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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화 받아들일 때 (2)
278 話 接受之時 (2)



무해의 왕의 흔적만이 얕은 웅덩이로 남은, 텅 빈 공간으로 돌아왔다. 두 손이 아직 차가웠다. 피가 통하지 않는 시체처럼 뻣뻣하게 굳었다. 하얗게 묻어나 있던 눈이 물방울로 변해 떨어진다. 옷자락에도 머리카락 끝에도 뚝뚝.
我回到了空蕩蕩的空間,那裡只剩下無害之王的痕跡,形成一個淺淺的水窪。我的雙手依然冰冷,僵硬得像一具沒有血液流動的屍體。沾在身上的雪花化成水珠滴落,衣服和髮梢都滴滴答答地往下淌。


- 삐약삐약.  - 啾啾。

- 아빠.  - 爸爸。


대답을 해 주려고 했는데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물먹은 솜처럼 전신이 무겁다.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몰라서 멍하니 서 있다가 겨우 말했다.
我本想回答,但嘴巴卻動不了。全身像吸了水的棉花一樣沉重。我不知道該怎麼辦,茫然地站著,好不容易才開口說道:

“…괜찮아.”  「……沒關係。」

괜찮다. 다시 갈 수 있다. 이미 한 번 기회가 있었으니 두 번째도 분명 있을 것이다.
沒關係。我可以再回去。既然已經有過一次機會,第二次也一定會有。

“괜찮아. 난 괜찮아.”  「沒關係。我沒事。」


- 삐이.  ——嗶。


“삐약이 넌, 돌아갈 수 있겠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小雞你,能回去嗎?可能會很危險。」

원래의 던전으로 나가게 되지 싶고. 정말로 삐약이가 위험할지는, 모르겠지만. 두둥실 떠 있는 삐약이를 양손으로 감쌌다.
我想應該是會回到原本的地下城。雖然不知道小雞是不是真的會遇到危險。我用雙手抱住了飄浮在空中的小雞。

“삐약이 네 정체가 뭔지,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는 건지도 알 수 없지만.”
「雖然我不知道小雞你到底是什麼身分,也不知道你有什麼目的。」


- 삐야.  - 삐呀。


“고마워.”  「謝謝你。」

네가 무엇이든 나를 유현이에게 데려다주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했으니. 삐약 하고 하얀 새끼 새가 조그만 날개를 파닥거렸다. 동생이 있는 장소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건 하얀 새와 관련되었다는 뜻일까. 흰 깃털의 새이니 하얀 새의 일족일 수도 있다.
但有一點很明確,那就是無論你是什麼,你都把我帶到了宥賢身邊。小雞拍動著小小的翅膀。牠能準確知道弟弟所在的位置,這是否意味著牠與白鳥有關?牠是白羽毛的鳥,所以也可能是白鳥一族。

유현이를 데리고 간 하얀 새.
帶走宥賢的白鳥。

그 이유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화가 나고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我仍然不明白原因。一開始我很生氣,也有些怨恨,但現在卻也心存感激。

만약 디아르마가 그대로 가져 버렸다면 동생이 어떤 취급을 당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하얀 새는 유현이를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한 모습으로 고이 데리고 있었다. 그대로 유현이를 보호해 준다면. 내가 데리러 갈 때까지, 그렇게.
如果迪亞爾瑪直接把弟弟帶走,我不知道他會受到什麼樣的對待。但那隻白鳥卻毫髮無傷地好好照顧著宥賢。如果牠能繼續保護宥賢,直到我來接他為止,就這樣。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방해하지 않는다면. 진심으로 감사할 것이다.
如果機會來臨時,牠沒有妨礙我,我會真心感謝牠。

“…명우가 걱정하겠다. 얼른 돌아 가.”
「……明宇會擔心的。快點回去吧。」


- 삐약!  - 啾!


삐약이가 머리를 갸웃했다. 못 알아듣는 건가.
小雞歪了歪頭。是聽不懂嗎?

