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화 피곤하긴 한데 (2)
312 話 雖然很累,但是 (2)
짧지만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더듬거려 피스를 끌어안고 유현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게… 이쪽인가? 평소 선생님 스킬을 쓸 땐 잘 몰랐는데 내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니 은근 어지러웠다. 다행히 피스가 유현이를 쳐다보았다.
短暫卻沉重的沉默籠罩而下。我摸索著抱住皮斯,讓牠的頭轉向宥賢……是這邊嗎?平常使用老師的技能時沒什麼感覺,但當我的視野完全被遮蔽時,竟有些頭暈。幸好皮斯看向了宥賢。
검붉게 가라앉은 눈이 내리꽂히듯 나를 향하고 있었다. 피스의 시선이라 한참 올려다보게 되어서인지 평소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那雙深沉的黑紅色眼睛,彷彿要刺穿我一般地盯著我。或許是因為皮斯的視線讓我必須仰視許久,所以感覺比平常更大。
“…그, 좀 쉬면 괜찮아질 건데.”
「……那個,休息一下就會好起來的。」
내가 말을 꺼내기 무섭게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 더더욱 싸늘해졌다. 유현이가 화를 가라앉히려는 듯 길게 숨을 내뱉었다.
我話音剛落,他那僵硬的臉龐變得更加冰冷。宥賢長長地吐出一口氣,彷彿在平息怒火。
“쉬면, 될 거라고.” 「休息一下,就會好的。」
이 갈며 말하지 마라. 치과 예약자 명단 늘어난다.
別咬牙切齒地說話。牙科預約名單會越來越長。
“응. 야, 전에도 그렇게 오래가진 않았잖냐.”
「嗯。喂,以前也沒那麼久啊。」
“아예 안 보이지도 않았지.”
「也不是完全沒看到啊。」
“어, 그게.” 「呃,那個。」
“S급 헌터의 힘을 쓴다는 거, 무리 가는 거 맞지, 형.”
「使用 S 級獵人的力量,對身體負擔很大吧,哥。」
곧장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유현이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솔직하게 말했다간 당장 칼 빼들고 성현제 목 따러 가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그때는 내가 나설 수밖에 없었는데.
我沒有立刻回答,而是猶豫不決,宥賢的眼神變得銳利。我心想,如果我老實說了,他會不會立刻拔刀去取成賢濟的項上人頭。但即使如此,那時候我也只能挺身而出。
“내일까지는 진짜 꼼짝 않고 얌전히 있을게. 얌전히 먹고 자고 쉬기만 하마.”
「我明天之前真的會乖乖待著不動。我會乖乖地只吃、只睡、只休息。」
“내일까지만?” 「只到明天嗎?」
“…계속 쉬기엔, 곧 추석이잖아. 다른 할 일도 많고.”
「……一直休息下去的話,很快就中秋節了。還有很多其他事情要做。」
동생 녀석이 입을 일자로 꾹 다물었다. 그러더니 손을 뻗어 나를 달랑 들어 올렸다. 와, 예전 생각나네.
弟弟將嘴巴緊緊抿成一條直線。接著伸出手,輕而易舉地將我抱了起來。哇,讓我想起了以前。
- 끼앙! - 鏘!
“야, 유현아!” 「喂,宥賢啊!」
피스의 눈에 동생에게 들려가는 내 모습이 비춰졌다. 피스야, 고개 약간만 돌려 봐. 어디로 가는 거지, 내 침실인가.
我被弟弟抱著的模樣,映照在皮斯的眼中。皮斯啊,稍微轉一下頭看看。我們要去哪裡啊,是我的寢室嗎?
“명절인데! 너랑 예림이 한복 사러도 가야 한다고. 그리고 선물도, 추석 선물 돌려야 해!”
「現在是節日耶!我還得去幫你和藝琳買韓服。還有禮物,中秋節禮物要送出去啊!」
“그건 해연 쪽에 맡겨.”
