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화 되짚어도 (1) 273 話 回顧(1)
기이한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인간과 비슷한 형태였다. 결벽적이리만치 새하얀, 재봉선이 없는 낙낙한 옷을 걸친 몸과 머리까지는 분명 그러했다.
那模樣十分奇異。整體而言,形狀與人類相似。潔白無瑕、沒有縫線的寬鬆衣物,從身體到頭部都穿戴整齊,這點確實如此。
손이 있어야 할 부분은 가느다란 촉수들을 반투명한 지느러미가 카라 꽃처럼 둥글게 감싸고 있었다. 아래로 갈수록 넓게 펼쳐지는 옷은 무릎 부근에서 끝나고, 그 밑으로는 안개가 짙게 흔들거렸다. 살랑이는 긴 머리카락도, 촉수들도, 발을 대신하는 안개도. 모두 천천히 그 빛깔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手部應在的位置,則是由半透明的鰭狀物像海芋般圓潤地環繞著纖細的觸手。向下逐漸展開的衣物在膝蓋附近結束,其下方則有濃霧搖曳。無論是飄逸的長髮、觸手,還是代替雙腳的霧氣,都緩緩地改變著顏色。
길쭉한 수족관 LED 조명 속의 인조 해파리처럼.
就像細長水族箱 LED 燈光下的仿生水母。
본능적인 혐오감과 동시에 야릇하게도 저것이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수조 속의 해파리도 예쁘긴 했지. 조금, 몽환적인 분위기로. 하지만 말이다.
本能地感到厭惡,同時又奇異地覺得那東西很美。水族箱裡的水母也確實很漂亮,帶著些許夢幻的氛圍。但是呢。
“…왜 또 촉수야.” 「……怎麼又是觸手?」
유행인가. 내 중얼거림에 해파리가 손… 촉수가닥을 흔들며 웃었다.
這是流行嗎?我喃喃自語,水母便揮舞著手……觸手絲,笑了起來。
“이게 얼마나 편한데. 정교한 작업에는 촉수가 최고란다.”
「這多方便啊。精細的作業,觸手是最好的。」
신입도 그러더니만. 명우야, 넌 저렇게 되면 안 된다. 유혹에 넘어가지 마.
連新人也這樣。明宇啊,你可不能變成那樣。別被誘惑了。
길게 숨을 내쉬었다. 밝은 생각, 밝은 생각. 남의 기억을 다루는 놈이다. 마음 제대로 다잡아야지.
長長地吐了口氣。正向思考,正向思考。這傢伙是個能操控他人記憶的。我得好好穩住心神。
“이 정도면 제아무리 둔감한 판사라 해도 접근 금지 신청 받아줄 거다, 이 스토커야.”
「這種程度,就算再怎麼遲鈍的法官,也會批准禁制令的,你這跟蹤狂。」
대체 무슨 짓거리냐는 내 말에 무해의 왕이 또다시 방긋 미소 지었다.
對於我問他到底在搞什麼鬼,無害之王又再次綻放出燦爛的笑容。
“그만큼 널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야. 너를 최대한 온전히 빼내기 위해 길까지 뚫었어~”
「這代表我對你的評價很高啊。為了盡可能完整地把你帶出來,我甚至開闢了一條路呢~」
“그러느라 내 세계는 엉망이 되고?”
「所以我的世界就變得一團糟?」
“너무 미련 가지지 마. 어차피 무사하기는 힘들 세계였어. 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면 패륜아들도 비슷한 짓을 저질러 버릴걸? 심지어 초승달이 공들이고 있는 아이도, 그쪽에 있었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인간이 바로 작은 달이었다니.”
「別太留戀了。反正那本來就是個難以安穩的世界。要是讓那些弒親者更了解你,他們也會做出類似的事情吧?甚至連弦月費盡心思培養的孩子,也曾在那邊。我本來覺得很奇怪,沒想到那個人就是小月亮。」
초승달과 한때 같이 일한 적 있다더니 성현제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나.
他說曾經和弦月共事過,難道也認識成賢濟嗎?
“패륜아들이 비슷한 짓을 저지를 거라니, 자신만만하게 말하는군. 일단은 세계를 지키려는 쪽 아닌가.”