“명우 말이야, 명우! 명우 집에서 마석 많이 주워 먹었잖아. 기억나지? 명우한테 가.”
「明宇,我是說明宇!你在明宇家撿了很多魔石吃,還記得嗎?去找明宇。」

삑, 하고 삐약이가 사라졌다. 제대로 잘 갔겠지.
嗶,小雞消失了。應該有好好地去了吧。


- 난 이제 자야 해, 아빠.
- 我現在該睡了,爸爸。


체인질링이 내 앞으로 날아와 나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變形怪飛到我面前,與我四目相交,說道:

“너도, 고마워. 정말로.”  「你也是,謝謝你。真的。」

내가 어떤 마음으로 마석을 조합했는지 알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 오는 금빛 눈에 죄책감이 들었다. 체인질링이 긴 꼬리를 살랑였다. 팔랑이는 날개가 프리즘처럼 반짝거린다.
牠明明知道我是抱著什麼樣的心情組合魔石的,卻仍投來充滿愛意的金色目光,讓我感到一陣罪惡感。變形怪搖了搖長長的尾巴,拍動的翅膀像稜鏡般閃閃發光。


-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마나 각인은 다시 막아 놓을게. 몸조심해, 아빠.
「——不會花太久時間的。我會再把魔力刻印封住。爸爸,請多保重。」


“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我沒事,別擔心。」

은색 작은 용의 모습이 신기루처럼 스르륵 흩어졌다. 직후 주위 풍경이 뒤바뀌었다. 무성한 나무 사이로 새 소리가 들려온다. 이어.
銀色小龍的身影如海市蜃樓般,倏地消散。緊接著,周圍的景色隨之改變。茂密的樹林間傳來鳥鳴聲。然後。

“형!”  「哥!」

유현이와.  接著是宥賢。

“아저씨!”  「大叔!」

예림이에 이어.  接著是藝琳。


- 끼앙!  - 鏘!


“유진 씨!”  「宥辰先生!」

피스와 노아가 내게로 달려왔다.
皮斯和諾亞朝我跑了過來。

“한 소장님도 무사히 나왔네… 더는 없지?”
「韓所長也平安出來了……沒有其他人了吧?」

문현아가 괜히 내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文賢娥沒來由地在我周圍張望。

“나오는 게 조금 늦어진 것 같은데.”
「你好像出來得有點晚。」

성현제가 예리하게 나를 훑어보았다.
成賢濟銳利地掃視著我。

“이게 뭐야, 형…….”  「這是什麼啊,哥……。」

유현이가 안색을 어둡게 하며 내 팔 부분의 잘려 나간 옷자락과 구멍이 난 바지를 내려다보았다. 옷자락은 그렇다 쳐도 바지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이런.
劉賢臉色陰沉地看著我手臂上被撕裂的衣襬和破了洞的褲子。衣襬就算了,褲子上還沾著血。糟了。

“아저씨, 다친 거예요?!”  「大叔,你受傷了嗎?!」


- 끄우으웅.  - 咯嗚嗚嗚。


“제가 바로 치유 스킬 써 드릴게요!”
「我馬上替您施展治癒技能!」

“아니, 전 멀쩡해요. 유현아, 예림아, 괜찮아. 별일 아니었어.”
「不,我沒事。宥賢啊,藝琳啊,你們沒事吧。沒什麼大不了的。」

괜찮다면서 웃었다. 정말로 괜찮은 것 같았다. 유현이가 인상을 찌푸리며 내 몸을 살폈다. 예림이도 동참하고 피스가 상처를 입었던 다리에 몸을 비볐다. 노아와 문현아도 걱정스러운 말을 건네 왔다.
我笑著說沒事。看起來是真的沒事。宥賢皺著眉頭檢查我的身體。藝琳也跟著一起,皮斯則在我受傷的腿上蹭著。諾亞和文賢雅也關心地問候。

체한 듯 무겁게 답답하던 가슴이 겨우 풀리는 것 같았다. 그래, 괜찮다. 괜찮아야 한다.
胸口那股像是消化不良般沉重鬱悶的感覺,總算稍微舒緩了。沒錯,會沒事的。一定要沒事。