「那交給海淵那邊處理。」
“아니, 사육소 생기고 첫 명절인데 그래도 내가 챙겨야지. 사육장 맡아 주는 헌터들이랑, 그리고 빌딩 쪽이랑. 별로 안 많아, 금방 끝나!”
「不行,飼育所成立後的第一個節日,我還是得親自打理啊。要送給負責飼育場的獵人們,還有大樓那邊的。沒多少人啦,很快就結束的!」
“눈도 안 보이면서 헛소리 그만해.”
「眼睛都看不見了,別再胡說八道。」
유현이가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기대하고 있었단 말이다. 이젠 돈도 많으니까 최고급 한우로 싹 돌릴 생각이었는데. 헌터 쇼핑몰에서 포션 선물세트 나온대서 헌터들한테는 그거 사주려고 했는데.
宥賢冷冷地說道。但我可是滿懷期待啊。現在錢也多了,本來打算全部換成最高級的韓牛。聽說獵人購物中心會推出藥水禮盒,本來還想買那個送給獵人們。
“밖에 나갈 생각은 하지도 마.”
「別想著要出門。」
“잠깐만, 잠깐만. 진정해 봐!”
「等等,等等。冷靜點!」
허우적대던 손에 문틀이 잡혔다. 문틀에 매달려 나름 버텨 봤지만 동생 놈이 가볍게 당기는 것만으로 손가락 끝이 주르륵 미끄러졌다. 이대로라면 최소 눈이 보일 때까지 갇혀 살게 될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내 편 들어 줄 사람도… 없고. 잔소리하며 등짝 두들길 사람은 많다만.
我胡亂揮舞的手抓住了門框。我試圖抓住門框撐住,但弟弟只是輕輕一拉,我的指尖就滑了下去。我直覺地感到,如果這樣下去,我至少會被關到能看見眼睛為止。也沒有人會幫我說話……雖然嘮叨著拍我背的人倒是很多。
“차례상도 차려야지! 집에 제기도 하나 없어.”
「還要準備祭祀桌呢!家裡連個祭器都沒有。」
“여태까진 그냥 밥에 국만 떠놓고 말았잖아.”
「以前不都只是擺個飯和湯就算了嗎?」
“그건 그때고, 지금은 다르잖냐. 또 예림이도 챙겨 줘야지. 많이는 말고 간단하게 과일이랑 떡 사고, 형 전 잘 부친다. 육전 하나만 딱 하자. 예림이 고기 좋아하잖아. 생선 한 마리만 찔까? 아냐, 그냥 포 사도 돼. 송편은 빚을 거지?”
「那是以前,現在不一樣了嘛。而且也要照顧藝琳啊。不用多,簡單買點水果和年糕就好,哥你很會煎餅。就做一個肉煎餅吧。藝琳喜歡吃肉嘛。要不要蒸一條魚?算了,直接買現成的魚片也可以。鬆餅你會做吧?」
“…형.” 「……哥。」
유현이가 한숨과 함께 나를 내려놓았다. 피스가 졸졸졸 따라왔지만 여전히 나만 쳐다보고 있었다. 새삼스럽게 내 꼴이 말이 아니구나 싶었다. 옷도 엉망이고 다친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 있고 앞이 제대로 안 보여서인지 엉거주춤했다. 선생님 스킬을 쓴다 해도 내 눈이 아니니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피스가 나밖에 안 봐서…….
宥賢嘆了口氣,把我放了下來。皮斯亦步亦趨地跟著,但目光仍舊只盯著我。我這才意識到自己有多狼狽。衣服亂七八糟,受傷的痕跡也清晰可見,而且因為看不清楚前方,所以走起路來搖搖晃晃。即使使用了老師的技能,但畢竟不是我自己的眼睛,所以顯得非常不自然。從一開始,皮斯就只看著我……
대충 유현이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눈을 향했다.
我大致朝著宥賢聲音傳來的方向看去。
“안 해도 될 일들이잖아. 며칠이라도 얌전히 쉬면 안 돼?”
