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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화 댁네 집이었는데 (3)
306 話 你們家(3)



“본 성질을 잃은, 반년 이상 묵힌 등급 높은 마석일수록 많이 담을 수 있어.”
「失去原有性質、放置半年以上的高等級魔石,能承載的量就越多。」

“두 분, 혹시 얻은 지 반년 넘은 S급 마석 가지고 있습니까?”
「兩位,你們有獲得超過半年的 S 級魔石嗎?」

“…없습니다.”  「……沒有。」

송 실장님이 대답했다. 그… 러시겠지. 괜히 물었다. 미안해졌다. 반면에 성현제는 인벤토리에서 마석을 꺼냈다. 그것도 네 개나 되었다.
宋室長回答了。他……會那樣做的吧。白問了。感到很抱歉。另一方面,成賢濟從物品欄中取出魔石。而且還是四顆。

“일종의 비상금이라네. 어느 나라에서든 쉽게 현금화할 수 있으니. 그런데 이것도 마석을 먹나?”
「這是一種應急資金。在任何國家都能輕易變現。不過這個也會吃魔石嗎?」

그러면서 애한테 마석을 내밀어 본다.
說著,他把魔石遞到孩子面前。

“안 먹어.”  「不吃。」

“그럼 빵은? 과자를 줄까.”
「那麵包呢?要不要給點心?」

“필요 없어.”  「不需要。」

체인질링이 성현제를 노려보고는 작은 용으로 변해 내 어깨 위로 올라왔다. 조그만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린다.
變異種瞪了成賢濟一眼,變成小龍爬到我肩上。牠露出小小的牙齒,發出低吼。


- 아빠 힘들게나 하지 마.
——別再讓爸爸那麼累了。


성현제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제부터 할 일 생각하면 맞는 말이다. 아니, 이미 피곤하다고.
成賢濟露出了委屈的表情,但想到接下來要做的事,這句話說得沒錯。不,我已經很累了。

“역시 몬스터였습니까.”  「果然是怪物嗎?」

송태원이 묘하게 안도한 목소리로 말했다.
宋泰元語氣中帶著一絲奇特的安心說道。

“요정용이에요. 좀 특이하죠. 덕분에 안전한 방법이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안전한 거 맞지?”
「這是妖精用的。有點特別吧。多虧了它,現在有安全的方法了,別擔心。……應該很安全吧?」


- 응. 나를 통하면 안정적으로 마석에 옮겨 담을 수 있어. 죽거나 터져나가진 않아.
- 嗯。透過我,就能穩定地將魔石轉移過去。不會死掉,也不會爆炸。


원래 성현제의 일부였기 때문인 거겠지. 거기에 체인질링이라는 속성의 도움도 있을 듯싶고. 바꿔치기 하려면 우선 오리지널을 빼내는 게 기본이잖아.
那應該是因為他原本就是成賢濟的一部分吧。再加上變形者這個屬性的幫助,我想也是。要替換的話,首先把原版抽出來是基本吧。

“어떻게 하면 되는데?”  「要怎麼做?」


- 나와 같아.  ——和我一樣。


내 몸에다 마석 두 개 조합해 집어넣으라는 건가.
是要我把兩顆魔石組合起來放進我身體裡嗎?

“…그럼 또 마수가 태어나겠네.”
「……那樣又會誕生魔獸了。」


- 아냐. 오래된 마석이잖아. 마수를 조합하려면 마석에 본 주인의 정보가 남아 있어야 해. 반년 넘은 건 죽은 씨앗 같은 거야. 단순한 그릇이라 보관 말고는 못 해.
「不,那是老舊的魔石了。要組合魔獸,魔石裡必須還留有原主人的資訊。超過半年的魔石就像死掉的種子一樣,只能當作單純的容器來保存,無法再做其他用途。」


그렇구나. 헉, 깜둥이! 아직 반년은 안 지났지만 일단 명우에게 보존 처리부터 부탁해야겠다.
原來如此。啊,黑炭!雖然還沒過半年,但還是先請明宇幫忙做保存處理好了。

“아무 데나 상관없는 거지? 이봐요, 성현제 씨. 안 그래도 말하려고 했는데 등의 심장 쪽은 우리 유현이 줘야 하게 됐습니다.”
「哪裡都無所謂吧?喂,成賢濟先生。我本來就想說了,背部心臟那邊得給我們宥賢才行。」

