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화 스며든 파편 (2)
第 140 話 滲透的碎片(2)
“여긴 길드장님의 길드 내 사택이에요. 혹시 위치 추적 가능한 아이템 같은 걸 가지고 계시진 않으시죠?”
「這裡是公會長大人的公會內宅邸。請問您身上沒有什麼能夠追蹤位置的道具吧?」
“네, 없습니다.” 「沒有,沒有。」
아이템 말고 정령은 있지만.
除了道具之外,倒是有精靈。
막상 안으로 들어가려니 망설임이 생겼다. 공포 저항은 아직 C급이고 바로 어제 호되게 당하기도 했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심지어 기분도 나쁘다잖아. 솔직히 좋은 꼴은 못 볼 거 같은데.
但真正要進去的時候,還是猶豫了起來。因為恐懼抗性還是 C 級,昨天才剛被狠狠教訓過,這反應也算理所當然。更何況心情也不好。說實話,感覺不會有什麼好結果。
“혹시 사체로부터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헌터 말입니다.”
「是說,能從屍體那裡獲取情報的獵人。」
“예? 사체요?” 「欸?屍體?」
강소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갸웃거렸다. 성현제를 직접 통하지 않고서도 협조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꺼내 본 말인데, 진심으로 모르는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강소영은 국내만, 혹은 던전 공략 쪽 일만 아는 모양이었다.
姜昭英睜大了眼睛,歪著頭疑惑地看著我。我本以為不透過成賢帝,或許也能尋求協助,所以才說出這番話,但她的表情卻是真心不知情。看來姜昭英只知道國內的情況,或者只是熟悉地下城攻略方面的事。
조금 더 떠보았지만 홍콩에서의 일은 자세히 듣지 못한 기색이다. 그냥 성현제가 날 구출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정도로 알고 있었다.
我又多問了幾句,但她似乎沒聽說過香港那邊的詳情。她只知道成賢帝幫忙救了我,大概就是這樣。
역시 성현제를 만나 보는 수밖에.
果然還是得去見聖賢帝才行。
한숨을 푹 내쉬는 나를 강소영이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我深深嘆了口氣,姜小英擔憂地看著我。
“신경 쓰이시면 내일 다시 오시는 건 어떠세요?”
「如果你覺得麻煩,明天再來怎麼樣?」
“저도 그러고 싶지만 급한 일이라서요. 최대한 빨리 만나야 합니다.”
「我也想那樣做,但這是緊急的事。必須盡快見到他。」
그냥 어젯밤에 협조 구해 놓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기엔 너무 피곤했다. 망할 인간과 오래 같이 있기도 싫었고. 어제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내가 고생하게 되었구나. 마음 같아선 내일의 나한테로 미뤄 버리고 싶다.
要是昨晚就求他幫忙就好了,可是當時太累了。不想跟那個該死的人待太久。為了昨天的我,今天的我才這麼辛苦。說真的,我真想把這事拖到明天的我去處理。
“그렇군요. 그게요, 사실 길드장님께서 한유진 님의 방문을 허락하신 건 아니거든요.”
「是這樣啊。其實,公會長並沒有允許韓有珍小姐來訪。」
“…예? 허락을 안 받았다고요?”
「……什麼?沒有得到允許?」
“네! 정확히는 저희도 연락이 안 되었어요.”
「是的!確切來說,我們也聯絡不上她。」
강소영이 해맑게 대답했다. 이건 또 뭔 소리야.
姜昭英天真地回答。這又是什麼意思啊。
“연락은 안 받으시는데, 또 들어가 보기엔 겁나잖아요. 그래서 주위에 물어봤더니 그냥 들여보내 드리라고, 그래서요.”
「他不接電話,但又怕直接進去看看,所以我問了周圍的人,他們說就讓他進去就好了,所以才這樣。」
“아니, 그… 외부인을 허가도 안 받고 이렇게 막 들여보내도 되는 겁니까?”
