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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불도마뱀  第 92 話 火蜥蜴



송태원은 그새 사육 시설 내의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옆 빌딩과 해연 길드를 포함한 주위 건물들에도 비상 대기 연락을 마쳤다. 그 빠른 일 처리를 보니 한두 번 있었던 일이 아니구나 싶어졌다.
宋泰元已經將飼育設施內的人員疏散完畢,並且通知了旁邊大樓及海淵公會等周圍建築物進入緊急待命狀態。看他處理事情的速度,讓人覺得這絕非第一次遇到這種狀況。

이제는 괜찮다고, 헛수고시켜서 미안하다고 말하자 이런 일에 헛수고란 없다는 차분한 대답이 믿음직스러웠다. 언제나 만약이란 게 있으니 예방이 최선이지.
當我說現在沒事了,抱歉讓他白忙一場時,他冷靜地回答說這種事沒有白忙的,讓人感到十分可靠。畢竟總是有萬一,預防才是最重要的。

“내일 가서 합의 처리해 줄 테니까 그때까진 얌전히 있으세요. 알겠죠?”
「明天去那裡幫你們協商處理,到時候之前乖乖待著。知道了嗎?」

“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是的。我會等著的。」

노아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옷은 급한 대로 숙직실에 있던 예비용 트레이닝복을 입혔다. 원래 입고 있던 옷은 던전 아이템도 아니었거니와 착용자의 신체에 맞게 변하는 아이템이라 해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전신 수화 스킬을 지닌 헌터용 장비는 특수 처리가 필요했다.
諾亞乖乖點了點頭。急忙給他穿上了值班室裡的備用運動服。原本穿的衣服既不是地城道具,即使是會隨著穿戴者身體變化的道具,也有其極限。因此,擁有全身手套技能的獵人用裝備需要特殊處理。

원래라면 전신 수화 스킬을 가진 헌터는 한참 뒤에나 나온다. 당연히 특수 처리 해 주는 곳도 아직 없을 테고. 내가 따로 알아봐야 하려나. 재료가 뭐였더라?
原本擁有全身手套技能的獵人要過很久才會出現。當然,能提供特殊處理的地方也還沒有。我得自己去打聽看看。材料是什麼來著?

송태원과 함께 노아를 보내고 나서 애들 중 삐약이만 데리고 왔다. 블루야 이미 잠들었고 코메트를 데려오기엔 돌아갈 생각 없어 보이는 유현이에 더해 피스도 문제였다. 한밤중에 대면시키기보단 일단 푹 쉬고 나서 낮에 천천히 보여 주는 편이 낫겠지. 낮에는 얌전한 코메트니까 정신없는 밤중보다 인상도 좋을 것이다.
送走了宋泰元和諾亞後,只帶回了小啾啾。藍藍已經睡著了,宥賢看起來不打算回去帶彗星回來,加上 Peace 也有問題。與其半夜讓他們見面,不如先好好休息,白天再慢慢讓他們認識比較好。白天的彗星比較乖巧,印象也會比夜裡混亂時好。


- 그릉.  - 嗚嚕。


다시 작아진 피스가 입에 붉은색 알을 물고 다가왔다. 안 잃어버리고 잘 챙겼네.
變小的 Peace 嘴裡叼著紅色的丸子走過來。沒丟掉,保管得很好呢。

“피스야, 너 없는 사이에 이사했다. 전보다 훨씬 넓어졌으니 너도 편할 거야.”
「Peace 啊,你不在的時候我們搬家了。比以前寬敞多了,你也會覺得舒服的。」

성체까진 좀 그래도 아성체 정도는 넉넉하다. 아래층은 성체로도 충분히 돌아다닐 수 있고 옥상정원에도 언제든지 나가 놀 수 있다. 전처럼 갑갑하게 지낼 필요 없는 것이다. …비록 둘 다 복구공사 해야 하지만.
雖然到成體還有點距離,但亞成體的空間是足夠的。樓下成體也能自由走動,隨時可以到屋頂花園玩耍。不用像以前那樣悶著過日子了……雖然兩處都得進行修復工程。

