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제작자 (1) 188 話 製造者 (1)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정오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한밤중에 돌아와 완전히 녹초가 된 채로 잠자리에 들었으니 늦잠을 잘 만도 했다. 상체를 일으키자 전신이 뻐근해왔다.
醒來時,已是正午過後許久。半夜才回來,整個人累癱了才睡,會睡過頭也是理所當然。撐起上半身,全身痠痛不已。
“으으으… 죽겠네.” 「嗚嗚嗚……要死了。」
- 삐약. ——啾。
언제 왔는지 삐약이가 이불 위로 데구르 굴렀다. 이어 문이 열리고 피스가 들어왔다. 소리도 없이 종종종 걸어와서는 풀쩍 침대 위로 뛰어올라 왔다. 내 다리께에 귀 옆과 목덜미를 부비면서 발라당 뒤집어진다.
不知何時,啾已經滾到被子上。接著門開了,皮斯走了進來。牠無聲無息地小跑步過來,然後輕巧地跳上床。牠在我的腿邊,用耳朵旁和脖子蹭了蹭,然後四腳朝天地翻了過來。
- 끼앙! - 鏘!
“그래, 피스야. 너도 잘 잤니.”
「對,皮斯。你也睡得很好嗎?」
피스를 쓰다듬어 주곤 침대에서 일어났다. 집안이 조용한 걸 보니 유현이와 예림이는 나간 모양이었다. 어제 일 때문에 수습할 게 꽤 있겠지. 유현이야 별일 안 쳤지만 예림이는 역시 벌금 정도는 나오려나.
我摸了摸皮斯,然後從床上起身。家裡很安靜,看來宥賢和藝琳都出門了。昨天的事情,應該有很多需要收拾的吧。宥賢雖然沒惹什麼麻煩,但藝琳大概還是會被罰款吧。
‘제일 크게 사고 친 건 성현제지만.’
「惹出最大麻煩的還是成賢濟。」
다시 생각해 봐도 내가 다 아깝다.
再怎麼想,我都覺得自己虧大了。
씻고 애들 밥 챙기고 간단하게 나도 먹었다. 티브이를 틀어 헌터 관련 채널로 돌리자 어젯밤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배가 침몰하긴 했지만 성현제의 짓이라는 말은 없다.
我洗了澡,餵孩子們吃飯,自己也簡單吃了點。打開電視,轉到獵人相關頻道,正在播放昨晚事故的報導。雖然船沉了,但沒有提到是成賢濟做的。
“…예림이가 왜 저기 가 있냐.”
「……藝琳怎麼會在那裡?」
사고 수습에 협조해 주고 있다면서 바다 위에 떠 있는 예림이의 모습을 비춰 준다. 예림이 능력이면 잔해나 기름띠 수습하는 데 좋긴 하지. 징계 대신 봉사활동 명령이라도 받은 걸까. 이미지에도 도움이 될 테고, 괜찮은 방법이다. 협회에서 잘 처리했네.
電視上播放著藝琳在海上協助事故處理的畫面。以藝琳的能力,確實很適合清理殘骸或油污。難道她是受到懲戒,被命令去當義工嗎?這對形象也有幫助,是個不錯的方法。協會處理得很好。
새로 간 휴대폰에 유현이와 예림이로부터 먼저 나가겠다는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이제 일어났다고, 점심 잘 챙겨 먹으라고 답장한 뒤 전화번호부 목록을 보았다. 그간의 경험으로 휴대폰 정보도 미리미리 백업해 두었기에 전화번호부 목록도 전과 다름없었다.
新手機裡有來自宥賢和藝琳的簡訊,說他們要先出門了。我回覆說我剛起床,要他們好好吃午餐,然後查看了電話簿。由於之前的經驗,我都會提前備份手機資料,所以電話簿和以前一樣。
[망할 스킬] [該死的技能]
나도 이제 바꿔야 하나. 고민하다가 일단은 목록을 나갔다.
我也該換了嗎?我猶豫了一下,然後先離開了列表。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피스야.”
「我不知道我能不能做好,和平啊。」
- 그르릉. - 吼隆。
무릎 위에 몸을 기댄 피스를 쓰다듬었다. 후회는 없었지만 부담감은 있었다. 내가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
我撫摸著靠在我膝上的皮斯。雖然沒有後悔,但卻有壓力。我能做到什麼程度呢?