성현제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成賢濟露出了意外的表情。

“도련님이 받아들일 리 없을 텐데.”
「少爺不可能會接受的。」

“잘 설득해야죠, 뭐.”  「就好好說服他吧。」

“힘내게나.”  「加油吧。」

더럽게 성의 없는 응원이었다.
這聲應援敷衍得要命。

“그러니까 댁 예약은 이걸로 대신하죠. 원하는 부분 있습니까? 어디 넣을까요.”
「所以您的預約就用這個代替吧。有想要的部分嗎?要放哪裡呢?」

일단 그쪽 일부를 보관하는 거니까 선택권 정도는 드립니다. 양팔을 벌리며 빙그르 돌아보였다. 성현제가 어깨를 으쓱했다.
反正只是保管您的一部分,所以還是會給您選擇權的。我張開雙臂,轉了一圈。成賢濟聳了聳肩。

“지금 목숨 부지해 봤자 도련님과 꼬마 아가씨가 날 죽이려 들 듯싶네만. 그냥 혼자 죽지 그랬냐는 타박이 귓가에 생생해.”
「現在就算保住性命,少爺和大小姐大概也會想殺了我吧。耳邊還清晰地迴盪著『你怎麼不乾脆自己去死』的責罵聲。」

“투정 부리시긴. 안 보이는 데다 하면 되죠. 옆구리 어때요. 아님 골반이나.”
「您在撒嬌呢。找個看不見的地方做就行了。側腹怎麼樣?不然就是骨盆。」

엉덩이는 좀 그렇고.  屁股有點不太好。

“빨리 하죠. 이러다 유현이 오면 난리 납니다. 폭음 밖에도 들렸을 거 같은데.”
「快點吧。要是宥賢來了就糟了。剛才的巨響,外面應該也聽到了吧。」

“그렇게 허술하게 만들진 않았다네. 아직은 모를 거야. 마력의 움직임은 눈치챘을 가능성이 있지만 입구 쪽에 있다면 그것도 힘들겠지.”
「我可沒那麼隨便。現在應該還不知道。雖然有可能察覺到魔力的流動,但如果他在入口附近,那也很難察覺到。」

하긴 미니포털을 통해 들어오는 식이니 유현이가 있는 곳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畢竟是透過迷你傳送門進來的,所以可能離宥賢所在的地方相當遠。

“어쨌든 오래 참을 애 아니거든요. 마석 주세요, 제가 하게.”
「反正他也不是能忍很久的傢伙。給我魔石,我來做。」

내가 손을 내밀자 체인질링이 앞발로 내 어깨를 탁탁 쳤다.
我一伸出手,變形怪就用前腳輕拍我的肩膀。


- 저게 해야 해. 자신의 일부를 넘겨주겠다는 허락의 의미로.
- 那是必須的。代表著允許將自己的一部分交出去。


“일단은 어른인데 그렇게 부르면 안 되지. 그렇다네요.”
「總之是大人,不能那樣叫。他說是這樣。」


- 아빠 피나게 하지 마.
- 別讓爸爸流血。


“베니스의 재판관인가.”  「威尼斯的審判官嗎。」


성현제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내 들었다. 송태원이 반사적으로 움찔거렸다. 칼끝이 닿은 곳은 내 팔꿈치 조금 위쪽이었다. 희미하게 붉은 선이 그어졌다. 그와 동시에 마력을 움직였다. 두 개의 마석이 상처에 닿고 새어나온 피를 머금으며 틈 사이로 스며든다. 은혜 덕분에 이번에는 마나포션을 쓸 필요 없었다.
成賢濟無可奈何地從物品欄中取出短劍。宋泰元反射性地顫了一下。刀尖觸及之處,在我手肘稍上方。一道微弱的紅線被劃開。與此同時,我運轉魔力。兩顆魔石觸及傷口,吸飽滲出的血,滲入縫隙中。多虧了恩惠,這次不需要使用魔力藥水。

약간 벌어졌던 상처가 이내 닫히며 붉고 작은 흔적만 남았다. 마수를 조합하는 게 아니라서인가, 가슴과 달리 언뜻 보면 잘 모를 정도로 미미한 흉터다.
微微裂開的傷口隨即閉合,只留下紅色的小小痕跡。或許是因為不是組合魔獸的緣故,與胸口不同,這道疤痕微小到乍看之下難以察覺。