「這些事你根本不必做。難道你就不能乖乖休息幾天嗎?」
달래듯 동생이 말했다. 유현이 말대로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다. 꼭 내가 할 필요도 없다. 대신 부탁할 사람들도 많고 돈으로 고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弟弟哄著我說道。正如宥賢所說,這些事確實不必我來做。也沒必要非得我親自出馬。我可以拜託許多人,也可以花錢僱用。但是,即使如此。
“하고 싶어.” 「我想去。」
“형.” 「哥。」
“유현아, 언제 또 다 같이 추석 쇨 수 있을지, 알 수 없잖아. 물론 내년은 더 여유로울 수도 있지만 바쁠 수도 있지. 급하게 공략해야 할 던전이 생겨서 너나 예림이는 자리에 없을 수도 있고, 던전 브레이크가 터져서 명절 보낼 상황이 못 될 수도 있고.”
「宥賢啊,我們不知道什麼時候才能再一起過中秋節。當然,明年或許會更從容,但也可能會很忙。說不定會突然出現必須攻略的地下城,導致你或藝琳不在,也可能發生地下城崩潰,根本沒辦法過節。」
일 년 뒤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 무엇이 어떻게 변해 버릴지 까맣게 모를 일이었다. 내가 회귀하고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았다. 고작 몇 달 사이 많은 일이 있었고 일 년 사이엔 더 많은 일이 생기겠지.
那是一年之後的事。說短不短,但這段時間內會發生什麼變化,誰也說不準。我回歸至今還不到半年,短短幾個月就發生了許多事,一年之內肯定會發生更多事吧。
“그리고 유현아, 그냥 명절이야. 한동안 별일 없을 거고 또 던전도 느긋하게 공략해도 돼. 아직 조사가 다 끝난 건 아니지만 지금 한국 던전은 포화 속도가 많이 느려졌대.”
「還有宥賢啊,就只是過節而已。暫時不會有什麼特別的事,地城也能慢慢攻略。雖然調查還沒結束,但聽說現在韓國地城的飽和速度慢了很多。」
“…포화 속도가?” 「……飽和速度?」
“응. 세 배 가까이. 한 달에 한 번 공략하던 거 석 달에 한 번 들어가도 된다나. 그러니까 다 같이 추석 쇠자. 던전이고 뭐고 없는 것처럼.”
「嗯。快了將近三倍。以前一個月攻略一次的,現在三個月攻略一次也行。所以大家一起過中秋節吧。就當作沒有地下城什麼的。」
손을 뻗었다. 더듬거려 동생의 팔을 찾아 위로 올라가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렸다.
我伸出手,摸索著找到弟弟的手臂,然後往上摸,輕輕拍了拍他的肩膀。
“세상 망할 판에 뭔 명절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말이다. 괜찮잖아. 내가 고생한 것도 다 이러고 살려고 한 짓인데. 너희랑 추석도 쇠고 설도 쇠고.”
「你可能會說,世界都要毀滅了,還過什麼節。但話說回來,這樣不是很好嗎?我所受的苦,都是為了能這樣生活。和你們一起過中秋、過新年。」
채터박스가 복수하려 들고 초승달이 깨어나고 던전의 몬스터는 계속 강해져 갈 테고. 막막하지만 그래도. 아니, 오히려 그러니까 더더욱 할 거 다 하고 싶었다. 재난물이나 세상 망해가는 영화, 드라마 같은 거에서 기념일 챙기는 거 정말 뻔하고 작위적인 짓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喋喋不休的傢伙想復仇,新月會甦醒,地下城的怪物會不斷變強。雖然前路茫茫,但即便如此。不,正因為如此,我才更想把該做的事情都做了。我曾經覺得,在災難片或世界末日電影、電視劇中慶祝紀念日,是非常老套且刻意的行為。
그게 사는 거겠지. 힘들고 막막하다고 다 놓아 버리면 진짜 끝나는 거니까. 반대로 살려고 발버둥치느라 죄다 흘려보내는 것도 쓸쓸한 일이다. 목숨만 붙어 있다고 해서 제대로 사는 건 아니잖아.