삐약이를 머리 위로 올리고 피스를 안아 들었다. 유현이 놈이 제집인 양 앞장서 문을 열어 준다. 현관 키는 내가 줬는데 포털 키는 또 언제 받은 거지. 자는 사이에 김성한이 왔다 갔었나.
我把啾啾抱到頭頂上,抱起皮斯。那傢伙劉賢像是在自己家一樣,領先一步幫我開了門。玄關的鑰匙是我給的,可是傳送門的鑰匙又是什麼時候拿到的呢?難道金成漢在我睡覺的時候來過?

집을 돌아보라고 피스를 내려놓은 뒤 예림이 SNS에 들어가 보았다. 원래라면 오늘 만나서 노아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었는데 유현이가 나오는 바람에 연락도 못 하고 말았다.
把皮斯放下,讓他在家裡四處看看後,我打開了藝琳的社群網站。原本今天應該要見面,談談諾亞的事,但因為劉賢出現,連聯絡都沒能打。

‘강소영 씨랑 만났나 보네.’
「看來是和姜素英見面了呢。」

접시에 탑처럼 쌓인 조각 케이크 사진이 올라와 있다. 그 옆으로 빙수 그릇도 보인다. 점심때는 육회에 육사시미를 먹은 모양이다. 얘도 가만 보면 확고한 고기파라니까. 반찬은 뭘 가져다주든 잘 먹긴 하지만.
上面傳了一張像塔一樣堆疊的蛋糕切片照片。旁邊還能看到一碗刨冰。看起來中午吃了生牛肉拌飯和生牛肉片。仔細一看,他也是個堅定的肉食派。雖然不管給他什麼配菜都吃得很好。

‘…S급 헌터라고 해도 달리는 오토바이 위에 서서 셀카 찍진 마라.’
「…就算是 S 級獵人,也別站在跑動中的摩托車上自拍。」

어차피 장식용 수준이라지만 헬멧도 안 썼다. 중급 이상 헌터는 안전 장비 단속 대상이 아니긴 하지만. 던전 브레이크 때의 차량 사용을 위한 예외 대상이었다. 몬스터 나타났다는 소리 듣고 차 몰고 가서 안전벨트 차분히 풀고 내리는 건 비효율적이니까. 오토바이 헬멧도 거추장스러울 테고.
反正也只是擺設用,連安全帽都沒戴。中級以上的獵人雖然不在安全裝備的管制範圍內,但這是為了地下城突破時使用車輛的例外規定。聽到怪物出現的消息,開車過去後再慢慢解開安全帶下車,效率太低。摩托車安全帽也會很麻煩。

예림이도 피해자이니 내일 같이 가야 할 텐데, 잠들었으려나. 요즘 애들 몇 시쯤에 자지. 역시 연락은 내일 하는 게 좋겠지.
예림也是受害者,明天應該得一起去,不知道她睡著了沒。現在的孩子大概幾點睡呢。果然還是明天再聯絡比較好。

“…정원이.”  「…정원이。」

그때 유현이가 작게 중얼거렸다.
那時候,柳賢輕聲喃喃自語。

“응?”  「嗯?」

유현이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커다란 전면 창, 아니 스크린 속으로 복구하다 만 옥상정원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캄캄한 밤중이지만 쓸데없이 멀쩡한 가로등 덕에 부러진 나무며 파헤쳐진 땅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順著柳賢的視線轉過頭去。透過巨大的前方玻璃,不,是螢幕,映出了尚未修復完成的屋頂花園模樣。雖然是漆黑的夜晚,但多虧那毫無必要卻依然亮著的路燈,折斷的樹木和被挖掘過的土地赤裸裸地展現在眼前。

