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화 특등급 미끼 (1)
第 118 話 特等級誘餌(1)
우중충한 잿빛 하늘에 무너지고 타다 남은 건물이라는 배경 탓일까. 송태원의 두 눈은 가라앉다 못해 음울하게까지 느껴졌다. 그의 입장에서 피곤할 법한 상황이긴 했지만, 단순히 지치기만 한 것 같지는 않았다. 굶주리고 폭풍에 휘말려 엉망이 되었어도 마지막 도약의 힘은 남겨 둔 호랑이 같다. 그 목표는 다름 아닌 나였고.
或許是因為陰沉灰濛的天空和倒塌燃燒殘破的建築作為背景,宋泰元的雙眼不僅沉澱,甚至帶著一絲陰鬱。他的處境確實令人疲憊,但看起來並非只是單純的疲倦。就像飢餓又被暴風捲入混亂的老虎,仍保留著最後一搏的力量。而那個目標,正是我。
공포 저항이 없었다면 조금쯤 소름이 돋아났을 듯한 시선이다.
若非恐懼中沒有抵抗,這目光恐怕會讓人起一身雞皮疙瘩。
‘그래도 송태원이 이번 일과 관련이 있진 않겠지만.’
「不過宋泰元應該不會和這次事件有關吧。」
엄한 사람 누명 씌우는 뒷수작을 부릴 만큼 융통성 있는 남자였다면 훨씬 더 편하게 살고 있었을 터다. 고위 공무원에 S급 헌터면서 스스로를 옭매는 수도자처럼 굴진 않았겠지.
如果他是個足夠圓滑,會使出陷害嚴厲之人的陰謀詭計的男人,生活肯定會輕鬆許多。身為高階公務員兼 S 級獵人,他不會像個自我束縛的修行者那樣行事。
한때의 소시민으로서 인간적인 호감은 가지만 동시에 차를 날려 버린 성현제의 횡포도 아주 약간은 이해가 갔다. 갑갑하긴 하다.
作為曾經的小市民,對他有人性上的好感,但同時對於性賢帝一怒之下摧毀車輛的橫蠻行徑,也多少能理解。確實讓人感到壓抑。
‘무척이나 까다로울 거고.’ 「一定非常難搞。」
내 상태를 민감하게 체크하는 거 보면 키워드 적용하기도 꺼려졌다. 사실상 그냥 버리는 게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겠지. 송태원만 없으면 헌터 협회는 자연히 힘을 잃게 되니까.
看他敏感地檢查我的狀態,連套用關鍵字都猶豫了。事實上,直接放棄才是最簡單快速的方法。只要沒有宋泰元,獵人協會自然會失去力量。
그럼에도 역시 저 사람이 회귀 전과 같은 결말을 맞이하는 건 바라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말을 걸어 볼까 하는데 송태원이 돌아섰다. 잔해 주위로 저지선을 치는 사람들과 짧게 몇 마디 나누곤 그 너머로 들어서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儘管如此,我還是不希望那個人重蹈覆轍,迎來和回歸前一樣的結局。該怎麼辦呢?我正想先開口說話,宋泰元卻轉過身去。在殘骸周圍與設置封鎖線的人們簡短交談幾句後,他便走進了那片區域,我望著他的背影。
넓지만 무거워 보이는 어깨가 기분 묘하게 다가왔다.
寬闊卻沉重的肩膀,帶來一種奇妙的感覺。
“유현아, 내 전화 도청은 안 하고 있지?”
「柳賢啊,你沒有偷聽我的電話吧?」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他轉過頭問道。
“안 해. 막아 놓은 것도 반경이 그리 넓진 않고. 무엇보다 주위의 반발이 거셀 거라 도청은 불가능해.”
「不做。設置的防護範圍也不算太廣。最重要的是,周圍的反彈會很激烈,竊聽是不可能的。」
나와 연락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하다.
想到和我聯絡的人,也覺得這樣做是合理的。
“전화 차단은 반발하는 사람 없었냐.”