피났어, 하고 투덜거린 체인질링이 포르르 날아올랐다.
「流血了。」變形怪嘟囔著,輕盈地飛了起來。


- 난 이제 단검의 형태로 변할 거야. 날 저 사람의 가슴에 찔러 넣어, 아빠.
- 我現在要變成短劍的形態。把我刺進那個人的胸口,爸爸。


“…안 죽겠지?”  「……不會死吧?」


- 안 죽어.  - 死不了。


S급 헌터가 가슴 좀 찔린다고 죽진 않겠지만. 포션도 있고 세성엔 상급 힐러도 있고. 괜찮겠지. 은빛 작은 용의 모습이 변화했다. 용의 송곳니와도 같은 날을 지닌 단검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그럼 이제.
S 級獵人就算胸口被刺傷也不會死吧。有藥水,星辰還有高級治癒師。應該沒事吧。銀色小龍的模樣變了。一把有著龍之獠牙般刀刃的短劍,咚地一聲掉到地上。那麼現在。


- 아빠!  - 爸爸!


“한유진 씨!”  「韓宥真先生!」

단검을 주우려 몸을 굽히기도 전, 둘의 외침과 동시에 목이 콱 잡혔다. 두 발끝이 허공에 뜨고 단숨에 밀쳐진 몸이 벽에 처박혔다. 코앞에, 살기 어린 황금색 눈이 있었다.
<p>我還沒來得及彎腰撿起短刀,兩人的喊叫聲同時響起,我的脖子就被掐住了。雙腳腳尖懸空,身體瞬間被推開,撞到了牆上。我的眼前,是一雙充滿殺意的金色眼眸。</p>

“큭, 무… 윽.”  「咳、唔...... 呃。」

은혜 덕분에 목이 부러지는 건 면했지만 약간 숨 막힐 정도로 조여왔다. 내 목을 움켜쥔 채로 성현제가 다른 쪽 손을 아래로 내렸다. 은혜가 있는, 내 다리 쪽이다. 그가 스카프를 움켜쥐었다. 한발 늦게 등골이 서늘해졌다.
多虧了恩惠,我才免於脖子被折斷,但還是被勒得有些喘不過氣。成賢濟一手掐著我的脖子,另一隻手往下伸。伸向有恩惠在的我的腿部。他抓住了圍巾。我慢了一步才感到脊背發涼。

그때 돌연, 성현제가 뒤로 뛰어 물러났다. 내 목은 붙잡은 그대로였다. 직후 성현제가 서 있던 자리에 폭음이 일었다.
就在此時,成賢濟突然往後跳開。我的脖子仍被他抓著。隨後,成賢濟方才站立之處傳來一聲巨響。

“송, 크읏…….”  「宋,咳嗯......」

사냥당한 짐승처럼 들린 채 겨우 시선을 돌렸다. 크게 일그러진 바닥 가운데 송태원이 서 있었다. 그가 긴장 어린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잘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멀쩡해 보였…….
<p>我像被獵捕的野獸般,被提在半空中,好不容易才轉過頭。宋泰元站在嚴重扭曲的地板中央,他用緊張的眼神看著我們。我不明白這是怎麼回事,但看起來他沒事……。</p>

으득, 이를 악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내 몸이 내던져졌다.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는 나를 송태원이 얼른 붙잡았다. 체인질링도 다시 용의 모습이 되어 날아왔다.
嘶,傳來咬牙切齒的聲音。我的身體被拋了出去。宋泰元連忙抓住在地上滾動的我。變形怪也再次變回龍的模樣飛了過來。

“괜찮습니까?”  「您還好嗎?」

“네, 으, 저는. 그런데…….”
「是、是,我。可是……」


- 미안해, 아빠. 나도 몰랐어.
——對不起,爸爸。我也不知道。


은색 용이 내 팔을 끌어안듯 붙잡으며 말했다. 몰랐다니, 뭘? 송 실장님에게 부축받아 몸을 일으켰다. 저편의, 아일랜드 바 옆에 서 있는 성현제가 보였다. 그의 손이 짚고 있는 대리석 상판에 금이 쩍쩍 가 있다. 눈매도 입가도 일그러진 채다.
銀色巨龍像抱住我手臂般地抓著我說道。不知道?不知道什麼?我在宋室長的攙扶下站起身。看見了站在吧檯另一邊的成賢濟。他手所撐著的大理石檯面,裂開了一道道縫隙。眉眼和嘴角都扭曲著。

그가 저 정도로 위태로워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他看起來如此岌岌可危,這還是頭一遭。

“안… 되겠군, 이건…….”  「看……來不行,這……。」

억눌린 채 새어나오는 목소리가 무척이나 불안정했다. 설마 너무 늦은 건가.
被壓抑而洩漏出的聲音非常不穩定。難道說,已經太遲了嗎?

