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화 이끌리는 (1) 第 131 話 吸引(1)
유현이와 예림이, 피스를 보낸 뒤 사육 시설로 돌아가는 대신 향한 곳은 명우의 대장간이었다. 이공간인 황금대장간이 아닌 빌딩 내에 있는 작업실이다. 참고로 설비를 마련하는 데 들어간 명우의 돈은 거의 없었다. 쇼핑에 따라간 헌터들이 눈길만 닿아도 알아서 척척 사다 바쳤다나.
柳賢和禮林,在送走 Peace 後,沒有回到飼育設施,而是前往明宇的鐵匠鋪。不是那個空間裡的黃金鐵匠鋪,而是在大樓內的工作室。順帶一提,明宇用來準備設備的錢幾乎沒有花多少。跟著去購物的獵人們,只要一瞥見,就會自動幫忙買回來。
마나열로 같은 특별 주문이 필요한 고가의 설비는 길드 차원에서 준비해 주었다고 한다. 해연과 세성은 물론이고 브레이커와 MKC, 한신 등에서 분담을 했다. 거대 길드들이 분담해야 할 정도의 가격은 아니지만 일종의 공로 나누기라 할까.
像是需要魔力線等特殊訂製的高價設備,是由公會層面準備的。海妍和世成,當然還有 Breaker、MKC、漢信等公會共同分擔。雖然價格不至於到需要巨大公會分攤的程度,但算是一種功勞分享吧。
“안녕하세요, 주님.” 「您好,主人。」
대장간으로 들어서자 서른 초반의 여자가 나를 반겨 주었다. 원래 세성의 장비 관리팀에 있던 서동백이었다. 저쪽에 있는 해연 장비 관리팀의 이민석 아저씨처럼 명우의 보조 겸 제자로 옮겨 온 건데.
一進鐵匠鋪,就有一位三十出頭的女子迎接我。她是原本在世成的裝備管理團隊的徐東白。就像那邊海妍裝備管理團隊的李敏錫大叔一樣,轉來當明宇的助理兼徒弟。
“…주님이라니요?” 「……主君是什麼意思?」
“아, 건물주님이요. 도하민 씨가 그렇게 부르고 다니다 보니 입에 붙어 버렸네요.”
「啊,是說建築物的主人啦。因為都河民先生一直那麼稱呼,結果就習慣了。」
도하민 이 인간이. 세도 안 내면서 쓸데없는 호들갑을 떨고 다니냐. 현재로써는 공실이 다수에 들어오는 돈 한 푼 없건만. 관리를 계약한 길드들에서 맡아 주고 있기에 세금 빼면 나가는 돈도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1층에 카페라도 하나 넣을까.
這個都河民啊。不聲不響地,卻又做出無謂的誇張舉動。現在空置率還不少,根本沒有收入。幸好是由簽約管理的公會負責管理,扣掉稅金後也沒有支出,這倒是幸運。要不要在一樓開個咖啡廳呢。
너른 작업실은 아직은 한산했다. 안전을 위한 벽이 하나 더 있고, 그 너머에서 명우가 무언지 모를 붉고 반투명한 금속을 두드리고 있었다.
寬敞的工作室目前還很清閒。為了安全多設了一道牆,牆的另一邊,明宇正在敲打著某種紅色半透明的金屬,卻不知是什麼。
카앙, 캉 咔嚓,咣
망치가 아닌 끝이 뭉툭한 곡괭이 같은 것으로 두드리고 길게 밀어 늘린다. 마치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금속이 신기했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굵게 단단해진 손목이 빙글 돌아가며 쥐고 있던 도구를 반대로 돌려 카강, 금속을 끊어 냈다. 열이 이글이글 올라 있는 것을 뜨겁지도 않은지 다른 쪽 맨손으로 잡아 앞에 있는 작은 마나열로로 던져 넣었다.
