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화 알파의 기억 (2)
246 話 阿爾法的記憶 (2)
헬기장으로 쓰이는 옥상은 넓었다. 하지만 유현이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옥상에 올라서자마자 내 뒷목 쪽에서 이린이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린이가 안녕, 인사하듯 앞발 하나를 들어 흔들고는 폴짝 아래로 내려가 앞장서 기어갔다.
直升機停機坪的屋頂很寬敞。但要找到宥賢並不難。因為我一登上屋頂,伊琳就從我後頸處跳了出來。琳兒像是在打招呼般,舉起一隻前爪揮了揮,然後輕巧地跳到地上,領頭爬行。
동생은 옥상 반대쪽 끝에 서 있었다.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검은 머리카락 위를 감돌았다. 유현이와 비슷하지만 또 약간은 다른 얼굴. 조금 더 나이를 먹기도 했다. 스물여섯 살이니까.
弟弟站在屋頂的另一端。晨光輕柔地籠罩著他的黑髮。那張臉和宥賢相似,卻又有些許不同。也更成熟了一些。畢竟他已經二十六歲了。
내가 본 동생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알파의 모습이 섞여 있어서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꽤 힘들었을지도.
這是我見過弟弟最年長的模樣……幸好其中混雜著 Alpha 的氣息。不然的話,或許會相當難受。
“왜 여기 나와 있냐. 말도 없이.”
「你怎麼會在這裡?也不說一聲。」
유현이 옆으로 다가갔다. 난간 너머로 도시가 내려다보였다. 저 멀리 건물들 사이로 어젯밤의 흔적이 어른거렸다. 여기 사람들도 당황스럽겠구만. 하룻밤 새 방위청이 확 뒤엎어져 버렸으니. 반가워하는 사람들도,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柳賢走到我身旁。從欄杆望出去,整座城市盡收眼底。遠處的建築物之間,昨晚的痕跡若隱若現。這裡的人們想必也很慌張吧。畢竟一夜之間,防衛廳就徹底被顛覆了。有人會感到高興,也會有人感到不安。
“형.” 「哥。」
“응?” 「嗯?」
“요즘 내가, 너무 물러진 거 같아.”
「最近我,好像變得太軟弱了。」
유현이의 몸 위로 기어오른 이린이 목덜미에 자리 잡았다. 동생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伊琳爬上柳賢的身體,在他的脖頸處安頓下來。弟弟平靜地繼續說道:
“길드에 있는 집으로 돌아갈까 싶어. 형 옆에는 피스에 박예림도 있고, 노아 헌터도 상주하니까. 걱정할 필요 없겠지. 어차피 바로 옆 건물이기도 하고.”
「我想回到公會的家。哥的身邊有 Peace 的朴藝琳,諾亞獵人也常駐在那裡。應該不用擔心吧。反正就在隔壁棟建築。」
“야, 갑자기 무슨 소리야. 물러지긴 뭘 물러져. 아니, 그러면 또 어때. 사람이 너무 딱딱하게 살아도 힘들어. 적당히 무른 게 좋지.”
「喂,你突然在說什麼啊。什麼叫變軟了。不,就算變軟了又怎樣。人活得太死板也會很累。適當地軟一點不是很好嗎。」
최근에 유현이가 좀 느슨해진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예전보다, 특히 회귀 전보다는, 지금이 더 나았다. …훨씬 더.
最近劉賢確實有點鬆懈了。但比起以前,特別是回歸前,現在這樣更好。……好太多了。
“네가 같이 살기 싫어한다면 모를까 그건 아니잖아.”
「除非你不想跟我一起住,但事實並非如此吧。」
“응. 아니야. 지금이 좋아. 너무 좋아서 가끔은 꿈을 꾸는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嗯。不是。我喜歡現在這樣。好到有時候我會懷疑自己是不是在做夢。」
“그런데 왜 나가려는 건데.”
「可是你為什麼想離開?」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무언가 있긴 있구나. 그런 확신이 들었다. 혹시 내가, 자신을 구하려다가 죽을 뻔한 것 때문일까. 아니, 그건 이미 솔직하게 말해왔다. 만약 또 비슷한 일이 생기면 언제까지든 기다릴 테니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안전하게 구하러 와달라고.