“성현제 씨!”  「成賢濟先生!」


- 아빠, 우리가 같아서 그래! 나는 많이 섞였으니까 평소에는 괜찮은데, 지금은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니까…….
- 爸,那是因為我們一樣!我混到很多,所以平常沒事,但現在威脅到自己的存在了……。


“미안하지만, 한유진 군.”  「抱歉,韓宥真先生。」

겨우 숨을 가다듬은 성현제가 말했다. 그의 손끝에서는 여전히 대리석이 바스러지고 있었다.
「……」 好不容易喘過氣的成賢濟開口說道。他指尖的大理石仍舊在碎裂。

“이 방법은, 안 되겠네. 내가, 자아가 존재하는 인간인 이상은… 반발하지 않을 수가 없어.”
「這個方法,行不通。我,只要還是個擁有自我的存在,就無法不反抗。」


- 나와 같은 존재라 안정적으로 쌓인 걸 빼낼 수 있는데, 그래서 거부감은 더 강한 거 같아! 미안해, 아빠…….
- 和我一樣的存在,所以能穩定地取出累積的能量,但也因此排斥感更強烈吧!對不起,爸爸……。


“네가 왜 미안하냐.”  「你為什麼要道歉?」

그러니까, 도플갱어 같은 건가. 단순히 자신의 일부를 가져가는 정도가 아니라 정체성 그 자체를 위협하는, 그런 느낌? 존재의 유일성이라든가… 뭐 잘은 모르겠다만 성현제가 체인질링이 자신의 속을 파헤치는 것을 강력히 거부한다는 거 아니냐.
所以,是像分身一樣嗎?不是單純地取走自己的一部分,而是威脅到認同本身,那種感覺?存在的唯一性之類的……雖然我不太清楚,但成賢濟不是強烈拒絕變形怪挖掘他的內心嗎?

“그거 말곤 문제없죠?”  「除了那個,就沒問題了吧?」

“…뭐?”  「……什麼?」

“그냥 순순히 가슴 내주기 싫다, 이거 아닙니까. 알겠습니다.”
「就只是不甘心乖乖獻出胸膛,不是嗎?我明白了。」

결론이야 간단하네. 과정이 하나 더 생겼다는 거지. 성현제를 제압한다는 꽤나 까다로운 과정이. 그것도 스탯 F급인 내가 직접 칼 꽂아야 하고.
結論很簡單。就是多了一道程序。一道相當棘手的程序,那就是制伏成賢濟。而且還得由身為 F 級能力者的我,親自去捅他一刀。

“다른 사람이 대신 칼 박는 건 안 되지?”
「讓別人代替我插刀可不行吧?」


- 안 돼. 그런데 아빠, 설마…….
- 不行。可是爸,你該不會……。


체인질링이 보름달처럼 동그란 눈을 반달모양으로 확 접었다. 별수 있겠냐. 해야지.
變形怪將原本像滿月般圓潤的眼睛,瞇成了半月形。能怎麼辦?當然是得做啊。

“송 실장님, 저 좀 도와주세요.”
「宋室長,請幫幫我。」

“…거절합니다.”  「……我拒絕。」

바닥에 주저앉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딱딱한 얼굴에 그늘이 져 있다. 꺼내는데 포인트가 들지 않는 황금 살쾡이 신발을 신으며 말했다.
我癱坐在地上,仰望著他。他那張僵硬的臉龐籠罩著陰影。我穿上那雙取出時不需花費點數的黃金山貓鞋,開口說道。

“이게 더 성공확률이 높다니까요. 유현이도 부를게요.”
「這個成功機率比較高啦。我會叫宥賢過來。」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송태원이 성현제를 향해 몸을 돌렸다. 신발 신다 말고 급히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
沒有得到回應。宋泰元反而轉過身,面向成賢濟。他鞋子都還沒穿好,就急忙抓住他的腿。

“자칫하면 둘 다 죽고 자칫 안 해도 송 실장님 죽어요!”
「一個不小心我們兩個都會死,就算沒有不小心,宋室長也會死啊!」

“한유진 씨, 제게는 당신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더 이상은 안 됩니다.”
「宥真先生,我有義務保護您。不能再這樣下去了。」