「弒親者會做出類似的事情,你說得可真自信啊。他們不是應該是守護世界的那一方嗎?」
“그 녀석들 모토가 작은 희생 정도는 감수하자, 인걸~ 세계 하나를 희생해서 수많은 세계를 구해 낼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니까. 운이 나쁘면 희생양이 되는 거고, 운이 좋으면 구해지는 거고.”
「那些傢伙的座右銘是『犧牲一點點也無妨』,他們認為只要犧牲一個世界就能拯救無數個世界,這樣很划算。運氣不好就成了犧牲品,運氣好就能被拯救。」
복불복 구원이라니, 웃기지도 않았다. 패륜아들이 그런 성향이라는 거 아주 눈치채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개중 가장 인간적이게 느껴졌던 신입조차도 유현이와 삐약이를 대하는 태도는 무심했다.
什麼隨機救援,真是荒謬至極。雖然我並非完全沒察覺到那些逆倫者有這種傾向。就連其中最有人性、感覺最像人類的新人,對待宥賢和皮約的態度也十分冷漠。
해파리가 촉수들을 가슴 앞으로 얌전히 모았다.
水母將觸手乖順地收攏到胸前。
“흠집 내고 싶지 않아. 순순히 따라오지 않을래? 어차피 너희에게 남은 희망은 없어. 널 빼내기 위한 ‘길’만 뚫었지만, 한번 나 버린 구멍은 점점 커져 가고 곧 이 세계는 전쟁터가 되겠지.”
「我不想弄傷你。你乖乖跟我走好嗎?反正你們已經沒有希望了。雖然我只開闢了一條能讓你脫身的『路』,但這個被我拋棄的洞口會越來越大,這個世界很快就會變成戰場。」
“…전쟁터라고?” 「……戰場?」
“그래. 외부의 침입을 막을 힘을 잃은 세계이니, 수많은 초월자들이 방문하려 들 거야. 근원에게 먹히기 전 이 세계의 한 조각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분쟁이 일어나겠지. 우리들은 대부분 자신의 세계를 잃었거든. 세계 사이의 틈에 거처를 마련해 두고 있지만 자연산, 아니 근원산보다는 못해. 훨씬 작고 단순하고 시스템 메인 제작자쯤 되지 않고서야 조잡하지.”
「沒錯。這個世界失去了抵禦外敵入侵的力量,無數的超凡者會蜂擁而至。在被根源吞噬之前,他們會為了爭奪這個世界哪怕一小塊的領地而爆發衝突。我們大多數人都失去了自己的世界。雖然在世界之間的縫隙中建立了居所,但那比不上天然的,不,比不上根源所創造的。它小得多,也簡單得多,如果不是系統主要製作者,那簡直粗糙不堪。」
그러니 손댈 수 있는 세계는 인기가 많다고 무해의 왕이 설명했다. 내 어깨에 앉은 체인질링이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좀 더 대화해도 괜찮을까. 밖은 어떤 상황인 거지. 눈만 깜박였을 뿐인데 내 속마음을 눈치챘는지 은빛 용이 고개를 까딱했다.
因此,無害之王解釋說,可以觸及的世界非常受歡迎。坐在我肩上的變形怪瞥了我一眼。我可以再多聊聊嗎?外面是什麼情況?我只是眨了眨眼,銀龍似乎就察覺到了我的心思,牠點了點頭。
“시스템 메인 제작자는 대단한가 봐.”
「系統主要製作者好像很厲害。」
“아, 그럼! 물론이지. 시간 끄는 거 빤히 보이는데도 입이 간질거리네.”
「啊,那當然!沒問題。明明知道是在拖延時間,卻還是忍不住想說。」
“참을 필요 없잖아. 신입은 아무런 기척도 없으니.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 주면 혹시 아냐, 따라가고 싶어질지.”
「沒必要忍耐吧。新人一點動靜都沒有。要是說些有趣的故事,說不定他會想跟過來呢。」
“빈말 하기는. 신입도 재능은 뛰어나. 하지만 채터박스는 훨씬 오래 살아서, 경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거야. 심지어 지금 패륜아 측에는 메인 제작자 자리가 비었거든. 이번 일에 대응하기 힘들 수밖에. 신입이 무사히 성장한다면 11번째 메인 제작자가 되겠지.”