「封鎖電話時沒有人反彈嗎?」
“휴가 기간만이라고 했으니까. 세성과 브레이커도 동의해 줬고. 형이 쉬는 사이에 처리하려고 했었는데.”
「因為只說是在休假期間。星成和 Breaker 也同意了。本來想趁你休息的時候處理的。」
유현이가 무너진 빌딩을 힐끗 돌아보았다.
柳賢瞥了一眼倒塌的建築物。
“브레이커 길드장의 입이 너무 가벼웠던 모양이지.”
「看來破壞者公會長的嘴巴太輕了。」
“말 안 해 주려고 했었어. 내가 억지로 캐낸 거야.”
「本來不想說的,是我硬是套出來的。」
“이번엔 뭘 내어줬어?” 「這次又透露了什麼?」
내게로 돌아오는 시선 끝이 날카롭다. 내가 이 난장판 쳐 놓았다는 걸 들키면 안 되니까 태연한 척 굴고 있었지만, 역시 동생 놈 기분이 유쾌하진 않은 모양이었다. 뭘 내어줬냐라, 빌딩 갈아엎은 대가를 말하는 거겠지.
回到我這裡的目光銳利無比。因為不能讓他發現是我搞得這一團亂,我才裝作若無其事,但看來弟弟的心情果然不太好。大概是在問我付出了什麼代價,換成拆了整棟大樓吧。
“그냥 내가 평소에 하는 거. 아니 나도 이번에는 얌전히 있으려고 했는데, 너무 치사하게 굴잖냐.”
「只是我平常會做的事而已。不是我這次也想安分點,但你這樣太卑鄙了。」
화끈하게 건물 통째로 불 싸질러 버렸으면 음, 유현이가 열 좀 받았나 보네 하고 불구경이나 했을 것이다. …는, 역시 아니고. 뒷수습 하려고 머리 굴리고 있었겠지. 어쨌든 직접 와서 엎지는 않았을 테니까.
如果我乾脆把整棟大樓燒個精光,嗯,或許柳賢會氣得發火,然後就坐看火光吧。……果然不是這樣。他應該在想辦法收拾殘局。反正他不會親自來翻臉。
“알았어.” 「知道了。」
나름 각오를 했건만 동생은 의외로 쉽게 물러났다. 웬일이지. 그때 차 한 대가 더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사람이 비싸 보이는 카메라로 빌딩의 잔해를 촬영한다. 기자인가 싶은 순간 차에서 한 명이 더 내려섰다.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서.
雖然我做好了心理準備,弟弟卻意外地輕易退讓了。這是怎麼回事。就在那時,又有一輛車抵達。從車上下來的人用昂貴的相機拍攝大樓的殘骸。正當我以為是記者時,車上又下來一人,手裡還拿著一大束花。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소속이 어디인지는 알 것 같았다.
雖然是第一次見面,但大概知道對方所屬。
“한유진 님.” 「韓有真小姐。」
꽃다발이 내 앞으로 다가왔다. 장미다. 가늘어진 빗방울이 대롱대롱 매달려 더욱 싱싱해 보였다.
一束花走到我面前。是玫瑰。細細的雨滴掛在花瓣上,讓它看起來更加鮮嫩欲滴。
“세성 길드장님께서 멋진 무대의 관객이 되어 주지 못해 무척이나 아쉽다고 전해드리라 하셨습니다.”
「세성公會會長說,非常遺憾無法成為精彩舞台的觀眾,請代為轉達。」
“아, 예.” 「啊,嗯。」
소식을 듣고도 사람만 보내다니. 그럴 인간이 아닌데.
明明聽到了消息,卻只派人來。不是那種會這樣做的人。
‘가벼우니 어쩌니 한 게 단순한 핑계가 아니었나 보구만.’
