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화. 명절입니다 (3) 316 話. 過節了 (3)
“어서 오세요, 노아 씨!”
「歡迎光臨,諾亞先生!」
얼굴은 괜찮아 보이네. 묻고 싶은 건 많았지만 일단은 눌러두었다. 명절이잖아. 이왕이면 마음 편하게 보내야지. 노아 씨가 먼저 이야기를 꺼낸다면 당연히 들어주겠지만, 그럴 생각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약간 불안해하는 기색이 보였다.
臉色看起來還不錯。雖然有很多想問的,但還是先忍住了。畢竟是過節嘛。既然如此,就該輕鬆度過。如果諾亞先生主動提起,我當然會聽,但他似乎沒有這個打算。反而還流露出一絲不安。
아직은 말하고 싶지 않은 거구만.
看來他還不想說啊。
“이제 송편 빚을 건데 딱 맞춰 잘 왔어요. 노아 씨도 한복 입으면 좋을 텐데, 한 벌 보내 달라고 할까요?”
「現在要開始做松餅了,你們來得正好。盧亞先生如果也穿韓服的話會很好看,要不要請人送一套過來?」
이왕이면 내일 한복 입고 오라는 말에 노아가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聽到我說既然來了,明天就穿韓服過來吧,盧亞猶豫了一下,然後點了點頭。
“네.” 「是。」
“좋아하는 색 있어요? 노아 씨 도포 같은 거 잘 어울릴 듯한데.”
「有喜歡的顏色嗎?盧亞先生好像很適合穿道袍。」
뭘 입어도 외모가 다 받쳐 주겠지만. 노아를 끌어다 한쪽에 있는 테이블 의자에 앉혔다. 테이블 위에는 송편 반죽과 소가 놓여 있었다. 송편 만들기 세트를 사서 색색별로 반죽 덩어리를 만들고 소도 넣기만 하면 되었다.
反正他不管穿什麼,顏值都能撐得起來。我把盧亞拉到旁邊的桌椅上坐下。桌上放著松餅麵團和內餡。只要買了松餅製作組合,把麵團搓成各種顏色,再把內餡放進去就行了。
“나물만 무치면 끝나나?” 「只要涼拌菜弄好就結束了嗎?」
명우가 손을 씻으려는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걸 눈치챈 예림이가 물덩이를 만들어 주었다.
明宇似乎想洗手,環顧了四周。藝琳察覺到這點,便變出了一團水。
“물 필요하면 말만 하세요~”
「需要水的話,說一聲就好囉~」
전 부치는 유현이 옆에서 명우가 나물을 다듬기 시작했다. 나물이 담긴 그릇을 들고 잠깐 사라졌다 돌아오니 나물이 데쳐져 있었다. 자꾸 음식 만드는데 쓰려니 이스무아르에게 미안해지네.
明宇在煎餅的宥賢身旁開始整理起野菜。他端著裝有野菜的碗暫時消失,回來時野菜已經燙好了。老是讓伊斯穆阿爾幫忙做菜,真是不好意思。
얼마 지나지 않아 완성된 전과 나물을 플라스틱 통에 차곡차곡 담아 뚜껑을 덮었다. 그러곤 다 같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송편을 빚기 시작했다.
沒過多久,做好的煎餅和涼拌菜就整齊地裝進塑膠盒裡,蓋上蓋子。接著,大家圍坐在桌邊,開始做起松餅。
명우 손재주야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사람들도 조물조물 예쁘게 송편을 만들었다. 그러다 예림이가 질렸는지 슬금슬금 반죽 크기를 키워 갔다.
明宇的手藝自然不在話下,其他人也巧手捏出漂亮的松餅。後來,藝琳似乎是膩了,便悄悄地把麵團越做越大。
“이거 봐요, 토끼.” 「你看,兔子。」
동그랗게 웅크린 분홍 토끼를 내밀며 예림이가 웃었다.
藝琳遞出一個圓滾滾的粉紅色兔子,笑著說道。
“귀엽네. 먹기 아깝겠다.” 「真可愛。捨不得吃。」
“아저씨 줄게요.” 「給大叔您。」
그러곤 삐약이 만들겠다며 송편을 둥글게 뭉치기 시작했다. 너무 크게 만들면 잘 안 익을 텐데.