“생각보다 더 심각했던 거 같은데.”
「好像比想像中還要嚴重呢。」

“네가 할 소리냐. 피해 면적은 더 적어. 저쪽 땅 파낸 건 독기 때문이고.”
「你有資格說嗎?受害面積更小。那邊挖出來的土地是因為毒氣的關係。」

내일부터 블루 내새끼 스킬 써서 훈련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훈련실 벽을 부숴 놓고. 안쪽 시설이야 무사하겠지만.
原本打算從明天開始用藍色寶貝的技能進行訓練,結果把訓練室的牆壁都砸爛了。裡面的設施應該沒事吧。

“졸리다며. 잠이나 자라. 저쪽 왼쪽 침실은 명우가 쓰니까 거기 말고 아무데나 써도 돼.”
「你說你睏了,那就去睡吧。左邊那間臥室是明宇用的,除了那裡,其他地方都可以用。」

“유명우 헌터가 여기 있어?”
「有名宇獵人在這裡嗎?」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뭐가 그리 바쁜지 가끔 나타나.”
「有時在,有時不在。不知道忙什麼,偶爾才出現。」

침실을 쓴다고 말은 했지만 요 이틀간 자는 걸 본 기억은 없다.
雖然說是用了臥室,但這兩天倒是沒記得有看到他睡覺。

“뭔가 만들고 있는 거 같은데 비밀이라더라. 혹시 모르니까 마주치면 이번엔 진짜로 잘해 줘. S급 무기까지 나왔으니 언제 SS급 튀어나와도 이상하진 않다고.”
「好像在做什麼東西,但說是祕密。萬一碰到了,這次真的要好好對待他。既然連 S 級武器都出現了,說不定什麼時候 SS 級也會冒出來也不奇怪。」

피스가 바닥에 떨어뜨려 놓은 알을 주워서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피스는 그새 복층으로 올라 가 블루의 쿠션을 물어뜯더니 풀쩍 뛰어내려 작게 그릉거리며 몬스터용 거실 쪽으로 향했다. 그리곤 코메트의 둥지를 물고 와 내 발 앞에 내팽개친다.
皮斯撿起掉在地上的蛋,放回桌上。皮斯這時已經跑上複層,咬著藍色的抱枕,然後一躍而下,輕聲咕嚕著朝怪物用的客廳走去。接著牠叼來彗星的巢,丟在我腳前。


- 크흥.  — 哼。


낯선 냄새를 맡았나 보다. 영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似乎聞到了陌生的氣味。看起來心情真的很不好呢。

“새로 온 애가 있긴 한데 내일 소개시켜 줄게. 코메트라고 까만색 새끼용이야. 이리 와, 피스야. 오랜만에 같이 잘까?”
「雖然有個新來的,不過明天再介紹給你認識。牠叫 Comet,是隻黑色的小幼龍。過來,Peace。好久不見,要不要一起睡?」

기분 나쁘다는 듯 꼬리를 거칠게 탁탁 치면서도 얌전히 안겨 온다. 자꾸 낯선 몬스터가 들어오는 게 당연히 마음에 들진 않겠지. 그래도 어쩌겠냐, 아빠 일이 걔들 키우는 건데.
心情不悅地粗暴地拍打著尾巴,卻乖乖地依偎過來。陌生的怪物不斷闖入,當然不會讓牠們高興。但又能怎麼辦呢,爸爸的工作就是養牠們啊。

“피스 밥은 제대로 챙겨 먹였어?”
「你有好好讓他吃飯嗎?」

“알아서 잡아먹던데.”  「牠們自己會去吃的。」

“진짜 다 컸구나.”  「真的都長大了呢。」

어쩌지. 나도 살아 있는 몬스터를 구해다 줘야 하나.
怎麼辦呢。我也得去救活著的怪物回來嗎。

그때 명우가 불쑥 나타났다. 여느 때처럼 뜨거운 열기와 함께. 그와 거의 동시에 유현이가 내 앞을 막아섰다. 피스도 놀란 듯 귀를 쫑긋 세웠다.
就在那時,明宇突然出現了。像往常一樣,帶著炙熱的氣息。幾乎同時,柳賢也擋在我面前。Peace 似乎也嚇了一跳,豎起了耳朵。