那才是生活吧。如果因為艱難和茫然就放棄一切,那才是真正的結束。反過來說,為了活下去而掙扎,卻把一切都錯過,也是一件孤單的事。光是活著,也不算是真正地活著,不是嗎?
“나는 볼 수 없으니까, 내 한복 네가 골라줄래?”
「我又看不到,我的韓服你幫我挑好不好?」
“형.” 「哥。」
“응.” 「嗯。」
“…내일까지는 꼼짝도 않기로 약속하는 거야.”
「……你得答應我,到明天為止都不能亂動。」
동생은 내키지 않는다는 투로 말했다. 그럼에도 내게 져주었다.
弟弟語氣不情願地說道。即便如此,他還是讓了我。
“집 바로 옆에 던전이 터져도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으마. 너랑 예림이가 막아 주겠지.”
「就算家旁邊的地下城爆發,我也不會動一步。反正有你和藝琳會去擋。」
“그리고 딱 추석 쇠는 일만 해. 시력 다 회복될 때까지 다른 일은 안 돼.”
「然後就只做過中秋節的事。在視力完全恢復之前,不能做其他事。」
“알았다, 알았어. 추석이랑 관련된 일만 하마.”
「知道了,知道了。我只做跟中秋節有關的事。」
고개를 끄덕이자 동생 녀석이 어리광부리듯 나를 끌어안아왔다. 화는 풀린 듯하지만 여전히 토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我點了點頭,弟弟便像在撒嬌般地抱住了我。他似乎氣消了,但仍用鬧彆扭的聲音咕噥著。
“음식 하는 건 안 돼. 해도 내가 해.”
「做飯不行。要做也是我來做。」
“네가 어떻게 한다고.” 「你怎麼可能做。」
“왜 못 해. 내가 안 했어? 돌아오기 전에.”
「為什麼不行。我不是做過嗎?在回來之前。」
“…어?” 「……咦?」
무슨 소리냐는 말을 급히 꿀꺽 삼켰다. 유현이는, 모른다. 우리가 괜찮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我連忙把「你說什麼」這句話吞了回去。宥賢他,不知道。他以為我們過得很好。
“어, 그럴 상황이, 아니었거든. 명절 지낼 만한 상황이.”
「呃,當時,沒有那種情況。沒有那種可以過節的情況。」
동생을 마주 안아주며 말을 이었다.
我抱著弟弟,繼續說道。
“아무래도 지금보다 더 팍팍했으니까. 넌 많이 바빴지. 많이.”
「畢竟那時候比現在更艱難。你很忙,非常忙。」
“하긴 기승수가 없었으니 던전 공략에 시간도 오래 걸렸을 거고. 박예림도 없었고. 김성한 헌터는?”
「說得也是,沒有奇承洙,攻略地下城肯定要花更長時間。也沒有朴藝琳。那金成翰獵人呢?」
“S급에 가깝다는 말까진 들었지만 그래도 A급에 머물러 있었어. 일이 년쯤 더 지났으면 S급이 되었을지도.”
「我聽說過他接近 S 級,但仍然停留在 A 級。如果再過一兩年,或許就能成為 S 級了。」
“그럼 형이랑도 생각보다 자주 못 봤겠다.”
「那哥你跟他也比想像中不常見面了。」
“응. 야, 한국 최고의 헌터가 한가했겠냐.”
「嗯。喂,韓國最頂尖的獵人哪會閒著啊。」
못 봤지. TV에서나 봤지. 그래도 나는 화면 너머로나마 많이 봤는데, 넌 어땠을까.
沒看過吧。只在電視上看過。不過我好歹也隔著螢幕看了不少,你又是如何呢。
“지금 자면 저녁때 다시 일어날 수 있겠어? 약 먹고 잘래? 이르긴 하지만.”
「現在睡的話,晚上還能再起來嗎?要不要吃藥睡?雖然還早。」
“모르겠다. 잘 수 있으면 그냥 푹 자는 게 낫긴 할 텐데.”
「我不知道。如果能睡著,那還是好好睡一覺比較好。」
“그럼 씻고 나서 약 먹자. 공휴일 되기 전에 치과 예약 잡고.”