「不、不行吧……外人沒經過許可這樣隨便放進去可以嗎?」
“괜찮아요! 보안실장님이랑 또 다른 분들이랑도 다 이야기 되었거든요.”
「沒問題的!我已經和保安室長還有其他幾位都談過了。」
…이래도 되는 거냐, 세성. 물론 나는 스탯 F고 상대는 S급 헌터 중에서도 탑이다. 성현제가 무방비하게 잠들어 있어도 별다른 해를 끼치지 못할 차이이니 안전 걱정은 하지 않겠지만.
…這樣真的可以嗎,世成?當然我屬性是 F 級,對方可是 S 級獵人中的頂尖。即使成賢帝毫無防備地熟睡著,也不會造成什麼傷害,所以不用擔心安全問題。
“기분 안 좋아 보인다 해도 사람 잡아먹는 것도 아닐 텐데, 못 들어갈 정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看起來心情不好,但也不至於會吃人,應該不是不能進去的程度吧。」
“일반 회사 직원도 맡은 업무 외의 일로 사장님 집까지 찾아가긴 싫을걸요?”
「一般公司員工也不會因為工作以外的事跑去找社長家吧?」
그건 그렇군. 심지어 내 개인적인 용무니까 세성 길드원들에게 폐 끼치는 건 예의가 아니다. 성현제와 연락이 안 되는데도 여기까지 들여보내 준 것만으로도 고맙지. 나는 강소영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보였다.
也是呢。況且這是我個人的事,給世成公會成員添麻煩不太禮貌。即使成賢帝聯絡不上,能讓我進到這裡已經很感激了。我微微向姜昭英點了點頭。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謝謝您的關心。」
“천만에요. 이왕이면 길드장님 기분 좀 풀어 주세요. 어쩌고 계신지 말씀도 해 주시고요.”
「不客氣。如果可以的話,請讓公會長心情好一點。也請告訴他您在說些什麼。」
혹시 그게 목적이라서 순순히 들여보내 주는 건 아닐까. 포털로 들어서기 전 피해 무효화 아이템을 사용했다. 저번에 먹인 마석이 아직 다 소화되지 않았을 텐데, 어젯밤 사용 시간이 얼마나 되었더라. 그래도 한 시간 정도는 버텨 주겠지.
難道他們是為了這個目的才會心甘情願讓我進去嗎?在進入傳送門之前,我使用了免疫傷害的道具。上次給他吃的魔石應該還沒完全消化,昨晚使用的時間是多久來著?不過應該還能撐一個小時左右吧。
미니 포털을 넘어서자 문이 나타났다. 벨을 눌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벌써 살짝 긴장이 스며들었다. 강소영이 준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穿過迷你傳送門後,出現了一扇門。按了門鈴,卻沒有回應。緊張感已悄然滲透。用姜昭英給的鑰匙打開門,走了進去。
“성현제 씨? 계십니까?” 「聖賢帝先生?您在嗎?」
집 넓네. 두리번거리며 걸음을 옮겨갔다. 아마도 집의 중앙으로 보이는 곳은 위층을 뚫어 놓아 무슨 호텔 로비 같았다. 가운데엔 작은 정원이 꾸며져 있고 정원 위쪽으로 원형 기둥 모양의 수조가 천장에서부터 내려오는 모양새로 자리 잡고 있었다.
房子真寬敞。四處張望著,邁開腳步。大概是房子的中央部分,因為打通了樓上,看起來像是某種飯店大廳。中間擺設了一個小花園,花園上方有一個圓柱形的水族箱,從天花板垂下,佇立著。
일렁이는 물결에 빛이 스며든다. 수조의 유리가 어찌나 투명한지 그냥 물 덩이 자체가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속으로 화려한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저거 먹이는 어떻게 주나. 청소하기도 힘들 거 같은데.
波光粼粼的水面透出光芒。水族箱的玻璃透明得彷彿整塊水本身就形成了形狀。裡面有華麗的魚兒悠游著。那要怎麼餵食呢?清理起來應該也很麻煩吧。
‘그보다 어디 있는 거야, 이 인간.’