沒有得到回應。看來確實有什麼事。我確信了這一點。難道是因為我為了救他,差點死掉的緣故嗎?不,這件事我已經坦白說過了。我說如果再發生類似的事情,我會一直等到他和其他人一起安全地來救我。
동생은 자신을 그냥 포기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해 달라고 했다. 많이 놀라고 겁먹고 힘들었겠지만 내 손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그 일 때문에 이제 와서 내 곁을 떠나려곤 하지 않을 것이다.
弟弟並沒有說要我放棄他。反而要我救他。雖然他可能很驚訝、很害怕、很辛苦,但他並沒有拒絕我的手。所以,他不會因為那件事而現在才想離開我。
그렇다면. 那麼。
‘…알파의 기억 때문인가.’ 「……是因為阿爾法的記憶嗎?」
아무리 갑자기 남의 몸에 들어오고 환경이 바뀌고 혼자 떨어졌다고 해도 그것이 폭주로까지 이어지는 건 역시 이상했다. 문현아만 봐도 능숙하게 람다 노릇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말로는 SS급 가드의 이상 현상이 보고된 곳은 아카테스뿐이라고 했다. 도시 간의 교류는 적은 편이었지만 알파의 폭주 같은 큰 사건이 터지면 귀에 들어오지 않을 리 없다니 예림이와 노아 역시 잘 적응한 듯했다. 피스는, 일단 젖혀두고.
就算突然進入別人的身體、環境改變、獨自一人,但會導致暴走果然還是很奇怪。光看文賢娥,她就熟練地扮演著蘭姆達的角色。而且據她所說,SS 級守衛的異常現象只在阿卡特斯被通報。城市之間的交流雖然不多,但如果發生像阿爾法暴走這樣的大事件,不可能聽不到消息,看來藝琳和諾亞也適應得很好。至於皮斯,先放一邊。
결국 문제가 생긴 건 유현이뿐이었다.
結果出問題的只有柳賢。
‘자기 전에 이 세계에 대해 물은 것도 그렇고.’
「睡前問這個世界的事也是。」
하지만 대체 어떤 기억이기에.
但究竟是怎樣的記憶呢?
“유현아, 너─” 「宥賢啊,你──」
발소리도 없이 가볍게, 유현이가 난간 위로 올라섰다.
宥賢輕巧地沒有發出任何腳步聲,便站上了欄杆。
“알파 때문이야? 어디 가!”
「是因為 Alpha 嗎?你要去哪裡!」
동생 놈이 도망치듯 난간을 따라 걸어갔다. 그 뒤를 쫓아갔지만 얼마 못 가 앞이 막히고 말았다. F급일 때는 곤란했겠지만 지금은 스탯 C급에 부츠도 있으니. 나도 난간 위로 올라갔다.
弟弟像逃跑似的沿著欄杆走去。我追了上去,但沒走多遠就被擋住了去路。如果是 F 級的時候會很為難,但現在我的能力值是 C 級,也有靴子。我也站上了欄杆。
손가락 두 개 굵기쯤 되는 난간은 이내 끝나고 보안을 위해서인지 좀 더 높게 둘러쳐진 철판이 이어졌다. 발 디딜 곳의 폭이 1센티미터도 채 안 되는, 줄타기보다 더한 수준이었지만 평지에 선 듯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나도 지금은 못 할 거 없지.
大約兩根手指粗的欄杆很快就到盡頭,為了安全起見,接著是更高聳的鐵板。腳下可踩踏的寬度不到一公分,比走鋼索還難,但我卻像站在平地上般穩定。我現在也沒什麼做不到的。
“위험해, 형!” 「危險,哥!」
철판 위로 올라서자마자 유현이가 소리쳤다. 위험하긴 무슨. 바로 옆으로 보이는 바닥이 까마득하긴 했지만 떨어질 일은 없다.
我一站上鐵板,宥賢就大喊。危險什麼啊。雖然旁邊的地面深不見底,但我不會掉下去。
“서로 숨기는 거 없기로 했잖냐. 말해.”
「我們不是說好彼此之間沒有秘密嗎?說吧。」
“…형도 다 말해 주는 건 아니잖아.”
「……哥也不是什麼都說啊。」
“말 못 하는 거 빼고는 전부 털어놓았다만. 여기서의 일도 다 말해 줬잖아. 진짜 몸이고, 목숨 네 개 남은 것까지. 너 걱정할까봐 숨기고도 싶었지만 솔직하게 말해 줬다고.”
