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화 벌집 제거(4) 第 147 話 蜂巢清除(4)
“한유진 씨 맞죠? 티브이보다 실물이 훨씬 낫네.”
「你是韓有真吧?比電視上看起來還要好看多了。」
호들갑을 섞은 말에 감사하다며 웃어 보였다. 휴대폰과 안경을 사러 갔을 때도 그러했지만 마주치는 사람의 대부분이 나를 알아보았다. 지금은 던전 브레이크 때문에 밀려났지만, 한동안 티브이에서 지겹도록 나와 댔으니 당연한 결과다.
對於帶著誇張語氣的話語,她笑著表示感謝。就像之前去買手機和眼鏡時一樣,遇到的大多數人都認出了我。雖然現在因為地城突破而被擠到一邊,但畢竟之前在電視上出現得頻繁到讓人厭煩,這是理所當然的結果。
‘그래도 시선이 너무 집중되니까 좀… 그러네.’
「不過視線太過集中,還是有點……不太舒服。」
저녁 시간이 가까워진 대형 마트에는 사람이 많았다. 그 많은 사람이 다들 나를 쳐다보고 무어라 수군거렸다. 지금은 회귀 전과 달리 호감 쪽으로 치우친 반응이겠지만. 그걸 알고 있음에도 자꾸만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傍晚時分的大型超市裡人潮洶湧。那麼多人全都盯著我看,低聲議論著什麼。雖然現在的反應比起回歸前更偏向好感,但即使知道這點,過去的記憶還是時不時浮現。
툭─ 嘟──
순간 손에 힘이 빠져 들고 있던 파스타 면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김민의의 모습을 한 유현이가 대신 파스타를 주워 주고 근처에 있던 사람이 걱정스럽게 말을 건네 왔다.
瞬間手上的力氣消失,手中拿著的義大利麵掉落在地。以金敏義模樣出現的柳賢代替他撿起義大利麵,附近的人擔心地開口問道。
“괜찮아요?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你還好嗎?氣色看起來不太好。」
“아… 그게, 사람이 많은 곳에선 아직 긴장이 좀 되어서요. 특히 보는 시선이 많으면, 약간… 무서워집니다.”
「啊…那個,人在很多的地方還是會有點緊張。尤其是被很多目光注視的時候,會有點…害怕。」
그럴 만한 경험이었지 않느냐며 애써 가볍게 넘어가려는 태도로 웃어 보이자 동정의 눈길들이 쏟아졌다. 납치만 해도 트라우마 남을 만한 경험인데 경매장까지 갔으니까.
說這是值得的經歷嗎?他努力以輕鬆的態度笑著,結果引來了同情的目光。光是被綁架就足以留下創傷,還去了拍賣場。
“이렇게 나와도 괜찮겠어요?” 「這樣出來真的沒問題嗎?」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죠. 그래서 일부러 저녁거리를 직접 사러 나온 거랍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必須努力習慣才行。所以我特地出來買晚餐。謝謝你的關心。」
불행한 경험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보기 좋은 이야기다. 힘내라는 말과 함께 너무 그렇게들 쳐다보지 말라며 주위를 물려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걸 보고 있자니 속이 조금 어수선해졌다.
為了克服不幸的經歷所做的努力。真是個動人的故事。有人一邊說加油,一邊請大家不要那麼盯著看,讓周圍的人散開。看著那一幕,心裡有些亂。
“연기하는 거 맞아? 진짜 어디 안 좋은 건 아니지?”
「你是在演戲吧?真的沒哪裡不舒服吧?」
사람들이 자리를 피해 주자 유현이가 작게 물어왔다.
人們讓開了位置,柳賢小聲地問道。
“안 좋을 일 없잖아. 실제론 잘 쉬다 왔는데, 뭐.”
「沒什麼不好的事啦。其實我休息得很好,怎麼了。」
친절한 서비스 속에서 늘어지게 뒹굴었지. 납치도 꽤 괜찮긴 하단 말이야. 양심의 가책 없이 실컷 놀 수 있으니. 저번 같은 수준이라면 분기별로 한 번씩 당해도 좋을 듯했다. 부수입도 짭짤했지.