說完,他便開始將松糕揉成圓形,說是要做小雞。做得太大的話,恐怕會不容易熟。
“형.” 「哥。」
그때 유현이도 송편을 내밀어 왔다. 하얀색, 음.
這時,宥賢也遞來了松糕。白色的,嗯。
“강아지?” 「小狗?」
“응. 형 줄게.” 「嗯。要給哥的。」
“고마워. 잘 만들었다, 귀여워.”
「謝謝。做得很好,很可愛。」
내 동생 손재주도 좋지. 토끼 옆에 강아지를 놓아두는데 이번에는 노란색 반죽으로 만든 송편이 쑥 내밀어졌다.
我弟弟的手藝真好。他把小狗放在兔子旁邊,這次,一個用黃色麵團做成的松片悄悄地遞了過來。
“저도, 이거.” 「我也,這個。」
“와, 용이네요? 노아 씨예요?”
「哇,是龍耶?是諾亞先生嗎?」
“저라고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닌데, 유진 씨 주고 싶어서요.”
「雖然不是想著我做的,但想送給宥真先生。」
“고마워요. 멋진데요.” 「謝謝。很帥氣呢。」
토끼 옆에 나란히 용을 놓아두었다. 이제는 명우 차롄가, 했는데 명우는 평범한 모양의 송편을 빚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 시선을 눈치채곤 미소 짓는다.
我把龍形麵糰和兔子麵糰並排放好。接下來輪到明宇了,但他卻在捏著普通形狀的鬆餅。他注意到我的視線後,便露出微笑。
“어차피 내가 만든 것만 먹고 싶어질걸.”
「反正你只會想吃我做的東西。」
모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자신감을 내보이며 명우가 송편을 내려놓았다. 아직 찌기 전인데도 무심코 군침이 돌았다. 그냥 송편인데, 재료도 평범한데, 그래도 보통 맛이 아니겠지.
明宇放下鬆餅,展現出形狀不重要的自信。鬆餅還沒蒸,我卻不自覺地流口水了。明明只是鬆餅,材料也很普通,但味道肯定不一般吧。
다 빚어진 송편들을 솔잎을 깐 찜기에 넣었다. 명우가 대장간에서 쪄 오겠다며 찜통째로 사라졌다. 그사이 옥상정원을 정리했다.
我把捏好的鬆餅放進鋪著松針的蒸籠裡。明宇說要去鐵匠鋪蒸,然後就抱著蒸籠消失了。趁這段時間,我整理了屋頂花園。
“참, 아저씨. 현아 언니가 내일 피신 와도 되냐고 묻던데요.”
「對了,大叔。賢兒姊姊問說她明天能不能來避難?」
“피신?” 「避難?」
“네. 사육소에 볼일 있다며 튈 거랬어요.”
「對。她說她要以在飼育所有事為由溜走。」
잔소리 피하려는 거구나. 是想躲避嘮叨吧。
“물론 와도 되지.” 「當然可以來。」
음식 모자라진 않을까. 선물로 들어온 고기 좀 꺼내야겠다.
食物會不會不夠啊?得把收到的肉拿出來一些。
“알은 아직 깨어나려면 멀었을까요?”
「蛋還要很久才會孵化嗎?」
“응? 글쎄다.” 「嗯?這個嘛……」
“어떤 정령이 태어날지 궁금해요. 설마 린이처럼 도마뱀은 아니겠죠.”
「不知道會誕生出什麼樣的精靈呢。該不會像凜一樣是蜥蜴吧。」
-당연히 아냐! 「當然不是!」
어느새 내 손등 위로 기어 올라온 이린이 말했다.
<p>不知不覺間,爬到我手背上的伊琳開口說道。</p>
-린이가 도마뱀 모습으로 나온 건 이 세계에선 불의 정령의 형태가 도마뱀이 제일 유명해서 그래!
-凜兒會以蜥蜴的模樣出現,是因為在這個世界,蜥蜴是火焰精靈最廣為人知的形態!