「除了不能說的,我全都說了啊。這裡發生的事也全都告訴你了啊。包括這是真的身體,還有只剩下四條命的事。雖然我也想過要不要隱瞞,怕你擔心,但我還是坦白地告訴你了。」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유현이의 시선이 내 발끝에 고정되었다. 혹시라도 내가 떨어질 거 같으면 바로 달려오려는 듯 무심코 제 다리에 힘을 준다.
我向前走了一步。宥賢的視線固定在我的腳尖。他似乎是怕我會摔倒,無意識地在腿上使勁,好像隨時準備衝過來。
“세상 살면서 남에게 감춰야 하는 일, 물론 있긴 해. 나도 네 개인적인 일까지는 캐물을 생각 없다. 혹시 자꾸 눈길이 가고 사귀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거나 몰래 연애 중이라면 말해 주면 참 좋긴 하겠다만.”
「人生在世,當然會有需要對他人隱瞞的事。我也不打算追問你的私事。不過,如果你有了心儀的對象,或是正在偷偷談戀愛,能告訴我就太好了。」
“없어, 안 해.” 「沒有,我不做。」
좀 해라. 做一下啦。
“하지만 네가 이러는 거, 또 틀림없이 나와 관련된 거 아니냐. 맞지?”
「但你這樣做,肯定又跟我有關,對吧?」
유현이가 입을 꾹 다물었다. 응, 역시 그렇구나.
<p>宥賢緊閉著嘴。嗯,果然是這樣啊。</p>
“그럼 나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유현아. 내가 네 일로 고민하면서 말없이 속으로 품고만 있으면 너도 싫을 거잖아. 아니야? 만약 너 걱정한다고 지금 내 몸이 진짜라는 사실을 감췄으면, 어땠겠어. 싫지?”
「那麼我也該知道吧,宥賢啊。如果我為你的事煩惱,卻默默地藏在心裡不說,你也會不喜歡吧?不是嗎?如果我為了擔心你,而隱瞞了現在我的身體是真的這件事,你會怎麼樣?會不喜歡吧?」
“…싫어. 하지만, 형.” 「……我不要。但是,哥。」
동생은 망설이면서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대체 뭐지. 도저히 짐작 가는 게 없었다.
弟弟猶豫不決,遲遲無法開口。到底是什麼?我完全猜不透。
“내가, 형에게 있어. 그러니까…….”
「我對哥來說。就是說……。」
내 발끝에 머무른 유현이의 시선이 올라올 줄을 몰랐다. 더 접근했다간 따라잡기도 힘들게 훌쩍 도망쳐 버릴 것 같아서 참았지만.
劉賢的視線停留在我的腳尖,遲遲沒有抬起。我忍住了,要是再靠近,他恐怕會一下子逃走,讓我追都追不上。
“해만 되는 거 같아. 아니, 실제로 그래. 내가 없는 편이─”
「我好像只會造成傷害。不,事實就是如此。沒有我的話——」
“야! 한유현!” 「喂!韓愈賢!」
유현이가 흠칫 고개를 들었다. 이 자식이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劉賢嚇了一跳,猛地抬起頭。這小子,有些話該說,有些話不該說。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那又是什麼鬼話!」
“하지만, 알파의!” 「可是,阿爾法的!」
알파가 뭐! 유현이의 목소리가 뚝 끊어지고 푸른 버들잎이 나타났다. 저놈 저거 진짜 작정하고 튀려고 하네! 이를 으득 갈면서 몸을 옆으로 기울였다. 건물 바깥, 바닥 쪽이었다. F급은 물론이요 C급 정도로도 추락했다간 절대 무사하지 못할 높이의.
阿爾法什麼!劉賢的聲音戛然而止,藍色的柳葉隨之出現。那傢伙是真的打算逃跑啊!我咬緊牙關,身體向旁邊傾斜。是建築物外,地面方向。那高度,別說是 F 級,就連 C 級掉下去也絕對無法安然無恙。
“형!” 「哥!」
당연하게도 동생이 달려왔다. 나를 향해 손을 뻗는다. 내 몸이 완전히 바닥과 수평으로 기울어졌다. 그대로 뚝 떨어져야 정상이겠지만, 부츠 바닥은 직각으로 세워진 철판 옆면을 평탄한 바닥처럼 밟았다. 철판에 꽂힌 것처럼 버티고 선 채 와이어를 꺼내 들었다. A급짜리 튼튼하고 자동 포박 기능도 붙어 있는 아이템이다.
