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화 피스 261 話 和平
“막아! 그쪽으로 곧장 가면 3번 쉘터다!”
「擋住!牠直接過去就是 3 號避難所了!」
“유인 폭죽 발사됩니다! 3, 2, 1!”
「誘敵煙火發射!3、2、1!」
방어벽 쪽에서 폭죽이 솟아올랐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마나가 담긴 빛이 번쩍였지만 몬스터는 힐끗 쳐다만 볼 뿐 방향을 틀지 않았다. SS급 몬스터, 맹독을 지닌 푸른 뱀. 강력한 독을 가진 몬스터는 다른 어떤 몬스터 이상으로 도시에 위협적이었다. 자칫 쉘터가 있는 땅속으로 독이 스며들기라도 하면 보호벽으로도 막기 힘들었다. 쉘터가 막아 낼 수 있는 독은 최대 A급까지였다.
防禦牆那邊升起了煙火。伴隨著吵雜的聲音,蘊含魔力的光芒閃爍,但怪物只是瞥了一眼,並沒有改變方向。SS 級怪物,劇毒藍蛇。這種擁有強大毒性的怪物,比其他任何怪物都更具威脅性。萬一毒液滲入避難所所在的地下,即使是防護牆也難以阻擋。避難所能抵擋的毒性,最高只到 A 級。
결국 솔렘니스의 S급 가드들이 몬스터의 정면을 막아섰다. 뱀이 초록색 눈을 크게 뜨며 혀를 길게 날름거렸다. 양측의 대치는 짧았다. 뱀의 몸이 순식간에 쏘아져 나가며 도로를 길게 부수었다. 튀어 오르는 독액에 가드들이 매에게 덮쳐진 참새 떼처럼 흩어져 몸을 피했다. 스킬이 깃든 공격이 몬스터를 향해 쏟아졌으나 치명적인 타격은 없었다. 하지만 몬스터의 성질을 건드리기에는 충분했다.
索雷姆尼斯 S 級護衛們最終擋在怪物面前。蛇睜大綠色的眼睛,長長地吐著舌頭。雙方對峙的時間很短。蛇身瞬間射出,將道路破壞得面目全非。毒液飛濺,護衛們像被老鷹襲擊的麻雀群一樣四散躲避。技能攻擊如雨般朝怪物傾瀉而下,卻沒有造成致命打擊。但這足以激怒怪物。
- 시이잇! ——嘶嘶!
뱀의 눈이 가드들 중 자신의 비늘을 크게 벗겨낸 남자를 향해 고정되었다. 솔렘니스 S급 가드가 이를 악물며 도시 외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蛇的眼睛盯著護衛中,那個將牠的鱗片大片剝落的男人。索雷姆尼斯 S 級護衛咬緊牙關,開始朝城市外圍跑去。
“꼬리를 물었다! 보조해!” 「牠上鉤了!支援!」
쫓기는 가드를 보조 스킬들이 휘감았다. 뱀의 돌진을 늦추기 위해 사격이 이어지고 폭탄이 터져 나갔다. 건물을 부수고 도로를 으깨며 몬스터가 목표물을 향해 빠르게 기어간다.
輔助技能纏繞著被追趕的守衛。為了減緩蛇的衝刺,射擊持續不斷,炸彈也接連爆炸。怪物破壞建築物,碾碎道路,迅速地朝目標爬去。
시그마가 없는 지금으로선 SS급 몬스터를 사냥하는 건 힘들었다.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인력과 자원 소모가 극심해 도시 밖으로 유인해 멀리 떨어뜨려 놓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었다.
在西格瑪不在的情況下,要獵捕 SS 級怪物是很困難的。雖然不是不可能,但人力和資源消耗極大,因此最好的解決辦法是將其引誘到城市外,並遠遠地甩開。
쾅, 쿠웅, 좀처럼 잡히지 않는 사냥감에 뱀이 사납게 용틀임을 했다. 바닥을 죄 헤쳐 놓던 뱀이 몸을 잔뜩 움츠렸다가, 스프링처럼 높게 튀어 올랐다.
