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화 인사 (1) 第 110 話 問候 (1)
“처음 뵙겠습니다, 유명우 헌터님!”
「初次見面,有名宇獵人!」
“실물이 훨씬 더 멋지십니다!”
「本人比照片帥氣多了!」
“뭐든 시켜만 주십시오! 필요한 재료는 없으십니까?”
「請隨便吩咐!有需要的材料嗎?」
온 사방에서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참을 두문불출하던 명우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자 빌딩 내의 헌터란 헌터는 죄다 몰려들었다. 중하급 헌터는 감히 끼어들지 못해 처음에는 열 명 남짓이었지만 소식을 듣고 꾸역꾸역 몰려와 지금은 서른이 넘는 A급 헌터가 로비를 채우고 있었다. 드문드문 해연에서 마주친 얼굴도 보였다.
四周響起叮噹作響的聲音。長時間閉門不出的明宇終於現身,建築內所有的獵人紛紛湧了過來。中下級獵人不敢插手,起初只有十來個人,但消息傳開後越聚越多,現在已有三十多名 A 級獵人擠滿了大廳。偶爾還能看到在海淵遇過的面孔。
안쪽 로비는 출입 허가를 받은 헌터들만 들어올 수 있으니 밖에는 더 많지 싶었다. 다들 눈에 S급 장비가 껴서 안달이다.
內側大廳只有持有出入許可的獵人能進入,外面的人應該更多。大家眼睛都盯著 S 級裝備,急得不得了。
명우는 처음에는 좀 당황했지만 이내 당당하게 재료 쇼핑을 위해 부려먹을 자원자들을 골라냈다. A급 헌터들을 손가락 끝으로 부려먹는 모습이 흐뭇하게 느껴진다.
明宇起初有些慌亂,但很快便大方地挑選出志願者,準備讓他們幫忙採購材料。看他用指尖指揮 A 級獵人的模樣,讓人感到十分欣慰。
우리 명우, 완전히 갑 중의 갑이네.
我們明宇,完全是頂尖中的頂尖。
“그럼 갔다 올게.” 「那我就先走了。」
“조심해서 다녀와라. 안전이 최고야.”
「小心點,安全最重要。」
샬로스의 구슬도 있고 여차하면 대장간으로 피하면 되니까 별문제는 없겠지만. 명우가 떠나가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르르 그 뒤를 쫓았다. 하지만 몇몇은 남아 꿩 대신 닭이라는 눈빛으로 내게 관심을 돌렸다.
雖然有沙洛斯的珠子,萬一有變故也可以躲到鐵匠鋪,應該不會有什麼大問題。但明宇一離開後,大多數人都蜂擁而上跟著他走了。不過有幾個人留下來,用「寧缺勿濫」的眼神轉而關注我。
그때 주차장으로 통하는 입구 쪽에서 예림이가 나타났다. 아직 어리고 외양도 그리 강해 보이진 않지만 주위의 헌터들이 알아서 길을 비켜 준다. 앞을 가로막는 이 하나 없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 앞까지 다가온 예림이가 활짝 웃었다.
那時,從通往停車場的入口方向,예림出現了。她還年輕,外表看起來也不算強悍,但周圍的獵人們自動讓開了路。예림輕快地走到我面前,沒有任何阻擋,露出燦爛的笑容。
“아저씨~ 어? 못 보던 팔찌네. 예쁘다! 근데 옷이랑은 좀 안 어울리는 거 같아요. 아저씨도 제대로 코디 받고 다녀요.”
「大叔~咦?這手鍊我沒見過呢。好漂亮!不過好像跟衣服不太搭耶。大叔你也該好好搭配一下才行。」
“그런 거 귀찮아.” 「那種事很麻煩。」
길드장들처럼 방송 타고 이미지 관리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뭣 하러. 팔찌를 살펴보던 예림이가 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不像公會長們要上節目管理形象,幹嘛要那樣。예림一邊看著手鍊,一邊在我周圍東張西望。
“노아 오빠는 없네요.” 「沒有看到 Noah 哥哥呢。」
“왜? 볼일이라도 있어?” 「怎麼了?有什麼事嗎?」
“아뇨, 그냥 예쁘잖아요. 반짝거리고. 아, 그거 아세요? 소영이 언니 코메트 보러 왔다가 노아 오빠 비행 연습하는 거 보고 종일 넋 나가 있었대요. 요즘도 툭하면 안 돼, 나한테는 코메트가 있어, 하고 중얼거린다니까요. 엄청 마음에 들었나 봐요.”