「那麼,洗完澡後吃藥吧。在放假前預約牙科。」
치과에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니냐. 가기 싫다.
你是不是太執著於牙醫了?我不想去。
- 아빠, 나 왔어.
- 爸,我回來了。
비몽사몽 중에 체인질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에서 덜 깼다는 핑계로 눈을 감고 더듬더듬 작은 용을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원해서, 날 도와준 건데 괜히 내 상태를 알려서 죄책감 가지게 만들긴 싫었다. 심지어 아직 애잖아.
在半夢半醒之間,我聽見了變異者的聲音。我藉口還沒完全清醒,閉著眼睛摸索著撫摸小龍。這是我自願的,牠也幫了我,我不想讓牠知道我的狀況而感到內疚。更何況,牠還只是個孩子。
“수고 많았어.” 「辛苦了。」
- 응. 나도 잘게. 아빠, 잘 자.
- 嗯。 我也要睡了。 爸,晚安。
손아래의 작은 부피감이 스르륵 사라졌다. 나도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手下那小小的體積感,緩緩地消失了。我也再次陷入了沉眠。
“진짜 안 보여요? 진짜?!”
「真的看不到嗎?真的?!」
예림이가 버럭 소리쳤다. 어젯밤 이르게 잠든 탓에 새벽같이 눈이 떠졌다. 오랜만에 푹 자긴 했는데 일찍 일어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선생님 스킬도 가급적 쓰지 않는 편이 좋겠다 싶어 삐약이와 벨라레와 함께 그냥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다 보니 유현이가 일어났냐며 방에 들어왔다.
藝琳大聲吼道。昨晚睡得早,所以天還沒亮就醒了。雖然久違地睡了個好覺,但起得早也沒事可做。心想老師技能最好也盡量別用,於是就和小雞和貝拉雷一起在床上滾來滾去,結果宥賢就進房間問我醒了沒。
그리고 아침 준비해 주겠다며 거실로 데리고 나가 주는 걸 예림이 눈에 딱 걸리고 만 것이었다. 감출 생각은 물론 없었지만.
然後,他說要準備早餐,把我帶到客廳,結果就被藝琳逮個正著。當然,我本來就沒打算隱瞞。
“일시적인 거야. 어젠 귀도 잘 안 들렸는데 지금은 멀쩡해졌…….”
「這只是暫時的。昨天我還聽不太清楚,但現在已經完全恢復了……」
“형!” 「哥!」
“아저씨!” 「大叔!」
“아주 조금 먹먹한 정도였어. 다른 덴 진짜 문제없다.”
「就只有一點點悶悶的而已。其他地方真的沒問題。」
유현이와 예림이가 동시에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피스도 뭘 아는 건지 크흥거렸다. 속상해하는 예림이를 열심히 달래 주는 도중에도 한숨이 끊이질 않았다. 땅 꺼지겠다, 이 녀석들아.
宥賢和藝琳同時深深地嘆了口氣。和平也像是知道什麼似的,發出「吭」的聲音。在努力安慰著傷心的藝琳時,嘆息聲卻不曾間斷。這些孩子們,再嘆氣下去地都要塌了。
“잠깐이라고 해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잖아요. 근데 한유현 넌 어제 왜 아저씨랑 같이 추석 선물 사러 가라고 한 거야?”
「就算只是一下子,也什麼都看不見啊。可是韓宥賢你昨天為什麼要我跟大叔一起去買中秋禮物?」
아저씨가 나간다고 해도 집에 가둬 놔야지! 하고 예림이가 아마도 유현이를 노려보았다. 안 보여도 애들 표정은 눈에 훤하다. 유현이는 대답도 안 하고 나만 쳐다보고 있겠지.
「就算大叔要出去,也得把他關在家裡!」藝琳大概是這樣瞪著宥賢的。就算看不到,孩子們的表情也一清二楚。宥賢應該沒回答,只是看著我吧。
“선생님 스킬 쓰면 괜찮아. 피스는 데리고 다니기 힘들고, 벨라레의 도움을 받으려고. 얘가 시력도 좋고 열감지도 가능하거든.”
