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봉구, 기절하지마.” “蔡奉九,别昏过去。”
“우읍…!“ “呜…!”
뒤를 마구 헤집고 압박해대는 탓에 채봉구가 당장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이 초점이 흐릿해지자 한노아가 그런 채봉구의 뺨을 톡톡 두들기고는 단번에 제 것을 목구멍에 확 찔러넣었다. 꽈아아악. 고통에 아래쪽이 잔뜩 조여들자 유하민이 뜨거운 신음을 채봉구의 등 위로 뱉고는 그의 뒷머리를 잡아 휙 당겨빼내며 으르렁 거렸다.
当蔡奉九因后方粗暴的搅动与压迫而视线模糊、几近昏厥时,韩诺亚拍打着他的脸颊,猛然将自己的器物捅入咽喉深处。咕呃呃。随着痛苦收缩的下身,柳河民将滚烫的喘息喷在蔡奉九背上,揪住他的后脑勺拽离自己,喉间发出低吼。
”다치겠습니다,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会受伤的…别这么急。”
“네가 할말은 아닌 것 같은데? 벌써 세번째 아니신가.”
“这话不该由你来说吧?都已经是第三次了不是吗。”
후들후들 맞물려있는 구멍 사이로 미처 전부 담아내지못한 정액이 부르르 흘러나와 허벅지를 타고 흘렀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것이 배에 가득 들어 차 아래가 묵직했다.
黏稠的精液从紧密交合的缝隙间溢出,未能全部承接的液体颤抖着沿大腿流下。不知是谁的体液在腹部积满,使得下身沉甸甸的。
”이제 그만…. 하읏… 나 배 고장나……“
“够了….哈啊…肚子要坏掉了……”
”쉬이, 착하지.“ “嘘,乖。”
울음을 터트리려는 얼굴을 어르고 달래 아직 가라앉지않은 제것을 뺨에 문지르자 착하게도 다시 혀를 내어 순순히 받아들인다. 이미 눈물 콧물에 정액으로 엉망이 된 얼굴을 손바닥으로 문질러 다정히도 닦아주자 예쁜 눈이 저를 올려다봤다. 퍽퍽 유하민이 허리를 쳐올릴때마다 안에 담긴 흔적들이 출렁거리며 새어나왔다. 벌써 몇번째 사정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잘 녹아내린 안쪽 깊은 곳까지 콱 밀어넣자 어딘가 침범해서는 안될 곳 까지 닿아버린 기분이었다. 순간 채봉구가 욱욱 헛구역질을 하더니 허벅지를 달달 떨어대며 무언가를 요란스럽게 싸댔다. 줄줄 맑은 물이 쏟아져 지저분한 바닥 위로 잔뜩 고였다. 동시에 유하민과 한노아가 채봉구의 안에 절정을 쏟았다. 또 한번 속수무책으로 쏟아져들어오는 적당한 체온을 위 아래로 잔뜩 머금은 채, 힘이 풀린 채봉구의 몸이 웅덩이 위로 철퍽 무너졌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깜짝 놀란 유하민이 고요하게 잠든 채봉구의 얼굴을 들어 색색 잠든 얼굴을 확인하더니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땀에 젖어 잔뜩 흐트러진 앞머리를 다정히 쓸어넘겼다.
轻抚着那张快要哭出来的脸庞,将尚未平复的余韵蹭在对方脸颊上时,他竟乖巧地再次伸出舌头温顺接纳。当手掌擦拭着已被泪水鼻涕与精液弄得一塌糊涂的脸庞时,那双漂亮眼睛正仰望着我。每当柳河民顶起腰身,体内积存的痕迹便随着晃动溢流而出。早已记不清是第几次高潮了。当深深抵进完全融化的内里最深处时,恍惚间竟有种侵犯了禁忌之地的错觉。霎时间蔡奉久突然干呕起来,大腿剧烈颤抖着喷溅出大量液体——清澈水柱哗啦啦倾泻在污浊地面上,与此同时柳河民与韩诺亚在他体内同时达到了顶点。又一次被迫承受着上下灌入的温热体液,脱力的蔡奉久重重跌入水洼直接昏厥过去。柳河民惊惶地捧起他安静沉睡的脸,确认那张染满情欲的面容后终于松了口气,温柔拂开被汗水浸透的额发。
”결국 한심하게 휘말려버려서는, 못할 짓을 했습니다."
"结果还是可悲地沦陷了...做了不该做的事"
“그래, 그런 눈.” "对,就是这种眼神"
철컥- 여태 수없이 들어왔던 쇳덩이의 소리에 축축한 채봉구 몸을 실험복으로 닦아내던 유하민의 손이 딱 멈추었다. 아직도 숨을 들썩이던 한노아가 유하민을 향해 총구를 들이민 채 방아쇠 위에 손가락을 걸쳤다. 그를 올려다보던 유하민의 얼굴에서는 그 어떠한 공포도 담겨있지 않았다.
咔嚓——在无数次听惯的金属撞击声中,正用实验服擦拭蔡奉久潮湿身体的柳河民突然僵住。仍喘着粗气的韩诺亚将枪口对准他,食指扣在扳机上。仰头望去的柳河民脸上,竟寻不出一丝恐惧。
“이제 네 역할은 끝났어.”
“现在你的任务已经完成了。”
“대체 목적이 뭡니까? 채봉구를 망가트리는게 당신 목적입니까?”
“你的目的到底是什么?搞垮蔡奉九就是你的目的吗?”
새근새근 죽은 듯이 정신을 잃은 몸뚱이에는 힘조절을 하지못해 거세게 움켜쥔 손자국과 잇자국이 자욱했다. 힘없이 풀려 벌어진 허벅지 안쪽에는 수없이 자행된 실험에 방수밴드가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벗겨진 조그만 발바닥은 피투성이였다.
那具失去意识、气息微弱的躯体上布满了因失控力道留下的青紫掐痕与牙印。无力张开的双腿内侧贴满防水胶布,掩盖着无数次实验的痕迹,而那双脱皮的小脚掌早已血迹斑斑。
“뭘 착각하는 것 같은데 망가진건 채봉구가 아니야. 지금 네 모습을 봐.”
“你好像搞错了什么,坏掉的不是蔡奉久。看看你现在的样子。”
그리고 그 옆에 정신나간 사람처럼 그를 범하고 상처입힌 주제에 뻔뻔히도 채봉구를 걱정하며 위선떠는 제 자신이 있었다.
而在他身旁,像个疯子般侵犯他、伤害他之后,竟还厚颜无耻地假装关心蔡奉九、满口虚伪言辞的我自己站在那里。
“망가진건 우리야. 원래 희망이란게 그런거거든. 손에 한번 쥐어본 사람이 더 간절한 법이니까. 원래 제 것도 아니었으면서.”
“堕落的是我们。希望本就是如此。曾经握在手中的人才会更加渴望。明明原本就不属于自己。”
하- 구태여 노력할 필요도 없이 뼈속 깊이 이해되버린 한노아의 말에 유하민은 모든 전의를 잃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포기한 눈으로 잠든 채봉구의 손을 꼭 쥐었다.
哈——根本无需努力,这句话就深深烙进了骨髓。柳河民听完韩诺亚的话,泄了气般发出空洞的笑声。随后用放弃一切的眼神,紧紧握住了沉睡的蔡奉九的手。
”지금 여기서 날 죽인다고해도 영원히 이 사람을 품에 숨겨둘순 없을겁니다. 가만히 안겨있을 인간이 아니잖아요.”
“就算你现在杀了我,也不可能永远把他藏在怀里。他可不是会乖乖依偎的人啊。”
“그걸 모르고 시작하진 않았지. 그래도 시작한 이상 그만 둘순 없어.”
“我自然知道。但既然开始了,就不能停下。”
채봉구한테는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쳤다고 해줄테니 안심해, 앞으로는 네 생각도 안나게 해줄테니까. 철컥 방아쇠에 압력이 실리며 유하민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告诉蔡奉九你是头也不回地逃走的,这样他就能安心了,我保证今后让你连想他的念头都不会有。随着扳机咔嗒一声压下压力,柳河民闭上了眼睛。
쾅! 砰!
