이 반짝거리고 있다 보니 더더욱 괴리감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막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놀라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번화가 한복판에서 거침없이 공격 스킬을 써 버리다니. 외양은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보였는데 에블린 씨도 S급은 S급이구나…….
兩旁以及馬路對面的大樓都完好無損地閃爍著光芒,這讓眼前的景象更顯得格格不入。結界消失後,人們驚訝地竊竊私語聲傳了過來。竟然在鬧區中心毫不猶豫地使用攻擊技能。艾芙琳小姐外表看起來沉著理性,但果然 S 級就是 S 級啊……
갑자기 송태원이 떠올랐다. 던전에 들어가서 다행인 건지 불행인 건지.
宋泰元突然浮現在腦海中。不知道他進入地下城是幸還是不幸。
“댁네 길드원한테 공격을 다 당하시고, 참 재미있으시겠습니다. 이제 그만 내려 주세요.”
「您被貴公會的成員攻擊,想必很有趣吧。現在請放我下來。」
슬슬 쪽팔리기 시작했다. 다른 때야 내 스탯치로는 들려 다닐 수밖에 없고 보는 눈도 몇 안 되니 그러려니 했는데 여긴 번화가잖아. 민망함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세성길드원과 협회 직원들이 바리케이드 치고 막고는 있지만 빌딩 위층에선 훤히 다 보일 텐데.
我開始覺得丟臉了。換作其他時候,以我的能力值,本來就只能被人抱著走,而且也沒多少人看到,所以也就算了,但這裡可是鬧區啊。尷尬像浪潮般襲來。雖然成聖公會成員和協會職員都拉起了路障,但從大樓高層應該能看得一清二楚吧。
…악, 진짜 쪽팔려. ……呃,真丟臉。
“놓아주시죠, 쫌.” 「請放開我,拜託。」
속으로 욕을 삼키는데 유현이가 훌쩍 뛰어 다가왔다. 잔해를 넘어 성현제 앞에 선 동생이 대뜸 손을 내밀었다.
我心裡咒罵著,宥賢卻一躍而至。他越過殘骸,站在成賢濟面前,突然伸出手。
“돌려주십시오.” 「請還給我。」
성현제는 유현이를 잠깐 바라보다가 순순히 나를 건네주었다. 아니, 내려달라니까 그냥. 어느새 기자까지 나타났는지 카메라 소리가, 으아악.
成賢濟看了宥賢一眼,便順從地把我交了出去。不,我是說請把我放下來。不知何時連記者都出現了,相機的聲音,啊啊啊。
“얼른 내려 줘, 유현아.”
「快放我下來,宥賢。」
“괜찮아, 형?” 「你還好嗎,哥?」
“멀쩡해. 세성길드장이 일부러 버튼 누른 거야.”
「好得很。星辰公會長是故意按下按鈕的。」
제 마음 내키면 핵미사일 버튼도 망설임 없이 누를 인간 같으니라고. 내가 진짜 저 인간을 믿어도 되나 싶은 회의감이 들었다. 기껏 세상 지켜 놓았더니 저 망할 인간이 갑자기 심심하다며 멸망시켜 버린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았다.
這傢伙要是心情不好,搞不好會毫不猶豫地按下核彈按鈕。我開始懷疑自己是否真的能相信這個人。好不容易才守護了世界,要是那個該死的傢伙突然說無聊,然後毀滅了世界,我也不會感到驚訝。
“성현제 씨도 같은 걸 느꼈다고 하더라. 역시 던전에 가 봐야겠어.”
「成賢濟先生也說他有同樣的感覺。果然還是得去一趟地城。」
유현이에게 나직이 말하며 돌아섰다. 저만치서 에블린이 온화한 미소를 띤 얼굴로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겉모습만 보면 길 가다 반 학생을 발견한 상냥한 선생님 같다. 외모에 속지 말자.
我低聲對宥賢說完,便轉過身。不遠處,艾芙琳臉上掛著溫和的笑容,朝我揮了揮手。光看外表,她就像個在路上發現學生的親切老師。別被外表騙了。
“잠깐 시간 좀 내주시겠습니까, 파트너 씨.”
