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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화 네 번째  266 話 第四個



퍼억, 급소를 강하게 가격당한 A급 가드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아카테스 마나 홀을 지키고 있던 다른 가드들 또한 비슷한 신세였다. 두 명의 S급 가드들의 습격에 주위는 빠르게 정리되었다.
砰!被重擊要害的 A 級警衛失去意識倒下。守護阿卡特斯魔力廳的其他警衛也遭遇了同樣的命運。兩名 S 級警衛的襲擊迅速清除了周圍的敵人。

“망할 놈들!”  「該死的傢伙們!」

과거 알파 담당자 중 한 명이었던 민디바가 쓰러진 가드를 발로 걷어찼다. 새로운 아카테스 방위청은 도망친 전 방위청 잔당들이 도시를 떠났을 것이라 추측했다. S급 가드가 두 명 남아 있었지만 그 정도로는 복권하기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曾是阿爾法負責人之一的敏迪巴,用腳踢著倒下的警衛。新的阿卡特斯防衛廳推測,逃跑的前防衛廳殘黨應該已經離開了城市。雖然還剩下兩名 S 級警衛,但僅憑他們的力量,幾乎不可能復權。

하지만 잔당들은 도시 내에 몸을 숨긴 채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마나 홀에 접근할 수 있는 순간을.
然而,殘黨們卻藏身於城市之中,伺機而動。等待著能夠接近魔力洞的時機。

그리고 바로 오늘, SS급까지는 아니었지만 다수의 S급 몬스터가 나타나고 대부분의 S급 가드가 전투에 들어갔다. 남은 S급 가드 또한 마나 홀이 아닌 임시 방위청을 지키고 있었다. 아직 가벽 정도만 세워진 채 재건은커녕 정리도 다 끝나지 않은 마나 홀과 전 방위청 자리는 A급 가드 몇만이 감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몇 남지 않은 중요 시설은 임시 방위청으로 옮겨졌고 마나 홀 그 자체만으로는 마나 보충 이상은 할 수 없었다.
而就在今天,雖然沒有 SS 級,但出現了多數 S 級怪物,大部分 S 級守衛都投入了戰鬥。剩下的 S 級守衛則守護著臨時防衛廳,而非魔力洞。魔力洞和原防衛廳的位置,僅僅搭建了臨時牆壁,重建工作尚未完成,甚至連清理都還沒結束,只有幾名 A 級守衛在監視。少數重要的設施已經轉移到臨時防衛廳,魔力洞本身除了補充魔力之外,並無其他作用。

현 방위청은 그렇게 생각했다.
現任防衛廳是這麼想的。

“새로운 계약을 원하오.”  「我希望能簽訂新的契約。」

전 방위청 수뇌부 중 하나였던 남자, 파누즈가 마나 홀 앞에 서서 말했다. 주위에 가득 찬 마나가 크게 흔들렸다. 파누즈와 그 일행은 서늘한 시선을 느끼고 반사적으로 몸을 굳혔다. 뱀 앞에 선 생쥐가 된 기분이었다.
前國防部高層之一的男子,帕努茲,站在魔力洞穴前說道。周圍充斥的魔力劇烈搖晃。帕努茲和他的隨從感受到冰冷的視線,反射性地僵住了身體。感覺就像是站在蛇面前的老鼠。

“대, 대가는, 여기 이 S급 각성자 두 명으로…….”
「代、代價是,這裡的兩名 S 級覺醒者……」

오랜 시간 교육과 세뇌를 받아 와 파누즈의 명령이 도시를 지키는 올바른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S급 가드들이 앞으로 나섰다. 그 모습에 나직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長期接受教育和洗腦,堅信帕努茲的命令是守護城市的正確之舉的 S 級守衛們向前邁出。對於他們的舉動,一個低沉的聲音回應道。


[인신공양에는 취미가 없건만.]  [我對活人獻祭沒興趣。]


“…예? 아니, 갑자기 무슨 소리오!”
「……咦?不,你突然說什麼啊!」

파누즈가 당황하며 소리쳤다. 그와 계약관계인 효도중독자는 S급 이상 가드, 또는 특별한 스킬을 지닌 각성자를 대가로 받아왔었다. 메드상 소속 가드들을 납치한 사건도 파누즈가 배후에 있었다. 아카테스의 전력을 줄이는 것은 아까웠기에 이따금 알파를 보내 타 도시 S급 가드를 잡아오기도 했었다.
帕努茲慌張地大喊。與他有契約關係的孝道中毒者,一直以來都以 S 級以上的護衛,或是擁有特殊技能的覺醒者作為代價。綁架梅德商會護衛的事件,幕後黑手也是帕努茲。因為捨不得削弱阿卡泰斯的戰力,所以他偶爾會派出阿爾法去抓捕其他城市的 S 級護衛。