在親切的服務中慵懶地翻滾著。被綁架其實也挺不錯的。因為可以毫無良心負擔地盡情玩樂。如果是像上次那種程度,或許每季被綁架一次也不錯。額外收入也相當可觀。
정육 코너로 가 제일 좋은 소고기를 바구니에 담았다. 이어 해산물도 무조건 제일 비싸고 좋은 걸로 골랐다.
走到肉品區,挑了最好的牛肉放進籃子裡。接著海鮮也不假思索地選了最貴、最好的。
“같이 장 보는 거 오랜만이네.”
「好久沒一起買菜了呢。」
내 체감으로는 근 십 년 만이다.
以我的感覺,差不多有快十年沒這樣了。
“뭐 먹고 싶은 거 없냐. 뭐든 말해.”
「有什麼想吃的嗎?隨便說。」
“아무거나. 형이 고르는 대로.”
「隨便。哥哥你選的都行。」
“어릴 때랑 똑같이 말하기는. 이젠 예산 제한 없다.”
「別像小時候一樣說話了。現在沒預算限制。」
그리고 내 돈 나갈 일도 없다. 계산대에서 꺼내 든 카드는 홍콩에서 받은 성현제의 것이었다. 돌려달라고 하기 전까진 열심히 써 줘야지. 쓸 일이 별로 없다는 게 제일 큰 문제지만.
而且也不用花我的錢。結帳時拿出的卡是從香港收到的聖賢帝的。還沒叫他要回來之前,得好好用用。只是沒什麼機會用才是最大問題。
저녁거리를 사고 차를 타고 향한 곳은 해연 소유의 별장 중 하나였다. 물론 명의는 다른 사람 앞이다. 고급스런 저택의 너른 주방에 짐을 풀어 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아가 도착했다. 은신을 풀자 금빛 머리칼이 달빛에 옅게 반짝거린다. 은신 스킬 없었으면 밤이든 낮이든 몰래 돌아다니긴 힘들었을 거다.
買完晚餐後,開車前往海妍名下的別墅之一。當然名義上是別人所有。在豪華宅邸寬敞的廚房放下行李,不久後諾亞便抵達。解除隱身後,金色的髮絲在月光下微微閃爍。要不是有隱身技能,無論白天黑夜都很難偷偷行動。
“수고 많으셨어요, 노아 씨.”
「辛苦了,Noah 先生。」
문밖까지 마중 나온 나를 보고 노아가 방긋 웃었다. 유현이랑 한 살 차이인데도 왜인지 더 어리게 느껴진단 말이야. 용일 때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가 귀여워.
看到我走到門外迎接,Noah 露出燦爛的笑容。雖然只比 Yuhyun 大一歲,但不知為何感覺他更年輕。或許是因為他在 Yongil 時期的形象太鮮明,讓人覺得他很可愛。
“흔쾌히 도와줘서 고마워요. 원하는 게 있으면 뭐든, 언제든지 말하세요.”
「非常感謝你的熱心幫助。如果有什麼想要的,隨時告訴我。」
공으로 부려먹기엔 너무 미안하다. 뭔가 해 주고 싶어도 괜찮다고만 하고.
拿他當工具使喚實在太過抱歉。想為他做點什麼,他卻總是說沒關係。
“지금은 없지만요…….” 「現在沒有……」
노아가 조금 우물거리며 입을 떼었다. 지금은, 이라는 것은.
諾亞有些遲疑地開口了。現在,這個時候。
“있긴 있군요?” 「是有的啊?」
드디어. 연회색 눈이 집안 쪽을 힐끔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終於。淺灰色的眼睛瞥向屋內,接著開口說道。
“누님께서 곧 나오시면, 아마 한동안은 한국에 머무실 텐데… 그때 유진 씨 집에 있으면 안 될까요?”
「姐姐您一出來,應該會在韓國待一陣子……那時候能不能待在尤真小姐家呢?」
“물론 되죠.” 「當然可以。」
안 될 거 있냐. 그러고 보니 리에트의 던전 공략 기간이 예상보다 길었다. 협회 헌터들과 같이 간 탓인가. 전용화 가능하니 혼자 들어가는 편이 더 빨리 공략 가능했을지도.
有什麼不行的。說起來,麗艾特攻略地城的時間比預期還要長。是因為和協會的獵人們一起去的緣故嗎?如果能專用化,自己一個人進去的話,可能會更快攻略完成。
“리에트가 집에까진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열심히 막겠습니다.”