砰,轟隆,蛇對著難以捕捉的獵物兇猛地扭動著身軀。原本在地上橫衝直撞的蛇,猛地縮起身子,像彈簧一樣高高躍起。
- 키르르. - 嘶嘶。
쏘아진 화살처럼 순식간에 공중을 가로지른 뱀이 쫓기던 가드의 머리를 뛰어넘어 앞을 가로막고 섰다. 가드가 방향을 채 틀기도 전이 기다란 몸뚱이가 그의 주위를 벽처럼 휘감는다.
蛇像離弦的箭般,瞬間劃過空中,越過被追趕的守衛頭頂,擋在他前方。守衛還來不及轉向,牠那長長的身體就如牆壁般纏繞住他。
“젠장!” 「該死!」
사방은 단단한 비늘 돋친 몸뚱이요, 위로 뛰어오르면 독을 품은 뱀대가리가 기다리고 있다. 피할 방법이 없다. S급 가드가 소용없을 방어 스킬을 쓰며 마지막을 기다리는 그때.
四面八方都是堅硬鱗片覆蓋的身體,往上跳則有含毒的蛇頭等著。無處可逃。S 級守衛施展著毫無用處的防禦技能,等待著最後一刻。
- 키이익! 「嘰——!」
몬스터의 비명이 들려왔다. 이어 으드득, 살과 뼈를 짓씹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S급 가드가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의 눈에 뱀의 머리를 단단히 물고 있는 붉은 털의 몬스터가 비쳤다.
傳來了怪物的尖叫聲。接著,響起了嘎吱作響、啃食血肉和骨頭的聲音。S 級守衛抬起頭。映入他眼簾的是一隻紅毛怪物,正緊緊咬住蛇的頭部。
“…뭐, 뭐야.” 「……這、這是什麼?」
금색 외뿔과 금빛 띤 갈기를 지닌 맹수가 앞발로 뱀의 목을 짓누른 채 나직이 으르렁거렸다. 독액이 이리저리 튀어 올랐지만 휘감아 도는 불길에 전부 타버려 새로 나타난 몬스터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
那頭有著金色獨角和金黃色鬃毛的猛獸,用前爪壓制住蛇的脖子,低聲咆哮著。毒液四處飛濺,卻全被纏繞的火焰燒盡,絲毫沒有沾染到新出現的怪物身上。
얼마 지나지 않아 뱀의 꿈틀거림이 멈추었다. 침묵 속에서 붉은 몬스터가 S급 가드를 내려다보았다. 비록 불이 독에 강하다고 하나 SS급 몬스터를 순식간에 해치운 놈이다. 당연히 동급의 SS급 몬스터일 것이었다.
沒過多久,蛇的扭動停止了。在寂靜中,那隻紅色的怪物俯視著 S 級守衛。儘管火焰對毒液有很強的抵抗力,但這傢伙卻能瞬間解決掉 SS 級怪物。想當然,牠也應該是同等級的 SS 級怪物。
도망쳐야 하나. 아니, 도망칠 수 있기는 할까. 머뭇거리는 가드 앞에서 몬스터가 크릉, 작게 목을 울리더니.
該逃跑嗎?不,真的能逃掉嗎?在猶豫不決的守衛面前,怪物發出低沉的吼聲,接著。
“…어.” 「……喔。」
거대하던 덩치가 순식간에 조그맣게 줄어들었다. 삼각형 귀가 쫑긋거리고 풍성한 꼬리가 살랑 흔들렸다. 중형견만 한 크기로 줄어든 몬스터의 모습에 S급 가드가 눈을 끔벅였다. 무심코 귀여운 거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原本巨大的身軀瞬間縮小。三角形的耳朵豎了起來,豐滿的尾巴輕輕搖擺。S 級警衛眨了眨眼,看著縮小到中型犬大小的怪物,心想:牠好像很可愛。
- 끼앙. ——鏘。
아니, 확실히 귀엽다. 몬스터가 종종종 가드 앞으로 다가와 금빛 두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치켜들린 코끝이 작게 실룩거린다.
不,牠確實很可愛。怪物小碎步地走到警衛面前,用金色的雙眼仰望著他。微微上揚的鼻尖輕輕抽動著。
“피하십시오!” 「快閃開!」
무기를 들고 접근해 오는 다른 가드들에 남자가 급히 두 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其他警衛拿著武器靠近,男子急忙將雙手舉過頭頂。
“멈춰! 적의가 없다! 괜히 건드릴 필요 없어!”
