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화 여섯 번째 268 話 第六個
하늘의 균열이 선명했다. 밤과 낮이 서로 마주 보고 섰다. 현실감 없는 광경이었다. 아무런 소리 하나 없이 고요하게, 낮이 계속해서 깨어져 갔다. 가위에 눌린 것처럼 꼼짝도 못 한 채 그것을 바라만 보았다.
天空的裂痕清晰可見。黑夜與白晝彼此對立。這景象很不真實。在寂靜無聲中,白晝持續地破碎。我像被鬼壓床般動彈不得,只能眼睜睜地看著。
두 눈 멀쩡히 뜨고 있는 대낮에 악몽이 기어오른 것만 같았다. 한밤에, 잠들었을 때나 나와야 할 괴물이 햇살을 가르고 고개를 드는, 그런 소름 끼치는 감각이 피부를 긁었다.
彷彿在光天化日之下,一場惡夢悄然爬上心頭。那種令人毛骨悚然的感覺,就像是午夜夢迴時才會出現的怪物,竟在陽光下抬頭現身,搔刮著我的皮膚。
무언가 대응을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들질 않았다. 단순한 공포를 넘어서서 체념의 단계로 곧장 나아간 듯했다. 낮을 깨트려먹으며 밤이 더더욱 커져 간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과 햇살 조각이 투둑투둑 떨어지다가 사라졌다.
我甚至沒有產生任何應對的想法。這似乎已經超越了單純的恐懼,直接進入了認命的階段。黑夜吞噬著白晝,變得更加龐大。藍天、白雲和陽光碎片,啪嗒啪嗒地墜落,然後消失。
그 너머로 별이 반짝인다. 무수한 반짝임 속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이 심장을 조였다. 그리고.
在那之後,星星閃爍著。無數的閃爍中,潛藏著什麼未知的恐懼,緊緊揪住了我的心臟。然後。
차르르─ 唰啦啦——
금속성 맑은 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음색이었다. 하나 길게 비쳐든 것은 금빛이 아닌 은빛. 창백한 달빛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수십 개의 은색 사슬이.
清脆的金屬聲響起。是熟悉的音色。然而,映入眼簾的卻不是金光,而是銀光。蒼白的月光開始從天而降,直射地面。數十條銀色鎖鏈。
“형!” 「哥!」
유현이가 팔을 뻗어 내 앞을 막았다. 다른 사람들은, 예림이와 피스는 물론 SSS급 몬스터조차도 본능적으로 스스로의 급소를 보호하는 게 고작이었건만 동생은 나를 감쌌다. 기가 막힘과 동시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무언갈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宥賢伸出手臂擋在我面前。其他人,包括藝琳和皮斯,甚至連 SSS 級的怪物都只是本能地保護自己的要害,但弟弟卻是護著我。我既驚訝又清醒。儘管如此,我也做不了什麼。
“유현, 윽!” 「宥賢,呃!」
사슬은 유현이의 팔을 가볍게 꿰뚫고 내 다리까지 비스듬히 찢어 놓았다. 또 다른 사슬이 왼팔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그것만으로도 옷이 찢기고 깊게 할퀸 듯한 상처가 남았다. 여기저기서 피 냄새가 짙게 쏟아져 들어왔다. 동시에 선생님 스킬이 위험 신호를 퍼부었다.
鎖鏈輕易地貫穿了柳賢的胳膊,斜斜地撕裂到我的腿。另一條鎖鏈擦過我的左臂,險些擊中。僅僅是這樣,衣服就被撕裂,留下了像是被深深抓傷的傷口。到處都瀰漫著濃烈的血腥味。同時,老師的技能也發出了危險警報。
치명상은 없다. 하지만 부상을 입지 않은 사람도 없었다. 아주 짧은 사이에 모두 만신창이가 되었다. 팔다리 중 하나 이상은 너덜너덜해져, 나는 마치 사지가 전부 사슬에 찢긴 기분이 되었다.
沒有致命傷。但也沒有人毫髮無傷。在極短的時間內,所有人都變得遍體鱗傷。至少有一條肢體變得破爛不堪,我感覺自己的四肢都被鎖鏈撕裂了。
“사슬이 박힌 채로는, 치유 스킬을 쓸 수 없어요!”