“보호 안 받아도 돼요, 체인질링의 보조를 받으면. 그리고요, 평범한 사람도 필요할 땐 목숨 겁니다!”
「我不需要保護,只要有變形怪的輔助就行了。而且,普通人必要的時候也會拚命的!」

약한 건 맞지. 송 실장님이 보기엔 멀쩡한 어른 놔두고 어린애가 도와주겠다고 낑낑거리며 매달리는 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린 계속 이렇게 살아왔다. 집집마다 송 실장님이 한 명씩 붙어 있지 않는 한은 말이야, 계속 그럴 것이고.
我確實很弱。在宋室長看來,或許就像是明明有健全的成年人,小孩卻硬要幫忙,死命纏著不放的樣子。但我們一直以來都是這樣活過來的。除非每家每戶都配一個宋室長,否則以後也會一直這樣。

“지금 제게 필요한 것은 보호가 아니라 도움입니다. 성현제 씨도 마찬가지고요.”
「我現在需要的不是保護,而是幫助。成賢濟先生也是。」

송태원이 나를 내려다보았다. 굳은 눈매가 한차례 떨렸다.
宋泰元俯視著我。他堅毅的眼神顫動了一下。

“왜, 한유진 씨는.”  「為什麼,韓宥真先生。」

“도와주세요. 저를 보조해 주십시오.”
「請幫幫我。請協助我。」

송태원이 이를 악물었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宋泰元咬緊牙關,不情願地點了點頭。

신발을 마저 신고 일어섰다. 검은 살쾡이 재킷도 걸쳤다. 세트 아이템 맞춰 볼까 하다가 일단은 그만두었다. 그랬다가 신입이 회수해 가면 포인트 아깝잖아.
我穿好鞋子站了起來。也披上了黑山貓夾克。本來想試試看搭配成套裝備,但還是先作罷了。要是被新人回收走,那點數不就浪費了嗎?

“바지는 없어서… 송 실장님도 없으시죠?”
「褲子沒有……宋室長也沒有吧?」

“…예.”  「……是。」

“선생님 스킬 쓸 테니까 거부하지 말아 주세요. 체인질링, 너도야.”
「老師,我要用技能了,請不要拒絕。變異人,你也是。」


- 우으으우.  ——嗚嗚嗚。


체인질링이 불만스러운 소릴 내며 내 어깨에 매달렸다. S급 헌터의 힘을 현실화해서 쓰면 내게 부담이 가니까 그게 마음에 안 드는 거겠지. 착하기도 해라. 하지만 성현제를 저대로 둘 순 없다. 잘못했다간 다 같이 쓸려나갈 판이다. 무리할 땐 해야지.
<p>變異者發出不滿的聲音,吊在我肩上。將 S 級獵人的力量現實化來使用會對我造成負擔,所以牠不喜歡吧。真是乖巧。但是不能就這樣放著成賢濟不管。一個不小心,大家都會被捲進去。該勉強的時候還是得勉強。</p>

“필요할 때만 잠깐씩 사용할 테니까 잘 보조해 줘.”
「我只會在需要的時候短暫使用,所以你好好輔助我。」

성현제는 말없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당히 불쾌해하는 기색이다. 스스로를 제어 못 하고 내게 덤벼들었으니, 그의 성격상 기분 나쁠 수밖에 없겠지. 액정에 금은 좀 갔지만 다행히 작동은 되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얘도 얼마 못 버티겠구만.
<p>成賢濟一語不發地看著我們。他看起來相當不悅。他無法控制自己,還向我撲過來,以他的個性,心情會不好也是理所當然的吧。我拿出幸好還能運作的手機,雖然螢幕上有些裂痕。這支手機也撐不了多久了吧。</p>

“유현아.”  「宥賢啊。」


[형, 괜찮아?]  [哥,你還好嗎?]


“응. 근데 좀 와줘야겠다. 우선 세성길드에서 사람들 대피시켜.”
「嗯。不過你得過來一趟。先讓世成公會的人疏散。」


[바로 갈게!]  [我這就過去!]