“많이 부족하긴 하지.” 「我確實還差得遠。」
여태까지 꽤나 자신 있게 이런저런 일들을 저질러 왔다. 하지만 대부분은 나보다는 스킬을 믿고 앞세우고 있었다.
至今為止,我一直相當自信地做著各種事情。但大多數時候,我都是相信並依賴技能,而不是我自己。
공포 저항을 갑옷처럼 두르고, 유용한 스킬들을 무기로 삼아서. 그리고 걸핏하면 나 자신을 도구처럼 이용했다. 아이템, 상품, 미끼. 쓸모가 없으면 버려질 것들. 동시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나를 타자화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했다.
我將恐懼抗性當作盔甲,將有用的技能當作武器。然後動不動就將自己當作工具。物品、商品、誘餌。如果沒有用就會被拋棄的東西。同時,這也是一種可以退後一步,將自己客體化的方式。
그편이 편했으니까. 공포 저항이 있다고 해도 무심코 그러기를 원했다.
因為那樣比較輕鬆。即使有恐懼抗性,我也無意識地希望如此。
나는 정말로 쓸모없고, 피해만 끼치고, 없는 게 차라리 나은 쓰레기였으니까.
因為我真的是個沒用、只會造成傷害、不如不存在的垃圾。
실제로 그랬는지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잘 모르겠다. 최소한 내가 먼저 과하게 남을 해치거나 한 적은 없었던 거 같은데. 욕먹을 짓을 안 한 건 아니지만. 거짓말 정도는 했지만. 죽일 듯이 물어뜯길 정도는, 그렇게까지 짓밟힐 정도의 쓰레기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現在回想起來,我不太確定實際上是否如此。至少我好像從未主動過度傷害他人。雖然也不是沒做過該被罵的事。雖然也說過謊。但好像不至於被咬得體無完膚,不至於被踐踏到那種程度的垃圾。
하지만 내 의견은 상관없었다. 사람 셋만 모여도 없는 호랑이를 만들어 낸다는데 온갖 곳에서 내가 나쁘다 하니까 어쩔 수 있겠는가.
但我的意見無關緊要。俗話說三人成虎,既然各方都說我不好,我又該如何是好?
나도 그냥 그러려니 했지. 익숙해지고 당연해지고. 그러기에 5년은 충분하고도 넘치는 시간이었다.
我也就隨它去了。習慣了,也變得理所當然了。為此,五年是足夠且充裕的時間。
“…그게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那不會輕易改變的。」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공포 저항 스킬을 껐다. 공포 저항 스킬을 껐을 때는 물론 켜고 있을 때도 괜한 생각은 하지 않으려 했다. 잊는 편이 나은 일이 너무 많아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기억을 묻어 두는 데에도 익숙했다.
我深吸一口氣,關閉了恐懼抗性技能。無論是關閉還是開啟恐懼抗性技能時,我都盡量不去胡思亂想。因為有太多事情最好遺忘。不知是幸還是不幸,我連埋藏記憶也習慣了。
하지만 지금은 꺼내기로 했다.
但現在,我決定將它拿出來。
휴대폰의 전화번호부를 다시 열고 목록을 들여다보았다. 망할 스킬. 그것을 보자마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공포 저항 없이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자 무슨 짓을 한 거냐는 두려움이 들었다. 내 주제에. 어떻게 하려고.
我再次打開手機的電話簿,查看了列表。該死的技能。一看到它,我就脊背發涼。沒有恐懼抗性,回想起昨天的記憶,我感到害怕,我到底做了什麼?以我的身份,我該怎麼辦?
- 끄웅. - 吭。
- 삐야. - 삐呀。
내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피스가 걱정스레 나를 올려다보았다. 삐약이도 작게 울었다.
和平似乎察覺到我的狀態不對勁,擔憂地抬頭看著我。小雞也輕聲叫了。
“…괜찮아. 괜찮지 않지만 괜찮아.”
「……沒關係。雖然有關係,但沒關係。」
겁먹을 수도 있지. 무서울 수도 있지. 이게 보통 아니냐. 오히려 이 정도면 양호한 거다. 상대가 누군데. 당연한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여도 계속 손끝이 떨렸다.
