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지금은 약한 척
第 49 話 現在裝弱
쾅! 砰!
요란한 소리가 단잠에 빠져 있던 내 귓가를 두들겼다. 아마도 닫혀 있던 문을 여는 소리인 듯했다. 아님 부쉈거나.
喧鬧的聲音敲打著正沉睡中的我的耳邊。大概是打開了關著的門的聲音。或者是被撞壞了。
이어 약자의 예감이 찌릿한 경고를 보내왔다. 효과가 네 배라서인가 신기하게도 상대의 등급과 적성까지 느껴졌다.
接著弱者的預感發出刺痛的警告。或許是因為效果加倍了四倍,奇妙地甚至能感受到對方的等級和適性。
지금 다가오고 있는 각성자는 스탯 S급에 SS급 스킬을 지니고 있으며 주 공격 적성 속성은 화염이었다.
現在正接近的覺醒者擁有 S 級的能力值和 SS 級的技能,主要攻擊屬性是火焰。
유현이네. 是柳賢他們。
거기에 예림이와 김성한도 있었다.
還有禮琳和金成漢也在那裡。
유현이가 점점 가까워지자 약자의 예감이 더욱 강하게 발동되었다. 당장 도망 안 치고 뭐 하냐고 귀에다 대고 찡찡거리는 느낌이었다. 동시에 공포 저항이 괜찮아, 문제없어 하고 진정 효과를 발산한다.
隨著柳賢越來越近,弱者的預感更加強烈地啟動了。彷彿在耳邊嘀咕著「不趕快逃跑要幹嘛啊」的感覺。同時,他散發出「恐懼抗性還不錯,沒問題」的鎮定效果。
무서운 놈이다 개쫄려! VS 고작 S급이잖아 쫄지마! 쯤 된다고 할까. 물론 승자는 후자였다. L급 스킬인걸.
真可怕的傢伙,狗都怕了!VS 不過是 S 級而已,別怕!大概就是這種感覺吧。當然贏家是後者。畢竟是 L 級技能。
‘일주일 동안 A급 이상과 마주치면 이 난리인 건가. 귀찮네.’
「一週內只要遇到 A 級以上就會這麼慌張嗎?真麻煩。」
예감 스킬도 끌 수 있나. 그래도 켜 놓는 게 지금 내 상태 감추기엔 좋겠지. A급 이상의 접근을 빠르게 알아챌 수 있으니까.
預感技能也能關掉嗎?不過還是開著比較好,這樣能掩飾我現在的狀態。能快速察覺 A 級以上的接近。
끼이익. 吱——。
창살이 우그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아예 우득, 하고 부러져 나간다.
鐵欄杆發出扭曲的聲音。接著「咔嚓」一聲,整根斷了下來。
이제 슬슬 깬 척해도 되려나. 피스가 너무 잠잠해서 내가 먼저 깨어나면 이상할 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더럽게 예민한 S급 동생이라면 내가 잠든 척한 걸 눈치챌 거 같았다.
現在該假裝醒來了吧。Peace 太安靜了,如果我先醒來反而會很奇怪。但如果是那個敏感到不行的 S 級弟弟,應該會察覺我是假裝睡著的。
그냥 약 좀 덜 먹었다고 치자.
就當作只是藥量少吃了一點吧。
“…형.” 「……哥。」
묵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沉重低沈的聲音傳來。
보자, 일단 놀란 척을 해야 하나? 누가 갑자기 다가오니까 겁먹었다가 동생 목소리 듣고 놀라고도 반가우면서 안심하는 게 무난한 반응이겠지.
看看,先裝作嚇了一跳好了?誰會突然靠近,先嚇一跳,聽到弟弟的聲音又驚又喜,還帶著安心,這應該是最自然的反應吧。
고개를 천천히 옆으로 돌리며 눈을 살짝 떴다. 아직 약간 무서워하는 느낌으로.
慢慢地把頭轉向一旁,微微睜開眼睛。還帶著一點害怕的感覺。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동생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고, 걱정이 그득하네. 이쯤에서 안도 어린 미소를 지어 주면 되겠지. 아직 잠은 덜 깼고, 반가움도 담아서.
映入眼簾的是正俯視著我的弟弟的臉。哎呀,滿滿的擔憂啊。這時候露出帶著安心的微笑就好了。還沒完全醒來,也帶著一點喜悅。
…이 짓도 쉽지 않군.