「沒有啦,只是覺得他很帥啊。閃閃發光的。啊,你知道嗎?小英姊姊本來是來看 Comet 的,結果看到 Noah 哥哥在練飛行,整天都呆呆的。最近還常常嘀咕說不行啦,我有 Comet 呢。看來她真的很喜歡他。」
그럴 만은 하지. 코메트도 S급 용종으로 자랄 거긴 하지만 노아에 비할 바는 못 된다. 물론 노아는 사람이지만. 아니, 사람이라서 말이 통하니 더 좋은 건가? 강소영에게 리에트도 한번 보여 주고 싶구만. 반응이 궁금해지네.
也難怪。Comet 雖然也會成長為 S 級龍種,但比不上 Noah。當然 Noah 是人類。不是,因為是人類所以能溝通才更好嗎?真想讓江小英也看看 Riette。真好奇她的反應。
“특수 격리소에 간다고 했죠?”
「你說要去特別隔離所,對吧?」
“응. 꼭 같이 갈 필요는 없는데.”
「嗯。不一定非得一起去。」
구치소와는 분위기가 다를 거라 애 데리고 가기가 좀 그렇다. 하지만 예림이는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듯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那裡的氣氛和拘留所不同,帶著孩子去有點不太合適。但예림卻像聽不懂似的,揚起了眉毛。
“저 있을 때는 제가 아저씨 경호원이에요. 그렇게 계약했잖아요.”
「我在那裡的時候是你的保鏢啊。我們不是這麼約定的嗎?」
납치 때 파기된 예림이와의 계약을 해주 처리하고, 굳이 재계약하진 않으려고 했다. 계약서 같은 걸로 묶어 놓을 필요가 있나 싶어서였다. 그런 거 없이도 날 도와주려 할 아이니까. 하지만 예림이는 다시 계약서를 작성하길 원했고 이번에는 내가 요청 시 보호해 줄 것 정도로 조건을 정했다.
在綁架事件中被解除的與예림的契約,我打算處理完畢後不再重新簽訂。覺得沒必要用契約書來束縛。因為她本來就是會想幫助我的孩子。不過예림還是希望重新簽契約,這次我只要求在我提出請求時才提供保護,並以此作為條件。
어디든 따라갈 거라는 예림이를 내려다보다가 문득 귀에서 흔들리는 귀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正當我俯視著說著「無論去哪裡我都會跟著你」的禮琳時,忽然注意到她耳朵上搖晃的耳環。
‘창랑의 인어여왕 귀걸이, 였지.’
「是滄浪的美人魚女王耳環,沒錯。」
물방울, 인어여왕의 귀걸이와 확실히 유사한 디자인이다. 특히나 저 푸른 보석은 크기만 다를 뿐 똑같은 광물로 보였다. 정확히 감별할 능력까진 없지만 색도 커팅도 완전히 같다.
水滴,確實與美人魚女王的耳環設計相似。尤其那顆藍色寶石,除了大小不同,看起來就是同一種礦石。雖然沒有能力精確鑑定,但顏色和切割完全一樣。
‘명우가 다른 재능 있는 사람에게 스킬을 가르칠 수 있다면, 패륜아들도 가능하겠지.’
「明宇如果能教其他有才能的人技能,對那個逆子來說也應該沒問題吧。」
저 귀걸이가 물방울의 것이 맞다면 그녀의 스킬은 수계, 빙 계열일 것이다. 나머지는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신입은 모르겠고 사슴, 늑대, 나무. …역시 잘 모르겠구만. 물방울은 있는데 불꽃 같은 건 왜 없냐.