<p>我弟弟理所當然地跑了過來。他朝我伸出手。我的身體完全與地面平行傾斜。照理說應該會直接摔下去,但靴子底部卻像踩在平坦的地面上一樣,踩在垂直豎立的鐵板側面。我像被釘在鐵板上一樣站穩,然後拿出鋼索。這是個 A 級的堅固物品,還附帶自動綑綁功能。</p>
와이어를 내 손목에 휘감으며 동시에 동생의 몸을 묶었다.
我將鋼索纏繞在手腕上,同時也綑綁住弟弟的身體。
“힘주면 내 손목 잘려 나간다.”
「你再用力我的手腕就要斷了。」
“뭐, 형!” 「什麼,哥!」
A급 아이템이라고 해봤자 SS급을 어떻게 이기겠냐. 그래서 일부러 내 손목까지 연결 지어 묶었다. 와이어가 당겨지면 내 손목이 조이도록. C급짜리 몸뚱이니 조이다 못해 살을 파고들고, 잘려 나가기까지 하겠지.
<p>A 級道具再怎麼說,又怎能贏過 SS 級。所以我故意將它與我的手腕連結綁在一起。只要鋼索一拉,我的手腕就會被勒緊。C 級的身體,別說勒緊了,恐怕會直接皮開肉綻,甚至被切斷吧。</p>
유현이는 자신의 상체를 휘감은 와이어를 끊어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멈추고 말았다. 나는 다시 철판 위쪽으로 올라가며 묶인 동생을 건물 안쪽으로 끌어당겼다. 내가 다치기라도 할세라 꼼짝도 못 하고서, 유현이의 몸이 옥상 위로 쓰러졌다.
<p>宥賢連掙脫纏繞住自己上半身的鋼索的念頭都不敢有,就這麼停了下來。我再次爬上鐵板,將被綁住的弟弟拉進建築物內。宥賢的身體動彈不得,生怕我受傷,就這麼倒在了屋頂上。</p>
동생을 내리누르면서 허튼짓하지 못하게 위에 올라탔다. 이린이 기어 나와 와이어를 끊어 주고 싶은 듯 주변을 배회했다.
我壓住弟弟,不讓他亂來,整個人騎在他身上。伊琳似乎想爬過來剪斷鋼索,在周圍徘徊著。
“린이 너, 얌전히 있어.”
「凜伊妳,乖乖待著。」
린이가 눈을 깜박이며 머뭇거리다가 다시 동생의 목덜미로 돌아갔다. 그래, 착하네.
凜眨了眨眼,猶豫了一下,又回到弟弟的脖頸旁。嗯,真是個乖孩子。
“…너무해. 형을 인질로 삼다니.”
「……太過分了。竟然挾持哥哥當人質。」
유현이가 볼멘소리를 했다. <p>宥賢發出了不滿的聲音。</p>
“그건 미안하다.” 「這點我很抱歉。」
잘난 동생 힘으로는 붙잡을 능력이 없다 해도 이런 방식은 잘못되었지. 하지만 동생 놈이 스스로를 칼로 찌르고 있는데 그냥 보낼 수도 없었다.
就算我沒有能力用我那優秀的弟弟的力量來抓住他,這種方式也是不對的。但是,我不能就這樣放任我弟弟用刀刺傷自己。
“네가 왜 나한테 해만 돼.”
「你對我來說,為什麼只會造成傷害?」
“…….” 「……。」
“한유현.” 「韓有賢。」
기다렸다. 언제까지라도 여기 이렇게 있을 듯이. 한참 만에 유현이의 입이 열렸다.