「鎖鏈還嵌在裡面,無法使用治癒技能!」
노아의 외침이 들려왔다. 유현이가 검을 휘둘렀다. 카강,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부러진 칼날이 튀어 올랐다. 은빛 사슬에는 흠 하나 가지 않았다. 오히려 반동으로 상처만 더 헤집어질 뿐이었다.
傳來了諾亞的喊聲。柳賢揮舞著劍。鏗鏘一聲,斷裂的刀刃飛濺而起。銀色的鎖鏈毫髮無損。反而因為反作用力,傷口被撕扯得更嚴重了。
거미줄에 단단히 묶인 벌레처럼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유현이의 두 눈이 흔들리다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就像被蜘蛛網牢牢困住的蟲子,沒有辦法逃脫。劉賢的雙眼晃動了一下,然後沉重地垂了下來。
- 유현아! 「劉賢啊!」
이가 나간 검이 사슬에 꿰뚫린 팔을 향했다. 이린이 튀어나와 검을 감싸 잡고 나 또한 놀라 동생을 붙잡았다.
那把缺了口的劍朝著被鎖鏈貫穿的手臂刺去。伊琳衝出來抓住劍,我也驚訝地抓住弟弟。
“무슨 짓을 하려고!” 「你想做什麼!」
“형은 당장 도망쳐야 해! 우리는 죽어도 되지만 형은 아니잖아!”
「哥你現在馬上逃走!我們死了也沒關係,但哥你不行啊!」
유현이의 외침에 예림이 또한 화들짝 놀라며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진짜 몸이니까…….
聽到宥賢的喊聲,藝琳也嚇了一跳,轉頭看向我。我可是真正的身體啊……
“그, 그래도! 그냥 노아 씨가 이동시켜 줘도 되잖아!”
「那、那樣的話!直接讓諾亞先生帶我走不就好了!」
내 말에 뒤쪽에서 노아가 당황하며 대답했다.
聽到我這麼說,後方的諾亞慌張地回答。
“공간이동 스킬을 쓸 수 없어요! 지금 여기는, 공간이 일그러져 있어서……. 마나 홀과의 연결도 끊겼습니다!”
「無法使用空間移動技能!這裡的空間現在扭曲了……和魔力洞的連結也斷開了!」
“팔을 잘라서 사슬을 빼낼 테니 치유 스킬 부탁드립니다.”
「我會砍斷手臂把鎖鏈拿掉,請幫我治療。」
“야!” 「呀!」
- 유현아, 린이가 형 데리고 갈게!
——宥賢啊,凜會帶哥走的!
이린이 화르륵 몸을 키우며 나를 휘감았다. 젠장, 하지만 여기서 도망친다고 해도 그 뒤는? 신입은 왜 아무 말이 없는 거지. 그보다 이 사슬의 주인은 대체 누구야!
李凜呼地一下變大,將我纏住。該死,但就算從這裡逃走,之後呢?新人為什麼一句話都不說。比起這個,這條鎖鏈的主人到底是誰!
“린아, 멈춰! 나 혼자 빠져나가 봤자 헛수고야! 유현이가 죽기라도 하면 린이 너도 사라지잖아!”
「凜啊,住手!就算我一個人逃出去也沒用!要是宥賢死了,凜你也會消失的!」
당장 목숨 구해 봤자 내가 혼자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린이가 머뭇거리고 유현이가 입술을 깨물었다. 밤은 우리 머리 위는 물론, 도시를 모두 덮으리만치 퍼져 가고 있었다. 태양빛이 밀려나며 어둠이 짙어졌다.
就算現在保住性命,我一個人又能撐多久呢?凜猶豫了,宥賢咬緊嘴唇。黑夜不僅籠罩在我們頭頂,也蔓延開來,幾乎覆蓋了整座城市。陽光退去,黑暗漸濃。
우리 작은 달, 그 한 마디 이후 아직 아무런 메시지가 없었다. 신입의 메시지 뒤에 왔지만 신입은 아닐 것이다. 이를 악물었다가 말했다.
我們的小月亮,自從那句話之後就再也沒有任何訊息了。雖然是在新人的訊息之後出現的,但應該不是新人。我咬緊牙關,開口說道。
“일단 마나 홀로 가죠.”
「我們先去魔力洞穴吧。」
다시 피가 튀어 오르고 치유 스킬과 포션이 쓰였다. SSS급 몬스터도 제 살을 꿰뚫은 사슬을 억지로 뜯어내곤 우리를 따라왔다. 사슬이 쏟아져 내린 범위를 벗어나자마자 철컹이는 소름 돋는 소리와 함께 은빛 사슬이 하늘 위로 끌어올려졌다.