如果那對耳環真的是水滴的,那她的技能應該是水系、冰系。其他的又會有什麼能力呢?新手不知道,鹿、狼、樹……果然還是不太清楚。既然有水滴,為什麼沒有像火焰那樣的呢?
아무튼 뜯어낼 수 있는 건 다 뜯어내야지.
總之,能拆下來的就全部拆下來。
“유현이도 만나 봐야 하는데 어째 답장이 없네.”
「我也得見見柳賢,可是怎麼都沒回覆呢。」
주차장으로 들어서 폰을 꺼내들며 말했다. 팔찌에 대한 것과 명우와 던전 가는 거 말해 줘야 하는데.
走進停車場,拿出手機說道。關於手環的事,還有明宇和去地城的事都得告訴他。
“길드장님요? 김성한 아저씨나 석 팀장님한테 물어봤어요?”
「會長大人?你有問過金成漢大叔或石隊長嗎?」
“아니. 전화해 볼까.” 「不。要不要打個電話試試看。」
연락처를 열자 예림이가 고개를 쭉 빼어 들여다봐 왔다.
打開聯絡人時,藝琳伸長脖子湊過來看。
“제 번호 뭐라고 등록했어요?”
「你把我的號碼登記成什麼名字了?」
“예림이.” 「藝琳。」
“아저씨, 진짜 아저씨 같다. 전부 그냥 이름이네.”
「大叔,真的很像大叔。 全都是名字而已。」
아니 뭐가 또. 그럼 이름으로 적지 뭐라고 적으랴. 예림이가 내 폰을 빼앗아들곤 연락처를 쭉 스크롤해 내렸다.
不,還有什麼。那就寫名字吧,寫什麼呢。예림拿過我的手機,滑動著聯絡人列表往下看。
“길드장님도 그냥 동생이네요? 의외다. 어? 이건 뭐예요? 스킬? 누구지?”
「公會長也只是弟弟啊?真意外。欸?這是什麼?技能?是誰呢?」
“성현제.” 「聖賢帝。」
“…세성 길드장님이요?” 「……是世成公會會長嗎?」
“어.” 「嗯。」
“이름도 아니고 어쩌다 스킬이 된 거예요?”
「這也不是名字,怎麼會變成技能了?」
“그냥 그거라서.” 「就只是那樣而已。」
와, 스킬 취급, 하고 예림이가 웃었다. 왜 이렇게 텅 비었냐며, 앱 추천해 주는 예림이로부터 폰을 다시 돌려받아 김성한에게 전화했다. 유현이의 위치를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哇,技能操作,예림笑了。她說怎麼這麼空蕩蕩的,然後從推薦 APP 的예림手中把手機拿回,打給金成漢。問起柳賢的位置,卻得到了意外的回答。
“특수 격리소요?” 「特殊隔離需求?」
[예. 한 시간쯤 전에 나가셨습니다.]
【是的。大約一個小時前出去了。】
거길 왜 간 거지. 지금 특수 격리소에는 윤경수를 비롯한 A급 헌터들이 갇혀 있었다. MKC의 최석원은 혼자 구치소로 빠져나가고 나머지는 엄중 처벌될 예정이었다.
他為什麼要去那裡。現在特殊隔離所裡關押著包括尹慶秀在內的 A 級獵人們。MKC 的崔錫元獨自逃進了拘留所,其他人則將面臨嚴厲處罰。
내가 엮인 일이니 방문까지는 그렇다 쳐도, 왜 연락을 안 받냐. 거기 전화 통화 막아 놓았나? 아니, 문자 보낸 건 한 시간 전이었는데. 살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既然是我牽扯進去的事,就算到拜訪這一步也算了,為什麼不接電話呢?難道那邊把電話封鎖了?不,簡訊是一小時前發的。心中隱隱有種不祥的預感。
“길드장님 특수 격리소에 있대요?”
「公會會長在特殊隔離所裡嗎?」
“응. 빨리 가 봐야겠다. 아무래도 불길해.”
