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화 특등급 미끼 (3)
第 120 話 特等級誘餌(3)
납치 계획을 세우자마자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행복한 햄스터네’였다. 장사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 허름한 햄스터 전문 펫샵. 그곳에 도하민이 있었다.
一制定了綁架計畫,第一個去的地方就是「幸福倉鼠家」。那是一家看起來完全沒打算做生意的破舊倉鼠專賣寵物店。多哈敏就在那裡。
알고 보니 흥신소는 부업이고 본업은 펫샵이란다. 부업으로 번 돈을 본업이 죄다 잡아먹고 있었지만. 겉보기와 달리 내부는 햄스터 위주로 깔끔하게 꾸며 놓은 가게에서 도하민을 붙잡았다.
原來偵探社只是副業,主業是寵物店。雖然副業賺的錢全被主業吃掉了,但裡面並不像外表那麼破舊,店內以倉鼠為主題,布置得相當整潔,我就在那裡抓住了多哈敏。
‘난 그냥 사람 찾는 거 좀 도와줬을 뿐이야!’
「我只是幫忙找人而已!」
라고 소리치는 그를 구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고생을 덜 해서인지 내가 알고 있던 도하민보다 훨씬 말랑말랑하니 겁 많은 성격인 덕이었다.
要安撫大聲喊叫的他並不難。或許是因為少了些辛苦,他比我認識的都河民柔軟許多,性格也相當膽小。
‘너, 이미 너무 많이 알려졌어. 이대로 가면 머잖아 목숨 걱정해야 할걸.’
「你已經被知道得太多了。照這樣下去,不久後你就得擔心自己的性命了。」
회귀 전 도하민이 내게 말해 줬던 수난들을 바탕으로 그를 노리게 될 몇 명을 들먹거리자 녀석의 안색이 금방 창백해졌다. 내 밑으로 들어오면 보호는 물론이고 월급도 만족할 만큼 챙겨주겠다는 말에 도하민은 길게 고민치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我提起回歸前都河民告訴我的那些苦難,並說出幾個可能會盯上他的對象,他的臉色立刻變得蒼白。我承諾只要他加入我麾下,不僅會保護他,薪水也會讓他滿意,都河民毫不猶豫地點了點頭。
‘빌딩에 펫샵 내게 해 주면.’
「如果讓我在大樓裡開寵物店就好了。」
일반인은 드나들기 힘들다고 했지만 인터넷 거래가 주니까 상관없단다. 햄스터 용품을 노마진에 가깝게 판매하고 있다나. 그 뒤 완전히 마음 놓은 도하민으로부터 다양한 햄스터의 매력에 대한 열변을 한참 동안 들어야 한 건 고역이었지만, 별 어려움 없이 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雖然說一般人很難進出,但因為主要是網路交易,所以沒關係。他說他幾乎是無利潤地在賣倉鼠用品。之後,完全放鬆警戒的都夏民滔滔不絕地講了很久關於各種倉鼠魅力的熱情演說,雖然那段時間很折磨人,但也沒什麼困難就把他弄到手了。
“이것 좀 드실래요?” 「要不要吃點這個?」
도하민은 지금도 정기적으로 내 위치를 확인하고 있겠지. 명우가 면회 오면서 가져다준 도시락 통을 가리키며 묻는 말에 송태원이 덤덤히 대답했다.
都夏民現在應該還在定期確認我的位置吧。宋泰元指著明宇來探視時帶來的便當盒,平淡地回答了他的問題。
“사양하겠습니다.” 「我就不客氣了。」
“맛있는데.” 「很好吃啊。」
저녁이야 이미 먹었고 남은 건 주전부리뿐이다. 그마저도 반쯤 비웠지만. 명우가 만들어 준 거야 다 맛있지만 특히 약과가 끝내줬다. 송태원 입에 물려 주면 저 돌처럼 굳은 얼굴도 조금쯤은 녹아내리지 않을까.