「你說的都是客套話。新人確實很有天賦。但喋喋不休的傢伙活得更久,經驗上的差距是沒辦法彌補的。更何況,現在逆倫者那邊的主製作人位置是空的。這次的事情,他們很難應對。如果新人能平安成長,他就會成為第 11 位主製作人吧。」
여태껏 시스템 메인 제작자가 열 명이나 되었던 건가. 수명이 짧았을 것 같진 않고, 대체 얼마나 오래전에 시스템이 만들어진 거지. 좀 더 자세히 캐묻고 싶었지만 해파리는 시스템과 관련된 수다를 멈추었다.
至今為止,系統主製作人竟然有十位嗎?壽命應該不短,那系統到底是在多久以前創造的?雖然很想再問得更詳細,但海蜇停止了與系統相關的閒聊。
“자세한 이야기는 우리 집에 가서 해 줄게. 아직 망설여져? 어떻게 할까, 하나쯤 잡아 와? 아쉽게도 네 동생의 시체는 아직 찾지 못했어. 하지만 살아 있는 동생을 데려오는 것도 괜찮겠지. 그래, 그러자!”
「詳細的事情,我們回家再說。你還在猶豫嗎?該怎麼辦呢,要不要抓一個過來?可惜的是,我還沒找到你弟弟的屍體。不過,把活著的弟弟帶過來也不錯吧。好,就這麼辦!」
해파리 새끼가 해맑게 손뼉… 촉수를 서로 엉기었다.
小水母天真爛漫地拍著手……觸手互相纏繞。
“그것도 상당히 좋은 소재에 형제고 가장 오래 돌봐 온 피양육자일 테니까, 여러 가지로 실험해 볼 수 있겠어.”
「那也是相當好的素材,是兄弟,也是照顧最久的被撫養者,所以可以進行各種實驗。」
“내 동생에게 손댈 생각 하지 마.”
「別想動我弟弟一根汗毛。」
“왜? 같이 있고 싶지 않아? 협조적으로 나온다면 동생에게 너무 심한 짓은 하지 않을게. 내 힘이 약해질 거라서 길들여 놓기는 해야겠지만. 무서운 얼굴이네, 지금 바로-”
「怎麼?不想跟我在一起嗎?如果你願意配合,我就不會對你弟弟太過分。雖然我的力量會減弱,但還是得馴服他。你的臉色很難看,現在馬上——」
“체인질링.” 「變形怪。」
고요하게, 공기 자체가 변화했다. 시종일관 여유롭던 무해의 왕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리고 곧장 도망치려 들었다. 오래 살았다더니 상황판단 한 번 빠르다.
寂靜中,空氣本身發生了變化。始終從容不迫的無害之王,臉上的表情僵硬了起來。然後立刻想逃跑。都說他活得夠久了,判斷情勢的速度倒也真快。
안개가 퍼지고 해파리 놈의 몸이 흐릿해지나 싶더니,
霧氣瀰漫開來,海蜇那傢伙的身軀似乎變得模糊不清,接著,
“…윽!” 「…… 呃!」
튕겨 나오듯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버린다. 흐려졌던 몸도 다시 선명해졌다. 비틀거리는 꼴이 보기 좋았다. 저놈이 언제 저런 꼴을 당해 봤겠냐. 한 만 년 전?
他像被彈開似地回到了原位。模糊的身體也再次變得清晰。他踉蹌的模樣看起來很不錯。那傢伙什麼時候吃過這種苦頭?一萬年前?
- 길을 막았어. - 擋住去路了。
체인질링이 말했다. 안개를 사방으로 흩뿌려 대던 무해의 왕이 사나운 눈으로 우리를 노려보았다. 먼저 덤벼 올 엄두는 내지 못한 채 부상 당한 짐승처럼 잔뜩 경계를 한다.
變形怪說道。將霧氣向四面八方噴灑的無害之王,用兇狠的眼神瞪著我們。牠沒有膽量先發制人,只是像受傷的野獸般,充滿戒備。
“대체 그 용은 뭐지? 이미 뚫린 길을 막다니, 불가능해. 이미 나 버린 구멍은 커지기만 할 뿐 절대 막을 수 없어!”