「說什麼輕飄飄的,果然不是單純的藉口啊。」
오지 못할 다른 이유가 있는 게 분명하다.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냐. 별생각 없이 꽃다발을 받으려는데,
一定有其他無法前來的原因。他到底在哪裡,正在做什麼呢?本來只是無心地想接過花束,卻……
화르륵— 火光閃爍—
장미가 화려하게 불타올랐다. 玫瑰華麗地燃燒起來。
“그런 거 함부로 받으면 안 돼, 형.”
「那種東西不能隨便接受,哥。」
“맞아요. 꽃다발은 특히나 더 위험합니다. 속에 뭘 숨겼을지 알 수 없어요.”
「沒錯。花束尤其更危險,因為你無法知道裡面藏了什麼。」
칼 박힌 꽃다발이라도 받은 적 있는 건가요, 노아 씨. 진짜로 날붙이가 들어가 있대도 나쁘지 않은데. 손가락 좀 찔리고 이걸로 빚 탕감하죠, 우길 수도 있고.
你曾經收到過插著刀的花束嗎,諾亞先生?真的裡面插著刀片也不壞啊。手指被刺一下,然後用這個來抵債也說得過去。
“둘이 잘 맞는 거 같다. 이참에 친구 하면 어때?”
「你們兩個看起來很合得來耶。不如趁這個機會做朋友怎麼樣?」
실없이 던진 말에 유현이와 노아가 동시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야, 표정도 비슷하고. 자주 붙여 주면 미운 정이라도 들지 않을까. 원래 남자애들은 싸우다 친해지는 법 아니던가.
無心說出這句話,卻讓柳賢和諾亞同時皺起了眉頭。哇,表情也真像。要是常常讓他們待在一起,說不定會產生一點情感呢。男孩子不都是吵著吵著就成朋友了嗎?
둘이 같이 다닌다고 생각하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비쥬얼도 좋잖아. 요즘 젊은 애들은 뭐 하고 놀더라.
想著兩人一起行動,心情自然就變好了。外貌也不錯嘛。現在的年輕人都在玩些什麼呢?
“보내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還有一樣東西寄來了。」
세성 길드원은 꽃다발이 타 버린 것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내었다. 이런 사소한 일에 당황해서야 성현제 밑에서 일하기 힘들겠지.
世成公會成員對花束被燒毀感到有些驚訝,但很快冷靜地拿出一個小盒子。若是因為這種小事就慌了神,恐怕很難在聖賢帝手下工作吧。
“이번엔 태우지 마.” 「這次不要載我。」
유현이에게 말하며 얼른 상자를 받아 들었다. 뚜껑을 열자 손목시계가 나타났다.
對著柳賢說完,趕緊接過盒子。打開蓋子,裡面是一只手錶。
“인벤토리에 수납 가능한 헌터용 시계입니다.”
「這是可以放入背包的獵人用手錶。」
안 그래도 하나 마련할 생각이긴 했는데.
本來就打算準備一個的。
“제가 마련한 무대는 아닌데, 굳이 관람료를 내시겠다니 받아 두겠습니다.”
「這不是我準備的舞台,但既然您願意付觀賞費,我就收下了。」
던전 부산물로 부품 하나하나 만들어야 하다 보니 비싸기도 비싸지만 주문해도 받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게 헌터용 시계였다. 그러니 감사히—
因為要用地城的副產品一件一件製作零件,不僅價格昂貴,訂購後也需要相當長的時間才能收到,這就是獵人用的手錶。所以只能心懷感激地—
“…나도 주문해 놓았는데.” 「……我也下訂單了。」
유현이가 작게 중얼거렸다. 앗, 이런 잠깐만.
柳賢輕聲喃喃自語。啊,這個,等一下。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心意我心領了。」
곧장 상자 닫고 던지듯 시계를 돌려줬다. 필요 없어. 세성 길드원은 난감해했지만 순순히 물러났다.