제일 유명하다면, 샐러맨더? 最有名的是,火蜥蜴?
“그럼 물의 정령은 운디네로 태어나는 건가. 운디네가 어떻게 생겼더라.”
「那麼水的精靈是溫蒂妮嗎?溫蒂妮長什麼樣子來著?」
“여자 모습이요.” 「是女人的模樣。」
예림이가 물의 정령에 대해 검색해 봤다면서 말했다.
藝琳說她搜尋過水之精靈的資料。
“말처럼 생긴 켈피도 유명하대요. 켈피는 귀여울 것도 같지만…….”
「聽說長得像馬的凱爾派也很有名。凱爾派雖然可能很可愛,但是……」
예림이의 표정이 살짝 흐려졌다. 아무래도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藝琳的表情微微黯淡下來。看來兩者她都不滿意。
“린아, 무조건 그 세계에서 유명한 정령 모습으로 태어나는 거야?”
「琳啊,妳是不是一定得在那世界以知名的精靈模樣誕生?」
-린이는 유현이가 원하는 모습이 없어서 그런 거예요, 형. 린이가 태어나는 줄도 몰랐고. 알았으면 형이랑 똑같이 생겼을걸요! 유현이는 형 말곤 생각 안 하니까.
「凜兒是因為沒有宥賢哥想要的模樣,才會那樣的,哥。凜兒連自己會出生都不知道。要是知道的話,應該會長得跟哥一模一樣吧!因為宥賢哥除了哥以外,什麼都不會去想。」
나랑 똑같은 불의 정령이라니. 그건 조금, 그런데.
跟我一樣的火焰精靈。這就有點,但是。
“그럼 물의 정령은 예림이가 원하는 모습대로 태어날까?”
「那麼水之精靈會以藝琳希望的模樣誕生嗎?」
린이가 불만스럽게 양 볼을 부풀리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琳兒不滿地鼓起雙頰,但還是無可奈何地點了點頭。
-응. 흥. 마음에 안 들어.
-嗯。哼。不滿意。
그러곤 유현이한테 쪼르르 가 버린다. 이린의 말에 예림이가 활짝 웃었다.
接著便小跑步地跑向宥賢。藝琳聽了伊琳的話,燦爛地笑了。
“원하는 모습이라니! 아저씨, 뭐가 좋을까요? 곰? 토끼? 정령이니까 합칠 수도 있겠죠?”
「想要的模樣!大叔,什麼比較好呢?熊?兔子?因為是精靈,所以也能合體吧?」
“뭐든지 예림이 네가 바라는 대로, 지.”
「無論什麼,都照著藝琳妳所希望的去做,嗯。」
“바로 태어나진 않겠죠? 고민해 봐야겠어요. 요정 날개를 다는 건 어떨까요? 소영이 언니가 아저씨 새 용 엄청 귀엽다고 하던데.”
「應該不會馬上就出生吧?我得好好考慮一下。要不要裝上妖精翅膀呢?素英姊姊說大叔的新龍很可愛耶。」
예림이가 잔뜩 들떠 하며 온갖 동물들을 다 꺼냈다. 물의 정령 바니바니베어… 저작권 침해되는 건 아니겠지. 그러는 사이 명우가 돌아왔다. 찜통 속에서 반지르르하게 익은 송편들이 테이블 위에 놓여졌다.
藝琳興高采烈地拿出所有動物。水之精靈邦尼邦尼熊……應該沒有侵犯著作權吧。就在這時,銘宇回來了。蒸籠裡油亮亮的鬆糕被放到桌上。
“내 토끼 귀가!” 「我的兔耳朵!」
“강아지 꼬리가…….” 「狗狗的尾巴......」
“용꼬리도요…….” 「龍尾也是……」
분홍 하양 노랑 세 마리가 제각각 부상을 입고 말했다. 어차피 먹을 거라며 세 마리 다 꺼내 접시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粉紅、白色、黃色三隻各自受了傷,開口說道。反正都要吃,便將三隻都拿出來放到盤子上。然後。
“가위바위보로 하자.” 「我們用剪刀石頭布來決定吧。」
얼른 막듯이 말했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들이 내가 어느 걸 먼저 먹을지 경쟁하는 티가 팍팍 났다. 그대로 뒀다간 정원이 반파쯤은 될 기세였다. 가위바위보라는 말에 예림이가 소매를 걷어붙였다.