會害怕也是當然的。會感到恐懼也是當然的。這不是很正常嗎?倒不如說,這樣已經算好的了。對方是誰啊。即使不斷地安慰自己這是理所當然的,指尖卻還是不停地顫抖。
이제라도 되돌리는 게 낫지 않을까. 세성 길드장과 동등해지겠다고 나서다니, 누가 들어도 미쳤단 소리가 나올 꼴이다. 바닥을 구르던 F급과 세상 꼭대기에 서 있던 S급. 어이없고, 말도 안 되고.
現在回頭還來得及吧。竟然說要和星辰公會會長平起平坐,任誰聽了都會說瘋了吧。一個在谷底掙扎的 F 級,一個站在世界頂端的 S 級。荒謬,簡直是胡說八道。
회귀 전과 지금의 나는 다르다. 그럼에도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기 무섭게 숨이 막혀 왔다. 사람들이 어떻게 욕하고 깎아내릴지 너무도 생생히 떠올라, 역으로 웃음이 새어 나올 지경이었다.
回歸前和現在的我不同。即便如此,當時的記憶一浮現,我就喘不過氣來。人們會如何辱罵、貶低我,這些都歷歷在目,甚至讓我反倒想笑出來。
작게 헐떡이고 있을 때 전화가 울렸다. 화들짝 놀라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화면에는 망할 스킬 대신 동생이 떠올라 있었다. 아직 떨림이 남은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當我輕聲喘息時,電話響了。我嚇了一跳,差點把手機摔了。螢幕上顯示的不是該死的技能,而是我弟弟的名字。我用顫抖的手接起了電話。
[방금 문자 봤어. MKC에서 건네받은 아이템 시험해 보느라 휴대폰을 밖에 뒀었거든. 밥은 먹었어?]
[我剛才看到訊息了。因為在測試 MKC 那邊轉交過來的道具,所以手機放在外面。你吃飯了嗎?]
“어, 응.” 「喔,嗯。」
목이 조금 잠겨 있어 괜히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마자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돌아왔다.
我喉嚨有些沙啞,便清了清嗓子。話音剛落,擔憂的聲音便傳了回來。
[감기 걸린 거야? 약 사 갈까?]
[你感冒了嗎?要不要我買藥過去?]
“아니야, 괜찮아. 집에도 약 있고. 넌 점심 먹었고?”
「不會啦,沒關係。家裡也有藥。你吃過午餐了嗎?」
[응. 집에 가서 먹을 걸 그랬나. 참, 박예림 헌터는 연락 잘 안 될 거야. 지금쯤 바다 위일 거라.]
[嗯。我應該回家吃的。對了,朴藝琳獵人大概很難聯絡上。她現在應該在海上。]
“티브이에서 봤어. 협회 쪽에서 너한텐 별말 없었어?”
「我在電視上看過。協會那邊沒對你說什麼嗎?」
[없었어. 주범은 세성 길드장이니까. 세성 길드장도 벌금에 3일 근신으로 끝났고.]
[沒有。主謀是星辰公會會長。星辰公會會長也只被罰款和禁足三天。]
“벌금이 얼만진 몰라도 3일 근신이면 가볍네.”
「罰金多少我是不曉得,但三天禁閉也太輕了吧。」
[S급 헌터를 놀게 내버려 둬 봐야 좋을 거 없잖아. 그렇다고 부려먹긴 까다로운 상대고, 벌금이나 잔뜩 뜯어내는 게 낫다는 거지.]
[S 級獵人閒著也沒好處,但要使喚他們又很麻煩,所以還是多敲詐點罰金比較好。]
“하긴 그래. 세성 길드장 잘못 건드렸다간 송태원 실장님만 힘들어지지. 협회가 괜한 욕심 안 내서 다행이다. 벌금 얼마나 받았을까, 이왕이면 엄청 뜯겼으면 좋겠는데.”
「的確是這樣。要是惹錯了晟賢公會長,就只有宋泰元室長會很為難。協會沒有產生不必要的野心真是太好了。不知道被罰了多少錢,要是能被狠狠敲詐一筆就好了。」
작게 조여들었던 심장이 느슨해졌다. 입가에 가벼운 미소도 머금어졌다. 누구 동생인지 몰라도 목소리까지 듣기 좋지. 정말 잘난 동생이다.
緊縮的心臟放鬆了下來。嘴角也掛著一抹淡淡的微笑。不管他是誰的弟弟,聲音都這麼好聽。真是個了不起的弟弟。
“…있잖아, 유현아.” 「……那個,宥賢啊。」
[응?] [嗯? ]
내가 잘못 선택한 거라면 어쩌지. 내가 또 네게 피해를 입힌다면 어쩌지.