「嗯。得快點去看看。總覺得不祥。」
“소영 언니 부를까요? 차로 가는 것보다 배는 빠를 텐데.”
「要不要叫小英姊姊?應該比開車快很多。」
…음, 그건. ……嗯,那個嘛。
“딱지는 쌓였지만 사고 난 적은 없어요.”
「雖然罰單累積不少,但從來沒出過事故。」
“…그래. 부탁할게.” 「……好。拜託你了。」
어디 남는 헬멧 없나.
哪裡有多餘的頭盔嗎?
* * *
작은 도마뱀 형태를 한 불의 정령이 조용히 주인의 발목을 맴돌았다. 이어 스르륵, 발아래로 내려가 바닥에 스며든다. 희미하게, 거뭇한 그을림만 조금 남긴 채 겹겹의 벽을 통과하는 정령의 움직임은 명령을 내린 주인 외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一隻小型蜥蜴形狀的火焰精靈靜靜地繞著主人的腳踝轉動。隨後輕輕滑落,滲入地面。精靈穿越層層牆壁的動作幾乎無聲無息,只留下淡淡的黑色燒痕,除了下達命令的主人外,沒有人察覺到它的存在。
대기실 의자에 자리한 한유현은 옅게 미소 띤 채 테이블 건너편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송태원이 다 참지 못한 한숨을 흘려냈다.
坐在候診室椅子上的韓有賢微微一笑,凝視著站在桌子對面的男子。宋泰元終於忍不住嘆了口氣。
“피해자 본인이 아닌 이상 특수 격리소 수감자와의 면회는 불가능합니다. 친형제라 하여도 안 됩니다.”
「除非是受害者本人,否則無法與特殊隔離所的囚犯會面。即使是親兄弟也不行。」
“까다롭군요. 그저 몇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을 뿐입니다만.”
「真麻煩啊。我只是有幾個問題想問而已。」
“수감자의 동의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윤경수도 다른 헌터들도 모두 면회를 거부했습니다.”
「如果有囚犯的同意是可能的,但尹京秀和其他獵人們都拒絕了會面。」
받아들일 리가 있을까. 얼굴엔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한유현이 수감자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싶어 하는지는 불 보듯 뻔했다. 송태원은 성현제와는 다른 의미로 까다로운 청년을 향해 말했다.
怎麼可能接受呢。雖然臉上帶著微笑,但韓有賢想怎麼處理囚犯們,簡直一目了然。宋泰元對這位與成賢濟不同意義上的棘手青年說道。
“그러니 이만 돌아가 주십시오.”
「那麼,請你們先回去吧。」
“이왕 여기까지 온 거, 형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오늘 방문하기로 했다지요.”
「既然都來到這裡了,我就等到哥哥你來為止。聽說今天會來訪問的。」
“…알겠습니다.” 「…… 我知道了。」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송태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건 당사자인 한유진이 도착한다면 면회를 막기 힘들어진다. 하나 동시에 제 형 앞에서의 한유현은 감당할 만하게 얌전해질 것이었다.
雖然有些猶豫,宋泰元還是點了點頭。如果事件當事人韓有珍到了,要阻止探視就變得困難了。但同時,在哥哥面前的韓有賢也會變得比較乖巧,能夠應付得來。
‘신기할 정도지.’ 「真是令人驚奇。」
가장 눈에 띄게 변하는 것은 한유현이었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다. 리에트는 얌전히 구치소에 들어갔고 성현제도 무슨 속셈인지 햇병아리 헌터를 관대하게 대했다. 박예림이야 말할 것도 없고. 기승수 때문이겠지만 문현아와도 퍽 가깝다고 들었다.
最顯著的變化是韓有賢,但不僅如此。麗特乖乖地進了拘留所,聖賢帝也不知出於何種用意,對這個新手獵人相當寬容。朴藝琳更不用說了。雖然可能是因為奇勝秀,但聽說她和文賢兒也相當親近。
이유야 어찌 되었든 송태원으로서는 달가운 현상이었다. 그 중심인 한유진은 대화로 해결 가능한 상대였으니까.