她連忙開口阻止。那些緊盯著我的視線,明顯在較勁我會先吃哪一個。要是就這樣放著不管,花園大概會被毀掉一半。聽到剪刀石頭布,藝琳便捲起了袖子。
“정정당당하게 가자, 한유현. 삼세판이다.”
「我們光明正大地來吧,韓宥賢。三戰兩勝。」
“한 번에 끝내. 송편 식어.”
「一次解決。松餅要涼了。」
“저도 끼워 주세요!” 「也算我一份!」
셋이 자리에서 일어나 옆으로 옮겨갔다. 제각기 주먹을 쥐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한판 거하게 붙을 듯했다. 옥상 바닥 부수는 건 아니겠지.
三人從座位上起身,移到一旁。各自握緊拳頭的模樣,看來馬上就要大打一場了。應該不會把屋頂地板打壞吧。
“먹으면서 구경해, 유진아.” 「邊吃邊看吧,宥真啊。」
명우가 평범한 송편 접시를 내밀었다. 이걸 평범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윤기 도는 거 봐라. 맛있겠지. 하지만 안 돼. …하나만 살짝 먹을까.
明宇遞出了一盤普通的松糕。雖然不知道這能不能稱作普通。看看那油亮的光澤。肯定很好吃吧。但是不行。……要不要偷偷吃一個就好。
“늦게 내면 무조건 꼴찌야!”
「晚交的無條件是最後一名!」
다들 열 올라 있어서 모를 거 같은데. 으, 으.
大家情緒都很激動,應該不會知道吧。唔,唔。
“…일단 저 송편들부터 먹고.”
「……總之,先吃那些松餅吧。」
“그래. 하긴 내 거 먼저 먹으면 맛없을 거야.”
「好啊。畢竟如果先吃我的,會很難吃。」
그때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쿵, 하고 바닥이 살짝 꺼졌다. 가위바위보의 여파로.
這時,傳來劃破風的聲音。接著,咚地一聲,地面微微下陷。這是剪刀石頭布的餘波。
“현아 언니랑 연습 많이 했는데!”
「我跟賢兒姊姊練習很久了!」
가위를 낸 예림이가 소리쳤다. 유현이와 노아는 주먹이었다. 이긴 둘이 다시 가위바위보를 하고 최종 승리자는 유현이였다. 가위바위보도 스탯이 높으면 더 유리하겠지.
出剪刀的藝琳大喊。宥賢和諾亞出的是拳頭。贏的兩人再次玩剪刀石頭布,最終贏家是宥賢。剪刀石頭布的勝負,能力值高也會比較有利吧。
“자, 형.” 「來,哥。」
유현이가 당당하게 강아지 송편을 내밀었다. 맛있네. 이어 드래곤과 토끼도 차례로 먹었다. 마지막으로 명우가 만든 송편은, 음, 뭐라 말할 수 없이 최고였다. 송편이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네.
宥賢堂堂正正地遞出小狗松餅。真好吃。接著,龍和兔子也依序吃了。最後,明宇做的松餅,嗯,好吃到無法言喻。松餅竟然可以這麼好吃。
“아저씨, 곧 방송 시간이에요.”
「大叔,快到播出時間了。」
예림이의 말에 다 같이 집으로 들어갔다. 노아 씨는 좀 머뭇거리긴 했지만 얼른 오라는 손짓을 거부하진 않았다. 음식을 주방에 가져다 놓고 소파에 앉았다. 무릎 위로 폴짝 올라오는 피스를 안아 주며 TV를 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p>聽了藝琳的話,大家一起進了屋。諾亞先生雖然有些猶豫,但並沒有拒絕要他趕緊過來的手勢。將食物拿到廚房後,我坐在沙發上。抱起跳到我膝蓋上的皮斯,打開了電視。沒過多久,一張熟悉的臉孔出現了。</p>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각성자 관리실 실장 송태원입니다.]