「比起那個,你到底在哪裡啊,這個人。」
여기 몇 층까지 있는 거지. 천장 높이를 보면 최소 2층인데. 어쩌면 3층쯤 될지도 모르겠다. 수조가 장난 아니게 커.
這裡到底有幾層呢。從天花板的高度來看,至少是兩層樓。說不定還有三層樓左右。水族箱大得驚人。
“더럽게 넓은 집에서 사시네. 심지어 홀몸이잖아. 결혼이라도 하시지.”
「住在這麼他媽大的房子裡。還是一個人住。乾脆結婚算了。」
아니, 상대 여자분이 안타까워서라도 그냥 혼자 살아라. 저 인간에게 맞서려면 리에트쯤은 되어야 할 텐데, 이건 또 주위 사람들이 불쌍해진다. 상상만으로도 소름 돋게 파괴적인 부부라.
不,為了那位女性著想,還是自己一個人生活吧。要跟那個人對抗,至少得像リエト那樣才行,這樣下去周圍的人都會覺得可憐。光是想像就讓人起雞皮疙瘩的破壞性夫妻。
근처를 기웃거리다가 헤집고 다닐 생각만으로도 기운 빠져 정원 앞의 인테리어 장식품처럼 생긴 벤치에 걸터앉았다. 내가 온 거 눈치 못 챘을 리도 없는데, 어디 있는지 기척이라도 내 줘.
光是想到要在附近東張西望、翻找就覺得累,便坐在庭院前那個看起來像裝飾品的長椅上。我來了他不可能沒察覺,至少給我個聲響讓我知道你在哪裡吧。
“몇 층에 있는지라도 좀 알려 주시죠! 이왕이면 방향도.”
「能不能告訴我是在幾樓!如果能順便告訴方向就更好了。」
안 그래도 지치고 피곤한 스탯 F급이 대저택을 헤매고 다니기까지 해야겠냐. 하지만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1층부터 찬찬히 뒤지자 싶어 몸을 일으키는데, 정원의 수풀 사이로 뭔가 스르륵 움직였다.
本來就已經疲憊不堪、狀態 F 級的我,還得在大宅裡到處亂晃嗎?但依然沒有任何回應。沒辦法,只好從一樓開始慢慢搜尋,正當我起身時,花園的灌木叢中有什麼東西悄悄地滑動了一下。
‘…설마 이 인간도 정원에 몬스터 같은 거 키우나.’
「……難不成這傢伙也在花園裡養什麼怪物之類的?」
반사적으로 뒷걸음치는 내 앞으로 뱀 같은 것이 나타났다. 금색 사슬이다. 다행히 헤매고 다닐 필요는 없겠—
本能地往後退的我面前出現了像蛇一樣的東西。是金色的鎖鏈。幸好不需要到處亂晃——
차르륵— 沙沙—
수색자의 사슬이 내 몸을 묶으며 휙, 앞으로 당겼다. 이어 바닥에 쓰러진 나를 그대로 질질 끌고 간다.
搜尋者的鎖鏈纏繞住我的身體,猛地一拉,將我往前拽去。接著,拖著倒在地上的我一路拉行。
“진짜 미친 새, 윽, 야! 성현제!”
「真是瘋了的傢伙,唔,喂!聖賢帝!」
계단, 시발, 계단! 덜컥덜컥 부딪히는 게 멍깨나 들겠다 싶었다. 두 다리 멀쩡하니 그냥 안내만 해 주면 될 것을 왜 이 지랄이냐.
樓梯,該死,樓梯!咚咚撞來撞去,真讓人頭昏腦脹。兩條腿好好的,只要帶路就行了,幹嘛搞得這麼麻煩。
쓸데없이 긴 계단이 드디어 끝났나 싶었는데, 또 한 층을 더 올라간다. 그러고도 길고 긴 복도가 남아 있었다. 진짜 입에서 욕이 절로 쏟아지네. 내 몸뚱이로 집 청소라도 시킬 셈인가. 먼지 하나 안 보이게 깔끔하긴 했지만.