不管原因如何,對宋泰元來說這都是一個令人欣喜的現象。因為身為核心的韓有真,是個可以透過對話解決的對象。
그렇게 한숨 돌리는 순간이었다.
正是那一刻,終於鬆了一口氣。
퍼엉! 噗咚!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有什麼東西爆裂的聲音,
쿠르릉— 轟隆—
무너지고 부서지고 불타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벽에 걸린 비상 전화의 벨이 울리고 송태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수화기를 들었다. 수감 시설의 일부가 부서졌다는 다급한 목소리가 한유현의 귀에까지 흘러들었다.
崩塌、破碎、燃燒的聲音傳了過來。掛在牆上的緊急電話鈴響起,宋泰元難掩慌張,拿起了聽筒。監禁設施的一部分被毀壞的急促聲音,甚至傳入了韓有賢的耳中。
“얌전히 갇혀 있는 데 질리기라도 한 모양이군요.”
「看來是厭倦了乖乖被關著的生活了吧。」
차분하게, 다정할 정도로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며 한유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발치로 붉은 것이 희미하게 스쳐 올라가 모습을 감춘다. 송태원은 얼굴을 딱딱히 굳히며 젊디젊은 헌터를 돌아보았다.
他平靜地、幾乎溫柔地說著話,然後起身離開座位。他腳邊的紅色光芒微微閃爍,隨即消失不見。宋泰元臉色凝重地轉頭看向這位年輕的獵人。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 구속 조치가 되어 있는 상태니 격리소 내 헌터만으로도 충분합니다.”
「您不必擔心。因為已經被限制行動了,隔離所內的獵人就足夠了。」
“글쎄요.” 「這個嘛。」
재차 폭음이 들렸다. 한유현은 인벤토리에서 길고 날렵한 검을 꺼내들었다. 그의 한쪽 눈동자로 붉은빛이 깃든다.
又一次爆裂聲響起。韓有賢從物品欄中抽出一把又長又鋭利的劍。他的一隻眼睛閃爍著紅光。
“인벤토리 봉인구가 부서지면 구속 조치도 소용없을 겁니다만. S급, A급 헌터들이니 상급 포션도 회복이나 저주 저항 장비도 넉넉히 갖추었겠지요.”
「如果封印庫被破壞了,束縛措施也就沒用了吧。不過既然是 S 級、A 級獵人,應該也準備了足夠的高級藥水和恢復或詛咒抵抗裝備吧。」
특수 격리소의 비인도적인 구속 조치라 해도 포션을 꺼내 쓸 수만 있다면 벗어날 수 있다. 저주 관련 제약도 마찬가지다.
即使是特殊隔離所的不人道拘束措施,只要能拿出藥水使用,就能脫身。詛咒相關的限制也是一樣。
“…어떻게 봉인구가 부서졌으리라 확신하는 건지 궁금하군요.”
「……真想知道你怎麼確定封印球已經破碎了。」
“저렇게 소란스러우니 당연한 추측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도와드리겠습니다.”
「那麼吵鬧,不做這樣的推測才怪呢。所以我會幫忙的。」
한유현이 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송태원은 반사적으로 그 앞을 막아섰다. 이대로 보내면 윤경수를 비롯한 헌터들 중 살아남는 자가 없을 것이다.
韓有賢朝入口方向走去。宋泰元本能地擋在他面前。如果就這樣放他過去,包括尹敬秀在內的獵人們恐怕沒有人能活著回來。
“도움은 필요 없—” 「不需要幫助——」
“송 실장님, 당신도, 그 밖의 애꿎은 사람들도 다치는 꼴 보기 싫으면 가서 대피나 시켜.”
「宋主任,如果你也不想看到其他無辜的人受傷,就去疏散他們吧。」
“협박하는 겁니까.” 「你是在威脅我嗎?」
“참고 있는 겁니다. 아니면 성현제에게 따지시든가. 던전 안에서 깔끔히 처리했다면 이런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었을 텐데. 혹시 내 몫을 남겨 준 건가?”
