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작 연성에 참여했습니다.  参与了联合创作。
  • 오메가버스 베타 X 오메가 소재로 해달님(표지&삽화), 뭐용님(동일 소재, 다른 이야기)과 함께 작업하였습니다. 두 분의 멋진 작품도 함께 감상 부탁드립니다. 
    以 Omega 宇宙 Beta X Omega 为题材,与해달님(封面&插画)、뭐용님(相同题材,不同故事)共同创作。也请欣赏两位的精彩作品。
  • 해달(@cloud_0110)님께서 고트한 만화를 그려주셨습니다.
    해달(@cloud_0110)老师绘制了极具冲击力的漫画。
  • 오메가버스 세계관 (베타 예준 X 오메가 봉구) + 아이돌 AU
    Omega 宇宙世界观(Beta 艺俊 X Omega 奉九) + 偶像 AU 设定
  • 약 3만 6천자 / 민감 소재 및 수위로 성인 & 유료 발행 합니다.
    约 3 万 6 千字 / 因敏感题材及内容分级限制,仅限成人付费阅读
  • 해달님 포스타입:  海月老师的 Postype 平台:

https://posty.pe/xvy6w5

  • 뭐용님 포스타입:  뭐용님的 Postype:

https://posty.pe/9gouga

페로몬 스위치 : N의 경우: 보고싶은거 씀
费洛蒙开关:N 的情况:写着想看的
말랑오리님(@mallanggoose2), 해달님(@cloud_0110)과 함께 알오물을 주제로 단편 합작을 쓰게됐습니다. 제 글은 상중하 세편으로 나눠서 올라올 예정입니다. 해달님 포스타입: https://posty.pe/xvy6w5 말랑오리님 포스타입: https://posty.pe/8iiyh3 0. 페로몬 pheromone 동물, 특히 곤충이 분비ㆍ방출하여 동류(同類)에게 어떤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물질. 그렇다면 페로몬의 영향을 받게 된 나는 동물인가, 사람인가. 몸이 바뀌고 난 뒤로 숱하게 고민해봤지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사람은 본디 동물이고 그저 그 습성이 어디 가지 않는 것이라 생각할 뿐이었다. 짐승처럼 누군가의 위에서 몸을 흔들고 있는 꼴을 보면 내 생각이 그리 틀린 것도 아닌 듯싶었다. "하읏, 예준, 형, 좋아, 더 해줘, 앗-!" 너는 지금 너와 몸을 섞는 사람이 누구인 줄이나 알고 이렇게 더 해달라고 애원하는 걸까. 다른 사람을 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허리
보고싶은거 씀
与말랑오리님(@mallanggoose2)、해달님(@cloud_0110)合作创作了以 ABO 为主题的短篇联合作品。我的部分将分为上中下三篇发布。해달님的 Postype:https://posty.pe/xvy6w5 말랑오리님的 Postype:https://posty.pe/8iiyh3 0. 费洛蒙 pheromone 动物(尤其是昆虫)分泌释放、能引发同类特定行为的物质。那么受费洛蒙影响的我,究竟是动物还是人类?身体异变后我反复思考,却始终无法得出结论。人类本就是动物,那些本能从未真正消失——当我看着自己在别人身上像野兽般起伏的模样,愈发觉得这个想法或许没错。"哈啊...艺俊...哥...好舒服...继续...啊-!"此刻与我交缠的人,你可知道自己究竟在向谁索求?明知你眼里映着另一个人,腰肢却仍写着想看的






Free will  自由意志

보통의 연애, 평범한 사랑  普通的恋爱,平凡的爱情




"형 진짜 좋은 기회야, 이거."
"哥,这真是个好机会。"


정말 좋은 기회였다. 대형 방송사 산하 자회사인 신생 엔터사에서 데뷔가 확정된 상태로 추가 멤버를 구하고 있다는 소식, 그리고 이미 멤버로 뽑힌 제 소꿉친구가 강력하게 추천한 덕에 미팅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 아이돌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선뜻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정도의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었다. 채봉구는 할 말이 있다며 기어코 자기를 불러낸 오랜 소꿉친구를 통해 흘러들어온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게 설령 지긋지긋한 알파들에게 둘러싸여 함께 일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确实是个千载难逢的机会。大型电视台旗下新成立的娱乐公司已确定推出新团,正在招募追加成员——而发小作为已入选成员强力推荐,才获得了这次面试邀约。对于怀揣偶像梦的人来说,这简直是无法抗拒的诱惑。蔡奉九不想错过这个被执意约他出来的发小带来的机遇,哪怕意味着要和他最厌恶的 Alpha 们共事。

채봉구는 간절했으니까.  因为蔡奉九实在太渴望了。


"그래서 몇 명이라고?"  "所以总共招几个人?"

"아직 확정은 아닌데, 세 명. 괜찮겠어?"
"还没最终确定,三个人。没问题吧?"

"해야지. 너 빼면 둘이네. 참을만해."
"当然行。不算你的话就两个。还能忍。"


잘생각했어. 오래 알고 지낸 형들이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니까, 걱정할만한 일은 없을 거라며 호언장담하는 은호에게 봉구는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나름 집요했던 러브콜이 성공한 게 기뻤는지 환하게 웃으며 안겨드는 은호의 얼굴을 봉구는 손바닥으로 꾹 밀어냈다. 봉구는 꼬리를 내리고 시무룩 해하는 은호의 접시에 삼겹살 서너점을 올려주며 타일렀다.
想得真周到。恩浩拍着胸脯保证说都是认识多年的好哥哥,人品绝对可靠,不会有什么需要担心的事。奉九闻言赞许地微微点头。或许是锲而不舍的邀约终于成功让他高兴,恩浩笑得灿烂就要扑过来,被奉九用手掌抵住额头推开。看着垂头丧气瘪着嘴的恩浩,奉九往他盘子里夹了三四片五花肉,像哄小狗似地数落起来。


"고기나 먹어. 치대지 말고."  “吃点肉吧,别光嚼。”

"아오, 채봉구 진짜. 솔직하게 고마워하면 어디가 덧나나?"
"哎呦,蔡奉九这家伙。老老实实说句谢谢会少块肉吗?"

"조용히를 해라."  “安静点。”








채봉구가 아이돌을 꿈꾸게 된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마치 어미의 품을 벗어나 처음 세상에 나온 새끼가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켜 걸음마를 하듯, 원래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어릴 적 티브이를 틀면 흘러나오던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음악, 무대 위를 활개 치는 강렬한 몸짓, 귀를 찡하게 울리는 환호에 봉구는 자그마한 몸을 활짝 펴고서 그 무대 위에 있는 것처럼 펄쩍펄쩍 뛰었다.
蔡奉九梦想成为偶像,是件再自然不过的事。就像雏鸟初次离巢便本能地扑棱着学步,仿佛天生就该如此。儿时电视机里流淌的旋律总让他心跳如擂,舞台上恣意张扬的舞姿,观众席刺破耳膜的欢呼,都让这小家伙挺直腰板在客厅蹦跳,恍若自己正站在聚光灯下。

봉구가 아직 거실 마룻바닥을 차며 어설프게 춤을 추던 시절, 티브이에 나오는 사람들은 전부 알파였다. 알파만이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선망의 대상이었다. 방방 뛰는 봉구에게 엄마는 괜한 꿈을 꾸지 말라고 하셨다. 우리는 그저 알파에게 선택 받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아직 어린 봉구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고, 제 팔뚝을 잡아챈 엄마의 손을 떼어내고 다시 티브이 화면을 따라 발을 굴렀다.
凤九还在客厅地板上笨拙地踩着舞步的年纪,电视里出现的全是阿尔法。唯有阿尔法才称得上美丽迷人,是众人仰望的对象。看着蹦蹦跳跳的凤九,母亲总说别做不切实际的梦。我们只能等待被阿尔法选中。年幼的凤九不懂这话的含义,挣开母亲攥住自己胳膊的手,又跟着电视画面扭动起脚丫。


"형질로 부당한 차별을 하는 것은 없어져야 할 악습이며, 상대방의 허락 없이 페로몬을 방출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단다. 알파와 오메가는 '러트'와 '히트' 사이클을 겪게 되는데, 이때는 반드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억제제를 복용하고..."
"基于第二性征的不当歧视是应当废除的恶习,未经对方允许释放信息素更是法律明令禁止的行为。阿尔法和欧米伽会经历'发情期'与'热潮期',这时必须服用食药监批准的抑制剂..."


봉구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형질에 대한 교육을 받을 때쯤 세상은 거센 흐름을 따라 변화하고 있었다.
当奉九刚上小学接受第二性征教育时,世界正顺应汹涌浪潮发生剧变。

사회가 발전하면서 인구수의 5% 정도인 알파가 지배하던 구조는 급격하게 무너졌다.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베타들에 의해 사회가 재편되면서 이제 누구나 평등한 교육을 받고, 재능을 키우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오메가도 예외가 아니었다. 사회 인식의 변화와 의학의 발전으로 피지배 계층이었던 오메가의 인권도 베타와 동등해졌다. 오메가는 더 이상 알파에게 자신의 인생을 위탁하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随着社会的发展,由占总人口 5%的阿尔法阶层主导的社会结构迅速崩塌。占据人口绝大多数的贝塔阶层推动社会重组后,如今人人都能接受平等教育、培养才能、从事心仪职业。欧米伽阶层也不例外——社会观念的转变与医学进步,使得这个曾受支配的群体终于获得了与贝塔平等的人权。欧米伽们再也不必依附阿尔法生存,终于能独立主宰自己的人生。

격변 후 알파와 오메가는 매력적인 외향과 서로에게만 영향을 줄 수 있는 페로몬이라는 특이점으로 오히려 베타들에게 닿을 수 없는 아름다움, 즉 선망과 욕망의 대상으로서 소비되기 시작했다. 그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산업이 엔터 분야였고 알파가 대다수를 차지하던 아티스트의 자리를 오메가가 급속도로 따라잡기 시작하면서 비율은 거의 반반으로 재구성되었다. 소비자의 대부분인 베타들은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고, 연주하는 알파와 오메가의 결코 맡을 수 없는 향을 상상하며 손에 잡히지 않는 그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
大变革后,阿尔法与欧米伽凭借极具魅力的外貌和仅对彼此生效的信息素特质,反而成为贝塔们遥不可及的美丽象征——即被消费的憧憬与欲望对象。这一特征在娱乐产业中最为显著,原本由阿尔法占据多数的艺人席位正被急速崛起的欧米伽追赶,比例已近乎平分秋色。作为消费主力的贝塔们只能通过想象那些载歌载舞、演技精湛的阿尔法与欧米伽身上永远无法嗅到的气息,来爱慕这些触不可及的存在。

많은 게 변한 세상에서도 딱 하나 변하지 않은 게 있었다.
在这剧变的世界里,唯独一件事始终未变。

'연애 관념'  '恋爱观念'

'알파는 오메가와 오메가는 알파와 이어져야 한다.' 구닥다리 같은 관습이지만, 오히려 법으로 강제한 것도 아닌데 오랜 시간 굳어온 풍습이 마치 진리처럼 여겨졌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알파는 오메가를 원하고, 오메가도 알파를 원한다고. 그리고 베타는 그 관계 안으로 발을 들이는 것 조차 허락받지 못한다고. 그러니 그저 선망의 눈빛으로 둘을 바라만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阿尔法必须与欧米伽结合,欧米伽也必须与阿尔法结合。'这虽是陈腐的习俗,却并非法律强制,却在漫长岁月中固化成了近乎真理的存在。无论世界如何变迁,人们总说阿尔法注定渴求欧米伽,欧米伽也必然追寻阿尔法。而贝塔甚至连踏入这种关系的资格都没有——他们只能以艳羡的目光远远观望,众人如是说。

봉구는 그 연애 관념이 소름 끼치도록 싫었다. 형질에 의한 계급 차별이 없어진 대신, 또 다른 차별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奉九对这种恋爱观念厌恶到毛骨悚然。当基于生理特征的阶级歧视消失后,另一种歧视又浮出了水面。


"웃기고 있네."  "真是可笑。"


참 얄궂게도 이 평등한 세상에서조차 사랑만큼은 제 맘대로 할 수 없었다.
在这看似平等的世界里,唯独爱情却由不得人做主,真是讽刺。


[세기의 사랑, 알파-오메가 배우 부부 탄생, 영화 촬영을 통해 만남을 이어가다 결혼에 골인. 한편, 알파 OOO씨의 경우, 수년 전부터 베타 일반인과의 열애설이 있었으나 소속사 차원에서 부인하며 '사실 무근'으로...]
[世纪之恋,阿尔法-欧米伽演员夫妇诞生,通过电影拍摄延续缘分最终步入婚姻。而阿尔法 OOO 先生方面,数年前就与素人 Beta 传出恋爱绯闻,但所属公司出面否认称"纯属无稽之谈"...]


봉구는 손가락으로 훑어내리던 뉴스 내용에 혀를 차고 화면을 꺼버렸다. 운명을 거스른 진정한 사랑의 이미지로 단번에 탑티어로 올랐던 배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오메가로 짝을 갈아치웠다. 그런 배우에게 비난을 보내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뒤늦게나마 운명의 상대를 찾아낸 두 사람의 절절한 사랑을 칭송했다. 봉구는 목을 죄어오는 답답한 느낌에 후드티를 잡아 끌어내리고 가던 길을 서둘렀다.
奉久用手指划拉着看完新闻内容,咂了咂舌关掉屏幕。那位曾以反抗命运的真爱形象一举跃居顶流的演员,如今却若无其事地将伴侣换成了欧米伽。没有人对这位演员提出指责。人们反而歌颂这对迟来相遇的命定伴侣那刻骨铭心的爱情。奉久拽下连帽衫的领口,试图缓解喉咙发紧的窒息感,加快脚步向前走去。








멤버로 합류하는 게 확정되고 처음으로 다 같이 모이는 날. 데리러 오겠다던 은호를 만류하고 먼저 집을 나선 봉구는 생각보다 빠르게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직원이 안내해준 길을 따라 도착한 응접실 앞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문고리를 잡은 손을 천천히 돌렸다.
确定加入组合后首次全员聚会的日子。奉久婉拒了银浩要来接他的提议先行出门,比预期更早到达了约定地点。跟随工作人员指引来到接待室门前,他稍作呼吸调整,缓缓转动了握在门把上的手。

문을 열고 응접실 안으로 들어가자 인기척에 소파에 앉아있던 남자가 몸을 일으켰다. 숙였던 몸을 쭉 펴자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훤칠한 키에 괜히 위축돼 반걸음 물러났다. 길쭉한 다리를 덮는 검은 코트에 시원한 이목구비가 돋보이도록 깔끔하게 넘긴 포마드, 색채가 옅은 눈동자 탓에 조금 차가워 보였던 인상은 눈을 마주치자마자 사르르 풀어졌다. 자신을 발견한 남자는 천천히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느리지도 그렇다고 빠르지도 않은 템포의 구두 굽 소리마저 매력적이었다.
推门进入接待室的瞬间,沙发上坐着的男人闻声起身。当对方完全站直时,足足高出一个头的挺拔身材让奉久不自觉地后退了半步。黑色长风衣下修长的双腿,清爽背头衬托出的立体五官,那双浅色瞳孔原本透着几分冷峻的气质,却在四目相对的瞬间冰雪消融。发现他的男人缓步走来问候,连那不疾不徐的皮鞋脚步声都显得格外迷人。


"안녕하세요."  "你好。"


아. 머릿속에서 멋대로 상상하던 것보단 조금 더 낮지만 기분 좋게 울리는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啊。这声音虽比脑海中肆意想象的稍低些,却带着令人愉悦的震颤撩拨耳膜。

아마 은호가 말했던 형들 중 한명인 것 같았다. 역시 알파... 남자는 객관적으로도 주관적으로도 완벽한 외모였다. 그 잘생긴 얼굴을 부드럽게 풀어 다가오는 남자에게 봉구는 소란스러운 속을 진정시키려 오히려 강한 경계심을 품었다. 노래나 안무하는걸 본적은 없지만 외향만으로도 지금 당장 데뷔해도 어떻게든 사랑받을 것 같은. 그런 사람이었다. 가늘게 접히는 눈꺼풀 아래로 맑은 청회색 눈동자가 가려지는걸 아쉽다고 생각하는 게 자신뿐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하며 봉구는 제 앞으로 내민 손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大概是银浩提过的哥哥们之一吧。果然是 Alpha...无论从客观还是主观来看,这个男人都拥有完美的外貌。望着那张俊脸舒展温柔笑意逼近的模样,奉九反而绷紧了神经,试图压制胸腔里躁动的悸动。虽未见过他唱歌跳舞的模样,但仅凭这张脸就算立刻出道也定能收获万千宠爱。就是这样的人。当那对清透的青灰色眼眸被微垂的眼睑半掩时,奉九确信惋惜的不止自己一人。他静静凝视着伸到面前的那只手。


"남예준이라고 합니다."  "我叫南艺俊。"


길고 예쁜 손가락, 툭 튀어나온 마디뼈는 또 은근히 두꺼워서 선을 따라 훑던 봉구의 시선에 걸렸다. 그 시선을 눈치챘는지 예준의 검지가 조금 움찔거렸다. 내민 손을 뚫어지게 보던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들면 조금 상기된 볼을 갉작이며 내려다보는 예준을 향해 봉구는 가볍게 묵례를 했다. 후드티가 구겨지도록 틀어쥔 손은 끝까지 풀지 않았다.
修长漂亮的手指,突兀的指节却又暗藏厚度,奉九沿着轮廓游移的视线在此驻足。似乎察觉了这道目光,艺俊的食指微微颤动。当奉九收回钉在悬空手掌上的视线抬头时,对方正轻咬泛红的脸颊俯视着他。奉九浅浅颔首致意,攥着连帽衫下摆的手始终没有松开。

악수는 불편했다.  握手让他感到不适。

아무리 법이 개정되고 사회가 변해도 몸에 밴 습관은 그리 쉽게 고쳐지는 게 아니었으니. 어렸을 때부터 온 동네 사람들이 집 마당을 훔쳐볼 정도로 눈에 띄는 외모에 더해 우성 오메가 형질 때문인지, 채봉구는 숨만 쉬어도 알파가 꼬였다.
无论法律如何修订、社会如何变迁,刻在骨子里的习惯终究难以轻易改变。从小因出众外貌惹得街坊邻居总爱偷窥自家院落,再加上显性 Omega 体质的缘故,蔡奉九光是呼吸都会招来 Alpha 纠缠。

얼굴 보기 힘들다던 알파들이 제 주변엔 지겹도록 모여들었다. 처음엔 다정하게 다가와 말을 걸고, 조금 친해졌다 싶으면 허락 없이 접촉하고, 끝에 가서는 제멋대로 페로몬을 풀어버리는 장난질에 많이 당하기도 했었다. 당연히 본인을 거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대놓고 페로몬을 풀며 수작을 걸어오는 알파도 종종 있었다. 
那些号称"见不得 Omega 脸"的 Alpha 们却总像苍蝇般围着他打转。起初假惺惺地搭话,稍微熟络就擅自肢体接触,最后总会演变成肆意释放信息素的恶劣把戏。更有甚者仗着他不会拒绝,公然释放信息素来搭讪。

그럴 때마다 봉구는 제 주먹이 다 터져 짓무를 때까지 그 알파의 얼굴을 사정없이 두드려 팼다. 실로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웠다. 항상 다급하게 말리러 온 은호가 새빨간 피가 배어 나오는 제 주먹을 감싸 쥐고서야 상황은 마무리되었다. 지금처럼.
每当这种时候,奉九总会把对方的脑袋揍到自己的拳头皮开肉绽为止。正所谓天高皇帝远,拳头近在眼前。总是匆忙赶来劝架的李恩浩,总要等到他鲜血淋漓的拳头被紧紧包住,闹剧才会收场。就像现在这样。


"형! 아니 진짜, 데리러 간다는데 왜 혼자가? 중간에 길 잘못 들어서 늦을 뻔 했잖아."
"哥!不是吧,明明说了去接你,怎么又一个人走?刚才差点因为走错路迟到。"

"필요 없다고 했잖아."  "说了不用接。"

"아오, 혼자 다니면 맨날 사고 치니까 그러지! 형은 진짜 나 없으면..."
"哎哟,你单独行动老是出状况才这样的啊!哥要是没有我..."