如果我選錯了怎麼辦?如果我又害了你怎麼辦?
입을 벌렸다가, 도로 닫았다.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내가 실수하고 실패하더라도 동생은 내 곁에 있어 줄 것이다. 끝까지.
我張開嘴,又閉上了。沒有必要特地去問。即使我犯錯、失敗,弟弟也會在我身邊。直到最後。
“고맙다고.” 「謝了。」
[뭐가?] [什麼?]
“그냥, 다.” 「就,全部。」
전부 다. 이제는 떨림이 멎은 손으로 휴대폰을 고쳐 들었다.
全部。現在,我用不再顫抖的手重新拿起手機。
“네가 있어 줘서, 그래서 고마워. 유현아.”
「有你在,所以我很感謝你,宥賢啊。」
잠깐 조용하다가, 유현이가 말했다.
短暫的沉默後,宥賢開口了。
[…나야말로 고마워, 형. 내 곁에 있어 줘서.]
[……我才該謝謝你,哥。謝謝你待在我身邊。]
내가 했던 말인데도 동생한테 들으니 민망해졌다. 몇 마디 더 나누고 전화를 끊고 나자 문득 떠올랐다.
這明明是我說過的話,但從弟弟口中聽到時,卻讓我感到有些難為情。又聊了幾句後,我掛斷電話,突然想起一件事。
“방금 이거 딱 시계 줄 분위기였는데.”
「剛才那氣氛,簡直就像是要送手錶一樣。」
중얼거리고 나서 웃었다. 뭐가 그렇게 재밌다고 소리까지 내어 웃다가 휴대폰 화면을 두드렸다. 머뭇거림 없이 가볍게 자판을 쳤다.
我喃喃自語後笑了出來。不知道有什麼好笑的,我甚至笑出聲來,然後敲了敲手機螢幕。我毫不猶豫地輕輕敲打鍵盤。
[동업자 씨] [合夥人先生]
자, 그럼 이제. 好的,那麼現在。
‘사육시설 정리부터 해야겠지.’ 「得先整理飼育設施才行。」
빌딩도 이곳도 내 건물이지만 방치하다시피 내버려 뒀다. 소수의 입주자를 제외하면 건물 보안부터 관리 일체를 타 길드들이 맡고 있었다. 사실상 나도 건물 명의만 가지고 있을 뿐이지 입주자 1이나 마찬가지였다.
雖然大樓和這裡都是我的建築物,但我卻幾乎是放任不管。除了少數的住戶,從建築物保全到所有管理都由其他公會負責。實際上,我也只是擁有建築物的所有權,和一般住戶沒兩樣。
하지만 이제는 내가 권한을 가져야 한다. 당장 전체를 뒤바꾸긴 힘들겠지만 하나씩 천천히.
<p>但現在我必須掌握權力。雖然很難立刻改變整體,但可以一個一個慢慢來。</p>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
「……我能信任的人。」
나를 배신하지 않았던, 하지만 떠나 버린 사람들. 그들 중 한 명에게 딱 한 번 걸었던 전화를 떠올렸다. 절로 입술이 깨물어지고 속이 뒤틀려 얼른 공포 저항을 켰다.
那些沒有背叛我,卻已離去的人。我回想起曾打給其中一人,僅此一次的電話。我不禁咬緊嘴唇,胃部絞痛,趕緊開啟恐懼抗性。
현재의 그 사람들이 궁금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전부 묻어 두었다. 두 번은 버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p>並非對現在的那些人不感到好奇。也想見他們。但全部都埋藏起來了。因為沒有自信能再承受第二次。</p>
다들 나처럼 등급이 낮은 사람들이었다. 유현이나 예림이, 명우, 노아 등, 강하고 희귀한 스킬을 가진 이들과 달리 또다시 잃기 쉬운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모른 척, 잊은 척했다.
他們都跟我一樣是等級低的人。跟有賢、藝琳、明宇、諾亞等擁有強大稀有技能的人不同,他們是很容易再次失去的人。因此,我假裝不知道,假裝忘記了。
‘일단, 만나 보자.’ 「總之,先見面吧。」
내 일에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만나라도 보자. 아직 따끔거리는 속을 달래며 나만 빤히 쳐다보고 있는 피스와 삐약이에게 미소했다.