“…뭐야, 저게.”  「……那是什麼。」

“뭐기는, 명우잖아.”  「什麼嘛,是明宇啊。」

“아니, 평범한 화기가 아닌데.”
「不,不是普通的火器呢。」

그런가? 좀 후끈하긴 해도 사람 다칠 수준은 아닌데. 유현이의 말을 들은 명우가 입꼬리를 올린다.
是嗎?雖然有點熱烈,但還不到會有人受傷的程度。聽了柳賢的話,明宇嘴角微微上揚。

“이스무아르의 화기가 대단하긴 하죠. 그 정도로 순도 높은 마력을 품은 불은 이 세상엔 없을 겁니다.”
「伊斯穆阿爾的火焰確實了不起。這種純度如此高的魔力之火,在這個世界上應該是不存在的。」

명우의 말에 유현이가 약간 자존심 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반박 않는 거 보니 뭔가 다르긴 다른가 보다.
明宇的話讓有賢露出有些受傷自尊的表情。不過看他沒有反駁,似乎確實有些不同。

“그런데 저건 뭐야?”  「不過那是什麼?」

명우가 내 뒤쪽을 가리키며 물었다. 고개를 돌리자 테이블 위에 놓인 알이 보인다. 금이 쩍 가 있는 붉은색 알이.
明宇指著我身後問道。我轉過頭,看見桌上放著一顆蛋。那是一顆裂開一道裂縫的紅色蛋。

…저게 왜 금이 갔지. 절대 깨지지 않기로 유명한 알이었는데. 반사적으로 집어 들려 했지만 유현이의 손이 더 빨랐다.
…那個為什麼會裂開了。明明是以絕對不會破碎聞名的蛋。雖然本能地想要拿起來,但劉賢的手更快。

“뭐가 나올지 모르니 손대지 마. 위험할 수도 있어.”
「不知道會出什麼,別動手。可能會有危險。」

그러면서 뒤로 물러선다. 유현이의 손아귀에서 알이 작게 흔들렸다. 금이 더욱 커지며 투둑, 조그만 틈이 생겨났다. 그 안쪽에서 불꽃이 작게 날름거린다.
同時向後退去。蛋在柳賢的手中微微晃動。裂縫越來越大,啪嗒,一道細小的縫隙出現了。裡面有火花微微閃爍。

재차 날름날름, 알껍데기를 핥고 녹이듯 삼키더니,
再三舔舐著,舔著蛋殼,彷彿在融化般地吞下,

화르륵!  火光熊熊燃起!

완전히 불타올랐다. 순간 조금 놀랐지만 화염 저항 덕분인지 뜨겁진 않은 듯했다.
完全燃燒了起來。瞬間有些驚訝,但多虧了火焰抗性,似乎並不覺得燙。

주먹만 한 불길은 이내 사그라지고, 그 속에서 나타난 것은 조그만 도마뱀이었다. 불꽃으로 이루어진 작은 도마뱀이 유현이의 손을 타고 올라 손목을 빙그르 감아 돈다.
拳頭大小的火焰很快熄滅,從中出現的是一隻小小的蜥蜴。由火焰組成的小蜥蜴沿著劉賢的手爬上來,繞著手腕輕輕盤旋。

당혹감 속에서 떡잎 스킬을 써보았다.
在困惑中試用了初芽技能。


[불의 정령 – F급
[火焰精靈 – F 級

계약자 한유현]  契約者 韓有賢]


“…불의 정령?”  「……火之精靈?」

중얼거림에 유현이와 명우가 동시에 나를 쳐다보았다.
在喃喃自語中,柳賢和明宇同時看向了我。

“불의 정령이라고? 정령 같은 것도 있었나?”
「火焰精靈?竟然還有精靈這種東西?」

“이스무아르가 이쪽 세계엔 정령이 없을 거라고 했는데?”
「伊斯穆阿爾說這個世界應該沒有精靈吧?」

없긴 없었지. 5년 후까지도 정령 같은 거 나타난 적 없다. 정체불명의 알만 있었을 뿐.
確實沒有。直到五年後也從未出現過什麼精靈之類的東西。只有不明身份的蛋而已。