「停下!牠沒有敵意!沒必要去招惹牠!」
“예? 몬스터가요?” 「咦?魔物嗎?」
“그게 말이 되나?” 「這怎麼可能?」
몬스터는 인간에게 적의를 나타낸다. 테이밍된 몬스터는 예외였지만 B급 이상은 사실상 길들이기 불가능했다. 그런데 무려 SS급 몬스터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니.
魔物會對人類展現敵意。馴服的魔物是例外,但 B 級以上的魔物實際上不可能被馴服。然而,一隻 SS 級魔物竟然不攻擊人類。
“하지만 이것 봐, 얌전하잖아.”
「但是你看,牠很乖啊。」
몬스터는 무언가를 찾듯 킁킁거리기만 할 뿐 덤벼들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다른 가드들 또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신기하게 몬스터를 바라보았다.
那隻怪物只是像在尋找什麼似的嗅著,完全沒有要撲過來的意思。其他守衛們也一邊不放鬆警惕,一邊好奇地看著那隻怪物。
“뭐… 덕분에 한시름 덜었네요.”
「什麼嘛……多虧了您,我才鬆了一口氣。」
“그러게. 밖으로 끌어내는 게 고작인 몬스터를 순식간에 처리해 버렸어.”
「就是說啊。他瞬間就解決了那隻只能往外拖的怪物。」
“시그마 님이 계셨어도 순식간에 끝났겠지.”
「就算希格瑪大人在,也會瞬間結束吧。」
순간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침울해진 분위기 속에서 가드 하나가 입을 열었다.
瞬間,沉重的寂靜降臨。在陰鬱的氣氛中,一名守衛開口了。
“이 몬스터도 금색 눈이네.”
「這隻怪物也是金色的眼睛呢。」
“…어, 진짜.” 「…… 喔,真的。」
익숙한 빛을 띤 눈동자에 솔렘니스 가드들의 표정이 더더욱 흐려졌다. 그때 몬스터가 폴짝 죽은 뱀의 사체를 뛰어넘었다. 향하는 방향은 다름 아닌 솔렘니스 방위청이었다.
索雷姆尼斯衛兵們的表情,在熟悉的目光下變得更加陰沉。這時,怪物跳過了死去的蛇的屍體。牠前進的方向,正是索雷姆尼斯防衛廳。
“막아야 하지 않나?” 「不該阻止嗎?」
“막을 방법도 없긴 한데…….”
「雖然也沒有辦法阻止……」
어쩌지, 고민하면서 가드들이 몬스터의 뒤를 쫓아갔다. 방위청 앞에는 소식을 들은 가드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조그맣고 귀여운 몬스터의 모습에 그들 또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몬스터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산책이라도 하듯 가벼운 걸음걸이로 방위청 안으로 쑤욱 들어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태연해, 마치 오랜 시간 이곳에서 살아오기라도 한 듯했다.
「怎麼辦?」護衛們一邊苦惱,一邊追著怪物。防衛廳前,聞訊而來的護衛們正在等候。看到嬌小可愛的怪物,他們也露出了驚慌的神色。然而,怪物卻沒有停下腳步。牠的步伐輕盈,彷彿在散步般,泰然自若地走進防衛廳,就像在這裡生活了很久一樣。
“대체 뭘까요, 저 몬스터.”
「那隻怪物,到底是什麼啊?」
“이대로 둬도 괜찮은 건가…….”
「就這樣放著也沒關係嗎……」
가드들은 고민하면서도 섣불리 막아서진 못한 채 몬스터의 뒤만 따라갔다. 방위청 건물 안으로까지 들어간 몬스터가 복도를 따라 걷다가 어느 한 방에 들어갔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나와서는 마나 홀로 통하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폴짝 뛰어올라 버튼을 눌렀지만 카드 키 없이는 조작이 불가능했다.