即使不牽扯到我的工作,至少也見個面吧。我安撫著仍隱隱作痛的內心,對著只顧著盯著我的皮斯和小雞露出了微笑。
“언젠가는 공포 저항 없이도 괜찮아지겠지.”
「總有一天,就算沒有恐懼抗性也會沒事的吧。」
단숨에 괜찮아지는 건 힘들고. 너 마음먹기에 달렸어, 는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그게 되면 회귀도 안 했다. 다만 마음먹기로 시작은 할 수 있을 터다.
要一口氣好起來很難。而「取決於你的心態」這種話,聽起來也一點都不可笑。如果能做到,他也不會回歸了。不過,至少可以從下定決心開始。
각성센터가 생기기 전이니 다들 각성은 안 했을 테고. 각성 브로커를 만나려고 했다는 말은 못 들었…….
<p>覺醒中心成立之前,大家應該都還沒覺醒。我沒聽說過他們想去見覺醒仲介……。</p>
“아.” 「啊。」
박하율. 걔가 있었지. 나중에 확인해 보자고 미뤄 뒀다가 기억하기 싫은 것들과 한데 뭉쳐서 완전히 잊어버렸다. 살짝 미안해지긴 했지만 목숨 구해 줬으니 본업 잘하고 있었겠지.
朴河律。有他這個人。我把這件事推遲到之後再確認,結果它和那些我不想記住的事情混在一起,被我徹底遺忘了。雖然有點抱歉,但畢竟我救了他的命,他應該會好好完成本職工作吧。
SNS는… 메시지가 너무 쌓였고. 박하율의 계정에 들어가 봤지만 업데이트가 끊긴 채였다. 무슨 일 있었나. 설마 죽을 운명은 피할 수 없다, 뭐 그런 건 아니겠지. 걱정이 들어 포털사이트에 박하율을 검색해 봤다. 그러자 예전에 났던 기사들이 줄줄이 떴다.
社群網站……訊息堆積如山。我點進朴河律的帳號,但更新已經中斷了。發生了什麼事嗎?該不會是「註定要死」之類的吧。我擔心起來,便在入口網站上搜尋朴河律。結果,以前的新聞報導一條條地跳了出來。
[신인 배우 박하율, 세성종합병원 특별동에 숨어들다 체포]
[新人演員朴河律,潛入世成綜合醫院特別病房時遭逮捕]
[몬스터 사육시설 빌딩 앞에서 난동 피우는 박하율]
[朴河律在怪物飼育設施大樓前鬧事]
[헌터에 집착하는 연예인? 박하율의 의도는?]
[執著於獵人的藝人?朴河律的意圖是?]
…아무래도 내가 잘못한 거 같다. 나와 박하율의 관계를 다른 사람들은 모르니까 그냥 헌터에 푹 빠진 애가 난리 친 걸로 생각들 했겠지. 그런 일이야 사육시설만이 아니라 해연이나 세성에서도 종종 벌어지니 내 귀에 들어올 리도 없었고.
……看來是我錯了。其他人不知道我跟朴河律的關係,所以大概都以為只是個沉迷於獵人的孩子在胡鬧吧。這種事不只在飼育設施,就連海淵或世成也時常發生,所以根本不可能傳到我耳裡。
당장 연락해 봐야 하나 싶어지는데 비교적 최신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正想著是不是該立刻聯絡,就看到一篇相對較新的報導映入眼簾。
[박하율, 중국 케이베이컨텐츠와 계약]
[朴夏律,與中國 K-Bacon 內容公司簽約]
엥? 갑자기 웬 중국이지. 기사를 보니 지금은 아예 국내에 없는 듯했다. 중국은 던전 생긴 후에 반쯤 쇄국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 와 엔터테인먼트 쪽으로도 전과 달리 우리나라와 교류가 확 줄어들었을 텐데. 자세히는 몰라도 그것 때문에 중국 시장 관련 뉴스도 몇 번 났었다.
咦?怎麼突然扯到中國了。看新聞,他現在似乎根本不在國內。中國在地下城出現後,就採取了近乎鎖國的舉動,所以娛樂方面,他們和我們國家的交流應該也比以前少了很多。雖然我不太清楚,但因為這件事,中國市場相關的新聞也出現過好幾次。
“윤윤도 중국에서 소식 끊겼는데 박하율도…….”