鮮血再次噴濺,治癒技能和藥水也隨之用上。SSS 級魔物也強行扯斷貫穿自己身體的鎖鏈,追了上來。一脫離鎖鏈傾瀉的範圍,銀色鎖鏈便伴隨著鏗鏘駭人的聲響,被拉上了天空。
“다시 올 겁니다! 최대한 피해요!”
「他們會再來的!盡量避開!」
막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피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터였다.
擋下是不可能的。但要躲開,恐怕也不容易。
“예림아, 우리 위로 물을 끌어와 줘! 유현아, 그거 전부 데워 줘! 완전히 증발시키진 말고, 뿌옇게 퍼질 정도로!”
「藝琳啊,幫我把水引到我們上方!幼賢啊,把那些水全部加熱!不要完全蒸發,加熱到能瀰漫開來就好!」
탄식을 쓸까도 했지만 마나 소모량도 많을뿐더러 범위도 바라는 만큼 넓진 않았다. 예림이가 강에서 물을 끌어왔다. 하늘 위로 펼쳐진 수막을 향해 푸른 버들잎이 흩날렸다. 이어 잎이 불로 화하며 열기가 순식간에 물을 끓어오르게끔 만들었다.
<p>我也曾考慮過使用嘆息,但那不僅魔力消耗量大,範圍也不如我所期望的廣闊。藝琳從河裡引來了水。藍色的柳葉朝著天空中展開的水幕飛舞。接著,葉子化為火焰,熱氣瞬間將水煮沸。</p>
희뿌연 김이 짙게 피어올랐다. 거대하고 짙은 구름이 지상에 낮게 내려온 듯했다.
<p>灰濛濛的霧氣濃密地升騰著。彷彿巨大而濃厚的雲朵低低地降臨到地面。</p>
“예림아, 사슬이 저기에 닿는 거 느낄 수 있겠어?”
「藝琳啊,妳能感覺到鎖鏈碰到那裡了嗎?」
“어, 네! 될 거 같아요! 미세한 물방울 상태니까요.”
「喔,是!我覺得可以!因為是微小的水滴狀態。」
그럼 선생님 스킬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다. 시그마 빼고. 시그마야 전투예지가 있어서 첫 공격에도 피해가 가장 적었었다.
那麼透過老師的技能,其他人也能感受到。除了希格瑪。希格瑪有戰鬥預知,所以即使是第一次攻擊,受到的傷害也是最少的。
- 크르르. ——喀喀。
뒤따라오고 있던 SSS급 몬스터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거의 동시에 예림이가 외쳤다.
跟在後頭的 SSS 級魔物低聲咆哮。幾乎在同一時間,藝琳喊道。
“와요!” 「來了!」
전해지는 감각으로 나 또한 느꼈다. 은색 비가 뿌옇게 뒤덮인 하늘을 가르며 쏟아져 내린다. 순간이동 가능한 예림이가 피스 등 위의 나를 낚아챘다. 콰득, 콱! 사슬이 땅에 박히며 아스팔트 조각과 흙, 보도블록 따위가 튀어 올랐다.
透過傳來的感覺,我也察覺到了。銀色的雨水劃破被灰濛濛覆蓋的天空,傾瀉而下。能夠瞬間移動的藝琳從和平的背上把我抓了起來。喀嚓,匡!鎖鏈釘入地面,柏油碎塊、泥土和人行道磚塊等物體飛濺而起。
이번에는 대비를 하고 있었기에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었다. 무시무시한 속도의 공격이었지만 모두 잘 피해냈다.
這次因為有事先準備,所以沒有人受傷。雖然攻擊速度驚人,但大家都躲得很好。
“저쪽입니다!” 「在那邊!」
방위청 건물이 저만치 앞으로 보였다. 아직 여기까지는 어둠이 내려앉지 않았다. 낮이다. 그 차이가 섬뜩하게 다가왔다.
國防部大樓就在前方不遠處。黑暗尚未籠罩到這裡,現在還是白天。這份差異令人毛骨悚然。
‘패륜아든 효도중독자든 중립이든 초월자인 것만큼은 분명한데.’