“유현아.”  「宥賢啊。」

내 동생. 불만스럽게 뚱한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토라지긴.
我弟弟。他抬起頭,臉上帶著不滿的嘟噥表情。還在鬧彆扭啊。

“네가 잃어버린 걸 내가…….”
「你弄丟的東西,我……」

말하다가 목이 콱 막혔다. 잠깐만, 내 손이. 두 손이 모두.
話說到一半,喉嚨突然哽住。等等,我的手。兩隻手。

비었다.  都空了。

“…형?”  「…… 哥?」

없다. 분명 손에 쥐고 있었는데 없었다. 그곳에 가기 전까지는, 분명히. 하지만 유현이를, 품에 안고. 안으면서… 어떻게 했지. 전신에 한기가 스며들고 가슴이 다시금 짓눌렸다. 아니야, 설마.
沒有。明明握在手裡,卻不見了。直到去那裡之前,明明還在。但是,抱著宥賢。抱著的時候……做了什麼?寒意滲透全身,胸口再次被壓抑。不,不會吧。

“왜 그래, 형.”  「你怎麼了,哥。」

“아저씨? 우리 나가고 무슨 일 있었어요?”
「大叔?我們離開後發生了什麼事嗎?」

손끝이 떨렸다.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다. 내 손안의, 동생의 기억을 담은 구슬이 굴러떨어진 것을. 어떻게 그런, 바보 같은 짓을…….
指尖顫抖著。我一點都沒察覺到。我手中的、裝著弟弟記憶的珠子滾落了。怎麼會做出那種蠢事……

잃어버렸다. 동생을 두고 온 주제에, 기억까지 잃어버리고. 나는. 결국 나는,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못했다. 내 두 손은 텅 비었다. 이것마저, 이런 것마저 못 해내고.
我失去了。明明把弟弟丟下了,卻連記憶也失去了。我。最終我,什麼都沒帶回來。我的雙手空空如也。連這種事、連這種事都做不到。

뚝, 하고. 속에서 무언가가 부러졌다. 겨우 버티고 있던 가느다란 것이.
喀擦一聲。體內有什麼東西斷裂了。那好不容易才撐住的纖細之物。

“미, 미안…….”  「對、對不起……」

“형, 왜 갑자기─”  「哥,你怎麼突然——」

“유현아, 제발, 잠깐만…….”  「幼賢啊,拜託,就一下下……」

보지 마. 이 자리를 벗어나야 했다. 도망쳐야 했다. 이유도 제대로 모른 채, 그냥.
別看。我必須離開這裡。我必須逃跑。沒有什麼正當理由,就只是這樣。

“형!”  「哥!」

“놔, 놔줘, 놓아, 줘!”
「放、放開、放、開!」

나를 잡는 유현이의 손을 뿌리쳤다. 발버둥 치듯 무작정 걸음을 옮겼다. 숨이 막혔다. 목구멍 깊숙이 누군가 주먹을 처넣은 것 같았다.
我甩開了宥賢抓住我的手。我漫無目的地走著,彷彿在掙扎。我喘不過氣來。感覺有人把拳頭塞進了我的喉嚨深處。

“도련님, 잠깐만 진정해 봐. 예림이 너도. 노아 헌터, 피스 막아요.”
「少爺,你先冷靜一下。藝琳妳也是。諾亞獵人,擋住和平。」

“비켜!”  「讓開!」

“무작정 덤벼서 어쩌려고!”  「你這樣貿然衝上去能怎樣!」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비틀거리는 나를 누군가가 들어 올렸다.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거리를 띄운다.
我不知道自己要去哪裡,只是搖搖晃晃地走著,然後有人把我抱了起來。他大步大步地拉開了距離。

“숨 쉬어.”  「呼吸。」

“허억, 컥… 우욱…….”  「呃、咳……嘔……。」

손이 등을 토닥이고 쓸었다. 하지만 숨은 여전히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목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무언가 토해 내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꽉 막혔다. 동전만 한 구멍으로 바윗덩이를 꺼내려 드는 듯했다. 아팠다. 아프다.
手輕拍著我的背,又撫摸著。然而,我仍然無法正常呼吸。感覺喉嚨隨時都會裂開。我想吐出些什麼,卻什麼也吐不出來。堵得死死的。就像想從硬幣大小的洞裡取出岩石一樣。好痛。好痛。