「夥伴先生,可以耽誤您一點時間嗎?」
“방금 던전에서 나온 사람을 부려먹으려 들다니, 냉혹하기도 하지.”
「居然想使喚剛從地城出來的人,真是冷酷無情。」
“저런, 나이 생각을 못 해 드렸네요. 조만간 은퇴할 계획이시라면 동업자로서 세성은 제가 잘 먹어 드리겠습니다.”
「哎呀,我沒考慮到您的年紀。如果您近期有退休的打算,身為合夥人,我會好好地把世成吃掉的。」
농으로 던진 말이었지만 솔깃해졌다. 진짜 계약서 하나 쓰자고 해 볼까. 상대방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일선에서 물러날 시 사업장을 물려받는 걸로.
這雖然是句玩笑話,卻讓我心動了。要不要真的簽一份合約?內容就寫,如果對方遭遇不測或從第一線退下來,就由我繼承事業。
엄살과 달리 성현제는 흔쾌히 동행을 수락했다. 그도 궁금하기는 할 터였다. 우리는 곧장 가까운 하급 던전을 수배해 들어갔다.
和裝病不同,成賢濟爽快地答應同行。他應該也很好奇吧。我們立刻找了個附近的下級地城進去。
[허니!] [小蜂蜜! ]
눈으로 뒤덮인 숲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신입이 통통 튀어나왔다.
一踏入被白雪覆蓋的森林,新手便蹦蹦跳跳地出現了。
[조,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조금만요!]
[趙,請再等一下下!就一下下就好!]
마감에 독촉당하며 야근하는 블랙기업 직원처럼 신입이 소리쳤다. 아니, 그거 때문에 온 거 아닌데 괜히 미안해지네.
新進人員的喊叫聲,就像被催稿而加班的黑心企業員工。不,我不是為那件事而來的,卻莫名感到抱歉。
“오늘은 그 일 때문이 아니라, 이 두 사람이 던전에서 시선을 느꼈다고 했어. 혹시 아는 거 있어?”
「今天不是因為那件事,而是這兩個人說他們在地下城裡感覺到被注視。你知道些什麼嗎?」
[아, 맞아요!] [啊,沒錯!]
배구공이 끄덕거리듯 흔들렸다. 排球像在點頭般晃動著。
[던전에 연이어 간섭이 있었어요. 체인과 허니의 동생, 그리고 물방울 선배의 힘을 가진─]
[地城接連受到干涉。擁有鍊和赫尼的弟弟,以及水滴前輩力量的——]
“예림이? 어떻게 됐어?!” 「藝琳?她怎麼了?!」
역시 예림이한테도 이상한 일이 생겼구나! 덥석 잡으려는 내 손을 배구공이 슬쩍 피했다. 익숙해졌다 이건가.
看來藝琳也發生了奇怪的事!我伸手想抓住排球,它卻輕巧地躲開了。這是……習慣了嗎?
[확인해 봤는데 별일 없었어요. 간섭으로 인해서 던전이 약간 변형되긴 했지만 S급 각성자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이거든요.]
[我確認過了,沒什麼特別的事。雖然因為干涉,地下城稍微變形了,但 S 級覺醒者應該足以攻略。]
“정말로?” 「真的嗎?」
[네! 음, 살짝 확인시켜 드릴까요? 대신 허니가 부탁한 일은 조금 더 늦어지게 되겠지만요.]
「好!嗯,要稍微跟您確認一下嗎?不過這樣一來,小蜂蜜拜託我的事情就會再延遲一些了。」
“확인시켜 줘.” 「讓我確認一下。」
아이템이 문제냐, 애가 일단 무사해야지. 배구공이 잠깐 침묵하더니 내 앞으로 창이 떠올랐다.
道具是問題嗎?孩子首先要平安無事才對。排球短暫地沉默了一下,接著我的面前浮現了一個視窗。
[너무 맛 □다. 그쵸, □니.