「那條龍到底是什麼?竟然堵住已經開通的道路,這不可能。我已經放棄的破洞只會越來越大,絕對不可能堵住!」
- 그래서 새롭게 보호막을 만들었지. 이제 넌 못 나가. 갇혔어. 이 주변도 확실히 막았어. 여긴 내 영역이야.
- 所以我重新製造了保護膜。你現在出不去了。你被困住了。這附近我也確實封鎖了。這裡是我的領域。
“새로, 만들었다고?” 「重新,製造了?」
- 응. - 嗯。
나 잘하지 않았느냐는 듯 체인질링이 동그랗고 작은 뿔이 난 머리를 내 어깨에 비볐다. 무해의 왕이 몸을 바르르 떨었다. 무척이나 난감하고 당황한 표정도 잠시, 차갑게 으르렁거린다.
變異幼體將牠那長著圓短小角的腦袋在我肩上磨蹭,彷彿在問我做得好不好。無害之王的身軀顫抖著。牠那極其為難又慌張的表情只維持了一會兒,便冷冷地咆哮起來。
“길을 만드느라 많은 힘을 소모하였지만 나는 절대 약하지 않아, 양육자. 네 세계의 멸망을 미룬 것은 축하해 주지. 하지만 여기서 나를 적대하는 건 서로에게 득이-”
「為了開闢道路,我消耗了許多力量,但我絕不弱小,養育者。你延遲了世界的毀滅,這值得慶賀。但你在這裡與我為敵,對彼此都沒好處——」
“닥치고.” 「閉嘴。」
손가락 끝으로 은빛 용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체인질링이 눈을 반짝이며 문제없다고 작게 속삭여 왔다. 꼬리도 살랑거린다. 나에게만 들리는 소리로 말했다.
我用指尖輕撫銀色龍的頭。變形怪眨了眨眼,小聲地對我說沒問題,尾巴也搖了起來。牠用只有我聽得見的聲音說道。
[내게 전투 능력은 없지만 환상을 현실화할 수 있어. 아빠의 정신계 속 능력치를 현실화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야. 보호막을 치고도 조금 힘이 남았으니까, 한 시간 이상 유지 가능해.]
[我雖然沒有戰鬥能力,卻能將幻想化為現實。只要將爸爸精神系中的能力值現實化,就足以戰勝對方。因為架設防護罩後還剩下一些力氣,所以可以維持一個小時以上。]
그래. 對。
“내 동생 기억, 당장 내놔.”
「立刻把關於我弟的記憶還來。」
순순히 뱉어 내지 않으면 그 망할 놈의 촉수, 0.1mm 단위로 조각조각 내어서 파 헤집어 주마. 내 말에 무해의 왕이 뒤로 천천히 물러서며 눈을 가늘게 떴다.
要是你不乖乖吐出來,我就把那該死的觸手,以 0.1mm 為單位,一片一片地切碎,再挖出來。聽了我的話,無害之王緩緩後退,瞇起了眼睛。
“고작해야 시계에 대한 것뿐이었는데.”
「不過就是關於手錶的事而已。」
“역시 네가 가지고 있구나.”
「果然在你那裡。」
“아직은 무사해. 그러나 언제든지 녹여 삼킬 수 있지. 동생의 하찮고도 조그만 기억, 얼마나 소중해?”
「現在還平安無事。但隨時都能將其融化吞噬。你弟弟那微不足道又渺小的記憶,有多麼珍貴?」
무해의 왕의 촉수 사이로 작은 구슬 하나가 나타났다. 엄지손톱의 반 정도 되는, 새하얀 구슬이었다. 내 약점이라도 잡았다는 듯 해파리 놈이 생글 웃는다.
無害之王的觸手之間,出現了一顆小珠子。那是一顆拇指指甲蓋一半大小的雪白珠子。海蜇那傢伙笑咪咪的,彷彿抓住了我的弱點。
“정말 많이 사랑하는 형에게 처음으로 제대로 준비해서 주는 선물이야. 직접 포장도 했네, 귀여워라. 그전에는 아직 어려서 변변한 건 주지 못했구나. 아르바이트도 못하게 했고. 들떠 있어. 설레기도 하고.”