“한유진. 유진아.”  「韓悠辰。悠辰啊。」

“흐으… 욱, 으…….”  「嗚……嘔、呃……。」

“울어도 돼. 밖에선 들리지 않아.”
「你可以哭,外面聽不到。」

눈가는 메마르고 목은 여전히 틀어막힌 채였다. 목 졸린 소리만 새어 나왔다.
眼眶乾涸,喉嚨依然被堵住,只能發出被掐住的聲音。

괜찮지 않아. 절대 괜찮지 않아. 어떻게 괜찮아져. 내가 어떻게. 무슨 수로. 어떻게 잠을 자고 어떻게 밥을 먹고 어떻게 숨을 쉬고. 어떻게 그렇게, 살 수가 있지.
我不好。我一點都不好。我怎麼會好。我怎麼辦。我能怎麼辦。我怎麼睡得著,怎麼吃得下飯,怎麼呼吸。我怎麼能,那樣活下去。

속이 뜨겁다. 불덩이를 삼킨 듯했다.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아니, 이미 한참 전에 까맣게 타고 재만 남았다.
胃袋裡一陣灼熱。彷彿吞了個火球。焦黑地燃燒殆盡。不,早就燒成灰燼了。

타 버린 속에서 울음도 되지 못한 꺽꺽거림이 토해졌다. 이런 꼴로 어떻게 살아 있었지. 엉망이다. 정말로.
燒焦的內臟裡,吐出了不成聲的哽咽。這副模樣,究竟是怎麼活下來的。真是狼狽。真的。

“…형.”  「……哥。」

“으욱, 헉…….”  「呃、咳......。」

유현이가 내 앞에 섰다. 벗어나려 꿈틀거렸지만 날 붙잡은 팔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劉賢站到我面前。我掙扎著想逃開,但抓住我的手臂卻紋風不動。

“형.”  「哥。」

동생이 몸을 낮추었다. 두 무릎을 바닥에 대고 나를 올려다본다. 재촉하지 않고 다정한 시선만 둔 채 나를 기다렸다.
弟弟矮下身子。雙膝跪地,仰頭看我。他沒有催促,只是溫柔地注視著我,等待著。

“…콜록! 허억, 훅.”  「…… 咳! 呼、呼。」

그 눈길 속에서 막혔던 숨이 터져 나왔다. 목구멍은 여전히 화끈거리고 숨을 쉴 때마다 점막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힘이 빠진 나를 잡고 있던 손이 천천히 놓아 주었다. 무너지듯 주저앉는 나를 유현이가 받쳐 잡아 주었다. 나를 잡는 팔을 마주 붙잡았다.
在那個眼神中,我堵塞的呼吸終於衝破而出。喉嚨依然火辣辣的,每次呼吸都感覺黏膜正在融化。抓住我那失去力氣的雙手緩緩鬆開。我像要倒塌般癱坐下去,宥賢扶住了我。我反手抓住了扶著我的手臂。

터진 숨소리가 울음소리로 바뀌었다. 귀에 거슬리는, 죽어 가는 짐승의 것 같은 소리였다. 죽을 것처럼 울었다. 긴 시간 동안 쌓여 온 것들을 모조리 토해 냈다. 텅 빈 껍데기만 남아 버릴 정도로 전부 쏟아 냈다.
迸裂的喘息聲變成了哭泣聲。那是刺耳的、如同瀕死野獸般的聲音。他哭得像要死去一般,將長時間以來積壓的一切全都傾瀉而出,直到只剩下一個空殼。

그럼에도.  即便如此。

“유현, 아…….”  「宥賢,啊……。」

모든 것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아직, 아직 남아 있었다. 생각보다 더 많이.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새롭게 쌓인 것들이 있었다.
並非所有的一切都消失了。還有,還有殘留。比想像中還要多。在不算長的時間裡,累積了新的事物。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소리 내어 말할 수 있을 만큼.
不至於完全崩潰,還能發出聲音說話的程度。