[各位國民,大家好。我是覺醒者管理室室長宋泰元。]
와… 딱딱하다. 굳었어. 평소에도 좀 딱딱한 편이셨지만 지금은 뻣뻣함까지 더한 나무토막 같았다. 어두운 색의 낙낙한 두루마기를 걸치고 있었지만 가슴 부분은 전혀 느슨해 보이지 않았다. 그냥 딱 맞다.
哇……好僵硬。僵住了。他平常就有些僵硬,但現在卻像塊硬邦邦的木頭。雖然穿著深色的寬鬆長袍,但胸口部分卻絲毫不顯寬鬆。就是很合身。
“송 실장님 방송 진짜 안 맞나 봐요.”
「宋室長好像真的不適合上節目。」
“그러게. 카메라 너무 노려보신다.”
「就是說啊。他一直瞪著鏡頭。」
[…차량에 던전브레이크 대비 안전 용품을 갖추시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던전브레이크 발생 시 대피소 위치를 미리 확인하시고 대피소와의 거리가 멀 시 문과 창문을…….]
[……請勿忘記在車輛中準備地城崩壞應對安全用品。地城崩壞發生時,請事先確認避難所位置,若距離避難所較遠,請關閉門窗……。]
책 읽는 것 같았다. 눈동자의 움직임이 전혀 없는 거 보면 전부 외워서 말하는 모양이었지만. 열심히 추석 연휴 주의 사항을 말한 송 실장님이 마지막으로 인사를 했다. 어쩐지 박수라도 쳐 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p>感覺像在讀書。看他眼睛完全沒動,應該是全部背下來才說的。宋室長努力地說完中秋連假注意事項後,最後向大家問好。總覺得好像該拍手。</p>
“현아 씨는 방송 안 된대?”
「賢兒小姐不能上節目嗎?」
“음, 네. 안 나오나 봐요. 와, 난리 났다. 녹화한 거 소문 퍼져서 왜 안 해 주냐고 사람들이 방송국 욕하고 있어요.”
「嗯,對。好像沒出來。哇,亂成一團了。錄影的事情傳開後,人們都在罵電視台,說為什麼不播。」
예림이가 폰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그러게 왜 방송 안 하냐. 뭐 어때서. 도포 입은 거 보니 멋지기만 하던데.
藝琳看著手機說道:「就是啊,為什麼不直播?有什麼關係,我看他穿道袍的樣子很帥啊。」
얼마쯤 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돌아왔다. 나와 예림이가 앞에 서고 유현이와 명우는 비스듬하게 뒤에 서 있었다.
我們等了一會兒,終於輪到我們了。我和藝琳站在前面,宥賢和明宇則斜站在後方。
“아저씨, 긴장한 티 나요.”
「大叔,你很緊張喔。」
“저 정도면 멀쩡하잖아. 예림이 넌 너무 웃어서 지적받았으면서.”
「那種程度算很正常了吧。藝琳妳是笑得太誇張才被糾正的。」
긴장했다기보단 어색한 쪽에 가까웠는데. 피스를 안아 들고 있는 내 모습이 TV화면 너머로 비춰졌다. 내가 입고 있는 한복은 반팔의 답호였다. 어차피 상체만 주로 나올 거라 어깨가 좀 넓어 보이는 답호가 좋을 거라고 추천받았다며 유현이가 말했었다. 그에 더해 일반 한복과 자기 것과 같은 쾌자까지 안겨 줬었지.
與其說緊張,不如說更接近尷尬。我抱著皮斯的身影映照在電視螢幕上。我身上穿的韓服是半臂的褡護。宥賢說過,反正主要只會拍到上半身,所以他推薦我穿能讓肩膀看起來寬一點的褡護。除此之外,他還給了我一套普通的韓服,以及一件和他自己一樣的快子。
확실히 평소보다 덩치가 좀 더 커 보이긴 하지만… 그래 봤자 양옆의 둘이, 너무, 음.
確實看起來比平常更壯碩一些,但……就算如此,他兩旁那兩位,實在是,嗯。
[안녕하세요.] [您好。 ]
내가 말했다. 다른 셋도 차례로 인사했다.