“우리 아카테스가 타 도시를 정복할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로도 계약했지 않소!”
「我們不是也簽訂了契約,要持續幫助阿卡泰斯培養征服其他城市的力量嗎!」


[썩은 씨앗에도 물을 주길 바라는 건가.]
[你還想給腐爛的種子澆水嗎?]


“뭐, 뭐라고?”  「你、你說什麼?」


[공손하게.]  [恭敬地。]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파누즈의 두 무릎이 픽 꺾어졌다. 바닥에 무릎 꿇은 그의 머리를 무심한 목소리가 내리누른다.
話音剛落,帕努茲的雙膝便應聲彎曲。一個冷漠的聲音壓在他的頭上,他跪倒在地。


[부탁을 해야지. 내 흥미를 끌 만한 그 무엇도 없다면, 애원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你應該要請求。如果沒有任何能引起我興趣的東西,你難道不應該懇求嗎?]


“아니, 나는, 저, 저는…….”
「不、我、那個,我……」


[심지어 그쪽에는 약간의 유감도 있어서 말이네.]
[甚至對那邊還有些許遺憾呢。]


“무, 헉!”  「什、呃!」

전신을 짓누르는 위압감이 단숨에 퍼져 나왔다. 목이 조인 듯 숨이 막혀오고 파누즈는 물론 S급 가드들까지 창백해진 얼굴로 헐떡거렸다.
一股壓迫感瞬間籠罩全身。彷彿被掐住脖子般,法努茲和 S 級護衛們都臉色蒼白地喘著氣。


[친애하는 내 파트너께서 덕분에 고생을 좀 했지.]
「多虧了我親愛的夥伴,他受了點苦。」


“대, 대체, 무슨…….”  「到、到底,發生了什麼事……」


[앙갚음 같은 것은 아니라네. 그건 내 파트너가 결정할 일이지. 단순히 내가 거슬리고, 불쾌해서.]
「這並不是報復。那是我的夥伴該決定的事。只是單純地,我感到礙眼、不愉快罷了。」


어떻게 기분을 풀어야 할까. 속삭임에 가까운 마지막 말에 파누즈의 몸이 벌벌 떨렸다. 상대가 아무런 계약 없이 이쪽에 직접적인 힘을 행사하기란 힘들다는 사실은 머릿속에서 까맣게 지워졌다. 당장이라도 하찮은 벌레처럼 으깨져 죽고 말 것이란 비이성적인 공포에 사로잡혀 그가 머리를 조아렸다.
該如何平復心情呢?帕努茲的身體因那近乎耳語的最後一句話而顫抖。對方在沒有任何契約的情況下,很難直接對這邊施加力量,這個事實早已從他腦中抹去。他被一種不理性的恐懼所籠罩,彷彿下一秒就會像微不足道的蟲子一樣被碾碎而死,於是他低下了頭。

“지,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저는 단지, 아카테스를 원래대로 돌리고자…….”
「我、我會真心向您道歉的!我只是想讓阿卡泰斯恢復原狀……」


[그래서. 무엇을 원하나.]  [所以。你想要什麼?]


계약은 계약이니 들어는 주겠다는 말에 파누즈가 얼른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法努茲聽說既然是契約,就會聽從,連忙抬頭回答。

“새로운 SS급 가드가, 아니 저를 SS급 전투계 각성자 이상으로 강하게 만들어 주십시오!”
「請給我一個新的 SS 級護衛,不,請讓我變得比 SS 級戰鬥系覺醒者更強!」

완벽하게 길들였다고 믿었던 알파도 폭주하고 떠나갔다. 그러니 타인은 불안했다. 전투계 가드들을 억압해 온 주제에 스스로 강해지겠다 말하는 파누즈를 시선이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p>她自認已然馴服的阿爾法也失控離去。因此,她對他人感到不安。她冰冷的目光俯視著帕努茲,這個壓制著戰鬥系護衛,卻又自稱要變強的傢伙。</p>