「無論是逆倫子、孝道中毒者、中立者,他顯然都是超越者。」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개입해도 되는 거냐. 안개도 없었고 공격해 온 것은 은빛 사슬이다. 그러니 해파리는 아니었다. 채터박스라는 놈일까. 혹은 이 세계의 초월자일 수도 있다. 해파리는 이미 가장 오래된 정령에게도 접촉했다.
這樣直接介入真的可以嗎?沒有霧氣,發動攻擊的是銀色鎖鏈。所以不是海蜇。難道是那個叫「喋喋不休」的傢伙嗎?或者也可能是這個世界的超凡者。海蜇已經接觸過最古老的精靈了。
‘이곳의 효도중독자와 손잡은 걸까.’
「是和這裡的孝道中毒者聯手了嗎?」
신입아! 뭐라고 메시지 좀 보내 봐라. 여기서 어떻게 나갈 수 있는 거냐.
菜鳥啊!快傳個訊息過來。這裡要怎麼出去?
밤이 닿지 않아서인지 세 번째 공격은 없었다. 메드상 방위청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或許是因為夜晚尚未降臨,所以沒有第三次攻擊。梅德桑防衛廳近在眼前。
“여기도 방위청 지하에 마나 홀이 있습니까?”
「這裡的防衛廳地下也有魔力洞嗎?」
“네!” 「好!」
“그럼 실례할게요. 현아 씨!”
「那麼,恕我失陪了。炫雅小姐!」
SS급짜리 폭탄을 문현아를 향해 던졌다. 자세한 설명 없이도 문현아가 거창을 테니스 채처럼 휘둘렀다. 발사된 총알처럼 날아간 폭탄이 건물 깊숙이 파고들고 약 3초 후, 폭음과 함께 터져 나갔다.
她將 SS 級炸彈朝文炫雅丟了過去。文炫雅沒聽她多做解釋,便像揮舞網球拍般揮動巨槍。炸彈像發射出去的子彈般飛了出去,深深地鑽進建築物裡,約莫三秒後,伴隨著轟隆巨響爆炸開來。
반파된 건물을 향해 예림이가 아직 남은 물덩이를 쏟아부었다. 건물이 마저 폭삭 무너지며 잔해가 쓸려나갔다. 이어 문현아가 공중으로 높게 뛰어올랐다가 그대로 창을 내리꽂고, 너른 크레이터가 만들어지며 지하의 마나 홀이 모습을 드러냈다.
藝琳朝著半毀的建築物,傾瀉出所剩不多的水。建築物徹底坍塌,殘骸被沖刷殆盡。接著,文炫雅高高躍起,將長槍直直地刺入,形成一個巨大的坑洞,地下的魔力洞穴也隨之顯現。
마나 홀 앞에 선 노아가 우리들에게 마나를 전해주었다. 뿌옇게 하늘을 덮고 있던 구름도 사라지고 다가오는 어둠이 보였다. 절로 목 안쪽이 말라붙었다. L급 공포 저항이 그리워졌다.
諾亞站在魔力洞穴前,將魔力傳遞給我們。籠罩天空的灰濛濛雲朵也消散了,我看到了即將來臨的黑暗。我的喉嚨不自覺地乾澀起來。我開始懷念 L 級的恐懼抗性。
“암만 봐도 답이 없는데, 어때?”
「怎麼看都沒救了,你覺得呢?」
문현아가 내게 물었다. 文賢娥問我。
“지금 우리 힘으로는 맞설 수 없는 상대입니다. 버티기라도 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요.”
「以我們現在的力量,是無法與之抗衡的對手。如果能撐住,那就算萬幸了。」
비관적인 소리였지만 사실이다. 시간을 끌며 도움을 기다리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공격 스킬 두 배에 우리의 스킬까지 최대로 쓸 수 있다 하더라도 결과는 변함이 없을 것이었다.
雖然是悲觀的說法,但卻是事實。除了拖延時間等待救援之外,我想不到其他辦法。即使攻擊技能加倍,我們的技能也能發揮到極致,結果也不會改變。
그렇다고 해서 메시지창만 목 빼고 쳐다보고 있는 건, 역시 아니지.
但要說就這樣伸長脖子,只盯著訊息視窗看,那也實在不像話。
저놈도 뭔가 목적이 있으니까 저 난리 치는 게 아니겠냐. 작은 달, 은빛 사슬, 밤. 성현제를 찾아왔던 초월자. 내 파트너 씨는 뭐하고 있나.