응접실로 뛰어 들어온 은호가 귓가에서 끊임없이 조잘거리는 통에 봉구는 눈을 질끈 감았다.
冲进会客室的恩浩在耳边喋喋不休,奉久紧紧闭上了眼睛。


"은호야."  "恩浩啊。"


제 이름을 부르는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봉구와 실랑이를 하던 은호가 깍듯이 인사를 하며 예준에게 다가갔다. 예준은 어느새 내밀었던 손을 거두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 맑은 웃음에 죄책감 한 조각이 잔잔하던 봉구의 가슴을 찔렀다.
听到呼唤自己名字的温柔嗓音,正和奉久拉扯的恩浩立即恭敬行礼走向艺俊。艺俊不知何时已收回伸出的手,脸上挂着和善的笑容。那清澈笑容像根细针,轻轻刺痛了奉久原本平静的心。


"예준이 형,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艺俊哥,您好。最近过得不错吧?"

"응, 너도 잘 지냈어? 그리고, 그쪽은... 친구?"
"嗯,你也挺好的?那位是...朋友?"

"아, 제가 말했던 채봉구 형이에요."
"啊,就是我常提起的蔡奉久哥。"

"아아, 봉구 씨였구나. 앞으로 잘 부탁해요."
"啊,原来是奉九先生。今后请多关照。"

"네..."  "嗯..."


여전히 잔뜩 경계하는 봉구의 모습에 눈치가 빠른 예준은 다시 악수를 청하지는 않았다. 조금 거리를 두고 가볍게 눈인사를 하고는 소파로 돌아가 허리를 내렸다. 지나치게 젠틀한 예준의 모습에 봉구는 방금 전 제 행동이 부끄러워져 은호의 뒤로 숨어버렸다. 형, 왜 그래? 조용히 해. 어리둥절해하는 은호의 등에 얼굴을 파묻었다. 예준은 그런 둘을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看着仍然充满戒备的奉九,反应敏捷的艺俊没有再伸手要求握手。他保持些许距离轻轻点头致意后,便回到沙发放松了腰身。面对过分绅士的艺俊,奉九为自己刚才的举动感到羞愧,躲到了恩浩身后。"哥,怎么了?""安静点。"他把困惑的恩浩当作挡箭牌,整张脸都埋在了对方背上。艺俊只是静静注视着这样的两人。

조금 뒤 문짝만한 체격의 예의 바른 남자가 들어와 깍듯하게 인사했다. 유하민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자신보다 두살 어린 동생이었다. 뭘 먹고 저렇게 자랐는지... 같은 감상을 떠올리는 사이, 약속 시간을 조금 넘긴 뒤에야 느긋하게 문을 열고 들어온 화려한 외모의 남자가 시원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이름은 한노아, 은호가 말했던 아는 형들 중 나머지 한 명이었다. 이 자리에 모인 다섯명이 최종적으로 데뷔가 결정된 확정 멤버라고 소개받았다.
片刻后,一位门板般魁梧的礼貌男子走进来恭敬地问候。自称柳河民的男子是比自己小两岁的弟弟。"到底吃什么才能长成这样..."正这么想着时,约定时间过了少许,一位容貌出众的男人才慢悠悠推门而入,清爽地打起招呼。名叫韩诺亚,是恩浩提过的熟人哥哥中剩下的那位。据介绍,在场五人就是最终确定出道的预备成员。

도은호 이 자식, 세 명이라더니. 네 명이잖아. 
都恩浩这小子,明明说是三个人。这都四个了。

본인을 제외하고 전부 알파였다. 모아놓고 보니 알파 4명에 오메가 1명. 심야 로맨스 드라마 각본에나 쓰일 것 같은 위험천만한 형질 비중에 이마를 짚던 제 걱정과는 달리 응접실 안은 생각보다 아주 평온했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가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은호의 말대로 다들 좋은 사람인 것 같았고, 페로몬을 흘리는 실수 같은 건 그 누구도 하지 않았다.
除我之外全是 Alpha。凑在一起看是四 Alpha 一 Omega 的比例。与我对这个深夜浪漫剧剧本般危险体质占比扶额担忧不同,会客室内出乎意料地平静。大家互通姓名后,逐渐化解尴尬气氛开始交谈。正如恩浩所说,似乎都是好人,也没人犯释放信息素这种低级错误。








어느정도 공기가 누그러든 시점에 소속사 대표가 응접실로 들어왔다. 몇번의 미팅을 통해 낯이 익은 대표를 따라 처음 보는 남자도 함께 들어왔다.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수트 차림의 남자는 멀끔한 인상이었지만 묘하게 꺼림직했다. 그게 기우가 아니었던 건지, 남자의 등장에 응접실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변했다. 무거운 공기가 몸을 짓누르는 감각. 숱하게 겪었던 기분 나쁜 감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미친. 남자는 알파였다. 심지어 미약하게 페로몬을 흘리며 먹잇감을 찾고 있었다.
当氛围缓和到某种程度时,经纪公司代表走进了会客室。跟着在几次会议中混熟的代表,还有个陌生男人一同进来。那个穿着西装、约莫三十七八岁的男人外表干净利落,却莫名令人不适。很快证明这不是错觉——随着他的出现,会客室空气骤然凝固。沉重气压碾过身体的触感。无数次体验过的恶寒让我浑身起鸡皮疙瘩。该死。这男人是 Alpha。甚至正释放着微弱信息素搜寻猎物。


"다들 서로 인사는 했지? 오늘은 소개할 분이 있어서..."
"各位都互相认识了吧?今天有位要介绍的人..."


대표는 남자를 아주 중요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데뷔 프로젝트에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자산운용사의 프로젝트 리더로 오늘은 일부러 시간을 할애해 멤버들을 보러 왔다고 했다. 데뷔가 빠르게 확정된 데에는 이 남자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고, 멤버 선정에도 일부 관여했다는 설명을 끝으로 대표는 말을 마쳤다. 뱀 같은 눈을 굴리던 남자는 은호 뒤에서 숨죽이던 봉구를 콕 집어 불렀다.
代表将男子介绍为非常重要的人物。说是这次出道项目引进巨额投资资金的资产管理公司项目负责人,今天特意抽空来看成员们。并解释这次出道能快速确定,这位男士起了很大作用,在成员选拔上也参与了一部分。说完这些,代表就结束了介绍。那个蛇一样转动眼珠的男子,从银浩身后揪出了屏息躲藏的奉九。


"거기, 이름이 뭔가요?"  "那边那位,叫什么名字?"

"... 채봉구 입니다."  "...我叫蔡奉九。"

"아~ 역시 봉구 씨 였구나. 안 그래도 오디션 영상을 보고 꼭 한번 직접 만나고 싶었어요. 실물이 훨씬... 마음에 드네요."
"啊~果然是奉九先生。看了试镜视频就一直想亲自见一面呢。真人比视频...更合我心意。"


법으로 금지되어 있기에 오디션 서류엔 형질을 기재하는 항목이 없었다. 제 앞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창백하게 질린 봉구를 본 남자는 예상이 적중한 것이 기뻤는지 조금 더 페로몬을 풀었다. 미친. 봉구는 속으로 몇번째인지 모를 욕을 삼키며 입 안쪽 살을 씹었다. 남자가 가까워질수록 자신을 잡아먹을 듯 덮쳐오는 페로몬에 아득해지는 정신을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바닥에 주저앉아 뒤로 물을 줄줄 흘릴 수도, 저 면상에 주먹을 날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떻게든 버텨야만 했다.
法律明令禁止,所以选秀材料里并没有关于第二性征的填写项。看着眼前冷汗涔涔、脸色煞白的奉久,男人似乎因预料命中而欣喜,又释放了些许信息素。该死。奉久在心底咽下不知第几次的咒骂,狠狠咬住口腔内壁。随着对方逼近,他拼命抓住逐渐涣散的意识,抵抗着如猛兽般扑来的浓烈气息。既不能瘫坐在地失禁,也不能朝那张脸挥拳——他必须咬牙撑住。

어느새 제 코앞까지 다가온 남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페로몬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박차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봉구는 입술을 말아 물고 가빠지는 호흡을 애써 숨겼다. 눈에 띄게 창백해진 안색에 나머지 멤버들도 이상 기류를 눈치챘는지 공기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자꾸 무너져 내리는 몸뚱아리를 겨우 붙잡고 고개를 숙이면 제 시야로 남자의 손이 쑥 들어왔다.
男人不知何时已逼近鼻尖,双腿在扑面而来的信息素中不住颤抖。奉久恨不得立刻夺门而逃,却只能蜷起嘴唇强忍急促的呼吸。他明显惨白的脸色让其他成员察觉到异样,空气顿时凝重如铁。正当他垂头勉强稳住摇摇欲坠的身体时,男人的手突然闯入视野。

잔뜩 경계하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봉구의 반응이 만족스러운지 남자는 눈꼬리를 접으며 웃어 보였다. 동시에 뿜어져 나오는 농도 짙은 페로몬에 봉구는 경악했다. 자신이 오메가라는 걸 눈치채고 보내는 노골적인 추파였다. 알파인 다른 멤버들은 위화감을 느끼는 정도겠지만, 오메가인 봉구는 달랐다. 피부가 따끔할 정도로 덮쳐오는 페로몬에 헛구역질이 올라와 몸을 웅크리면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한 발짝 더 다가왔다. 당장이라도 제 몸에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남자는 손을 뻗으며 악수를 청했다.
男人似乎对奉久戒备仰视的反应很满意,眼角弯起露出笑容。同时爆发的浓烈信息素让奉久浑身战栗——这分明是看穿他 Omega 身份后的露骨挑逗。其他 Alpha 成员顶多感到违和,但作为 Omega 的奉久却如遭雷击。当信息素灼得皮肤刺痛引发干呕时,男人眯着眼又逼近一步。在几乎肌肤相触的距离里,对方伸手作出了握手邀请。

본능적인 거부감에 이성이 무너지기 직전, 손끝이 하얗게 질리도록 후드티를 움켜쥔 봉구의 손 위로 크고 따뜻한 손이 덮였다. 제 손을 잡고 살짝 뒤로 밀어내는 힘에 놀라 고개를 들면 검은 코트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당장이라도 뒤엎으려던 순간, 봉구의 앞을 가로막고 선 예준이 능청스럽게 인사를 건네며 남자의 손을 잡았다.
理性即将被本能厌恶击溃的刹那,一只温暖大手覆上奉久攥得发白的指尖。那只手将他往后轻推的力道令他愕然抬头,黑色风衣霎时占据整个视野。就在奉久再也无法忍耐即将爆发的瞬间,挡在前方的艺俊漫不经心握住男人的手,脸上挂着游刃有余的笑容。


"리더, 남예준 입니다. PL님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들었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我是队长南艺俊。听说 PL 给了你很多帮助,请多关照。"


앞을 가로막고 선 예준의 검은 코트가 봉구의 코를 스쳤다. 보드라운 캐시미어 원단에서 풍기는 포근하면서도 청량한 섬유유연제 향에 겨우 숨이 트이는 것 같았다. 울렁이던 속이 조금 진정되는 느낌에 봉구는 자기도 모르게 눈앞의 코트 자락에 손을 뻗었다. 하늘에서 내려준 동아줄이라도 되는 듯 두손으로 힘껏 움켜쥐고 봉구는 제 몸을 다 가리고도 남는 넓은 등에 이마를 대고 심호흡을 했다.
挡在前方的艺俊那件黑色大衣擦过奉久的鼻尖。柔软羊绒面料散发出的温暖又清爽的织物柔顺剂香气,让他终于能勉强喘过气来。翻涌的胃部似乎稍稍平复,奉久不自觉地朝眼前的大衣下摆伸出手。仿佛抓住从天而降的救命绳索般,他用双手死死攥住那截衣角,将额头抵在宽阔得足以完全笼罩自己身躯的背脊上深深呼吸。


"....하아."  "……哈啊。"


이마에 닿은 등이 조금 움찔거렸다. 코트를 잡아당기는 간절한 손길에 예준은 등 뒤로 팔을 둘러 봉구의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기다란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모양새가 아무래도 잠시 떨어지라는 뜻인 것 같아서 봉구는 코트를 놓고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제야 안심했는지 예준은 자연스럽게 남자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触碰到的背部微微颤动。感受到衣角被拽住的力度,艺俊反手绕到背后轻拍了拍奉久的手背。修长手指弹动的姿态显然是在示意松手,奉久只得放开衣角后退半步。似乎这才放下心来,艺俊流畅地继续与男子交谈起来。


"제가 가장 먼저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늦었습니다."
"本该是我先问候的,失礼了。"

"아, 예준 씨. 아닙니다. 나야말로 잘 부탁해요.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얼굴도... 응, 잘 팔릴 것 같네요. 알파인가 보죠?"
"啊,艺俊先生。不是的,我才要请您多多关照呢。性格爽快,长相也...嗯,看来会很受欢迎呢。是 Alpha 吧?"

"아뇨, 베타입니다."  "不,是 Beta。"

"... 아, 그래요?"  "...啊,这样啊?"


베타라는 대답에 남자의 한쪽 눈썹이 쓱 올라갔다. 부끄러움도 없는지, 남자는 명백한 무시를 담은 웃음을 흘리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자신을 겨냥한 비웃음에도 예준은 아주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听到"贝塔"这个回答,男人的一侧眉毛倏然扬起。似乎毫无羞耻之心,他耸着肩膀露出明显带着轻蔑的笑容。即使面对针对自己的嘲笑,艺俊仍泰然自若地继续说着。


"그리고 형질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밝히거나 묻는 건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엔터 비즈니스라고 해도요."
"而且在公开场合透露或询问别人的性状并不妥当。就算是娱乐行业也一样。"


예준의 말대로, 타인의 형질을 공공연하게 밝히거나 묻는 건 에티켓에 어긋나는 무례한 행위였다. 초등학생만 되어도 교육을 받는 아주 기본적인 예의조차 모르는 행동을 에둘러 비꼬자 예준을 바라보던 남자의 눈이 아주 가늘어졌다.
正如艺俊所说,公开透露或询问他人的性状是违反礼仪的粗鲁行为。连小学生都接受过这种基本礼节教育,男人用迂回的方式讽刺这种无知行为时,盯着艺俊的眼睛眯成了一条细缝。


"그렇죠, 항상 알파나 오메가랑만 일을 하다 보니 자꾸 까먹는다니까. 하하, 미안합니다. 예준 씨, 너무 기분 나빠 하지 말아요. 이 업계에서 베타를 보는 게 참 드물어서 실수했네요."
"说得对,总是和阿尔法或欧米伽共事,老是忘记这茬。哈哈,抱歉啦。艺俊先生别太往心里去,这行业里见到贝塔实在太稀罕了,一时失误而已。"

"... 저는 괜찮습니다."  "...我没事。"

"그래요? 그럼 오늘 인사는 이 정도로 하죠. 앞으로 데뷔랑 활동 기대할게요."
"是吗?那今天就先这样吧。期待你今后的出道和活动。"


그대로 돌아나가는 줄 알았던 남자는 방향을 바꾸더니 예준의 어깨를 살짝 밀어내고 그 뒤에 서 있던 봉구를 집요한 눈으로 훑었다. 꺼림직한 눈빛에 본능적인 위험을 감지한 봉구는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제 목덜미를 움켜쥐고 이를 세울 것만 같은 위압감에 등줄기를 따라 식은땀이 흘렀다.
本以为会径直离开的男人突然改变方向,轻轻推开挡在前面的艺俊,用阴鸷的目光扫视站在后面的奉久。那令人不适的眼神让奉久本能地察觉到危险,全身汗毛倒竖。对方仿佛下一秒就要掐住自己后颈龇牙的压迫感,让他脊背渗出冷汗。


"봉구 씨는 특히 더 기대할게요. 잘해봐요."
"奉久先生要特别加油啊,我很期待。"

"... 네, 감사합니다."  "...好的,谢谢您。"


남자는 봉구의 대답을 듣고서야 숨 막히는 대치를 끝내고 몸을 돌려 응접실을 떠났다. 문이 닫히자마자 겨우 버티던 봉구의 몸이 바닥으로 꺼졌다. 주저앉아 헛구역질을 하는 봉구 주위로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다가와 걱정을 담은 시선을 보냈다.
听到奉久的回答后,男子终于结束了令人窒息的僵持,转身离开了接待室。门刚关上,一直强撑着的奉久就瘫倒在地。当奉久蜷缩着干呕时,在场所有人都围了过来,投去关切的目光。


"욱, 흐읍..."  "呃、呜..."


예준은 제 눈앞에서 바닥으로 무너지는 봉구를 하마터면 두 팔로 안아 들 뻔 했다. 바닥에 무릎을 대고 손을 내밀던 예준은 조금 전 악수를 달가워하지 않던 봉구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다시 손을 거뒀다. 아주 잠깐 내밀었던 손을 쫓는 봉구의 시선에 얽힌 죄책감을 눈치챈 예준은 괜찮다는 뜻으로 웃어주고 조금 더 거리를 벌렸다. 그 사이 다가온 은호가 봉구를 부축했다.
艺俊差点就要用双臂接住眼前瘫倒在地的奉久。单膝跪地伸出手的艺俊,突然想起方才拒绝握手的奉久,又默默收回了手。当注意到奉久追随着自己短暂伸出的手时那充满愧疚的眼神,艺俊用笑容示意无碍,又稍稍拉开了距离。这时银浩上前扶起了奉久。


"형! 괜찮아? 잘 참았어... 난 형이 주먹 날릴까 봐 조마조마했어."
"哥!你没事吧?忍得很辛苦吧...我都担心你会不会挥拳打人呢。"

"야, 나도 사회생활은 할 줄 알아..."
"喂,我也是懂社会生存之道的..."