“대피는 시키고!”  「疏散民眾!」

전화가 끊어졌다. 에블린 씨 옆에 있을 테니 들었겠지? 어차피 살아남기 힘들 휴대폰이라 짐 늘리지 않고 뒤로 내던졌다. 체인질링이 다시 단검으로 변했다. 동시에 성현제의 눈가가 일그러진다. 선생님 스킬을 썼다.
電話掛斷了。艾芙琳小姐就在旁邊,應該聽到了吧?反正手機也難以倖存,我便沒讓它增加負擔,直接將它扔到身後。變形怪再次變回短劍。與此同時,成賢濟的眼角扭曲了。他使用了老師的技能。

“전 절대 안 다칩니다. 위험하다 싶으면 방패대용으로 써도 돼요.”
「我絕對不會受傷。要是覺得危險,把我當成盾牌來用也行。」

“그렇다고 해도 한유진 씨가 직접 세성 길드장에게 공격을 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就算這麼說,宥真先生也不可能直接攻擊成聖公會長。」

“아뇨, 가능해요. 아주 잠깐 정도는 제 주위 S급 헌터의 힘을 쓸 수 있거든요. 이 체인질링의 도움으로요.”
「不,可以的。我可以借用我身邊 S 級獵人的力量一小段時間。多虧了這個變異體。」

송태원이 놀란 듯 나와 은빛 용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성현제 또한 스스로를 억누르는 와중에도 관심을 보였다. 성현제에게 S급 힘을 오래 쓸 수 없다는 걸 숨길까도 했지만 순식간에 눈치채겠지, 어차피.
宋泰元驚訝地輪流看著我與銀色龍。成賢濟也在壓抑自己的同時,表現出關心。我曾想過要不要隱瞞成賢濟無法長時間使用 S 級力量的事,但反正他也會瞬間察覺到吧。

단검을 한쪽 손에 쥐었다. 상대에게는 무엇보다도 전투예지가 있다. 공격을 죄다 읽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즉 가슴에 정확히 칼을 박아 넣으려면, 피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야만 한다.
我單手握著短劍。對方有著比任何事物都強的戰鬥預知能力。這代表他能看穿所有的攻擊。也就是說,如果我想要將刀精準地刺入他的胸膛,就必須創造出一個他無法閃避的局面。

“최대한 참아 보세요.”  「盡量忍耐看看。」

“그 이상 가까이 오면, 힘들어. 아니, 지금도…….”
「你再靠近的話,我會很難受。不,現在也……。」

파지직, 전류가 튀었다. 송태원이 천천히 나로부터 거리를 벌린다. 일단은 나를 믿어 주려는 모양이었다. 우리 둘만으로는 버겁다. 사실상 송 실장님 혼자나 마찬가지고. 그러니 유현이가 올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예림이한테도 연락 넣으라 할 걸 그랬나.
劈啪,電流竄動。宋泰元緩緩地與我拉開距離。他似乎暫時選擇相信我。光靠我們兩個太吃力了。事實上,幾乎等於宋室長一個人。所以,等到宥賢來了再說。我是不是該叫藝琳也聯絡一下呢。

성현제가 짧게 숨을 내뱉었다. 직후, 황금빛 전격이 몰아쳤다. 테이블과 의자가 순식간에 파편이 되어 튀어오른다. 바닥 또한 드드득 갈라지며 돌조각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p>成賢濟短促地吐了口氣。緊接著,金色的閃電猛烈襲來。桌子和椅子瞬間化為碎片飛濺而起。地板也嘎吱作響地裂開,石塊四處飛散。</p>

‘윽!’  「呃!」

직통으로 몸을 두들기는 건 아무 피해 없었지만 스치는 게 오히려 피부에 실선을 남겼다. 벽지와 천장이 그을리고 장식물들이 박살 나는 가운데 성현제가 나를 향해 치달았다.
直擊身體並未造成任何傷害,但擦身而過反而讓皮膚留下了紅痕。牆紙和天花板被燻黑,裝飾品碎裂,成賢濟則朝我衝了過來。

“피해!”  「閃開!」

송태원이 소리쳤다.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움직이는 대신, 성현제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우선 어느 정도인지 몸으로 직접 부딪쳐 보려는데,
宋泰元大喊。我也知道。但我沒有動,而是直直地望著成賢濟。我打算先親身感受一下,看看情況如何,