[고작해야 S급 가드 둘을 놓고서 욕심이 크군.]
「區區兩名 S 級護衛,胃口倒是不小。」


“그밖에도 무엇이든 대가로…….”  「除此之外,無論是什麼代價……」

파앗, 하얀빛과 함께 계약서가 나타났다. 파누즈에게 SS급 이상의 힘을 주는 대신 S급 가드 둘의 자발적인 희생과 ‘흰 꼬리’에게 복종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흰 꼬리는 자신의 종속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파누즈는 얼른 일어나 계약서에 서명했다. S급 가드 두 명 또한 서명을 마친 직후, 두 가드의 모습이 녹아내리듯 사라졌다. 그리고.
帕努茲趕緊起身,在契約書上簽了名。兩名 S 級護衛也簽完名後,他們的身影便像融化般消失了。接著。

마나 홀 너머에서 인영이 나타났다. 하얀 머리카락에 파충류, 혹은 고양잇과 맹수의 것과 비슷한 금안을 지닌 장신의 남자가 느긋이 입꼬리를 올렸다. 장갑 낀 손이 계약서를 거두며 파누즈를 바라보았다.
魔力洞穴的另一端出現了一個人影。一名有著白髮、金色眼睛的修長男子,那雙眼睛像爬蟲類,又像貓科猛獸,他悠哉地勾起嘴角。戴著手套的手收起契約書,望向帕努茲。

“계약대로.”  「按照契約。」

마나가 요동쳤다. 파누즈의 몸을 강력한 마력이 휘감으며,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치솟는 힘을 느끼며 파누즈가 환하게 웃었다.
魔力劇烈波動。強大的魔力纏繞著帕努茲的身體,並滲透進去。感受到力量的飆升,帕努茲燦爛地笑了。

“이제 아카테스를 다시─”  「現在阿卡泰斯又─」

목소리가 뚝 끊겼다. 사람의 말 대신 그르렁거림이 새어 나오고, 파누즈의 몸이 변형하기 시작했다. 부풀어 오르듯 덩치가 커지고 머리색과 같은 적갈색 털이 전신에 돋아난다. 뾰족한 귀와 긴 꼬리에 이어 피막 달린 날개가 크게 펼쳐지고 머리와 목을 따라 뿔과 가시가 치솟았다.
聲音戛然而止。取而代之的是一陣低吼,帕努茲的身體開始變形。牠的體型像充氣般膨脹,全身長出與髮色相同的紅褐色毛髮。尖耳和長尾巴接著伸展出巨大的膜狀翅膀,頭部和頸部也長出角和棘刺。


- 캬아아!  - 喀啊啊!


“크억!”  「咳啊!」

멍하니 서 있던 민디바가 휘둘린 꼬리에 맞고 가벽에 처박혔다. 용과 표범을 뒤섞어 놓은 듯한 몬스터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그 모습을 보며 금빛 눈이 살짝 휘어졌다.
呆站著的敏迪巴被甩動的尾巴擊中,撞上了輕隔間牆。那隻像是龍與豹混合體的怪物露出獠牙,發出低吼。看著那景象,金色的眼眸微微彎起。

“SSS급 몬스터. 제법 잘 만들어졌군. 계약은 완료되었다.”
「SSS 級怪物。做得相當不錯。契約已完成。」

인간인 채로, 라는 말은 없었으니. 애초에 원래 모습 그대로 SS급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대가가 턱없이 모자랐다. 하지만 자신에게 속하는 몬스터로 변형시키는 정도라면 어렵지 않았다. 계약 내용보다 등급을 더 높이는 것까지도 가능했다.
畢竟契約中並沒有「維持人類形態」這句話。從一開始,要讓對方以原貌成長到 SS 級,代價就遠遠不夠。但如果只是將其變形為屬於自己的怪物,那就不難了。甚至連將等級提升到比契約內容更高的程度,也是有可能的。

백발의 남자가 손을 내밀자 몬스터가 얌전히 머리를 숙여왔다.
白髮男子伸出手,怪物便溫馴地低下頭。

“이대로는 눈치채기 힘들 테니.”
「這樣一來,他們應該很難察覺。」

진분홍색 털실을 꺼낸 그가 몬스터의 한쪽 뿔에 실을 묶었다. 한 손만으로도 솜씨 좋게 매듭을 짓고는 몬스터의 머리를 툭, 가볍게 쳤다. 명령에 따라 몬스터가 하늘 위로 치솟았다. 그것을 바라보던 남자의 몸이 빠르게 흐릿해지다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이내 사라졌다.
他拿出亮粉色的毛線,綁在魔物的一隻角上。他單手俐落地打好結,輕輕拍了一下魔物的頭。魔物聽從命令,衝向天空。望著魔物的男人身體快速模糊,沒能撐多久便消失了。


무성한 숲 사이로 작은 호수가 보였다. 원반을 설치한 직후 나타날 몬스터로부터 공격받지 않기 위해 함선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멈추었다.
茂密的森林間,可見一座小湖。為了避免在設置圓盤後立即受到怪物的攻擊,飛船停在稍遠處。


- 꺄앙!  - 呀啊!