我等著。彷彿會永遠待在這裡一樣。過了許久,宥賢才開口。
“…알파에게도 양육자가 있었어.” 「……阿爾法也有養育者。」
칭호를 가진 사람이 있었다고 동생이 말했다. 순간 나와 같은 칭호인가 싶었지만, 여긴 다섯 번째 근원이 있는 곳이 아닐 터였다. 태생 S급을 키운 양육자 칭호는 다섯 번째 근원의 세계에서만 나타난다고 했으니. 알파는 태생 S급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弟弟說,有個人擁有這個稱號。我心想,難道是和我一樣的稱號嗎?但這裡應該不是第五個根源所在的地方。因為養育 S 級天生者的養育者稱號,只會出現在第五個根源的世界。看來阿爾法並不是天生 S 級。
“그리고, 살해당했어.” 「然後,他被殺了。」
“유현아, 뭘 걱정하는 건지는 잘 알겠지만 양육자 칭호를 가진 사람이 살해당하는 건 흔한 일이라고 했어. 그래서 네가 날 멀리했었잖아. 잠깐 힘들긴 했지만 지금은 괜찮고─”
「宥賢啊,你擔心什麼我很清楚,但擁有養育者稱號的人被殺是很常見的事。所以你才一直疏遠我不是嗎?雖然那段時間很難熬,但現在已經沒事了——」
“효도중독자에게.” 「對孝道中毒者來說。」
“…뭐?” 「……什麼?」
유현이의 눈가가 괴롭게 일그러졌다. 기억을 되새기기 힘든 듯 이를 악물었다가 다시 말한다.
宥賢的眼角痛苦地扭曲了。他似乎很難回憶起那些記憶,咬緊牙關後又再次開口。
“여기 아카테스는 이 세계의 효도중독자와 관련이 있어. 정확한 정보는 내가 받은 기억이 일부라서인지, 차단된 것이라서인지 알 수 없지만. 계약한 사람이 있다고 했어.”
「這裡的阿卡特斯和這個世界的孝道中毒者有關。我無法得知確切的情報,是因為我接收到的記憶不完整,還是被阻斷了。他說有簽約的人。」
“그게 누구인지는 모르는 거야?”
「你不知道那是誰嗎?」
유현이가 짧게 고개 저었다. 방위청 사람일 확률이 높겠지. 어제 일에 휘말려 죽었을 수도 있고 도망쳤을 수도 있지만, 체포당한 자들에게 캐물어 볼까.
“그놈이… 알파의 양육자를 살해한 놈이, 형이 방금 말한 것처럼 양육자 칭호를 가진 사람은 곧잘 살해당한다고 말했어. 패륜아들에게.”
「那傢伙……殺害阿爾法養育者的那傢伙,說了就像哥你剛才說的,擁有養育者稱號的人經常會被殺害。被那些不肖子孫。」
“…그런.” 「……那樣。」
잠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패륜아들에게라니, 잠깐만.
我一時之間說不出話來。對那些不孝子們說?等等。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잖아.”
「……也可能是說謊啊。」
“알파는 그놈과 계약한 사람 옆에서 단순히 듣고만 있었고, 계약에는 거짓 정보를 줄 수 없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었어. 알파와 다른 도시의 SS급 가드들에 대해 말하며 나온 이야기이기도 하고. 거짓말은 아닐 거야…….”
「阿爾法只是在和那傢伙簽約的人旁邊聽著,契約裡也寫著不能提供虛假資訊。這也是在談論阿爾法和其他城市的 SS 級守衛時說出來的。應該不是謊話……」
효도중독자와 접선하는 데까지 데리고 갔다면 알파가 믿을 만한 상태였다는 뜻일 것이다. 정신조작이나 그런 걸… 해뒀을까. 양육자 살해도 그 일환이었을지도. 그럼 효도중독자와 계약한 놈은 알파 관리자 중 한 명일 가능성이 높았다.
如果他能把人帶到與孝道成癮者會合的地步,那表示阿爾法是值得信任的。他是不是對他做了精神操控之類的……?殺害養育者可能也是其中一環。那麼,與孝道成癮者簽約的傢伙,很有可能是阿爾法的管理者之一。
“패륜아들은 S급 각성자들의, 특히 태생적 S급 각성자들의 원활한 몬스터 사냥을 위해서 걸리적거리는 건, 정리하려고 든다고. 양육자를 보호하기 위해 웅크리고 있으면 비효율적이니까. 양육자가 사라진다 해도 보통 S급들은 쉽게 극복하는 데다가 몬스터에 의해 살해당한 것으로 조작하면, 더 열성적으로 세계를 지키려고 해서…….”