“괜찮지가, 않아…….”  「我、我不好......。」

“…응, 형.”  「…… 嗯,哥。」

“전혀 안 괜찮아,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一點也不好,或許以後也會一直這樣。」

상처는 낫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평생을 짊어져야 하는 상처도 있다. 깜박 잊어버릴 정도로 흐릿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더 악화 될 수도 있다. 갑자기 욱신거려 오고 파헤쳐지기도 할 것이다. 비가 오면 옛 상처가 쑤신다고 흔히 말하듯,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무언가가 굵은 빗줄기가 될 수도 있다.
人們說傷口會痊癒。但有些傷口卻必須背負一生。它或許會淡到讓你幾乎忘記,但也可能反而惡化。它會突然隱隱作痛,甚至被重新撕開。就像人們常說的,下雨天舊傷會痠痛一樣,在別人看來微不足道的事物,也可能成為傾盆大雨。

“나는, 유현아…….”  「我,宥賢啊……」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슴에 묻고 그 위를 차곡차곡 덮어 가겠지만 절대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불현듯 떠올리고 가슴을 치고 절뚝거리고.
我將永遠無法忘懷。我會將它深埋心底,層層覆蓋,但它絕不會消失。它會不時地浮現,讓我心痛不已,步履蹣跚。

“계속 아프고, 힘들어해서, 그래서 네가, 너희가 걱정하게 만들지도 몰라. 괜찮다고 말하고 싶은데, 괜찮아야 하는데…….”
「我會一直很痛苦、很難受,所以你、你們可能會為我擔心。我很想說我沒事,我應該要沒事的……」

“그래도 돼, 형.”  「可以的,哥。」

유현이가 나를 끌어안았다.  宥賢抱住了我。

“괜찮지 않아도 돼. 아파도 돼. 물론 형이 아프지 않는 게 제일 좋지만, 억지로 참을 필요는 없어.”
「你不用沒事,也可以痛苦。當然,你沒事是最好的,但你沒必要強忍著。」

나직하게, 상냥하게 속삭여 온다.
低聲地、溫柔地輕聲說道。

“나는 어떤 형이라도 사랑해. 설사 형이 너무 힘겨워서 모든 걸 다 포기한다더라도.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한다더라도.”
「我愛哥哥,無論哥哥是什麼樣子。就算哥哥太過艱辛,而放棄了一切。無論哥哥做出什麼選擇和決定。」

“…미안, 유현아. 내가.”  「……抱歉,佑賢啊。我。」

“아니야.”  「不是。」

조금 머뭇거리다가 유현이가 말을 이었다.

“나는 사실, 형이 힘들어하는 건 마음 아프지만 그러면서도 기뻐.”
「我其實,雖然很心疼哥這麼辛苦,但同時也感到高興。」

“…응?”  「……嗯?」

“이렇게 말해 주고 기대 줘서 좋아.”
「你這樣說,又這樣期待我,我很喜歡。」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유현이가 옅게 미소 짓고 있었다.
我抬起低垂的頭。宥賢正淺淺地微笑著。

“그러니까, 내가 더 미안해, 형. 이런 거 역시 기분 나쁠까.”
「所以,我才更抱歉,哥。這種事你也會不開心吧。」

“아냐. 아니야. 나도 네가 아픈 거 힘든 거 전부 말해 주면, 기쁠 거야.”
「不,不是的。如果你把生病和辛苦的事都告訴我,我也會很高興的。」

동생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힘은 없지만, 전신이 노곤했지만 마음만큼은 한결 가벼워졌다. 따뜻한 물에 잠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맑고 부드러운 물결이 일렁이는.
弟弟的笑容更加深了。雖然沒有力氣,全身也疲憊不堪,但心情卻輕鬆了許多。感覺就像浸泡在溫暖的水中,清澈而柔和的水波蕩漾著。

길게 숨을 내쉬고 나도 마주 웃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長長地吐出一口氣,我也回以笑容。即使不順遂也沒關係。