「用老師的技能就沒關係。Peace 很難帶,我想請貝拉雷幫忙。牠視力很好,也能感應熱源。」
피스나 삐약이와는 다르게 벨라레가 다른 곳을 봐도 그럭저럭 주위를 감지하는 게 가능했다. 게다가 목에 감으면 내 눈높이와도 비슷할 거고.
和和平或小不點不同,貝拉雷就算看著別處,也能大致感應到周圍的狀況。而且如果纏在脖子上的話,高度也和我的視線差不多。
“…아저씨, 진짜 몸 좀 아끼세요.”
「……大叔,你真的要多保重身體啊。」
예림이가 툴툴대며 내 옆에 앉았다. 소파의 흔들거림이 전해져 왔다. 예림이한테도 회귀 전 일을, 아… 회귀에 대해 말한 거 묻는다는 게 깜박했다. 던전 상태도 좀 더 자세히 알아봤어야 했는데. 채터박스 때문에 머리도 속도 복잡해진 탓인지 놓친 게 많았다.
藝琳嘟囔著坐到我身旁。沙發傳來搖晃的感覺。我忘了問藝琳關於回歸前的事,啊……是問她關於回歸的事。我也應該更詳細地了解地城狀況。或許是因為喋喋不休的關係,腦袋和思緒都變得複雜,錯過了很多事。
유현이가 아침 차리러 주방에 들어가고 예림이가 소리라도 들으라며 TV를 켰다. 마침 어제 세성 길드장 자택이 날아간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宥賢進廚房準備早餐,藝琳則打開電視,說要聽點聲音。電視上正好在播報昨天星辰公會會長宅邸被炸毀的新聞。
“저거 봐요, 아저… 죄송해요.”
「你看那個,大叔……抱歉。」
“괜찮아. 나야 잠깐 안 보이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마.”
「沒關係。我只是暫時看不到,別放在心上。」
잠깐 입을 다물었던 예림이가 다시 발랄하게 떠들기 시작했다.
<p>暫時閉上嘴的藝琳,再次活潑地說了起來。</p>
“세성 길드장 머리색 말이에요! 핑크빛이에요! 은발에 분홍색 약간 비치는 거긴 한데, 그래도 핑크라니!”
「是說,星辰公會會長的髮色!是粉紅色的!雖然是銀髮中透著點粉紅色,但竟然是粉紅色!」
저런. 결국 체인질링 머리색이 성현제 머리색으로 보이게 되어 버렸구나.
<p>哎呀。結果變形怪的髮色,最終還是看起來像成賢濟的髮色了啊。</p>
“전, 어… 베이지색? 이었던 거 같은데 염색한 걸까요. 웃기지 않아요? 어울려서 더 웃겨요!”
「我,呃……好像是米色的?不知道是不是染的。不覺得很好笑嗎?因為很適合他,所以更好笑了!」
“생방송 탄 거 녹화해 줘. 두고두고 보게.”
「把直播錄下來。我要一再回味。」
“당연히 녹화했죠! 어제 저거 가지고 떠들썩했다니까요. 검색순위 1위 찍고 세성길드 날아간 것보다 더 화제였어요.”
「我當然有錄影啊!昨天大家都在討論那個,比搜尋排行榜第一名,還有星辰公會垮掉什麼的都還要熱門呢。」
어휴, 성현제 씨 인기 많네. 추석 즈음엔 잠깐이라도 깨어나려나. 차례 음식 좀 싸다 줘야겠다.
唉,成賢濟先生人氣真旺。中秋節前後會短暫醒來嗎?得包點祭祀食物給他才行。
“한유현한테 대충은 들었는데, 저도 부르지.”
「韓宥賢大概跟我說了,但我也沒被叫去。」
“안 그래도 예림이 너 있었으면 싶었어. 새 마수에 대해서도 들었어?”