我說道。其他三人也依序問候。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갑작스러운 몬스터 출몰 사태에 많이들 놀라셨겠지만 다행히 예년과 다름없는 풍성한 한가위가…….]
[中秋連假各位都過得好嗎?雖然突如其來的怪物出沒事件讓許多人嚇了一跳,但所幸今年也和往年一樣,是個豐收的中秋佳節……]
인사말은 대부분 나 혼자만 했다. 예림이가 서너 마디 끼어드는 정도에 명우가 한마디 하고, 유현이는 조용했다. 마지막으로 피스 앞발 하나를 들어 흔들어 주며 명절 인사 방송이 끝났다.
問候語大部分都是我一個人在說。藝琳會插話個三四句,明宇會說一句,宥賢則很安靜。最後,和平舉起一隻前腳揮了揮,新年問候廣播就結束了。
“뭐, 잘 찍었네.” 「嗯,拍得不錯。」
조오금 쪽팔렸다. 그래도 애들 예쁘게 나왔으니 녹화본 잘 보관해 둬야지.
有點丟臉。不過孩子們拍得很漂亮,錄影檔要好好保存起來。
추석 날 아침, 차례상이 두 개 차려졌다. 하나는 예림이가 직접, 다른 하나는 유현이가 날 앉혀 놓고 도맡았다. 유현이의 손끝에서 불이 탁 튀며 네 개의 초에 불이 차라락 켜졌다.
中秋節早上,擺了兩張祭桌。一張是藝琳親手擺的,另一張是宥賢把我按坐在那裡,由他全權負責。宥賢指尖冒出火光,四根蠟燭啪地一聲點燃了。
“음식 놓는 순서 맞는지 모르겠어요.”
「我不知道擺放食物的順序對不對。」
“괜찮아, 괜찮아. 정성이야. 잘 지내고 있어요, 하고 절 올리자.”
「沒關係,沒關係。心意最重要。就當作是過得很好,然後行個禮吧。」
셋이 나란히 서서 절을 올렸다. 피스와 삐약이가 뭐하나, 하고 우리를 쳐다보았다.
三人並排站著行禮。皮斯和嗶呀看著我們,不知道我們在做什麼。
“이다음에, 향 피우고 술 올리던가?”
「接下來,是要點香、獻酒嗎?」
나도 제대로 차려 보는 건 처음이라. 그렇게 차례를 지내고 상을 치웠다. 할 일 하나 끝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는 뭐.
我也是第一次正式祭拜。就這樣依序祭拜完,然後收拾供桌。感覺好像完成了一件事。現在嘛。
“아니, 왜 죄다 모야!”
「不是啊,怎麼全都是莫雅!」
윷가락 네 개가 전부 뒷면이었다. 문현아가 손으로 윷짝을 쓸어 쥐며 웃었다.
四根柶子全都背面朝上。文賢娥用手抓起柶子,笑了。
“한 번 더!” 「再來一次!」
“이거 완전 선 잡으면 승리 아닙니까. 봐, 또 모야!”
「這根本是只要搶到先機就贏了吧。你看,又聚集了!」
예림이와 노아는 몇 번 다른 게 나오기도 했지만 그것도 초반 잠깐이었다. 익숙해지자마자 나와 명우를 제외하곤 죄다 모였다.
藝琳和諾亞雖然也曾出現過其他牌,但那也只是初期短暫的現象。一旦熟悉之後,除了我和明宇之外,所有人都聚集在一起了。
“모 나와도 다시 던지기 없기 해요! 아니, S급들은 눈 감고 안 쓰는 손으로 던지기!”
「就算出來了也不准再丟!不,S 級們要閉著眼睛用不常用的那隻手丟!」
“눈 감았다, 형님. 어이차!”
「我閉上眼睛了,哥。哎唷!」
“아 왜 또!” 「啊,你又怎麼了!」
사기다. 이래서야 어쩔 수가 없었다.
詐欺。這樣一來,就無可奈何了。
“화투도 있긴 합니다만.” 「雖然也有花牌啦。」
“애들 빠지면 딱이겠네. 네 명도 괜찮은데, 송 실장님 부를까?”