晚餐已經吃過了,剩下的只有零食。即使那也只吃了一半。明宇做的東西都很好吃,尤其是藥果特別棒。如果把它放進宋泰元嘴裡,那張像石頭一樣硬的臉,或許也能稍微融化一點。
“과하게 마음 편해 보이는군요. 한유진 씨 자체가 목적이라 직접적인 위해를 가해 올 일은 없다 해도 긴장을 늦추진 마십시오.”
「看起來過於輕鬆了呢。雖然韓有真小姐本身就是目標,不會直接對你造成威脅,但也別放鬆警惕。」
“걱정해 주시는 겁니까? 저한테 유감 좀 쌓이셨을 텐데, 친절하시네요.”
「是在擔心我嗎?你應該對我有些怨恨了,真是太親切了。」
“유감 같은 건 없습니다. 제 직책상 한유진 씨의 신변을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沒有什麼怨恨。以我的職責來說,擔心韓有珍小姐的安危是理所當然的事。」
목석같은 대답이다. 취조실에서의 대화 이후로 어째 나한테 더 딱딱하게 구는 것 같았다. 송태원은 정중하고도 사무적인 태도로 조심하라는 인사를 남긴 뒤 자리를 떠나갔다.
這回答如同木石一般。自從在訊問室的對話後,他似乎對我變得更加冷淡。宋泰元以禮貌而公事公辦的態度留下了小心行事的叮嚀,然後離開了。
마지막 남은 약과를 입에 넣으며 십자말풀이를 하고 있을 때, 닫혀 있던 문이 다시 열렸다. 말속에 뼈가 있다, 이게 뭐였더라.
當我把最後一塊藥糕放入口中,正玩著填字遊戲時,關著的門又被打開了。話裡有話,這句話是什麼來著。
“한유진 헌터, 외부 사정상 다른 구치소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韓有珍獵人,因外部情況將被移送至其他看守所。」
수용실 안으로 들어선 남자가 말했다. 복장은 구치소 소속 헌터 정복이다.
走進收容室的男子說道。穿著是看守所所屬獵人的制服。
“슬슬 이 방과 정들 참이었는데 아쉽군요. 그런데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일하시는 겁니까?”
「慢慢地對這個房間也產生感情了,真是可惜呢。不過這麼晚了還在工作嗎?」
“사건사고에는 낮밤이 없으니까요.” 「事故和事件是不分日夜的。」
“그것 참 수고가 많으십니다.”
「真是辛苦您了。」
펜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가 내게 수갑을 내밀어 왔다. 순순히 양손을 내어주며 입을 열었다.
放下筆,從座位上站起來。男子遞給我手銬,我乖乖地雙手伸出,開口說道。
“제 동생, 해연 길드장 한유현 말이에요. AB형입니다. 전 B형이고요. 그쪽은 혈액형이 뭡니까?”
「我弟弟,海淵公會會長韓有賢。他是 AB 型血。我是 B 型血。你那邊是什麼血型?」
남자가 웬 실없는 소리냐는 표정을 짓고, 이어 저주 저항이 발동되는 게 느껴졌다. 한유현의 혈액형을 남에게 알려 주지 말 것. 작성한 계약서들 중 첫 번째 것의 조건이었다.
男子露出一副「你在說什麼無聊話」的表情,隨後感覺到詛咒抵抗被啟動了。不要將韓有賢的血型告訴他人。這是所簽訂的合約中第一份的條件。
1번 계약서 파기의 뜻은 ‘납치범들이 찾아왔다’.
第一份合約書被撕毀的意思是「綁匪來了」。
저주 저항을 바탕으로 한 통신 수단으로 계약서를 이용한 것이었다. 전화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언제든지 내 상태를 유현이에게 알릴 수 있도록. 혹 잊어먹을세라 계약서 목록을 적은 쪽지도 인벤토리에 넣어 놓았다. 저주 저항 덕에 인벤토리 봉인도 안 통하니까.