冗長的樓梯終於結束了嗎?結果又多爬了一層樓。即便如此,還有一條又長又長的走廊。真是讓人忍不住破口大罵。難不成是打算讓我用身體來打掃整個房子嗎?雖然乾淨得連一點灰塵都看不到。
그렇게 질질질 끌려가 도착한 곳은 바닥의 가운데로 수조가 내려다보이는 너른 방이었다. 유리로 된 천장을 빗줄기가 토독토독 두드린다. 고개를 들어 살피지 않아도 저릿하게 밀려들어 오는 감각이 이곳에 무서운 인간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就這樣被拖拖拉拉帶到的地方,是一間寬敞的房間,地板中央可以俯瞰水族箱。玻璃天花板上,雨滴嘀嗒嘀嗒地敲打著。即使不抬頭看,那股刺痛般湧上的感覺也告訴我,這裡有個可怕的人存在。
살 떨리긴 하지만 할 말은 해야지.
雖然讓人毛骨悚然,但該說的話還是得說。
“저도 발 있습니다, 개새끼야.”
「我也有腳,混蛋。」
투덜거리는 소리에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늘 들고 다니느라 깜박했다느니 운운할 줄 알았는데, 조용하다. 심지어 몸을 묶은 사슬도 그대로였다. 풀어 주질 않는다.
嘟囔聲中沒有回應。本以為會聽到什麼忘了帶著走來走去之類的藉口,卻一片寂靜。甚至連綁著身體的鎖鏈也依舊如故。根本不打算放開我。
한발 늦게 등을 따라 소름이 주욱 돋아났다. 망한 거 같다는 생각 속에서 고개를 들었다.
晚了一步,背脊一陣寒意直竄而上。在覺得完蛋了的念頭中抬起了頭。
성현제는 방의 가운데에 서 있었다. 바닥의 유리가 거의 없는 듯이 얇고 투명해, 마치 수면을 밟고 선 것만 같다. 목을 약간 기울인 채 나를 내려다보는 눈이 평소보다 더 짙다.
成賢濟站在房間中央。地板的玻璃薄得幾乎不存在,透明得彷彿踩在水面上一般。他微微歪著頭俯視著我,眼神比平時更加深邃。
“…뭐라고 말 좀 해 보시죠.”
「……請你說點什麼吧。」
“한유진.” 「韓有真。」
사슬이 다시 움직였다. 성현제를 향해, 수조 위로 몸이 끌려갔다. 깊은 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저만치 먼 아래로 정원이 흐릿하게 비치는 광경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유리 진짜 너무 얇은데. 있는 거 맞긴 한가.
鎖鏈再次動了起來。身體被拉向聖賢帝,越過水槽。深水就在眼前逼近。遠方模糊映出庭園的景象,讓人感到有些害怕。玻璃真的太薄了。真的是有玻璃嗎?
“해연 도련님의 형이었지.” 「是海淵少爺的哥哥呢。」
성현제가 되새기듯 중얼거렸다. 마치 내가 잘 기억나지 않기라도 한 듯한 말투였다.
成賢帝喃喃自語,彷彿我根本不太記得似的語氣。
“그 나이에 벌써 치매라도 온 겁니까.”
「那年紀就已經得失智症了嗎?」
이번에도 대답은 없었다. 대신 내 몸 아래가 푹 꺼져 들었다.
這次依然沒有回應。取而代之的是,我身下的地方深深地陷了下去。
“뭐, 읍!” 「嗯,嗯!」
약간의 물소리와 함께 몸뚱이가 먹혀들 듯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사슬에 묶인 탓에 꼼짝도 못 하고 그대로, 순식간에 바닥까지 닿았다. 당황하며 위를 올려다보자 미친놈은 그대로 수면에 서 있었다. 시발, 역시 평범한 유리가 아니었어.