守衛們一邊苦惱,一邊卻又不敢貿然阻攔,只能跟在怪物身後。怪物進入防衛廳大樓後,沿著走廊走了一段路,然後進了其中一個房間。牠環顧四周,隨即又走了出來,朝著通往魔力之穴的電梯走去。牠跳起來按下按鈕,但沒有門禁卡就無法操作。
- 끄앙. ——嗚哇。
몬스터가 솔렘니스 가드를 돌아보며 재촉하듯 울었다. 홀리기라도 한 듯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마나 홀이 있는 곳까지 내려간 몬스터가 한 바퀴 휙 돌고는 다시 위로 올라갔다. 이어 무기고에 들른 몬스터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시그마의 집무실이었다.
怪物轉頭望向索雷姆尼斯警衛,催促般地鳴叫。電梯門彷彿被迷惑般地打開,怪物下到有魔力洞穴的地方,轉了一圈後又回到上面。接著,怪物去了軍械庫,最後抵達的地方正是西格瑪的辦公室。
- 크흥. - 咳哼。
아직 책상 위에 남아 있던 한유진의 물건을 앞발로 툭 건드려 보곤 작게 도리질 친 몬스터가 몸을 돌렸다. 이제는 더 이상 몬스터를 막으려 드는 가드는 없었다.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하나같이 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還留在書桌上的韓宥辰的物品,被怪物用前腳輕輕撥弄了一下,怪物小幅度地搖了搖頭,轉過身。現在已經沒有守衛再試圖阻擋怪物了。雖然沒有說出口,但所有人都抱持著相似的想法。
풍성한 꼬리를 흔들며 몬스터가 옥상으로 향했다. 몬스터의 목적지를 눈치챈 가드들이 침울한 얼굴을 했다. 이윽고 옥상에 다다른 몬스터가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걸어갔다. 몬스터가 이곳을 떠나려 한다는 것을 느낀 가드들이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다가, 한 명이 입을 열었다.
怪物搖晃著豐滿的尾巴,朝著屋頂走去。察覺到怪物目的地的守衛們,臉色都沉了下來。怪物抵達屋頂後,沒有任何猶豫地向前走去。守衛們感覺到怪物即將離開這裡,便互相察看眼色。接著,其中一人開口說話了。
“안녕히 가십시오!” 「請慢走!」
몬스터가 갸웃 고개를 기울이며 그를 돌아보았다. 그와 동시에 다른 가드들도 인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怪物歪著頭,回望著他。與此同時,其他守衛也開始紛紛向他致意。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這段時間多謝您的照顧了!」
“뒷일은 걱정 마십시오!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請您別擔心後續的事!我會盡我所能做到最好的!」
“부디 몸 건강하세요!” 「請您務必保重身體!」
펄럭, 몬스터의 등에서 작은 날개가 돋아났다. 붉은 반달 같은 깃털 날개가 파닥이고 금세 위로 솟구친다. 한 점 미련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멀어져 가는 그 모습을 솔렘니스 가드들이 시선을 돌리지 못한 채 멍하니 바라보았다.
撲簌,怪物的背上長出了小小的翅膀。紅色的半月形羽翼拍動著,很快便向上飛去。索雷姆尼斯守衛們呆呆地望著那瞬間遠去、沒有留下一絲眷戀的身影,移不開視線。
그저 단순히 특이한 몬스터였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럴 가능성이 더 높았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 한켠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那或許只是隻奇特的怪物。或許那樣的可能性更高。但他們感覺到內心深處有股安適感。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最後道別了。光是這樣就已足夠。
“뒤처리하러 가죠. 독도 중화시켜야 하고.”
「我們去處理後續吧。毒素也得中和掉。」
“덕분에 한동안은 잠잠하겠네.” 「多虧了你,暫時能安靜一陣子了。」
“그래도 방심은 금물입니다. 다음번 대비를 해둬야죠.”
「即便如此,也絕不能掉以輕心。還是得為下次做好準備。」
솔렘니스의 가드들은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옥상을 떠나갔다.
索雷姆尼斯的護衛們腳步輕快地離開了屋頂。
화염뿔사자는, 엄밀히 말하면 약간 다른 종이었지만 그래도 화염뿔사자 피스는 빠르게 하늘을 가로질렀다. 피스가 떨어진 곳은 여기로부터 한참 남쪽 지방이었다. 그곳의 불 속성 몬스터의 몸에 들어가 눈에 띄는 몬스터들을 모조리 사냥하면서 한참을 헤맸다.