「我本來就希望藝琳妳在。妳也聽說了關於新魔獸的事嗎?」
“네, 아주 조금만요. 자세한건 비밀이래서. 어디 있어요?”
「對,就一點點。說是詳細內容要保密。在哪裡?」
그럼 성현제 대역 뛴 것도 못 들었겠네. 하긴 은발보고 염색한 거라고 했으니.
那他應該也沒聽說過我代替成賢濟的事吧。畢竟他說看到銀髮還以為是染的。
“지금은 잠들었어. 힘을 많이 써서. 체인질링 도움으로 예림이 네 스킬 써서 성현제 잡았잖냐.”
「他現在睡著了。因為他耗費了許多力氣。你不是靠著變異種的幫助,用藝琳的技能抓住了成賢濟嗎?」
“진짜요?” 「真的嗎?」
예림이가 다리까지 동동 구르며 소리 내어 웃었다. 그걸 직접 봤어야 하는 건데! 아니, 내가 직접 스킬 써줬어야 하는 건데! 하고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예림이가 있었어도 내가 직접 칼 꽂아야 했으니 S급 힘을 쓰긴 썼어야겠지만, 그래도 훨씬 수월했겠지.
藝琳跺著腳,放聲大笑。她應該親眼看到那一幕的!不,我應該親自對他使用技能的!她感到非常惋惜。即使藝琳在場,我也必須親自捅那一刀,所以還是得使用 S 級的力量,但那樣會輕鬆許多吧。
아침 밥상에서 서로 나한테 먹여 주겠노라 다투는 바람에 식사하는 데 한참 걸렸다. 유현이는 바로 길드에 가 봐야 했지만 예림이는 오늘은 오후에만 일정이 있다고 했다.
早餐桌上,大家爭著要餵我吃飯,結果吃頓飯花了好長時間。宥賢說他得馬上去公會,但藝琳說她今天下午才有行程。
“그럼 내일 나가서 추석 선물 사고 점심 먹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눈 안 보인다는 거 말해야 하지 않아요?”
「那我們明天出去買中秋禮物,然後吃午餐~你是不是也該告訴其他人你看不見了?」
“들켜서 좋을 거 없으니 외출은 선글라스 쓰고 할 거야. 명우와 노아 씨에겐 말하긴 해야 하는데…….”
「被發現沒什麼好處,所以外出時我會戴太陽眼鏡。雖然得跟明宇和諾亞先生說一聲……」
“아저씨 또 잔소리 듣겠다.”
「大叔又要被唸了。」
“으응.” 「嗯。」
노아 씨는 걱정 정도만 하겠지만 명우는… 각인도 봐달라고 해야 하는데. 유현이한테는 흑룡의 심장 조각도 넣어 달라고 해야 하잖아. 일단 눈이 조금이라도 보이게 되고 나서 말하자.
諾亞先生頂多只是擔心,但明宇他……還得請他幫忙看看刻印。宥賢那邊也得請他幫忙放入黑龍的心臟碎片才行。總之,等眼睛稍微能看見一點之後再說吧。
“오늘은 푹 쉬기로 했으니까.”
「今天說好要好好休息了。」
“그래도 정원에 산책 정도는 나가요. 무조건 집에 들어앉아 있다고 휴식인가. 현아 언니한테 맛있는 거 사오라고 할까요? 연구실에 들를거랬는데.”
「就算那樣,至少也去庭院散散步吧。一直待在家裡就叫休息嗎?要不要叫賢娥姊買些好吃的過來?她說會順道去研究室一趟。」
현아 씨에게는 내 상태를 알려 줘도 괜찮겠지. 고개를 끄덕이자 예림이가 곧장 문현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p>跟炫雅小姐說我的狀況應該沒關係吧。我點點頭,藝琳便立刻打電話給文炫雅。</p>
바로 코앞인 옥상정원이었지만 그래도 선글라스 쓰고 벨라레를 목에 감은 채 밖으로 나갔다. 열감지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서 적응만 하면 멀쩡하게 움직일 수 있을 듯했다.