…這事也不簡單啊。
“…유현아, 너 맞지……?” 「……宥賢啊,是你吧……?」
“응, 형. 괜찮아?” 「嗯,哥。你還好嗎?」
“어… 으응.” 「嗯…嗯嗯。」
나는 무력하고 불쌍한 납치 피해자입니다. 갑자기 납치당해 낯선 곳으로 끌려와 갇혀 버렸지요.
我是一個無助又可憐的綁架受害者。突然被綁架,帶到一個陌生的地方被關起來了。
그것도 각성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스탯 F급짜리로 여태껏 평범하고 무난하게 살아온 비각성자에 가까운 상태인 것이다. 당연히 겁에 질려 있고 아무튼 무섭고 두렵고 구하러 와 준 동생이 반갑고 고마워서 매달려 눈물이라도 시발 적당히 하자.
而且還是剛覺醒不久,屬於屬性 F 級的狀態,幾乎是個平凡無奇、過著平淡生活的未覺醒者。當然害怕得要死,總之就是又害怕又恐懼,看到來救我的弟弟感到既高興又感激,乾脆就抓著他哭一場吧。
와 다행이다, 살았다 하는 표정을 적당히 지어 주며 약 기운이 가셔 가는지 작게 꼼질대는 피스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我擠出一副「太好了,我活著」的表情,抱著那個隨著藥效漸漸消退而微微動彈的 Peace。然後坐了起來,
“윽.” 「唔。」
“형?” 「哥?」
발목 다친 거 깜박했어.
我忘了腳踝受傷了。
날 안심시키려는 듯 풀어져 있던 유현이의 얼굴이 금세 딱딱하게 굳어졌다. 반응한 건 녀석만이 아니었다.
似乎是為了安慰我,原本放鬆的柳賢臉色立刻變得僵硬。反應的可不只有他一個。
“방금 무슨 소리예요? 아저씨 목소리 맞죠? 설마 다쳤어요? 미친 어떤 새끼가!”
「剛剛說了什麼?是大叔的聲音吧?難道受傷了?他媽的是哪個混蛋!」
“부상당하신 겁니까? 아니 그렇잖아도 허약한 분께 무슨 짓을! 당장 힐러 불러오겠습니다.”
「您受傷了嗎?不,不是這樣的,怎麼能對體弱的人做出這種事!我立刻去叫治療師來。」
예림이와 김성한의 목소리도 끼어들었다. 예림아, 고운 말 쓰자. 성한 씨보다 더하면 어쩌니.
也夾雜著예림和김성한的聲音。예림啊,要說好聽的話。比성한先生還過分怎麼辦。
이어 동생이 날 안아들었다. 악, 잠깐만. 힐러 불러온다잖냐.
接著弟弟抱住了我。啊,等等。不是說要叫治療師來嗎。
‘이걸 밀쳐낼 수도 없고…….’
「這個也推不開……」
틀림없이 형, 평소보다 힘이 강해진 거 같은데? 하고 눈치채 버릴 놈이니.
毫無疑問,哥哥,你的力量好像比平時更強了吧?這種事他肯定會察覺的。
“아니, 못 걸을 정도는 아닌데…….”
「不,不至於走不了......。」
그렇다고 강하게 싫다 놔라 꺼져라 할 수도 없었다. 나는 폭력까지 당해 겁에 질려 있을 게 분명한 납치 피해자니까. …언제까지 이래야 하지. 슬슬 평소처럼 행동하면 안 될까. 너무 빠른가.
雖然如此,我也不能強硬地說討厭、放開我、滾開。畢竟我是被綁架受害者,肯定因為遭受暴力而驚恐不已。……到底要這樣持續到什麼時候呢。能不能慢慢開始像平常一樣行動呢。會不會太快了。
“어떤 새끼예요? 어떤 새끼가 아저씰 다치게 한 거예요?”
「是什麼傢伙?是什麼傢伙把大叔弄傷了?」
나를 안아들고 문 쪽으로 걸어가는 유현이 옆으로 예림이가 바싹 붙으며 화난 목소리로 연신 캐물어 왔다. 그놈, 내가 이미 죽였는데.
抱著我朝門口走去的柳賢旁邊,藝琳緊貼著他,用生氣的聲音不停地追問著。那傢伙,我已經殺了啊。
“…잘 기억이, 안 나.”