「那些不肖子孫,為了讓 S 級覺醒者,特別是天生 S 級覺醒者能順利狩獵怪物,會把礙事的人清理掉。因為為了保護養育者而畏縮不前是很沒效率的。就算養育者消失了,一般的 S 級也能輕易克服,如果再偽造成是被怪物殺害的,他們會更熱衷於守護世界……」
심장이 두근거렸다.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참고 최대한 차분하게 정보를 정리했다. 그러니까, 세상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지키기 위해 양육자를 제거한다, 이건가. 패륜아들이.
我的心臟怦怦直跳。我忍住胃裡翻騰的不適,盡可能冷靜地整理資訊。所以,為了更有效率地守護世界,就要除掉養育者,是這個意思嗎?這些不肖子。
…나한테 거짓말한 건 아니구만. 살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라. 살해하는 주체를 말하지 않았을 뿐 사실이기는 했네. 씹어 먹을 것들이.
…不是對我說謊啊。被殺害的狀況很多,嗎。只是沒說出殺害的主體,但確實是事實呢。這些該死的傢伙。
“내가 그 태생적 S급 같은데, 형.”
「我好像就是那種天生 S 級,哥。」
유현이가 불안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p>宥賢滿臉不安地說道。</p>
“다른 S급 헌터들과는 다르다는 거, 느끼고는 있었어. 세성 길드장과 리에트 헌터가 비슷한 느낌이었고. 태생적 S급의 양육자는 아주 드물고, 그리고, 패륜아들이 거의 다, 무조건 처리를 한다고……. 시스템에 지정을 해 놓아서 숨길 수도 없고…….”
「我早就感覺到你跟其他 S 級獵人不同了。星辰公會會長和利埃特獵人給我的感覺很像。天生 S 級的養育者非常稀有,而且,那些弒親者幾乎都會無條件地被處理掉……系統已經指定了,所以也藏不住……」
“유현아.” 「宥賢啊。」
“형이 각성하자마자, 나 때문에 살해당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一想到哥你剛覺醒,就可能因為我而遇害……」
“그게 왜 너 때문이야! 패륜아 놈들 짓이지!”
「那怎麼會是你的錯!是那些不肖子的問題!」
“하지만 내가 계속, 형을 멀리했으면 안전했을지도… 모르는데…….”
「可是如果我一直疏遠哥,或許就能平安無事了……」
패륜아들의 목적은 던전을 막아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 그러니 계속 나를 멀리한 채 길드와 세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굳이 형을 건드리진 않았을 거라는 유현이의 말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那些不肖子孫的目的是阻止地下城,拯救世界。因此,宥賢說如果我一直疏遠他,專注於壯大公會和勢力,他們就不會去招惹哥,這讓我的心頭一沉。
설마. 不會吧。
설마 유현이도 이 사실을 알았을까.
柳賢該不會也知道這件事了吧。
“유, 현아.” 「柳、賢啊。」
내 목소리가 약하게 떨렸다.
我的聲音微微顫抖。
“너 말이야, 나를 계속해서 멀리하려고… 했었어? 몇 년 뒤에도 계속?”
「你說,你一直想疏遠我……是嗎?幾年後也是?」
“…아니야. 각성했을 때 나는 아직 어렸고 형은, 너무 불안해하고 있었으니까. 길드가 자리를 잡고 형도, 사람들도 던전에 익숙해지고 나면 연락하려고 했어. 다시 예전처럼은 못 돌아간다고 해도… 그래도.”
「……不是。我覺醒的時候還小,而哥你,當時太不安了。我想等公會穩定下來,哥你和大家也習慣了地下城之後再聯絡。就算無法回到從前……也還是。」
유현이가 미안하다면서 말했다. 미안할 거 전혀 없지만, 제대로 달래 줄 수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어지러웠다. 표정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p>宥賢說著對不起。雖然根本沒什麼好對不起的,但我卻無法好好安撫他。腦中一片混亂。暈眩不已。為了隱藏表情,我低下了頭。</p>
“…형?” 「…… 哥?」
“아니, 생각할 게 좀 있어서.”
「不,我只是在想一些事情。」
모르기를 바랐다. 몰랐어야 했다. 제발. 만약 유현이가, 자기 자신의 존재 자체가 내게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젠장.
<p>希望他不知道。他本不該知道的。拜託了。如果宥賢認為,他自己的存在本身對我來說就是個威脅的話。該死。</p>
웃고 있던 얼굴이 떠올랐다. 속이 아팠다. 왜 웃었지. 어째서. 죽어가면서 뭐가 그렇게 후련한 듯이.