不是用錘子,而是用像鈍頭的鐵鎬一樣的工具敲打,然後長長地推拉拉伸。金屬像糖拉一樣延展,讓人感到新奇。與初次見面時完全不同,手腕變得粗壯堅硬,旋轉著反手握住工具,咔嚓,切斷了金屬。熱氣騰騰的金屬似乎不覺燙,用另一隻空手抓住,丟進前方的小型魔力爐中。
치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녹아 내린 금속이 붉은 물방울처럼 둥둥 떠올랐다. 명우의 손에 그새 긴 바늘 같은 것이 쥐였다. 작업판 위로 옮겨진 물방울을 바늘로 휘감아 뚝뚝 떼어 알알이 붉은 보석 같은 금속 구슬을 만들어 낸다.
伴隨著滋滋作響的聲音,融化的金屬像紅色水珠般漂浮起來。明宇的手中已握著一根細長如針的東西。他用針將移到工作台上的水珠纏繞,斷開成一顆顆紅寶石般的金屬珠子。
물 흐르듯 끊임없고 정확한 작업이었다.
這是一個如流水般連續且精準的作業。
자르르— 沙沙—
둥글고 납작한 통에 구슬을 담고 한 번 흔들어 모아 놓은 명우가 이쪽을 돌아보았다. 전문가의 포스가 너무 진해 눈이 부신 착각마저 들었다.
圓圓扁扁的罐子裡裝著珠子,輕輕一搖,明宇便轉頭看向這邊。專家的氣場太強烈,讓人幾乎眼花繚亂。
“여긴 더울 텐데 나가자.”
「這裡很熱,我們出去吧。」
서동백이 던져 준 수건으로 땀을 닦아 내며 명우가 말했다.
明宇一邊用徐東白遞來的毛巾擦汗,一邊說道。
“뭘 만드는 거야?” 「你在做什麼?」
“화살.” 「箭矢。」
“화살? 저 구슬은 모양 잡기 전의 화살촉인가?”
「箭矢?那顆珠子是還沒成形的箭頭嗎?」
“변형 가능한 촉이야. 관통, 폭발, 갈고리형으로 바꿀 수 있어. 마력이나 속성력을 담는 것도 가능하고.”
「是可變形的箭頭。可以變成穿透型、爆炸型、鉤爪型。也能注入魔力或屬性力量。」
활은 제대로 써 본 적 없지만 설명만 들어도 좋은 거 같다. 밖으로 나온 명우가 준비되어 있던 찬물을 들이켰다. 그러곤 아쉬운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弓雖然沒真正用過,但光聽說明就覺得不錯。明宇走出來,一口喝下準備好的冰水。然後帶著不捨的目光看著我。
“마음 같아선 네 장비부터 다 만들어 주고 싶은데.”
「說真的,我真想先幫你把所有裝備都做好。」
“정수 증가는 등급 낮다며. 마켓에 안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냥 성능 좋은 비율 증가 무기부터 만드는 게 낫지. 네 시간과 재료가 아깝잖아.”
「精髓增加等級低啊。市面上也不是沒有賣,還不如先做性能好的比例增加武器。你的時間和材料都很珍貴。」
“그래도 특수 스킬류는 쓸 만할 텐데.”
「不過特殊技能類應該還是有用的吧。」
“무기나 기타 장비부터 부탁드립니다. 화살은 세성 쪽 의뢰야?”
「請先準備武器和其他裝備。箭矢是世成那邊的委託嗎?」
“어. 오래 걸릴 것 같지 않아서 만들어 보고 있었어.”
「嗯。我覺得不會花太久時間,就先做做看了。」
저런 화살이면 얼마쯤 할까. 대가 톡톡히 받아 내라고 당부했다. 세성 돈 많으니까 팍팍 뜯어내 줘라.
那樣的箭大概要多少錢呢。我叮囑他一定要好好討價還價。世成錢多,儘管多敲點錢出來。
불기운 때문인지 스킬 영향인지 명우의 얼굴은 가무잡잡해졌지만 표정은 진짜 확실하게 밝았다. 보는 사람이 다 기분 좋아질 정도였다.