伴隨著些許水聲,身體彷彿被吞噬般沉入水中。因為被鎖鏈綁住,動彈不得,就這樣瞬間觸及了水底。慌亂中抬頭一看,那瘋子依舊站在水面上。該死,果然不是普通的玻璃。
숨이 막혔다. 조금 머금고 있던 공기는 이미 방울방울 떠올라 간 뒤였다.
呼吸被堵住了。稍微吸入的空氣已經一顆顆冒出水面消散了。
‘익사는, 피해 무효화가 소용없구나.’
「溺水,免疫傷害根本沒用啊。」
새로 하나 알았네. 그리고 열한 번째 계약서 조건도 지금 상황으로는 어길 수 없었다. 이린은 문신 상태에서는 미리 정해 놓은 특정 조건 외에는 보고 듣는 게 불가능하다고 하였고. 다른 스킬들도, 귀걸이의 방어막도 소용없다.
剛剛又學到一個新東西。而且第十一份契約書的條件,在目前的情況下也無法違反。伊琳說,在刺青狀態下,除了事先設定好的特定條件外,無法看到或聽到其他任何東西。其他技能也一樣,耳環的防護罩也沒用。
성현제가 정말로 나를 죽게 내버려 두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我相信聖賢帝絕不會真的任由我死去。
노랗고 파란 물고기가 가물가물해진 눈앞을 스치고 지나간다. 이유라도 말하라고, 미친놈아.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의식 또한 깊게 가라앉았다.
黃色和藍色的魚兒在模糊的眼前掠過。說個理由啊,瘋子。帶著這個念頭,意識也深深地沉了下去。
* * *
불쾌한 괴리감이었다. 這是一種令人不快的違和感。
무언가 어긋나 있다. 그런 느낌을 받은 직후, 성현제는 날짜를 확인했다. 8월의 여름. 기억 속과 다름없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즈음 자신은 던전 공략에 들어가지 않았던가. 약간 애매한 기억이 확실하게 뒤틀린 것은 강소영의 말 때문이었다.
有些不對勁。感受到這種異樣後,聖賢帝確認了日期。八月的夏天。和記憶中一模一樣的時間。然而,自己不是應該已經進入地城攻略了嗎?有些模糊的記憶被徹底扭曲,正是因為姜小英的話。
“코메트가 빨리 자랐으면 좋겠어요. 이제 곧 훈련 들어간대요.”
「希望 Comet 能快點長大。聽說很快就要開始訓練了。」
영문을 모를 소리에 성현제는 강소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강소영은 웃고 있던 얼굴 그대로 뒷걸음질 쳐 빠르게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聽不懂的話語讓成賢帝望向姜昭英。而姜昭英則是保持著笑容,倒退著迅速離開了辦公室。
그 뒤로도 어긋남은 계속해서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자잘한 것들 사이로 어젯밤의 던전 브레이크 현장에 자신이 갔었다는 말을 들은 직후, 성현제는 오랜만에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던전 밖에서 그것을 발산할 수는 없었기에 자신의 자택으로 들어갔다.
之後,他的視線依舊被種種不協調所吸引。在那些瑣碎的事情中,聽聞自己曾經前往昨晚的地城崩壞現場後,聖賢帝久違地感受到接近憤怒的情緒。然而因為無法在地城外發洩,他便回到了自己的宅邸。
그가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있을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 아이템’. 고개가 갸웃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이름이었다. 절로 일어나는 흥미에 통화 버튼을 누를까 싶었지만 괴리감이 더해질 연락임이 분명했기에 참았다.
當他整理著複雜的思緒時,電話響了起來。『我的道具』。這名字讓人不禁歪著頭。雖然興趣自然而然地被激起,差點按下接聽鍵,但他明白這通電話只會讓他感到更加疏離,於是忍住了。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집에 들어왔다. 벨이 눌러지는 소리에 성현제는 집안 곳곳에 설치된 보안장치를 폰으로 연결했다. 그중 현관의 카메라에 잡힌 얼굴은 낯선 것이었다. 아니, 어디선가 본 듯도 했다.