「尹尹在中國也音訊全無,朴河律也……」
아니, 얘는 그냥 소속사 옮긴 거지만. 그래도 어째 감이 안 좋았다. 일단 박하율의 SNS에 메시지로 간단한 인사말을 남겼다. 중국이면 SNS도 검열할지 모르니 그냥 전에 만났었는데 문득 생각났다는 안부 인사 정도로 적었다.
<p>不,他只是換了經紀公司。但不知為何,我總覺得不太妙。我先在朴河律的社群媒體上留了簡單的問候訊息。中國的社群媒體說不定會被審查,所以我只是寫了「之前見過面,突然想到你,問候一聲」之類的問候語。</p>
‘윤윤은 어쩌지.’ 「允允怎麼辦。」
반사적으로 성현제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전처럼 그냥 부탁하고 기댈 수는 없다. 일단 당장은 나는 물론이고 해연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중국에 관여하긴 힘드니 조금 더 기다려 볼까. 도깨비왕이 잘못될 가능성은 진짜 낮으니까. 박하율과 연락이 되면 그를 통해 알아볼 수도 있을 거고.
聖賢的臉龐反射性地浮現在腦海中。但現在,我不能再像以前那樣,只是單純地請求和依賴他了。目前,即使我,甚至海淵,都難以介入中國的事務,所以或許我該再等等看。畢竟,鬼怪王出事的可能性真的非常低。如果能聯繫上朴河律,或許也能透過他打聽看看。
우선은 이쪽 사람들부터 찾자, 하고 생각하기 무섭게 또 성현제가 생각났다. 부탁 한마디면 바로 찾아다 알려 줄 테니 편하긴 진짜 편하지, 망할. 그동안 너무 익숙해졌어. 그래도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다고. 개인정보 어느 정도 아니까 도하민에게 부탁해도 되고 적당한 흥신소에 맡겨도 된다.
<p>「首先,先找到這邊的人吧。」這個念頭才剛閃過,我又想起了成賢濟。只要拜託他一聲,他就會立刻幫我找到並告知,真是方便得要命,可惡。這段時間我已經太習慣了。不過,這種程度的事情我也能做到。因為我知道一些個人資訊,所以可以拜託都廈敏,也可以找個適當的徵信社處理。</p>
내 머릿속에서 나가라, 성현제.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전화가 왔다. 동업자 씨, 설마 내 생각을 읽은 건 아니겠지.
<p>「滾出我的腦袋,成賢濟。」</p>
<p>才剛這麼想,電話就來了。合夥人先生,你該不會是讀到我的想法了吧。</p>
“근신 중이실 텐데 무슨 일이십니까.”
「您不是正在閉門思過嗎?有什麼事?」
[내 파트너와 약속 잡을 일이 있어서라네.]
[因為我得和我的搭檔約個時間。]
약속을 따로 잡는다니. 뭔가 격식 차린 느낌이라 기분이 묘했다. 여태까지는 좀 많이 격이 없었지. 갑자기 들이닥치고 불러내고.
約好要另外見面。總覺得有點太過正式,心情很奇妙。畢竟到目前為止,我們都太隨性了。突然闖入,又突然把人叫出來。
말씀해 보시라는 내 말에 성현제가 대답했다. 다름이 아니라 일본 던전과 관련된 일이었다.
我說了聲請他開口,成賢濟便回答了。不是別的,是與日本地城相關的事。
“지분을 조정하겠다고요? 왜 갑자기 말을 바꾸시는 겁니까. 이미 끝난 일이잖아요.”
「您說要調整股份?為什麼突然改口?這不是已經談妥了嗎?」
[그때는 내 아이템을 상대로 한 것이었지. 한유진 군이 7할을 가져가면 그중 5할 정도는 해연에게 넘겨줄 것이고, 내 아이템의 지분을 포함하면 5할이니 적당했거든. 하지만 이제는 아니지 않나.]
[那時候是針對我的道具。韓俞辰先生拿走七成,其中五成會交給海淵,加上我道具的股份,就是五成,所以很合適。但現在不是這樣了嗎?]
“해연이야 슬라임 던전도 미끼로 걸 수 있다 하지 않았습니까. 단순 중개료로 너무 욕심내시는 듯합니다만.”