她那張笑著的臉龐浮現腦海。我心如刀絞。為什麼要笑?為什麼?明明都快死了,卻一副如釋重負的樣子。
“유현아, 네 잘못이 아니야. 네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어.”
「宥賢啊,這不是你的錯。你一點錯都沒有。」
단순히 동생을 달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
這不單單是為了安撫弟弟。這是真心話。
“그냥, 단순히 그냥 나는 너를 사랑했고 너도 나를 받아줬을 뿐이야.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어. 그저 어쩔 수 없이 운이 나빴고, 예상치 못한 재난 같은 거지. 잘못한 사람은 없어. 아니, 패륜아 놈들이 잘못한 거야.”
「就、就只是我愛你,而你也接受了我。誰都沒有錯。就只是運氣不好,是無法避免、預料之外的災難。沒有人做錯。不,是那些不肖子孫做錯了。」
그놈들도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명분은 있겠지만 알 게 뭐냐.
那些傢伙們或許也有著「拯救世界」的理由,但那又關我什麼事?
“그리고 이제는 괜찮잖아. 너도 봤잖냐. 패륜아들이 나한테 쩔쩔매는 거. 걔들 나 못 건드려. 오히려 보호해 주려고 했지. 그거…….”
「而且現在不是沒事了嗎?你也看到了吧。那些不肖子孫對我畢恭畢敬的。他們動不了我。反而還想保護我。那個……」
그거, 그게 다, 네 덕분인데. 네가 이렇게 만들어 준 건데. 속에서 자꾸 튀어나오려는 뜨거운 덩어리를 억눌렀다. 되삼키기 힘들었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웃을 수 있었다.
《我培育的 S 級們 246 話 - RIDI》
那、那一切都是多虧了你。是你把我變成這樣的。我強忍著從心底不斷湧出的熱塊。雖然很難再吞回去,但並非不可能。我總算能擠出笑容。
“걱정하지 마, 유현아. 다 잘될 거야. 같이 살게 되어서 좋다고 했지? 앞으로도 그럴 거야. 계속. 네가 바라는 만큼.”
「別擔心,佑賢。一切都會好起來的。你說過很高興能住在一起,對吧?以後也會是這樣。一直。如你所願。」
동생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弟弟輕輕點了點頭。
“미안해 형, 말 안 하려고 해서.”
「對不起,哥,我本來不想說的。」
“괜찮아. 앞으로는 꼭 말해 주고, 네 잘못이 아니라는 것만 확실하게 기억해 둬.”
「沒關係。以後一定要告訴我,只要你記住這不是你的錯就好。」
스르륵, 와이어를 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생에게 손을 내밀었다.
<p>嘶啦一聲,我解開鋼索,從座位上站了起來。我向弟弟伸出手。</p>
“무엇보다도 내가 먼저 유현이 너한테 다가간 거야. 갓 태어난 아기가 뭘 알았겠냐. 내가 먼저 좋아해 주니까 너도 날 따른 거지. 그러니 더더욱 넌 잘못한 거 없다.”
「最重要的是,我先主動接近你,宥賢。剛出生的嬰兒懂什麼?是我先喜歡你,你才跟著我,所以你更沒有錯。」
내 손을 잡고 동생이 몸을 일으켰다.
我的手被弟弟握住,他撐起了身子。
“하지만 형한테는 많이 미안한걸.”
「可是我還是很對不起哥。」
“내 선택이라니까. 네가 계속 미안해하면 나까지도 잘못 선택한 게 되잖냐. 그러니 미안해하지 말고, 음, 고마워해라.”
「這是我的選擇啊。如果你一直覺得抱歉,那不就連我也變成做了錯誤的選擇嗎?所以別覺得抱歉,嗯,感謝我吧。」
미안해보다는 고마워가 확실히 좋지. 유현이가 확연히 밝아진 얼굴로 방긋 웃었다. 역시 표정도 웃는 게 훨씬 낫다.
抱歉,還是謝謝比較好。宥賢臉上明顯開朗起來,笑咪咪的。果然,表情還是笑著比較好看。
“고마워, 형. 그래도 형이 결혼하거나 하면 피해 줄게. 너무 자주 찾아가는 것도 안 되겠지.”