不知是因為火氣還是技能的影響,明宇的臉色變得紅潤,但表情卻真真正正地明亮起來。看的人都感覺心情愉快。
“쇠붙이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어릴 때로 돌아간 거 같아. 세상 살맛 난다는 게 이런 거지. 좋아하는 일 하면서 돈도 벌고 떠받들어지고. 가끔 과분하게 느껴질 정도라니까.”
「摸著鐵器的時候,就像回到了小時候。這就是生活的美好吧。做著喜歡的事,還能賺錢,被人尊敬。有時候甚至覺得這樣太過幸福了。」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부와 명예를 동시에 잔뜩 거머쥐다니, 성공적인 삶의 표본이긴 하다.
一邊做著自己想做的事,一邊同時握緊財富與名譽,真是成功人生的典範。
“네 걱정만 빼면 완벽해.”
「只要把你的擔心去掉就完美了。」
“난 또 왜 나오냐.”
「我又為什麼要出來。」
“안 나오게 생겼어?” 「看起來不會出來嗎?」
명우가 전보다 한층 짙어진 눈썹을 찌푸렸다. 내 행적이… 음.
明宇皺起比以前更濃密的眉毛。我的行蹤……嗯。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너도 노예 계약서 도장 찍고 팔려 갈 뻔했잖아.”
「人生就是會有那種時候啊。你不也差點蓋了奴隸契約書,被賣掉了嗎?」
“갑자기 할 말 없어지네.”
「突然不知道該說什麼了。」
인신매매 피해자 모임쯤 되겠다. 세상 참 험악해. 우리 둘이 스킬 다 드러내 놓고 몸값 합치면 작은 나라 하나쯤은 살 수 있지 않을까.
應該算是人口販賣受害者聚會吧。這世界真是險惡。我們兩個把技能全都攤開來,合起來的贖金說不定能買下一個小國呢。
명우와 대화 좀 나눈 뒤 여느 때처럼 옥상으로 올라갔다는 노아를 찾아가기 전에 석하얀 팀에게 들렀다. 에어컨 바람 아래 컴퓨터들이 윙윙 돌아가고 있다. 한쪽에는 유사 던전 게이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저거 가격이 장난 아니었지.
和明宇聊了幾句後,像往常一樣上了屋頂,然後在去找諾亞之前,先去找了石夏妍的隊伍。空調風下,電腦嗡嗡作響地運轉著。一旁擺著類似地城的傳送門。那東西的價格可不便宜。
“으아아, 주님. 삐약이도 있네. 아안녕, 삐약아.”
「哇啊啊,主啊。還有小啾啾呢。啊,你好,小啾啾。」
- 삐약. - 啾啾。
파일 더미 사이에 늘어져 있던 석하얀이 나를 보고 좀비처럼 인사했다. 다른 사람들도 대체로 반죽음 상태였다. 낮에 오면 거의 항상 이 꼴이었다. 새벽에 특히나 머리가 잘 돌아간다나. 새벽형 인간인 건 어쩔 수 없다지만 밤을 샜으면 자러들 좀 가라. 집 좋잖아. 악덕 고용주가 된 기분이라고.
堆滿文件堆中垂頭喪氣的石夏然看到我,像殭屍一樣打了個招呼。其他人也大多處於半死不活的狀態。白天來的時候幾乎總是這副模樣。據說凌晨的時候頭腦特別清晰。雖然是夜貓子也沒辦法,但熬夜了就去睡覺吧。家裡多好啊。感覺自己像個惡劣的雇主。
“주우우우니이이임, 이거 보세요.” 「主吾吾吾主任,請看這個。」
좀비 3번이 석하얀을 지나쳐 어기적어기적 다가왔다. 뭔가 숫자와 영어와 그래프 따위가 빼곡한 자료를 들이미는데 봐도 내가 뭐 알겠습니까. 수학도 영어도 친하게 지내질 않아서.