「我會努力阻止莉艾特闖進家裡的。」
“아, 저 때문에 다치시면 안 돼요.”
「啊,不能因為我而受傷。」
“걱정 마세요. 맡길 몬스터가 있는 한 아무리 리에트라도 절 못 건드릴 겁니다.”
「別擔心。只要有我託付的怪物,再怎麼樣的麗艾特也無法傷害我。」
애 다 키우고 나서도 뭐, 사실 리에트가 나한테 위협을 가한 적은 딱히 없었다. 덮치려고는 했지만. 단둘이 있는 것만 피하면 되겠지.
孩子都養大了,說實話,麗艾特其實從來沒有對我造成過威脅。雖然曾經想要突襲過我。只要避開單獨相處就好了吧。
저녁 식사 준비는 유현이와 노아 둘이서 했다. 내가 벌인 일이니까 직접 하겠다 했음에도 나는 반강제로 의자에 앉혀졌다. 애들이 너무 착한 거 같아.
晚餐的準備是由柳賢和諾亞兩人一起完成的。雖然我說了既然是我做的事就要自己來,但我還是被半強迫地坐到了椅子上。孩子們真的太乖了。
“누님께서는 요리 못하세요.” 「姊姊您不會做菜。」
파스타 면을 꽃피우듯 둘러 펼쳐 넣으며 노아가 말했다. 손재주가 없지는 않을 것처럼 보였는데 의외다. 최소한 칼은 잘 쓰지 않나?
諾亞一邊像綻放的花朵般將義大利麵條攤開擺放,一邊說道。看起來他並非完全沒有手藝,真讓人意外。至少刀工應該不錯吧?
“창의성을 과하게 발휘하려 들어서… 이상한 걸 마구 넣어요.”
「因為想過度發揮創意……結果亂七八糟地加了很多奇怪的東西。」
“아…….” 「啊……。」
그럴 것 같은 성격이다. 다 된 밥에 재도 막 뿌려 보고.
看起來就是那種性格。飯都快煮好了,還偏偏要往上撒灰。
유현이와 노아가 주방에서 저녁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먹지 않아도 배부른 기분이 들었다. 애들이 참 잘 컸지. 노아는 내가 키운 건 아니지만 그런 누나 밑에서 정말 잘 컸다. 기특해.
看著柳賢和諾亞在廚房準備晚餐,心裡感覺即使不吃也很滿足。孩子們真的長得很好。雖然諾亞不是我養大的,但在那樣的姐姐照顧下也真的長得很好。真讓人欣慰。
“우리 애들 정말 어디 내놔도 빠지는 곳 하나 없지 않습니까.”
「我們家的孩子真的放到哪裡都不會輸人,沒有一個地方會落後吧。」
유현이는 여전히 김민의로 보이겠지만, 걔도 동생뻘이긴 하니까. 고개를 돌려 줄줄이 꿇어앉혀져 있는 남자들을 향해 말했다. 동주로타리 길드를 급습한 직후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 헌터 협회 관련자들이었다. 모두 여섯 명으로 넷은 협회에서 한 자리씩 차지한 분들이시고 다른 둘은 각각 부회장의 비서와 이사진 중 한 명의 측근이다.
柳賢依看起來依然像金敏儀,但他也算是弟弟輩的。她轉過頭,對著一排跪著的男人們說道。這些人是在突襲東州轉盤公會後,展現出可疑舉動的獵人協會相關人士。共有六人,其中四人分別在協會中擔任一職,另外兩人則分別是副會長的秘書和董事會成員之一的親信。
노아가 손수 잡아다 준 놈들을 꿇려 놓긴 했는데 보기 좋진 않았다. 인상들도 영 안 좋은 중년 남자들이라.
諾亞親手抓來的那些傢伙雖然被跪下了,但看起來並不討喜。那些中年男子的表情也非常不好看。
“왜 대답이 없어요. 입은 안 막아 놓았는데.”
「為什麼不回答呢?嘴巴可沒被堵住啊。」
“이런 짓을 하고도─” 「做了這種事還──」
“당연히 무사하죠. 남 걱정을 다 해 주고, 여유만만하시네.”
「當然沒事啦。你倒是替別人操心得這麼周到,真是悠哉悠哉的呢。」
물론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나는 훌륭한 납치범이다. …하필 중년 남자들을 납치하게 되다니. 좀 슬퍼지네.