그때 땅이 울리며 텐트가 흔들거렸다. 밖이 점차 어수선해지더니 이내 멀리서부터 총소리와 비명소리가 쏟아졌다. 당장 머리통에 총알이 쑤셔박아질줄 알았던 유하민은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나 채봉구의 몸 앞을 막아섰다. 휙 텐트가 걷히고 총과 붉은 헬멧으로 무장한 반란군 하나가 뛰쳐들어와 다급하게 보고 했다.
这时地面震动,帐篷剧烈摇晃起来。外面逐渐骚动不安,紧接着远处传来密集的枪声与惨叫声。以为自己脑袋就要被子弹贯穿的柳河民,本能地弹起身挡在蔡奉九面前。帐篷帘幕唰地被掀开,一个全副武装戴着红色头盔的叛军冲进来急促汇报:
“큰일났어! 네이토스군이 기습했어.“ “糟了!奈托斯君偷袭过来了!”
”상황은?“ “情况如何?”
”안좋아. 이미 본거지를 전부 포위당했어. 무기고를 습격당한 상태라 우선은 도망쳐야해.“
"情况不妙。根据地已经被全面包围。军火库遭袭,我们必须立即撤离。"
밝은 빛이 텐트 너머로 요란하게 번쩍이더니 쾅쾅 지면이 울렸다. 갑자기 닥쳐온 거대한 혼돈 속에서도 한노아는 조급함 하나 없이 그저 여전히 기절해있는 채봉구를 한번 내려다보며 손으로 마른 세수를 했다. 그리고는 저벅 저벅 유하민 앞으로 다가서더니 손바닥 위로 권총을 빙글 돌려 그에게 불쑥 내밀었다.
耀眼的光芒在帐篷外刺目地闪烁,地面随即传来轰隆震动。在这突如其来的巨大混乱中,韩诺亚依旧不慌不忙,只是低头看了眼仍昏迷不醒的蔡奉久,用手抹了把脸。接着便趿拉着步子走向柳河民,掌心转着手枪突然递到他面前。
”이런 상황이니 정중한 사과 같은건 넘어가도 되겠지?“
"这种状况下,那些客套的道歉就免了吧?"
“채봉구를 데리고 도망치란 말입니까?”
"您是要我带着蔡奉久逃跑吗?"
“지금 상태에선 이게 최선이야. 네가 네이토스 수트를 입고 있으니 채봉구를 빼돌리는게 가능할거야. 본거지를 빠져나가면 곧장 서쪽으로 가. 곧 뒤 따라갈테니까.“
"眼下这是最佳方案。你穿着奈托斯装甲,应该能把他偷运出去。冲出据点后直接往西走,我很快会跟上。"
너무 멀리 도망갈 생각은 말고. 방금전까지 저를 죽이려들던 남자가 내민 권총을 건네잡은 손에서 굳은 결의가 느껴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자는 채봉구를 목숨걸고 지킬 것이라 한노아는 확인했다. 유하민은 한노아가 건네준 커다란 점퍼를 채봉구의 팔에 끼어넣으며 축 늘어진 몸을 등 뒤에 들쳐 업었다. 유하민이 채봉구를 확실하게 안아올린 것을 확인한 한노아는 그와 눈빛을 한번 교환했다. 붉은 헬멧을 주워 쓰고는 반란군에게서 새 총을 건네받았다. 그 좁은 텐트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한노아와 유하민은 서로가 각자 최선을 다해 죽을 각오로 임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别想着逃太远。从刚才还想杀我的男人手中接过递来的手枪时,我感受到了他坚定的决心。韩诺亚确信,无论发生什么,这个人都将拼上性命保护蔡奉久。柳河民把韩诺亚递来的宽大夹克套在蔡奉久胳膊上,将瘫软的身体背到身后。确认柳河民牢牢抱稳蔡奉久后,韩诺亚与他交换了一个眼神。她捡起红色头盔戴上,从叛军手中接过新配发的步枪。当两人踏出狭窄帐篷的瞬间,都在心底迫切期盼着对方能竭尽全力殊死一搏。
제 5장. 면역자 채봉구에 대하여
第五章. 关于免疫者蔡奉久
”허억… 헉……“ "哈啊…呃……"
발이 땅바닥으로 푹 꺼질 것 같았다. 저항군의 본거지를 겨우 벗어난 유하민은 불바다가 되어 총알이 난사하는 전쟁터를 뒤로 하곤 무작정 앞만 보고 내달렸다. 멈추어섰다간 제 등 뒤에 잠든 작은 몸이 다시 차가운 실험대 위 눕혀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단 한순간도 숨을 돌릴 틈이 었었다. 찢어진 후두부두피가 벌어지며 흐르는 뜨끈한 피가 뒷덜미에 고스란히 느껴졌지만 그래도 유하민은 멈추지않고 달렸다.
双脚仿佛要陷进地里。刚逃离抵抗军据点的柳河民头也不回地狂奔,将化作火海、流弹横飞的战场抛在身后。只要稍作停歇,背后那个沉睡的小小身躯就可能重新被按上冰冷的手术台——这个念头让他连喘息的空隙都不敢有。后脑撕裂的头皮不断渗出温热血液,顺着脖颈流淌,但柳河民依然没有停下脚步。
‘붙잡혔다간 정말로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要是被抓到,可能就真的无法挽回了。”
미끄덩 물에 젖은 돌을 밟은 유하민이 엎어지며 채봉구의 몸이 잔디 위로 튕겨나갔다. 고통에 찬 신음 소리와 함께 채봉구가 겨우 정신을 차리자 유하민이 근심걱정 가득한 얼굴로 그에게 달려들어 부축했다.
踩着湿滑石头的柳河民一个趔趄,蔡奉九的身体随之弹飞到草坪上。当蔡奉九在痛苦的呻吟中勉强恢复意识时,柳河民已满脸忧色地冲过来搀扶他。
“어디 다친 곳은 없습니까?”
“有没有哪里受伤?”
“여기 어디….. 노아 형은?”
“这里是哪里……诺亚哥呢?”
“반란군 기지가 습격 당했습니다. 정리하고 곧 따라온다고 했으니 우선은 도망쳐야됩니다, 일어나세요.“
“反抗军基地遭到袭击。他说收拾完马上就跟来,我们得先逃,快起来。”
탕탕- 이미 한참이나 벗어났음에도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폭음과 총소리에 채봉구의 얼굴이 심란하게 굳어졌다. 채봉구는 제 몸에 입혀진 것이 한노아의 옷임을 눈치채고는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얼굴로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일어나세요. 유하민의 명령에 잘 힘이 들어가지도 않는 다리에 힘을 주어 몸을 일으키는데 어디선가 바스락 땅을 밟는 발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눈으로 따라가기도 힘들정도의 반사신경으로 유하민은 이미 적을 향해 총구를 겨눈 채였다. 수풀을 향해 겨누어진 총구 끝에는 같은 네이토스의 검은 보호구를 쓴 사내가 서있었다.
砰砰——尽管已经逃出很远,爆炸声和枪声仍如回声般传来,蔡奉九的脸色阴沉下来。当他发现自己身上穿着的是韩诺亚的衣服时,几乎要哭出来般紧紧咬住了嘴唇。快起来。在柳河民的命令下,他往使不上力的腿上灌注力量勉强起身,这时某处传来沙沙的踩踏声。几乎是同时,柳河民以肉眼难以捕捉的反射神经将枪口对准了敌人——指向灌木丛的枪管尽头,站着个同样戴着奈托斯黑色护具的男人。
”수배자는 이미 포획해 인계 중입니다. 전방 지원바랍니다.“
“通缉犯已捕获正在移交。请求前方支援。”
”네이토스 군부소속 7부대 부대장 유하민 하사 맞습니까?”
"您是奈托斯军部所属第七部队队长柳河民下士吗?"