不久後,有人走進了家門。隨著門鈴聲響起,成賢帝用手機連接了家中各處安裝的保全裝置。其中,玄關攝影機拍到的臉孔是陌生的。不過,好像在哪裡見過似的。
스물 중반 즈음으로 보이는 청년은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看起來二十出頭的青年用鑰匙打開門,走了進去。
[성현제 씨? 계십니까?] [成賢濟先生?在嗎?]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던 그가 정원 앞에 가 섰다. 수조를 잠시 올려다보더니 투덜거린다.
他東張西望地走到庭院前,抬頭看了看水族箱,然後嘟囔著。
[더럽게 넓은 집에서 사시네. 심지어 홀몸이잖아. 결혼이라도 하시지.]
[住在這麼他媽大的房子裡。而且還是孤身一人。乾脆結婚算了。]
뭐지 저건. 이어 몇 층에 있는지라도 알려 달라는 외침에 더더욱 의아해졌다. 성현제는 수색자의 사슬을 보냈다. 사슬에 휘감긴 청년은 당황해하면서도 놀라지는 않았다. 대신 욕을 지껄였다.
那是什麼?接著有人喊著至少告訴我在哪一層,讓人更加疑惑。聖賢帝派出了搜查者的鎖鏈。被鎖鏈纏繞的青年雖然慌張,但並不驚訝,反而破口大罵。
수색자의 사슬에 익숙한 태도다. 그리고 제 앞까지 끌려왔을 때, S급 각성자의 위압감에 움츠러들면서도 입을 열었다.
這是對搜尋者鎖鏈相當熟悉的態度。當他被拖到我面前時,雖然因 S 級覺醒者的威壓而畏縮,仍然開口說話。
“저도 발 있습니다, 개새끼야.”
「我也有腳,混蛋。」
늘 들고만 다니다 보니 깜박했군. 성현제는 무심코 나오려는 대답을 삼켰다. 들고 다녔다니. 그것도 사람을. 몰려드는 당혹감 속에 침묵을 지키는 사이 청년이 고개를 들었다. 화면상이 아닌 실물을 마주치자 누군가가 떠올랐다.
總是拿著走,結果忘了。成賢帝無意間吞下了即將脫口而出的回答。拿著走?還是人。陷入一陣困惑的沉默中,青年抬起了頭。面對非螢幕上的實物,腦海中浮現出某個人。
한유현, 그리고 분명. 韓有賢,還有分明。
“한유진.” 「韓有真。」
사슬을 움직여 좀 더 가까이 끌고 왔다. 바로 눈 아래로 흔들리는 물이 무서운 건지 한유진이 몸을 살짝 떨었다.
他拉動鎖鏈,把她拉得更近了一些。就在眼前搖晃的水面似乎讓韓有真感到害怕,她微微顫抖了一下。
해연 길드장의 친형. 비각성자. 기억 속의 정보는 그러하였건만 눈앞의 한유진은 각성자였다. 별로 강하게 묶은 것도 아닌 사슬 속에 꼼짝을 못 하는 것으로 보아 스탯은 하급이다. 그리고 저 붉은색 귀걸이는.
海淵公會長的親哥哥。非覺醒者。記憶中的資訊是如此,但眼前的韓有真卻是覺醒者。看他被鎖在並不算緊的鎖鏈中動彈不得,能力值應該是低階。而那對紅色耳環是……
‘왜 한유진이 가지고 있는 거지.’
「為什麼會是韓有珍持有的呢。」
흔한 모양이었지만 성현제가 직접 얻은 아이템이기에 기억하고 있었다. 정수 증가라는 스탯 옵션은 쓸모없지만, B급 방어막 스킬이 붙어 상당한 가치를 지닌 귀걸이다. 누군가에게 준 적도, 판매한 적도 없는 아이템인데.