殭屍 3 號越過石夏妍,蹣跚地走了過來。牠拿出一堆充滿數字、英文字母和圖表的資料,但即使看了,我又能懂什麼呢。數學和英文我都不太熟。
“게이트의 마나는 일정한 곡선을 그리며 변동해요. 그리고 여기, 이 지점을 통과한 직후 일시적으로 구체로 변형합니다. 이때 주변 마나 분포도를 게이트의 등급에 따른 수치에 대입해서—”
「傳送門的魔力會沿著一定的曲線波動。而且在這裡,剛通過這個點後會暫時變形成球體。此時將周圍的魔力分布圖代入傳送門等級所對應的數值——」
뭔가 친절히 설명은 해 주고 있는데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雖然有人好心地解釋著,但我完全聽不懂他在說什麼。
“이론상으로 게이트의 포화 상태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거예요! 덤으로 게이트 위치 탐색도 가능할 거고요.”
「理論上可以準確測量傳送門的飽和狀態!順帶一提,還能進行傳送門位置的探測。」
석하얀이 고개만 까닥 들며 반쯤 감긴 눈으로 외쳤다.
石夏燕只是微微抬頭,半眯著眼睛喊道。
“이론상이요?” 「理論上嗎?」
“아직 실험 자료가 부족해서… 마석도 더 필요해요. 마석 주세요.”
「因為實驗資料還不夠……魔石也需要更多。請給我魔石。」
“마나 측정기도 다섯 대쯤 더 있으면 좋겠는데. 많을수록 정확도가 올라가거든요.”
「如果能多弄五台魔力測量器就好了。越多準確度就越高呢。」
“미국에 새 마나 시료 나왔다던데 구할 수 없을까요, 지저스?”
「聽說美國出了新的魔力樣本,能弄到嗎,Jesus?」
언제는 자료만 제공해 주면 된다더니 좀비들이 여기저기서 먹이를 바라는 새끼 새처럼 짹짹거렸다. 그래도 벌써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니 별수 있나. 갖다 바쳐야지.
之前說只要提供資料就行,結果那些殭屍像小鳥一樣在這裡那裡叽叽喳喳地討食。話雖如此,既然已經開始有成果了,也沒辦法,只好奉上了。
좀비들에게 들어가서 주무시라고 말하곤 옥상으로 향했다. 사육 시설이 보이는 쪽 옥상에 올라가자 얄팍한 난간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백금발 청년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전히 반짝거리는구나. 그대로 발끝만 가볍게 움직여 나를 돌아보며 미소 짓는다.
對著殭屍們說了句去裡面睡覺後,便朝屋頂走去。登上能看到飼養設施的那側屋頂時,映入眼簾的是站在薄薄欄杆上搖搖欲墜的白金髮青年背影。依舊閃閃發光呢。他輕輕動了動腳尖,轉身對我微笑。
떨어져도 별일 없을 거 알면서도 무심코 저러면 안 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보기는 그냥 사람이니까.
明明知道即使摔下去也不會有事,卻還是不經意地這樣做,心裡忍不住想著不該這麼漫不經心。表面上看起來不過就是個普通人罷了。
“안녕하세요, 유진 씨.” 「您好,유진先生。」
노아가 난간에서 가볍게 뛰어내리며 인사했다. 외국어가 아닌 한국어였다. 한국에 완전히 정착할 생각인 건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그였다. 노력하는 만큼 배우는 것도 빠르고, 기특하다니까.
諾亞輕輕地從欄杆上跳下來,向我打招呼。說的是韓語,不是外語。他似乎打算完全在韓國定居,正在努力學習。努力多少,學得就有多快,真讓人佩服。
“그늘도 없는데 덥지 않아요? 요즘 날이 더 더워졌는데.”
「哪裡都沒有陰涼處,不熱嗎?最近天氣越來越熱了。」
“전혀요. 쬐기 좋은 햇볕입니다.”
「一點也不。這是曬太陽的好天氣。」
쬐기 좋다니. 옥상에 자주 올라오는 게 일광욕을 위해서였나? 반쯤은 파충류라서? 그럼 혹시 추위를 많이 타려나.
說是曬太陽很舒服。常常上屋頂是為了日光浴嗎?一半是爬蟲類的關係?那會不會很怕冷呢。
이런저런 가벼운 잡담을 나누다가 고개를 돌려 사육 시설 쪽을 내려다보았다.