움찔. 이미 제 정체를 다 알고있는 것 같은 물음에 유하민의 몸이 뻣뻣하게 굳어갔다. 숨조차 제대로 내쉴 수 없을 정도의 긴장감에 채봉구도 정신을 붙들고는 여차하면 내달릴 각오로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때 그 남자가 총구를 내리더니 씌워진 보호구를 벗어 바닥에 던졌다. 헬멧 안쪽에서 드러난 익숙한 얼굴에 채봉구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그 얼굴은 채봉구 뿐만 아니라 유하민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柳河民的身体瞬间僵直,对方似乎早已洞悉他的身份。在这令人窒息的紧张氛围中,蔡奉九也绷紧神经,双腿蓄力随时准备冲刺。这时男子突然垂下枪口,扯下防护头盔重重砸向地面。当那张从头盔里露出的熟悉面孔映入眼帘时,蔡奉九的瞳孔骤然扩大——这张脸不仅是他,连柳河民也再熟悉不过。
”남예준 박사님?“ "南艺俊博士?"
당신이 여긴 어떻게! 뜬금없이 나타난 남자의 정체에 유하민이 잠시 당혹스러운 얼굴을 했다가 이내 다시 잔뜩 경계를 세워 총을 고쳐들었다.
您怎么会在这里!面对突然现身的男子,柳河民先是露出错愕神情,随即再度戒备地举枪瞄准。
”설명할 시간 없습니다. 여기도 곧 네이토스군이 들이 닥칠거예요.“
“没时间解释了。纳伊托斯军很快就要攻到这里了。”
”움직이지 마십시오! 여기까진 어떻게 쫒아왔습니까?“
"不许动!你们是怎么追到这里的?"
유하민의 겁박에도 남예준은 그저 답답해 신물이 난다는 얼굴로 머리를 쓸어넘기더니 제 허리춤에 매어진 단말기 화면을 내밀었다. 알아보기도 힘든 능선이 복잡하게 늘어진 지도 속 빨간색 점 하나가 깜빡거렸다.
面对柳河敏的胁迫,南艺俊只是烦躁地捋了捋头发,露出作呕的表情,从腰间掏出终端机屏幕。错综复杂的山脉地图上,一个红点正在不断闪烁,几乎难以辨认。
”추적당하고 있으니까요. 조직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채봉구씨 몸 안에 소형추적기를 이식한 모양입니다. 제가 그걸 몰랐다는건 이미 네이토스도 어떤 조짐을 눈치 챘다는거겠죠.“
"因为我们被追踪了。在组织检测过程中,他们似乎给蔡奉九体内植入了微型追踪器。我没能发现这件事,说明纳伊托斯早就察觉到某些迹象了。"
그 말에 채봉구는 어쩐지 납득이 갔다. 아무리 남예준과 유하민의 도움이 있었다곤해도 현 대한민국 내 보안이 가장 철저한 곳으로 명성이 자자한 네이토스의 본부를 너무 손쉽게 탈출했다. 어쩐지 드는 위화감을 떨쳐내지 못했던 것은 채봉구 뿐 만이 아니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분명 제 임무이탈 대해 알아차렸어야 할 네이토스의 추적대 모습이 털끝 하나 보이질 않았다.
听了这话,蔡奉九莫名觉得有道理。就算有南艺俊和柳河民的协助,要从号称大韩民国境内安保最严密的奈托斯总部如此轻易逃脱,确实蹊跷。这种挥之不去的违和感并非蔡奉九独有——沿途早该察觉他们擅离职守的奈托斯追兵,此刻竟连半个人影都不见。
”그럼 위치를 알고 있으면서도 왜 여태 내버려뒀죠?“
"那你们既然知道位置,为什么放任不管?"
”아직 피실험자에 대한 실험이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因为对实验体的测试尚未结束。"
”그게 무슨 소립니까?” "这算什么理由?"
슬쩍 경계 태세를 해제한 유하민이 총구를 내리자 남예준이 다급히 달려와 채봉구 발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등에 짊어진 군장을 벗어 빠르게 짐을 풀기시작했다.
柳河民悄悄解除警戒放下枪口时,南艺俊慌忙冲过来跪在蔡奉九脚边。他卸下背上的军用背包,开始快速解包。
“피실험자에 대한 민간인 접촉 사회 실험을 자행 중입니다. 내부에서 얻은 성과가 없으니 이대로 네이토스 감시 하에 두고 행동 양상과 접촉자에 대해 관찰을 하려는거겠죠. 그러니까 당신들, 아직 그 네이토스 본부 안에 있는거나 마찬가지인겁니다.”
"这是在进行关于实验体接触平民的社会实验。既然内部没取得成果,他们打算把你们留在纳伊托斯监视下,观察行为模式和接触者反应。所以你们现在,其实还处在纳伊托斯总部掌控中。"
“그럼 반란군 기지는 왜 습격했어요?“
"那你们为何要袭击反抗军基地?"
채봉구의 물음에 남예준은 오랜만에 조우한 그와 애틋한 마음을 공유할 겨를도 없이 그저 허벅지를 붙들고 너덜너덜 붙은 방수패드를 떼내며 답할 뿐이었다. 남예준은 잇자국과 키스마크가 가득한 허벅지 안쪽을 발견하고는 잠시 손을 멈칫했다 이내 아무렇지도 않게 소독약을 꺼내 들었다.
面对蔡奉九的质问,南艺俊甚至无暇共享久别重逢的感伤,只是按着大腿撕下摇摇欲坠的防水敷料作答。当他发现布满齿痕与吻痕的大腿内侧时,手指突然停滞——随即若无其事地掏出了消毒药水。
”모니터링 중 네가 저항군 본거지에 발을 들인 것 같은 정황이 포착됐어. 아무리 관찰 단계라고는 해도 폭동분자를 내버려둘 순 없었겠지. 좀 아플거야.“
"监控显示你似乎踏入了抵抗军的大本营。虽说还处于观察阶段,但也不能放任暴乱分子不管。会有点疼哦。"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위로 알코올이 통째로 들이부어졌다. 미간이 잠깐 구겨지긴했어도 그 외에 별다른 신음소리는 내지 않았다. 남예준은 제 손과 손가락만한 작은 메스를 소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잠시 망설이는 얼굴로 저를 올려다보는 채봉구를 바라보았다.
尚未愈合的伤口被整瓶酒精浇了个透。虽然眉心短暂地皱了一下,但除此之外没发出任何呻吟。南艺俊开始消毒他那柄只有手掌加手指长短的小手术刀,随后用犹豫的眼神望向正抬头看他的蔡奉玖。
”미안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마취는 못해. 그러니까...“
"抱歉,时间紧迫没法打麻醉。所以......"
“괜찮아요, 얼른 해요.” "没关系,请快点动手。"
잠시라도 망설일 틈이 없었다. 위치가 전부 노출된 이 상황에서 채봉구가 남예준과 접선했다는 사실까지 네이토스가 눈치챘다면 이미 이쪽을 향해 수많은 병력들이 들이닥치고 있을게 뻔했다. “어깨 잡아.” 제 어깨 위로 손을 걸치게 하고는 그대로 날카로운 단면으로 아물어가던 흉터를 따라 살갗을 쨌다. 꽈악- 제 어깨 위에 올려진 손가락이 있는 힘껏 수트를 붙들었다. 이를 악물고 버티는 채봉구의 콧잔등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갈라진 피부 사이로 핀셋을 집어넣어 여기저기를 헤집자 힐끔힐끔 내려다보던 유하민이 차마 못보겠다는 듯 고개를 아예 돌려버리고 사주경계에 집중했다.
连片刻犹豫的余地都没有。既然位置已完全暴露,若奈托斯连蔡奉九与南艺俊接头的事实都察觉了,此刻必然有大批兵力正向我们涌来。"抓住我肩膀。" 我将他的手引至自己肩头,沿着尚未愈合的狰狞伤疤边缘划开皮肉。喀嚓——搭在肩头的手指猛地攥紧西装面料。蔡奉九咬紧牙关的鼻梁上沁满冷汗,随着镊子在绽裂的皮肉间翻找,原本偷瞄的柳河民彻底别过脸去,专注警戒四周。
끙. 제 어깨에 기댄 머리가 고통에 버거운지 파르르 떨어댔다. 뚝뚝 떨어지는 식은땀에도 안타까워할 시간조차 없어 남예준은 마음을 단단히 고쳐먹고 소독한 제 손가락을 상처 안에 집어넣어 벌렸다.