설마 그 알들이 정령의 알 같은 거였나.
難道那些蛋是像精靈蛋一樣的東西嗎。

“…명우 네가 나타나기 전까진 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어. 조금 전의 열기가 이스무아르의 것이라고 했었지?”
「……明宇,在你出現之前,蛋沒有任何變化。剛才的熱度是伊斯穆亞爾的,對吧?」

“어. 지금 만드는 건 이스무아르의 화력이 강하게 필요하다 보니 넘쳐 새어나온 건데… 그것 때문에 저게 깨어난 건가?”
「嗯。現在製作的東西因為需要伊斯穆阿爾強大的火力,所以才會溢出來……難道就是因為那個才覺醒的嗎?」

“아마도. 같은 정령의 힘이 닿아야만 깨어나는, 그런 게 아닐까?”
「大概吧。是不是只有同樣的精靈之力觸及,才會甦醒的那種呢?」

그렇다면 정체불명의 알들이 수년간 별의별 짓을 다해 봐도 꿈쩍도 하지 않았던 게 이해가 간다. 이 세계에는 정령이 없으니까.
那麼,這些身份不明的蛋即使多年來嘗試了各種方法也毫無反應,便可以理解了。因為這個世界沒有精靈。

유현이는 자신의 손을 빙글빙글 맴돌아 기는 도마뱀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손끝에 작게 불꽃을 만들어 낸다. 도마뱀이 움직임을 뚝 멈추더니 붉던 불꽃이 검게 물들어 가는 것을 유심히 지켜본다. 불꽃이 완전히 까맣게 변하자, 입을 크게 벌려 덥석덥석 불을 집어삼킨다.
柳賢好奇地看著在自己手上繞圈爬行的蜥蜴。接著,他在指尖輕輕捻出一小團火焰。蜥蜴動作頓時停住,專注地注視著那原本紅色的火焰逐漸變成黑色。火焰完全變黑後,他大張嘴,咔嚓咔嚓地將火焰吞了下去。

“화 속성은 완전 면역인 모양이네. 딱히 쓸데는 없을 거 같지만.”
「看來對火屬性完全免疫呢。雖然好像沒什麼用處。」

“왜, 잘 키우면 명우네 이스무아르처럼 강해질 수도 있지. 나름 SSS급 알에서 태어났잖아.”
「為什麼?好好培育的話,也有可能變得像明宇家的伊斯穆亞爾那樣強大啊。畢竟是從 SSS 級的蛋裡孵出來的嘛。」

“저렇게 조그만 게?”  「那麼小一隻?」

명우가 못마땅하게 말했다. 그새 이스무아르와 많이 친해지기라도 했나 보다.
明宇不悅地說道。看來這段時間他和伊斯穆阿爾變得很親近了。

아무튼 해당 정령의 힘이 있어야만 부화 가능하다면 다른 색 알들은 앞으로도 영영 정체불명으로 남겠구나. 아깝다.
總之,如果必須擁有該精靈的力量才能孵化,那其他顏色的蛋今後也將永遠無法辨識身份。真可惜。


* * *


깨어났을 때는 오전 열 시가 넘어 있었다. 블루도 코메트도 없다 보니 깨어날 일 없이 완전히 푹 자 버린 모양이다.
醒來時已經超過上午十點了。因為藍色和彗星都不在,似乎一覺睡得非常沉,完全沒有醒來的機會。


- 그르릉.  - 嗚嚕嚕。


몸을 일으키자 피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머리를 비벼 온다. 삐약이도 바구니 속에서 파닥거린다. 잠에서 깬지 한참 지난 거 같은데 일어나라 조르지도 않고, 착한 녀석들.
身體一動,Peace 彷彿等不及似的蹭著我的頭。Ppiyak 也在籃子裡拍打著翅膀。好像醒來已經很久了,卻沒有催促我起床,真是乖孩子們。