「這是我第一次為我最愛的哥哥,好好準備的禮物。還是親手包裝的呢,真可愛。以前我還小,沒能送什麼像樣的東西。也不讓我打工。我好興奮。也好期待。」
“…내놓으라고 이 뼈대도 없는 젤리 새끼야.”
「……你這沒骨頭的果凍小混蛋,快把東西交出來。」
이가 절로 으드득 갈렸다. 섣불리 덤벼들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저 새끼를 놓칠 생각 따윈 조금도 없었다.
牙齒咯吱作響。雖然不能輕易撲上去,但也沒有絲毫放過那傢伙的念頭。
“서로 건드리지 않기로 계약하자. 어때? 너는 나를, 나는 네 동생을. 여기서 풀려나기만 하면 채터박스에게 부탁해 곧장 조용히 떠날 거야.”
「我們簽訂互不干涉的契約吧。怎麼樣?你別碰我,我也不碰你弟弟。只要我能從這裡脫困,我就會拜託話匣子,立刻安靜地離開。」
세계에 속하지 않은 자가 안으로 들어오긴 힘들어도 밖으로 빼내는 건 어렵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긴 SS급에 가까운 S급들은 빼낼 수 있다고도 했으니. 그래도 부탁한다는 걸로 보아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나갈 수 없는 듯했다. 우물에 빠진 사람이 직접 기어오르는 건 힘들어도 밖에서 끌어내 주는 건 쉬운 차이 같은 건가.
不屬於這個世界的人,雖然很難進入,但要將他們帶出去似乎不難。畢竟,他們也說過,接近 SS 級的 S 級也能被帶出去。即便如此,看來他們還是需要請求協助,光憑自己的力量是無法離開的。這就像是掉進井裡的人很難自己爬上來,但從外面將他們拉出來卻很容易的道理嗎?
“내가 왜 그래야 하지.”
「我為什麼要那麼做?」
“소중한 동생의 기억을 되찾으려면 계약을 받아들여.”
「如果你想找回寶貴弟弟的記憶,就接受契約。」
“당연히 되찾을 거지만, 네놈을 놓아줄 마음은 없어. 서로 건드리지 않기로 하자고? 웃기지도 않는 헛소릴. 쉽게 포기할 거라면 이런 위험이며 대가를 감수하지도 않았겠지, 네놈은. 나가자마자 다른 초월자들을 꼬드길 게 안 봐도 눈에 선하다.”
「我當然會找回來,但我沒打算放過你。我們互不干涉?真是荒謬的胡言亂語。如果你會輕易放棄,就不會冒這種風險、付出這種代價了,你這傢伙。用膝蓋想也知道,你一出去就會去誘惑其他超凡者。」
무엇보다도 저놈이 나에 대해 떠들고 다니게 놓아둘 순 없었다. 신입은 가짜 세계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지만 무해의 왕은 달랐다. 말 대가리와 직접 계약까지 했으니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받아 볼 수 있었겠지.
<p>最重要的是,我不能讓那傢伙到處宣揚我的事。新人雖然沒能好好看清虛假的世界,但無害之王不同。他甚至直接和馬頭簽訂了契約,所以他應該能得到更多的情報。</p>
내 가치가 위험을 감수할 만큼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나는 물론이고 내 주위 사람들까지 위험해지게 된다. 그러니 절대 무해의 왕을 그냥 보낼 순 없었다.
我的價值一旦被發現足以讓人冒險,那麼不只我,連我身邊的人都會變得危險。所以絕對不能就這樣放走無害之王。
“…동생을 포기하는 거야? 매정하네.”
「……你要放棄你弟弟嗎?真無情。」
“도둑놈이 피해자 탓하는 것 좀 봐라. 뼈만 없나 싶었더니 뇌도 어디다 흘려 버렸나 보지. 아, 그래서 남의 기억을 훔쳐 대는 건가. 제 머리엔 든 게 없어서.”