嚴格來說,火焰角獅是稍微不同的物種,但火焰角獅皮斯仍快速地劃破天際。皮斯墜落的地方是離這裡很遠的南方地區。牠進入了那裡的火屬性怪物體內,將所有顯眼的怪物都獵捕殆盡,並徘徊了許久。
그러다가 드디어 한유진의 흔적을 발견했지만 그는 이미 이곳을 떠난 뒤였다. 추적 스킬로 상황을 살핀 피스는 곧장 이어지는 아빠의 흔적을 쫓아갔다. 한참을 날아가던 화염뿔사자가 내려선 곳은 다름 아닌 황폐화된 아카테스 방위청이었다.
好不容易,他終於發現了韓宥辰的蹤跡,但他早已離開此地。皮斯用追蹤技能觀察了情況,立刻追著爸爸的蹤跡而去。火焰角獅飛了好一陣子,降落的地方正是荒廢的阿卡特斯防衛廳。
“으아악! 몬스터다!” 「啊啊啊!是怪物!」
마나 홀 주위 기계를 점검하던 관리자가 피스를 보고 기겁하며 외쳤다. 순식간에 달려온 가드들이 조그만 짐승의 모습에 뒷머리를 긁적였다.
正在檢查魔力洞周圍機器的管理員看到皮斯,嚇得大叫。警衛們瞬間衝了過來,看到這隻小小的野獸,搔了搔後腦勺。
“…진짜 몬스터 맞나?” 「……這真的是怪物嗎?」
“여우 아냐? 옛날에 멸종했다던.”
「那不是狐狸嗎?聽說以前就滅絕了。」
“주둥이가 짧잖아.” 「牠的嘴巴很短啊。」
S급 이하 가드들로선 유체화해 힘을 감춘 SS급 몬스터의 정체를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피스는 그들이 떠들거나 말거나 마나 홀 부근을 천천히 배회했다. 추적 스킬이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희미하게나마 전해주었다.
S 級以下的護衛們很難察覺到 SS 級怪物化為幼體隱藏力量的真面目。皮斯不管他們怎麼吵鬧,都緩緩地在魔力洞穴附近徘徊。追蹤技能模糊地傳達了這裡曾經發生過的事情。
- 크항! - 吭!
피스가 불만스럽게 크릉거렸다. 사람을 공격할 기색 없이 주위를 헤집고 다니는 피스를 가드들이 정말로 여우인가, 하고 멀거니 쳐다만 보았다.
皮斯不滿地發出低吼。警衛們只是茫然地看著皮斯,牠沒有攻擊人的意思,只是在周圍翻找著,心想那真的是狐狸嗎?
“여우가 아니야, 저건.” 「那不是狐狸。」
“그노시 님, 벌써 일어나셔도 괜찮은 겁니까?”
「格諾西大人,您現在起床沒問題嗎?」
A급 가드인 그노시가 멀쩡하다며 손을 내저었다.
A 級護衛格諾西揮了揮手,表示自己沒事。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본 여우와는 완전히 달라.”
「我不知道那是什麼,但跟我見過的狐狸完全不同。」
“그노시 님은 여우를 본 적 있으시겠군요.”
「格諾西大人見過狐狸嗎?」
“어릴 때였지.” 「小時候見過。」
이제는 새나 땅속에 숨어 사는 소동물이 아니고서야 야생동물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마나 홀을 바라보는 그노시의 옆으로 비테라가 다가갔다. 그노시가 그녀를 힐끗 돌아보았다.
現在除了鳥類和躲藏在地底的小動物之外,已經很難找到野生動物了。維特拉走到望著魔力洞穴的格諾西身旁。格諾西瞥了她一眼。
“알파는 한유진 씨와 함께 떠났다고 하셨죠.”
「你說 Alpha 是跟韓誘辰先生一起離開的吧。」
“네. 남아 주길 바랐지만 한유진 씨 곁을 떠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더군요.”
「是。我希望牠能留下,但牠看起來完全沒有要離開韓有辰先生身邊的打算。」
그노시가 자신의 오른쪽 손을 매만졌다. 짧은 침묵 뒤에 그가 입을 열었다.