"아무튼 괜찮아? 저 새끼 페로몬 풀었지? 미친놈 아냐, 진짜."
"总之你还好吗?那混蛋释放信息素了吧?真是个疯子,真的。"

"... 속이 좀 울렁거리는 거 말고는 괜찮아."
"...除了有点反胃之外,没什么大碍。"

"괜찮기는, 몸도 못 가누면서... 일단 오늘은 해산하죠?"
"还说什么没事,连站都站不稳了...今天就先散会吧?"


헛구역질을 하는 봉구의 등을 쓸어주며 오늘 미팅은 이만 정리하자는 은호에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노아도 하민도 알파였기에, 페로몬에 억지로 노출되어 괴로워하는 봉구에게 쉽사리 다가가지 못했다. 몇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게 고작이었다.
银浩轻抚着干呕不止的奉九后背提议结束会议,众人都表示赞同。诺亚和河珉都是 Alpha,面对被信息素强制暴露而痛苦的奉九,他们都不敢轻易靠近。最多只能站在几步开外投去担忧的目光。

그 사이에서 유일하게 예준만이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예준에게 보이는 건 피가 나올 정도로 입술을 짓이기면서도 홀로 이 상황을 버티는 봉구뿐이었다. 발열과 함께 밀려오는 오한에 두 팔로 몸을 감싸 안고 덜덜 떨면서도 독하게 다물린 입술에선 얕은 신음조차 새지 않았다. 그게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해서 예준은 저도 모르게 코트를 벗어 봉구의 어깨에 둘러주었다.
人群中唯有艺俊对此毫无感知。在他眼里只有咬破嘴唇也要独自硬撑的奉九——发着高烧却仍用双臂紧抱颤抖的身体,连牙关紧咬的唇缝间都不漏一丝呻吟。这模样既让人心疼又令人钦佩,艺俊不自觉地脱下外套披在奉九肩上。


"...?"  “……?”

"괜찮으니까 안정될 때까지 덮고 있어요."
“没关系,就这样盖着直到你平静下来。”


묵직한 무게감에 고개를 들면 청회색 눈동자가 봉구를 가득 담고 있었다. 그 눈이 마치 그동안 혼자서 버티느라 고생했다고, 이제는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봉구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약해진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코트 소매에 얼굴을 묻고 숨을 들이켰다. 몸을 데우는 온기와 함께 폐부로 밀려드는 포근한 향에 가빠오던 숨이 잦아들었다.
沉重的分量让他抬起头,对上了一双青灰色的眼眸。那双眼睛仿佛在说这些日子独自坚持辛苦了,现在没事了——奉九突然觉得眼眶发热。不想暴露自己脆弱的样子,他把脸埋进大衣袖口深吸了一口气。随着温暖体温传来的柔和香气涌入胸腔,原本急促的呼吸渐渐平复下来。


"하아, 후우..."  “哈啊,呼…”

"형, 괜찮아? 움직일 수 있겠어?"
“哥,还好吗?能站起来吗?”

"... 응, 이제 괜찮아."  “嗯,现在没事了。”


떨림이 잦아든 몸을 일으킨 봉구는 어느새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예준을 향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그 기세에 본의 아니게 벽으로 몰아세워진 예준을 마주 보고 서서 봉구는 제 발목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움켜쥐었던 손을 풀었다. 얼마나 강하게 쥐었는지 아직도 저릿한 손을 몇 번 쥐었다 피고 손목을 털었다. 벽에 등을 대고서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예준에게 봉구는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예준은 눈앞에 내밀어진 작은 손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颤抖渐渐平复的奉久站起身,大步流星地朝早已退到远处的艺俊走去。面对被这气势逼得无意间贴墙而立的艺俊,奉久松开了始终紧攥着垂至脚踝大衣下摆的手。不知先前使了多大力气,他反复握拳又松开仍有些发麻的手,甩了甩手腕。背靠墙壁的艺俊茫然地低头看着他,奉久缓缓伸出手。


"... 봉구 씨?"  “……奉久先生?”

"그, 악수, 악수해요... 조금 전엔 제가... 무례했어요. 죄송해요."
“那、那个,握手…我们握手吧…刚才是我…失礼了。对不起。”

"아! 괜찮아요. 신경 안 쓰니까 미안해하지 마요."
"啊!没关系的。我不介意,所以别觉得抱歉。"

"그, 그래도...!"  "可、可是...!"


걱정과 배려가 담긴 예준의 다정한 목소리에 봉구는 굳게 걸어 잠갔던 가슴속 빗장이 헐거워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听着艺俊那充满担忧与关怀的温柔嗓音,奉久仿佛听见了自己紧锁心门时生锈门闩松动的声响。

봉구의 커다란 자줏빛 눈동자가 촉촉하게 젖어 들자 혹여나 죄책감을 느끼는 건가 싶어서, 일부러 표정을 풀어 웃어 보이는 예준이었다. 그런데도 물러날 기미가 없는 봉구의 모습에 예준은 못 당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当奉久那双硕大的紫罗兰色眼眸泛起湿润水光时,艺俊故意舒展表情露出笑容,生怕他产生负罪感。可面对仍不肯退让的奉久,艺俊终于露出无可奈何的表情伸出了手。


"... 음, 그럼 앞으로 같이 활동도 할 테니까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줘요. 그러면 없었던 일로 할게요."
"...嗯,那以后我们还要一起活动,就叫我哥吧。这事就当没发生过。"

"...! 알았어요. 그럼 형도 저한테 말 편하게 하세요."
"...!知道了。那哥你也跟我说话随意点吧。"

"그래, 봉구야. 앞으로 잘 부탁해."
"好啊,奉九。以后多关照。"

"잘 부탁해요, 혀엉."  "请多关照,哥~"


조심스럽게 맞잡은 예준의 손을 통해 옮겨붙은 열기가 전신으로 퍼졌다. 나쁘지 않은 감각. 봉구는 왠지 간질거리는 느낌에 광대가 당겨 푸스스 웃어버렸다.
通过小心翼翼握住的艺俊的手传来的热度扩散至全身。这感觉并不坏。奉九不知为何因这痒痒的感觉而嘴角上扬,噗嗤笑了出来。

제 앞에서 처음으로 경계심을 풀고 말랑하게 풀어지는 봉구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예준은 헛기침을 하며 뺨을 가렸다. 손등에 눌린 뺨은 홧홧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一直紧盯着在自己面前首次卸下防备、表情变得柔和的奉九的艺俊,突然假咳一声用手遮住了脸颊。被手背压住的脸颊正火辣辣地发烫。








데뷔곡 준비는 생각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셀프 프로듀스 컨셉의 프로젝트 팀이었기에 투자자의 요구에 따라 확정 멤버였던 예준, 노아, 은호가 미리 곡을 준비해왔지만 안무까지 창작하는 건 무리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추가 멤버인 봉구와 하민이 안무 창작에 소질이 있었다. 둘이 몇 주 동안 밤을 새우며 만들어온 안무를 본 셋은 환호했고 그 뒤로는 그저 연습, 또 연습뿐이었다.
出道曲的筹备比想象中波折更多。由于是自产自销概念的项目团队,根据投资方要求,原本确定的成员艺俊、诺亚、恩浩虽然提前准备好了歌曲,但要连编舞都原创实在力有不逮。幸好追加成员奉九和河玟在编舞创作上颇有天赋。当五人看到他俩熬夜数周编排的舞蹈时爆发欢呼,之后便只剩下日复一日的练习。

잠을 자는 시간 외엔 항상 함께 있을 수 밖에 없었기에 멤버들은 특히 봉구를 신경 썼다. 혹여나 미세하게 새어 나오는 페로몬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노아와 하민은 꼬박꼬박 페로몬 억제제를 복용할 정도였다. 그런 둘과는 달리 은호는 알파임에도 불구하고 봉구에게 스스럼없이 접촉했다. 고된 안무 연습을 끝내고 바닥에 널브러져 서로에게 얽혀있는 은호와 봉구를 바라보던 예준의 머릿속에 묘한 의문이 떠올랐다. 은호는 알파인데도 괜찮은 건가.
除了睡觉时间几乎形影不离的日子里,成员们对奉九尤为关照。诺亚和河玟甚至坚持服用信息素抑制剂,生怕被那若有若无泄露的费洛蒙影响。与之相反,身为 Alpha 的恩浩却总能毫无顾忌地触碰奉九。当看到高强度训练后像交缠的耳机线般瘫在地板上的两人时,艺俊脑海里浮现微妙疑问——恩浩明明是 Alpha 却没事吗?


"아우야, 형님 좀 옮겨줘라."  "臭小子,帮忙挪一下你哥。"

"아오, 무거워... 나도 지금 다리 후들거려서 못 움직여."
"哎哟重死了...我腿抖得根本动不了。"

"둘이 그렇게 붙어있어도 괜찮아?"  "你们俩贴那么近没关系吗?"


예준이 위험천만하게 붙어있는 둘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으면, 봉구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가족 같은 사이라서 괜찮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봉구의 대답에도 예준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둘을 지켜봤다. 그 다정한 시선을 바닥에 누워 올려다보던 봉구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예준의 다리를 끌어안았다.
看着两人危险地紧贴在一起,艺俊担忧地问道。奉久却说他们是从小一起长大、亲如家人的关系,满不在乎地表示没问题。尽管听到这样的回答,艺俊仍用担忧的目光注视着他们。躺在地上仰望的奉久捕捉到那温柔视线,突然恶作剧般笑着抱住了艺俊的腿。


"봉구야?"  "奉久啊?"

"그렇게 걱정되면 형이 저 옮겨줘요."
"哥要是这么担心的话,我来帮你挪开他们好了。"

"언제 이렇게 어리광쟁이가 됐을까. 처음엔 악수도 안 해주더니."
"什么时候变得这么爱撒娇了。刚开始连手都不肯握呢。"

"아잏, 그거 없던 일로 해준다고 해놓구...!"
"哎呀,不是说好把那件事当作没发生过嘛...!"


그렇게 말하면서도 예준은 제 다리에 매미처럼 달라붙은 봉구를 가볍게 안아 들어 소파로 옮겨줬다. 은호를 제외하면 예준은 봉구가 유일하게 맘 편히 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첫 만남에 있었던 일을 계기로 봉구는 예준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었고, 함께 데뷔 준비를 하는 동안 둘 사이의 거리감은 첫날의 어색함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지금껏 홀로 버텨왔던 세월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봉구는 예준에게 잔뜩 어리광을 부렸고, 예준은 그 어리광을 기꺼이 받아줬다.
虽然嘴上这么说,艺俊还是轻轻抱起像蝉一样黏在自己腿上的奉九,把他挪到了沙发上。除了恩浩之外,艺俊是奉九唯一能够毫无负担接触的人。以初次见面时的事件为契机,奉九渐渐向艺俊敞开心扉,在共同准备出道的过程中,两人的距离近到几乎想不起初见时的尴尬。仿佛要补偿这些年独自坚持的岁月般,奉九对艺俊撒尽了娇,而艺俊也欣然接受着这些撒娇。

남예준은 사방이 꽉 막힌 채봉구의 세상에 처음으로 생긴 숨구멍이었다.
南艺俊是方奉九密不透风的世界里,第一个出现的透气孔。

봉구는 특히 예준이 풍기는 청량하고 포근한 향을 좋아했다. 예준이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아침에 나오면서 뿌린 향수의 잔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괜히 닿고 싶어서 이유 없이 소매를 잡아당기면 포근한 섬유유연제 냄새가 확 퍼지는 것도 좋았다.
奉九特别喜欢艺俊身上散发的那种清爽又温暖的气息。每当艺俊推开练习室的门走进来时,清晨喷洒的香水余韵就会轻轻搔弄他的鼻尖。他总忍不住想触碰对方,毫无理由地拽住衣袖时,柔顺剂暖融融的香气便会倏然漫开,这感觉令他沉醉。

이야기를 하다가 몸을 숙여 귓가를 내어줄 때는 제 손끝에 걸리는 남색 머리카락에서 바다를 닮은 시원한 샴푸 냄새가 나서, 봉구는 예준의 머리카락 몇가닥을 잡고서 꼼지락거렸다. 예준이 무의식에 잠겨 한참 동안 제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봉구의 턱을 당겨 눈을 마주치면 당황해 갈 곳을 잃은 손이 푸드덕거렸다. 그저 동생의 귀여운 장난으로 보였는지, 예준은 해사하게 웃으며 봉구를 제 품에 끌어안았다. 머리를 헤집는 커다란 손, 허리를 감아 받쳐주는 팔, 끌어안긴 품에서 피어오르는 예준의 살냄새가 숨을 들이킬 때마다 봉구의 폐부를 가득 채웠다.
聊天时若艺俊俯身将耳畔凑近,藏青色发丝掠过指尖便会漾起海洋般清凉的洗发水芬芳,奉九便捏住那几缕头发轻轻把玩。当艺俊从恍惚中回神,拽住长时间摆弄自己头发的奉九的下巴对视时,那双不知所措的手总会扑棱着无处安放。艺俊似乎只当是弟弟可爱的恶作剧,总是爽朗笑着将奉九揽入怀中。揉乱头发的宽大手掌,环住腰肢的结实臂膀,拥抱间蒸腾的体温气息,每次呼吸都充盈着奉九的肺腑。

알파들이 제 멋대로 내뿜는 페로몬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저를 잡아먹을 것처럼 살을 파고드는 묵직하고 버거운 향과는 달리 포근하게 안아주는 다정한 향. 그 향이 너무 좋아서 봉구는 누군가 말릴 새도 없이 예준에게 빠져들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예준의 향에 흠뻑 젖어있었다.
这与阿尔法们肆意释放的信息素截然不同。不像那些仿佛要将他生吞活剥般侵入骨髓的浓烈压迫感,而是温柔环抱的缱绻芬芳。奉九沉溺在这气息里,甚至来不及等谁来劝阻。待他蓦然惊醒时,早已被艺俊的味道浸透身心。


"... 아."  "......啊。"

"응? 왜 그래, 봉구야?"  "嗯?怎么了,奉九啊?"

"... 으응, 아무것도 아니에요."  "... 嗯,没什么。"


예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소파에 푹 잠겨있던 봉구는 사색 끝에 도달한 결론에 놀라 저도 모르게 소리를 냈다. 봉구는 다정하게 제 상태를 살피는 예준의 팔에 머리를 콩 박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을 돌렸다. 아, 큰일 났다. 봉구는 자신이 예준의 곁에서만 편히 숨을 내뱉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착각이 아니었다. 명백한 사랑이었다.
靠在艺俊肩上深陷沙发的奉九,在沉思后得出了令自己都吃惊的结论,不自觉地发出了声音。奉九把脑袋往关切询问的艺俊胳膊上重重一撞,摇着头转移了话题。啊,完蛋了。奉九意识到自己只有在艺俊身边才能畅快地呼吸。这不是错觉。这是明确的爱意。

형질따위와는 관계없이 오로지 남예준이라는 사람만이 채봉구를 숨 쉬게 했다.
与什么体质无关,唯有南艺俊这个人能让蔡奉九自由呼吸。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치고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대표님께 받아온 법인카드를 꺼내든 하민을 필두로 다섯 남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깃집으로 달려갔다. 고기 굽는 냄새, 잔을 부딪히는 소리, 고된 촬영을 끝내고 멤버들과 함께하는 회식 분위기에 취해 봉구는 거침없이 술잔을 꺾었다. 
以拿着代表刚给的法人卡、满脸得意的河珉为首,五个男人争先恐后地冲向烤肉店。烤肉的香气、酒杯碰撞的声音,加上结束辛苦拍摄后与成员们聚餐的氛围,让奉九毫无节制地灌起酒来。


"어어, 얘 봐라. 술도 못하는 게 왜 욕심을 내."
"哎哟,你们看这小子。酒量不行还这么贪杯。"

"아니거등여, 형보다는 잘 마쉬거든여!"
"才不是呢,我明明比哥能喝!"

 

노아와 자존심 싸움을 하며 부지런히 술잔을 기울이던 봉구는 어느새 테이블에 얼굴을 박고 있었다. 취기가 많이 오른 건지 테이블에 볼을 대고 엎드려 끙끙대는 봉구를 보다 못한 예준이 자리를 옮겨왔다. 
和诺亚较着劲不停灌酒的奉九,不知不觉间已经整张脸贴在桌上了。看着醉醺醺把脸埋在桌上哼哼唧唧的奉九,实在看不下去的艺俊挪了过来。

의자를 붙여 바짝 다가온 예준은 흘러 내려온 봉구의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 아래 숨어있던 잔뜩 찡그린 눈썹을 엄지로 살살 문지르며 귀여운 동생의 이름을 불렀다. 봉구야. 귀를 간지럽히는 다정한 목소리에 봉구는 무겁게 감기던 눈꺼풀을 끔벅였다. 예준이 형? 흐릿한 시야 사이로 물을 따라 제게 건네는 예준이 보였다. 처음 봤을 때부터 예쁘다고 생각했던 손가락을 톡 건들이면 컵에 담긴 물이 크게 출렁였다. 
椅子紧贴着挪近的艺俊将凤九垂落的额发轻轻拂开,用拇指温柔抚摸着藏在发下紧皱的眉头,呼唤着可爱弟弟的名字。凤九呀。被这搔弄耳畔的温柔嗓音唤醒,凤九沉重耷拉的眼皮颤了颤。艺俊哥?朦胧视线间,他看见艺俊正将水杯递向自己。当指尖触碰那双初见时就觉得漂亮的手,杯中的水剧烈晃荡起来。


"... 봉구야, 괜찮아?"  "...凤九啊,没事吧?"

"혀엉, 그땐... 정말 죄송했어여... 진짜루..."
"呜...那时候...真的对不起...真的..."

"응? 언제?"  "嗯?什么时候?"

"처음, 만난 날... 형이 알파인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어... 악수, 하는 게 무서웠어요..."
"第一次见面那天...我以为哥是 Alpha 来着,所以那个...握手的时候特别害怕..."

"... 그랬구나. 괜찮아. 형은 신경,"
"...原来是这样。没关系,哥不介意,"


안 써.  才怪。

예준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물컵을 내려놓는 제 손 위로 포개지는 뜨겁고 보드라운 감촉에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손등을 간지럽히던 조막만 한 손이 손가락 사이를 파고들자 예준은 모른 척 제 손을 뒤집어 깊게 깍지를 끼었다. 봉구가 그걸 바라는 것 같아서. 한심하게도 속으로 이런 핑계를 대면서 맞잡은 봉구의 손은 술기운 때문인지 절절 끓고 있었다. 
芮俊没能把话说完。当那只温暖柔软的手叠上自己放水杯的手背时,他几乎忘记了呼吸。那只调皮的小手先是轻挠他的手背,继而钻进指缝,芮俊便装作不经意地翻转手掌,与之十指相扣——毕竟奉求似乎正期待着这样。他在心里找着这样可笑的借口,而交握的奉求的手却因酒意灼热得发烫。

봉구야.  奉九啊。

여전히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봉구는 깍지 낀 손을 끌어 제 입술로 꾹 눌렀다. 손가락 마디 사이를 누르는 말캉한 입술의 감촉에 예준은 무언가 말하려던 입을 다물고 조용히 봉구를 기다렸다.
听到那依旧温柔呼唤自己名字的声音,奉九将十指相扣的手拉到唇边,用力地吻了一下。在指节间感受到柔软唇瓣的触感时,欲言又止的艺俊闭上了嘴,静静地等待着奉九。


"항상, 숨이 막혔어요... 알파들이 다가오면, 당장이라도... 잡아먹힐 것 같아서, 너무 버거워서... 숨을 쉴 수가 없었어요..."
"每次...都喘不过气...当 Alpha 们靠近时,感觉马上...就要被生吞活剥了,太压抑了...根本没法呼吸..."