雖然是常見的款式,但因為是成賢帝親自獲得的道具,所以記得清清楚楚。增加精華的屬性選項雖然沒什麼用,但附帶 B 級防護罩技能,是相當有價值的耳環。這是從未送給任何人,也沒賣過的道具啊。
이해할 수 없는 혼란 속에서 한유진이 또다시 그를 향해 빈정거리는 말을 내뱉었다. 의외로 거슬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편한 대화를 위해 약간, 기를 죽여 놓을 필요는 있다고 판단했다.
在難以理解的混亂中,韓有珍再次對他嘲諷地說話。出乎意料地,並沒有讓人感到反感。但她認為為了讓對話更順暢,有必要稍微壓制一下他的氣勢。
성현제는 물을 감싸고 있는 특수 아이템의 일부를 열었다. 정확히 한유진의 몸이 있는 부분이었다. 사슬에 당겨지며 한유진이 물아래로 가라앉는다. 당황한 얼굴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빠져나올 재주가 없다 해도 죽어 가는 중이건만 발버둥조차 치지 않는다. 그저 왜 이러냐는 듯이 눈만 깜박거린다.
成賢濟打開了包裹著水的特殊物品的一部分。正好是韓有珍身體所在的部分。被鏈條拉扯著,韓有珍沉入水中。驚慌的臉抬頭看著他。即使沒有逃脫的本事,正處於瀕死狀態,也連掙扎都沒有。只是像在問「為什麼會這樣」般地眨著眼睛。
‘내가 자신을 해치지 않을 거라고…….’
「我不會傷害自己……。」
믿고 있는 표정. 그것도 잠시, 스탯이 낮은 만큼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의식을 잃어버린다. 저대로 두면 완전히 숨이 멎게 될 것이다. 그 또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相信的表情。那也只是短暫的,因為屬性值低,無法撐太久,很快就失去了意識。如果就那樣放著不管,完全停止呼吸也只是時間問題。雖然我也覺得那樣也不錯。
촤아악— 唰——
성현제는 사슬을 움직여 한유진을 물 밖으로 끌어냈다.
成賢帝拉動鎖鏈,將韓有真從水中拖了出來。
* * *
‘…미친놈이 진짜.’ 「……真是個瘋子。」
욕을 삼키며 눈을 떴다. 물에 빠지기 전의 일을 되새겼다. 옅게 호기심을 담고 있던 시선, 기억을 더듬듯 중얼거리던 목소리.
咽下罵聲,睜開了眼睛。回想起落水前的情景。帶著淡淡好奇的目光,像是在回憶般喃喃自語的聲音。
‘정말로 치매인가.’ 「真的得了失智症嗎。」
일 리는 없고, 나에 대한 기억에 문제가 생긴 건 맞는 듯한데. 설마 회귀 전의 기억이 영향을 미치기라도 한 걸까. 그럼 큰일이라고 생각하며 몸을 일으켰다. 머리칼은 젖은 그대로지만 옷은 갈아입혀져 있었다. 친절도 하셔라. 소파가 젖는 게 싫었던 걸 수도 있고.
不可能,應該是對我的記憶出了問題。難道是回歸前的記憶產生了影響嗎?想到這裡,我覺得大事不妙,便起身了。頭髮還是濕的,但衣服已經換好了。真是貼心。或許是因為不想讓沙發弄濕吧。
“시간이 얼마나 지난 겁니까.”
「過了多久了?」
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는 성현제에게 물었다.
我問坐在對面沙發上的成賢濟。
“30분 정도.” 「大約 30 分鐘。」
테이블 위의 폰을 들어 유현이에게 문자부터 보냈다. 방수 능력이 버텨 줬는지 다행히 이틀 연속으로 폰을 잃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拿起桌上的手機,先給柳賢發了簡訊。幸好防水功能發揮了作用,連續兩天丟手機的不幸事件沒有發生。
“이름과 외모 말고 저에 대해서 기억나는 거 있습니까?”