「看看這小偷,還在怪受害者。我還以為他只是沒骨頭,看來腦子也丟到哪裡去了。啊,所以才偷別人的記憶嗎?因為自己腦袋空空如也。」
“양육자 씨, 말하는 거 좀 짜증난다.”
「養育者先生,你說話有點煩人。」
은색 용이 몸을 약간 웅크리며 날개를 넓게 펼쳤다. 마나 각인이 마비되었음에도 요동치는 마력이 희미하게나마 느껴졌다. 무해의 왕이 더욱 뒤로 물러났지만 이곳에서 도망치지는 못했다.
銀色巨龍微微蜷縮身體,張開寬大的翅膀。儘管魔力刻印被麻痺,仍能隱約感受到魔力波動。無害之王又往後退了些,但無法從這裡逃脫。
“내 동생의 기억을 끝까지 무사히 가지고 있는 게 네놈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할 거다. 내 손으로 부수진 못할 테니까. 그러니 움켜쥐고 발악해 봐. 하지만 되찾지 못한다고 해도.”
「你最好是能好好地將我弟弟的記憶保留到最後。因為我無法親手摧毀它。所以你就緊抓著它,盡情掙扎吧。但就算你無法將它奪回。」
그래도. <p>即便如此。 </p>
“앞으로가 더 중요해. 세상이 무사하면 동생에게 더 많은, 좋은,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 줄 수 있을 테니까.”
「未來更重要。只要世界平安無事,就能為弟弟創造更多、更好、更幸福的回憶。」
유현이의 기억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현재를, 미래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내가 시계를 선물해 줄 것이다. 시계는 받지 못한다 해도 또 다른 것들을 계속해서 주고받을 것이다.
我不想失去宥賢的記憶。但為此,我不能放棄現在和未來。我會送他手錶的。即使他收不到手錶,我們也會繼續互贈其他東西。
무해의 왕이 가느다랗게 웃었다.
無害之王輕輕笑了。
“멀쩡한 척하네.” 「裝得一副沒事的樣子。」
“척이 아니라 멀쩡하다만.” 「我才沒裝,好得很。」
“정말? 내 눈에는 완전히 엉망진창인데. 그럼 네 말대로 발악해 볼까!”
「真的?在我眼裡根本一團糟。那要照你說的,掙扎看看嗎!」
화악, 안개가 강하게 퍼져 나갔다. 이미 은혜는 사용하고 있었다. 체인질링의 마력이 나를 감싸고, 바닥을 치던 스탯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이 느껴졌다.
嘩地一聲,濃霧猛烈地擴散開來。恩惠已經在使用能力了。變異者的魔力包圍著我,我感覺到原本跌到谷底的能力值正在急速上升。
라우치타스의 천적은 적용되지 않았지만 회귀 전 내 동생의 능력치 두 배에 알파, 델타, 뮤, 람다의 스킬들, 그리고 베테랑 F급까지 있다. 의외인 것은.
雖然「勞契塔斯的剋星」沒有發動,但回歸前我弟弟的能力值是兩倍,再加上阿爾法、德爾塔、繆、蘭姆達的技能,以及資深 F 級的實力。令人意外的是。
‘회귀 전 유현이의 스탯이 SS급 가드보다 조금 더 뛰어났구나.’
「回歸前,幼賢的能力值比 SS 級守衛還要再高一點啊。」
두 배치 적용을 받지 않은 순수한 능력치가. S급은 각 세계 종족의 각성 가능 능력 최대치라 하였으니 겉보기엔 같은 인간이라 해도 우리 세계가 전체적인 능력이 더 나은 것일지도 모른다.
未經兩次加成,純粹的能力值。S 級據說已是各世界種族覺醒能力的最大值,所以即使表面上看起來是相同的人類,或許我們世界整體的能力更為優越。
공격 스킬 효과만큼은 SSS급을 가볍게 넘어선다. 스탯이 올라서인지 마나각인이 마비에서 풀려나고, 주위를 맴도는 마력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F급일 때보다는 확실히 둔해진 감각에 아무런 부작용도 없다.