"우리 봉구... 많이 힘들었겠다."  "我们奉九...真是受苦了。"


오물거리는 입술을 살살 엄지로 쓸어주면 봉구는 눈물이 차올라 일렁거리는 두 눈에 예준을 담고서 아주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아주 잠깐 닫혔다 다시 열린 눈꺼풀 아래로 속절없이 흘러넘치는 눈물이 안쓰러웠다. 흠뻑 젖은 뺨을 두손으로 감싸 닦아주고, 이미 빨개진 눈시울 너머로 배어 나오는 눈물을 훔쳐주면 파들거리는 속눈썹이 예준의 손을 간지럽혔다.
丰羽用拇指轻轻抚过自己蠕动的嘴唇,含着泪光的双眸凝视着艺俊,缓缓做了个深呼吸。那短暂闭合又睁开的眼睑下,止不住溢出的泪水令人心疼。他用双手捧住湿透的脸颊擦拭,从早已泛红的眼角偷走渗出的泪珠,颤动的睫毛轻挠着艺俊的手心。

봉구야, 힘들면 형한테 기대.  丰羽啊,难受的话就靠着我。

오해할 정도로 다정한 손길, 목소리, 눈빛. 하지만 그 어디에도 봉구가 바라는 것은 담겨있지 않았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다정함에 속이 타들어 갔다. 제 속도 모르고. 봉구는 예준의 손을 잡아채 술기운이 올라 홧홧한 제 뺨에 대고서 비비적거렸다. 거절을 모르는 예준이 야속해서 긴장으로 굳은 손바닥을 끌어 입술을 붙이고 뜨거운 숨을 뱉었다. 
温柔得近乎令人误解的触碰、嗓音与目光。可这些都没能包含丰羽真正渴望的东西。这份不求回报的温柔灼烧着他的五脏六腑。连自己都不明白为何如此。丰羽突然抓住艺俊的手,借着酒意将其贴在发烫的脸颊上磨蹭。面对不懂拒绝的艺俊,他赌气般拽过对方因紧张而僵硬的手掌,将嘴唇贴上呵出炽热吐息。

쪽. 제 손바닥에 입을 맞추며 집요하게 따라붙는 시선에 예준은 혼란스러웠다. 저 눈에 담긴 게 뭔지 당장이라도 알아채 버릴 것 같았다. 손을 거두려던 예준보다 봉구의 결심이 더 빨랐다. 
啵。当丰羽执拗地吻着他掌心时,纠缠的视线让艺俊方寸大乱。仿佛下一秒就要看穿那双眼眸里藏着的秘密。但丰羽的决心比想要抽手的艺俊更快。


"혀엉, 있잖아요... 형은, 달라요... 괜찮아요... 형이 저를, 숨 쉬게 해줘요..."
"那个...哥...你不一样...没关系的...是你让我...能够呼吸..."

"... 봉구야,"  "...奉九啊,"

"형이, 좋아요..."  "我喜欢...哥..."


봉구의 고백이 예준을 뒤흔들었다.  奉九的告白让艺俊心神俱震。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는 것처럼, 툭 내뱉은 한마디에 고요함을 잃은 속이 술렁거렸다.
平静如镜的湖面被投进石子般,脱口而出的一句话让原本安宁的内心泛起涟漪。

생각지도 못한 고백에 예준이 돌려줄 말을 찾지 못해 입을 다물고 있는 사이, 봉구는 어느새 까무룩 잠들어 버렸다.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기절하듯 쓰러진 봉구를 발견한 은호가 옆 테이블에서 옮겨와 다소 거칠게 어깨를 흔드는 것을 보고서야 예준은 정신을 차렸다.
面对突如其来的告白,艺俊正沉默着寻找回应的措辞,而奉九不知何时已垂头陷入沉睡。直到看见银浩从邻桌过来,粗暴摇晃着将脑袋磕在桌上昏睡过去的奉九时,艺俊才猛然回神。


"은호야, 깨우지 마. 봉구 내가 챙길게."
"银浩啊,别叫醒他。奉九我来照顾。"

"에이- 형 귀찮으실 텐데, 그냥 저희집에서 재울게요."
"哎——哥会觉得麻烦吧,还是让我带他回我家睡吧。"

"아니, 내가 데려갈게."  "不,我来带他走。"


발갛게 달아오른 목덜미를 덮으려던 은호의 손을 예준이 잡아챘다. 별안간 손을 붙잡힌 은호보다 예준이 더 당황한 얼굴을 했다. 은호야, 넌 알파잖아. 차마 내뱉지 못한 말을 삼키고 예준은 은호의 손을 풀어주고 휘청거리는 봉구의 어깨를 감쌌다.
正想捂住通红后颈的恩浩,手突然被艺俊抓住。比起突然被抓住手的恩浩,艺俊的表情更加慌乱。恩浩啊,你可是 Alpha。艺俊咽下几乎脱口而出的话,松开恩浩的手,扶住了摇摇晃晃的奉九的肩膀。


"... 예준이 형?"  "...艺俊哥?"

"그리고, 전부터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대답해줄래?"
"还有,有件事我一直想问你...能回答我吗?"

"예? 뭔데요?"  "啊?什么啊?"


은호는 평소와 달리 굳은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하는 예준이 퍽 낯설었다. 거기에 더해, 갑자기 물어볼 것이 있다는 예준이 심상치 않아서 은호는 옆에 널브러져 있던 의자를 끌고 와 앉았다. 들을 준비를 마친 은호에게 예준은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恩浩觉得平时温和的允俊此刻板着脸斩钉截铁的样子格外陌生。再加上允俊突然说有事要问,气氛很不寻常,恩浩便拖过旁边散落的椅子坐下。面对做好倾听准备的恩浩,允俊用略显低沉的声音问道。


"너랑 봉구, 그냥... 친구 사이인 거지?"
"你和奉九...真的只是朋友关系吧?"

"네? 당연, 하죠...?"  "嗯?当然...是吧...?"


은호는 제 대답에도 풀어지지 않는 예준의 표정에 눈치를 보며 질문의 의도에 대해 한참 동안 고민했다. 설마, 채봉구랑 나를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오해했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은호는 펄쩍 뛰며 손사래를 쳤다.
银浩盯着始终没有舒展的艺俊的表情,揣测着对方提问的意图,苦思冥想了许久。该不会误会我和蔡奉九是那种关系吧?念头刚转到这里,银浩就惊跳起来连连摆手。


"... 아?! 아니에요. 진짜 봉구 형이랑은 소꿉친구예요, 어릴 적부터 하도 같이 지내서... 그냥, 좀 챙겨줘야 하는? 그런 사이에요."
"...啊?!不是的。我和奉九哥真的只是发小,从小一起长大...就是,需要稍微照顾的那种关系。"

"... 그래? 난 봉구가 너랑은... 괜찮길래, 둘이 사귀는 사이라고 생각했어."
"...是吗?我看奉九和你...挺合拍的,还以为你们在交往呢。"

"네?! 아니 무슨 그런 무서운 말을..."
"什么?!别、别开这种可怕的玩笑..."

"알파랑 오메가가 사귀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니까."
"阿尔法和欧米伽谈恋爱,本来就不是什么稀罕事。"


그래,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是啊,那是再自然不过的事。

특히 알파와 오메가 비중이 높은 엔터 비즈니스에선 오히려 세일즈 포인트로 이용될 정도였다.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동료와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는 베타에게 아주 잘 먹혔다. 예준도 막연히 둘이 그런 관계가 되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니 제 역할은 어리광을 받아주는 다정한 형일 뿐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스스로를 되뇌었다.
尤其在阿尔法与欧米伽占比高的娱乐行业,这种关系反而会被当作销售噱头。为共同梦想奋斗的同事陷入爱河的故事,对贝塔群体特别有吸引力。艺俊也曾模糊地以为他们会发展成那种关系。所以自己的角色不过是包容撒娇的温柔兄长罢了。别自作多情了。他反复告诫自己。


"아니, 뭐 그건 그렇긴한데... 채봉구는 알파 싫어해요."
"不是...话虽这么说...蔡奉九他讨厌阿尔法啊。"

"... 싫어해?"  "...讨厌吗?"

"네, 페로몬 무서워 하거든요. 뭐라더라..."
"嗯,我害怕费洛蒙。说什么来着..."


본인이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자기가 아닌 것처럼 변하는 게 무섭다고 했어요.
他说,变成自己完全不认识的人、不再是自己这件事很可怕。








예준은 은호에게 들었던 말을 곱씹으며 택시를 잡고 제 오피스텔 주소를 불렀다. 제 어깨에 기대어 흔들거리는 분홍색 정수리에 손을 얹어 쓰다듬어주면, 그 손길이 좋았는지 봉구는 머리에 무게를 실어 몸을 조금 더 붙여왔다. 시트를 더듬으며 꼬물거리던 봉구의 손이 마침내 예준의 손에 닿았다. 시트 위에서 남몰래 맞잡은 손은 아주 뜨거웠다. 
艺俊回味着从恩浩那里听来的话,拦下出租车报出了自己公寓的地址。当他的手轻抚上靠在自己肩上摇晃的粉色脑袋时,奉九似乎很喜欢这个触碰,将头更用力地靠了过来。在座椅上摸索蠕动的奉九的手终于碰到了艺俊的手。在座椅上偷偷交握的两只手,滚烫得惊人。

어깨 위에서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따라 오르내리는 작은 머리통으로 고개를 돌려 조금 더 다가가면 풋풋한 들꽃 내음이 풍겼다. 샴푸 냄새마저도 봉구다워서 예준은 턱을 간지럽히는 복슬복슬한 머리카락에 코를 묻고 숨을 들이켰다. 분명 자신에게서 나는 것과 다를 것 없는 인공적인 향일 텐데, 예준은 그 익숙한 향 속에 섞여 있을 다른 무언가를 상상하며 입맛을 다셨다. 남예준, 미쳤구나. 예준은 제멋대로 머릿속을 잠식하는 위험한 생각을 떨쳐내려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손은 여전히 얽혀있었지만.
循着肩头窸窣起伏的呼吸声转头,再凑近些便能嗅到青涩的野花香。连洗发水气息都透着蓬九特有的甜味,艺俊将下巴埋进那团蓬松鬈发里深深吸气。明明该是和自己身上如出一辙的人工香精,他却想象着熟悉气息里混着别的什么,不自觉地咂了咂嘴。南艺俊,你真是疯了。他甩开那些肆意侵蚀理智的危险念头,重新将脸转向车窗。交握的十指始终没有松开。

오피스텔에 도착했다는 택시 기사님의 말에 예준은 제 옆에서 깊게 잠든 봉구의 어깨를 흔들었다. 꽤 강하게 흔들어봐도 봉구는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 어쩔 수 없네. 예준은 제 품에 쏙 들어오는 작은 몸을 안아 들고 천천히 택시에서 내렸다.
听到出租车司机说到公寓的提示,艺俊晃了晃身旁熟睡的蓬九肩膀。即便用力摇晃,蓬九也没有醒转迹象。没办法呢。艺俊抱起那具恰好能嵌进怀里的身躯,缓缓跨出车门。

등뒤로 느껴지는 적당한 무게감, 뜨거운 체온. 몸을 가누지 못하는 봉구가 자꾸 흘러내리려 하자 예준은 반동을 줘 작은 엉덩이 밑으로 제 손을 넣어 든든하게 받쳐줬다. 우응, 혀엉. 지금 누구 등에 업혀있는지는 아는 건지, 제 셔츠를 움켜쥐고서 날개뼈 사이를 파고들어 비비적거리는 동그란 이마에 예준은 저도 모르게 얕은 미소를 지었다.
后背传来恰到好处的重量与灼热体温。当蓬九软绵绵的身体不断往下滑时,艺俊借势托住小巧臀瓣向上一掂。唔嗯...舌头都睡歪了呢。明明不知道正趴在谁背上,却攥着他衬衫在后背蝴蝶骨间蹭来蹭去的圆脑袋,让艺俊不自觉漾起浅笑。


얼마전 진행했던 연습생 방송이 떠올랐다. 언젠가 데뷔를 하고 꿈을 이루고 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게 뭐냐는 인터뷰 질문지를 보고 한참을 고민하던 하민이 형들의 답안지를 기웃거렸다. 등 뒤에서 꼼지락거리는 막내를 보고 노아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답안지를 품 안으로 숨기며 놀렸다. 그런 멤버들을 지켜보던 예준은 유독 조용히 사색에 잠겨있던 봉구에게 질문을 던졌다.
忽然想起前阵子的练习生采访。被问及"出道实现梦想后最想做什么"时,忙内偷瞄哥哥们答案的模样浮现在眼前。当时诺亚故意把问卷藏进怀里逗弄身后探头探脑的小家伙,而艺俊却注意到独自发呆的蓬九——唯独他安静得像幅水墨画。


"봉구는 뭐가 하고 싶어?"  "奉九想做什么呢?"

"저요? 저는 그냥... 보통의 연애를 하고 싶어요."
"我吗?我只是想...谈场普通的恋爱。"

"연애?"  "恋爱?"

"별 이유 없이, 그냥 어쩌다 보니 좋아하게 된 사람이랑 평범한 사랑을 하고 싶어요."
"不需要特别的理由,就想和偶然喜欢上的人谈场平凡的爱情。"


엉뚱하면서도 풋풋한 소년미가 느껴지는 대답에 댓글 창은 분홍색 하트로 가득 차올랐다. 예준도 당시에는 봉구의 소박한 소원이 귀여워서 동그란 정수리를 쓰다듬고 방송을 이어갔었다.
这个透着古怪又带着少年稚气的回答让评论区瞬间飘满了粉色爱心。当时艺俊也觉得奉九这个朴实的小愿望很可爱,揉了揉他圆圆的脑袋就继续直播了。


"평범한 사랑을 하고 싶다고..."  "说想过平凡的爱情生活..."

나한테 너는, 그런 사랑이 아닌데.
但对我来说,你从来就不是那样的爱情。


 남예준은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베타로 태어난 걸 원망한적도, 알파를 부러워한적도 없었다. 바뀐 세상은 오히려 예준에게 더 너그러웠다. 타고난 신체적 조건, 우월한 외모, 나쁘지 않은 머리, 노력으로 충분히 메꿀 수 있는 재능. 예준은 종종 알파로 오해받을 정도로 잘난 사람이었고, 오히려 페로몬에 지배당하면 이성을 잃는 알파보다 더 낫다는 말까지 들으며 자라왔다.
南艺俊这辈子从未有过一刻怨恨自己生为 Beta,也从不羡慕 Alpha。改变后的世界反而对他更加宽容——天生的身体条件、出众的相貌、不错的头脑,以及靠努力就能弥补的天赋差距。艺俊优秀到经常被误认成 Alpha,甚至从小听着"比那些会被信息素支配失去理智的 Alpha 强多了"这样的评价长大。

언제나 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고 믿었기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이 베타로 태어난 것에 실망한 적이 없었는데. 분명 그랬는데. 예준은 오늘 처음으로 자신의 형질에 아쉬움을 느꼈다.
我一直相信我们站在同一起跑线上,所以至今从未因自己生为 Beta 而失望过。明明是这样的。但今天,允俊第一次对自己的体质感到了遗憾。

채봉구가 완벽했던 남예준을 흔들었다.  蔡奉九撼动了那个完美的南允俊。

사실 예준은 둘이 처음 만났던 그날부터 이미 봉구에게 끌리고 있었다. 경계심을 거두지는 않으면서 제 얼굴이 화끈해질 정도로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 눈이 계속 신경 쓰였다.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홀로 이겨내려 악착같이 버티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도와주고 싶었고,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었다. 알고 보면 마음이 여리고, 꿈을 향한 열정에 제 몸을 잘 돌보지 않아서 걱정하게 만들었다.
其实从两人初遇那天起,允俊就已经被奉九吸引了。那双卸下防备却仍让他脸颊发烫的灼热视线,始终萦绕在心头。不愿示弱的倔强模样令人心疼,独自硬撑的逞强姿态更叫人揪心。想成为他的依靠,想为他撑起一片天。深入了解后才发现,这个内心柔软的家伙总为梦想燃烧自己,让人忍不住操心。

나에게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어리광을 부리고, 의지해오는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只对我展现脆弱,只向我撒娇依赖,这样的你教我如何不爱。

그런데 난 베타라서. 알파와 같은 출발선에 서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아서. 네 고백을 기뻐하며 받아들일 수가 없어. 술에 취한 너를 알파 손에 맡기고 싶지 않아서 멋대로 데려와 놓고, 네 마음은 모른척하는 나를 너는 어떻게 생각할까.
可我是个 Beta。连站在与 Alpha 同一起跑线的资格都没有。所以无法欣然接受你的告白。因为不想让醉酒的你在 Alpha 手中,就擅自把你带回来,却对你的心意假装不知——你会怎么看待这样的我呢。

아직도 봉구의 고백이 귓가에서 맴도는 것 같았다. 
仿佛仍能听见奉求的告白在耳边萦绕。

베타에겐 오메가를 사랑할 자격이 없었다. 맡을 수 없는 페로몬은 불안이 되고, 채워줄 수 없는 욕정은 죄책감이 되기에.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제게 봉구는 사랑을 해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Beta 没有资格爱一个 Omega。无法承担的费洛蒙会化作不安,无法满足的欲望终成罪孽。明明只能站在远处守望,奉求却执意要我给他爱情。

소박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욕심쟁이였네.
原以为你朴实无华,现在看来倒是个贪心鬼呢。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지는 봉구를 제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려던 예준은 강하게 잡아채는 손에 막혀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간절하게 제 손을 잡고 끌어당기는 작은 손. 그 손을 따라 타고 올라가면 눈물이 한가득 차오른 커다란 눈동자가 예준을 담고 있었다. 
将像吸了水的棉花般瘫软的奉九安置在自己床上,正要给他盖被子的艺俊被那双突然紧抓住自己的手拦住了动作。那双急切拽住自己、将他拉近的小手。顺着那双手往上看,只见一双盛满泪水的大眼睛正牢牢盯着艺俊。

봉구야, 왜 그런 눈을 해.
奉九啊,为什么用这种眼神看我。

돌려받지 못한 대답이 계속 신경이 쓰였던 건지 봉구는 불안함을 가득 머금은 눈으로 예준을 애타게 쫓았다. 제 손끝을 잡고 꼼지락거리는 손가락이 품은 열에 애먼 가슴이 데일 것 같았다. 
或许是始终没得到回应的不安作祟,奉九用盈满焦灼的眼神紧追着艺俊的身影。抓住指尖蠕动的细嫩手指传来滚烫温度,烫得他心口发疼。


"혀엉..."  "呜......"