「……記不太清楚了。」
잠에서 막 깨서 그런가 진짜로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뒈진 놈 얼굴 오래 기억해서 뭐 하겠냐만. 이름이 뭐였더라. 김 뭐였는데.
剛從睡夢中醒來,果然記憶有些模糊。死了的人臉再怎麼記也沒用。名字是什麼來著。金什麼的。
“조금도요? 나잇대나, 아님 키나—”
「一點也不嗎?是年齡,還是身高——」
“박예림 헌터.” 「朴藝琳獵人。」
유현이가 엄한 어조로 말했다.
柳賢以嚴厲的語氣說道。
“그런 것은 우선 안정을 취하게 한 뒤 물어야 하는 겁니다.”
「那種事情應該先讓人冷靜下來再問才對。」
“아… 죄송해요.” 「啊…對不起。」
예림이가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였다. 이것 참, 괜찮다고 할 수도 없고.
藝琳垂著頭,一臉悶悶不樂。這可真是,說沒事也說不出口。
문밖으로 나가자 김성한이 데리고 온 힐러가 보였다. 해연 길드에는 아직 B급 힐러밖에 없었다.
走出門外,便看見金成漢帶來的治療師。海淵公會裡還只有 B 級治療師。
다른 건 몰라도 해연에 힐러 하나는 구해다 줘야 하는데. 날 잡아 전국일주라도 해 볼까.
其他的先不管,至少得給海妍找個治療師才行。要不要找個時間,來個全國巡迴之旅呢?
힐러가 내 발목을 고치고 피스의 약 기운도 제거해 주었다. 하지만 동생 놈은 여전히 날 내려놓지 않았다. 발목 좀 삔 거야 C급, 아니 D급이라도 고칠 수 있는데 이제 좀 놔라.
治療師幫我治好了腳踝,也解除了 Peace 身上的藥力。但那傢伙依然不肯放開我。腳踝只是扭傷,C 級、不,D 級的都能治好,現在拜託你放手吧。
“이젠 내려—” 「現在下來——」
“나는 형을 데려다주고 오겠습니다. 박예림 헌터는 이곳을 조사해 주세요. 주의해야 할 점은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我去送哥哥回去。朴藝琳獵人,請你調查這裡。我想你應該很清楚需要注意的事項。」
“네. 확실하게 처리해 놓겠습니다.”
「是的。我會確實處理好的。」
하얀 사체를 쓰게 할 셈인가. 주의하라는 건 스킬을 들키지 말라는 소리 같고. 유현이 녀석 아무리 그래도 말이야, 예림이는 아직 중학생인데.
打算讓她用白色屍體嗎。說要小心,好像是在提醒別讓技能被發現。雖說柳賢那傢伙怎麼說,禮琳還只是個國中生啊。
“저기, 예림이도 같이 가면 안 될까?”
「那個,能不能讓예림也一起去?」
“걱정하지 마, 형. 내가 있잖아. 아무도 형에겐 손 못 대.”
「別擔心,哥。我在這裡。沒有人能動你一根手指頭。」
아니 그걸 걱정하는 게 아니라. 어차피 시체는 다 녹여 놓았고 나머지는 살아 있으니 괜찮겠지.
不是擔心那個。反正屍體都已經融化了,剩下的人還活著,應該沒問題吧。
그래도 예림이 후견인으로서 한번 주의는 줘야겠다.
不過作為藝琳的監護人,還是得提醒她一次。
결국 차 뒷좌석에 내려놓아질 때까지 내 발은 땅을 디디지 못했다. 자세가 안정되자 피스가 작게 끼잉거리며 내 품을 파고들었다. 귀와 꼬리가 축 처진 게 영 기운이 없어 보인다.
直到最終被放到車後座,我的雙腳才終於踏上地面。姿勢穩定後,Peace 輕輕地發出吱吱聲,鑽進我的懷裡。牠的耳朵和尾巴垂著,看起來一點精神都沒有。
“그래, 그래. 많이 놀랐지? 이젠 괜찮아.”
「對,對。嚇了一跳吧?現在沒事了。」
던전 보스 몬스터라고 해도 아직 애기네, 애기야.
就算是地城首領怪物,也還只是個小孩子呢,小孩子。
유현이가 옆자리에 타고 차가 출발했다. 그러고 보니 여긴 대체 어디쯤인거지. 서울 밖인가?