當然,單從現在的情況來看,我是一個出色的綁匪。……偏偏綁架了中年男子,真讓人有點難過。
“당신들이 풀려나서 한유진에게 납치당했다, 협박당했다 열심히 떠들어 봤자 누가 믿어 주겠습니까. 이래 봬도 저는 전 국민이 가엽게 여기는 납치 피해자거든요.”
「你們就算被放了,然後大聲嚷嚷說被韓有珍綁架、威脅,又有誰會相信呢?說到底,我可是全國人民都同情的綁架受害者啊。」
지금의 내 이미지가 그렇다.
現在的我的形象就是如此。
“일찍이 부모 여의고 자퇴까지 해 가며 어린 동생 홀로 키워 냈는데 던전이 나타나는 바람에 안전상 동생과 몇 년씩이나 멀어졌다가 겨우 좋은 스킬 얻어서 잘살 수 있게 되었나 싶었더니 누명 쓰고 감옥 갔다가 매국노 뺨치는 새끼들 수작에 납치당하고 경매장에까지 서게 된, 구구절절한 사연 이길 자신 있으신 분? 지금쯤이면 불쌍한 한유진, 트라우마로 광장공포증 생겼지만 극복하기 위해 노력 운운하는 기사도 몇 개 떴을 텐데.”
「早年喪父母,甚至輟學獨自撫養年幼的弟弟,卻因為地城出現,為了安全與弟弟分開了好幾年,終於靠著獲得了好技能,似乎能過上好日子,結果卻被冤枉入獄,又被比賣國賊還可惡的傢伙們綁架,甚至被迫站上拍賣場,有誰敢說自己能贏過這段曲折離奇的故事?現在這時候,應該已經有幾篇關於可憐的韓有珍,因為創傷後遺症而患上廣場恐懼症,但努力克服的騎士文出現了吧。」
지금 나한테 사람 납치했단 소리 꺼냈다간 또 엄한 사람 누명 씌우려고 지랄이네, 라는 반응이나 돌아오겠지. 확실한 증거라도 있으면 모를까. 하지만 당사자의 증언 외의 증거는 당연히 남겨 두지 않을 것이다. 증언 따위야 그렇잖아도 눈총 받고 있던 협회인데 이 시점에서 귀담아 들어 주기나 하겠냐.
現在要是跟我說有人被綁架了,大概只會換來「又想栽贓給無辜的人,真是胡鬧」這種反應吧。除非有確鑿的證據,不然誰會相信呢。但除了當事人的證詞之外,當然不會留下任何證據。協會本來就已經被冷眼相待,這種時候誰還會認真聽他們說什麼。
“…약한 척 세상을 속여먹다니!”
「……裝弱來欺騙世人!」
“저 약한 거 맞습니다. 제가 S급쯤 되었더라면 누가 불쌍하게 봐주겠어요.”
「我確實很弱。如果我有 S 級的實力,誰還會可憐我呢。」
비인간적으로 강한 헌터들 사이의 허약한 일반인 포지션이라 이렇게 잘 먹히는 거지. 게다가 속이긴 뭘 속여. 저 길고 긴 스토리의 9할은 진실인데.
在人類獵人中極其強大的獵人們之間,作為脆弱的一般人角色,才會這麼有效果。而且哪裡是在欺騙。那漫長故事的九成都是事實。
그때 석시명이 콧노래라도 부를 듯한 얼굴로 나타났다.
那時石時明帶著彷彿要哼歌的表情出現了。
“손님들은 곧 도착할 겁니다.”
「客人們很快就會到達。」
“수고하셨어요. 별다른 문제는 없겠지요?”
「辛苦了。應該不會有什麼問題吧?」
“당연히─” 「當然─」
“석시명 아닌가! 자네 종형과 내가 친구야, 친구!”
「不是石時明嗎!你是宗兄,我們是朋友,朋友!」
무릎 꿇고 있던 남자들 중 하나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나와 석시명의 시선이 동시에 그를 향했다.
跪著的男人中有一個猛地站起來大聲喊叫。我和石時明的目光同時投向了他。
“아는 분이세요?” 「是認識的人嗎?」
“아뇨, 전혀요.” 「不,完全不認識。」
“사촌형님분 친구시라는데.” 「聽說是堂哥的朋友。」
“저희 집안은 공적으로는 남남이 모토입니다.”