"응, 봉구야."  "嗯,奉九啊。"

"나, 안취했,어요..."  "我,没醉,真的..."

"형이 보기엔 취한 거 같은데."
"哥看来你明明就是醉了。"

"아니야, 진짜... 안 취했어... 취해서 한 말 아니에요, 진짜... 진짜로, 형이, 좋아요..."
"不是的,真的...我没醉...不是醉话,真的...真的,哥,我喜欢你..."


더이상 담아둘 곳이 없어 흘러넘친 감정은 눈물이 되어 발간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방울져 떨어진 눈물은 예준의 손을 간절하게 쥐고 있는 봉구의 손등에 부딪혀 부서지듯 흩어졌다. 예준은 당장이라도 뺨을 감싸고 이마를 맞대 다정히 속삭이고 싶었다. 울지 말라고. 나도. 너를. 
再也盛不下的情感化作泪水,顺着发烫的脸颊滚落。滴落的泪珠砸在勇洙紧攥着艺俊手背的指节上,碎成晶莹的星点。艺俊几乎想立刻捧住那张脸,抵着额头温柔地哄他。别哭。我也是。喜欢你。

하지만, 예준도 진리처럼 여겨지는 연애 관념을 거스를 순 없었다. 제 앞에서 사랑을 말하는 봉구가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봉구와 그런 관계가 되는 건...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남예준은 결국 베타였기에.
但是,艺俊也无法违背那些被视为真理的恋爱观念。尽管眼前诉说爱意的奉九让他浑身起鸡皮疙瘩般感到无比真切,但自己和奉九发展成那种关系...终究是不可能的。因为南艺俊终究是个 Beta。


"봉구야, 많이 취했다. 오늘은 그만..."
"奉九啊,你醉得太厉害了。今天就到此为止吧..."

"형, 지금 제가... 페로몬, 얼마나... 많이, 풀었는지... 모르죠?"
"哥,你现在...根本不知道我释放了多少...费洛蒙吧?"

"... 뭐?"  "...什么?"

"... 소용없다는 거 아는데, 형이 이런 거, 흐윽, 싫어하는 것도 아는데... 나도 싫은데, 미안해요, 하... 나 진짜 바보 같다..."
"...明明知道没用,也知道哥讨厌这样,呜...我也讨厌这样,对不起,哈...我真是个傻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렇게 싫어하던 페로몬을 풀어버릴 정도로 채봉구는 간절했다.
怀着侥幸心理,蔡奉九如此迫切,甚至释放出他向来厌恶的信息素。

좋아해서, 미안해요.  因为喜欢你,所以对不起。

제게 매달려 숨을 죽이고 흐느끼는 봉구의 꺼질듯한 목소리에 예준은 턱에 힘을 줘 이를 악물었다. 귀를 기울이지 않았으면 듣지 못했을 정도로 힘없이 내뱉는 미안하다는 고백에 가슴께가 저릿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눈물 한번 보인 적 없었던 봉구가 예준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있었다. 멈추지 않는 눈물을 두손으로 가리고 전하는 절절한 고백에 예준은 바람 앞에 놓인 촛불처럼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제가 돌려줄 대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奉九紧抓着他不放,屏住呼吸抽泣着,那气若游丝的声音让芮俊咬紧牙关。这句虚弱到稍不留意就会错过的道歉,让他胸口阵阵发麻。那个再艰难也从不掉泪的奉九,此刻正唤着芮俊的名字哭泣。他用双手掩住不停滚落的泪水,那痛彻心扉的告白让芮俊如风前烛火般剧烈动摇。但能给出的回应,从一开始就已注定。


"봉구야, 나는 너한테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
"奉九啊,我对你没有任何感觉。"


진실이 섞인 이 거짓말이 너를 얼마나 아프게 할지 알면서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이런 것뿐이라서.
明知这个掺着真心的谎言会让你多痛,可我能选择的只有这种方式。

단호한 거절의 말과는 달리 예준은 걱정과 혼란이 뒤섞인 표정으로 봉구를 바라봤다. 그 눈빛마저도 너무 다정해서, 봉구는 따가운 목구멍 너머로 눈물 섞인 침을 삼키고 애써 웃어 보였다.
与决绝的拒绝话语不同,艺俊用混杂着担忧与困惑的表情望着奉九。那眼神太过温柔,奉九咽下哽在灼热喉间的泪意,强撑着挤出笑容。

괜찮아요. 그냥, 옆에 있게만 해주세요.
没关系。就让我,待在身边就好。

지금까지처럼 대해 달라고. 형은 그대로 있어 달라고.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像现在这样待我就好。哥哥保持原样就好。这样就已经足够了。


"... 내가 형 옆에서 숨 쉴 수 있게, 그렇게만 해줘요..."
"...让我能在哥哥身边呼吸,只要这样就好..."

"봉구야... 그만 울어. 짓무르겠다."  "奉九啊...别哭了。眼睛都要哭肿了。"


대답 대신 축축한 눈가를 감싸며 눈꺼풀을 덮어주는 커다란 손. 봉구는 그 손을 붙잡고 끊어질 듯한 숨을 들이켰다. 포근하고 청량한 향이 스며들었다. 늘 자신을 안심시켜주던 예준의 향이었다. 
代替回答的是覆上湿润眼角的那双大手。奉九抓住那只手,吸着快要断掉的气息。温暖清爽的香气渗透进来。是总能让他安心的艺俊的味道。


"형, 혀엉... 오늘만, 옆에 있어 줘요... 무서워요..."
"哥,呜...就今天,陪在我身边好不好...我好害怕..."


눈꼬리를 타고 흐르는 눈물은 여전히 멈출 생각이 없었다. 울음 속에 섞여 풀어진 혀로 자신을 찾는 봉구의 애틋한 목소리가 자꾸 예준의 결심을 약하게 만들었다. 조금씩 잦아들던 흐느낌이 멈추고 봉구가 지쳐 잠들 때까지 곁을 지키던 예준은 그제야 제 손등 위로 입술을 붙였다.
顺着眼角滑落的泪水依然没有停歇的迹象。在抽泣声中,蓬九用含混不清的舌头呼唤自己的哀切嗓音,不断动摇着艺俊的决心。直到啜泣声渐渐平息,守护在侧等待蓬九疲惫睡去的艺俊,这才轻轻吻上自己的手背。

미안해, 봉구야.  对不起啊,蓬九。


 






다음날, 퉁퉁 부은 눈을 힘겹게 뜬 봉구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예준에게 해장국을 끓여달라며 어리광을 부렸다. 예준은 다정하게 웃으며 앞치마를 둘렀다. 평소와 다름없이, 기꺼이 그 애처로운 어리광을 받아줬다. 둘은 여전히 사이좋은 동료이자 형, 동생이었다.
次日,顶着浮肿双眼艰难醒来的蓬九,若无其事地向艺俊撒娇说要喝醒酒汤。艺俊温柔地系上围裙笑着应允。如同往常那般,心甘情愿地包容着那令人怜爱的任性。他们依然是最要好的同事,也是情同手足的兄弟。

데뷔는 성공적이었다.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곡과 안무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투자사의 푸쉬로 각 방송사의 주요 예능 프로에 출연해 홍보를 하며 상승세를 탔다. 초동 판매량은 투자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서 추가 투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라디오, 드라마, 광고, 예능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出道取得了成功。在展示会上表演的歌曲和舞蹈反响热烈,在投资方的力推下,他们登上了各大电视台的主要综艺节目进行宣传,人气不断攀升。首周销量远超投资方预期,甚至传出了追加投资的消息。从电台、电视剧、广告到综艺,几乎各个领域都向他们抛出了橄榄枝。一切进展顺利。


"이번 주 인기가요 1위는 플레이브 입니다! 축하드립니다~"
"本周《人气歌谣》的第一名是 PlayB!恭喜你们~"


1위 후보라는 소식에 남몰래 기대하긴 했지만, 진짜 1위라니. 채봉구 인생에 이렇게까지 순탄하게 흘러가는 건 처음이라서 어색했다. 현실이 된 꿈이 오히려 현실감이 없어서 얼떨떨했다. 봉구는 머리 위로 쏟아지는 콘페티를 올려다보며 사색에 잠겼다. 어릴 적 티브이에서 봤던 꽃다발을 끌어안은 채 마이크를 들고 울먹이던 가수, 그리고 그 뒤로 쏟아지던 작은 별빛이 떠올랐다.
虽然暗自期待过能入围一位候补,但真的拿到第一名还是让蔡奉九感到陌生。他人生中从未有过如此顺遂的时刻,反而有些不真实。梦想成真的瞬间却让人恍惚,奉九仰头望着漫天飘落的彩带陷入沉思。童年时在电视里看到的怀抱花束、握着话筒哽咽的歌手,以及背后洒落的点点星光,此刻突然浮现在眼前。

봉구가 그 반짝이는 빛을 향해 손을 뻗는 것과 동시에 예준이 그 손을 덥석 움켜쥐었다. 봉구야. 제 이름을 부르는 예준의 목소리에 봉구의 시야가 또렷해졌다. 멍하니 있지 말고, 가자. 제 손을 끌고 무대 가운데로 발을 옮기는 예준의 등을 보며 봉구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그렇지. 봉구의 또 다른 꿈은 평생 이뤄질 일이 없었다.
当奉九朝着那片璀璨光芒伸出手时,吕濬一把攥住了他的手腕。"奉九啊。"随着这声呼唤,奉九的视线重新聚焦。别发呆了,走吧。看着濬拽着自己手腕走向舞台中央的背影,奉九露出苦笑。果然啊。奉九的另一个梦想,这辈子都不可能实现了。


"수고하셨습니다!"  "辛苦了!"

"후아, 힘들다. 마실 거 없어요?"
"呼啊,累死了。有喝的吗?"

"누가 커피 사다 놨던데?"  "不是有人买了咖啡放着吗?"


대기실은 1위 소감과 앵콜무대를 마치고 돌아온 멤버들로 북적거렸다. 테이블 위에는 센스 있게 '채봉구 님'이라고 이름까지 적어놓은 아메리카노가 놓여있었다. 꽤 격한 안무를 소화하느라 목이 탔던 봉구는 빨대를 물고 힘껏 빨았다. 몇 번 빨지도 않았는데 요란한 소리를 내는 컵엔 얼음뿐이었다.
待机室里挤满了发表完冠军感言和安可舞台归来的成员们。桌上摆着杯美式咖啡,杯身上还贴心写着"蔡奉九先生"的字样。刚跳完激烈舞蹈口渴的奉九叼着吸管猛嘬了几口,还没吸几下就发出哗啦声响的杯子里只剩冰块了。

시원한 걸 마셨는데도 열기는 쉽사리 빠지지 않았다. 땀이 배어 나온 축축한 목덜미를 닦아내는 손에 옮겨붙는 열기가 심상치 않았다. 목덜미를 타고 오르는 열기에 관자놀이가 쿵쿵거리자 봉구는 참지 못하고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 봉구가 신경 쓰였는지 가까이 다가온 하민이 다정히 말을 걸었다.
虽然喝了冰凉的饮料,但暑气依然难以消散。汗水浸湿的后颈黏腻不堪,擦拭的手掌传来异常的热度。当那股燥热顺着脖颈直冲太阳穴,砰砰跳动的血管让奉九忍不住皱起了脸。或许是察觉到他神色有异,走近的河民关切地搭了话。


"형 왜 그래요? 어지러워요?"  "哥你怎么了?头晕吗?"

"아, 하민아. 아니야, 그냥 너무 더워서 그런가 땀이 안 식네."
"啊,河民啊。没事,就是热得慌,汗都止不住。"

"형 더위 많이 타는구나, 지금 에어컨 빵빵한 데... 어? 형 뭐 달달한 거 먹었어요?"
"哥你挺怕热的嘛,现在空调开得这么足...咦?哥你是不是吃了什么甜的东西?"

"엥? 아니? 내꺼 아메리카노였어."  "咦?不对啊?我点的明明是美式咖啡。"

"그래요? 뭐지? 달달한 냄새 나는데. 누가 몰래 과자 먹은 거 아냐?"
"是吗?怎么回事?闻起来甜甜的。该不会有人偷偷吃零食了吧?"


범인을 찾겠다며 탐정으로 빙의해 다른 멤버들을 추궁하러 돌아다니는 하민을 바라보던 봉구의 시야가 일렁거렸다. 몸살감기라도 걸린 것처럼 축축 처지는 몸에 봉구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목덜미를 주물렀다.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봉구의 나쁜 버릇이었다. 화끈거리는 목덜미를 덮은 손바닥이 델 것 같았다.
看着化身侦探四处盘问其他成员、誓要找出"真凶"的河珉,奉九的视线开始模糊晃动。像是患了流感般浑身发软的他,强装镇定地揉捏着后颈——这是奉九不愿示弱的坏习惯。覆盖在发烫后颈的手掌似乎都要被灼伤。

멍해지는 정신을 붙잡으려 고개를 흔들던 봉구의 눈에 뒤늦게 대기실로 들어오는 예준이 걸렸다. 염치없지만 몸이 아프니 예준에게 닿고 싶었다. 그런 봉구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예준은 커다란 꽃다발을 한 아름 안아 들고 봉구에게 곧바로 다가왔다. 제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주는 서늘한 손에 봉구는 조금 숨이 트이는 것 같았다.
当奉九摇晃脑袋试图集中精神时,迟来进入休息室的艺俊闯入了他的视野。虽然难为情,但身体不适的他此刻渴望触碰艺俊。似乎察觉到了奉九的视线,抱着巨大花束的艺俊径直走来。当那双清凉的手拭去奉九额头的汗珠时,他忽然觉得呼吸顺畅了些许。


"봉구야, 아직 땀을 많이 흘리네. 컨디션 안 좋아?"
"奉久啊,你还在出这么多汗。身体不舒服吗?"

"... 괜찮아요. 그보다 그 꽃은 뭐에요?"
"... 没关系。比起那个,那朵花是什么?"

"아, 이건 봉구 거. 이번에 드라마 섭외 축하 선물로 들어왔어. 자."
"啊,这是给你的。作为这次电视剧邀约的祝贺礼物送来的。给。"


예준은 고급스러운 카드에 적힌 축하 멘트와 이름을 보여주며 꽃다발을 건넸다. 제 몸만 한 꽃다발을 양손으로 받아서 든 봉구는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감에 휘청거렸다. 두 팔로 안아 든 꽃다발에 거의 파묻힐 모양새였다. 그래도 성의가 있으니 향 정도는 맡아야겠다는 생각에 코를 대고 숨을 들이켰다. 붉은 장미에 걸맞은 화려한 향이 확 풍겼다. 코를 찌르는 향기에 인상을 구기던 봉구는 순간 제 숨에 섞여들어 오는 농도 짙은 역겨운 향에 헛구역질을 했다.
艺俊展示着高档贺卡上写着的祝福语和名字,将花束递了过去。奉久用双手接过几乎有自己半人高的花束,出乎意料的重量让他踉跄了一下。双臂环抱的花束几乎要把他整个人淹没。虽然如此,想着至少要闻一下对方的心意,便把鼻子凑近深吸了一口气。与红玫瑰相称的华丽香气瞬间扑面而来。正被刺鼻香味弄得皱起眉头的奉久,突然在呼吸间混入一股浓烈到令人作呕的气息,忍不住干呕起来。


"헉. 우욱...!"  "呃...呜..."

"봉구야? 왜 그래?"  "奉九?你怎么了?"


알파의 페로몬이었다.  那是 Alpha 的信息素。

꽃다발은 알파의 페로몬에 절여져 있었다. 역겨울 정도로 짙은 페로몬에 봉구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선물에 페로몬 샤워를 해 건네는 건 연인들 사이에서 종종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페로몬 방출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동의가 없으면 법에 저촉되는 행위였다. 특히 엔터 업계에선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기에 보통 이런 수상한 선물은 걸러지기 마련이었다. 담당 스태프를 거치지 않고 이름까지 지명해 보낼 정도의 인물은 손에 꼽았다. 미친. 장난으로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명백한 의도가 담긴 악질적인 선물에 봉구는 그 뱀 같은 남자를 떠올렸다.
花束被 Alpha 的信息素彻底浸透。浓郁到令人作呕的信息素让奉九浑身起鸡皮疙瘩。在礼物上喷洒信息素是情侣间常用的手段,但和释放信息素一样,未经对方同意就属于违法行为。尤其在娱乐圈,这种事屡见不鲜,通常这种可疑礼物都会被过滤掉。能绕过负责人员、直接指名道姓送来礼物的人物屈指可数。该死。这份恶意礼物带着无法用玩笑搪塞的明确意图,奉九眼前浮现出那个蛇蝎般的男人。

이상하게 열이 오르던 몸은 갑자기 노출된 알파의 페로몬에 말을 듣지 않았다. 두 다리로 버티고 서는 것 조차 힘들어서 무릎을 꿇고 주저앉으면 눌린 아랫배가 저릿했다. 이상했다. 원래도 알파의 페로몬을 맡으면 괴로워 했지만 이 정도로 몸이 통제를 잃은 건 처음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아랫배를 움켜쥔 봉구의 뒤가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奇怪的是,原本发烫的身体突然对暴露在外的 Alpha 信息素失去了抵抗力。双腿连勉强站立都困难,膝盖一软跪倒在地时,被压迫的小腹传来阵阵酥麻。太反常了。虽然以往闻到 Alpha 信息素也会难受,但身体失控到这种程度还是第一次。不明就里的奉九攥紧发胀的小腹,后方早已湿漉漉地渗出水来。


"흐읏, 아, 뜨거워... 이거 뭐, 야...?"
"呃啊、好烫...这到底...怎么回事...?"

"봉구야! 갑자기 왜 그래? 어디가 아파, 응?"
"奉九啊!突然怎么了?哪里不舒服吗,嗯?"

 

어깨를 감싸는 예준의 손에 닿은 곳이 불에 델 듯 뜨거웠다. 스치는 것만으로도 살갗을 찢는 듯한 강한 자극이 밀려왔다. 견디기 힘든 자극에 봉구는 예준의 손을 밀어내고 바닥으로 무너졌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다가오던 은호가 걸음을 멈추고 코를 틀어막았다.
艺俊搭在肩头的手掌触碰之处如同烙铁般灼热。仅是轻微摩擦就带来撕裂皮肤般的强烈刺激。难以忍受的刺激让奉久推开艺俊的手瘫倒在地。察觉异样的银浩突然停住脚步,死死捂住了鼻子。


"봉구 형, 무슨 일... 헉, 왜 갑자기 페로몬을 풀어? 미쳤어?"
"奉久哥,怎么了...呃啊,为什么突然释放信息素?疯了吗?"

"아, 헉, 나 이상해... 은호야, 몸이 이상해애... 하윽..."
"啊,呃,我不对劲...恩浩啊,身体好奇怪...呃啊..."