“손을 내밀어 주어도 되겠나.”
「我可以伸出手嗎?」

성현제의 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한쪽 손에 소리를 차단하는 아이템을 들고 있는 게 보였다. 우리를 지키듯이 우뚝 서 있다.
成賢濟的聲音從後方傳來。我轉過頭,看見他一手拿著能阻斷聲音的道具。他像是在守護我們般,挺立在那裡。

“내밀어 줄 손, 제대로 붙어 있습니까?”
「要伸出的手,還好好地長著嗎?」

“물론이지.”  「當然。」

날려 먹었던 팔을 내게 뻗는다. 그 손을 잡고 일어났다. 이어 유현이에게 내 손을 내밀었다. 부축 같은 거 필요 없을 동생이지만 내 손을 잡고서 몸을 일으킨다.
他將被炸斷的手臂伸向我。我握住他的手站了起來。接著,我向宥賢伸出手。雖然他是不需要攙扶的弟弟,但他還是握住我的手站了起來。

“음, 일단 고맙습니다.”  「嗯,總之謝謝了。」

뒤늦게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내 얼굴 완전 엉망일 텐데. 이렇게 울어 본 게 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성현제가 뭐라고 대꾸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도 걱정할 거라며 얼른 걸음을 옮겼다.
<p>遲來的羞恥感湧上心頭。我的臉一定很糟糕。我不知道多久沒這樣哭過了。在成賢濟回話之前,我趕緊邁開腳步,說其他人也會擔心。</p>

“아저씨!”  「大叔!」


-끄응, 꺙.  -哼,喵。


“유진 씨, 괜찮아요?”  「宥辰先生,您還好嗎?」

문현아가 붙잡고 있던 예림이와 피스, 노아가 우르르 달려왔다. 문현아도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왔다. 정말 멋쩍었지만, 동시에 고마웠다.
文賢娥抓著的藝琳、和平與諾亞,一股腦兒地跑了過來。文賢娥也投來擔憂的目光。我真的非常尷尬,但同時也心懷感激。

“계속 좀 힘들었다 보니, 그래서 그래. 나오기 전에 그 해파리 놈도 만났거든. 우리가 이상한 던전으로 떨어지게 만든 장본인 말이야.”
「我一直都過得很辛苦,所以才會這樣。出來之前還遇到那隻水母,就是害我們掉進奇怪地城裡的傢伙。」

“형!”  「哥!」

유현이가 기겁하고 예림이와 노아도 당황했다. 그리고 곧장 잔소리들이 이어졌다. 아니, 이번에는 진짜 내가 먼저 나선 것도 아니고 순수한 피해자인데.
宥賢嚇壞了,藝琳和諾亞也慌了。接著,他們立刻開始碎碎唸。不,這次我真的不是主動出擊,而是個無辜的受害者。

“그래서 그 마수가 막아 준 거야. 무해의 왕도 죽었고.”
「所以那魔獸替他擋下了。無害之王也死了。」

내가 조합한 마석에서 1회용이지만 엄청난 힘을 가진 마수가 태어나서 잘 해결되었다, 라고 간략히 설명해 주었다. 성현제의 눈길이 조금 의미심장한 듯했지만 별다른 참견은 해 오지 않았다.
我簡要地解釋說,我組合的魔石誕生了一隻雖然是一次性,但擁有強大力量的魔獸,所以事情圓滿解決了。成賢濟的眼神似乎有些意味深長,但並沒有多加干涉。

“일단은 던전 공략부터 하자. 밖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니.”
「總之,先攻略地城吧。也不知道外面過了多久。」

“자요, 아저씨.”  「給你,大叔。」

예림이가 세숫대야만 한 물덩이를 만들어 내 앞에 내밀었다.
藝琳製造出一個臉盆大小的水球,遞到我面前。

“얼굴이 말이 아니에요.”  「你的臉色很難看。」

“고마워.”  「謝謝你。」

적당히 미지근한 물에 세수하자 손수건도 내밀어졌다. 노아가 혹시 모르니까라며 치유 스킬을 써 주고 피스가 덩치를 키워 내 옆에 섰다.
用溫熱的水洗完臉後,有人遞來了手帕。諾亞說以防萬一,替我施展了治癒技能,而皮斯則變大了身軀,站在我身旁。