「我們家族在公事上是陌路人的座右銘。」
“하얀 씨는요?” 「白先生呢?」
“어린애는 예외죠.” 「小孩子是例外。」
석하얀 씨 나보다 연상인데. 겉으로는 어려 보이긴 하지만. 석시명에게 아는 척했던 남자는 슬금슬금 눈치 보다가 다시 꿇어앉았다. 아는 사람 사촌 형의 친구라니까 조금 미안해지지는 않고, 그 정도면 나와는 완전 남이지.
石夏妍比我年長。雖然外表看起來年輕。那個對石詩明裝熟的男人偷偷觀察了一下,然後又跪了下去。說是認識的人表哥的朋友,倒也不覺得有多抱歉,這樣的程度對我來說完全是陌生人。
긴 식탁에 만든 음식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님들이 도착했다. 수를 맞출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손님도 딱 여섯 명이었다.
開始在長餐桌上擺放做好的菜餚。然後客人們陸續抵達。原本沒打算湊數,結果不知怎麼的,客人正好是六個人。
“오, 던전 관리본부장님. 언젠가 사고 칠 줄 알았지만 던전을 일부러 터뜨렸다니. 진짜 제대로 해먹으셨네.”
「喔,地城管理本部長大人。早就知道你遲早會出事,沒想到竟然故意炸毀地城。真是徹底地幹了一票啊。」
최영준, 손님 중 제일 젊은 그가 박수까지 짝짝 치며 말했다. 던전 관리를 맡겨 놓았더니 돈 되는 던전 뒤로 빼돌린 것으로도 모자라 터뜨려먹기까지 한 본부장님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부끄러운 줄 아는 걸까, 아님 단순히 분한 걸까.
崔英俊,客人中最年輕的他還拍手叫好地說道。負責管理地城的本部長,不僅將賺錢的地城私自挪作他用,還把它搞砸了,臉頰紅得像熟透的蘋果。不知道是覺得羞愧,還是單純因為憤怒。
“자세한 이야기는 이미 들었지만, 고의 던전 브레이크라니. 여전히 믿기 힘든 사실입니다.”
「雖然已經聽過詳細的事情,但故意地城破壞,仍然是難以置信的事實。」
“제 이득 위해 나라도 팔아먹는 인간이야 어느 시대에든 있었죠.”
「為了自己的利益連國家都能出賣的人,無論哪個時代都有。」
전 헌터마켓 담당 유오찬과 역시나 전 던전 관리 담당이었던 최은영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그 외의 다른 셋도 모두 전 헌터 협회 실무진들이었다.
前獵人市場負責人柳宇燦,以及同樣是前地城管理負責人的崔恩英坐下後開口說道。其他三人也都是前獵人協會的實務幹部。
막 던전 생기고 터지고 난리 났을 때 현장에서 발로 뛰어야 했던 사람들. 물론 여기 여섯이 다가 아니다. 훨씬 더 많았지. 그럴듯한 자리는 죄다 갈아 치워졌지만, 아래쪽은 아직 협회에 많이 남아서 고생 중이었다.
迷宮剛出現、爆炸、亂成一團的時候,必須親自到現場奔走的人們。當然,這裡的六人並非全部,還有更多人。那些光鮮亮麗的位置全都被換掉了,但底層的人還有很多留在協會裡,正在辛苦奮鬥著。
“그쪽들도 일어나 앉으시죠. 사형수도 밥은 먹이는 세상인데.”
「你們也起來坐吧。這個世界連死刑犯都會餵飯的。」
현 협회 사람들 여섯 명과 전 협회 사람들 여섯 명이 나란히 마주 앉았다. 양쪽의 표정은 극과 극이었지만. 분위기 좋네.
現協會的人六人與前協會的人六人並排相對而坐。雙方的表情截然不同,但氣氛倒是不錯。
“그런데 한유진 씨는 정말로 헌터 협회에 관여를 안 하실 겁니까?”
「不過,韓有真先生您真的不打算參與獵人協會的事務嗎?」
최은영이 물었다. 꽤나 미심쩍어하는 표정이었다.