함선 위 비행장으로 올라간 피스가 신나 하며 내 품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곤 덩치를 키우더니 날개를 펼쳤다.
飛斯興高采烈地從我懷裡跳下,躍上了艦艇上的機場。接著牠變大了身軀,張開了翅膀。


- 그르르릉.  - 吼隆隆。


얼른 타라는 몸짓에 노아의 눈치를 살피며 올라탔다. 여기선 몸이 달라서 드래곤으로 변하지 못하니까 괜찮겠지. 다른 스킬이라면 모를까 육체가 타 종족으로 완전히 바뀌는 전용화는 사용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심지어 노아의 지금 육신은 순수한 인간도 아니라 스킬을 적용하기 더 어려웠다.
在催促我快點上來的肢體動作下,我觀察著諾亞的臉色,然後坐了上去。在這裡身體不同,所以應該無法變成龍吧。他說如果是其他技能或許還好,但像這種身體完全變成其他種族的專用化技能很難使用。甚至諾亞現在的身體也不是純粹的人類,所以更難應用技能。

유현이는 나와 같이 피스의 등에 타고 예림이야 비행 스킬이 있으니 나머지 사람들만 소형 비행선에 올라탔다.
宥賢和我一起騎上皮斯,藝琳則有飛行技能,所以剩下的人都搭上小型飛船。

“메드상을 마지막으로 해도 정말로 괜찮을까.”
「把梅德先生留到最後,真的沒問題嗎?」

꺼내 든 원반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댔다. 마지막 원반을 설치하면, 분명 여태까지보다 더 위험한 일이 벌어질 것이었다. 신입도, 해파리도, 그 밖의 초월자들도 개입해 올 가능성이 높았다.
他看著拿出來的圓盤,小聲地喃喃自語。一旦安裝了最後一個圓盤,肯定會發生比以往更危險的事情。新人、水母,以及其他超越者,都有很高的可能性會介入。

그러니 메드상에 먼저 가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지만 의외로 노아가 반대했다. 마지막 원반은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장소에서 설치하는 편이 낫다고. 그리고 어차피 우리가 떠나고 나면 이 세상이 무사하긴 힘들지 않겠느냐며.
所以我問他,要不要先去梅德商會,但諾亞卻出乎意料地反對了。他說,最後一個圓盤最好安裝在稍微有利一點的地方。而且,反正我們離開後,這個世界也很難安然無恙吧。

“시민들은 전부 대피시킨다고 했잖아. 메드상은 도시도 두 개라며.”
「你不是說市民都疏散了嗎?梅德先生也說有兩座城市啊。」

“그건 그렇지만.”  「話是這麼說沒錯。」

메드상에만 왜 SS급 가드가 둘이나 되나 했더니 근처의 도시와 병합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드물게도 마나 홀 두 개가 가까운 거리에 생겨났고, 처음에는 각자 도시가 만들어졌지만 메드상과 과거 네포스 시의 격차가 커지면서 결국 네포스 시가 메드상에 소속되게 되었다.
他們說梅德尚之所以會有兩名 SS 級守衛,是因為它與附近的城市合併了。據說,有兩個魔力洞穴罕見地在很近的距離內出現,一開始各自形成了城市,但隨著梅德尚和過去的內波斯市之間的差距越來越大,內波斯市最終隸屬於梅德尚。

근처라고 해도 차로 두세 시간은 달려야 하는 거리니 시민들을 대피시킨다면 엄청난 참사까지야 벌어지지 않을 터였다. 대피도 노아가 포탈을 열어 주면 금방 끝날 것이다.
即使說是附近,也要開兩、三個小時的車程,所以如果讓市民疏散,應該不至於發生巨大的慘劇。疏散工作只要諾亞打開傳送門,就能很快完成。