“있잖아요, 아저씨.”  「我說啊,大叔。」

엄청 피곤해 보인다며 얼른 피스한테 타라고 한 예림이가 작게 속삭였다.
藝琳小聲地說,她看起來很累,要她趕快騎到和平身上。

“이번에는 한유현이랑 관련 있는 것 같아서 참았는데요. 저도 같이 아저씨한테 가고 싶었어요.”
「這次好像跟韓有賢有關,所以我忍住了。但我也想跟大叔一起去。」

다음엔 절대 안 빠질 거라는 말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下次絕對不會再錯過,這句話讓我忍不住笑了出來。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우리 예림이 빼먹으면 나도 섭섭하지.”
「對,當然要那樣。要是少了我們藝琳,我也會很難過。」

유현이가 나를 보호하듯 뒤에 탄 뒤 출발했다. A급 던전이니 지금 인원으로는 금방 공략될 것이다. 좀 더 빠르게 던전을 빠져나가기 위해 각자 사방으로 흩어졌다.
宥賢像是在保護我一樣,在我身後坐上車後便出發了。A 級地城以現在的人數應該很快就能攻破。為了更快地離開地城,我們各自朝四面八方散開。

나를 생각해서인지 피스는 천천히, 흔들림이 거의 없이 걷고 있었다. 유현이 등에 기대고 있자니 절로 졸음이 밀려들었다. 펑펑 울고 난 후의 기분 좋은 탈력감이었다.
或許是為了我著想,皮斯走得很慢,幾乎沒有晃動。靠在宥賢背上,睡意自然而然地襲來。那是痛哭一場後,令人感到舒暢的脫力感。

‘전부 이야기해 줘야지.’  「我得把一切都說出來。」

가능한 여럿에게, 최소한 동생에게만이라도. 패륜아들이 끝까지 안 된다고 해도 말해 줄 것이다. 지금 당장 세상이 망하는 수준의 일이 터지는 게 아니고서야 털어놓을 것이다.
盡可能告訴更多人,至少也要告訴弟弟。即使那些不肖子孫們到最後都不同意,他也會說出來。除非現在立刻發生世界末日等級的事件,否則他會把一切都坦白。

네가 나를 구했다고.  你救了我。

수년간의 아팠던 과정까지는 꺼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지금 이렇게 있을 수 있는지는, 우리가 어떻게 다시 함께할 수 있었는지는 말하고 싶었다.
我不想重提那數年來痛苦的過程。但我希望能告訴他,我究竟是如何走到這一步,以及我們是如何再次相聚的。

그리고 지금의 나는, 비록 상처투성이지만 그래도 행복하다고.
而現在的我,儘管傷痕累累,卻依然感到幸福。

“밖에 나가면 네게 말해 주고 싶은 것이 있어.”
「出去之後,有件事想告訴你。」

반쯤 눈을 감은 채로 말했다. 멀리서 이따금 들려오는 몬스터의 괴성만 제외한다면 살랑이는 바람도 흔들리는 푸른 그늘도 모두 평화로웠다.
我半閉著眼睛說道。除了遠處偶爾傳來的怪物咆哮聲,微風輕拂、綠蔭搖曳,一切都顯得如此寧靜祥和。

“그럼, 나도 형. 나도 형에게 말 안 한 게 있어.”
「那麼,我也是哥。我也有沒告訴哥的事。」

“응? 뭔데? 혹시나 싶어 말하는 건데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嗯?什麼事?我姑且說一下,你沒必要勉強自己。」

그런 건 아니라며 유현이가 고개를 젓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不是那樣的。」我感覺到宥賢搖了搖頭。

“나에 대한 거야.”  「是關於我的。」

“너?”  「你?」

“응. 내가 싫어하는 나.”
「嗯。我討厭的自己。」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지. 잠이 확 달아났다. 얼른 상체를 틀어 유현이를 돌아보았다.
這突然是什麼聲音?睡意瞬間消失。我趕緊轉過身,看向宥賢。

내가 키운 S급들 278화  我培育的 S 級們 278 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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