攻擊技能的效果輕易超越了 SSS 級。或許是因為能力值提升,魔力刻印從麻痺中解除,周圍環繞的魔力清晰可感。與 F 級時相比,感官確實變得遲鈍,但卻沒有任何副作用。
안개가 시야와 감각을 방해해 해파리 놈이 제대로 감지되지 않았지만, 체인질링의 말대로 내가 더 우세했다. 하지만 급히 움직일 생각은 없었다.
濃霧阻礙了我的視線與感官,讓我無法清楚感知到那隻水母,但正如變異人所說,我確實佔了上風。不過,我並不打算急著行動。
동생의 기억을 되찾아야 한다. 어차피 놈은 도망치지 못하니까 포기는 마지막까지 미뤄 두어도 괜찮다.
我必須找回弟弟的記憶。反正那傢伙也逃不掉,所以放棄這件事可以留到最後再說。
‘뮤의 공간 이동 스킬만 제대로 쓸 수 있다면 빼앗기 어렵지 않을 텐데.’
「要是能好好使用繆的空間移動技能,要搶走應該不難。」
하지만 공간 이동 스킬은 예림이의 순간이동 스킬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주어진 한 시간 동안 공간 이동 스킬에 매진하면… 그렇게 생각하며 손끝을 휘둘렀다. 검붉게 피어나는 불길에 안개가 타오르고.
然而,空間移動技能比藝琳的瞬間移動技能要困難得多。如果將這一個小時都投入到空間移動技能上……他如此想著,揮動了指尖。黑紅色的火焰燃燒起來,霧氣隨之消散。
“이거 노으라거! 야!” 「放開我!喂!」
“진짜 몬스터라고요? 고양이가 아니라? 그 근방은 던전 브레이크 보고가 없습니다만 경찰서가 아닌 던전 특별 대책 본부로 연락하셔야 합니다.”
「是真的怪物嗎?不是貓?那一帶沒有地城崩壞的通報,但您應該聯絡地城特別對策本部,而不是警察局。」
“여기선 도와드릴 수 없고요, 임시 헌터 협회 번호가… 여보세요?”
「這裡幫不了您,臨時獵人協會的號碼是……喂?」
한밤중임에도 소란스러운 파출소가 나타났다. 던전 특별 대책 본부, 임시 헌터 협회. 던전이 생겨나고 반년 이내다. 몬스터가 튀어나오는 세상에서도 술에 취해 돌아다니다 끌려온 취객이 버럭버럭 소리치는 옆쪽으로, 창백한 얼굴의 청년이 유리문을 밀며 들어섰다.
即使是半夜,派出所依舊喧鬧。地下城特別對策本部,臨時獵人協會。距離地下城出現還不到半年。在怪物橫行的世界裡,一個喝醉酒在街上遊蕩而被帶來的醉漢,正對著旁邊大吼大叫,而一名臉色蒼白的青年則推開玻璃門走了進來。
나였다. 是我。
나는 불안에 가득 찬 채로 경찰을 붙잡고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잔뜩 메마르고, 떨리고 있었다.
我滿懷不安地抓住警察,開口說話。聲音沙啞顫抖。
“제 동생이 아직까지 집에 들어오질 않았어요.”
「我弟弟到現在都還沒回家。」
한 번도 이런 일 없었는데, 이렇게 늦게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는 내 말에 경찰이 자세한 상황을 물었다. 남자 고등학생이라는 말에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시큰둥해진다. 부모님은 안 계신다는 소리에 더더욱 관심을 잃어 간다.
「從來沒有發生過這種事,到現在都還沒有任何消息。」聽了我的話,警察詢問了詳細情況。一聽說是男高中生,他的表情瞬間變得冷淡。一聽說沒有父母,他更是失去了興趣。
“하루도 안 지났는데 좀 더 기다려 보고 가출 신고 하세요. 가족 관계 증명서 지참하시고.”
「還沒過一天,再等等看,然後再去報失蹤。記得帶上家族關係證明書。」
“가출 아니에요! 단 한 번도 말없이 늦은 적이 없었다고요, 유현이는!”
「這才不是離家出走!宥賢從來沒有不吭一聲就晚歸過!」
“흔한 일입니다. 친구를 잘못 사귀었을 수도 있고, 날 밝거든 학교에 연락해 보시죠.”