詛咒抗性為基礎的通訊手段,是利用契約書來實現的。即使在無法使用電話的情況下,也能隨時將我的狀態告知有賢。怕自己忘記,還把契約書清單寫成紙條放進了物品欄。多虧了詛咒抗性,物品欄封印也不起作用。
‘평생 쓸 계약서를 다 쓴 기분이었지…….’
「感覺像是把一輩子要用的合約都簽完了……。」
대가가 중첩되어선 안 되기에 별의별 걸 다 걸었다.
因為代價不能重疊,所以用了各種手段。
“가시죠.” 「走吧。」
밖으로 나가는 도중에 다른 헌터와도 마주쳤지만 하나같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헌터용 구치소 특성상 경비 수가 적긴 했지만 그래도 죄다 무반응이라니. 내가 옮겨가게 되었다고 거짓 통보를 받은 걸까, 아니면 다 한통속인 걸까.
在往外走的途中也遇到了其他獵人,但他們一個個都沒有任何反應。獵人專用拘留所的特性是警衛人數較少,但竟然全部都無動於衷。是因為他們被假通知說我已經被轉移了,還是大家都是一夥的呢?
부디 전자이길 바란다. 썩어도 적당히 썩어야지.
希望是電子的。腐爛也該有個限度。
* * *
노아 루히르는 소리 없이 밤의 하늘을 가로질렀다. 화려한 황금색 비늘은 어둠 속에서도 그 빛을 잃지 않았지만, 그에게는 은신 스킬이 있었다. 디오 발쉐시스의 쌍둥이 칭호 스킬 중 하나인 안개 속의 용. 시전자의 모습을 흐릿하게 만들어 줘 A급 헌터의 감각도 속일 수가 있었다.
諾亞·魯希爾無聲地劃過夜空。華麗的金色鱗片即使在黑暗中也未曾失去光芒,但他擁有隱身技能。這是迪奧·巴爾謝西斯雙子稱號技能之一——霧中之龍。能使施法者的身影變得模糊,甚至能欺騙 A 級獵人的感知。
[지금 막 구치소를 빠져나갔어요.]
[我剛剛才從拘留所出來。]
노아의 귀에 걸린 얇은 헤드셋에서 도하민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흐린 안개를 휘감은 드래곤이 구치소 상공을 한 바퀴 천천히 돌았다. 그의 눈에 도로로 들어서는 차 한 대가 비춰졌다.
細薄的耳機掛在諾亞耳邊,傳來都夏敏的聲音。籠罩在朦朧霧氣中的龍緩緩繞著拘留所上空飛了一圈。他的眼中映出一輛正駛入道路的車輛。
- 발견했습니다. - 發現了。
차가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지만 노아는 날개를 가볍게 한 번 흔드는 것만으로 금세 따라잡았다. 번호판을 확인해 알려 준 뒤 계속해서 그 뒤를 쫓았다. 한적한 길가에 차가 멈추고, 대기하고 있던 다른 차로 갈아탄다.
車子開始加速,但諾亞輕輕揮動翅膀,很快就追了上去。確認了車牌號碼後告知,接著繼續尾隨在後。車子在一條僻靜的路邊停下,換乘了另一輛等待中的車。
한유진의 모습이 나타나자 노아는 무심코 머리를 작게 움직였다. 얼마든지 낚아챌 수 있건만 눈앞에 두고도 참고만 있으려니 초조함이 비늘을 간지럽혀 왔다.
當韓宥珍的身影出現時,諾亞不由自主地輕輕晃了晃頭。明明隨時都能抓住她,卻只能眼睜睜地忍耐著,焦躁不安如同鱗片般在心頭輕輕撓動。
- 다른 차로 옮겨 탔습니다. 차량번호 ○○우 ○○○○. 다시 출발합니다.
- 已換乘另一輛車。車牌號碼○○우 ○○○○。再次出發。
한참을 달리던 차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공항이었다. 후미진 곳에서 멈춰 선 차로 외국인 여자가 다가갔다. 그녀가 한유진의 팔을 잡은 직후,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졌다.