聊著這些輕鬆的閒話後,我轉過頭望向飼養設施那邊。
“저도 비행 스킬이 있으면 편할 텐데 말이에요. 바로 내려갈 수도 있고.”
「我也希望有飛行技能就好了。這樣就能直接飛下去了。」
명우가 삐약이에게 비행 아이템을 만들어 주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작고 가벼운 상대이기에 가능했다. 비행을 원하는 물체의 무게에 비례해 재료가 들어간다 하였으니, 조그만 발찌가 타이어만 해지지 않을까.
明宇雖然給小啾做了飛行道具,但那畢竟只是針對小巧輕盈的對象才行。因為材料的用量是依照想要飛行物體的重量來決定的,這麼一來,小小的腳鍊恐怕得變得像輪胎那麼大。
“대신 제가 있잖아요.” 「不過,我在這裡啊。」
“네?” 「什麼?」
“데려다드릴게요.” 「我送你回去。」
그러곤 덥석 나를 들어 올리는 손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뭐,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들려 다니는 데에 익숙할 때도 되었지. 이어 노아가 가볍게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날개가 한 번 펄럭이는 소리가 들려오고 부드러운 하강이 시작되었다.
然後被突然抓起的手有些驚訝,但這也不是一天兩天的事了。也該習慣被抱著走動了。接著諾亞輕輕一躍,飛向空中。隱約聽見翅膀拍動的聲音,隨即開始了柔和的下降。
발끝이 옥상 정원의 잔디를 내리밟는 것은 금방이었다. 편하긴 편하네. 고맙다는 내 말에 노아가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저었다.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칭찬이나 감사의 말이 조금쯤 어색한 듯했다.
腳尖踩在屋頂花園的草地上很快就習慣了。還挺舒服的。對我的感謝話語,Noah 害羞地搖了搖頭。雖然比起剛開始好多了,但對讚美或感謝的話語仍然有些不自在。
- 꺄아우! - 噫呀!
정원에 내려서기 무섭게 날아온 블루가 내게 아는 척한 뒤 노아를 향해 머리를 들이받았다. 튼튼하고 날 줄도 아는 노아를 친구쯤으로 여기는 모양이었다. 같이 비행 연습도 많이 했으니까.
剛一走進花園,藍翼就飛過來跟我打招呼,然後朝著諾亞撞了過去。看來牠把堅強又會飛的諾亞當成朋友了。畢竟牠們一起練習飛行也不少次。
‘코메트도 같은 용종이라 느껴져서인가 잘 따르는 편이고.’
「可能因為感覺科美特也是同類的用種,所以很聽話。」
인기 많다니까. 비록 사람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긴 하지만. 강소영과 문현아도 그렇고.
說人氣很高啊。雖然不是因為人,而是因為其他方面。姜昭英和文賢兒也是如此。
“블루와 한 바퀴 돌고 오는 건 어때요? 이제 법도 바뀌었는데.”
「繞著藍色區域轉一圈怎麼樣?現在法律也改了。」
몬스터 사육 관련 특별법 개정이 어제부로 통과되었다. 그간 통과를 못 하고서 지지부진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법 개정이 늦어져 곤란하다 몇 마디 얹어 줬더니 빠르게 처리된 것이었다.
有關怪物飼育的特別法修正案昨天正式通過了。之前一直因為無法通過而停滯不前,這次趁機說了幾句因為法律修訂延誤而造成困難,結果很快就被處理了。
이제는 몬스터를 제압 가능한 헌터 동행 시 병원이나 노약자 시설 같은 일부 장소를 제외하곤 어디든 허가 없이 다닐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협회의 인증을 받은 몬스터의 경우 헌터 동행도 필요 없었다. 보통은 인증받기 쉽지 않겠지만.