[太好吃了。對吧,□尼。
아, 블루□! 부□□ 피 묻힌 채 □지 마!]
啊,藍□!別□□沾著血□!
드문드문 사라진 대화 글이 짧게 나왔다가 사라졌다. 휴식하며 건조식량이라도 먹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거 맛없지, 확실히.
<p>零星消失的對話文字短暫地出現又消失。他們似乎正在休息,吃著乾燥食物。那東西肯定不好吃。</p>
[그나마 허니와 관련이 있어서 이 정도라도 보여 드릴 수 있는 거예요.]
[這還是因為和赫尼有關,才能讓您看到這種程度的。]
안도의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무사한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다. 블루는 물론 다른 팀원도 별문제 없는 듯하고.
安穩的嘆息聲自然而然地流洩而出。平安無事真是太好了。藍利和隊上其他成員似乎也沒什麼問題。
“원인이 뭔지는 알고 있어?”
「你知道原因是什麼嗎?」
[아뇨, 일단 누가 간섭한 건 확실하지만 범인까지는 못 잡아냈어요. 저희 쪽의 누군가일 수도 있고, 아니면.]
[不,總之確定有人干預,但還沒抓到犯人。可能是我們這邊的人,也可能不是。]
“해파리는 아니야.” 「不是水母。」
[그래요?] [是嗎?]
“그래. 유현이와 예림이, 성현제를 살펴봤다면 나와도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문제가 생길 일은 없을까?”
「是啊。既然你都看過宥賢、藝琳和成賢濟了,那應該也跟我有關聯吧,不會出什麼問題嗎?」
내 물음에 배구공이 빙그르 돌았다.
我的問題讓排球轉了一圈。
[없어요! 던전에 간섭하는 건 쉽지 않거든요.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아시다시피 힘이 아주 많이 들어요. 보통은 기껏해야 던전을 변형시키거나 S급 몬스터를 들여보내는 정도죠.]
[沒有!要干涉地城並不容易。雖然不是不可能,但您也知道那非常耗費力氣。通常頂多就是讓地城變形,或是送 S 級魔物進去而已。]
“도마뱀 주인은 SS급 몬스터까지 보내왔잖아.”
「蜥蜴主人甚至還派了 SS 級的怪物過來。」
[걔는 스킬 자체가 특별하니까요. 하지만 해파리에게는 그런 스킬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허니 세계의 S급 각성자와 계약하고 그 몸을 빌려야만 유의미한 해를 입힐 수 있는 유의 능력을 가졌죠.]
[因為牠的技能本身就很特別。但我知道水母沒有那種技能。牠必須和蜜世界裡的 S 級覺醒者簽訂契約,並借用他們的身體,才能擁有足以造成實質傷害的有用能力。]
그러니 던전보다는 S급 헌터들을 조심하라고 충고해 왔다. S급 각성자가 최석원처럼 제 몸 바치는 계약을 할 가능성은 극히 낮기는 하다지만.
因此,他一直勸告我與其提防地城,不如提防 S 級獵人。雖然 S 級覺醒者像崔碩元那樣獻出自己身體來簽訂契約的可能性極低。
[그래도 혹시 모르니 오늘은 여기서 바로 나갈 수 있도록 처리해 드릴게요. 제가 좀 더 살펴볼 테니까 당분간은 허니가 던전에 들어갈 땐 꼭 S급 각성자 여러 명과 동행하세요!]
[不過,以防萬一,我今天會處理好,讓你們能直接從這裡出去。我會再多觀察一陣子,所以這段時間,小蜂蜜進入地城時,一定要有幾位 S 級覺醒者陪同!]
괜찮다고 할 때까진 조심하라면서 따로 게이트를 만들어 주었다. 유현이와 성현제에게 신입이 해 준 말을 설명해 준 뒤 밖으로 나갔다.
「直到我說沒關係為止,都要小心。」他這麼說著,另外幫我開了一道門。我向宥賢和成賢濟解釋了新進人員說的話後,便走了出去。
다음 날, 예림이가 무사히 던전 공략에 성공했다.
隔天,藝琳順利攻略了地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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