삐약이를 바구니에서 꺼내 주고 거실로 나갔다. 블루가 없으니 좀 휑하게 느껴지긴 한다.
把啾啾從籃子裡抱出來,走到客廳。沒有 Blue,感覺有點空蕩蕩的。

유현이는 이미 길드로 돌아간 모양이었다. 며칠간 자리를 비웠으니 할 일이 많겠지. 협회에도 가 봐야 할 테고. 좀 일찍 일어나서 아침이라도 챙겨 줄 걸 그랬나.
柳賢似乎已經回到公會了。幾天沒在,應該有很多事情要處理。也得去協會看看。早點起床,至少準備點早餐才好呢。


- 삐약삐약.  - 啾啾啾。


삐약이가 애완동물용 계단을 밟고 소파 위로 올라가 리모컨 버튼을 누른다. 앉아서 티브이를 보는 자세가 아주 익숙하다. 머잖아 간식 그릇 옆에 놓고 날개로 집어먹으며 영화 VOD 사서 보는 게 아닐까 몰라.
啾啾踩著寵物用的階梯,爬上沙發,按下遙控器的按鈕。牠坐著看電視的姿勢非常熟練。不久後,說不定還會把零食碗放在旁邊,用翅膀夾著吃,然後買電影點播來看呢。

티브이로 시선을 옮기자 하단에 속보가 떠 있는 것이 보였다.
當目光轉向電視時,看到螢幕下方出現了快訊。

세성 길드 S급 헌터 영입.
世成公會 S 級獵人招募。

“…잠깐만, 삐약아.”  「…… 等一下,啾啾。」

리모컨을 들어 채널을 바꿨다. 헌터 전용 채널을 틀자 자세한 내용이 나온다. 세성 길드에서 해외 S급 헌터를 국내 영입에 성공했다. 에블린 밀러는 원거리 특화 S급 프리헌터로 바로 오늘 입국 예정이며…….
拿起遙控器換了頻道。切到獵人專用頻道後,詳細內容隨即播出。世成公會成功引進海外 S 級獵人回國。艾芙琳·米勒是專精遠距離的 S 級自由獵人,預計就在今天入境……。

‘…원래보다 빠른데.’  「……比原本還快。」

회귀 전에도 에블린 밀러는 세성 길드에 영입되었다. 다만 이렇게 빨리 들어오진 않았다. 해연에 S급 헌터들이 늘어난 것 때문에 예정보다 서두른 건가.
在回歸之前,艾芙琳·米勒就已被三姓公會招募了。不過並沒有這麼快加入。是不是因為海淵中 S 級獵人增加,所以比預定的時間提前了呢?

‘에블린 밀러면 S급 전투 헌터치고는 부드러운 성격의 여자였지.’
「艾芙琳·米勒作為 S 級戰鬥獵人來說,是個性格溫和的女子。」

어째서인지 문현아와는 사이가 안 좋았지만. 키워드 쓰기엔 좋은 조건이긴 한데.
不知為何,和文賢的關係並不好。不過,作為關鍵字來說倒是個不錯的條件。

‘됐어, 이제 각성자한테는 안 써.’
「好了,現在不會再用在覺醒者身上了。」

노아가 마지막이다. 다 키워진 S급 날로 먹으려다가 지뢰 밟는 짓은 한 번으로 족하다. 블루와 코메트나 데리러 가야지.
諾亞是最後一個。想要輕鬆收割已經培育完成的 S 級,踩地雷這種事一次就夠了。該去接藍和彗星了。


* * *


하나로 길게 땋아 내린 금갈색 머리카락에 동그랗게 알이 큰 안경 너머의 갈색 눈동자. 일견 수수해 보이는 차림의 에블린 밀러가 공항 출구에 나타나자 모여 있던 기자들이 일제히 플래시를 터뜨린다.
一頭長長的金棕色辮髮,圓圓的大眼鏡後是棕色的眼眸。看似樸素的艾芙琳·米勒出現在機場出口時,聚集的記者們齊聲閃光燈齊發。