現在除了像醫院或老人設施這類部分場所外,只要有能夠壓制怪物的獵人同行,就可以無需許可隨處出入。不僅如此,對於協會認證的怪物,甚至連獵人同行也不需要。雖然通常要取得認證並不容易。
현재는 피스와 삐약이, 블루에 더해 노아까지 인증받았다. 노아는 몬스터가 아니지만 용종으로 전변한 채 도심을 날아다닌 것에 대해 항의가 들어왔고, 관련법이 아직 없었기에 일단 안전한 몬스터입니다, 인증이라도 받아 둔 것이었다.
目前已經有 Peace 和 Ppyak,還有 Blue 以及 Noah 通過認證。Noah 雖然不是怪物,但因為以龍形態在市區飛行而受到抗議,相關法律尚未制定,因此暫時以「安全怪物」的身份獲得了認證。
“안 됩니다. 피스도 없으니 유진 씨 곁에서 멀어지지 말아 달라 당부받았어요.”
「不行的。因為沒有 Peace,所以被叮囑不要離開尤真先生身邊。」
노아가 단호하게 말했다. 누구지. 예림이냐 유현이냐.
諾亞斬釘截鐵地說。是誰呢?是藝琳還是柳賢?
“저 때문에 노아 씨 발목이 묶였네요. 그럼 뭐 다른 하고 싶은 거라도 있으세요?”
「因為我,諾亞先生被牽制住了呢。那麼,有什麼其他想做的事嗎?」
“그럼… 한글 공부 좀 봐주세요.”
「那麼……請幫我學習韓文吧。」
아니 너무 모범생이시네. 얼마든지 좋다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不會吧,真是太模範生了。我點點頭,說隨時都可以。
저녁까지 내가 협박, 이 아니라 설득한 협회 사람들 중 몇이 더 연락을 해 왔다. 순순히 제안을 받아들인 사람도 있었고, 대신 자신을 좋게 언급해 달라는 둥의 조건을 다는 사람도 있었다. 어쨌든 연락해 온 사람들은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하였다.
直到晚上,我威脅——不,是說服的協會成員中,又有幾人聯絡了我。有些人心甘情願地接受了提議,也有人提出條件,比如希望我能替他們說好話。無論如何,聯絡我的人都以承擔此次事件責任為由,決定辭去職務。
“덕분에 최소 일주일은 꼼짝없이 갇혀 지내게 되었죠.”
「多虧了這個,至少得被困在這裡一個禮拜動彈不得。」
아직도 내 이야기에 한창인 티브이를 앞에 두고 휴대폰 너머의 송태원에게 말했다.
還在專心看著我的故事的電視前,我對手機那頭的宋泰元說道。
“어차피 갈 곳도 딱히 없긴 하지만요. 납치되느라 면허도 못 땄고. 응시료도 다 냈는데 말이에요. 중급 헌터부터는 시험장도 따로 되어 있고 실기 비용이 무려 오백만 원이나 되더라고요.”
「反正也沒什麼特別要去的地方。因為被綁架,連駕照都沒考到。考試費也都繳了呢。從中級獵人開始,考場還是分開的,實技費用竟然高達五百萬韓元。」
[헌터에 맞춘 면허증이라서입니다. 일반적인 운전면허증과는 조금 다릅니다.]
[因為這是為獵人量身打造的駕照,和一般的駕照有些不同。]
“송 실장님은 각성 전에 면허 따셨을 텐데, 그럼 시험도 새로 치르셨습니까?”
「宋主任您在覺醒前應該就已經考到執照了,那麼考試也是重新考過的嗎?」
[예. 규정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작년 초에 다시 시험을 보았습니다.]
[是的。規定剛改不久,去年年初又重新考試了。]
“실기 많이 어려워요?” 「實技很難嗎?」
[상급 헌터 대상 시험은 통과 못 하실 겁니다.]
【您無法通過高級獵人考試。】
어떤지 궁금하네. 소파에 기대 앉아 별 영양가 없는 잡담을 주고받았다. 송태원은 생각보다 괜찮은 대화 상대였다. 성실하게 들어 주고 성실하게 대답해 주었다. 대화 주제가 평범하면 받아주는 태도도 평범하게 좋았다.