那傢伙也是因為有什麼目的才會那樣大吵大鬧的吧。小月、銀色鎖鏈、夜晚。來找成賢濟的超越者。我的搭檔先生在做什麼呢。
“시그마 씨.” 「希格瑪先生。」
느릿이 가까워지고 있는 밤을 올려다보던 시그마가 내게로 시선을 돌렸다.
西格瑪抬頭望著緩緩逼近的夜晚,隨後將視線轉向我。
“저건 아무래도 시그마 씨에게 용건이 있는 모양입니다.”
「看來那傢伙找西格瑪先生有事。」
“내게?” 「給我?」
“우리 달이 정말 너무 인기 많다.”
「我們小月亮人氣真的很高。」
그러게 말이다. SSS급 몬스터 정도로 끝날 줄 알았는데 저건 너무 거물이잖아. 하지만 이번에는.
<p>說得也是。我還以為頂多就是 SSS 級魔物,但那傢伙未免也太龐大了。不過這次……</p>
“단순히 시그마 씨가 이 세계에서 이질적인 존재가 된 것 때문에 찾아온 건 아닌 듯합니다. 아마도 저게 제게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光是席格瑪先生在這個世界變得格格不入,似乎不足以讓它找上門。它大概是想傳達訊息給我。」
“메시지? 뭐라고 보냈지.” 「訊息?我傳了什麼?」
“우리 작은 달, 이라고요.”
「我的小月亮,是這樣說的。」
시그마가 근처까지 다가온 밤을 다시금 바라보았다.
<p>席格瑪再次望向逼近的夜。</p>
“…나는, 기억나는 게 없어.”
「……我,什麼都不記得了。」
“아무것도요?” 「什麼都沒有?」
“내가 저것과 관계가 있는 건가.”
「我跟那東西有關係嗎?」
“글쎄요, 아마도요.” 「嗯,或許吧。」
“그럼 성현제, 그자는.” 「那麼成賢濟,那個人。」
단순히 닮기만 했을까. 그 의문이 다시금 떠올랐다. 같은 외모, 같은 스킬, 그리고 무기. 초승달.
<p>只是長得像嗎?這個疑問再次浮現。相同的長相、相同的技能,以及武器。新月。</p>
“…초승달.” 「……新月。」
어둠이 장막처럼 펄럭인다. 낮의 조각들이 흩어진다. 별이 가득한 밤하늘에 달은 보이지 않았다. 이 동네 달, 엄청 컸는데.
黑暗如帷幕般飄揚。白晝的碎片四散。星光滿佈的夜空中,卻不見月亮。這附近的月亮,明明很大顆的。
“초승달!” 「新月!」
코앞까지 다가온 밤을 향해 외쳤다.
他朝著近在咫尺的夜晚大喊。
“잘나신 초월자께서 이 세계가 이미 멸망한 과거일 거라는 걸 모를 린 없을 테고, 야! 너 우리 세계에선 지금 잠들어 있어! 아냐?”
「高高在上的超越者大人,不可能不知道這個世界已經是滅亡的過去式了吧!呀!你現在在我們的世界裡可是沉睡著呢!不是嗎?」
들리냐! 자기 자신의 미래에 대한 정보, 아무리 과거의 가짜라 해도 흥미가 없진 않을 것이다.
聽到了嗎!關於自己未來的情報,就算只是過去的假象,你也不會毫無興趣吧。
“신입이 너 사고 치고 잠들었다더라! 인어여왕도 한심하게 보는 눈치던데? 늑대랑 사슴이 뒷담도 깠어!”
「聽說你這新人闖了禍,然後就睡死了!連人魚女王都一臉嫌棄的樣子?狼和鹿還在背後說你壞話!」
물론 그런 적 없다만 알 게 뭐냐. 저놈이 내가 패륜아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인상만 심어 주면 그만이다. 대화란 걸 하고 싶어지도록.
當然我從來沒有過那種經驗,但那又怎樣?只要讓那傢伙覺得我對那些弒親的混蛋們很了解就夠了。好讓他想跟我對話。
[너는 누구지.] [你是誰?]
메시지가 떴다. 訊息跳了出來。
“이름을 듣고 싶거든 그쪽이 먼저 밝히는 게 기본적인 예의다. 아니면 그쪽 동네는 대충 막말하고 다니나? 근본 없는 동넨가 봐.”