格諾西撫摸著自己的右手。短暫的沉默後,他開口了。
“정말로 세뇌 같은 건, 아닌 듯했습니까?”
「真的不像被洗腦嗎?」
“그런 거 먹힐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어요, 제가 본 알파는. 무엇보다도 한유진 씨가 알파를 정말 많이 아끼더군요. 그 두 사람을 잠깐만 지켜봐도 얼마나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지 쉽게 알 수 있을 만큼이요.”
「我所見到的那位阿爾法,看起來並不會吃那一套。最重要的是,韓誘辰先生非常疼愛那位阿爾法。只要稍微觀察一下那兩個人,就能輕易看出他們有多麼珍視彼此。」
그노시가 다시금 침묵했다.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도 여러 번 비슷한 말을 들었었다. 그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格納希再次沉默了。他已經從其他人那裡聽過好幾次類似的話了。他長長地嘆了口氣。
높은 은신 스킬을 지니고 있는 한유진은 아카테스 가드 취급에 대한 소문을 듣고 사실 확인을 위해 일 년 전, 아카테스 시에 잠입했다고 하였다. 그때 은신 스킬이 통하지 않는 알파와 만나게 되고 남모르게 친분을 쌓던 도중 알파를 빼내려 하다가 들키고 말았다. 아카테스 알파 관리자는 한유진을 이용하려고 들었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한유진은 자신의 사망을 꾸며 몸을 빼냈다.
韓悠辰說,他擁有高超的隱匿技能,一年前聽聞關於阿卡特斯守衛的傳聞,為了查證事實,便潛入了阿卡特斯市。當時,他遇到了隱匿技能對其無效的阿爾法,兩人暗中建立了交情,卻在試圖帶走阿爾法時被發現了。阿卡特斯阿爾法管理者試圖利用韓悠辰,為了擺脫對方,韓悠辰便偽造了自己的死亡,成功脫身。
그 후 알파의 폭주가 일어났고 한유진은 솔렘니스로 가 시그마의 협력을 구한 뒤 다시 아카테스로 돌아와 이번 일을 벌였다, 라는 것이 한유진의 변명 겸 설명이었다. 의심스러운 점이 없지는 않았으나 그럴듯한 이야기였다.
阿爾法失控後,韓裕辰前往索雷姆尼斯尋求西格瑪的協助,然後回到阿卡特斯,引發了這次事件。這就是韓裕辰的辯解兼說明。雖然並非沒有可疑之處,但這番話聽起來倒也合情合理。
“…어찌 되었든 제가 참견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無論如何,那也不是我能干涉的事吧。」
힘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을 참아만 왔다. 하지만 C급 가드가 알파에게 자유를 되찾아 준 지금에서는, 스스로의 나약함이 만들어 낸 핑계일 뿐이었다. 먼 길 돌아가지 않고 목숨을 걸어 보았어도 좋았을 것을.
只因為力量不足,便長年忍耐至今。然而,在 C 級守衛為阿爾法找回自由的此刻,這不過是自己懦弱所找的藉口罷了。要是當初不繞遠路,直接豁出性命去拚搏就好了。
“왜 그런 표정을 지어요. 한유진 씨도 우리 없었으면 알파를 구하기 쉽지 않았을 걸요. 우리가 오랫동안 쌓아 온 게 도움이 안 되었다곤 절대 말 못 하죠. 언젠가는 우리 힘으로도 성공했을 거예요, 틀림없이.”
「你為什麼露出那種表情?韓誘辰先生,如果你沒有我們,要救出阿爾法也不容易吧。你絕對不能說我們長期以來累積的經驗沒有幫助。總有一天,我們也能靠自己的力量成功,這是肯定的。」
그저 좀 더 빨라졌을 뿐이다. 하지만 그노시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바로 그때였다.
只是速度又更快了些。然而格諾希的表情依舊陰沉。就在這時。
- 크르르. ——喀喀。
무해하게 주위를 돌아다니던 작은 짐승이 돌연 사납게 이빨을 드러냈다. 붉은 털 위로 불길이 화악 피어오른다.