자신을 밀어내고 괴로워하는 봉구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예준과 달리, 뒤늦게 다가오던 멤버들은 마비될 정도로 달달한 복숭아향에 코와 입을 틀어막고 뒷걸음질 쳤다. 숨을 쉬는 것 만으로도 코가 저릿해지는 우성 오메가의 페로몬. 제 몸을 덮쳐오는 페로몬에 알파 셋은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저 오메가의 다리를 벌리고 제 성기를 밀어 넣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일 지경이었다. 
与其他不知所措地望着推开自己痛苦挣扎的奉久的艺俊不同,迟来一步的成员们被那甜到发腻的桃子香熏得手脚发麻,纷纷捂住口鼻踉跄后退。仅仅是呼吸就让鼻腔刺痛的佑成 Omega 信息素。面对扑面而来的信息素,三个 Alpha 此刻还能控制住自己不立即扒开那个 Omega 的双腿插入生殖器,简直堪称奇迹。

당장 제 몸을 벌리고 씹고 먹어달라고 유혹하는 짙은 향. 단순한 페로몬 방출이 아닌 히트였다. 알파들은 바닥에 엎드린 채 내뱉는 저 끊어질 듯한 신음을 당장이라도 입을 맞춰 제 목구멍 너머로 삼키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더 이상 이 자리에 있다간 자제할 자신이 없었다. 노아와 하민이 피가 흐르는 팔뚝을 씹으며 먼저 대기실 밖으로 이동했다. 예준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제대로 인지도 못한 채 제 어깨를 잡아당기는 은호와 함께 대기실 밖으로 끌려 나왔다.
那浓郁香气仿佛在诱惑着"快掰开我的身体进来享用"。这绝非普通的信息素释放,而是发情热。Alpha 们趴在地上,听着断断续续的呻吟声,疯狂想用嘴唇堵住那声音直接咽进喉咙深处。再待下去绝对会失控。诺亚和河民咬着渗血的手臂率先撤出休息室。艺俊还没搞清状况就被抓着肩膀的恩浩拽出了门外。

너나 할 것 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끓을 듯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키는 멤버들 사이에서 예준만이 거꾸로 피가 식는 것 같았다.
在一片瘫坐在地、竭力平复沸腾般滚烫身躯的成员中,唯独艺俊的血仿佛在逆流冷却。


"은호야, 봉구 어디가 아픈 거야? 응? 제발... 설명 좀 해줘."
"银浩啊,奉九哪里疼?嗯?求你了...给我解释一下。"

"... 봉구 형, 히트예요."  "...奉九哥,是热潮期。"

"이렇게 갑자기? 정기적으로 억제제도 먹고 있잖아, 왜...?"
"怎么会突然这样?明明定期吃着抑制剂啊,为什么...?"

"저도 잘 모르겠어요. 촉진제랑 알파 페로몬에 동시에 노출되는 거 말고는 터질 일이 없는..."
"我也不太清楚。除非同时接触催化剂和阿尔法信息素,否则是不会发作的..."


은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이름까지 적어 봉구에게 배달된 커피와 꽃다발을 떠올렸다. 그리고 첫날 유독 봉구를 탐내던 그 남자의 역겨운 얼굴도 함께 떠올랐다. 시발. 은호가 낮게 욕지거리를 내뱉었지만 누구 하나 토를 달지 않았다.
恩浩的话还没说完,在场所有人都想起了那个写着名字送到奉九手里的咖啡和花束。还有第一天就特别觊觎奉九的那个男人令人作呕的脸。操。恩浩低声骂了句脏话,但没人提出异议。


"아ㅡ, 하윽! 으ㅇ,아! 흐으, 아파아, 미칠 것 같아... 혀엉, 예준이 혀ㅇ... 무서워요, 흐윽, 아아...!"
"啊——!呜...好痛,要疯了...呜...艺俊...我好害怕,呜啊...!"

"봉구야...!"  "奉九啊...!"


대기실 문을 넘어오는 혼자 남은 봉구의 울음소리가 예준의 심장을 내려앉게 했다. 
穿过候诊室门的,只剩下奉九的哭声,让艺俊的心沉了下去。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페로몬의 농도가 심상치 않았다. 은호가 기억하기로 봉구는 지금껏 히트를 겪은 적이 없었다. 알파를 싫어해서 애인을 만든 적도 없었고, 2차 성징 이후로는 꼬박꼬박 억제제를 챙겨 먹었기에 히트를 겪을 일이 없었다. 
从门缝中渗出的信息素浓度异常。恩浩记得奉九至今从未经历过发热期。因为讨厌 Alpha,他连恋人都没找过,第二性征出现后也一直按时服用抑制剂,本不该有发热的可能。

첫 히트의 자극은 멀쩡한 상태에서도 이성을 잃을 정도인데, 촉진제와 강제 페로몬 샤워로 인해 억지로 시작된 히트가 봉구를 얼마나 괴롭게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히트가 봉구를 망가뜨릴까 봐 겁이 났다. 은호에게 봉구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었다. 점점 더 높아지는 울음소리에 은호가 무언가 결심한 듯 주먹을 쥐고 문 앞으로 다가갔다.
初次发热的刺激即使正常状态下也会让人丧失理智,而被迫通过催情剂和强制信息素淋浴引发的强制发热,会给奉九带来多大痛苦简直难以估量。想到这场不知何时结束的发热可能会毁掉奉九,恩浩就感到恐惧。奉九对他而言,是真正重要的人。随着越来越高的哭声,恩浩像是下定了决心般攥紧拳头走向门口。

 

"제가... 들어갈게요. 봉구 형 저대로 두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让我...进去吧。奉九哥这样下去不知道会变成什么样..."

"니 지금 무슨 말을... 쪼꼬미랑 각인이라도 하겠다고?"
"你刚才说什么...要和小不点缔结印记?"

"네. 봉구 형 저한테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니까. 제가 책임질게요."
"嗯。奉九哥对我来说...真的是很重要的人。我会负起责任的。"


진지한 은호의 표정에 노아와 하민은 더 이상 말을 더하지 않았다. 그래도 은호가 봉구와 가장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고, 항상 가족 같은 사이라고 말해왔기에 그나마 나중에 정신을 차린 봉구에게도 충격이 덜할 거라는 생각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문고리를 잡은 손에 힘을 줘 돌리려던 순간, 예준이 은호의 팔을 붙잡았다. 다급한 손길에 돌아본 예준의 얼굴은 예상보다 고요했다.
看着银浩认真的表情,诺亚和河民没再多说什么。毕竟银浩和奉九相识最久,总说他们亲如家人,想来等奉九清醒后受到的冲击也会小些,众人便默许了。就在银浩握紧门把手准备转动时,艺俊突然抓住了他的手臂。那急切力道让银浩回首,却见艺俊的神色比想象中平静。


"예준이 형?"  "艺俊哥?"

"은호야, 내가... 내가 들어갈게."  "恩浩啊,我...我进去吧。"


예준의 말에 은호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었다. 드물게 적개심까지 보이며 인상을 찡그리는 은호에게 예준이 차분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말했다.
听到艺俊的话,恩浩的脸色明显僵住了。面对难得露出敌意甚至皱起眉头的恩浩,艺俊用平静的声音再次说道。


"내가 들어갈게. 봉구가 나를 부르고 있잖아."
"我进去吧。奉九不是在叫我吗。"


예준은 본인도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머릿속에서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았다. 베타인 자신이 들어가봤자 오메가의 히트를 진정시켜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고집에 가까운 제 말에 은호가 화를 내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딱 하나만은 명확했다. 봉구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기고 싶지 않았다. 페로몬에 취해 이성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면서도 그 가느다란 의식의 실을 붙잡으려 기어이 제 이름을 부르는 봉구를 더 이상 모른 척하고 싶지 않았다.
艺俊自己也不明白为何会说出这种话。作为 Beta 的他很清楚,就算进去也无法安抚 Omega 的发情热。他完全理解恩浩对自己近乎固执的发言感到愤怒。但唯有一点是明确的——他不想把奉九交给别人。那个被费洛蒙侵蚀得连保持理智都困难,却仍死死抓住意识细线呼唤自己名字的奉九,他再也无法装作视而不见。


"...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我会想办法的。"

"형, 죄책감 때문이면... 아니 그 빌어먹을 다정함인지 뭔지, 값싼 동정 때문에 이러는 거면 하지 마세요. 봉구 형 흔들지 마세요. 봉구 형이 얼마나 힘들어했는데... 이제 와서..." 
"哥,如果是因为愧疚...不,不管是那该死的温柔还是什么,如果只是出于廉价的同情就别这样了。别动摇奉久哥。奉久哥之前有多痛苦...现在才来..."

"은호야. 그런 거 아니야."
"恩浩啊。不是那样的。"

"... 책임질 수 있어요? 채봉구 인생."
"...你能负得起这个责任吗?蔡奉久的人生。"

"그건 봉구가 선택해야지.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那得由奉九来决定。不是我该决定的。"


채봉구의 인생을 결정하는 건 채봉구의 권리라고 말하는 예준에게 은호는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아마 저 말이 지금 페로몬을 이겨내려 울부짖는 봉구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일 테니까. 알파에게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랑을 나누고 인생을 함께 할 사람을 스스로 선택하는 그런 자유 의지를 가진 존재가 되고 싶어 하던 사람이니까.
对于坚称决定蔡奉九人生的权利属于蔡奉九本人的艺俊,恩浩无言以对。或许这句话正是此刻与费洛蒙抗争而嘶吼的奉九最想听到的——因为他从来不愿做被动等待 Alpha 选择的附属品,而是渴望成为能自主选择爱人、共度余生的,拥有自由意志的存在。

채봉구는 그런 사람이니까.  因为蔡奉九就是那样的人。

은호는 주먹을 쥔 손을 펴고 한걸음 물러났다. 은호가 문 앞에서 물러나자 예준은 다급하게 문을 열고 대기실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银浩松开攥紧的拳头,后退了一步。当银浩从门前退开时,艺俊急忙推开门冲进了等候室。


"봉구야!"  "奉九啊!"

"흐으, 억... 싫어, 아, 아파, 윽, 아..."
"呃...呜...不要,啊,好痛,嗯,啊..."


바닥에 쓰러져 떨고 있는 봉구에게 다가가자 차가운 바닥에 제 앞을 비비던 허리짓이 덜컥거리며 멈췄다. 제 목소리에 반응한 봉구가 팔을 뻗으면 예준은 그 애틋한 손을 잡고서 제 품에 끌어안았다. 덜덜 떨리는 몸을 품에 가둬 등을 쓸어주자 간헐적으로 튀어 오르던 몸이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
我走向蜷缩在地颤抖的奉九时,他正用腰肢在冰冷地板上焦躁磨蹭的动作突然僵住了。当奉九对我的声音产生反应伸出手臂,我立刻握住那只颤抖的手将他揽入怀中。把瑟瑟发抖的身躯禁锢在臂弯里轻抚后背,那具间歇性抽搐的身体似乎渐渐平静下来。


"봉구야, 형이야. 괜찮아. 형 봐봐. 응?"
"奉九啊,是哥。没事了。看看哥,嗯?"


홧홧한 귓불에 입을 붙이고 다정한 목소리로 끊임없이 이름을 불러주자 드디어 예준이라는 걸 알아챈 봉구가 울면서 안겨들었다. 혀,엉... 나 무서워, 이상해, 혀엉. 아이처럼 엉엉 우는 봉구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면 제 가슴에 이마를 붙이고 고개를 저었다. 
当我在他滚烫的耳垂边不断温柔呼唤名字,终于认出我的奉九突然扑进怀里嚎啕大哭。呜咽着"我害怕...好奇怪..."的奉九像孩子般抽泣,我轻轻摩挲着他的头发,任由他把额头抵在我胸前不停摇头。

봉구는 페로몬의 열기가 제 이성을 잡아먹지 못하도록 몇번이고 씹어댄 탓에 너덜너덜해진 입술을 다시 말아 물었다. 피가 배어 나오는 입술을 엄지로 조심스럽게 쓸어주고 틈을 벌려 파고드는 손가락을 씹으며 버티고 또 버텼다. 이가 박히는 손가락이 아프지도 않은지 예준은 태연한 표정으로 얽혀오는 혀를 누르고 안쪽 점막을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예준은 봉구가 다치지 않도록 제 손을 물려주고 제 품에 가라앉아 들썩거리는 동그란 뒤통수를 살살 쓰다듬었다.
为抵抗费洛蒙热浪吞噬理智而反复撕咬嘴唇的奉九,此刻又无意识地啃噬起早已伤痕累累的唇瓣。我用拇指拭去渗血的唇纹,他立刻咬住我撬开齿缝的手指顽强抵抗。仿佛感觉不到牙齿嵌进皮肉的疼痛,我面不改色地压住纠缠的舌尖,温柔抚弄内侧黏膜。最后索性将手腕递到他齿间保护嘴唇,转而轻抚怀中那颗随着抽噎起伏的圆润后脑勺。


"많이 힘들었지. 이제 괜찮아."
"很辛苦吧。现在没事了。"


 셔츠를 붙잡은 손이 자꾸 바닥으로 무너져내리자 제 팔을 잡아 목에 둘러주는 다정함에 꺼져가던 의식이 수면을 넘어 다시 올라왔다. 봉구는 자신을 소중하게 감싸주는 익숙한 품에 안겨서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청량하고 포근한 예준의 향에 곱아들던 발끝이 조금 펴지는 것 같았다.
衬衫下摆被攥住的手不断滑落,当对方温柔地抓住自己手臂环上脖颈时,即将消散的意识越过睡意重新浮起。奉九蜷缩在这个珍视地包裹着自己的熟悉怀抱里,缓缓深吸了口气。清冽又温暖的艺俊气息萦绕间,连蜷缩的脚尖似乎都稍稍舒展了些。

안도하는 것도 잠시, 내뱉는 숨에 섞여든 열기에 제멋대로 젖어 벌어지는 구멍에 봉구가 자지러졌다. 빨리 이성 따위 날려버리고 다리를 벌리고 알파의 성기를 받아들여 그 씨를 뱃속에 가득 품고 싶다는 원초적인 욕망만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安心的情绪还未持续多久,随着吐息间混入的灼热温度,奉九在擅自湿润张开的穴口前溃不成军。此刻支配大脑的只有想要抛却理性、张开双腿承受 alpha 性器、让精种灌满子宫的原始欲望。

아, 으, 박아, 흐으, 박아줘. 넣어,줘 제발...
啊,嗯,插进来,呃啊,快插进来。放进去,求你了...

다리를 벌려 그 사이에 제 허벅지를 끼우고 힘이 빠져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어떻게든 고간을 붙여 비벼오는 봉구의 모습에 예준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허벅지 위에 닿는 바지는 뒤에서 흘러나온 물로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제대로 가누지 못해 꺾이는 머리를 제 어깨에 기대게 하고 엉덩이를 받쳐 든 예준의 팔뚝을 따라 물이 뚝뚝 흘렀내렸다.
分开双腿被夹住大腿,浑身脱力动弹不得,却仍拼命贴蹭着胯部的奉九,让艺俊咬紧了牙关。触碰在大腿上的裤子早已被身后流出的液体浸得湿透。艺俊托着奉九无法支撑而垂落的脑袋靠在自己肩上,另一只手抄起他的臀腿,水珠顺着结实的手臂不断滴落。


"봉구야, 형이랑 가자."  "奉九啊,跟哥走吧。"








예준은 봉구의 몸을 한쪽 팔로 안아 들고 익숙하게 도어락을 해제했다. 예준은 제 목덜미를 파고들어 오는 봉구의 머리에 입술을 떨어뜨리며 이제 괜찮다고 쉴 새 없이 속삭였다. 봉구는 처음 겪는 히트에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든지 제 몸을 안아 든 예준의 품에 파고들어 뺨을 비비고 셔츠를 물고 빨았다. 
艺俊单臂抱起奉九的身体,熟稔地解开电子锁。当奉九的脑袋往自己后颈钻时,他不断落下轻吻,喘息着重复"没事了"的安抚。初次经历热潮的奉九显然神志不清,在艺俊怀里拱动着磨蹭脸颊,又叼住衬衫布料贪婪吮吸。

흐으, 제발. 아, 뒤, 이상,해. 안쪽 간지,러워어. 
呜嗯,求你了。啊、后、后面,好奇怪。里面好、好痒啊。

제가 붙잡고 매달리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잊고 머리를 지배하는 욕구에 신음을 지르며 혼자 허리를 흔들다가도 제가 파고든 단단한 품에서 풍기는 청량한 향에 잠시 정신을 차리면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안, 미안해요. 버둥거리는 몸을 달래 조심스럽게 침대에 내려주면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봉구가 울면서 예준의 팔을 잡았다. 봉구야?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는지, 봉구는 예준의 팔을 제 다리 사이로 끌어당겨 안고서 한껏 부푼 제 것을 비비적거렸다. 축축하게 젖은 바지와 뜨거운 열기가 예준의 손에 달라붙었다.
我忘记了自己正抓着谁不放,被欲望支配着头脑发出呻吟,独自扭动腰肢时,突然从深陷的坚实怀抱里嗅到清凉香气,这才猛然清醒,含着泪摇头。对不起、对不起…当挣扎的身体被安抚着小心放回床铺,在理性与本能间走钢丝的奉久突然哭着抓住艺俊的手臂。奉久啊?似乎听不见这惊慌的声音,奉久把艺俊的手臂拽进自己腿间紧紧抱住,开始蹭弄早已肿胀的欲望。潮湿的裤料与灼热体温黏糊糊地粘在艺俊掌心。

싸고 싶어.  想要做。

봉구는 제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힘겹게 허리를 흔들며 터질 듯이 부푼 앞을 비비다가도 예준의 향이 풍겨오면 온 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느낌에 잔뜩 굳어 뒤로 밀려났다. 입술을 말아 물고 제 말을 듣지 않는 몸을 두 팔로 붙잡고 벌벌 떨 수 밖에 없었다. 이성을 잃고 성욕에 지배 당해 짐승처럼 허리를 흔드는 제 모습이 예준에게 어떻게 보일지 너무 무서웠다. 
奉久被脑中翻腾的欲念击垮,艰难扭动腰肢蹭着快要爆发的肿胀前端,可每当艺俊的气息拂来,又因全身血液骤然冷却的错觉僵直着后退。咬着蜷缩的嘴唇,用双臂禁锢不听使唤的身体,只能不住发抖。想到自己丧失理性被性欲支配、像野兽般摆动腰肢的模样会被艺俊看见,就恐惧得不行。

봉구는 차마 예준의 얼굴을 마주 볼 용기가 없어서 침대 가장자리로 기어가 덜덜 떨리는 제 무릎을 세워 끌어안고 고개를 숙였다. 이 와중에도 널뛰는 페로몬에 젖어 든 안쪽에서 새어 나온 애액에 침대 시트가 축축하게 젖어 들자 수치심에 봉구의 발끝이 움츠러들었다.
奉久终究不敢直视艺俊的脸,蜷缩着爬到床沿,抱起瑟瑟发抖的膝盖低头。更糟的是,随着在激荡的费洛蒙中浸透的内里渗出爱液,床单渐渐洇开深色水痕,羞耻感让他连脚趾都蜷缩起来。

피가 배어 나올 정도로 입술을 씹으며 신음을 죽이는 봉구가 안쓰러워서 예준은 당장이라도 저 작은 몸을 끌어안아 입 맞춰주고 싶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한번 봉구를 밀어냈던 예준이었다. 이미 제가 준 상처로 충분히 아파한 봉구가 오해하지 않도록 제대로 둘의 관계를 정립하고 싶었기에 예준은 함부로 다가가지 않았다.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닿을 듯한 거리에 멈춰서서 예준은 봉구의 이름을 불렀다. 
封固咬紧嘴唇到几乎渗血的程度,强忍呜咽的模样让艺俊心疼得想立刻将那小小的身躯拥入怀中亲吻。但他必须忍耐。毕竟是他先推开关闭了心门的封固。为了让已被自己伤害得够深的封固不再误会,艺俊想先好好确立两人的关系,所以不敢贸然靠近。停在伸手就能触碰的距离,艺俊轻声唤着封固的名字。


"봉구야, 형 봐봐."   "封固啊,看看哥。"

"...하,ㅇ... 미안,해요... 혀엉, 나, 미칠 것 같아... 그냥, 내버려두세요... 흐으..."
"...哈...对...对不起...呜...我...快要疯了...求您...别管我了...呜..."