他立刻關上盒子,像丟東西一樣把手錶還了回去。不需要。雖然 Seongseong 公會的成員感到為難,但還是乖乖退下了。
자리를 뜨기 전에 송태원과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현장 수습으로 바빠 보였다. A급 이상 던전 브레이크로 신고했으니 한동안 정신없기는 할 터다. 보스 몬스터로 보이는 거대한 용만 처치한 것으로 되어 있으니 남은 몬스터를 찾기 위해 주변 수색도 들어가겠지.
離開之前本想和宋泰元聊聊,但他看起來正忙著處理現場。因為已經以 A 級以上的地城突破事件報告了,接下來應該會很忙。據說只擊敗了看起來像是首領怪物的巨大龍,接下來應該會展開周邊搜索,找尋剩下的怪物。
좀 미안해지네. 허위 신고는 하면 안 되는 건데. 협회에서 먼저 허위 기사 내보냈으니 이걸로 퉁 칩시다.
有點覺得抱歉。虛假報告是不可以做的。不過協會先發了虛假新聞,就用這個算了吧。
“미안하지만 남는 자리가 하나뿐이라.”
「抱歉,只有一個空位了。」
유현이가 전혀 미안하지 않은 얼굴로 노아에게 말했다. 그리곤 내 팔을 붙잡아 차 조수석에 밀어 넣었다. 일부러 자리가 둘뿐인 차를 가지고 온 건 아니겠지.
柳賢一臉一點也不覺得抱歉地對諾亞說道。然後抓住我的手臂,把我推進車子的副駕駛座。她不會是故意開只有兩個座位的車來的吧。
노아에게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차가 출발했다. 집 못 찾아가진 않겠지만 그래도 저렇게 두고 가는 건 너무하지 않냐.
還沒來得及對諾亞說什麼,車子就開走了。雖然不至於找不到回家的路,但這樣就這麼丟下他不管,未免也太過分了吧。
“얌전히 쉬기로 했잖아.” 「不是說好乖乖休息的嗎。」
원래도 인적이 드문 편이었지만 통행 제한 탓에 더더욱 텅 빈 도로를 내달리며 유현이가 말했다. 아까는 알았다고 하더니. 역시 조용히 넘어갈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本來人煙就稀少的地方,因為通行限制,道路更加空蕩蕩地延伸著,柳賢一邊奔馳一邊說道。剛才還說知道了呢,果然是不打算就這麼安靜地過去。
“공식적으로 나는 아무 일 안 했어. 그냥 동생 보러 온 것뿐이지.”
「官方上我什麼都沒做。只是來看弟弟而已。」
“형.” 「哥。」
“그래서 어떻게 할 작정이었어? 네 평판 떨어뜨려 가며.”
「那你打算怎麼做?不惜毀了你的名聲。」
바퀴가 아스팔트를 긁는 소리와 함께 차가 길가에 멈춰 섰다. 문득 손이 허전했다. 피스나 삐약이를 쓰다듬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車輪刮過柏油路面的聲音中,車子停在路邊。忽然手感到空虛。要是能撫摸皮斯或啾啾就好了。
“말해 주면. 또 나설 거잖아.”
「你要是說出來,就又會插手了吧。」
“말 안 해 줘도 나설 건데.”
「就算你不說,我也會出手的。」
노려보는 시선이 따끔하다. 피스 털 만지고 싶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被那銳利的目光盯著,感覺刺痛。好想摸摸 Peace 的毛,溫暖又柔軟。
“내가 뒤져 보는 것보다는 네가 말해 주는 게 낫지 않을까.”
「與其讓我去查,不如你直接告訴我比較好吧。」
“이대로 집에 끌려가는 건 어때. 피스와 삐약이도 넣어 줄게.”
「就這樣被拖回家怎麼樣?我也會把 Peace 和 Ppyak 一起帶上。」
유현이 녀석 집을 말하는 거겠지. 미니 포털 막아 놓으면 꼼짝 못 하겠네. 피스에게 창문 깨 달라고 하고 뛰어내린다는 마지막 선택지가 있긴 하지만.