車子行駛了好一會兒,抵達的地方竟然是機場。在一處僻靜的地方停下車後,一名外國女子走了過來。她剛抓住韓有珍的手臂,兩人的身影便消失了。
- 순간이동 스킬을 쓴 듯합니다!
- 好像使用了瞬間移動技能!
[잠시만요, 북동쪽으로 약 300미터. 그리고 다시—]
[請稍等,向東北方向約 300 公尺。然後再—]
도하민의 지시에 따라 노아가 움직였다. 실내로 들어간 것인지 공중에서는 한유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노아가 다시 두 사람을 발견한 것은 전용 비행기 옆이었다. 노아는 얼른 비행기의 표식을 알려 주었다.
按照都夏敏的指示,諾亞開始行動。進入室內後,從空中已看不到韓有珍的身影。諾亞再次發現兩人時,是在專用飛機旁。諾亞立刻告知了飛機的標誌。
- 출발 준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이대로 따라가겠습니다.
- 看起來正在準備出發。我會就這樣跟過去。
[잘 부탁드립니다.] [請多多指教。]
한유현의 목소리였다. 금빛 용이 비행기 위로 가볍게 내려앉았다.
是韓有賢的聲音。金色的龍輕輕地降落在飛機上。
* * *
범죄 저지르기 좋은 세상이다.
這是一個適合犯罪的世界。
등급 잘 받고 각성하면 힘 강해져, 유용한 스킬도 생겨. 그걸 휘두를 대상인 일반인들도 넘쳐나니 어긋난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법도 했다.
等級提升並覺醒後,力量會變強,還會獲得有用的技能。施展這些技能的對象——普通人也多得不得了,所以產生扭曲衝動的人也理所當然會很多。
만약 던전 없이 각성자만 나타났더라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던전이 각성자들의 욕구를 채워줬다고 하여 각성자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如果沒有地下城,只有覺醒者出現,可能會引發嚴重的社會問題。當然,地下城滿足了覺醒者的慾望,但這並不代表覺醒者犯罪就不會發生。
‘순간이동은 구린 짓에 쓰기 참 좋은 스킬이긴 하지.’
「瞬間移動真的是用來做壞事的好技能呢。」
공간이동이 최고긴 하지만 이건 도깨비 외엔 가진 사람을 본 적 없다. 순간이동만 되어도 증거 남기지 않고 나쁜 짓 하기 충분하고.
空間移動當然是最棒的,但除了鬼怪之外,我從未見過有人擁有這能力。即使只是瞬間移動,也足以在不留任何證據的情況下做壞事。
나를 비행기까지 데리고 온 것처럼 말이다.
就像帶我到飛機那裡一樣。
‘이렇게 빨리 출국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沒想到會這麼快就出國。」
한국을 뜬다고 해도 해상을 통할 줄 알았지 전용기라니. 준비 많이 해 놓으셨네. 비행기 안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너른 좌석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여자 헌터를 바라보았다.
即使要離開韓國,我還以為會走海路,沒想到是專機。準備得真周全啊。我望著坐在寬敞座位對面的女獵人,根本不像是在飛機上。
“저기, 어디로 가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請問,可以問一下你們要去哪裡嗎?」
“홍콩이요.” 「香港。」
그리 멀지는 않구나. 홍콩이면 윤윤의 초장거리 게이트로 한 번에 올 수 있는 거리던가? 노아가 따라오기로 했으니 위급 시엔 그의 도움을 받으면 되긴 하지만.
距離並不遠。香港的話,是不是可以透過尹允的超遠距離傳送門一次就到的距離?既然諾亞答應跟來,緊急時就能依靠他的幫助了。
‘은혜에 귀걸이 방어막 스킬도 있고.’
「還有恩惠的耳環防護罩技能。」
귀걸이를 빼앗으려는 것을 유사시에 날 지킬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면서 막아 냈다. 은혜는 인벤토리에 넣어 뒀다가 몸수색 후 슬쩍 꺼내 발목에 차고 옷으로 감추었다.