「謝謝你,哥。不過,如果你結婚了,我就會避開,太常去找你也不好。」
“…뭐?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아니 나 사귀는 사람도 없어!”
「……什麼?你突然在說什麼?不,我沒有在交往的對象!」
“형도 툭하면 나한테─” 「哥也動不動就對我——」
“야, 그건 내가 네 보호자 같은 거니까 그런 거고! 그리고 피해 주긴 뭘 피해. 너 싫다는 사람은 나도 싫다.”
「喂,那是我像你監護人一樣,所以才那樣說的!還有,什麼叫造成困擾。討厭你的人,我也討厭。」
“하지만 보통은 싫어할 거라던데. 그래서 미리 생각해 두는 게 좋을 거래서.”
「但是,他們說一般人會討厭我。所以才說最好事先想好。」
아니 어떤 놈이 애한테 쓸데없는 소릴 지껄인 거야?
是哪個傢伙對孩子說了些沒用的話?
“나도 그런 사람은 싫다니까? 신경 쓰지 마! 집 나갈 필요 없어.”
「我也討厭那種人啊!別在意了!你不需要離家出走。」
애초에 결혼 같은 건 뭐, 포기했고. 유현이가 아니더라도 아래위로 몬스터도 득시글하지, 무엇보다 위험하기도 하잖아. 그거 다 받아 줄 사람 없을 거니와 있다고 해도 내가 미안해서라도 안 된다.
<p>反正結婚什麼的,我早就放棄了。就算沒有宥賢,上下也都是怪物,最重要的是還很危險。沒有人能接受得了這些,就算有,我也會因為過意不去而拒絕。</p>
심지어 지금은 애들이 더 우선이기도 하고… 이런 마음가짐으로 누굴 만나겠냐. 서로에게 상처나 주겠지.
甚至現在孩子們更優先……抱持著這種心態,要怎麼和人交往?只會互相傷害吧。
“그럼 진짜 계속 같이 살아도 돼?”
「那我真的可以繼續跟你一起住嗎?」
“당연하지. 네 마음이 변하면 몰라 난 안 변한다. 독립한다고 하면 아쉬워도 해주마.”
「當然了。除非你變心,我可不會變心。如果你說要獨立,就算不捨我也會答應。」
“형만 괜찮으면 독립 같은 거 절대로 안 해. 난 지금이 좋아.”
「只要哥沒事,我絕對不會獨立。我現在這樣就很好。」
“그래, 그래.” 「好、好。」
애초에 스물이면 학교 때문에 자취하는 게 아니고서야 대부분 가족과 같이 사는 나이이기도 하고. 길드장이니 S급 헌터니 해도 아직 애지.
<p>畢竟二十歲的話,如果不是因為上學而獨自生活,大部分都還是和家人住在一起的年紀。就算他是公會會長、S 級獵人,也還是個孩子。</p>
“혹시 알파의 기억 중에 쓸 만한 건 더 없고?”
「難道阿爾法的記憶中,沒有其他能用的了嗎?」
“기억을 다 받은 건 아닌 데다가 명령받는 위치라 별거 없어. 문현아 헌터가 더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我沒有完全繼承記憶,而且我只是聽命行事,沒什麼特別的。文賢娥獵人應該知道得更多吧。」
그래도 아카테스 방위청이 효도중독자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쓸 만한 정보였다. 시그마와 면담한 뒤 효도중독자의 계약자를 찾아볼까.
不過阿卡泰斯防衛廳與孝道中毒者有關係這件事,是個有用的情報。和希格瑪面談後,要不要去找找孝道中毒者的契約者呢?
[아침 운동은 옥상에서!] [晨間運動在頂樓!]
옥상을 내려가려는데 퀘스트 창이 반짝였다. 아, 진짜.
<p>正要下樓,任務視窗卻閃爍了一下。啊,真是的。</p>
“갑자기 뭐 하는 거야, 형?”
「哥,你突然在做什麼?」
“구경꾼을 위한 맨손체조. 아침에 가볍게 운동하는 게 건강에 좋단다.”
「這是給旁觀者做的徒手體操。早上輕度運動有益健康。」
보상 때문만은 아니고. 포인트가 꽤 짭짤해서, 흠.
不只是因為獎勵。點數還挺多的,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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