「等孩子們睡了就剛好。四個人也行,要不要叫宋室長過來?」
“에이, 바쁘실 텐데요.” 「哎,您那麼忙。」
“여기 오는 게 휴가야. 보나마나 높으신 분들 경호원 노릇이나 하고 있을걸.”
「來這裡就是休假了。用膝蓋想也知道,他八成在當那些大人物的保鑣。」
그런가. 망설이다가 휴대폰을 들었다.
是嗎。我猶豫了一下,拿起手機。
[송 실장님, 저희 집에 모여서 화투 치는데 오시지 않을래요?]
[宋室長,我們家裡在玩花牌,您要不要過來?]
그냥은 안 올 테니까.
<p>他不會就這樣過來的。</p>
[점 오백인데. 단위는 만 원. S급 네 명. 어쩌면 세성 길드장도 끼어들지도 몰라요. 그럼 싸움 날 확률 한 88퍼?]
[點數五百。單位是萬元。S 級四名。或許連醒獅公會會長也會介入。那麼打起來的機率大概是 88%?]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p>沒過多久,回信就來了。</p>
[확인만 하겠습니다.] [我只是確認一下。]
일단 오면 끝이지 뭐. 문현아가 인벤토리에서 담요를 꺼내 바닥에 접어 깔았다. 나도 화투 패를 꺼내 착착 섞었다.
來了就完了嘛。文賢娥從物品欄中拿出毯子,摺疊後鋪在地上。我也拿出花牌,俐落地洗著牌。
“명우 너 화투 칠 줄 알아?”
「明宇,你會玩花牌嗎?」
“패는 볼 줄 아는데 점수 계산은 잘 못 해.”
「牌是會看,但不太會算分數。」
“송 실장님 오기 전에 도련님, 낄래?”
「宋室長來之前,少爺,要不要也來玩?」
“언니! 저도 화투 칠 줄 아는데!”
「姊姊!我也會玩花牌!」
“뭐? 예림이 네가 왜 화투를 칠 줄 알아?”
「什麼?藝琳妳怎麼會打花牌?」
“작년에 교실에서 잠깐 유행했어요.”
「去年在教室裡流行過一陣子。」
세상에, 중학교에서 화투라니. 天啊,國中生竟然在玩花牌。
“아님 우리끼리 치게 화투 더 있어요?”
「還是我們自己玩的花牌還有嗎?」
…있긴 한데 줘도 되나. 유현이와 노아야 성인이지만 예림이는 너무 어린데.
……是有的,但能給嗎?宥賢和諾亞都成年了,但藝琳還太小了。
“노아 씨, 혹시 화투 칠 줄 알아요?”
「諾亞先生,你會玩花牌嗎?」
“처음 들어봐요, 그거.” 「我第一次聽到這個。」
역시 모르는구나. 果然不知道啊。
“유현이 넌.” 「宥賢你啊。」
“몰라.” 「不知道。」
그럴 줄 알았다. 이럴 수가, 예림이 혼자 알다니. 요즘 애들이란. 예림이가 새 화투 패를 꺼내 들곤 으스대며 유현이와 노아를 바라보았다.
我就知道。怎麼會這樣,藝琳居然自己知道。現在的孩子啊。藝琳拿出新的花牌,得意地看著宥賢和諾亞。
“자자, 그림을 잘 봐요. 이게 다 짝이 있어.”
「來來,看清楚這幅畫。這都是成雙成對的。」
…화투 패 내려놓는 손놀림도 예사롭지 않았다. 예림이가 둘에게 규칙을 가르쳐 주고 내가 명우에게 점수 계산법을 가르쳐 주는 사이 벨이 울렸다. 송 실장님이었다. 정말로 일하다 왔는지 답답한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다.
……她放下花牌的動作也非比尋常。在藝琳教兩人規則,我教明宇計算分數的時候,門鈴響了。是宋室長。他穿著令人感到悶熱的西裝,看來真的是工作到一半趕來的。
“송 실장님! 딱 한 판만!”
「宋室長!就玩一局就好!」
묵직한 시선이 나를 내려다보았다. 이어 다른 사람들을 차례로 살펴보곤 입을 열었다.