"싫어요, 형이랑... 이런 식으로 하고 싶지 않아요, 흐으, 아... 제발, 저리가요... 흐윽...나, 괜찮으니까아..."
"不要...不想和哥...这样相处...呜...啊...求您...走开...呃...我...没关系的..."

"봉구야, 제발. 형 한 번만 봐줘, 응?"
"奉求啊,拜托。哥就帮我这一次,好吗?"

"흐으, 하아... 혀엉..."  "嗯呜,哈啊...哼..."


귓가를 간지럽히는 다정한 목소리. 자신이 이 목소리를 거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봉구가 천천히 고개를 들면 예준은 아주 평온한 표정으로 마주 봤다. 걱정과는 달리 예준은 자신을 경멸하지도, 페로몬의 열기에 취하지도 않았다. 그저 아주 다정한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예준에 봉구는 제 목을 조여오던 답답함이 조금 가시는 것 같았다.
耳畔萦绕着温柔的嗓音。他根本不可能拒绝这个声音。当奉求缓缓抬头时,映入眼帘的是予俊无比平静的面容。与担忧相反,予俊既没有轻蔑他,也没有被费洛蒙的热度冲昏头脑。只是用温柔至极的目光俯视着自己,奉求觉得勒住喉咙的窒息感似乎缓解了些许。







"봉구야."  "奉求啊。"

"나는 베타라서 페로몬의 영향을 받지 않아. 난 지금 아주 멀쩡하고 제정신이야. 나는 너한테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
"因为我是 Beta,所以不受信息素影响。我现在非常清醒理智。我对你没有任何感觉。"


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섣불리 내보였던 밤. 그 밤의 마지막 불을 꺼뜨리며 예준이 제게 건넨 말이었다. 다시금 가슴을 죄어오는 답답함에 무릎을 끌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무서웠다. 제발. 그만. 한 번 더 상처 받으면 더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那个我未能克制内心冲动贸然表白的夜晚。熄灭最后一盏夜灯时,俞俊对我说的这句话。再次袭来的窒息感让我环抱双膝的手臂骤然收紧。好害怕。求你了。停下吧。如果再受伤一次,我可能真的会崩溃。


"그런데도... 난 참 이기적인 사람이라, 네가 이렇게 괴로워하는데도 너를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 싶지 않았어."
"即便如此...我还是这么自私,明明看你这么痛苦,却还是不想把你让给别人。"

너를 온전히 가질 수 없는 게 싫어서, 그래서 네 마음을 모른 척하고 밀어냈던 내가...
因为无法完整拥有你而痛苦,所以假装不懂你的心意将你推开这样的我...

"이런 내가 너에게 닿아도 될까?"
"这样的我...可以触碰你吗?"


조심스럽게 뻗은 손끝이 뺨에 닿았다.
小心翼翼伸出的指尖触到了脸颊。

다정한 손길에서 퍼지는 익숙한 향. 봉구는 제 뺨을 살살 문질러주는 손을 끌어당겨 숨을 크게 들이켰다. 아. 예준이 형 냄새. 예준의 체향과 섞인 청량한 바디워시 향. 항상 자신을 진정시켜주던 예준의 향이었다. 틈을 내보이면 자신을 잡아먹을 듯 억압하던 알파의 페로몬과는 달리 결코 자신을 상처입히지 않는 다정한 향.
从温柔指间传来熟悉的气息。奉久将轻抚自己脸颊的手拉近,深深吸了口气。啊...是艺俊哥的味道。混合着艺俊体香的清爽沐浴露香气。这是总能让他平静下来的艺俊的气息。与那些稍有空隙就会将他吞噬的 Alpha 压迫性费洛蒙不同,这是永远不会伤害他的温柔芬芳。

그 향이 말해주고 있었다. 페로몬에 취해 이성을 잃은 게 아니라고, 형질 따위 아무 상관 없다고. 
这气息在诉说着:并非因费洛蒙丧失理智,什么第二性别根本无关紧要。

남예준은 그저 채봉구를 원하고 있다고. 
南艺俊只是想要蔡奉九。

봉구야, 나는 너를 원해. 그 순수한 열망이 봉구의 가슴께로 옮겨와 꺼진 줄 알았던 불을 다시 피워냈다. 봉구는 그 다정한 손에 입을 붙여 다시 한번 숨을 들이키고 두 팔을 벌려 예준을 불렀다.
奉九啊,我想要你。那份纯粹的渴望移向奉九的胸口,重新点燃了以为早已熄灭的火焰。奉九将嘴唇贴在那只温柔的手上,再次深吸一口气,张开双臂呼唤着艺俊。


"예준이 형... 안아줘요."  "艺俊哥...抱抱我。"







예준은 눈물로 축축한 뺨을 두손으로 감싸 쥐고 천천히 입을 맞췄다. 혹여나 자신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닿아오는 입맞춤에 봉구는 다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꼭 끌어안은 몸은 불에 델 것처럼 뜨거운데도 살이 에는 추위를 견디는 것처럼 떨고 있었다. 예준은 입술을 대면 열꽃이 피어나는 살갗을 상처라도 낼까 싶어 조심스럽게 쓸었다. 
艺俊用双手捧住被泪水浸湿的脸颊,缓缓吻了上去。奉九生怕惊动对方般小心翼翼地回应着这个轻触的吻,眼眶又湿润起来。紧紧相拥的身体明明像被火灼烧般滚烫,却如同忍受着刺骨严寒般不停颤抖。艺俊轻抚着贴上嘴唇就会绽放灼热之花的肌肤,生怕留下伤痕般小心翼翼。


"흐, 혀엉. 더 만져줘요..."
"嗯、嗯哼...再多摸摸我..."

 

봉구의 겁 없는 채근에 예준은 뻐근하게 당기는 제 아래를 애써 진정시켰다. 목덜미, 쇄골, 어깨를 따라 입술을 떨어뜨리면 안달 난 봉구가 예준을 쉴 새 없이 불렀다. 
面对奉九不知羞的索求,艺俊强忍着下身胀痛的欲望。每当他的唇瓣游走过颈窝、锁骨与肩头,欲求不满的奉九就会不停呼唤他的名字。


"형, 혀엉."  "哥,呜呜。"

"응, 봉구야, 형 여기 있어. 괜찮아."
"嗯,奉九啊,哥在这儿呢。没事的。"


이미 발갛게 달아오른 살집을 움켜쥐고 엉덩이를 벌리면 애액으로 흠뻑 젖은 구멍이 겪어본 적도 없는 열락을 기대하며 본능적으로 벌름거렸다. 말랑한 입구 주변을 문지르는 손끝에 스치는 여린 살이 움찔거렸다. 통통하게 부푼 회음부를 따라 이어진 주름을 엄지로 뭉근히 쓸어올리면 예준의 손에 잡힌 좁은 골반이 팍 튀었다. 쉬이, 괜찮아. 엄지에 조금 더 힘을 줘 애액으로 흠뻑 젖은 주름을 상냥하게 문질러주면 참지 못한 달뜬 신음이 터졌다. 흐읏. 오므라드는 허벅지를 잡아 벌리자 봉구가 다급하게 예준의 이름을 부르며 안겨 왔다.
已经泛红的肌肤被紧紧握住,分开臀瓣时,被爱液浸透的穴口正本能地翕张着,期待着从未体验过的极乐。指尖抚过柔软入口周围时,敏感的嫩肉随之轻颤。当拇指沿着鼓胀的会阴部缓缓上推褶皱,被예준握住的窄小骨盆猛地弹起。乖,别怕。拇指稍加力道温柔揉搓湿润的褶皱时,难以抑制的甜腻呻吟顿时迸发。嗯啊——强行掰开瑟缩的大腿时,봉구急切呼唤着예준的名字扑进他怀里。


"아! 흐... 예준이 형, 제발, 넣어줘요. 미칠, 거 같아요..."
"啊!嗯...예준哥,求你了,进来吧。我快要...疯掉了..."

"봉구야, 안돼. 처음이잖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봉구啊,不行。这是第一次。不想弄疼你。"

"다, 다 젖었어요... 하윽, 넣어줘요... 형, 제발..."
"全、全都湿透了...哈啊,进来嘛...哥,求你了..."

"... 그럼 봉구가 좋아하는 곳만 찾을게. 조금만 더 참자, 응?" 


봉구의 애원에도 예준은 단호했다. 봉구의 팔을 제 목에 두르고 가볍게 안아 들어 빠끔거리는 구멍 주변을 살살 긁어주던 손가락을 천천히 밀어 넣었다. 이미 흠뻑 젖은 내벽은 드디어 제 안을 채워주는 손가락을 기쁜 듯이 휘감고 쫙 조여들었다. 으응. 안쪽을 넓히려 애쓰며 아랫배에 힘을 주는 봉구가 귀여워서 예준은 발간 눈두덩이며 볼에 입을 붙이고 쪽쪽거렸다. 상냥하게 안쪽을 휘젓던 손가락이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곳을 스치자 조금씩 열을 더하던 신음이 단번에 짙은 색으로 물들었다.  


"하으,읏! 그, 거기... 혀엉, 아,안ㄷ..."
"哈啊,嗯!那、那里...呜嗯,啊,不..."

"여기구나." 


알파와의 섹스였다면 페로몬을 풀어 뒤를 젖게 하고 절로 열린 구멍에 두꺼운 성기를 박아넣고 허리를 흔들면 되는 단순한 행위일 텐데. 예준과의 섹스는 정말 제 온몸을 한겹 한겹 천천히 벗겨내 결국에는 그 무엇도 숨기지 못하도록 활짝 열어젖히고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若是与 Alpha 交合,不过是释放信息素浸湿后庭,让自然张开的穴口吞入粗壮性器,再摆动腰肢的简单行为。而与艺俊的性爱,却像将我全身层层剥开,最终彻底袒露,任他窥见所有隐秘。

사소한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지 예준은 봉구의 머리카락 한 올부터 앙증맞은 발끝까지 차근차근 짚어가며 애무했다. 봉구는 이 버거울 정도로 사랑을 가득 담은 전희를 페로몬도 없이 제정신으로 견뎌야 했다. 차라리 이성을 잃는 게 더 편할 것 같았다. 울고 싶지 않은데 생리적인 눈물이 제멋대로 흘렀다. 예준의 손길 한 번에 몸이 이상해질 정도로 느끼고, 아주 잠깐 얽히는 시선에도 봉구의 성기는 물을 줄줄 흘리며 배꼽에 닿아 꺼떡거렸다.  

아직 예준의 것을 넣지도 않았는데, 자극으로 부푼 전립선을 다정하게 문질러주는 손가락에 봉구는 고개를 젖히며 몇번이나 사정했다. 꺾일듯한 목덜미를 받쳐주며 깊게 입을 겹쳐오는 예준에게 봉구는 제 모든 것을 내보였다. 배 위에 흥건한 정액을 닦아내고 그대로 분홍색으로 물든 성기를 부드럽게 쓸어주는 커다란 손에 골반이 튀어 올랐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자극에 갈라진 틈에서는 더 이상 나올게 없어 맑은 물만 조로록 흘렀다.
还没等放进在昱的东西,奉久就已经因为那根温柔抚弄着因刺激而肿胀的前列腺的手指,仰头射了好几次。当在昱托住他仿佛要折断般的后颈深深吻上来时,奉久交出了自己的全部。擦去腹部积存的精液后,那只大手又轻柔地抚过泛着粉色的性器,惹得他腰肢猛然弹起。在不知停歇的激烈刺激下,翕张的缝隙里再也榨不出东西,只能淅淅沥沥地淌出清液。


"형, 이상,해... 나 이상해질 것, 같아... 이런,거 몰라...흐읏..."
"哥,我...感觉好奇怪...我好像变得不正常了...不知道这是...呃..."

"봉구야, 이상한 거 아니야. 이게, 평범한 섹스야... 나는 너랑 항상 이러고 싶었어." 
"奉九啊,这没什么奇怪的。这才是...正常的性爱啊...我一直都想和你这样。"


예준과의 섹스는 봉구가 그간 배웠던 것과 달랐다. 페로몬에 잠식돼 이성을 잃고 그저 박고 박히는 짐승 같은 행위가 아니었다. 
与艺俊的性爱和奉九此前认知的截然不同。不是被费洛蒙侵蚀理智后野兽般的交媾行为。

방금 전까지만 해도 페로몬에 젖어 밑바닥으로 꺼질 것 같던 의식이 제게 닿아오는 예준에게 이끌려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졌다. 제 살갗을 휘감는 크고 뜨거운 손, 머리카락 한 올까지 애틋하게 닿아오는 입맞춤, 제 모든 것을 내어줬는데도 부족한 건지 집요하게 마주쳐오는 시선.
就在片刻前还沉溺在费洛蒙中几近沉沦的意识,此刻却被艺俊的触碰牵引着重新浮出水面。那环抱自己肌肤的宽大炙热手掌,连发丝都温柔亲吻的唇瓣,即便献上全部仍觉不够般纠缠而来的炽热目光。

그 모든 것이 눈부실 정도로 선명했다.
这一切都鲜明得耀眼夺目。

사랑이 아닌 순간이 없었다. 
没有一刻不充满爱意。

분홍빛으로 물든 몸 구석구석을 단 한 곳도 빠짐없이 제 흔적으로 채울 기세로 입을 맞춰오는 예준에 봉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제멋대로 배어 나오는 눈물에 봉구가 얼굴을 가리면, 구멍을 넓히며 바삐 움직이는 손가락에 맞춰 방안을 울리던 찌걱거리는 소리가 멈췄다. 달라붙어 오는 뜨거운 내벽을 살살 문지르며 손가락을 빼낸 예준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맞춰왔다.
允俊以要将自己痕迹填满每一处染上粉色的身体角落之势吻来,奉九的眼眶泛红了。当奉九用手遮住因不受控制涌出的泪水时,随着那根扩张洞口快速抽动的手指,房间里回荡的吱呀声戛然而止。允俊轻轻摩挲着贴附上来的炙热内壁抽出手指,带着担忧的神情与他对视。


"봉구야, 왜 울어. 아파? 그만할까?"
"奉九啊,怎么哭了?疼吗?要停下吗?"

"... 혀엉."  "...嗯哼。"

"응, 봉구야."  "嗯,奉九啊。"


다정한 눈빛, 사랑이 담긴 목소리. 자신이 부르면 바로 멈추고 눈을 맞춰오는 예준을 보자 봉구는 가슴속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가 벅차오르는 것 같았다. 그건 자신이 그토록 바랬던 것이었다. 봉구는 시트를 쥐느라 하얗게 질렸던 손을 뻗었다. 
温柔的眼神,饱含爱意的声音。看着一叫就停步回望的艺俊,奉久感到内心深处有什么东西在翻涌。那正是他长久以来渴望的。奉久伸出了因紧握座椅而发白的手。

그런 봉구에게 맞춰 곧바로 깍지를 껴오는 예준의 손등은 필사적으로 참느라 혈관이 툭 튀어나와 있었다. 손끝으로 혈관을 쓸어내리면 예준은 조금 앓는 소리를 내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 얼굴이 좋아서 봉구는 깍지 낀 손을 끌어다 손목에 입을 맞췄다. 쿵쿵거리는 맥박을 느끼며 쪽하고 입을 붙이면 자신을 숨 쉬게 하는 예준의 향이 코끝을 통해 폐부 깊숙이 들어왔다.
面对这样的奉九,艺俊立刻十指相扣的手背上因强忍而青筋暴突。当奉九用指尖轻抚那些凸起的血管时,艺俊发出痛苦的闷哼皱起眉头。看着那张脸,奉九将交握的手拉到唇边,在手腕处落下一吻。贴着砰砰跳动的脉搏深深吸气时,让自己得以呼吸的艺俊的气息便顺着鼻腔直达肺腑深处。


"... 형, 이제 그만..."  "...哥,够了..."

"응, 어떻게 해줄까. 봉구야."  "嗯,要我怎么做。奉九啊。"

"숨 쉬게 해줘요."  "让我呼吸。"


봉구의 애원에 예준은 턱에 주던 힘을 풀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 숨을 불어넣어 주려 파고드는 자신을 마중 나온 작은 혀를 빨아올리고 정신없이 입을 맞췄다. 얽혀오는 혀를 감아 쪽 빨면 기쁜 듯한 신음이 목구멍 안으로 삼켜졌다.
面对奉久的哀求,艺俊松开了紧绷的下巴,直接吻了上去。为了给他渡气而深入时,迎上来的小舌被吮住,两人忘情地拥吻。当纠缠的舌尖被卷住轻吮时,吞咽声中混着欢愉的呻吟。

이미 단단해진 예준의 성기가 꺼떡거리며 봉구의 배꼽을 찔렀다. 아. 베타라고 하기엔 심상치 않은 크기에 봉구는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뱉었다. 봉구는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제 무릎 아래에 팔을 끼워 넣어 두 다리를 끌어안았다. 자연스럽게 들리는 엉덩이골 사이로 흠뻑 젖은 구멍이 보이자 예준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엉덩이를 잡고 살짝 벌리면 기대감에 멋대로 빠끔거리는 입구가 부끄러운지 벌게진 얼굴로 올려다보는 봉구에게 예준은 다시 입을 맞췄다. 


"봉구야, 넣을게." 


예준은 애액으로 젖어 미끈거리는 입구에 제 귀두를 맞추고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흐윽. 충분히 풀어놓은 구멍은 선단부를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고 품었다. 귀두를 꽉 물어오는 뜨거운 내벽에 예준은 잠시 멈춰 심호흡을 했다. 긴장으로 굳은 골반을 잡고 천천히 기둥을 밀어 넣자 발갛게 부푼 구멍의 주름이 다 펴질 정도로 빠듯했다.  