嗯。倚在肩上的头颅因剧痛微微震颤。南艺俊无暇顾及滴落的冷汗,狠下心将消毒过的手指探入创口撑开。
”하읏….” "嘶......"
“미안, 좀만 참아. 거의 다 찾았어.”
"忍忍,快找到了。"
이리저리 휘적이던 날카로운 핀셋이 그의 허벅지 안쪽에서 무언가를 끄집어냈다. 피범벅이 된 그 조그만 소형위치추적기가 깜빡깜빡 빛을 내며 바닥에 툭 떨어졌다. 이후부터는 상처를 꿰멜 겨를도 없어 간이봉합키트로 벌어진 살을 대충 수습하고는 깨끗한 붕대로 허벅지를 꽉 졸라맸다.
那支在他大腿内侧来回拨弄的锋利镊子终于夹出了什么东西。沾满血迹的微型追踪器闪烁着微光,啪嗒一声掉在地上。之后连缝合伤口的时间都没有,只能用简易缝合包草草处理裂开的皮肉,再用干净绷带紧紧缠住他的大腿。
“박사님, 당장 이동해야합니다.“ "博士,必须立刻转移。"
”업혀.“ "背我。"
남예준이 채봉구 앞을 가로막아서며 등을 들이밀자 채봉구가 그의 등에 엎히려 허리를 숙였다가 이내 엉덩이에서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무언가에 움직임을 멈추었다. 다리 사이 그 흔적을 곁눈질로 발견한 남예준은 지저분하지도 않은지 제 소매로 문질러 닦아주고는 단숨에 그를 등에 업고 일어섰다.
南艺俊横跨一步挡在蔡奉久面前,刚弓腰准备趴上对方后背,突然因腿间流下的温热液体僵住动作。余光瞥见腿间痕迹的南艺俊,毫不犹豫用自己袖口擦拭干净,随即一把将他背起。
”엄호 부탁합니다.“ “请掩护我。”
”걱정하시마십시오, 뒤따라 가겠습니다.“ “请放心,我会紧随其后。”
그 말에 그대로 남예준과 유하민은 솟아오르는 불길과 대낮처럼 번쩍이는 새하얀 섬광을 등지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더 고민할 것도 결정할 것도 없었다. 그저 해야할일은 오로지 제게 닿은 이 소년을 구하기 위해 끝 없이 서쪽을 향해 도망 치는 것 뿐이었다.
听到这句话,南艺俊和柳河民立即转身背对着冲天烈焰与白昼般刺眼的雪白闪光开始狂奔。此刻已无需犹豫抉择,唯一要做的就是带着怀中少年永无止境地朝西方逃亡。
얼마나 달렸을까. 서쪽으로 목적도 없이 무작정 걷다보니 폐허가 된 작은 마을 하나를 발견했다. 오는 도중 유하민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저격으로 네이토스의 잔당으로 보여지는 추격자를 셋이나 쏴 죽였다.
跑了有多久呢。漫无目的地向西走着,竟发现了一座已成废墟的小村庄。途中,柳河民毫不犹豫地狙击,击毙了三名看似奈托斯残党的追踪者。
”노아형 살아있을까요.“ "诺亚哥还活着吗?"
”첫번째 접촉자를 만났나보네.” "看来遇到第一位接触者了。"
먼지가 그득 쌓인 창고문을 열자 끼리릭 듣기싫은 소리가 나며 커다란 철문이 열렸다. 남예준은 한쪽 구석에 채봉구를 내려놓았고 유하민은 열린 문틈 사이로 더 이상 쫒아오는 자가 없는지 밖을 살폈다.
推开积满灰尘的仓库大门时,铰链发出刺耳的吱呀声,厚重的铁门缓缓开启。南艺俊将柴奉九放在角落,柳河民则透过门缝警惕地张望,确认再没有追兵跟来。
”이거 네거지?“ "这是你的吧?"
가방 안에서 꺼낸 지저분한 야구모자를 남예준이 건네자 채봉구가 반가운 얼굴을 하며 잽싸게 받아들었다. 꾸깃꾸깃 못본 새 많이도 색이 바랬다. 그 모습을 유하민은 그냥 한번 힐끔 쳐다보고 말 뿐이었다.
当南艺俊从包里掏出那顶脏兮兮的棒球帽递过去时,蔡奉久露出欣喜的表情迅速接过。皱巴巴的帽子在不知不觉间已褪色不少。柳河民只是斜眼瞥了一下这副情景。
산속 깊숙한 곳에 멀리 동떨이진 이 마을은 터치데드 초기, 상황을 전달받지못해 피부병을 치료받겠다고 병원에서 온갖 환자를 입원받아 최악의 케이스로 전멸한 마을 중 하나였다. 정찰을 나간 유하민은 채봉구에게 대충 맞아보이는 청바지와 티셔츠, 그 밖에도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챙겨 돌아왔다. 옷을 갈아입는 동안 슬쩍슬쩍 보이는 거친 정사의 흔적에 남예준의 눈썹을 꿈틀거렸다.
这座与世隔绝的深山村落,在丧尸危机初期因未能及时获知外界情况,为治疗皮肤病而收治各类病患,最终沦为最惨烈的全灭案例之一。外出侦察的柳河民给蔡奉久带回了勉强合身的牛仔裤、T 恤以及其他可能有用的物品。更衣时若隐若现的粗暴情事痕迹,让南艺俊的眉毛不自觉地抽动。
”앞으로 어떻게 하죠?“ "接下来该怎么办?"
”최대한 도망치는게 좋겠죠. 아마도 한국을 벗어나는게 최선일겁니다.“
"最好尽可能逃跑。或许离开韩国是最佳选择。"
”그럼 채봉구씨는 제가 맡죠. 박사님은 그만 연구소로 돌아가세요.“
"那蔡奉久就交给我处理。博士您先回研究所吧。"
유하민이 분해된 총기를 꼼꼼하게 점검하며 당연하다는 듯 입을 말하자 그 매너좋던 남예준이 코웃음을 쳤다.
柳河民仔细检查着拆卸的枪械,理所当然般说出这句话时,那个向来彬彬有礼的南礼俊竟嗤笑出声。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나오죠?”
“怎么会得出这种结论?”
“저는 훈련받은 군인이니까요. 아무렴 연구소에 틀어박혀 공부만 하던 박사님보다는 낫지않겠습니까?”
“我可是受过训练的军人。总比整天泡在研究所里搞研究的博士强吧?”
”방금전까지 반란군한테 붙잡혀있었던 주제에 말은 잘하는군요. 그래서 채봉구가 저 모양 저꼴인겁니까?“
“刚才还被叛军抓着的家伙倒挺能说。所以蔡奉久才落得这副狼狈相?”
제 이름이 불쑥 튀어나오자 티셔츠에 머리를 끼워넣던 채봉구가 멋쩍게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했다. 그리고는 서로 총구를 겨누지는 않았지만 첨예하게 서로를 향해 날선 시선을 주고받는 두사람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听到自己名字突然被提及,正把脑袋往 T 恤里钻的蔡奉久尴尬地整理着凌乱的头发。他默默注视着那两个虽未举枪对峙,却用锐利目光剑拔弩张对视着的人。
“도와주신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셋이 영원히 함께 갈순 없어요. 우리 둘이 실수로 닿았다간 채봉구씨가 또 혼자가 될겁니다.”
“感谢您的帮助。但我们三人不可能永远同行。若我们两人不慎靠近,蔡奉九先生又会变成孤身一人。”
“그럼 앞으로의 계획이 뭡니까? 평생 무작정 데리고 도망만 다니겠다는겁니까? 내겐 아직 채봉구를 연구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那您今后的计划是什么?打算一辈子漫无目的地带着他逃亡吗?我仍有研究蔡奉九的义务。”
“그 잔인한 짓을 또 하겠다는겁니까?!”
“您还要继续那种残忍的行径吗?!”
“채봉구를 자유롭게 할 유일한 방법은 이 바이러스를 지구상에서 없애는 것 뿐입니다. 할줄 아는거라곤 총을 쏴대는 것 뿐인데 앞으로 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거에요?”