「海淵不是說連史萊姆迷宮都能當誘餌嗎?您這樣光是仲介費就未免太貪心了吧。」
[단순 중개료가 아니지. S급 헌터를 보내 놓았고 향후 뒤처리도 우리 쪽에서 하게 되지 않나. 또한 전과 달리 최소한의 브리핑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네.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어떠한 이득이 있는지, 협력을 요구하는 입장에서 그 정도는 알려 줘야지.]
這可不單純是仲介費。我們派出了 S 級獵人,而且後續處理也由我們負責,不是嗎?此外,和以前不同,現在至少也需要一份簡報。你們要求合作,總該告訴我們目的是什麼、有什麼好處吧。
…틀린 말은 아니라서 할 말이 없었다. 정확하게 계약서를 작성해 놓았던 것도 아니고. 너무 믿고 의지했지. 내가 침묵하자 휴대폰 너머에서 나직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這話說得沒錯,我無從反駁。畢竟當初也沒把合約寫得清清楚楚。是我太過信任和依賴了。我沉默不語,手機那頭傳來一聲低沉的笑聲。
[원한다면 되돌려 놓아 줄 수도 있네만.]
[如果你想,我可以讓它恢復原狀。]
“됐네요. 근신 끝난 후여야 할 테니 3일 뒤겠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夠了。應該是禁閉結束後,所以是三天後吧。我會等著的。」
[약속 장소는 내가 준비해 놓지. 평소 차림으로는 안 되네. 충고하자면 전문 인력을 고용해 두게나. 언제까지나 해연에 신세 질 수는 없을 테고 혼자 몸도 아니니.]
[約定地點我會準備好。你平常的穿著可不行。我勸你還是僱用專業人士吧。你總不能一直依賴海淵,而且你也不是一個人。]
유명우와 석하얀 팀, 노아를 염두에 둔 말일 것이다. 석하얀 팀도 곧 현장 실험 끝나면 발표 들어가야 하니 신경 써 줘야 하겠지.
“충고의 말씀 깊이 새겨 두겠습니다.”
「您的忠告我會銘記在心。」
[그럼 조만간 뵙지요, 한유진 씨.]
[那麼,我們很快就會再見面了,韓有辰先生。]
전화가 끊어졌다. 한유진 씨라, 여러 번 들었던 호칭이건만 낯설게 느껴졌다. 그보다 얼마나 가져가려는 거지. 역시 5할인가. …그러면 양반인 거고. 틈이 보이면 더 뜯어내려 들 테지. 연습게임도 없이 바로 이러기냐, 치사한 인간아. 소급적용 하지 말라고.
電話掛斷了。韓有辰先生,這個稱呼聽過很多次,卻感到陌生。話說回來,他到底想拿走多少?果然是五成嗎?……那還算好的。如果看到有空子,他肯定會想辦法再多敲詐一些。不先來場練習賽就直接這樣嗎,卑鄙的傢伙。別搞什麼溯及既往啊。
도하민에게 가 볼 겸 밖으로 나왔다. 햄스터들 스트레스 받는다고 질색해 대서 피스는 두고 삐약이만 데리고 왔다. 건물 밖으로 나가기 무섭게 날 발견한 노아가 날아 내려왔다.
我出門去找都夏民。因為和平斯在一起會讓倉鼠們壓力很大,所以我只帶了小雞。我才剛走出建築物,諾亞就發現了我,然後飛了下來。
“어제 별문제는 없었어요?” 「昨天沒出什麼問題吧?」
밤에는 너무 지쳐 확인해 볼 엄두도 못 냈다. 내 물음에 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晚上我累得沒力氣確認。諾亞點了點頭,回應我的問題。
“네. 문제없긴 했는데… 명우 형이 좀 화난 거 같았어요.”
「是的。雖然沒有問題……但明宇哥好像有點生氣。」
“명우가요?” 「明宇?」
“대장간에 들어갔을 때, 분위기가 무서웠거든요.”
「我進鐵匠鋪的時候,氣氛很嚇人。」
무서웠다니. 의외의 말이었다. 명우의 대장간 분위기는 오히려 그 반대였는데. 나무내음과 불내음이 부드럽게 뒤섞이고 햇살이 가득 스며드는,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장소였다.