“그래도 노아 씨가 걱정 돼. 너무 쉽게 괜찮다고 말해서.”
「但我還是很擔心諾亞先生。他太輕易就說沒關係了。」

“메드상 시보다는 형의 안전이 더 중요해서 그런 거겠지. 효도중독자가 형을 노린다고도 했으니까.”
「比起梅德桑詩,哥的安全更重要吧。畢竟孝道中毒者也說要針對哥。」

“…예림이나 현아 씨라면 좀 더 고민했을걸.”
「……如果是藝琳或賢娥小姐,應該會再多考慮一下吧。」

피난할 도시가 있으니까 그 두 사람과는 약간 다른 상황이긴 했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였다. 분명 뮤도 사랑받고 있었는데.
雖然有可以避難的城市,情況和那兩人有些不同,但還是很在意。明明繆也曾被愛著。

“형이 노아 헌터를 완벽히 책임져 줄 수는 없어. 스스로 내린 결정이기도 하잖아.”
「哥沒辦法完全替諾亞獵人負責。這也是你自己做出的決定不是嗎?」

맞는 말이긴 하지만. 애초에 내가 노아 씨를 다 받아 주는 것부터가 불가능했다. 내게는 노아 씨 한 명만이 있는 게 아니니까. 유현이가 가장 우선시될 수밖에 없고, 또 그다음엔 더 어린 예림이가 있었다.
這話說得沒錯。但從一開始,我就不可能完全接受諾亞先生。因為我身邊不只有諾亞先生一個人。鉉兒是我的首要考量,再來就是更年幼的藝琳。

리에트로부터 벗어나게 도와주고 이것저것 나름 신경은 써 줬지만 노아 씨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곤 하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닌가도 싶었다. 노아 씨의 어릴 적 일은 자세히 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 리에트가 누나였으니까 행복한 시절은 아니었겠지.
雖然我幫助諾亞先生擺脫了麗葉特,也為他費了不少心思,但他依然時常表現出不安的樣子,我想這或許就是原因吧。我沒有詳細聽過諾亞先生小時候的事。但既然麗葉特是他的姊姊,那段時光想必不怎麼幸福。

그 오랜 시간의 허전함을 채워 주기엔 나로서는 역부족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조금쯤은 도움이 되고 싶었다. 노아 씨가 나를 좋아해 주고, 또 도와주고도 있으니까.
我是否不足以填補那漫長歲月裡的空虛?雖然我這麼想,但還是希望能幫上一點忙。畢竟諾亞先生喜歡我,也幫助了我。

“난 노아 씨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그냥 같이 살자고 하면 안 될까?”
「我希望諾亞先生能比現在更幸福一點點。即使無法完全幸福也沒關係。我們就一起生活,這樣不行嗎?」

“…형이 원한다면. 하지만 지금보다 더 박탈감을 느낄지도 몰라. 노아 헌터와 박예림은 다르니까.”
「……如果哥希望的話。但你可能會比現在感到更被剝奪。因為諾亞獵人跟朴藝琳不一樣。」

“…그런가.”  「……是嗎?」

어렵다, 정말. 처음에는 단순히 상처받고 힘들었던, 착하고 순한 사람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리에트의 영향만 벗어나면 금방 괜찮아지지 싶었고. 제각기 다 상처도 다르고 낫는 속도도 다르구나. 당연한 거지만. 누구는 이렇게 금방 씩씩해졌는데 너는 왜 그러니, 라는 말은 절대 못 하지.
真難啊,真的。一開始我還以為他只是個單純受傷、很辛苦,善良又溫馴的人。想說只要擺脫了利艾特的影響,他很快就會好起來。但每個人受的傷都不同,痊癒的速度也不同啊。這雖然是理所當然的,但我絕對不能說出「某某人這麼快就振作起來了,你為什麼還這樣」這種話。


피스가 날개를 접으며 호숫가에 내려섰다. 생각보다 비행에 능숙하고 탑승감이 편하기까지 했다. 어떠냐는 듯 꼬리를 살랑거리는 피스를 잔뜩 쓰다듬어 주었다. 우리 피스, 어쩜 이렇게 다 잘났을까.
皮斯收攏翅膀,降落在湖畔。牠比想像中更擅長飛行,搭乘起來甚至很舒適。我用力撫摸著皮斯,牠則像在問我感覺如何般地搖著尾巴。我們的皮斯,怎麼能這麼完美呢?