雖然頂樓花園就在眼前,但我還是戴上太陽眼鏡,把貝拉雷掛在脖子上才出門。熱感應能力相當出色,只要適應了,應該就能正常活動。
“형님! 성현제 집 날려 버렸다면서?”
「哥!你說你把成賢濟的家給炸了?」
예림이와 함께 옥상정원을 산책하길 잠시, 문현아가 불쑥 나타났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옥상으로 바로 뛰어올라 온 모양이었다. 천장이 높아서 거의 3층 이상 될 텐데.
和藝琳在屋頂花園散步了一會兒,文賢雅突然出現了。她似乎沒有搭電梯,而是直接跑上屋頂的。這裡天花板很高,應該有三層樓以上吧。
“재미 좋았겠다.” 「玩得挺開心吧。」
“재미는요. 살벌했거든요?” 「哪有什麼樂趣。那可是很殘酷的?」
“정말로 재미없었어? 진짜로?” 「真的不好玩嗎?真的?」
음, 솔직히 말하자면. 嗯,老實說。
“좀 짜릿하긴 했죠.” 「是還滿刺激的啦。」
내 대답에 문현아가 웃으며 가지고 온 바구니를 정원 한쪽의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안에서 파이, 샌드위치, 음료수 등이 줄줄이 나왔다.
聽到我的回答,文賢雅笑著將帶來的籃子放到庭院一角的桌上。派、三明治、飲料等食物接二連三地從裡面拿了出來。
“그 통은 뭐예요?” 「那個桶子是什麼?」
“미역국. 내가 특별히 받아 왔어.”
「海帶湯。我特地去拿來的。」
그러면서 컵 가득 따라주었다. 맛있긴 한데 컵에 미역국이라니. 그래도 맛있다. 음식을 먹으며 어제 일로 내 시력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간략하게 말해 주었다. 문현아는 S급 몬스터를 처리하는 도중에 S급 헌터들끼리 시비도 붙었다고 알고 있었다.
她邊說邊將杯子倒滿。雖然好喝,但杯子裡裝的是海帶湯。不過還是很好喝。我邊吃東西邊簡略地告訴她,我因為昨天的事情導致視力下降。文賢娥知道 S 級獵人之間在處理 S 級怪物時也發生了爭執。
“단순히 S급 몬스터만 나타났으면 그 꼴 될 리가 없잖아. 그래서 물었더니 소영이가 그렇게 변명하기는 했다만, 믿지는 않아. 방송 나온 성현제 상태도 좀 이상하던데, 무슨 일이야?”
「要是單純只有 S 級魔物出現,怎麼可能變成那副德性。所以我問了,素英是那樣辯解沒錯,但我才不信。電視上播出的成賢濟狀態也有點奇怪,是發生了什麼事嗎?」
“전 말 못 해요.”
「我不能說。」
“에이. 아, 진짜 재밌었겠다.”
「哎呀。啊,那一定很有趣。」
“그쵸, 언니. 아, 진짜 재밌었겠다.”
「對啊,姊。啊,一定很有趣。」
예림이에 문현아까지 있었으면 저택만 아니라 세성길드가 통으로 날아갔을지도. 음, 좀 재밌긴 했겠다. 그래도 너무 피해를 키우면 안 되지.
<p>要是連藝琳和文賢娥都在,恐怕不只宅邸,連成聖公會都會整個被夷為平地。嗯,那樣是會有點意思。但也不能讓損害擴大太多。</p>
“형님 오늘 휴가라고?” 「哥今天休假?」
“네. 꼼짝 않고 있기로 유현이와 약속했어요.”
「是的。我跟宥賢約好了,會乖乖待著不動。」
“집에 처박혀 있는 게 무슨 휴간가. 그러지 말고 우리랑 같이 나가자.”
「老是窩在家裡算什麼休假。別這樣,跟我們一起出去吧。」
현아 씨가 꼬드겨왔다. 나도 나가고 싶긴 한데, 동생한테 약속했는걸.
炫雅小姐來誘惑我了。我也想出去,但我已經答應過我弟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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