崔恩英問道。她的表情相當懷疑。
“저 협회 일까지 참견하면 과로사해요. 이미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계시겠지만 이렇게 직접 움직여야 할 만큼 인력도 달립니다.”
「如果連協會的事情都要插手,會累死的。雖然您大概已經有些了解,但人手不足到必須親自出馬的地步。」
“해연 쪽 입장은 다를 텐데요.”
「海妍那邊的立場應該會不一樣吧。」
그녀가 석시명을 힐끗 쳐다보았다.
她瞥了石時明一眼。
“말씀드렸듯이 인력 부족이라 협조받는 것일 뿐입니다. 하지만 협조에 대한 수고비를 약간, 받긴 해야겠지요. 수고비라고 해 봐야 이 자리의 참석 정도입니다만.”
「如同我之前所說的,因為人手不足,所以才請求協助。不過對於協助的辛勞,還是得稍微收取一些費用。所謂的費用,也不過是參加這個場合而已。」
“많은 걸 바라지는 않습니다. 기존 MKC의 지분을 해연이 끌어오고 싶을 뿐입니다.”
「我並不奢求太多。只是希望海妍能夠帶來現有 MKC 的股份。」
석시명이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石時明彷彿早已等候多時般開口了。
“협회 측에서 거대 길드 간의 균형을 잡겠답시고 연이은 실책으로 주가 팍팍 떨어진 MKC를 감싸 돌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걸 바로잡고 싶다는 거죠.”
「協會方面為了維持大型公會間的平衡,卻接連犯下錯誤,導致 MKC 的股價急速下跌,現在正試圖保護 MKC 這點,你們應該也知道吧。他們想要糾正這個狀況。」
“저희가 협회에서 자리 잡는 대신 해연을 밀어달라, 이 말씀이십니까?”
「您的意思是,讓我們在協會站穩腳跟,然後支持海妍,對吧?」
“그렇게 능력 없지 않습니다, 저희.”
「我們可沒有那麼沒能力。」
석시명이 입꼬리를 느긋하게 올렸다. 그의 시선이 일순 내 옆에 자리한 유현이를 향하였다.
石時明悠然地揚起嘴角。他的目光一瞬間轉向坐在我旁邊的柳賢伊。
“S급 헌터 세 명. 몬스터 사육시설과의 깊은 관계. 성장 가능성은 MKC 따위 이미 가뿐하게 넘었습니다. 하니 그저 공평하게 대해 달라는 것이죠.”
「三名 S 級獵人。與怪物飼育設施有著深厚的關係。成長潛力早已輕鬆超越 MKC 那種程度。只是希望能被公平對待而已。」
그거면 충분하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他自信滿滿地說,那就足夠了。
“관리 던전과 아이템 우선권의 할당량이 S급 헌터 한 명뿐일 때와 같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불합리한 처사 아니겠습니까. 세성에서도 S급 헌터 수가 늘어났으니 대대적인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지요.”
「管理地下城和物品優先權的配額只有一名 S 級獵人,這真是說不過去的荒謬待遇吧。在世城中 S 級獵人的數量也增加了,現在正是進行大規模調整的時候。」
그런데 현재의 협회 높으신 분들은 들은 척도 안 한다며 혀를 쯧쯧 찼다. 이어 해연이 얼마만큼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 안전한 던전 관리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 것인지 자세하고도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설명하였다.
然而,他咂著舌頭說現在協會的高層根本不理會這些。接著,海妍詳細且清晰地說明了這個人擁有多大的潛力,以及對安全地下城管理能帶來多大的幫助。
석시명은 이번 기회에 해연을 아예 세성 다음으로 올려놓을 심산이었다.
石時明這次打算趁機將海妍直接提升到繼世成之後的第二位。
S급 헌터 수만 생각한다면 가장 윗줄을 차지할 수 있겠지만 세성의 두 번째 S급 헌터는 입국과 동시에 자신의 팀이 갖추었다. 반면에 해연의 S급들은 유현이를 제외하곤 아직 공략 팀이 없으니 실질적으로는 뒤떨어졌다.
如果只考慮 S 級獵人數量,或許能佔據最頂端的位置,但世成的第二位 S 級獵人一入境便擁有了自己的隊伍。相反,除了柳賢以外,海妍的 S 級獵人們尚未組成攻略隊,實際上還是落後了。
기타 다른 분야도 아직은 차이가 꽤 나지만, 헌터 전력만으로는 MKC와 브레이커보단 높게 쳐주셔야지.