不知道會是怎樣。靠在沙發上,彼此交換著毫無營養的閒聊。宋泰元比想像中還要是個不錯的談話對象。他認真地聆聽,也認真地回答。話題如果很普通,他接受的態度也同樣普通而好。
‘이럴 때면 뒤틀린 거 전혀 못 느끼겠는데.’
「這種時候完全感覺不到他有什麼扭曲的地方。」
오히려 다른 S급 헌터들에 비해 멀쩡하게 점잖지. 던전을 막지 못한다면 세상이 멸망하게 될 겁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라고 말하면 예, 기쁜 마음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라고 대답할 거 같다.
反而比起其他 S 級獵人,他顯得正常又斯文。如果說「如果不能阻止地城,世界將會毀滅,我們需要你的幫助」,他大概會回答「是的,我會很樂意幫忙的。」
하지만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다. 공평한 멸망 속에서 평범한 마지막을 맞이하길 원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자칫했다간 적이 되는 루트 아니냐. 아니, 적이라는 튀는 짓을 할 거 같지도 않지만 그래도 속사정을 털어놓는 건 좀 더 신중하게 하는 편이 낫겠지.
但實際情況如何,誰也說不準。或許他只是希望在公平的毀滅中迎來平凡的結局。這樣一來,豈不是會走上成為敵人的路線?不,雖然看起來他不太可能做出成為敵人的事,但還是謹慎地吐露心事比較好。
삐이이— 嘟——
그때였다. 휴대폰에서 경고음이 울리며 동시에 TV에 속보가 떴다.
就在那時。手機響起警告聲的同時,電視上也出現了最新消息。
[A급 추정 상급 던전 브레이크 발생!]
【A 級推測高階地城突破發生!】
강서구 쪽이다. 하지만 이 시기 서울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 적은 없었는데. 수상쩍음을 느낌과 동시에 송태원에게 말했다.
是江西區那邊。但這時期在首爾從未發生過地城突破。感覺到可疑的同時,便對宋泰元說道。
“어딥니까. 근처라면 이쪽으로 오세요. 그게 제일 빠를 겁니다.”
「在哪裡?如果在附近的話,請往這邊來。那樣會最快。」
교통은 바로 통제되어 길이 꽉 막힐 것이다. 저녁 시간대이니 더더욱 혼잡해지겠지. 협회에서 헬기를 띄우겠지만 그것도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交通將立即被管制,路會完全堵塞。因為是晚間時段,交通會更加擁擠。協會會派直升機,但那也需要一些時間。
전화를 끊고 곧장 밖으로 향했다. 예정에 없던 브레이크라. 찾지 못한 새로운 던전이 나타난 건지, 아니면… 누군가 고의로 터뜨린 것인지.
掛斷電話後,立刻朝外面走去。這是意料之外的中斷。不知道是出現了找不到的新地城,還是……有人故意引爆了什麼。
설마 후자일까 싶지만, 언제나 설마가 사람 잡는 법이다.
雖然心裡想著不會是後者,但「萬一」這兩字總是最容易害人。
* * *
얼마 지나지 않아 송태원이 도착하고 노아가 용으로 변하였다. 석시명에게 연락해 방향 지시를 부탁한 뒤 어둑한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沒過多久,宋泰元抵達,諾亞變成了龍。聯絡石時明請他指示方向後,便飛向昏暗的天空。
“정확히 어떤 던전인지는 보고받으셨습니까?”
「您有被告知這究竟是什麼樣的地城嗎?」
“보스 몬스터는 아직 출몰 전이며 일반 몬스터 상태를 보아선 A급인 듯합니다.”
「Boss 怪物尚未出現,從一般怪物的狀態來看,似乎是 A 級。」
송태원이 대답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S급이라 해도 S급 헌터가 둘이나 가고 있으니 상대 못 할 건 없지만, 중요한 건 주변의 피해다. 던전 속에서야 마음껏 날뛰어도 되지만 밖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스킬을 쓰는 것도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宋泰元回答道。這倒是幸好。即使是 S 級,畢竟有兩位 S 級獵人同行,應該不至於無法應付,但重要的是周圍的損害。在地城裡可以盡情肆虐,但外面還有人居住。使用技能也必須小心謹慎。
“노아 씨, 독은 가급적 쓰시면 안 됩니다.”