“让蔡奉九获得自由的唯一方法,就是彻底清除地球上的这种病毒。你们除了会乱开枪还会什么?往后到底打算怎么办?”
“다른건 몰라도 지금 당장 박사님을 무력화 시킬수는 있겠죠. 채봉구씨, 다 입었으면 그만 이동하시죠.“
“别的不好说,但至少现在能立即让博士丧失行动能力。蔡奉九先生,穿好衣服就请动身吧。”
유하민이 잔뜩 열뻗친 얼굴로 채봉구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서자 화를 참지 못한 것은 남예준도 마찬가지인지 벌떡 일어나 그와 마주섰다.
柳河民满脸涨红地大步朝蔡奉九逼近时,南艺俊同样按捺不住怒火,猛地起身挡在对方面前。
“비키십시오. 서로 자폭이라도 하자는겁니까?“
“让开。你们是想同归于尽吗?”
서로에게 맞서 노려보는 둘의 사이가 무척이나 가까웠다. 아까 채봉구의 살갗을 도려내느라 피범벅이 되어 버리고온 장갑 덕분에 맨손인 남예준과 애초에 반란군 기지서부터 보호구를 잃어버린 유하민. 유하민이 손에 든 총구를 남예준의 가슴팍에 꾸욱 짓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마지막 경고를 했다.
对峙的两人距离近得可怕。由于先前为剜取蔡奉九皮肤而沾满血迹的手套,南艺俊此刻徒手相对;而柳河民早在反抗军基地就丢失了防护装备。当柳河民将枪口重重抵上南艺俊心窝时,压低嗓音发出了最后通牒。
“좋은 말로 할때 비키십시오. 박사님을 쏘고싶지 않습니다.”
“好言相劝时请让开。我不想对博士开枪。”
“이제보니 채봉구를 저 꼴로 만든게 당신이네. 유하민.”
“现在看明白了,把蔡奉九弄成那副德行的就是你啊,柳河民。”
“둘 다 그만. 사람 앞에 두고 대체 뭐하는거야?”
“都给我住手。当着人面这像什么样子?”
서로를 죽일 기세로 노려보는 두사람 사이를 채봉구가 비집고 들어가더니 양팔로 가슴팍을 밀어 떨어트려놨다. 그리고는 그대로 지나쳐 야구모자를 푹 눌러썼다.
蔡奉九挤进剑拔弩张对视着的两人之间,双臂一展将两人推得踉跄后退。而后径直走过,把棒球帽往下一压扣在头上。
“난 혼자 갈거예요. 그러니까 쓸데없는데 괜히 힘빼지 마시고.”
“我要一个人去。所以别白费力气了。”
”지금 밖엔 온통 널 찾고 있는 사람들 뿐인데 너 혼자 뭘 어쩌겠다고?“
“现在外面全是找你的人,你一个人能干什么?”
남예준이 채봉구 손을 붙잡아 돌려세우는데 갑자기 굳게 닫혀있던 창고의 철문이 덜커덩거렸다. 팽팽하게 대립하던 유하민이 총구를 돌려 문쪽을 향해 세웠고 남예준은 그대로 채봉구를 끌어당겨 제 뒤로 숨겼다. 끼이이익 녹슨 철문이 열리며 피가 낭자하게 묻은 손 하나가 불쑥 문을 움켜잡았다.
南艺俊抓住蔡奉九的手腕将他拽回身时,突然紧闭的仓库铁门发出哐当巨响。正剑拔弩张的柳河民立即调转枪口对准门的方向,南艺俊顺势将蔡奉九拽到身后掩护。随着生锈铁门刺耳的吱呀声,一只血迹斑斑的手猛地抓住了门框。
”야, 채봉구. 어쩌자고 이렇게 멀리까지 왔어.“
“喂,蔡奉九。你跑这么远是想干什么。”
못찾을뻔 했잖아. 얼굴에 튀어 말라붙은 핏자국과 총이라도 스쳤는지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옆구리를 움켜쥐며 엉망이 된 한노아가 창고 안쪽으로 절뚝절뚝 들어섰다. 그가 한노아라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유하민의 총 끝은 여전히 그를 향했다. 수틀렸다간 진심으로 쏴죽일 기세로 총알을 장전하고 조정간을 고쳐잡았다.
差点就找不到你了。脸上溅满干涸的血迹,侧腹像是被子弹擦过般不断渗血,狼狈不堪的韩诺亚踉踉跄跄地走进仓库深处。即便确认了他是韩诺亚,柳河珉的枪口依然对准着他。看那架势,稍有差池就会真的扣动扳机——子弹早已上膛,食指正重新调整着扳机的位置。
“어디가게?” "想去哪儿?"
붙들린 채봉구의 손을 발견한 한노아의 눈이 떨떠름하게 번뜩거렸다. 그를 등 뒤에 숨겨둔 남예준과는 초면이었지만 사이좋게 통성명이나 할 수 있을 것 같아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그 짧은 시간 내에 서로를 적으로 판단하여 셋 중 하나라도 먼저 움직였다간 곧장 총성이 울려퍼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发现被钳制住的蔡奉九手腕时,韩诺亚的眼神陡然变得锐利。虽然与藏在他身后的南艺俊素未谋面,但显然不是能友好互通姓名的氛围。在这电光火石的刹那,三人彼此都将对方判定为敌人,任何一方稍有动作就会立即引发枪战的致命僵局。
“노아 형, 걱정했잖아. 죽은줄 알았어.”
“诺亚哥,我担心死了。还以为你死了。”
“이리와, 채봉구.” “过来,蔡奉九。”
피범벅이 된 손을 앞으로 내밀자 옆구리에서 새빨간 피가 울컥 쏟아졌다. 철문에 겨우 기대어 저를 향해 뻗은 그 손을 봉구는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봤다. 한노아와 남예준, 유하민 세 사람의 살기어린 눈동자가 허공에서 복잡하게 얽히고 뒤섞였다.
当那只血淋淋的手向前伸出时,侧腹突然涌出鲜红的血液。奉九只是呆呆地望着倚在铁门上朝自己伸来的那只手。韩诺亚、南艺俊和刘河民三人充满杀意的眼神在虚空中复杂地交织缠绕。
“채봉구씨는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두분 다 비켜서세요.”
“蔡奉九先生由我带走。两位请让开。”
“야, 잠깐 맡아달랬지 누가 훔쳐가랬어. 보아하니 저것도 네이토스 소속인 것 같은데, 채봉구를 가지고 여기저기 실험한 것 치곤 너무 뻔뻔한거 아냐?”
“喂,让你暂时保管没让你偷走啊。看那家伙也是纳伊托斯的人吧,拿彩凤球到处做实验还敢这么嚣张?”
“억지로 감금하고 스토킹했던 사람한테 그런 말 듣는건 좀 거북한데요.“
“被一个强行监禁还跟踪我的人说这种话,感觉有点恶心呢。”
“아, 그러니까 지금 여기있는 셋 다 저거랑 잤다는거지?”
“啊,所以现在在场的三个人都跟那家伙睡过了是吧?”
섹스 한번 했다고 착각은. 광기어린 웃음을 터트리는 한노아의 말에 두사람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았다. 한노아는 그럴줄 알았다는 듯 젖은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그러곤 제 뒷춤에서 총을 꺼내 채봉구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내어주지 않을 각오로 제 앞을 막아선 남예준을 향해 들었다.
“睡过一次就产生错觉了?”韩诺亚发出疯狂的笑声,两人都没有回应。他仿佛早有预料般将湿发向后一捋,随即从后腰掏出枪,以绝不放过彩凤球一根头发的架势,对准挡在前方的南艺俊举起了武器。
”채봉구, 거기서 나와. 쏴서 치워버리기전에.“
"蔡奉九,从那里出来。在我开枪清除你之前。"
꽈악. 제 손목을 움켜쥔 남예준의 손바닥에 엄청난 악력이 가해졌다. 나를 뿌리쳤다가는 아무리 너라도 가만 안둬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채봉구는 천천히 제 손목에서 남예준의 손을 떼어냈다.
咔嚓。南艺俊握住我手腕的掌心施加了惊人的握力。仿佛在说就算是你,要是敢挣脱我也不会轻易放过。蔡奉九缓缓将自己的手腕从南艺俊手中抽离。
“알겠어. 마지막으로 인사 한번만 하자.”