應該是在說劉賢那傢伙的家吧。如果把迷你傳送門封住的話,他就動彈不得了。雖然還有個最後的選擇,就是請 Peace 打破窗戶然後跳下去。
“마음대로 해.” 「隨你便。」
“…뭐?” 「……什麼?」
“말은 해 주고. 궁금하잖아.”
「說了啊。你不是很好奇嗎?」
짧은 침묵 후 동생이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短暫的沉默後,弟弟用更加溫和的語氣開口了。
“협회 내에, 혹은 관련자들 중에 타국과 거래하려는 놈들이 있어.”
「協會內部,或者相關人士中,有些人想和外國做交易。」
“다른 나라와?” 「和其他國家?」
“중국이나 러시아로 추정되는데 확실하지는 않아. 그놈들의 목표는 형이고.”
「推測是中國或俄羅斯,但不確定。那傢伙們的目標是你哥。」
“현아 씨 말로는 우리나라 정부에서 나한테 목줄 걸고 싶어 한다던데.”
「聽賢雅說,我們國家政府想要給我套上繩索。」
“그건 아직 의견이 갈려 있어. 형은 협조적인 편이니까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는 쪽이 더 우세해.”
「那件事還有分歧。哥哥比較合作,所以比較傾向於不要自找麻煩。」
하긴 괜히 핍박하다가 해외로 튀기라도 하면 곤란하겠지. 어딜 가든 환영받을 테니까.
說到底,要是無緣無故逼得他跑到海外去,那可就麻煩了。不管去哪裡,他都會受到歡迎的。
“형이 비각성자의 예상 각성 등급을 알 수 있다는 사실도 이미 빠져나간 모양이야. 몬스터에 더해 각성자들까지 나라에서 키워 낼 수 있다는 건 독재자 입장에서 무척이나 매력적이겠지. 특히나 나이 어린 비각성자는 교육시키기도 쉬울 테니까.”
「哥哥能知道非覺醒者預計覺醒等級的這件事,好像也已經被洩漏出去了。對獨裁者來說,不僅怪物,連覺醒者都能由國家培養出來,這點肯定非常有吸引力。尤其是年紀較小的非覺醒者,更容易教育訓練。」
애들 세뇌시켜서 각성자 부대 같은 거라도 만들 생각인 건가. 인류애 떨어지는 소리구만. 나를 그런 식으로 써먹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했는데. 세상엔 참 더러운 놈들이 많아.
他是打算洗腦那些孩子,組成什麼覺醒者部隊之類的嗎。真是毫無人性。沒想到他竟然會想用我這種方式來利用。這世上真是有太多骯髒的傢伙。
“어떤 새끼인진 몰라도 얼마나 받아먹기로 했기에 사람을 다 팔아먹냐.”
「不管是什麼傢伙,為了能撈多少好處,竟然把人都出賣了。」
나라 팔아먹는 놈들도 있었던 마당에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在有些人連國家都能出賣的情況下,這也算不上什麼新鮮事。
“그래도 날 빼돌리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 주위에 항상 S급 헌터가 있잖아.”
「不過要把我偷偷帶走也不會那麼容易吧。周圍總是有 S 級獵人守護著。」
노아가 상주 중인 데다가 피스도 있고 바로 옆 건물이 해연 길드라 S급 헌터가 득시글한 판이다. 외출할 때도 요샌 S급 헌터가 따라붙지 않은 적이 없었지.
諾亞正在駐守,加上有 Peace,旁邊的建築又是海淵公會,這裡簡直是 S 級獵人聚集的戰場。最近出門時,幾乎沒有一次沒被 S 級獵人跟著。
“지금 상태로는 사실상 불가능하지. 아니었으면 해결될 때까지 가둬 놓았을 거야.”
「以現在的狀態來說,事實上是不可能的。不然的話,我早就把他關起來,直到問題解決為止了。」
“나한테 동의 구할 생각은 아예 없는 듯한 소리다? 나랑 관련된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
「聽起來根本沒打算跟我商量吧?還有跟我有關的其他人呢。」
“마음대로 하라며. 그리고 다들 동의할걸.”