柳賢坐在旁邊,車子啟動了。說起來,這到底是在哪裡呢?是在首爾外面嗎?
“바로 병원부터 가자. 이참에 건강검진도 전체적으로 받고.”
「先直接去醫院吧。順便做個全面的健康檢查。」
동생 놈이 휴대폰을 꺼내들며 말했다. 아니 갑자기 왜 곤란한 소릴 하냐. 힐러가 치료도 다 해 줬는데!
弟弟拿出手機說道。不是,為什麼突然說這種讓人為難的話。治療師都已經把治療做完了!
“발목 말곤 다친 데 없어.”
「除了腳踝,其他地方都沒受傷。」
배에는 멍이나 좀 들었을 거고. 머리카락 좀 뽑혔고. 내동댕이쳐질 때 어깨랑 등도… 뭐가 많다. 생각보다 굴렀구나.
肚子上大概有些瘀青。頭髮被扯掉了一些。被摔出去的時候,肩膀和背部也……傷得不少。比想像中滾得還要多。
“그리고 지금은, 집에 가고 싶어…….”
「然後現在,我想回家……。」
일부러 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병원만큼은 절대 안 된다. 지금 건강검진 받으면 난리 난다고. 전체적으로 스탯 올라가서 내구도 부터가 달라졌을 텐데, 주사 바늘 안 들어가는 거 보고 대번에 스탯 F급 아니신 듯한데요, 하겠지.
故意用輕弱的聲音說。絕對不能去醫院。現在去做健康檢查會出大事的。整體屬性都提升了,耐久度肯定不一樣了,看針頭都扎不進去,馬上就會說你應該不是屬性 F 級吧。
“그냥 집에 가서 쉬면 안 될까? 오늘은 더 이상 낯선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도 싫고, 검사하려면 또 마취 같은 것도 하게 될 텐데… 한동안은 그런 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
「能不能就回家休息呢?今天我不想再見到陌生人了,要檢查的話還得打麻醉……暫時我一點也不想去想那些事。」
납치 트라우마가 아니더라도 병원은 싫지만. 아무튼 최소한 일주일간은 안 된다고. 내 말에 유현이가 휴대폰을 도로 집어넣었다.
即使不是因為綁架創傷,我也不喜歡醫院。總之,至少一週內不行。聽我這麼說,柳賢把手機又放回了口袋裡。
“미안. 내 생각이 짧았어. 바로 집으로 가자. 정말 아픈 덴 없지?”
「對不起,是我考慮不周。我們馬上回家。真的沒有哪裡痛嗎?」
“괜찮아.” 「沒關係。」
다행이다. 이제 한동안은 건강검진 받으란 소린 안 하겠지. 한시름 놓고 화제를 바꿨다.
真是太好了。接下來一段時間應該不會再被催促去做健康檢查了吧。鬆了一口氣,話題也換了。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찾았네? 나 납치한 놈이 배탈 때까지 모를 거라고 장담하던데.”
「不過比想像中還快找到呢?我還以為綁架我的那傢伙會一直不知道,直到肚子痛才發現呢。」
“MKC 길드장이 귀띔해 줬어.”
「MKC 公會長偷偷告訴我的。」
“MKC 길드장이? 관련이 있었어?”
「MKC 公會長?有關係嗎?」
“배후는 아니고, 관리 소홀이라고 할까. 원래 보내기로 한 사람이 아니었다더군. MKC 내부 명령 전달 체계에 문제가 약간 있어서… 여기서 자세히 말하긴 그렇고, 다른 길드에서 보낸 사람들과는 좀 다르긴 했을 거야.”
「不是背後操控的問題,倒不如說是管理疏忽。本來並不是打算派這個人來的。MKC 內部的命令傳達系統有些問題……在這裡不方便詳說,總之和其他公會派來的人應該有些不同。」
확실히 그렇긴 했다. 등급도 달랐지만 무엇보다 기승수에 대해 관심이 너무 없었다.
確實是這樣。等級不同,但最重要的是對騎乘獸完全沒有興趣。
“난 그냥 MKC에서 인력 아끼는 줄 알았지. 거기 상태가 안 좋네.”
「我還以為 MKC 只是想省人力呢。那邊狀況不太好啊。」
원래는 3년 정도 더 버텼는데. 이러다 회귀 전보다 빨리 망하게 되는 거 아닐까.