「想知道我的名字,你應該先報上自己的名號,這是最基本的禮儀。還是說,你們那邊的人都隨便亂講話?看來是個沒規矩的地方啊。」
잠깐의 침묵 뒤 다시 메시지가 나타났다.
短暫的沉默後,訊息再次出現。
[천 개의 세계를 삼킨 달]
[吞噬千個世界的月亮]
[초월자들의 요람] [超凡者們的搖籃]
[스카우터] [偵察者]
[초승달의 여섯 번째 조각]
[新月的第六塊碎片]
“…뭐?” 「……什麼?」
“너는.” 「你。」
메시지가 아닌 하늘에서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p>不是訊息,而是從天空中傳來的聲音。</p>
“그 양육자로군. 무해의 왕이 찾고 있는 양육자.”
「你就是那個培育者。無害之王正在尋找的培育者。」
신입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곳 초월자 정보와, 에서 끊어졌지만 대충 오래된 정령 때처럼 접촉하고 협력 같은 걸 구한 거였겠지. 근데 그 상대가 초승달이라니.
新人的訊息浮現腦海。這裡的超越者情報,雖然在「那裡」中斷了,但大概是像以前的精靈一樣,尋求接觸和合作吧。但對方竟然是新月。
“당신 패륜아잖아! 무해의 왕이면 효도중독자 아냐? 설마 손잡고 그런 건 아니겠지? 배신이냐!”
「你這不孝子!無害之王不就是孝道中毒者嗎?該不會是牽著手做那種事吧?這是背叛!」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물린다면 협력하지 못할 것은 없지.”
「如果彼此的利害關係一致,就沒有理由不合作。」
“그냥 배신자지 쓸데없이 말이 기네! 그리고 그쪽은 이쪽 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 미치면 안 되는 거 아니었나. 시스템 어쨌어, 시스템!”
「就只是個叛徒,廢話真多!還有,你們不是不能直接影響這個世界嗎?系統呢,系統!」
“제약은 분명 있다만, 양육자. 이곳은 과거 사라진 세계의 정보임과 동시에 던전이다.”
「限制確實是有的,但,養育者。這裡既是過去消失世界的資訊,同時也是地下城。」
던전. 밖의 세계보다 외부의 힘이 간섭하기 훨씬 쉬운 장소. 그렇다 해도 이런 식은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생각한 순간, 밤하늘에서 새하얀 빛이 쏟아져 내렸다.
地城。一個比外界更容易受到外部力量干涉的場所。即便如此,就在我心想這種方式也太過分了吧的瞬間,一道雪白的光芒從夜空中傾瀉而下。
깨어진 하늘 너머에서 검은 발굽이 나타났다. 시커먼 털의 몸뚱이는 휘황찬란한 의복을 휘감은 말이었다. 말의 목과 머리가 있어야 할 부분에는 인간의 상체가 붙어 있었다. 켄타우로스다. 남성으로 보이는 상체는 뾰족한 귀 뒤로 긴 검은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새하얀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
破碎的天空彼端,出現了黑色的馬蹄。漆黑毛髮的軀體,是匹身披華麗衣裳的馬。馬的脖子和頭部,應該是人類上半身的地方,卻長著人類的上半身。是半人馬。看似男性的上半身,尖耳朵後垂著長長的黑髮,半闔著雪白的雙眼。
그 양 손목과 주위를 은빛 사슬이 너울처럼 휘감아 흔들린다. 찰강이는 금속성 소리가 무겁게 전신을 짓눌러왔다. 나는 물론이고 누구 하나 꼼짝하지 못했다. 흰 눈이 나를 바라보았다. 동시에 위압감이 한결 사라졌다.
銀色的鎖鍊如波浪般纏繞著他的雙手手腕及周圍,搖曳著。鏗鏘的金屬聲沉重地壓迫著全身。不只我,沒有一個人能動彈。白色的眼睛望著我。同時,那股壓迫感也隨之消散了許多。
“…초승달이라더니 달의 디귿 자도 없잖아.”
「……說是新月,連月字的邊都沾不上。」
게다가 분명 그녀라고 했던 거 같은데. 이종족이니 겉모습만 가지고 성별을 짐작할 순 없지만.
而且,我記得他明明說過是「她」。雖然是異種族,不能光憑外表判斷性別。
“나는 여섯 번째 조각이다.”