“아저씨, 걱정 말고 버튼 누르세요. 호수 정도로도 충분해요!”
「大叔,別擔心,按下按鈕吧。湖水程度就夠了!」

예림이가 자신 있게 말하며 다가왔다.
<p>藝琳自信地說著,走了過來。</p>

“물이 생각보다 더 많, 어? 여기도 있네. 안녕!”
「水比想像中還多,咦?這裡也有。哈囉!」

갑자기 왜 손을 흔드나 했더니 어느새 호수 수면에 말머리가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거북이도 한 마리 보였다. 정령이다.
我還在想他怎麼突然揮手,原來不知不覺間,湖面上已經冒出了一顆馬頭。還看到一隻烏龜。是精靈。

하얀 망아지와 파란 거북이가 호수 밖으로 나와 예림이에게로 다가왔다. 어려서인지 약해서인지 아직 말은 못 하는 모양이었다. 예림이에게 애교라도 부리듯 머리를 발치에 부비작거린다.
純白的幼馬和藍色的烏龜從湖裡出來,走向藝琳。或許是因為年幼,又或許是因為體弱,牠們似乎還無法說話。牠們在藝琳的腳邊磨蹭著頭,像是在撒嬌。

“바다로 가는 게 안전한데. 이곳은 곧 위험해질 테니까 잠깐 피해 있어. 저어기 함선 보이지? 저기 들어가 있으면 괜찮을 거야. 노아 오빠, 연락 부탁드려요.”
「去海邊比較安全。這裡很快就會變得危險,所以先暫時避開一下。看到那邊的艦船了嗎?進去那裡就沒事了。諾亞哥哥,麻煩您聯絡了。」

“네. 물탱크 쪽으로 가면 될 거예요.”
「好的。去水箱那邊就可以了。」

떨어지기 싫은 듯 머뭇거리던 정령들이 예림이의 재촉에 함선을 향해 날아갔다. 정령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 원반을 꺼내 들었다.
精靈們似乎不願離開,猶豫不決,但在藝琳的催促下,牠們還是飛向了艦船。等到精靈們完全消失後,我才拿出圓盤。

유현이와 예림이, 노아, 그리고 현아 씨와 시그마에 피스까지 확인하듯 바라본 뒤 버튼을 눌렀다. 패륜아나 효도중독자쯤 되는 거물이 튀어나오지 않는 이상 괜찮을 거라는 자신감이 들었다. 정말 든든하다니까, 다들.
確認過幼賢、藝琳、諾亞,還有賢雅小姐和西格瑪、皮斯後,我才按下按鈕。我很有自信,除非跳出弒親者或孝道中毒者之類的巨物,不然應該沒問題。大家真的都很可靠。

공간이 흔들렸다. 등선을 따라 저릿한 감각이 퍼져나간다. 아직 마나 감응 제어 아이템을 하고 있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세 번째보다 파장이 크다.
空間震盪。麻痺感順著脊背擴散。雖然還戴著魔力感應控制道具,但確實能感覺到。這次的波動比第三次更大。

선생님 스킬을 썼다. 유현이와 예림이가 보호하듯 내 앞을 막아섰다. 피스도 옆에 바싹 붙었다. 노아가 보조 스킬을 펼치고 문현아의 손에 거창이, 시그마의 주위로 사슬이 나타났다.
我使用了老師的技能。劉玄和藝琳像在保護我一樣,擋在我前面。皮斯也緊緊地貼在我身旁。諾亞施展了輔助技能,文賢雅手中出現了巨槍,西格瑪周圍則出現了鎖鏈。


- 크르르르.  「吼——」


SS급 몬스터의 사나운 으르렁거림이 바로 앞에서 들려왔지만 고양이의 가르랑거림 정도로만 느껴졌다. 공포 저항 때문만은 아니다. 무서워하기에는 내 사람들이 너무 잘났지.
SS 級魔物的兇猛咆哮聲就在前方響起,卻只像貓咪的呼嚕聲。這不只是因為恐懼抗性。而是因為我的人們都太優秀了,根本沒什麼好怕的。

SS급 몬스터 다섯 마리. 그 이상의 위협은 없었다. 가장 먼저 호수의 물이 치솟았다. 사슬이 오른쪽의 몬스터를 묶고 기다렸다는 듯이 문현아가 달려들었다. 거창이 몬스터의 옆구리를 길게 찢자마자 벼락이 내리쳤다. 시그마에겐 선생님 스킬도 적용 안 됐는데 손발이 착착 맞다. 스킬 특성상 협력을 많이 해본 문현아 덕분일까.
SS 級怪物有五隻。沒有比這更具威脅性的了。首先是湖水高漲。鎖鏈綁住了右邊的怪物,文賢雅像是等候多時般地衝了上去。長槍劃開怪物側腹的瞬間,雷電隨即落下。對西格瑪來說,老師技能也派不上用場,但他們卻配合得天衣無縫。或許是因為文賢雅的技能特性,讓她經常與人合作的緣故吧。