「除了名字和外貌,還記得關於我的什麼嗎?」
“내 아이템.” 「我的道具。」
“소유격 떼시라니까.” 「我說過不要用所有格了。」
“역시 너였군.” 「果然是你啊。」
기억난 게 아니라 넘겨짚은 모양이다. 말투가 변했다는 소리에 성현제가 회귀 전의 자신과 조금 섞였을 거라 짐작은 했지만, 이건 아예 뒤바뀌어 버렸잖아. 둘 다 동일인이긴 하다만 나에 대한 그간의 기억이 없는 성현제라니. 곤란하다.
看來不是記起來了,而是亂猜的樣子。聽說語氣變了,我原本以為成賢濟和回歸前的自己會有些混合,但這根本是完全顛倒了。雖然兩者都是同一個人,但沒有我過去記憶的成賢濟,真是讓人頭疼。
“우리가 무슨 사이였지?” 「我們到底是什麼關係?」
“서로의 유용함을 인정하고 상호동의하에 적당히 써먹기로 한 사이입니다.”
「彼此承認對方的有用性,並在相互同意下適度利用的關係。」
그리고 그 밖에는. 除此之外。
“관광가이드와 불만 많은 고객님이요. 아, 그쪽이 가이드입니다.”
「觀光導遊和抱怨多多的顧客。啊,那邊的是導遊。」
“…뭐?” 「……什麼?」
“댁네 애를 키우는 중이기도 하죠. 용에게 잡혀갔을 때 구하러 와 준 적도 있고, 어쩌다 보니 같이 춤 같은 것도 췄고. 성현제 씨가 저한테 한쪽 눈과 팔을 걸기도 했습니다. 경매장 참가도 같이한 사이예요. 이번에는 그쪽이 고객님, 제가 상품. 덧붙여 계란은 반숙이었습니다.”
「我也在幫你家孩子帶大呢。當他被龍抓走的時候,我還來救過他,偶爾還一起跳過舞。成賢帝先生還跟我打賭過一隻眼睛和一隻手臂。我們也一起參加過拍賣會。這次是你那邊是客人,我是商品。順帶一提,蛋是半熟的。」
“헛소리?” 「胡說?」
“순도 백 퍼센트 진실만 담았습니다. 덤으로 같이 SS급 몬스터를 두 마리쯤 잡았던가.”
「百分之百純粹的真相。順便還抓了兩隻 SS 級怪物吧。」
성현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소리 없이 웃었다. 기분 탓인가, 평소보다 더 젊다 못해 어려 보이네.
成賢帝睜大了眼睛,隨即無聲地笑了。是錯覺嗎,感覺比平常更年輕,甚至顯得稚嫩。
“내가 반했다는 소리는 안 했었나?”
「我有沒有說過我愛上你了?」
“플러스로 장미꽃도 받았죠.” 「還收到了加碼的玫瑰花呢。」
“언제?” 「什麼時候?」
“신 협회 건물 폭삭 무너뜨렸을 때요. 이땐 성현제 씨는 없었습니다. 구경하러 오라고 불렀는데 거절당했죠.”
「神協會大樓轟然倒塌的時候,聖賢帝先生不在場。我叫他來看熱鬧,他卻拒絕了。」
“그건 내가 잘못했군.” 「那是我的錯。」
이번에는 소리 내어 웃는다. 즐거워 보이시니 다행이다만, 이제 어쩐다.
這次他大聲笑了出來。看起來很開心,總算讓人放心,不過,接下來該怎麼辦呢。
“성현제 씨, 초면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 과한 부탁이지만 절 한 번만 믿어 주실 수 있을까요.”
「成賢濟先生,雖然我們幾乎是初次見面,但這個請求或許有些過分,您能不能先相信我一次呢?」
아무래도 댁 속에 들어가 봐야 할 거 같아서 말이야.
總覺得還是得進你家裡看看才行。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