「隨你們便吧。而且大家都會同意的。」
그래, 뭐. 그럴 거 같다. 자주 놀러들 와 주겠지. 성현제는 안 왔으면.
嗯,是啊。應該會常來玩吧。希望聖賢帝別來。
“아무튼 날 바로 건드릴 순 없으니까 너한테 찝쩍거렸다는 거냐?”
「總之因為不能直接動我,所以才會纏上你嗎?」
“정확히는 그러도록 유도했어. 형에 대한 정보가 새어 나갔다는 건 세성 길드장이 먼저 알아냈지. 유일무이한 특수 스킬 소유 헌터를 해외로 빼돌리는 건 매국 행위나 다름없으니까 밝혀내기만 하면 협회에 큰 타격을 가할 수 있기에 내게 협조를 구해 왔어.”
「確切來說,是故意引導成那樣的。關於哥哥的情報外洩,是世成公會會長先發現的。把擁有獨一無二特殊技能的獵人偷運到海外,等同於賣國行為,只要查出來就能對協會造成重大打擊,所以他來找我合作。」
“그 인간은 그걸 또 어떻게 알았대.”
「那個人到底是怎麼知道的。」
“자세히는 모르지만 세성 길드장은 국외에도 손이 닿아 있는 모양이야. 그것도 상당히 넓고 깊게.”
「雖然不太清楚詳情,但聽說世成公會會長在國外也有勢力範圍。範圍相當廣泛且深入。」
장난 아니네. 하지만 성현제가 도마뱀 주인 놈과 각성 직후부터 계약해 이것저것 받아먹었다는 걸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니었다. 노아처럼 목줄 걸어 놓은 상급 헌터가 전 세계에 수두룩할지도 모르지.
真不是開玩笑的。不過想到成賢帝從覺醒後就和那條蜥蜴主人簽約,接受了各種好處,也就不奇怪了。像諾亞那樣被套上項圈的高級獵人,說不定全世界到處都是。
…내 앞날이 좀 걱정되는데. 지금이라도 이쯤에서 관계 정리하자고 할까. 하지만 그 정도로 잘난 인간을 놓칠 수도 없고.
…我有點擔心自己的前途。現在說不如就在這個時候結束關係如何?但又捨不得放手那麼了不起的人。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놈들이 틀림없이 접근해 올 테니까 일부러 공격할 빌미를 줬어.”
「因為如果我露出弱點,那些傢伙肯定會接近來,所以我故意給了他們攻擊的藉口。」
“언제부터? 피스랑 둘이 던전 돌았을 때?”
「從什麼時候開始的?是和 Peace 兩個人一起在地城裡轉的時候嗎?」
“그 즈음이었지.” 「大概就是那個時候吧。」
“얼마 안 됐네. 야, 그럼 너 호수 던전에서 나왔을 때, 그거 연기였냐?”
「沒多久嘛。喂,那你從湖泊地城出來的時候,那是演戲嗎?」
내 물음에 유현이가 미소 지었다.
對我的提問,柳賢微笑了。
“아니. 그냥 덜 참은 거야.”
「沒有啦。只是忍得比較少而已。」
안 참은 것도 아니고 덜 참은 거냐.
不是沒忍住,而是忍得比較少嗎。
“노아 씨와 싸운 건?”
「和諾亞先生吵架了嗎?」
“그땐 많이 참았는데.” 「那時候我忍了很多。」
“…그래도 격리소는 좀 과했다. 기껏 산 라텍스 매트리스 한 번 써 보지도 못하고 홀라당 타 버렸잖아.”
「……不過隔離所還是有點過頭了。好不容易買的乳膠床墊都還沒用過一次就全燒光了嘛。」
“라텍스 매트리스? 사 줘?”