「很可怕」嗎?這話出乎意料。明宇的鐵匠鋪氣氛反而正好相反。那裡是木頭香和火焰香柔和地交織在一起,陽光灑滿的,如同童話場景般的地方。
“지하였어요.” 「在地下室。」
“네?” 「是?」
“넓은 지하실로 옮겨졌는데 장소 자체는 평범했습니다.”
「我被轉移到寬敞的地下室,但那個地方本身很普通。」
거기 지하실도 있었구나. 노아가 어제 일을 떠올리며 어깨를 살짝 움츠렸다.
那裡還有地下室啊。諾亞回想起昨天的事,輕輕縮了縮肩膀。
“상급 헌터들이 모였으니 당연히 떠들썩했어요. 내보내 달라는 사람도 있었고, 주위에 괜히 시비 거는 사람들도 있었죠.”
「高級獵人聚集在一起,當然很吵。有人要求放他們出去,也有人無緣無故地找周圍的人麻煩。」
그렇잖아도 그게 걱정되었었다. 이스무아르가 있긴 해도 그 많은 헌터가 다 감당될까 싶었다. 그래도 명우가 주인이니 문제 일으키는 놈은 바로 퇴출하면 그만이라 괜찮지 싶었는데.
我本來就在擔心這件事。就算有伊斯莫爾在,不知道能不能應付得了那麼多獵人。不過,既然明宇是主人,惹麻煩的傢伙直接開除就好,所以應該沒關係吧。
“그걸 가만히 보고 있던 명우 형이 전부 다 닥치고 앉아 있으라고, 싸늘하게 말을, 명령을 했어요.”
「明宇哥就那樣靜靜地看著,然後冷冷地說,命令我們全部閉嘴坐好。」
…이번에도 의외다 못해 상상도 잘 가질 않았다.
……這次也出乎意料,甚至難以想像。
“어, 반발이 심했을 거 같은데요.”
「呃,反彈應該很嚴重吧。」
아무리 잘 보여야 하는 무기 제작자라 해도 그런 소리 듣고 가만히 있을 상급 헌터들이 아니지 않나. A급까지면 모를까 S급도 여럿이었는데. 내 말에 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就算是要討好武器製作師,那些高級獵人也不會乖乖聽話吧。如果是 A 級以下就算了,但其中也有好幾位 S 級。諾亞點頭同意我的話。
“네. 아예 무기를 꺼내 든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때 이스무아르가 나타났습니다. 불길이 휘몰아치고 무기 든 사람이 순식간에 내동댕이쳐졌어요. S급 헌터였는데 정말로 가볍게요.”
「是的。甚至有人直接拿出武器。但就在那時,伊斯穆亞爾出現了。火焰席捲而來,拿著武器的人瞬間就被甩了出去。他明明是 S 級獵人,卻真的被輕易地甩開了。」
이스무아르가 SS급은 되어 보였다고 노아가 말했다. 전에 봤을 땐 최소 A급 정도로, 대략 S급쯤이 아닐까 싶었는데.
諾亞說伊斯穆亞爾看起來像是 SS 級。我之前看的時候,覺得他至少是 A 級,大概是 S 級左右。
“정말로 위압적인 불꽃이었어요.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거느리고 있는 명우 형도 약간 무서워질 정도로요. 얼마쯤 뒤에 대장간 밖으로 나왔고 구조되긴 했는데, 명우 형이 내내 좀 언짢아 보였습니다.”
「那火焰真的很有壓迫感。連能若無其事地駕馭它的明宇哥,都讓我有點害怕了。過了一會兒,我才從鐵匠鋪裡出來,雖然獲救了,但明宇哥卻一直看起來不太高興。」
아무래도 유진 씨가 가 보는 게 좋지 않겠냐며 노아가 말했다. 오늘은 빌딩의 대장간에 나오지도 않았다고 했다. 평일이고 주말이고 할 거 없이 거의 매일 출석했는데도.
「宥真哥去看看比較好吧?」諾亞說。他說韓宥真今天甚至沒來大樓裡的鐵匠鋪。明明他幾乎每天都來,不分平日或週末。
그냥 헌터들이 무례하게 굴어서 기분 상한 걸 수도 있지만, 평소의 명우를 생각해 보면 이상하긴 했다. 알겠다고 말하곤 걸음을 재촉했다.
這或許只是獵人們的無禮舉動讓明宇心情不悅,但考慮到他平時的樣子,這確實有些反常。我說了聲知道了,便加快了腳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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