其他領域雖然差距還挺大,但單就獵人戰力來說,應該要比 MKC 和 Breaker 高一些才對。
“그 부분은 불공평하다는 점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해 두겠습니다.”
「那部分我承認是不公平的。不過,我們就當這裡的對話從未發生過吧。」
최은영이 딱 잘라 말했다. 다른 사람들 역시 비슷한 표정이었다. 그래 주시면 오히려 고맙지.
崔恩英斬釘截鐵地說道。其他人也都露出類似的表情。若能這樣做,反而還真是感激不盡。
하나 아주 없었던 일이 되어 버리진 않을 것이다. 기억을 지워 버릴 수는 없으니까. 이미 불공평한 문제가 있다, 라는 사실을 인식하였으니 적어도 다른 일들보다 우선시해 처리해 줄 것이 분명했다. 동시에 해연의 급성장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심어졌을 것이다. 이건 단순한 사실이긴 하지만, 무심코라도 해연의 던전과 아이템 점유율에 대해 관대해지겠지.
絕對不會變成完全不存在的事情。因為記憶無法抹去。既然已經意識到存在不公平的問題,至少會優先處理這件事,勝過其他事情。同時,也會植入海妍的快速成長是理所當然的想法。這雖然是簡單的事實,但即使無意間,也會對海妍的地城和道具佔有率變得寬容。
“그럼 저쪽들 정리하기 위한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요.”
「那麼,我們來談談如何清理那邊的事情吧。」
기껏 차려 준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던 여섯이 내 말에 흠칫 굳었다. 반대편의 여섯이 그들을 칼날 같은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勉強吃著我準備好的飯菜的六人,聽到我的話驚愕僵住了。對面的六人用如刀刃般銳利的目光盯著他們。
* * *
날이 밝기가 무섭게 전국이 또다시 발칵 뒤집혔다.
天一亮,全國又再次掀起了軒然大波。
[고의적인 던전 브레이크!!] [故意的地城突破!!]
던전 쇼크로부터 고작해야 3년이 지났을 뿐이다. 국민의 대다수가 아직 그때의 상처를 기억하고 있다. 동시에 던전 브레이크는 현재 진행형인 재난이기도 하였다.
距離地城震撼事件不過才過了三年而已。大多數國民仍然記得當時的傷痛。同時,地城崩壞也是一場持續進行中的災難。
그것을 고의로 일으켰다는 사실은, 전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故意引發那件事的事實,足以激起全國人民的公憤。
[던전 관리본부장 불법 던전 거래 인정!]
【地城管理本部長承認非法地城交易!】
[헌터 협회 부회장, A급 던전, 가칭 벌집의 부산물 밀거래에 대해 알고 있었다?!]
[獵人協會副會長,知道 A 級地城,暫稱蜂巢的副產品非法交易?!]
[이번 ‘벌집 사태’로 인해 책임을 느낀 헌터 협회 이사진 줄줄이 사퇴.]
[因這次「蜂巢事件」感到責任重大,獵人協會理事會成員紛紛辭職。]
[던전 관리본부장 긴급 구속, 비워진 자리를 대체하게 된 인재는?]
【地城管理本部長緊急拘捕,空缺之位將由何人接替?】
[헌터 협회의 과거와 현재. 물갈이는 왜 이루어졌는가.]
[獵人協會的過去與現在。為何會進行人事更替?]
[줄줄이 드러나는 헌터 협회의 비리! 달콤한 꿀에 꼬여든 벌레들.]
[獵人協會的貪腐一一曝光!被甜蜜的蜜糖誘惑而來的蟲子們。]
뉴스와 신문이 몇 날 며칠을 이번 사태에 대해 혀가 닳도록 떠들어대었다.
新聞和報紙連續好幾天不斷地喋喋不休地報導這次事件。
나와의 거래를 받아들였던 사람들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과문과 함께 욕 덜 먹고 무난히 물러났다. 하지만 끝까지 발버둥 치다가 덜미 잡힌 여섯 명을 비롯한 그와 엮인 인간들은 줄줄이 구속당했다.