「乳膠床墊?要買給我嗎?」
“윤경수 말하는 거야.” 「是尹敬秀在說話。」
키워드 적용시켜서 잘 묵혀 둘 생각이었는데.
本來打算套用關鍵字好好醞釀一陣子。
“아, 그놈은.” 「啊,那傢伙啊。」
기다란 손가락 끝이 운전대를 톡 두드렸다.
修長的指尖輕輕敲了敲方向盤。
“리에트 헌터로부터 들은 게 있어서.”
「我從麗艾特獵人那裡聽說了一些事情。」
“리에트? 뭐라고 했기에.” 「莉艾特?你說什麼?」
“별거 아니야. 격리소 건은 증거 없으니까 괜찮아. 그냥 과하게 손썼다 정도지.”
「沒什麼大不了的。隔離所那件事因為沒有證據,所以沒問題。只是動手有點過頭而已。」
동생 놈은 그밖에 자잘하게 책잡힐 만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큼직한 건은 일부러가 아니긴 했지만, 오히려 그래서인지 더 빨리 반응이 온 모양이었다. 본격적으로 누명까지 더해 가며 압박을 가해 오려 하였으니.
弟弟還說他做了其他一些容易被抓把柄的小動作。事實上,雖然那些大事並非故意,但或許正因如此,反而反應來得更快。對方甚至開始加上莫須有的罪名,試圖進一步施壓。
일단 한유현의 목을 죄면 형제인 내게 손대는 것도 더 쉬워지긴 할 터였다.
只要先掐住韓有賢的脖子,對我這個兄弟下手也會變得更容易。
“그렇다고 해도 부러 네 평판을 떨어뜨리는 짓은 장기적으로 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나도 가만히 지켜보기 힘들 거고. 그러니 그냥 깔끔하게 끝내자.”
「即便如此,故意抹黑你的名聲,從長遠來看很可能會自食其果。我也不會坐視不理的。所以,就乾脆利落地結束吧。」
이어진 내 의견에 유현이의 인상이 잔뜩 찌푸려졌다.
接著我說的話讓柳賢的臉色變得非常陰沉。
“집에 가자. 일주일 뒤에 풀어 줄게.”
「回家吧。一週後我會放你走。」
“야, 잠깐만!” 「餵,等一下!」
그리고 동생을 설득하는 건 정말 많이 힘들었다.
而且說服弟弟真的非常困難。
* * *
옥상 정원에 촬영 장비들이 늘어서 있다. 여러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나는 긴장된다는 듯이 무릎 위의 피스를 쓰다듬었다. 맞은편에 앉은 남녀 연예인이 다정한 미소를 보내온다.
屋頂花園擺滿了攝影器材。在眾多目光注視下,我緊張地撫摸著膝上的吉他弦。對面坐著的男女藝人送來溫柔的微笑。
“정말 멋진 비행이었습니다.” 「真是精彩的飛行。」
- 꺄아! - 噫呀!
자기를 칭찬하는 말을 알아들었는지 블루가 기세등등하게 날개를 파닥였다. 이어 내게 몇 가지 질문이 던져졌다. 적당히 어색해하며 대답하자 이런저런 감탄들이 쏟아졌다. 방송용이긴 하지만 칭찬이 과하구만.
不知是不是聽懂了稱讚自己的話,Blue 得意洋洋地拍打著翅膀。接著向我拋出幾個問題。我有些尷尬地回答後,各種讚嘆聲接連湧出。雖然是為了直播,但這稱讚也太誇張了吧。
그때였다. 약간의 소란과 함께 카메라가 급히 우리가 아닌 이쪽으로 이어진 산책로 쪽을 비추었다. 고개를 돌리자 훤칠한 청년 하나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유현이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더할 나위 없이 상큼한 미소를 짓는다. 누구 동생인지 정말 잘생겼네.