아, 윽. 구멍이 한계까지 늘어나는 느낌에 얕은 숨만 겨우 내뱉는 봉구의 뺨을 감싸 쥐고 예준은 쉴 새 없이 입술을 떨어뜨렸다. 봉구야, 조금만 더. 형 봐봐. 응? 괜찮아. 안 무서워. 괜찮아. 땀이 송골송골 배어 나온 이마에 입을 붙이고 속삭이는 예준의 다정한 목소리에 봉구도 긴장이 풀렸는지 반쯤 들어간 성기를 끊을 기세로 듯 꽉 물고 있던 입구도 조금씩 말랑해졌다. 히트로 젖은 데다가 공을 들여 풀어놓은 덕분에 봉구의 안쪽도 조금씩 길을 내주며 예준을 받아들였다. 


"흐,아 혀엉..." 

"...후, 거의 다 들어갔어. 잘 참았어, 봉구야." 


예준은 남자를 받아들이는 게 처음인 봉구를 배려해 뿌리까지 한참 남은 기둥을 절반 정도만 밀어 넣고 아까 찾아둔 전립선을 뭉근하게 문질렀다. 하읏. 아프지 않도록 귀두의 말랑한 부분으로 멍울을 살짝 누르고 원을 그리듯 돌리는 허리 짓에 봉구는 달뜬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예준은 자세를 바꿀 때마다 봉구가 제대로 느끼는지 표정을 살폈다. 압박감에 잔뜩 찡그렸던 눈썹이 조금씩 풀어지고 자극에 적응해 조금씩 색을 띄우는 눈동자에 입술을 떨어뜨렸다. 욕정이 가득 담긴 숨소리에 섞여 울리는 제 이름에 예준은 소름이 돋았다. 자신을 원하는 봉구가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 같았다. 

조금씩 속도를 더해가는 허리 짓에 선단의 굴곡진 부분이 봉긋하게 부푼 전립선을 자극할 때마다 들어 올려진 허벅지가 움찔거렸다. 온통 분홍색으로 물든 허벅지를 움켜쥐고 위에서 찧듯이 쿵쿵 박으면 내벽이 경련하며 성기를 꽉 물어왔다. 강하게 몰려오는 사정감에 예준은 허리를 물려 입구 근처에서 얕은 허리 짓을 계속했다. 굵은 머리가 제 구멍을 넓이며 들락거리는 느낌에 봉구의 푹 젖은 목소리가 예준을 불렀다. 


"혀엉, 흐으...아,응! 흣, 혀엉, 더, 더 들어와요, 거기만 계속, 하는 거 싫어...부족해애..." 


봉구는 예준의 손을 끌어다 손바닥을 쫙 피고는 아랫배 위에 얹어 꾹 눌렀다. 얕은 복근 위 복숭아색으로 물든 말캉한 살집에 예준의 손에 눌린 자국이 남았다. 그게 말도 못할 정도로 예준을 자극했다. 어디서 이런 걸 배웠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남자를 동하게 하는 봉구의 채근에 예준의 눈이 조금 가라앉았다. 


"안에, 안쪽에 채워줘, 이 안에 싸줘어..." 

"하... 봉구야, 거기 말고... 여기까지 들어갈 텐데. 괜찮아?"
"哈...奉久啊,不是那里...要进到这里才行。没关系吧?"


예준은 아랫배를 누르던 손바닥에 힘을 줘 복근을 밀어 올리고 엄지로 배꼽을 파고들어 꾹 누르더니 조금 난처한 웃음을 지었다. 예준의 커다란 손은 배꼽보다 한참 더 위로 올라와 있었다. 흐읏. 굵고 단단한 예준의 것이 배꼽보다 더 깊게 들어와 선사해줄 쾌락을 멋대로 상상한 봉구가 그 기대감에 선단을 물고 있던 입구를 쫙 조였다. 제 것을 꽉 물어오는 내벽에 예준은 사정감을 참느라 골반에 힘을 줬다.
艺俊用按压下腹的手掌发力,将腹肌向上推挤,拇指深深陷进肚脐用力按压后,露出了略显尴尬的笑容。艺俊宽大的手掌已经越过肚脐老远。嗯哼。奉久擅自想象着艺俊那粗壮硬物比肚脐更深地进入时带来的快感,因这份期待而咬紧了原本含着尖端的人口。感受到内壁紧紧咬住自己的器物,艺俊为忍住射精感而在骨盆处使了劲。


"하... 봉구야, 손 줘볼까?"  "哈...奉久啊,把手给我好吗?"

"...네..."  "...好..."


봉구는 조금 더 단단해진 기둥에 밀려나 넓어지는 내벽의 느낌에 눈앞에 별이 보이는 것 같았다. 봉구가 영문도 모른 채 손을 내밀면 예준은 그 손을 애틋하게 주무르고 입에 붙여 쪽쪽 소리를 내며 뽀뽀를 하기도 하고 살짝 깨물기도 했다. 혀엉? 봉구의 손을 끌어 다리 사이로 가져간 예준이 상체를 숙이고 속삭였다. 여기 느껴져? 봉구는 제 손끝에 닿는 접합부의 열기에 침을 삼켰다. 예준의 것을 삼키느라 팽팽하게 펴진 주름을 따라가면 기둥을 따라 불룩 튀어나온 굵은 혈관이 쿵쿵 박동하고 있었다.
奉九被更坚硬的柱体推挤着,扩张的内壁触感让他眼前仿佛冒出了星星。当奉九茫然伸出手时,予俊便会深情揉捏那只手,时而贴在唇边啾啾作响地亲吻,时而轻轻啃咬。嗯?予俊将他的手拽到双腿之间,俯身耳语道:感觉得到吗?奉九吞咽着唾沫,指尖传来交合处灼热的温度。沿着因吞咽动作而绷紧的褶皱摸索,能触到柱体上暴起的粗壮血管正砰砰跳动。

꿀꺽. 마른침을 삼키고 자신을 다정하게 내려다보는 예준을 올려다봤다. 예준은 봉구의 손을 끌어 터질 듯 부푼 기둥을 잡게 했다. 한손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굵은 기둥을 힘겹게 잡으면 예준은 봉구의 손을 덮어 조금 더 쓸어내렸다.  

손가락 두마디. 아직 제 안으로 들어오지 않은 성기는 힘겹게 뻗은 봉구의 손가락 두마디보다 더 길었다. 제 안에 들어온 성기의 앞부분이 전립선을 스치는 것만으로도 이미 몇번이나 가버려서 이제 나올 것도 없는데. 이게 다 들어오면. 팽팽 돌아가던 봉구의 머리는 전립선을 긁으며 쳐올리는 예준의 허리 짓에 멈춰버렸다. 


"흐읏!!! 하윽, 아, 흐..."  "呜呃!!!哈啊,啊,呜..."

"봉구야, 진짜 괜찮겠어? 응?"  "奉九啊,真的没关系吗?嗯?"

"... 괜,찮아요... 형이랑, 제대로... 이어지고 싶어,요..."
"...没、没关系...我想和哥...好好...在一起..."

"봉구가 선택한 거니까, 후회하지 마."
"既然是奉九的选择,就别后悔了。"


그렇게 말하고 배를 붙여온 예준은 봉구의 등에 팔을 넣어 어깨를 감싸 안더니 그대로 꾹 짓눌렀다. 아래에서 위로 밀고 들어오는 굵은 성기에 저절로 골반이 들리다가도 제 어깨를 짓누르는 힘에 못 이겨 봉구는 도망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예준의 것을 품어낼 수 밖에 없었다. 단단하게 부푼 성기를 뜨겁게 휘감아오는 내벽을 조금씩 밀어내며 뿌리 끝까지 삽입한 예준이 겨우 숨을 토해냈다. 


"후우... 봉구야, 다 들어갔어. 괜찮아? 버거우면," 

"혀어ㅇ... 빨리, 흐읏..." 

"응, 하아 봉구야. 어떻게 해줄까, 응?" 

"빨,리...하, 으응... 움직여, 주세요..."
"快、快点...哈,嗯...请、请动一动..."


대답과 동시에 위로 찍어 올리는 예준의 허리 짓과 배를 뚫을듯한 굵고 단단한 성기의 압박감에 봉구의 발끝이 곱아들었다. 예준은 제대로 된 소리도 못 내고 자지러지는 봉구를 끌어안으며 괜찮다고 속삭였다. 작은 몸을 끌어안고 허리를 쳐올리면 끝을 밀어내는 안쪽 입구에 귀두가 걸렸다. 허윽. 너무 깊은 곳까지 비집고 들어와 뜨거운 머리를 들이미는 탓에 봉구는 소리도 못 내고 숨만 헐떡거렸다. 결장 입구를 집요하게 들락날락하는 선단에 결국 느슨해진 안쪽이 열리고 그대로 혈관이 오른 기둥까지 받아들였다. 

예준이 허리를 물리지 않고 그대로 안쪽을 뭉근하게 돌리자 맞닿은 배 사이에 눌려있던 봉구의 성기가 맑은 물을 쏟아냈다. 온몸을 달리는 자극에 내벽 전체가 성기를 쥐어짜듯 조이자 참지 못하고 진득한 정액을 울컥거리며 토해냈다. 안쪽에 퍼지는 뜨거운 감각에 봉구가 제 허벅지로 예준의 허리를 감고는 꽉 조였다. 

안쪽 가득 정액을 품고도 열이 가라앉지 않은 봉구가 성기를 빼내는 예준의 손을 잡았다. 봉구는 아쉽다는 표정으로 예준을 말없이 올려다봤다. 그 눈빛이 말하는 게 뭔지 눈치챈 예준이 붉어진 뺨을 손으로 가리며 달뜬 한숨을 내뱉었다. 
尽管体内已盛满精液,但欲望仍未消退的奉九抓住了欲拔出性器的艺俊的手。奉九带着遗憾的表情,默默仰望着艺俊。察觉到那眼神含义的艺俊用手掩住泛红的脸颊,呼出一口灼热的叹息。

하, 봉구야...   哈啊...奉久...

더 박아달라고, 제 안에 더 싸달라고 애원하는 봉구에 예준은 턱에 힘을 주고 차분하게 다시 봉구의 허벅지를 벌렸다. 조금 흘러나오는 제 정액을 귀두로 닦아 입구 주변을 문지르면 봉구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흐읏. 머리 부분으로 구멍을 꾹 눌렀다 떼어내면 아쉬운 듯 달라붙어 오는 입구에서 젖은 소리가 울렸다.
面对哀求着"再插深些"、"在里面射更多"的奉久,艺俊绷紧下颌,沉稳地再次分开奉久的腿根。用龟头拭去渗出的精液在穴口打转时,奉久的腰肢猛地弹起。呜嗯。当用菇头重重抵住穴眼又突然抽离时,湿漉漉的入口发出不舍的黏腻水声紧咬上来。


"혀엉, 빨리이..."  "嗯啊,快点..."

"봉구야, 아까도 많이 힘들어했잖아."  "奉久啊,刚才不是已经很吃力了吗。"

"형은 괜찮아, 안에 형 걸로 가득 채워줘 제발... 다른 거로 채울 생각 못하게..."
"哥没关系的...求你把里面都灌满哥的东西...这样我就不会想着用别的来填了..."

"하..."  "哈..."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제 속도 모르고 위험천만한 말로 조르는 봉구에 예준은 구멍을 벌려 귀두를 끼워 넣었다.
全然不知对方正拼命克制的奉九仍用危险言语撒娇,于是准掰开穴口将龟头抵了进去。


"봉구야. 다시는 알파 페로몬에 젖어서 이렇게 물 흘리지 마. 형 이제 안 참을 거야."
"奉九啊,别再被 alpha 信息素泡得这样淌水了。哥这次可不会忍了。"


예준은 제 투정에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는 봉구에게 입술을 붙였다. 뺨이며 눈가에 쉴 새 없이 키스를 퍼붓고 사랑을 속삭였다. 
예准将嘴唇贴向对自己任性要求只会点头应承的奉九,在他脸颊和眼睑落下密集的吻,呢喃着爱语。

봉구야, 사랑해. 너와 닿고, 너를 숨 쉬게 하는 게 나뿐이라고 말해줘. 사랑해.
奉求啊,我爱你。告诉我只有我能触碰你、让你呼吸。我爱你。



 





찰박거리는 물소리에 눈을 뜬 봉구는 제 안으로 밀려들어 오는 따뜻한 물과 내벽을 긁으며 추삽질을 하는 굵은 손가락에 놀라 버둥거렸다.
被水声惊醒的奉九,被涌入体内的温热水流和在内壁刮擦抽插的粗壮手指吓得挣扎起来。


"헉! 아, 혀,엉... 뜨거워, 흐으... 그만..."
"啊!烫、烫...好烫,呜...停下..."

"봉구야, 깼어? 미안해, 형이 안에 너무 많이 싸버려서..."
"奉九啊,醒了吗?对不起,哥在里面射太多了..."


욕조안에서 앞뒤로 움직이는 예준의 팔뚝에 맞춰 찰박거리는 물소리가 울렸다.
浴缸里随着艺俊前后摆动的手臂,水声啪嗒作响。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압을 줘 빨아올리는 예준에 봉구의 안쪽이 다시 조여들었다. 봉구야, 이러면 긁어내기 힘들어. 땀이 배어 나오는 목덜미에 혀를 누르고, 쪽쪽 입술을 붙여가며 달래는 다정한 목소리와는 달리 손가락은 찌걱거리는 적나라한 소리를 내며 구멍을 들락날락했다.  

선명해지는 의식에 부끄러우면서도 예준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다 기억하고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뻐서 봉구는 푸스스 웃음이 터졌다. 그 실없는 웃음에 둘이 처음으로 악수를 했던 그날, 제 인생을 바꿔버린 그 사랑스러운 웃음이 떠올라서 예준은 제 앞의 봉구를 꽉 끌어안았다. 


예준은 개운하게 씻긴 봉구의 몸을 샤워 가운으로 감싸고 가볍게 안아 들어 다시 침대로 이동했다. 봉구가 잠시 정신을 잃은 사이 교체해둔 뽀송한 시트에 누워 예준은 팔을 벌렸다. 봉구는 자신을 기다리는 그 넓은 품에 안겨들었다. 한참을 얌전히 안겨있던 봉구가 예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숨을 크게 들이켰다. 

다정한 향.  

온몸을 타고 퍼지는 온기에 눈이 뜨거워졌다. 열이 가라앉은 눈동자에 차오르는 눈물에 언젠가 말했던 봉구의 소원이 담겨 있었다. 가쁜 호흡 사이로 겨우 뱉어내는 단어를 예준은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제 가슴속에 눌러 담았다.
全身蔓延的暖意让眼眶发热。退烧后的眼眸里涌出的泪水中,承载着奉九曾说过的愿望。在急促的呼吸间艰难吐露的每个字,艺俊都深深烙进了自己心底。


혀엉...  哼嗯...

응, 봉구야.  嗯,奉九啊。

...형이랑 평양냉면 먹고 싶어요.  ...我想和哥哥一起吃平壤冷面。

응. 또?  嗯。还有呢?

같이 한강에서 러닝도 하고 싶고, 예쁜 카페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싶어요.
想和你一起在汉江边跑步,去漂亮的咖啡馆喝咖啡,听音乐。

응, 그러자.  嗯,就这样吧。

마트에서 장도 보고, 직접 음식도 해 먹고, 소파에 누워서 연프도 보고,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뽀뽀도 하고, 형이랑 떨어지기 싫으니까 그대로 입술을 맞대고 웃다가, 같이 침대로 가서 밤새도록 이야기하고 싶어요. 
想去超市买菜,亲手做饭,躺在沙发上看电影,对视时就接吻,因为不想和哥哥分开所以就这样贴着嘴唇笑着,然后一起到床上彻夜长谈。

형 품에 안겨 잠들고, 형 얼굴을 보면서 깨어나고 싶어요.
想在哥哥怀里入睡,看着哥哥的脸醒来。

별거 없이, 그냥 형이랑 함께 있고 싶어요.
没什么特别的,就是想和哥哥在一起。

형이랑 사랑을 하고 싶어요.  我想和哥哥谈恋爱。


봉구야, 형이랑 같이 하자. 전부 다.
奉九啊,和哥哥一起做吧。全部都要。


우리 같이 그런 사랑을 하자.
我们一起做那种爱吧。







 

눈가를 아른거리는 햇살에 예준은 천천히 눈을 떴다. 
阳光在眼帘上跃动,艺俊缓缓睁开了眼睛。

축축하게 제 것을 감싸는 따뜻한 감촉, 예준은 제 눈앞에 보이는 자국으로 흥건한 목덜미에 입을 맞추고 코를 묻고 폐부를 부풀려 체향을 들이켰다. 어젯밤 지친 몸으로 제게 기대 늘어진 봉구의 몸을 손수 씻겨줬던 것이 떠올랐다. 봉구의 작은 배가 통통하게 부풀 정도로 안쪽을 가득 채운 제 정액을 빼주고, 같은 바디워시로 씻고, 같은 바디로션을 꼼꼼히 발라주고 품에 안아 침대로 왔던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温热湿润的触感包裹着属于他的部分,艺俊将嘴唇贴在眼前这片泛红的颈窝上,埋入鼻尖深深吸气让肺部充满对方的体香。昨夜亲手为疲惫不堪瘫软在自己身上的奉久清洗身体的记忆浮现眼前。记得自己帮奉久排出那些把小腹撑得圆鼓鼓的内里精液,用同款沐浴露清洗,抹上同款身体乳仔细揉开,再抱着他回到床上。

잠들기 직전 다시 마주한 그 눈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저도 모르게 발갛게 부푼 구멍을 벌려 제 것을 밀어 넣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얕은 허리 짓에 기쁜 신음을 흘리다 지쳐 잠든 봉구를 그대로 끌어안고서 자신도 까무룩 잠들었던 것 같다.
临睡前再度对视的那双眼睛实在太过可爱,不知不觉就掰开那处红肿绽开的穴口把自己的东西顶了进去,在浅缓抽插间听着奉久漏出欢愉呻吟直至力竭睡去,就这么搂着他自己也沉入了黑甜梦乡。

산뜻한 바디로션 향에 조금 쌉쌀한 땀 냄새, 달달한 살냄새가 섞여 예준의 폐부 깊숙한 곳까지 밀려들어 왔다. 코가 녹을 듯한 달달한 향, 몸이 붕 뜨는 듯한 솜사탕 맛, 물이 흥건하게 터져 나와 흐르는 찐득한 복숭아 냄새 같은 주변 사람들이 말했던 봉구의 페로몬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지만 예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清爽的身体乳香气混着微苦的汗味与甜腻体香涌入艺俊肺叶深处。虽然完全没感受到旁人所说的那种奉久费洛蒙——仿佛鼻腔要融化的甜香、身体漂浮般的棉花糖滋味、或是汁水丰沛的黏腻蜜桃气息——但艺俊毫不在意。

예준은 발갛게 달아오른 목덜미를 잇자국이 나지 않도록 입술로 살짝 찍어눌렀다. 입술에 닿은 봉구의 목덜미에선 예준과 같은 향이 피어올랐다.
艺俊用嘴唇轻压发烫的颈窝避免留下齿痕。唇瓣触碰的奉久肌肤上,正蒸腾起与自己相同的气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