無害地在周圍閒晃的小野獸,突然兇猛地露出獠牙。火焰熊地從紅色的毛髮上竄出。
“몬스터다!” 「是怪物!」
“조심해!” 「小心!」
그래도 저렇게 작으니까 등급은 낮지 않을까, 생각하기 무섭게 화염뿔사자가 땅을 박찼다. 눈으로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덮쳐든 상대는 다름 아닌 그노시였다.
我才剛想著,牠這麼小,等級會不會很低,火焰角獅就蹬地而起。以肉眼無法捕捉的速度撲過來的,正是格諾西。
“그노시!” 「格諾西!」
“윽, 피해!” 「呃,閃開!」
최소 S급, 혹은 그 이상 등급의 몬스터다. 작은 몸뚱이에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힘에 밀쳐져 바닥에 쓰러진 그노시의 가슴을 피스의 앞발이 내리눌렀다. 불길에 옷이 타고 피부까지 붉게 물들어 갔다.
這是一隻至少 S 級,或更高階的怪物。和平的腳掌壓在被小小的身軀所發出的可怕力量推倒在地上的格諾西胸口。火焰燒著衣服,皮膚也染成了紅色。
- 캬앙! - 吼!
피스는 자신이 억누른 인간을 차갑게 내려다보며 한쪽 앞발을 들어 올렸다. 이 인간이 한유진을 해친 것은 어렴풋이 감지해 냈지만 한유진은 물론 한유현도 이자를 죽이지는 않았다. 그러니 이유가 있을 거라고 짐작한 피스가 앞발을 가볍게 휘둘렀다.
皮斯冷冷地俯視著被自己壓制的人類,抬起了一隻前腳。牠隱約察覺到這個人類傷害了韓有辰,但韓有辰和韓有炫都沒有殺死這個人。因此,皮斯猜想其中必有原因,便輕輕地揮動了前腳。
찰싹, 소리와 함께 그노시의 뺨에 길게 긁힌 자국이 남았다. 그노시의 눈이 크게 떠졌다. 붉은 불꽃이 피를 데우고 속을 파고드는 듯했다.
啪擦一聲,格諾西的臉頰上留下一道長長的刮痕。格諾西的雙眼圓睜。紅色的火焰彷彿在加熱血液,並鑽入體內。
피스는 다시 한 번 질책하듯 캬릉거린 뒤 날개를 펼쳤다. 불길에 휩싸인 채 훌쩍 날아가 버리는 작은 몬스터를 그노시가 멍하게 올려다보았다. 그의 머리 위로 포션이 촤악 부어졌다.
<p>皮斯再次像在斥責般地喵嗚一聲,接著張開翅膀。格諾希茫然地抬頭看著那隻被火焰吞噬,倏地飛走的小型怪物。藥水嘩啦地澆在他的頭上。</p>
“괜찮아요?!” 「你還好嗎?!」
그노시는 손을 들어 뺨의 상처를 매만졌다. 그런 그를 비테라가 일으켜 세우며 몸의 화상에도 포션을 뿌려 주었다.
葛諾希抬手撫摸臉頰上的傷口。維特拉扶他起身,並將藥水灑在他的燒傷處。
“방금 그 몬스터 SS급쯤 되는 거 같던데, 어째선지 그냥 갔네요. 다행이긴 하지만.”
「剛才那隻怪物好像是 SS 級的,但不知為何就這麼走了。雖然很慶幸就是了。」
“…예.” 「……是。」
사람들의 술렁임 속에서 둘은 이미 작은 점이 된 몬스터를 바라보았다.
在人們的騷動中,兩人望著已化為小點的怪物。
“언젠가는 돌아올까요.” 「總有一天會回來嗎?」
“네? 아, 알파요? 으음, 그래도 고향이니까요. 좋은 기억은 별로 없겠지만, 한 번쯤은 와 줄지도요. 스킬에 회복억제 효과도 있나, 화상 흉터 남겠어요. 힐러한테 가보죠.”
「咦?啊,是說阿爾法嗎?嗯,畢竟是故鄉嘛。雖然沒有什麼美好的回憶,但或許會回來一次吧。技能裡是不是也有抑制恢復的效果啊,會留下燒傷疤痕的。去找治療師看看吧。」
“아뇨, 괜찮습니다.” 「不,沒關係。」
화상 흔적이라, 나쁘지 않았다. 비록 다른 불길이었지만 그래도.