「我是在忍耐。要不然你去找成賢濟理論也行。如果能在地城裡乾淨利落地解決,就不需要這麼費心了。難道是故意留了我的份嗎?」
송태원은 결국 옆으로 비켜섰다. 실상 던전 안에서 몰살당했다 해도 이상할 거 없는 자들이었다. 한유현을 막다가 피해를 늘리기보다는 그의 말대로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편이 나을 것이다.
宋泰元最終還是讓開了路。說實話,他們這些人在地城裡被全滅也不奇怪。與其阻擋韓有賢,導致更多傷亡,不如聽他話,把人先疏散出去比較好。
그렇게 결론 내렸음에도 송태원의 안색은 좋지 못했다. 문밖으로 유유히 걸어 나가는 저보다 한참 어린 청년을 바라보는 눈길이 더없이 차가웠다.
即使已經下了結論,宋泰元的臉色依然不好看。他看著那個比自己年輕許多、悠然走出門外的青年,目光冷得刺骨。
고삐 풀린 짐승들. 묶어 놓을 목줄조차 없는 괴물들.
失去韁繩的野獸。連繫住牠們的項圈都沒有的怪物。
그 자신 또한 포함되었기에 더더욱 혐오스럽다. 송태원은 어금니를 사리물고 뒷정리를 위해 발을 옮겼다.
因為連他自己也包括在內,所以更加令人厭惡。宋泰元咬緊牙關,移步去做善後工作。
* * *
강소영 헌터의 실력은 대단했다. 뿐만 아니라 예림이와의 조합 또한 엄청났다. 신호에 걸리거나 돌아가야 하는 길에 막히면 바이크째 들어다 날아 넘어 버리니 그야말로 막힘이 없었다. 비록 내 속은 조금 뒤집어졌지만 무서울 정도로 빠른 시간 안에 외곽에 있는 특수 격리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姜昭英獵人的實力非常了得。不僅如此,與禮琳的搭配也相當驚人。遇到信號阻斷或必須繞路的地方,她直接騎著摩托車飛越過去,真的是毫無阻礙。雖然我心裡有些翻攪,但在驚人迅速的時間內,我們順利抵達了外圍的特殊隔離所。
“길드장님 벌써 일 쳤나 봐요.”
「公會會長看來已經出事了。」
이미 격리소 건물 한쪽이 무너져 내린 후였지만. 안전을 위해 주위가 허허벌판이라 다행이다. 하지만 불이 번져 가고 있었다. 멀찍이 소방차가 보였지만 불이 난 곳까지 접근은 못 하고 있었다. 자칫 헌터들 싸움에 휘말리기라도 했다간 애꿎은 피해자만 생기게 될 테니까.
隔離所建築的一側已經倒塌了。幸好周圍是一片空地,為了安全著想還算幸運。但火勢正在蔓延。遠處能看到消防車,但無法靠近起火地點。萬一捲入獵人們的戰鬥,只會造成無辜的受害者。
“예림아, 불 좀 꺼 줄래?”
「藝琳,能幫我把燈關掉嗎?」
“네! 소영 언니, 아저씨 좀—”
「是的!素英姊姊,叔叔請稍等—」
“아니, 나도 들어갈 거야.”
「不,我也要進去。」
내 말에 예림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我這麼一說,예림的眼睛睜得大大的。
“아저씨 미쳤어요?” 「大叔你瘋了嗎?」
“고운 말 쓰자. 그때 그 아이템 있어. 걱정 말고 불 끄는 거 부탁할게. 여기까지 태워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영 씨. 혹시라도 휘말리지 않게 피해 계세요.”
「說話要溫柔點。那時候有那個道具。別擔心,麻煩你去把火熄了。謝謝你送我到這裡,小英。萬一有什麼事,請避開不要捲進去。」
“감사는 노아 씨 연락처로 받고 구경만 할게요!”