她阻止了對方想搶走耳環的行為,說這樣一來萬一有緊急情況,總該有個保護自己的方法。恩惠把耳環放進了物品欄,等到被搜身時偷偷拿出來戴在腳踝上,再用衣服遮住。
주눅 든 척 얌전히 앉아 있자니 비행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裝作膽怯乖乖坐著,飛機開始緩緩移動。
‘첫 해외여행이 납치라니.’ 「第一次出國旅行竟然是被綁架。」
여권도 없는 불법 입출국이다. 돈도 한 푼 없고. 계획상으론 3일 정도 납치되어 있기로 했으니 여유 생기면 기념품이라도 사 가고 싶은데. 돈 빌려달라고 해 볼까.
沒有護照,非法出入境。身上連一毛錢都沒有。按照計畫應該會被綁架三天左右,如果有空閒的話,還想買點紀念品帶回去。要不要試著借點錢呢。
졸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이 비행기가 착륙했다.
努力不讓自己打瞌睡的同時,飛機已經降落了。
홍콩은 던전 브레이크 피해가 큰 곳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도 상급 헌터의 상당수를 중국 본토에 강탈당한 탓이 컸다. 상급 던전 관리가 제대로 안 되니 몇 번 터져 나갔고, 땅덩어리도 작다 보니 그때마다 도심지가 걷잡을 수 없이 파괴되었다.
香港是地城崩壞災情嚴重的地區之一。最主要的原因是大量的高級獵人被中國大陸強行挖走。由於高級地城管理不善,地城多次爆發,加上土地面積狹小,每次災難都導致市中心區域無法控制地被破壞。
그런 불안정성 때문에 경제 수준도 급속도로 하락한 상태였다. 반중 감정도 던전이 나타나기 전보다 훨씬 심해졌다고 들었다. 그럴 만하지.
因為那種不穩定性,經濟水平也急速下滑了。聽說反中情緒比地下城出現之前更加嚴重。那也是理所當然的。
“어서 오십시오, 한유진 헌터.”
「歡迎光臨,韓宥珍獵人。」
비행기에서 내려서자 인상 좋은 중년 남자가 활짝 웃으며 맞이해 주었다. 뭐지, 이건. 납치 피해자로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심지어 수갑도 바로 풀어 주었다. 인벤토리 봉인 팔찌는 채웠지만.
一下飛機,一位面容和善的中年男子笑容滿面地迎接我。這是怎麼回事?作為被綁架的受害者,我不知道該怎麼反應。甚至連手銬都立刻解開了。不過,卻戴上了封印背包的手環。
“헨리 그렉슨입니다.” 「我是亨利·格雷克森。」
동양인으로 보이는 그렉슨 씨가 악수를 청해 왔다. 뭐냐, 진짜.
看起來像東方人的格雷克森先生伸出手來要握手。這是怎麼回事,真是的。
“여기까지 오셨으니 이왕이면 마음 편히 가지십시오.”
「既然都來到這裡了,不如就安心地走吧。」
“…아, 네.” 「……啊,好的。」
마음 편히… 납치범 새끼가 대체 뭔 개소리야.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도 걸리라는 건가. 검문도 없이 공항을 빠져나가자 리무진이 대기하고 있었다. 운전기사가 서비스 정신 가득한 미소와 함께 차 문을 열어 준다.
心裡輕鬆點……綁匪這混蛋到底在說什麼鬼話。難道是要我得上斯德哥爾摩症候群嗎?沒經過檢查就直接走出機場,外頭已經有禮車等著了。司機帶著滿滿的服務熱忱微笑,為我開了車門。
…관광하고 싶다고 하면 풀코스로 안내해 주다 못해 여비까지 챙겨 줄 분위기인데. 뭐지. 애들 줄 기념품 사야 하나.
…說想要觀光的話,氣氛簡直是從全套行程帶領到連旅費都包了。這是怎麼回事。該不會要買紀念品給孩子們吧。
“솔직히 상당히 당혹스럽습니다만, 저는 납치된 거고 그렉슨 씨는 납치범… 맞으시지요?”