厚重的視線俯瞰著我。接著又依序看了其他人,然後開口說道。
“…안 됩니다.” 「…… 不行。」
“가실 때 선물세트 잊지 마시고요. 깜박하시면 댁까지 직접 배달해 드릴 겁니다. 싼 거예요.”
「離開的時候別忘了拿禮物,要是忘了,我會親自送到你家。很便宜的。」
“한유진 씨.” 「韓宥真先生。」
짧은 부름에 복잡한 심경이 녹아든 듯했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으시겠지. 하지만 오늘은 명절이잖아.
那聲簡短的呼喚,似乎融匯了複雜的心情。他心裡肯定思緒萬千吧。但今天可是節日啊。
“아, 송 실장 뭐하나, 얼른 와서 안 앉고. 송 실장님 있으면 점 오백 원! 없으면 점 오천만 원!”
「啊,宋室長在幹嘛,還不快過來坐下。有宋室長在,一點五百元!沒有的話,一點五千萬!」
문현아가 소리쳤다. 오천은 나도 부담입니다만. 화투판에서 집 날아가겠다. 결국 송태원은 돈을 걸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의 손에 들린 패가 미니어처 장난감 같다.
文炫雅大喊:「五千萬對我來說也是負擔啊!這樣下去房子都要輸光了。」宋泰元最終在不賭錢的條件下入座。他手中的牌看起來就像迷你玩具。
파멸의 원 턴 킬 윷놀이와 달리 화투는 S급이라 해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특히 송 실장님은.
<p>和「毀滅性一擊」的擲柶遊戲不同,花牌即使是 S 級也束手無策。特別是宋室長。</p>
“쌌다! 또 쌌다!” 「拉了! 又拉了!」
문현아가 껄껄 웃었다. 연속으로 싸 버린 송태원이 무심하게 자신의 패를 바라보았다. 운이 너무 없으셨다. 그리고 옆에서는.
文賢雅呵呵笑了起來。宋泰元連續輸了幾把,漫不經心地看著自己的牌。他的運氣實在太差了。而旁邊則是。
“아, 길드장님 쪼잔하게 굴지 말고 마석 걸자, 마석! A급 이상!”
「啊,會長大人別那麼小氣,我們來賭魔石吧,魔石!A 級以上!」
예림이가 한 재산 마련하려 들고 있었다. 얘들아, 바로 뒤에 송 실장님 계신다.
藝琳正打算賺一筆財富。孩子們,宋室長就在你們身後啊。
규칙을 바꿔서 윷놀이를 다시 시도해 보고, 열심히 먹기도 하고, 가려는 송 실장님 발목 잡기도 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졌다. 달 보고 소원 빌자며 우르르 옥상정원으로 나갔다. 커다랗고 둥근 달이 보였다.
規則改變後,我們再次嘗試玩擲柶遊戲,努力地吃著東西,又纏著宋室長不讓他走,不知不覺太陽就下山了。大家嚷著要對月亮許願,便一窩蜂地跑到了屋頂花園。一個又大又圓的月亮映入眼簾。
소원이야 별 거 있나. 그냥. 늘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잃은 사람도 없고, 돌아올 사람은 모두 돌아오고.
願望嘛,有什麼大不了的。就只是,希望每天都能像今天一樣。而且沒有失去的人,所有該回來的人都回來了。
그때 문자가 들어왔다. 這時,一則簡訊傳了進來。
[전 가져다준다더니.] [不是說要送過來嗎?]
소식이 없단 소리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깼네.
沒有消息,這話讓我忍不住笑了出來。醒了啊。
[애들이 다 먹었습니다. 재료 남았으니 직접 부치러 오시죠. 식빵 정도는 구워 줄게요.]
[孩子們都吃光了。材料還有剩,您自己過來煎吧。吐司我倒是可以幫您烤。]
테두리는 직접 떼시고. 邊框請您親自拆下。
그리고 얼마 후, 약간의 소동이 일었지만 송 실장님에게 잡혀 간 사람은 다행히도 없었다.
然後沒過多久,雖然發生了一點騷動,但幸好沒有人被宋室長抓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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