두 사람의 협공으로 순식간에 몬스터 한 마리가 처리되고 이어 예림이 손에 걸린 몬스터 또한 호수에 처박혔다. 유현이 역시 구경만 하지 않았다. 곧장 나서진 않고 상황을 확인한 뒤 내가 안전하겠다 싶자 바로 가장 가까운 몬스터의 머리를 불태웠다. 즉사하지 않고 덤벼드는 몬스터의 앞발을 칼로 잘라 버리곤 단숨에 뛰어올라 정수리 깊이 이린이 화한 불의 창을 내리꽂았다.
兩人聯手,瞬間解決了一隻怪物,接著藝琳手上的怪物也被丟進湖裡。宥賢也沒有袖手旁觀。他沒有立刻行動,而是先確認情況,確定我安全後,便立刻燒毀了最近的怪物的頭部。怪物沒有立刻死亡,而是撲了過來,他用刀砍斷了怪物的前爪,然後一躍而起,將熾熱的火焰之槍深深地刺入怪物的頭頂。

그사이 문현아와 시그마가 몬스터를 한 마리 더 처치하고 마지막 한 놈에게 유현이와 예림이가 경쟁하듯 달려들려던 그때.
這時文賢娥和希格瑪又解決了一隻怪物,就在劉玄和藝琳正要像競爭般地撲向最後一隻怪物時。

“형!”  「哥!」

“아저씨! 위험해요!”  「大叔!危險!」

돌연 두 사람이 몬스터를 버려두고 내게로 돌아왔다. 피스도 털을 잔뜩 세웠다. 나 역시 한발 늦게 심상찮은 기세를 느낄 수 있었다.
兩人突然丟下怪物,轉身朝我走來。皮斯也全身毛髮豎起。我也慢了一步,才感受到那股不尋常的氣勢。

“우리 달님 인기 많네~”
「我們的月亮人氣真旺啊~」

“부럽다면 넘겨주겠다.”  「如果你羨慕,我就讓給你。」

문현아가 휘파람을 불고 시그마가 마지막 남은 몬스터를 향해 전류가 튀는 사슬을 찔러 넣었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빛이 튀고, 하얗게 물들었던 시야가 회복되며 이쪽을 향해 날아오는 몬스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文賢雅吹了聲口哨,西格瑪將電流竄動的鎖鏈刺向最後一隻怪物。伴隨著喧鬧的聲響,光芒四射,被染成一片白色的視野恢復後,我看到一隻怪物朝我飛來。

용의 날개와 뿔을 지닌, 적갈색 털의 맹수.
擁有龍之翼與角的赤褐色毛皮猛獸。

“유진 씨, 피스와 함께 함선으로 이동시켜 드리겠습니다.”
「宥辰先生,我會和皮斯一起將您送到飛船上。」

피해 있는 편이 좋겠다며 노아가 말했다. 하지만 함선으로 가면 선생님 스킬이 풀려 버리니까, 미니미니 쿠키를 꺼내 먹으려는데 더욱 가까워진 맹수의 한쪽 뿔에 익숙한 무언가가 팔랑이는 게 보였다.
諾亞說,躲起來比較好。但要是去艦艇,老師的技能就會解除,正當他打算拿出迷你迷你餅乾來吃的時候,卻看到更加靠近的猛獸,牠的其中一隻角上,有著熟悉的某樣東西在飄動。

“잠깐만, 저거! 저거 혹시 털실이야?”
「等等,那個!那個該不會是毛線吧?」

내 말에 다들 흩날리는 핫핑크색 털실을 바라보았다.
我話一說完,大家便望向四處飄散的亮粉色毛線。

“어, 아저씨가 세성 길드장한테 선물한 거랑 똑같네요!”
「喔,這跟我送給星辰公會會長的一模一樣耶!」

“맞지? 설마…….”  「對吧?該不會……」

…설마 저 몬스터가 성현제인 건 아니겠지. 아니, 꼭 사람 형태라는 법은 없지만. 나와 만난 곳은 시스템 속, 정신계에 가까웠으니까 모습을 변화시켰을 수도 있다. 처음엔 털실이었잖아.
……該不會那隻怪物就是成賢濟吧。不,雖然不一定會是人形。但因為與我相遇的地方是在系統中,比較接近精神世界,所以他可能改變了樣貌。畢竟一開始是毛線球嘛。