에블린은 방송국 카메라를 향해 손을 살짝 흔들어 주곤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향한 곳에 격을 차린 깔끔한 슈트 차림의 세성 길드장, 성현제가 서 있었다.
艾芙琳朝著電視台的攝影機輕輕揮了揮手,然後轉身離開。她走向的地方,站著身穿整齊西裝、氣度非凡的世星公會會長,成賢濟。

“먼 길 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遠道而來,辛苦了。」

“천만에요. 이렇게 직접 마중 나와 주시다니,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哪裡哪裡。您親自出來迎接,真是感謝您的盛情款待。」

부드러운 미소에 역시나 친근감 있게 단 미소가 마주한다.
溫柔的微笑中,依舊帶著親切感的甜美笑容相互映照。

성현제는 직접 에블린에게 차 문을 열어 주고 운전석으로 가 앉았다. 차가 출발하자 에블린이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成賢濟親自為艾芙琳開了車門,然後走到駕駛座坐下。車子一開動,艾芙琳彷彿早已等不及,立刻開口說話。

“소식 들었어요. 노아가 엉뚱한 짓을 저질렀나 보더라고요?”
「聽說了。好像是諾亞做了什麼出格的事?」

“심지어 프리헌터로 돌아가겠다고 아침에 연락이 왔었지.”
「甚至早上還聯絡說要回去當自由獵人呢。」

성현제의 말에 에블린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聖賢帝的話讓艾芙琳露出驚訝的表情。

“그렇게 갑자기요? 리에트 때문에라도 미스터의 보호를 포기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속 좀 쓰리시겠어요.”
「這麼突然嗎?我還以為因為 Riet,您不會輕易放棄對先生的保護呢。心裡應該有點難受吧。」

“기껏 훈련 끝내고 이름표 달린 목걸이까지 채워 준 개가 가출해 버린 셈이니, 당연히 속이 쓰리지. 전신 수화까지 들통나 버리고.”
「好不容易訓練結束,還給牠戴上了有名字牌的項鍊,結果這隻狗竟然離家出走了,當然心裡難受。連全身的紋身都被發現了。」

성현제가 과장되게 한숨을 내쉬었다.
成賢濟誇張地嘆了口氣。

S급 헌터에 다양한 보조 스킬을 지니고 있어 던전 내에서도 쓸 만한 노아였지만, 던전 밖에서는 더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擁有 S 級獵人及多種輔助技能的諾亞,在地城內也相當有用,但在地城外則能發揮更大的效用。

무엇보다도 전신 수화 스킬의 존재는 아직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 벌건 대낮에 길드 하나 밟아 버리는 만행을 저지른다 하더라도 어딘가 터져 버린 게이트에서 나온 몬스터의 짓으로 넘겨 버리는 게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最重要的是,全身手語技能的存在尚未為世人所知。即使在大白天肆意踐踏一個公會,也能將其歸咎於某處破裂的傳送門中出現的怪物所為。

“노아가 그리 강하진 않지만 독은 쓸 만해서 두엇 정도는 처리해 줄 수 있었을 터인데, 아쉬울 따름이야.”
「諾亞雖然不算強,但毒倒是挺管用的,應該能解決兩三個,真是可惜啊。」

같은 S급 헌터까지는 어찌할 수 없다 해도 그 아래를 죄 쓸어 버리면 어떤 길드든 일정 기간이나마 힘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 길드가 아닌, 그 뒤를 받치고 있는 일반인 권력자 상대라면 더더욱 쉽다.
即使無法對付同為 S 級的獵人,只要將其下層全部掃蕩,任何公會都勢必在一定期間內失去戰力。若是面對非公會,而是背後支持的普通權力者,那就更容易了。