"知道了。最后再让我道个别吧。"
채봉구의 말에 저를 돌아본 남예준 얼굴이 그렇게 애가 탈 수가 없었다. 채봉구는 저를 허탈하게 바라보는 남예준의 등을 있는 힘껏 끌어안으며 등을 토닥였다. 뚝뚝 온 몸에서 흘러내리는 아쉬움과 쓸모없는 미련이 맞닿은 피부를 타고 전부 스며드는 것 같았다.
听到蔡奉九的话,转身的南艺俊脸上写满难以言喻的焦灼。蔡奉九用力抱住神情恍惚的南艺俊,轻拍他的后背。滴滴答答从全身流淌而出的遗憾与无用的眷恋,似乎正透过相触的皮肤全部渗透进去。
“그동안 고마웠어요, 선생님.” “这段时间真的很感谢您,老师。”
“지금 저 남자를 따라가면 나 다신 너를 못 보게 될지도 몰라.“
“如果我现在跟着那个男人走,可能就再也见不到你了。”
“말했잖아요, 내가 꼭 구해주겠다고.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거예요.”
“我说过的,一定会救你出来。我们一定会再见面的。”
그 말에 얌전히 채봉구에 끌어안겨 있던 남예준이 답답한 한숨을 내뱉으며 커다란 손으로 채봉구 뒷통수를 감싸 꾸욱 눌렀다. 그 품에 안겨 고개를 빼꼼 빼낸 채봉구가 뒤에 서서 여전히 혼란스러운 얼굴로 총을 세우고 선 유하민에게 손을 뻗었다.
听到这话,原本安静依偎在蔡奉久怀里的南艺俊烦躁地叹了口气,用大手按住蔡奉久的后脑勺往怀里重重一压。从怀抱中探出脑袋的蔡奉久朝后方伸出手——持枪而立、神情仍显混乱的柳河民正站在那里。
“유하민, 이리와.” “柳河民,过来。”
“싫습니다.” “不要。”
뻗어진 손에 유하민의 눈이 금세 실망으로 물들었다. 빨리. 내밀어진 작은 손 너머 총구가 파르르 떨렸다.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생각을 정리하던 유하민이 결국 두손두발을 다들었다. 탁. 무거운 소총이 바닥에 떨어졌고 1초도 안되어 밀려드는 후회로 두 주먹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뻗어진 그 손을 붙잡자 여전히 따듯하고 말랑한 채봉구의 감촉이 느껴졌다.
伸出的手掌前,柳河民的眼神瞬间染上失望。快啊。越过那只伸出的小手,枪管正簌簌颤抖。经过漫长思想斗争的柳河民终于举起双手投降。哐。沉重的步枪砸落地面,不到一秒就被汹涌的悔意攥紧了拳头。抓住那只伸来的手时,依然能感受到蔡奉久温暖柔软的触感。
“너도 네이토스에서 이제 그만 나와.“
“你也该从纳伊托斯出来了。”
”저더러 거길 나와서 뭘 하란겁니까. 평생 사람을 죽이는 일 외엔 해본게 없는데.“
"你让我离开那里能做什么?我这辈子除了杀人什么都不会。"
”날 주웠잖아.” "是你把我捡回来的。"
신발도 신겨주고. 이 세상엔 나 같은 사람이 많거든. 꼭 악수를 하듯 부여잡은 손바닥 사이로 절대로 놔주기 싫다는 마음이 질척이는 형태로 새어나왔다. 순간 채봉구가 유하민의 손을 제쪽으로 휙 잡아당기더니 제 품에 껴안고 있던 남예준을 밀쳤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가만히 팔짱을 낀채 지켜만 보던 한노아가 놀라 몸을 일으키려다 고통에 주저앉았다.
还给我穿鞋。这世上像我这样的人多的是。那份死也不肯放手的执念,如同握手般紧攥的掌心里黏腻地渗出来。刹那间,蔡奉九猛地将禹河民的手往自己这边一拽,把怀里抱着的南艺俊推了出去。一直抱臂旁观的车诺亚被这突如其来的变故惊得要起身,却因剧痛跌坐回去。
”윽, 채봉구!“ "呃,蔡奉九!"
쿵. 비틀거리던 남예준과 유하민 뒷목을 채봉구가 한쪽씩 붙잡아 휙 당기자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벌어졌다. 전혀 어울리지않던 두 사람의 뺨이 맞닿자마자 마치 화상이라도 입은 것 마냥 펄쩍 뛰며 서로를 밀쳐댔다. 남예준은 불쾌한 얼굴로 채봉구를 향해 벌컥 화를 냈고 유하민은 살갗을 벗길 기세로 벅벅 제 뺨을 문질러 닦았다.
砰。当蔡奉九突然拽住踉跄的南艺俊和柳河敏的后颈时,一场意外猝不及防地发生了。两个素来不合的人脸颊相触的瞬间,就像被烫伤般猛地弹开,互相推搡起来。南艺俊满脸嫌恶地冲蔡奉九发火,柳河敏则用力搓揉自己的脸颊,仿佛要蹭掉一层皮。
”너 지금 뭐하는거야!“ "你干什么!"
”저리 떨어지십시오! 이게 무슨 짓입니까, 갑자기!”
"请保持距离!这算什么,突然这样!"
충동적인 불쾌함도 잠시, 방금 전 채봉구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타인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남예준이 제 뺨을 한번 쓸어내리고는 유하민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곧 터치데드가 발현한다. 유하민이 하도 기가막혀 아무런 말도 꺼내질못하고 대체 왜 그랬냐는 듯 원망이 가득 담긴 시선만 던지자 채봉구가 태연스레 하민이 챙겨온 배낭을 집어들며 제 팔을 꿰어넣었다.
一时冲动的厌恶感稍纵即逝,南艺俊这才意识到自己刚才被蔡奉久逼得无计可施,与他人有了肢体接触。他抬手抹了抹脸颊,抬眼望向柳河民。触摸死亡症状即将发作。柳河民震惊得说不出话,只能用充满怨怼的眼神质问"为什么要这样",蔡奉久却若无其事地拎起河民带来的背包,将手臂穿了进去。
“안죽어. 나랑 접촉한 적이 있는 사람들끼리는 터치데드에 면역이 생기거든.”
“死不了的。凡是和我有过接触的人,都会对触摸死亡产生免疫。”
“뭐? 너 그 중요한걸 왜….!“
“什么?这么重要的事你居然...!”
“왜 연구소에서 말 안했냐고요? 당연하죠. 그걸 알면 날 연구소에 평생 가둬놓고 온갖 사람들을 불러 만져대게 했을거잖아.”
“为什么在研究所里不说?这不是明摆着嘛。要是他们知道了,肯定会把我一辈子关在研究所里,然后叫来各种各样的人对我动手动脚。”
난 갇혀있는게 제일 싫어. 그 말에 한노아가 괜히 눈썹을 꿈틀하며 채봉구를 노려봤다. 남예준은 여전히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않는 제 뺨을 다시 한번 문지르더니 마찬가지로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한 유하민과 허공에서 시선을 마주쳤다. 도저히 믿겨지지않는 채봉구의 말. 물론 그의 말이 사실이라하더라도 이 수많은 인류 중 누가 채봉구와 접촉했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을테니 터치데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我最讨厌被囚禁。听到这话,韩诺亚不自觉地挑了挑眉毛,瞪着蔡奉九。南艺俊依旧不死心地又搓了搓自己毫无变化的脸颊,与同样满脸茫然的柳河民在空中交换了视线。蔡奉九的说辞实在令人难以置信。即便他所言非虚,在这茫茫人海中,也根本无从查证谁曾与他接触过,人类终究无法彻底摆脱触摸死亡的阴影。
“그러니까 앞으로 셋이 좀 사이좋게 지내라는 거야. 제발 난 그 사이에서 빼주고.”