接受與我交易的人們,帶著深感責任的道歉信,少受了些責難,平安地退場了。然而,那些直到最後還掙扎,結果被逮個正著的六人,以及與他有牽連的人,紛紛被拘捕。
초유의 사태이니만큼 아직 관련 법 규정은 없었지만, 국가 전복에 준하는 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이번에야 운이 좋았기에 망정이지 자칫했다간 인명피해도 커졌을 테니 사형 선고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다.
由於是前所未有的事態,尚無相關法律規定,但被認為極有可能以顛覆國家罪論處。這次幸運才沒出大事,要是稍有差池,傷亡恐怕會更嚴重,判處死刑也不足為奇。
‘새로 들어간 사람들은 문제 안 일으켰으면 좋겠는데.’
「希望新進來的人不要惹麻煩。」
나와 거래한 계약서들이 남았으니 만약의 사태 때 갈기는 쉽겠지만. 그럴 일 없길 바란다. 길게도 말고 한 5년만 썩지 말고 버텨 줘.
我手上還有和我交易過的合約書,如果發生什麼事,拿出來甩一甩也很容易。但願不會有那種事。也別拖太久,只要不要爛掉,撐個五年就好。
일단 기초적인 물갈이는 했으니 이대로 각성자 관리실과 협회의 어긋난 관계도 고치고 싶은데. 이것까지 내가 나서야 하나. 어떻게 알아서 잘 안 되나. 하지만 송태원을 뒤처리 담당으로 남겨 놓기엔 너무 아까웠다.
既然已經進行了基本的換血,我也想趁機修正覺醒者管理室與協會之間錯綜複雜的關係。這件事也要我親自出面嗎?難道不能自動好轉嗎?不過,讓宋泰元繼續負責善後實在太可惜了。
그의 실력을 잠깐이나마 경험해 보았기에 더더욱 아쉬웠다. 특히 약탈 스킬 성장시키면 장난 아닐 텐데. 범위만 좀 늘어나도 일대일 전투에서는 적수가 거의 없을 것이다.
因為曾短暫體驗過他的實力,所以更加感到可惜。尤其是如果掠奪技能能成長起來,那可就不得了了。只要範圍稍微擴大一點,在一對一的戰鬥中幾乎就沒有對手了。
제대로 장비 갖추고, 제대로 자신을 성장시킬 환경이 주어진다면.
如果能夠配備好裝備,並且獲得適合自己成長的環境。
물론 송태원은 내켜 하지 않겠지만. 키워드 적용 시도라도 해 볼까.
當然宋泰元不會樂意。但還是試著套用關鍵字看看吧。
“코메트! 또 안경 가져갔어!”
「彗星!又把眼鏡拿走了!」
- 끼잇! - 嘰!
최근 들어서는 낮에도 종종 깨어 있곤 하는 코메트가 내 안경을 움켜쥐고 파르륵 날아올랐다. 얼른 손을 뻗어 보았지만 허공만 스쳤다. 어디로 날아간 거야, 잘 안 보여.
最近,白天時分,時常醒著的彗星抓住了我的眼鏡,輕輕地振翅飛了起來。我急忙伸手去抓,卻只摸到空氣。牠飛去哪裡了,視線不太清楚。
- 삐약! - 啾!
“윽, 삐약아. 발 근처로 오지 마! 악, 테이블!”
「唔,啾啾,別靠近我的腳!啊,桌子!」
“조심해, 형.” 「小心,哥。」
어느새 다가온 유현이가 안경을 되찾아 주었다. 동생의 손에 잡힌 코메트가 불만스럽게 파닥거린다. 안경 은근 불편하단 말이야. 렌즈를 낄까.
不知不覺,柳賢已經把眼鏡還給了我。被弟弟抓著的彗星不滿地掙扎著。眼鏡其實有點不舒服呢。要不要戴隱形眼鏡呢。
“눈은 대체 언제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야?”
「眼睛到底什麼時候才會恢復原狀?」
“푹 쉬면 곧?” 「好好休息一下就好了?」
내 말에 동생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도 어제는 별일 안 하고 쉬었는데. 하지만 오늘은 나가 봐야 한다. 리에트가 던전 공략 끝내고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我說話時,弟弟皺起了眉頭。不過昨天他也沒什麼事,只是在休息而已。但今天還是得出門。因為收到了麗艾特完成地城攻略後出來的聯絡。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