카가각─  喀嘎嘎─

시커먼 것이 성현제와 나 사이에 끼어들었다. 흉흉하게 날을 세우며 공기를 가르는 새카만 연검에 성현제가 방향을 비틀어 옆으로 물러선다. 동시에 송태원의 검이 날을 번뜩였다. 카랑! 검과 사슬이 서로 부딪치며 빛을 튀기고.
漆黑的東西插進了成賢濟和我之間。成賢濟扭轉方向,向旁邊退開,漆黑的煙劍帶著凶猛的氣勢劃破空氣。與此同時,宋泰元的劍鋒閃爍著光芒。鏗鏘!劍與鎖鏈相互碰撞,火花四濺。

“저건 또 왜 난리야.”
「那傢伙又在鬧什麼?」

유현이가 내 옆에 내려섰다. 바닥을 길게 긁으며 꿈틀대던 군림자의 검이 장검의 형태로 줄어들었다. 휘몰아치는 사슬을 주먹으로 받아내는 송태원을 힐끗 쳐다본 유현이가 내게 시선을 돌렸다.
宥賢在我身旁降落。君臨者那把在地上拖曳、蠕動的劍,縮短成一把長劍。宥賢瞥了一眼用拳頭抵擋猛烈鎖鏈的宋泰元,隨後將視線轉向我。

“집에 가자, 형.”  「我們回家吧,哥。」

“안 돼, 성현제 가슴에 칼 박아야 해. 지금─”
「不行,我得在成賢濟的胸口插一刀。現在——」

“뭐?”  「什麼?」

유현이의 눈가가 대번에 일그러졌다. 놀라다 못해 당황하기까지 한 얼굴이었다.
宥賢的眼角立刻扭曲了。那張臉不只驚訝,甚至還很慌張。

“대체, 성현제가 무슨 짓을 했기에 형이 직접 죽이려고… 젠장! 그래도 일단 돌아가자.”
「到底,成賢濟做了什麼事,讓哥要親手殺了他……該死!不過,我們還是先回去吧。」

“아니, 그게 아니라 살리려면 내가 찔러 줘야 하거든. 설명하기엔 너무 길고 도와줘!”
「不,不是那樣,如果要救他,我得刺他一刀才行。解釋起來太長了,幫我!」

유현이가 재차 성현제와 송태원을 쳐다보더니 나를 번쩍 들어안았다.
宥賢再次看了成賢濟和宋泰元一眼,接著便一把將我抱了起來。

“죽어도 돼. 가자.”  「死也沒關係。走吧。」

“야!”  「呀!」

“송 실장님이 알아서 할 거야.”
「宋室長會處理好的。」

예상 못 한 건 아니다만, 정말 성현제가 어떻게 되든 관심 없구나, 유현아.
「雖然不是沒預料到,但你真的對成賢濟的死活一點都不關心啊,宥賢。」

“지금 못 막으면 나도 위험해져!”
「現在不阻止的話,我也會有危險!」

성현제 속에 쌓인 힘이 터져서 세상 다 쓸려나가면 나도 죽는 거니 틀린 말은 아니다. 내 말에 유현이가 싫은 기색을 풍기면서도 나를 내려놓았다. 그리곤 천둥새의 예장을 내게 걸쳐 주려 했다.
成賢濟體內積蓄的力量一旦爆發,將整個世界夷為平地,那我也會死,所以這話沒錯。聽了我的話,宥賢雖然露出不悅的神色,但還是把我放了下來。接著,他想把雷電鳥的禮裝披在我身上。

“아냐, 은혜 있으니 지금 이 재킷이 더 나아.”
「不,有恩惠在,現在這件外套比較好。」

장비를 겹쳐 입는 것 자체야 가능했지만 자칫하다간 서로 마나 흐름이, 효과가 뒤섞여서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일정 부분 이상 겹치지 않게 착용하는 게 기본이었다. 예장의 방어력 중첩과 전 속성 저항은 내겐 필요 없으니 재킷이 낫다.
裝備本身是可以疊穿,但一個不小心,魔力流動和效果就會混雜在一起,變得毫無用處。所以基本上都是錯開穿戴,避免重疊到一定程度以上。禮服的防禦力重疊和全屬性抗性對我來說沒必要,夾克比較好。

그때 콰르릉, 요란한 소리와 함께 송태원이 던져지듯 밀려나 벽에 처박혔다. 제 주위로 사슬을 거두어 맴돌게 하며 성현제가 우리를 바라보았다.
這時,轟隆一聲巨響,宋泰元像是被扔出去般地被推開,撞上了牆壁。成賢濟收回他周圍的鎖鏈,讓它們環繞著他,然後看向我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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