“그런데 대체 왜 그랬대요? 한국 공기가 안 맞았나?”
「可是到底為什麼會那樣呢?是因為不習慣韓國的空氣嗎?」

“정확한 내막이야 나도 아직 알 수 없지만, 한유진 군과 관계가 있겠지.”
「確切的內情我也還不知道,但應該和韓有真君有關吧。」

“그 마수 사육사요? 반쯤 몬스터화되었다고 노아를 길들여 버린 건 아니겠죠.”
「那個魔獸飼育員嗎?不會是把諾亞半變成怪物然後馴服了吧。」

“글쎄. 그런 거라면 재미있을 텐데.”
「誰知道呢。如果是那樣的話,倒是挺有趣的。」

에블린이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성현제의 표정을 살폈다.
艾芙琳歪著頭,觀察著聖賢帝的表情。

“노아가 도망쳐 버린 게 그리 속상하진 않은 모양인데요, 미스터.”
「看起來你並不太在意諾亞逃跑了呢,先生。」

“가출한 개 내놓으라고 새 주인에게 항의라도 해 볼까 싶어서.”
「我在想要不要去找新主人抗議,說把那隻離家出走的狗還給我。」

“저 같으면 멋대로 들어온 개니까 알아서 하라고 모르는 척할 거 같은데. 스탯 F급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겁먹고 울어 버리는 거 아닐까요.”
「如果是我的話,因為是隨便闖進來的傢伙,應該會裝作不知道讓他自生自滅吧。不是說他的能力值是 F 級嗎?說不定會嚇得哭出來呢。」

에블린의 말에 성현제가 나직이 웃었다.
艾芙琳的話讓聖賢帝輕輕地笑了。

“그보다는 더 귀여운 성격이지.”
「倒不如說是更可愛的性格呢。」

그러면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건다. 얼마쯤 신호음이 들려오다가, 반긴다고는 절대 말 못 할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說著,他拿出手機撥了電話。響了幾聲後,傳來一個絕對無法說是熱情招呼的聲音。


[무슨 용건입니까, 세성 길드장님.]
[有什麼事嗎,世成公會會長?]


“저녁에 시간 되나, 한유진 군.”
「晚上有空嗎,韓有真君。」


[저녁이요? 없지는 않지만 이유부터 말씀해 주시죠.]
【晚餐嗎?不是沒有,但請先告訴我原因。】


“별건 아니고 데이트 신청이라네.”
「沒什麼特別的,就是約你出去而已。」

잠깐 침묵이 흐르고 확실하게 짜증 난 목소리가 대답했다.
短暫的沉默後,帶著明顯惱怒的聲音回應了。


[길드장씩이나 되시는 분이 더럽게 할 일 없으신가 봅니다. 저는 댁네 애 키우느라 바쁘니 이만 끊겠습니다.]
[身為公會會長,難道就沒有更重要的事要做嗎?我忙著照顧你家小孩,先掛了。]


그러곤 가차없이 통화가 끊어진다. 성현제가 여봐란 듯 휴대폰을 들어 보였다.
然後毫不留情地掛斷了電話。成賢帝得意洋洋地舉起手機示意。

“이렇다니까.”  「我不是跟你說了嗎。」

“…스탯 F급 맞죠? 좀… 특이하네요? 미스터와 던전에도 같이 갔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떻게 저러지?”
「……屬性是 F 級對吧?有點……特別呢?不是說過也和米斯特一起去過地城嗎?那到底是怎麼回事?」

당황한 에블린의 말에 성현제가 재차 웃음을 머금었다.
對於驚慌失措的艾芙琳的話,聖賢帝再次含笑。

“다른 쪽으로는 더더욱 특이하지. 기대해도 좋을 거라네.”
「另一邊就更特別了。你可以好好期待一下。」

내가 키운 S급들 92화  我培育的 S 級們 第 92 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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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
유진아 도망쳐  尤真啊,快逃!
2019.03.19
내가 키운 S급들 92화  我培育的 S 級們 第 92 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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