「說實話,這讓人相當困惑,但我是被綁架的,而 Gregson 先生是綁匪……對吧?」
나와 함께 리무진에 탄 그렉슨 씨가 허허 웃었다. 물론 그 혼자는 아니고 경호원쯤으로 보이는 헌터도 동승했다.
與我一同乘坐豪華轎車的格雷克森先生輕笑出聲。當然,他並非獨自一人,還有一位看起來像是保鏢的獵人一同搭乘。
“한유진 헌터가 스탯 C급만 되었어도 그리 온화한 분위기는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사람을 굳이 핍박할 필요는 없지요.”
「如果韓有珍獵人的能力只有 C 級,那氣氛恐怕不會這麼和緩。不過也沒必要去刻意欺負一個幾乎和普通人無異的人。」
그러면서 그렉슨은 자신을 각성자 매니저라고 소개했다. 주로 빈곤한 개발도상국에서 쓸 만한 각성자를 찾아 내 일자리를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同時,格雷克森自我介紹說自己是覺醒者經理。他主要在貧困的開發中國家尋找有潛力的覺醒者,幫他們找到工作。
“그냥 인신매매 아닙니까?” 「這不就是人口販賣嗎?」
“중개 수수료가 약간 비쌀 뿐이지요. 한유진 헌터의 수수료는 역대 최고가가 되지 싶어 기대가 큽니다.”
「只是中介費稍微貴了一點而已。韓有珍獵人的佣金應該會成為史上最高,大家都很期待。」
할 말은 많은데 할 말이 없네. 정말 대단히 뻔뻔하시군요. 이 새끼 죽이고 집에 가고 싶다. 당장이라도 노아를 부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놈에게 물었다.
有很多話想說,卻一句也說不出口。真是厚顏無恥到了極點。真想殺了這傢伙然後回家。我壓抑著立刻想叫來諾亞的衝動,問了他。
“그럼 그렉슨 씨가, 절 납치한 주모자입니까?”
「那麼,格雷克森先生就是綁架我的主謀嗎?」
“그럴 리가요. 아쉽지만 이번에는 진짜 중개인입니다. 물건을 입수, 배송해 준 사람은 따로 있지요.”
「不可能的。很遺憾,這次真的是中間人。取得物品並送貨的人是另外一個人。」
이놈이 아니구나. 역시 협회와 관련된 내국인인 모양이다. 지금쯤 해연과 세성에서 꼬리를 차근차근 밟아 가고 있겠지.
果然不是這傢伙。看來他是與協會有關的本國人。現在應該正在海淵和世成那邊,一步步地追蹤線索吧。
파괴의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 있는 거리를 지나, 리무진은 으리으리한 호텔 앞에 멈춰 섰다. 천장도 바닥도 번드르하게 빛나는 로비에 들어서자 더더욱 어이가 없어졌다. 내가 상상한 건 이런 게 아닌데. 아니 뭐, 살벌한 감옥보다야 5성급 호텔이 더 좋긴 하지만.
穿過滿是破壞痕跡的街道,豪華轎車停在一間氣派的飯店前。走進天花板和地板都閃閃發亮的大廳,更讓人難以置信。我想像中的情況不是這樣。當然,比起嚴酷的監獄,五星級飯店還是好得多。
“먼 길 오시느라 피곤하실 텐데 푹 쉬십시오.”
「路途遙遠,您一定很疲憊,請好好休息。」
혹 필요한 게 있다면 뭐든 말하라며 노예상 놈이 웃었다. 그럼 통신 가능한 스마트폰을 달라고 해 봤지만 그건 안 된다며 거절했다.