“所以今后你们三个要好好相处。求求你们别把我夹在中间。”
남예준은 그제서야 채봉구가 했던 말이 전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첫 접촉실험 때 감염자에게 건넸던 미안하다는 말. 저를 구해주겠다고 했던 말이 얼토당토하지도 않다 생각했는데 방금 전의 일로 머릿 속이 완전히 거꾸로 뒤집혔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어떠한 희망을 봤다. 채봉구는 혼자서 이 거대한 비밀을 짊어지고 지금껏 어떤 마음으로 버텨왔던 걸까. 미쳐버린 수많은 사람들에게 휘둘려지고 망가져가면서도 저 작은 머릿속에서 대체 뭘 하고 싶었던걸까.
南艺俊这才开始明白蔡奉九之前说过的话。第一次接触实验时对感染者说的那句抱歉,那句要救他的话曾让他觉得荒谬至极,可刚才发生的一切彻底颠覆了他的认知。而在那混沌中,他竟窥见了一丝希望。蔡奉九独自背负着这个惊天秘密,究竟是以怎样的心情支撑到现在的?被无数疯癫之人撕扯着逐渐崩溃的同时,那个小小的脑袋里到底在盘算着什么?
”그럼 이제 진짜 안녕. 다들 만나서 반가웠어요.”
“那现在真的再见了。很高兴认识大家。”
”채봉구!“ “蔡奉九!”
한노아의 간절한 외침에 배낭을 짊어지고 창고를 나서던 채봉구가 뒤를 돌아봤다. 기어이 저를 버리고 가버리는 채봉구를 향한 지독한 원망과 참담함이 그 채도 높은 눈동자에 다 담겨있었다.
韩诺亚的殷切呼唤让背着行囊正要走出仓库的蔡奉九回头望去。那双总是高高在上的眼眸里,此刻盛满了对即将抛弃自己离去的蔡奉九的刻骨怨恨与惨痛。
“봉구야, 나 너없으면 안돼.”
"奉九啊,没有你我活不下去。"
“이제 아니야, 형. 나 없이도 돼.“
"现在不一样了,哥。没有我也能活。"
”채봉구, 제발.“ "蔡奉九,求你了。"
”세상이 이렇게 되기 전엔 형 사람들이랑 어울리는거 엄청 좋아했잖아.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고 다같이 술도 마시고. 그때 형 엄청나게 반짝반짝 했거든. 내가 꼭 다시 그런 세상을 만들어줄게.“
"世界变成这样之前,你不是最喜欢和哥哥们混在一起吗。既爱运动又能和大家一起喝酒。那时候的哥哥可是闪闪发光的啊。我一定会重新创造那样的世界给你。"
그러니까 버텨. 서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제법 어른스러운 채봉구의 말에 한노아는 결국 그를 떠나보내야만하는 끔찍한 결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걸 인정하자마자 감내할 수 없는 절박함이 벅차올라 눈물로 쏟아져나왔다. 그렇게 다정히 바라봐주면서도 울고 있는 저를 끝끝내 달래주지않는 채봉구가 그저 밉다.
所以要坚持住。我们各自尽力而为吧。面对颇为成熟的蔡奉九这番话,韩诺亚最终只能接受这个必须与他分离的残酷结局。而刚承认这点,难以承受的绝望便汹涌袭来,化作泪水倾泻而下。那个温柔注视着我哭泣却始终不安慰我的蔡奉九,实在让人生气。
”이제부턴 어디로 갈 생각이야?”
"接下来打算去哪里?"
영영 떠나가버리려는 뒷모습을 향해 불쑥 물음이 튀어나왔다. 남예준의 질문에 채봉구는 턱을 긁적이며 눈동자를 빙글빙글 굴렸다.
对着即将永远离去的背影,突然蹦出这句问话。面对南艺俊的提问,蔡奉九挠着下巴滴溜溜转着眼珠。
“글쎄요, 나도 모르겠어요.” “这个嘛,我也说不准。”
“그게 네 계획이야? 나참, 걱정을 하란거야 말란거야.“
“这就是你的计划?天哪,真不知道该不该替你担心。”
”우선 발이 닿는대로 어디든 떠나야죠. 바다를 보러가는 것도 좋고 눈이 오면 경치가 끝내주는 설산에서 캠핑이라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온 세상을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과 전부 악수할거예요.“
“总之先走到哪儿算哪儿吧。去看看大海也不错,要是下雪的话,想去风景绝佳的雪山露营。还要环游世界,和途中遇到的每个人都握手。”
이루어지기도 힘든 미래를 조잘조잘 설명하던 채봉구가 어린아이처럼 기대에 찬 얼굴을 했다. 하고 싶은 것도 잔뜩 있고 만나고싶은 사람도 잔뜩 있다. 이 지구상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채봉구 뿐일거다.
蔡奉九像孩子般满脸期待地细数着难以实现的未来。想做的事堆积如山,想见的人多如繁星。这世上会这么想的,恐怕只有蔡奉九了。
”그게 얼마나 오래걸릴지는 모르겠어요. 설령 정말 지구의 모든 사람들을 다 만나게된다 하더라도 그들이 다시 서로를 믿게 되기까지는 더 오랜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죠.“
“我不知道那要花多长时间。即便真的能遇见地球上所有的人,让他们重新彼此信任,或许还需要更久的时间。”
참 허황된 소리네. 네 수명이 200살은 되는줄 알아? 남예준이 허탈한 웃음을 터트리며 웃어버리자 유하민이 한심하다는 듯 걱정의 한숨을 내뱉었다.
真是痴人说梦。你以为自己能活两百岁吗?南艺俊发出苦涩的笑声,柳河民则像看傻子似的叹了口气。
”그래도 해볼거에요. 인간은 원래 혼자선 외로우니까, 내가 이 세계를 다시 닿을 수 있게 만들거예요.“
“可我还是会去做。人类本来就是害怕孤独的生物,我要让这个世界重新连接起来。”
그럼 사람들이 다시 서로를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죠. 활짝 웃는 그 모습 뒤로 어슴푸레 들이치던 새벽이 걷히고 아침 해가 떠올랐다. 숨이 막혀올 정도로 매섭게 동공을 찌르는 그 강렬한 빛 앞에 놓여진 세 사람을 향해, 채봉구는 그저 담백하게 손을 두어번 흔들더니 그 태양 사이로 미련없이 모습을 감추었다.
或许人们会再次相爱吧。在他灿烂笑容的背后,朦胧的晨光渐渐散去,朝阳升起。面对那刺目得令人窒息的强光,站在光芒中的三人只见蔡奉久淡然挥了挥手,随后毫无留恋地消失在太阳之中。
”그때가 되면 나한테 술이나 한잔 사던가!“
“到时候记得请我喝杯酒!”
그렇게 채봉구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기나 긴 여행을 홀로 시작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지난 몇년간 혼자 애를 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큰 걱정은 없다. 시원한 바다에 알몸으로 뛰어들거나 한번도 보지못했던 커다란 랜드마크 위에 올라보거나 사막 위 별을 올려다보는 채봉구를 상상하면 어쩐지 마음이 놓이다 못해 조금 즐거워졌다.
就这样,蔡奉九独自踏上了不知何时才能结束的漫长旅程。不,或许过去几年里他早已在独自挣扎。但也没什么好担心的。想象着蔡奉九赤身跳进清凉的海水里,或是登上从未见过的巨大地标,抑或在沙漠仰望星空的样子,不知怎的竟让人放下心来,甚至感到些许愉悦。
“이대로 보내도 돼? 소중한 피실험체잖아.”
“就这样放他走行吗?毕竟是珍贵的实验体啊。”
비꼬듯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끙끙대며 옆구리를 움켜쥔 한노아가 눈가가 벌개져서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주저앉아있었다. 남예준과 유하민은 서로 주고받은 말이 딱히 없었지만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무언가 결정을 내린 얼굴을 했다.
听到这句带着讥讽的声音转头望去,只见韩诺亚正捂着侧腹呻吟,眼周泛红,像放弃了一切般瘫坐在地。南艺俊和柳河民虽然没有言语交流,却像是达成了某种默契般,同时露出了下定决心的表情。
“글쎄요. 지난 몇달간 지겹게도 채봉구에 대해 연구했는데 이젠 전부 소용 없어졌습니다. 말이 안되더라도 언젠간 저 애가 정말로 이 세상을 다시 이어지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难说。过去几个月我废寝忘食地研究蔡奉久,现在全都白费了。虽然听起来荒谬,但说不定那孩子真能让这个世界重新延续下去呢。”
“퍽이나.” “可真行。”
온 세상 사람들이랑 섹스라도 하려나보지. 그 말에 어쩐지 남예준은 비슷한 생각을 하긴 했어서 웃음을 터트렸다. 총을 챙겨 등에 짊어진 유하민이 다가와 담담한 목소리로 남예준에게 말했다.