「諾亞先生,盡量不要使用毒藥。」
- 네. - 是的。
노아의 독은 2차 피해가 생길 우려가 컸다. 던전 밖, 특히 주택가 근처에서는 사용하기 힘든 스킬이었다.
諾亞的毒藥有很大的二次傷害風險。在地城外,尤其是住宅區附近,很難使用這個技能。
“한유진 씨는 굳이 오실 필요 없지 않으십니까.”
「韓有真小姐,您其實不必特地過來的吧。」
“혹시 모르니까요. 그리고 이거, 아무래도 고의적인 게 아닐까 싶거든요. 타이밍이 너무 좋잖습니까.”
「以防萬一嘛。而且這個,我覺得很可能是故意的。時機也太剛好了吧。」
S급 헌터들의 대부분이 던전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다수의 일반 몬스터를 한 번에 처리 가능한 광역 속성 스킬을 가진 S급이 하나도 없다. 즉, 피해가 퍼지기 딱 좋다는 뜻이었다.
大多數的 S 級獵人都已經進入了地下城。特別是沒有一個 S 級獵人擁有能一次性處理大量普通怪物的範圍屬性技能。換句話說,傷害非常適合擴散開來。
“던전 브레이크는 헌터를 집어넣어 미룰 수 있으니까요.”
「地下城突破可以把獵人關進去拖延時間嘛。」
유현이와 예림이의 던전 공략은 며칠 전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그걸 기다렸다가 터뜨린 것이 아닐까. 추측일 뿐이지만 둘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이 사태인 것이 의심스러웠다.
柳賢和藝琳的地下城攻略從幾天前就已經安排好了。或許是等著那個時機一舉爆發吧。雖然只是猜測,但兩人一離開,事情就變成這樣,實在讓人懷疑。
내 말에 송태원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지금 던전을 터뜨려 가장 이득 보는 사람이 누구인가는, 그리 길게 생각하지 않아도 떠올릴 수 있을 터였다.
聽我這麼一說,宋泰元的表情頓時僵硬了起來。現在炸掉地城,誰會是最大贏家,不用想太久也能立刻想到。
이내 저만치서 바리케이드의 붉은 경고등이 보였다. 던전 게이트는 다행히 산 쪽에 위치한 듯했지만 주택가가 멀지 않다. 바로 근처에 초등학교도 하나 있었다. 저녁이 아니었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다.
不久,在遠處看見了路障上的紅色警示燈。幸好地城入口似乎位於山那邊,但住宅區並不遠。附近還有一所小學。要不是傍晚,真的是會出大事了。
“미리 계약서 한 장 쓰실까요.”
「要不要先簽一份合約書呢?」
인벤토리에서 계약서와 펜을 꺼내어 송태원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냐는 눈빛이 돌아왔다.
從物品欄中拿出合約書和筆,遞給宋泰元。他投來疑惑的目光,似乎在問這是什麼。
“별건 아니고요, 스킬 공유 시 동료 헌터에게 공격 스킬을 쓰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선제공격 당할 시에는 예외고요.”
「沒什麼特別的,就是在技能共享時,不會對同伴獵人使用攻擊技能。當然,若遭到先制攻擊則不在此限。」
불안해서 더는 그냥 공유 못 하겠더라고.
因為不安,無法再繼續分享了。
“…대체 무슨 스킬입니까.” 「……到底是什麼技能啊。」
내용을 훑어본 송태원이 물었다. 뭐긴 뭐야.
瀏覽內容後,宋泰元問道:「當然是什麼?」
“공격 스킬 효과 두 배요.”
「攻擊技能效果加倍。」
그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지만 계약서에 서명은 하였다. 피해 커지기 전에 빨리 처리합시다.
他的眼睛微微眯起,但還是簽了合約。趁損失擴大之前,趕快處理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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