本來是撐了大約三年。這樣下去,不會比回歸前還快垮掉吧。
“앞으로는 괜찮을 거야. MKC는 당분간 경호에서 제외될 거고 다른 길드는 길드장들이 직접 방문자 정보를 알려 주기로 했어”
「以後應該沒問題了。MKC 暫時會被排除在護衛之外,其他公會的會長們也答應會直接提供訪客資訊。」
“길드장들이? 바쁘지 않나. 던전도 들어가야 할 테고.”
「公會會長們?他們不忙嗎?還得進地城呢。」
“어쩔 수 없지. 중간에 정보가 바뀔 위험이 있는 한 그게 제일 확실한 방법이니까. 물론 다른 셋 중에 MKC처럼 제 직속 헌터도 제대로 관리 못 하는 길드장은 없지만, 혹시 모르니.”
「也沒辦法。只要中途有資訊變動的風險,那這是最可靠的方法了。當然,在其他三個裡面,沒有像 MKC 那樣連我直屬的獵人都管不好的人,但以防萬一。」
이젠 정말로 내 안전이 위협받을 일은 없겠구만. 아니, 그래도 백 퍼센트 장담은 못 한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 어디 있냐.
現在真的不會再有威脅到我安全的事了吧。不過,還是不能百分之百保證。這世上哪有什麼是完美的。
“그렇게 신경 쓴다 해도 길드원이 배신하지 않는다는 법은 없지 않냐?”
「就算那麼在意,也沒有規定公會成員不會背叛吧?」
사람 속을 어떻게 다 알아. 내 말에 유현이가 조금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怎麼可能完全看透人心。聽我這麼說,柳賢有些猶豫,然後開口了。
“그게, 직속 길드원은 조금 달라. 보통 길드장과 상급 던전을 함께 공략한 사이면 배신 같은 건 안 한다고 봐도 무방하거든. 말하자면… 전우애 같은 거랄까.”
「那個,直屬公會成員就有點不一樣了。通常只要是和公會長一起攻略過高階地城的話,就可以說是不會背叛彼此的。換句話說……有點像是戰友情誼吧。」
“그래?” 「是嗎?」
전우애라니. 하급 헌터 팀에는 그딴 거 약에 쓰려 해도 없었는데. 물론 좋은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다. 얼마 못 가 다들 죽어서 문제지.
戰友情誼啊。低階獵人隊伍裡,即使想用那種東西也根本沒有。當然,也不是沒有好人。問題是沒多久大家都死光了。
신뢰와 우정으로 뭉친 고정 하급 팀도 있기는 했지만 오래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똘똘 뭉친 만큼 그중 한 명이라도 사망하면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와해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조금 잘나간다 싶으면 눈에 거슬려 하는 헌터들이 많았기에 외부에서 공격을 받기도 했다.
雖然也有因信任與友情凝聚而成的固定下級隊伍,但能持久的情況極為罕見。因為團結緊密,只要其中一人死亡,隊伍便無法承受衝擊而瓦解;即使沒有瓦解,只要隊伍稍有成績,就會有許多獵人感到眼紅而心生敵意,甚至遭到外部攻擊。
하나 그런 불상사가 거의 없는 상급 던전 공략팀이라면 끈끈한 전우애가 만들어지고, 계속 이어질 법도 했다.
如果是幾乎沒有發生過那種不幸事件的高級地下城攻略隊,戰友間的深厚情誼本該就此建立,並持續下去。
‘그래도 전우애 같은 걸 믿고 배신당할 일 없다고 생각하다니. 아직 어리긴 어린 건가.’
「竟然還相信什麼戰友情,不會被背叛。果然還是太年輕了。」
이래도 괜찮은 건가, 해연 길드장. 승승장구하는 미래를 알고 있지만 조금 걱정되네. MKC에도 원래는 없었던 흠이 나 때문에 생겨나 버렸으니 그 밖의 것도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었다.
這樣真的沒問題嗎,海妍公會長。雖然知道未來會一帆風順,但還是有點擔心。MKC 本來沒有的瑕疵,卻因為我而出現了,其他的事情也有可能隨時改變。
“그런데 형, 정말로 괜찮은 거 맞아?”
「不過哥,真的沒問題嗎?」
“멀쩡한데? 왜?” 「明明沒事啊?為什麼?」
“아니, 음… 평소와는 조금 달라서.”