就在那時。伴隨著一陣騷動,鏡頭急忙轉向不是我們這邊,而是通往山徑的方向。轉過頭去,只見一位身材高挑的青年正走來。是柳賢。與我目光相接時,他露出無比清爽的笑容。真不知道是誰的弟弟,長得真帥。
“내가 너무 일찍 도착했나 봐. 아직 촬영 중일 줄은 몰랐어.”
「我好像來得太早了。沒想到還在拍攝中。」
“생방송이다, 이거.” 「這是直播喔。」
“그래?” 「是嗎?」
유현이가 몰랐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어 두 연예인이 어쩔 줄 몰라 하며 이렇게 화면에 나오셔도 괜찮으냐고 물어왔다. 해연 길드장님께선 물론 괜찮다며 화사하게 웃어 보였다.
柳賢睜大了眼睛,彷彿不知道似的。接著,兩位藝人不知所措地問道:「這樣出現在畫面上真的沒關係嗎?」海延公會長當然說沒問題,並露出燦爛的笑容。
“두 분 정말 사이가 좋아 보이시네요.”
「兩位看起來感情真的很好呢。」
“단둘뿐인 가족이니까요.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동생이기도 하고요. 제 걱정이 너무 많은 게 유일한 흠입니다.”
「因為我們是唯一的家人。也是非常讓人驕傲的弟弟。唯一的缺點就是他太過擔心我了。」
“형을 걱정하는 게 뭐 어때서.”
「擔心哥哥有什麼不好。」
“그래도 나 때문에 네가 안 좋은 소리 듣는 건…….”
「即使如此,因為我讓你聽到那些壞話……」
일부러 말꼬리를 흐리며 유현이를 바라보았다.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건 어렵지 않았다. 우물우물하며 한숨 한 번 내쉬고 다 저 때문입니다, 미끼를 던지자 남자 연예인이 무슨 일이냐며 덥석 받아 문다.
故意含糊其詞地看著柳賢。露出惋惜的表情並不難。吞吞吐吐地嘆了口氣,說「都是因為我」,當拋出誘餌時,男藝人立刻問發生了什麼事,並一口咬住。
“최근에 해연 길드장이 조금 거칠게 행동한다는 말이 있었지 않습니까.”
「最近聽說海淵公會長行事有點粗暴,不是嗎?」
그거 다 동생이 절 너무 걱정한 탓이에요. 제 스탯이 F급, 일반인이나 다름없으니까. 일반인에 가까운 형, 을 강조해 가며 말했다. 내 동생이 이렇게나 착하다. S급인데도 약한 형을 싸고돈다. 우리 사이 엄청 좋음.
那都是因為我弟弟太擔心我了。我的能力值是 F 級,幾乎跟普通人沒兩樣。強調自己是接近普通人的哥哥。我弟弟真是太善良了。明明是 S 級,卻一直保護著弱小的哥哥。我們的關係非常好。
“제가 좀 더 강했더라면 좋지 못한 말이 나올 일도 없었을 겁니다. 제 탓이죠.”
「如果我能更強一些,就不會說出那些不好的話了。這都是我的錯。」
“그렇게 말하지 마, 형. 나는 괜찮아.”
「別那麼說,哥。我沒事的。」
사실이긴 한데 카메라 앞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려니 좀 오글거린다. 두 연예인은 한껏 감동받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정도로 가까운 거리면 유현이로부터 압박감이 느껴질 텐데도 전혀 티가 안 난다. 역시 프로구나.
雖然是真的,但在鏡頭前你來我往地說話,還是有點尷尬。兩位藝人都露出深受感動的表情。這麼近的距離,應該會感受到來自柳賢的壓力,但一點也看不出來。果然是專業的。
그렇게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또다시 불청객이 나타났다. 송태원이었다.
就在這樣美好的氣氛持續之際,又一位不速之客出現了。是宋泰元。
“한유진 헌터, 전준환 외 8명의 상해 사주 및 던전 게이트 특별법 위반으로 체포하겠습니다.”
「韓有真獵人、全俊煥及其他 8 人因傷害他人及違反地城入口特別法被逮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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