일단 공격하지 않고 대비만 하고 있자 몬스터가 호수 반대편에 내려앉았다. 적의는 확실히 없어 보였다. 도리어 꼬리를 살랑 흔든다.
怪物沒有立刻發動攻擊,只是在一旁警戒著,而後便降落在湖的對岸。牠看起來確實沒有敵意,甚至還搖了搖尾巴。

“저기… 혹시, 성현제 씨……? 제 파트너 되시나요?”
「那個……請問,成賢濟先生……?您是我的搭檔嗎?」


- 크르릉.  - 吼隆。


내 말에 몬스터가 크릉거렸다. 대답한 건가. 성현젠가.
我的話讓怪物發出低吼。這是回答嗎?是成賢濟嗎?

“아니 왜 그 꼴입니까!”
「不是啊,怎麼會變成那副德性!」


- 그르르.  ——吼。


“진짜예요? 진짜 맞아요?”  「真的嗎?是真的嗎?」

아이고, 어쩌다 저런 꼴이 되었대. 사람 말도 못 하나? 몬스터에게 다가가려는 나를 유현이와 예림이가 동시에 붙잡았다.
哎唷,怎麼會變成那副德性。連人話都不會說嗎?我正想靠近那隻怪物,宥賢和藝琳卻同時抓住了我。

“조심해, 형.”  「哥,小心點。」

“맞아요, 혹시 모르잖아요.”  「沒錯,誰知道會發生什麼事。」

“…저게 성현제라고?”  「……那個是成賢濟?」

시그마가 의아한 듯 중얼거렸다. 아니, 원래 저런 모습이 아닌데. 근데 정말 맞긴 한가. 성현제치고는 너무 얌전한데. 다가가서 손, 하면 앞발 줄 것 같다.
希格瑪困惑地喃喃自語。不,他本來不是那樣的。但真的是他嗎?對於成賢濟來說,他太過溫馴了。走過去說「手」,他好像就會伸出前腳。

“세성 길드장이 맞으면 오른쪽 앞발을 들어 보세요.”
「如果你是世成公會長,請舉起你的右前腳。」

그르렁, 하고 몬스터가 꼬리만 쳤다. 음, 아닌가. 근데 왜 털실을 달고 있지. 얌전히 앉아 있던 몬스터가 천천히 호수를 날아 넘어 내 앞에 내려섰다. 유현이와 예림이의 경계 속에서 커다란 머리를 내 쪽으로 숙인다.
嘶吼一聲,怪物只是甩了甩尾巴。嗯,不對吧。可是為什麼會掛著毛線呢?原本乖乖坐著的怪物緩緩飛越湖面,降落在我的面前。在宥賢和藝琳的警戒中,牠巨大的頭顱朝我這邊低下。

“진짜 순한데.”  「真的好乖。」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고롱고롱 목을 울렸다. 성현제는 아니고, 털실은 달려 있고, 적의 없이 얌전하고.
我伸手撫摸牠的頭,牠便發出咕嚕咕嚕的聲音。不是成賢濟,但有毛線,而且溫馴沒有敵意。

“…성현제가 보낸 건가 보다.”
「……看來是成賢濟送來的。」

“몬스터를?”  「怪物?」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 거 같아. 다섯 번째 원반 설치할 때 도움이 되라고 보낸 건가? SSS급인 듯하니까. 맞으면 메시지 짧게라도 보내 주시죠.”
「原因不明,但好像是這樣。難道是為了協助安裝第五個圓盤才送來的嗎?畢竟牠好像是 SSS 級。如果猜對了,請您簡短回覆一下訊息。」


[□]


오, 왔다. 내용은 알아볼 수 없지만. 원반을 설치할수록 시스템 장악력은 도리어 떨어지기라도 하는 걸까. 퀘스트도 계속 못 보내고 있고.
喔,來了。雖然看不懂內容。難道安裝越多圓盤,系統的掌控力反而會下降嗎?連任務都一直無法發送。

아무튼 SSS급 몬스터라니, 든든하네. 이제 마지막 원반, 하나만 남았다.
總之,SSS 級怪物,真可靠。現在只剩下最後一個圓盤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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