「不是啦,嗯……只是和平常有點不一樣。」
의미심장한 소리에 가슴이 뜨끔했다. 설마 내 스탯 변한 걸 눈치챈 건가. 얌전히 있었는데. 하지만 이어진 말은 예상외의 것이었다.
那意味深長的聲音讓我心頭一震。難道他察覺到我的屬性變化了嗎?我明明乖乖地待著。但接下來說的話卻出乎意料。
“파충류 비린내 같은 게…….”
「像爬蟲類那種腥臭味……。」
“…뭐?” 「……什麼?」
“아니, 형한테 냄새가 난다는 건 아니고… 혹시 저주나 독 같은 거 걸리진 않았어?”
「不是說你身上有味道……只是想問問你有沒有被什麼詛咒或毒素纏上?」
…더럽게 예민한 놈. 깜둥이로부터 스킬 받은 걸 느끼는 건가. 벽에 붙은 도마뱀을 약하게 쓰며 고개를 저었다.
…真是個敏感得要命的傢伙。難道感覺到從黑鬼那裡學來的技能了嗎。他輕輕地用著貼在牆上的壁虎,搖了搖頭。
“그런 거 걸렸으면 내가 먼저 알았겠지. 힐러도 아무 말 없었잖아.”
「要是那種事被發現了,我早就先知道了。治療師也沒說什麼啊。」
“독이라면 모를까 저주는 힐러도 상급이 아니고선 잘 못 느껴. 해연에는 아직 중급 힐러뿐이라… 혹시 모르니, 자.”
「如果是毒的話還說得過去,但詛咒的話,除非是高級治療師,不然很難感覺得到。海妍那邊目前只有中級治療師……不過以防萬一,給你。」
유현이가 제 팔목의 팔찌를 벗더니 내 손목을 잡아당겨 채워 주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는데. 이어 내 손등에 코끝을 대다시피 해 냄새를 맡았다.
柳賢從我手腕上取下手鍊,然後拉著我的手腕幫我戴上。不,不用這麼麻煩的。接著他幾乎是用鼻尖貼著我的手背聞了聞味道。
“아까보다는 확실히 약해진 거 같아.”
「感覺比剛才確實弱了不少。」
“…그러냐.” 「……是這樣啊。」
벽도마뱀이 효과가 있어서 다행이다. 스탯 S급은 정말 귀찮구나.
幸好壁虎有效果。S 級的能力值真是麻煩啊。
“S급이면 그런 것도 느껴져?”
「S 級的話,連那種東西都能感覺到嗎?」
잡힌 손을 최대한 힘 안 주고 빼내며 물었다.
盡量不使勁地抽回被抓住的手,然後問道。
“스킬이 사용된 직후라면 약간? 형에게 느낀 정도의 향이라면 스킬에 당했다기보단 가지고 있다는 쪽이 맞겠지만. 확실한 건 아니니까.”
「如果是在技能剛使用完的時候,會有一點點?如果是像我對哥哥感受到的那種氣味,倒不如說是擁有著技能比較正確。不過也不是很確定。」
와, 진짜 그런 것까지 다 알 수 있냐. 사기네.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 그런데 나한테 다른 스킬도 많은데, 그건 못 느끼는 건가.
哇,真的連那種事都能知道啊。簡直是詐騙。得小心,再小心才行。不過我還有很多其他技能,他感覺不到嗎?
‘느꼈다면 진작 캐물어 왔겠지.’
「要是感覺到了,早就追問了吧。」
깜둥이 스킬도 독과 저주만 눈치챈 거 보니 아마 공격 스킬, 그것도 속성 한정인 모양이었다.
黑鬼技能也只察覺到毒與詛咒,想必是攻擊技能,而且還是屬性限定的樣子。
파충류 비린내 정도였으니 정확히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감 정도일까.
只是有點爬蟲類的腥味,所以也無法準確感覺到。大概只是模糊的感覺吧。
“자, 다시 가져가. 진짜 저주가 걸려 있었으면 해주됐겠지.”
「來,拿回去吧。真要是被詛咒了,那就慘了。」
팔찌를 벗어 내밀었다. 넌 모르겠지만 나한테 저주 저항 L급이 있단다. 해주 아이템은 너나 잘 가지고 다녀라.