「我是第六塊碎片。」
“아무리 여기가 던전이라고 해도 이렇게 막 나와도 되는 겁니까? 도로 들어가시죠?”
「這裡再怎麼說是地下城,您這樣隨便出來真的可以嗎?還是請您回去吧?」
“힘이 원래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대가 또한 치러야 하겠지만 나는 머잖아 사라질 가짜일 뿐이다. 양육자, 무해의 왕이 왜 너를 원하는 거지.”
「雖然力量會降到原本的一半以下,而且還得付出代價,但我終究只是個即將消失的冒牌貨。養育者,無害之王,為什麼會想要你呢?」
“밤중에 남의 집에서 밀회를 살짝 했었는데 저한테 반했다네요. 키우는 애들이 한둘이 아니라 연애할 시간이 없다고 했더니 막무가내로 잡아가려 하지 뭡니까. 흔한 치정극일 뿐이니까 적당히 손 떼시는 편이 체면 세우기 좋으실 겁니다. 원래 이런 일엔 남이 간섭하는 게 아니에요. 솔직히 해파리 걔 제 취향도 아니라. 촉수랑은 나쁜 기억뿐이라서 안 좋아해요.”
「半夜偷偷在別人屋裡幽會,結果她就迷上我了。我說我養的孩子不只一兩個,沒時間談戀愛,結果她就硬要抓我走。這不過是常見的感情糾紛,您適可而止,比較能保住顏面。這種事本來就不是外人該干涉的。老實說,海星也不是我的菜。我對觸手只有不好的回憶,所以不喜歡。」
깜둥이 빼고. 초승달 네 여섯째가 나를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다시금 위압감이 밀려들며 몸이 굳었다. 차르르, 사슬이 뱀처럼 움직였다. 사슬도 싫어질 거 같다. 특히 은색.
除了黑漆漆的傢伙。新月四的第六個孩子靜靜地俯視著我。威壓感再次襲來,身體僵硬了。嘩啦,鎖鏈像蛇一樣動了起來。我好像也開始討厭鎖鏈了。特別是銀色的。
죽이지는 않겠지. 어금니를 깨무는 그때.
不會殺了我吧。就在我咬緊牙關的那一刻。
- 캬아아! - 喀啊啊!
적갈색 덩어리가 내 앞으로 튀어나갔다. 성현제가 보낸 SSS급 몬스터였다. 날개를 펼치고 이를 드러내는 몬스터를 향해 여섯 번째 조각이 감흥 없이 손짓했다. 은빛 사슬이 가차 없이 몬스터의 날개를 찢고 몸뚱이를 갈랐다. 순식간에 생기를 잃은 시체가 바닥으로 쿵, 떨어졌다. 새빨갛게 물든 몬스터의 사지가 마지막 경련을 잘게 했다.
一團紅褐色的物體朝我飛了出去。那是成賢濟派來的 SSS 級怪物。第六塊碎片毫無感情地朝著那隻張開翅膀、露出獠牙的怪物揮了揮手。銀色的鎖鏈毫不留情地撕裂了怪物的翅膀,將其身體劈開。怪物瞬間失去生機,屍體砰地一聲掉到地上。被鮮血染紅的怪物四肢,最後輕微地抽搐了一下。
그 모습이 허무하다 생각한 순간, 공기가 떨렸다. 여섯 번째 조각이 미간을 좁히며 나와 시그마를 향해 사슬을 뻗었다. 맹렬하게 날아든 사슬 끝이 내게 닿기 직전.
就在我認為那景象虛無縹緲的瞬間,空氣顫動了起來。第六塊碎片皺著眉頭,朝我和希格瑪伸出了鎖鏈。鎖鏈的盡頭猛烈地朝我飛來,就在即將觸碰到我的前一刻。
키기긱, 긁히는 소리와 함께 가느다란 무언가가 사슬을 휘감아 멈춰 세웠다. 그것은 다름 아닌.
嘰嘎,隨著刮擦聲響起,某個細長之物纏繞住鎖鏈,使其停了下來。那不是別的。
“…야, 성현제.” 「……喂,成賢濟。」
핫핑크 털실이었다. 생일 선물로 털실 퍼부은 내가 죄인입니다, 네.
是亮粉色的毛線。生日禮物送了一堆毛線,我真是罪過啊,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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