「這是常有的事。他可能交到壞朋友了,等天亮再聯絡學校看看吧。」
삐뚤어지기 쉬운 환경 아니냐는 눈빛에 나는 위축되었다. 동생 친구 연락처 모르냐는 물음에는 더더욱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我被那眼神嚇得畏縮起來,那眼神彷彿在說,這環境不是很容易讓人學壞嗎?當他問我知不知道我弟弟朋友的聯絡方式時,我的肩膀更是縮得更緊了。
“그, 그래도, 혹시 몬스터라도 마주쳤다면…….”
「那、那樣,萬一要是遇到怪物的話……」
“요샌 바로바로 수습되고 연락 가니까 아무 통보 없었으면 무사한 겁니다.”
「最近都能馬上處理並聯絡,所以如果沒有任何通知,就表示平安無事。」
아니면 던전 특별 대책 본부 홈페이지에 신원불명 사상자 목록 확인해 보라며 딱 잘라 말한다. 더는 상대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에 나는 머뭇거리다가 힘없이 돌아섰다. 아닌데, 유현이가 그럴 리 없는데, 중얼거리면서.
不然就是直接了當地說,要我去地城特別對策本部網站確認身分不明的死傷者名單。對方擺出不願再應付的態度,我猶豫了一下,便無力地轉身離開。我喃喃自語著,不對啊,宥賢他不可能會那樣的。
“…이게 뭐야.” 「……這是什麼?」
헛웃음이 나왔다. 我失笑出聲。
“내 기억, 헤집지 못할 거라더니.”
「你不是說,你無法翻攪我的記憶嗎?」
- 이건 아빠가 만들어 내는 풍경이야. 원래라면 지금 아빠의 능력으론 어렵지 않게 빠져나갈 수 있을 텐데, 쟤 스킬에 내 힘이 더해져서 더 강해져 버렸어.
- 這是爸爸製造出來的景象。照理來說,以爸爸現在的能力,要脫困應該不難,但那傢伙的技能加上我的力量,讓它變得更強了。
상성이 나빴다며 체인질링이 말했다. 상대에게 괴로운 기억을 보여 주는 무해의 왕의 안개에 내게 적용된 환상을 실체화하는 힘이 뒤섞여 버렸다고. 그렇다고 체인질링의 힘을 거둘 수도 없었다.
「相性不合。」變異者說道。無害之王的霧氣能讓對方看見痛苦的回憶,而我的幻象則能將其具現化,兩者力量混雜在一起。即便如此,也無法收回變異者的力量。
불길을 넓게 퍼뜨려 보기도 하고, 번개를 내리치고 물로 쓸어 버리려고도 해 보았지만 환영은 사라지지 않았다.
我試著讓火焰大範圍地擴散,也試過降下閃電並用水沖刷,但幻影並沒有消失。
“잡스런 짓거리 그만두고 당장 나와!”
「別再做那些雜事了,立刻給我出來!」
[내가 왜?] [我為什麼要?]
해파리 놈의 목소리가 아주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왔다.
水母那傢伙的聲音從很遠的地方,微弱地傳了過來。
[걱정 마. 그리 길게 지속할 순 없는 스킬이니까. 반항한다면 더욱 빨리 끝나게 되겠지. 그러니 우리 계약할래? 얌전히 버텨 낸다면 동생의 기억을 돌려줄게. 흠 하나 없이.]
[別擔心。這技能無法持續太久。如果你反抗,它會更快結束。所以,我們來簽約吧?如果你乖乖撐過去,我就把弟弟的記憶還給你。完好無缺地。]
무력으론 내가 이기기 힘드니까, 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회귀한 직후라면. 아니, 한 달 전쯤만 되었어도 과거를 되새기긴 힘들었겠지만. 지금도 힘든 건 마찬가지였지만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이란 자신이 있었다.
나타난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리고 풍경이 바뀌었다.
<p>我在出現的契約書上簽了名。接著,眼前的風景也隨之改變。</p>
“형.” 「哥。」
어린, 지금보다도 더 어린 유현이가 나를 바라보았다.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앳된 얼굴이.
年幼的,比現在更年幼的幼賢望著我。那張剛覺醒沒多久的稚嫩臉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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