他脫下手環遞了過去。你可能不知道,但我有詛咒抗性 L 級。這種贈送的道具你自己好好帶著吧。
“해주해독 아이템도 빼앗겼지? 조만간 더 괜찮은 걸로 구해다 줄게.”
「解毒藥也被搶走了吧?我很快會弄到更好的給你。」
유현이가 팔찌를 받아들며 말했다. 음, 안 하고 다녀서 인벤토리에 고스란히 있는데. 빼앗긴 척하고 명우나 줄까. 그러고 보니 명우 그놈도 걱정하고 있으려나.
柳賢一接過手鍊說道:「嗯,我平常不戴,放在背包裡完整無缺。要不要裝作被搶了,然後給明宇?說起來,明宇那傢伙現在應該也在擔心吧。」
“그보다는 마력 증가 장비가 더 급해. 이어링도 빼앗겼거든.”
「比起那個,魔力增幅裝備更急需。耳環也被搶走了。」
지금이야 마력도 넉넉하지만 일주일 후면 다시 바닥 친다.
現在魔力雖然充足,但一週後又會見底。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건 비율 증가뿐이라서. 그거라도 줄까?”
「我現在手上只有比例增加的東西。要不要先給你那個?」
“당장 스킬 쓸 일 있는 건 아니니까 괜찮아.”
「現在又不是馬上要用技能,沒關係的。」
동생 녀석이 자꾸 챙겨 주려 드니까 좀 민망했다. 혈육인 거 젖혀 놓고 비즈니스적으로도 챙김받을 만한 관계긴 한데, 일단 내가 형이기도 하고. 어차피 뜯어먹을 거면 다른 길드 상대가 맘 편하지. 특히 MKC 말이야, 톡톡히 배상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
弟弟那傢伙老是想照顧我,讓我有點尷尬。撇開血緣關係不談,從商業角度來看我們的關係也算是值得被照顧的,但畢竟我是哥哥。反正要吃虧的話,跟其他公會打交道會比較安心。尤其是 MKC,難道不該好好賠償一番嗎?
* * *
해연 길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두워진 뒤였다.
當我抵達海淵公會時,天色已經暗了下來。
“기숙사보다는 집이 더 안전할 텐데.”
「應該是家裡比宿舍更安全吧。」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유현이가 말했다. 안전하기야 하겠지만 지금 들어갔다간 왠지 다시 나오기 힘들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按下電梯按鈕時,柳賢說道。雖然應該是安全的,但現在進去的話,總覺得很難再出來,心中湧起一股不祥的預感。
“됐어. 어차피 넌 바로 돌아가 봐야 하잖아. 혼자 있느니 F급이라도 다른 사람이 있는 게 더 마음 편해.”
「算了。反正你不管怎麼樣都得馬上回去。與其一個人待著,還不如有其他 F 級的人在身邊比較安心。」
“내가 꼭 안 가도—”
「我不一定非去不可——」
“얼른 가 보시죠, 길드장님. 여기서부터는 나 혼자 가도 돼.”
「我們快點走吧,公會會長。從這裡開始我一個人也能走。」
“그래도…….” 「不過……。」
“하루라도 빨리 배후 캐내고 정리해 버려야 나도 마음 편해질 거 아니냐.”
「不趕快查出背後黑手並清理掉,我自己也不會安心啊。」
내가 너무 약한 척을 했나. 그만 달라붙고 얼른 가서 일이나 해라.
我是不是裝得太弱了。別再黏著我了,快去做你的事吧。
괜찮다고 했지만 한유현은 나를 기숙사실 문 앞까지 데려다주고 나서야 돌아갔다. 이 정도로 끝나면 좋을 텐데, 앞으로 더 귀찮게 구는 건 아니겠지.
沒關係了,但韓有賢還是陪我走到宿舍門口才離開。要是事情就這樣結束就好了,接下來不會更麻煩我吧。
“피스야,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
「Peace 啊,終於回到家了。」
오늘은 일찍 자자. 오랜만에 같이 잘까.
今天早點睡吧。好久沒一起睡了。
영 기운을 못 차리는 피스를 어르며 문을 열었다. 그리고 중문도 열자.
一邊哄著還沒恢復精神的 Peace,一邊打開了門。然後又把中門也打開了。
“…유진아.” 「……유진啊。」
세상 서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유명우가 보였다.
看見了帶著世間哀愁表情的有名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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