奴隸商人笑著說,如果有什麼需要的,儘管說。於是我試著要求一支能通訊的智慧型手機,但他說不行,拒絕了。
이어 안내된 곳은 뷰가 죽여주는 최고급 스위트룸이었다. 내 첫 5성 호텔 스위트룸이 납치 감금 장소라니. 인생사 정말 앞날을 알 수가 없구나. 유현아, 형은 편하게 잘 지낼 거 같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接著帶到的地方是視野絕佳的頂級豪華套房。我的第一間五星級飯店套房竟然成了綁架囚禁的場所。人生真是無法預料未來啊。柳賢啊,哥看起來會過得很舒服,你別太擔心。
“머무시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경비는 문 앞에 세워 두겠습니다. 호텔 서비스는 마음껏 이용하십시오. 수영장이나 피트니스클럽, 라운지 등의 시설 이용도 물론 가능합니다.”
「為了讓您住宿舒適,警衛會在門口待命。請隨意使用飯店的各項服務。游泳池、健身俱樂部、休息室等設施當然也都可以使用。」
“예… 에.” 「是...... 是的。」
시발, 감사하다고 말할 뻔했다. 노예상은 재차 편히 쉬라며 말하곤 방을 빠져나갔다. 아니 진짜 혼자 남겨 두는 건가? 물론 나 혼자 힘으론 도망 못 치겠지만 그래도 이게 뭐야.
他媽的,差點說了謝謝。奴隸商人再次說著「好好休息」後便離開了房間。難道真的要把我一個人留下嗎?雖然我一個人根本逃不掉,但這到底是怎麼回事。
노아가 근처에 와 있나 싶어 테라스로 나가려 했지만 문이 단단히 잠겨 있었다. 몇 번 밀고 당겨 보다 포기하는데 유리문 너머로 종이 한 장이 찰싹 달라붙었다.
以為 Noah 就在附近,想走到露臺去,但門被牢牢鎖住了。推了幾次拉了幾次後放棄,這時一張紙貼在玻璃門上。
[괜찮아요?] [你還好嗎?]
이제 막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애의 작품처럼 삐뚤빼뚤한 글자였다.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노아구나.
字跡歪歪扭扭,就像剛開始學韓文的小孩寫的作品一樣。雖然看不見模樣,但這是 Noah 啊。
‘괜찮아요. OK.’ 「沒關係。OK。」
감시카메라 정도는 있지 싶어 입만 벙긋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我想應該有監視攝影機吧,他只是嘴巴微動,點了點頭。
[조심. 여기 있어요.] 【小心。就在這裡。】
여기 있다고? 음, 설마 테라스에서 지키고 서 있겠다는 건가. 그냥 자러 가지. 뭐라 말은 못 해 주고 웃어라도 주었다.
在這裡嗎?嗯,難道是說要在露臺守著站著嗎。還是去睡覺吧。雖然說不出什麼話,至少還是笑了笑。
소파로 가서 쿠션으로 손을 가린 채 인벤토리에서 틸리라 가지를 꺼내 뚝 부러뜨렸다. 유현이가 준 틸리라 가지를 부러뜨리지 말 것. 다섯 번째 계약서의 조건이다.
走到沙發旁,用抱枕遮住手,從物品欄中拿出蒂莉拉樹枝,狠狠地折斷。不要折斷由柳賢怡給的蒂莉拉樹枝。這是第五份契約書的條件。
저주 저항이 발동되었다. 계약서의 뜻은 나는 잘 있어, 무사해였다.
詛咒抗性啟動了。契約書的意思是我安然無恙,平安無事。
* * *
다음 날 아침, 비싼 방이니만큼 편하긴 했기에 푹 잘 자고 일어난 내게 손님 하나가 찾아왔다. 여기서 마주칠 줄 몰랐던 낯익은 얼굴이.
隔天早晨,畢竟是昂貴的房間,睡得很舒服醒來時,有位客人來訪。是個沒想到會在這裡遇見的熟悉面孔。
“…댁이 왜 여기 있습니까?”
「……您為什麼會在這裡?」
“투숙객이네만.” 「是住客呢。」
세성 길드장님이 말했다. 뭐라는 거야, 미친.
世成公會會長說了。你在說什麼,瘋了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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