「謝謝,我會用諾亞先生的聯絡方式聯繫,只是來參觀而已!」
강소영이 들떠 하며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촬영하는 거냐, 지금. 그보다 노아의 연락처라니, 포기 못 한 건가. 이해는 간다만 코메트를 생각하시죠.
姜昭英興奮地拿出手機。……現在是在拍攝嗎?比起那個,竟然還有諾亞的聯絡方式,難道還沒放棄嗎?雖然能理解,但還是要想想科梅特啊。
바리케이드가 쳐지고 격리소 헌터들이 지키고 있었지만 S급 헌터인 예림이를 막지는 않았다. 나도 예림이의 덤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設置了路障,隔離所的獵人們守衛著,但並未阻擋住 S 級獵人예림이。我也因為예림이的關係得以進入。
팔찌를 사용하고 사람들은 대부분 대피했는지 인적 없는 건물 쪽으로 들어가자 타다 남은 시체가 눈에 띄었다.
使用了手環後,人們大多撤離了,當我走向無人出入的建築物時,映入眼簾的是燒焦殘留的屍體。
“예림아, 넌 불 번지는 쪽으로 가.”
「藝琳啊,你往火勢蔓延的方向去。」
“시체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也不是第一次看到屍體了。」
“야! 그래도 봐서 좋을 거 없어!”
「喂!不過看了也沒什麼好處!」
아예 안 보는 건 무리라도 덜 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내 잔소리에도 예림이는 듣지 못한 척 주위를 동동 떠다니며 탄식으로 잔불을 꺼뜨렸다. 그사이 시체가 한 구 더 나타났다. 이번에는 얼굴이 기억났다. 지난번 던전에서 공격해 온 헌터들 중 하나다.
雖然完全不看有點困難,但希望至少能少看一點。即使我嘮叨,예림還是裝作沒聽見,在周圍徘徊,用嘆息熄滅心中的餘火。這時,又出現了一具屍體。這次我記得那張臉了。是上次在地城裡攻擊我們的獵人之一。
‘…유현이 녀석.’ 「……那傢伙,柳賢。」
적당히 넘어갈 것처럼 굴더니. 건물 잔해를 피해 좀 더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누군가가 내 앞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裝作要適可而止的樣子。避開建築殘骸,往裡面走了幾步,卻有人突然跳到我面前。
“왜 이렇게 일찍 왔어?”
「怎麼這麼早就來了?」
유현이가 웃는 낯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柳賢用笑著的臉看著我。
“일찍은 무슨! 다 죽인 거냐? 윤경수는?”
「什麼叫早?都殺光了嗎?尹慶秀呢?」
“지금쯤 숨통이 끊어지지 않았을까. 신경 쓰지 마. 세성 길드장이 봐준 게 이상한 거고, 탈출까지 하려 들었으니 당연한 결과야.”
「現在這時候應該已經斷氣了吧。別在意。是賽星公會長放水才怪,還想逃跑,這是理所當然的結果。」
성현제의 재활용 정신은 나도 의외였지만 탈출이라니. 미심쩍은 눈길을 보내자 동생 놈이 뻔뻔하게 미소 지었다.
成賢濟的再利用精神讓我也感到意外,但竟然是逃脫。當我投以懷疑的目光時,弟弟那傢伙厚顏無恥地笑了笑。
“그만 가자. 몇 시지? 점심이나 먹을까?”
「我們走吧。現在幾點了?要不要去吃午餐?」
“살아 있는데요.” 「他還活著。」
뭐? 예림이의 뜬금없는 말에 나와 유현이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예림이가 바라보는 그곳에 윤경수가 서 있었다. 목이 반쯤 잘린 채로.
什麼?對於예림이突如其來的話,我和유현이同時轉頭望去。예림이注視的地方,윤경수正站著。脖子被砍斷了一半。
“아니, 죽은 건가? 근데 움직여요. 뭐지?”
「不,死了嗎?可是牠還在動。這是怎麼回事?」
예림이가 고개를 갸웃 기울이고 유현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윤경수가 입을 벌렸다.
“안녕!” 「你好!」
낯선 여자의 목소리였다. 是陌生女子的聲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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