该不会想和全世界人挨个上床吧。听到这句话,南艺俊莫名产生了类似联想,不禁笑出了声。将枪支挎上肩头的柳河民走近,用平静的语调对他说道。
“저는 이대로 네이토스에 돌아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 전까지는 피난지역으로 가서 피난민을 도우려고 합니다.”
“我不打算就这样回内斯托斯。在决定今后去向之前,我准备先去避难所帮助难民。”
“잘 됐네요.” “真是太好了。”
“박사님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博士您打算怎么做?”
그 뻔한 물음에 남예준은 이미 가야할 길이 정해진 사람처럼 대답했다. 남예준답게 망설임이 없는 확고한 답이었다.
面对那个老套的问题,南艺俊像早已决定好前路般给出了回答。一如既往地,他的答案坚定而毫无犹豫。
“우선은 연구소로 돌아갈거예요. 거기서 채봉구에 대한 기록을 전부 삭제 할겁니다. 그 다음부터는 저도 제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봐야겠죠.”
“首先我会回研究所。要把关于蔡奉九的所有记录都删除。之后...我也得想想自己能做些什么。”
그리고는 여전히 어떻게 해야할지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한게 틀림없는 한노아 앞으로 저벅저벅 다가갔다. 저를 올려다보는 두 눈엔 여전히 경계심이 가득했지만 전에 없던 후련함이 보였다. 남예준은 그런 그에게 불쑥 맨 손을 내밀었다.
毫无疑问,韩诺亚依然未能做出任何决定,我拖着沉重的步伐向他走去。他仰头望来的双眼中仍充满戒备,却透出前所未有的释然。南艺俊突然向这样的他伸出了空荡荡的手掌。
”채봉구 말대로라면 곧 이 세상이 발칵 뒤집힐겁니다.“
"按照蔡奉九的说法,这个世界很快就要天翻地覆了。"
”뭐, 그럴수도.“ "嗯,或许吧。"
“그럼 이제 우리에게 남은건 이것 뿐이네요.“
"那么现在我们能做的只剩这个了。"
그렇지 않습니까, 한노아씨? 저를 향해 적의 없이 내밀어진 타인의 맨 손. 그 도움의 손을 받아본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지 한노아는 울컥 짜증이 치솟으면서도 한켠으로는 앞이 보이지않던 미래에 또렷히 가야할 길이 정해진 기분이었다. 이제 한노아는 무엇을 해야할지 스스로 잘 알았다.
不是吗,韩诺亚先生?那只不带敌意、向我伸来的陌生人的手。究竟有多久没接受过他人善意的援助了?韩诺亚心头涌起一阵烦躁,却又在某个角落清晰地感受到:原本迷雾重重的未来,此刻竟有了明确的方向。现在的韩诺亚,比谁都清楚自己该做什么。
”잘난척은.“ "少摆架子了。"
맞잡아진 손에 힘을 주어 당기자 한노아가 신음을 흘리며 남예준 앞에 바로 섰다. 유하민은 곧장 한노아의 어깨를 부축하며 그저 말없이 깨끗한 물이 담긴 생수병을 내밀었다. 지금 이 순간 맞닿은 손이라고 해봐야 겨우 셋 뿐이었지만, 언젠가는 채봉구의 말대로 이 세상이 새로 태어난 아이의 울음소리로 가득하고 서로를 진심으로 위로하며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남예준은 그런 세상이 반드시 올 것임을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握紧的手稍一用力,韩诺亚便轻哼一声站到了南艺俊面前。柳河民立刻扶住他的肩膀,默默递上一瓶清水。此刻相触的手虽仅有三人,但或许终有一日,会如蔡奉久所言——这世界将充满新生儿的啼哭,人们终能真心慰藉彼此,重获相爱之力。南艺俊决定坚信这样的世界必将到来。
이 악수는 그 날에 다가서기 위한 단 한걸음, 그 뿐에 지나지 않는다.
这次握手不过是迈向那天的第一步,仅此而已。
2년 후. 两年后。
“우리 얘기는 이제 이쯤 하도록 하죠. 그럼 이제 당신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我们的故事就说到这里吧。现在该听听你的故事了?"
“그러니까 당신은 전 네이토스 연구소 사람이고, 저 남자는 전 네이토스 부대장, 거기다 저건 반란군의 리더였다? 그 말을 지금 나더러 믿으라는거야?”
"所以你是前奈托斯研究所的人,那家伙是前奈托斯副队长,再加上那边那个是叛军首领?你现在是要我相信这种话吗?"
경계심이 잔뜩 실린 말에 보초를 서던 한노아가 유하민 어깨에 턱을 기대며 늘어져라 하품을 했다. 야, 언제까지 수다만 떨거야, 남예준. 귀찮아 죽겠다는 목소리였다. 예준은 제 앞에 앉아 저를 바라보는 남자를 향해 악의 없는 얼굴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한가지만 물어볼게요.
充满戒备的话语中,正在站岗的韩诺亚把下巴搭在柳河民肩上,懒洋洋地打了个哈欠。"喂,你们要闲聊到什么时候,南艺俊。"语气里满是不耐烦。艺俊对着面前注视自己的男人露出毫无恶意的笑容,再次开口:"那我只问一个问题。"
”채봉구라는 사람을 만난적이 있나요?“
"你见过一个叫蔡奉九的人吗?"
그 말에 텅 비어있던 눈동자가 단숨에 번쩍 빛을 되찾았다. 도은호는 지난 몇년간 제 품에 가장 소중히 넣어다니던 것을 저도 모르게 꾸욱 움켜쥐었다. 남예준을 향해 날카롭게 세워진 칼날이 여지없이 요동쳤다.
听到这句话,那双空洞无神的眼眸瞬间恢复了光彩。都银虎不自觉地攥紧了这数年来最珍视的、一直揣在怀里的东西。指向南艺俊的锋利刀刃开始不受控制地颤动。
”당신 채봉구를 알아?“ "你认识蔡奉九?"
”그 쪽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채봉구가 당신을 꼭 찾아달라고 부탁했거든요, 도은호씨.”
"关于他的事我听过很多。蔡奉九曾经恳切地拜托我,一定要找到您,都恩浩先生。"
우리랑 함께 가요. 내 밀어진 손이 칼을 치켜든 도은호의 손등을 천천히 감싸쥐었고 저항없이 아래로 이끌려내려갔다. 남예준은 그대로 얼어붙은 도은호의 손에서 칼을 빼앗아 들고는 장갑을 벗겨내 손을 맞잡았다. 채봉구에게서 느껴지던 그 온기였다. 그대로 울음을 터트리며 무너져버리는 도은호를 남예준이 껴안았고, 도은호 또한 간절히 기다리고 바래왔던 타인의 팔을 절실하게 붙잡았다. 그의 발 아래로 몇번이나 꺼내봐 너덜너덜해진 종이 하나가 팔랑팔랑 떨어져내렸다.
跟我们走吧。我伸出的手缓缓包裹住高举刀刃的度恩浩的手背,毫无抵抗地将其牵引下来。南艺俊就这样从僵硬的度恩浩手中夺过刀具,摘下手套与他十指相扣。那是曾在蔡奉久身上感受过的温度。当度恩浩崩溃痛哭时,南艺俊紧紧抱住了他,而度恩浩也死死攥住这双期盼已久的手臂。他的脚边飘落着一张被反复取出、早已皱皱巴巴的纸片。
- 다음에 만날 때까지 울지말고 살아남아라, 도은호.
-下次重逢前不许哭 要活下去 度恩浩
지독하게 길었던 혼자만의 시간이 드디어 끝이 났다.
那段漫长到残忍的孤独时光终于画上句点。
-完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感谢您的阅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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