燒傷痕跡啊,還不錯。雖然是其他的火焰,但還是。
“그때까지 재건하려면 바쁘게 움직여야겠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요.”
「在那之前,我們得加緊腳步重建。我們必須做我們能做的事。」
“바로 그 말이라니까요!” 「就是說嘛!」
다행히 마나 홀도 잠잠해지지 않았느냐며 비테라가 웃었다.
<p>「幸好魔力洞穴也沒有平息下來不是嗎?」維特拉笑著說。</p>
피스는 쉬지 않고 날갯짓했다. 질주 스킬이 더해져 불꽃을 흩날리며 빠르게 하늘을 가르는 동안, 이상하게도 덤벼드는 몬스터가 없었다. 도시 밖에 흩어져 있어야 할 몬스터가 거의 사라졌다. 덕분에 멈춤 없이 날아가 해가 저물기도 전에 란체아에 도착했다.
皮斯不曾停歇地拍動翅膀。疾馳技能讓牠在空中劃過一道火焰,快速前進,奇怪的是,竟然沒有任何怪物撲過來。原本應該散布在城市外的怪物幾乎都消失了。多虧如此,牠才能毫不停歇地飛行,在太陽下山前抵達蘭切亞。
“저거 봐라!” 「你們看!」
밤의 대비를 하고 있던 란체아의 가드가 피스를 가리키며 외쳤다.
正在為夜晚做準備的蘭契亞護衛指向皮斯,大喊道。
“솔렘니스에 나타났다던 그 몬스터 아냐?”
「那不是出現在索雷姆尼斯的那隻怪物嗎?」
“맞는 거 같은데.” 「好像是耶。」
조금 전 도시간 통신으로 소식을 전해들은 란체아의 가드들이 두 팔을 머리 위로 흔들었다.
稍早透過城市間通訊得知消息的蘭切亞護衛們,將雙臂舉過頭頂揮舞著。
“이리 와 봐, 꼬마야!”
「過來這裡,小不點!」
“너, SS급 몬스터 잡았다며? 잘해 줄게 언니에게 오지 않으련!”
「你,抓到 SS 級魔物了不是嗎?我會好好對你的,要不要來姊姊這裡!」
“우린 몬스터도 차별 안 한다. 구직 중이면 얼마든지 환영이야!”
「我們對怪物也不會差別待遇。正在找工作的話,隨時都歡迎!」
란체아 가드들의 꼬드김 속에 피스는 공중을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이곳에도 한유진의 흔적만 약간 느껴질 뿐이었다. 피스는 먼 북쪽을 바라보았다. 추운 곳도 물이 많은 곳도 내키진 않았지만 가야만 했다.
在蘭切亞護衛們的慫恿下,皮斯在空中緩緩地轉了一圈。這裡也只感覺到韓宥辰些許的痕跡。皮斯望向遙遠的北方。雖然不喜歡寒冷的地方,也不喜歡多水的地方,但還是非去不可。
날개를 퍼득이며 북으로 향하는 작은 몬스터의 모습에 란체아 가드들이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蘭契亞的守衛們看著小怪物拍動翅膀飛向北方,不禁感到惋惜。
“쟤도 북쪽으로 가네.” 「牠也往北邊去了。」
“람다 님은 잘 계실까.”
「蘭達大人過得好嗎?」
“혹시 만나거든 안부 좀 전해 주라!”
「如果見到他,幫我問聲好!」
“람다 님, 쟤가 내려오질 않아서 발목을 못 잡았습니다!”
「蘭達大人,那傢伙不肯下來,我抓不住他的腳踝!」
인사하듯 흔드는 손들을 뒤로한 채 피스는 다시 날아갔다.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흩날리는 눈송이가 털을 스쳤다. 얼마나 더 날아갔을까, 드디어 북쪽의 도시가 금빛 눈에 들어왔다.
飛斯再次振翅高飛,將那些揮舞著彷彿在道別的手拋諸腦後。空氣漸趨寒冷,紛飛的雪花拂過牠的毛皮。不知又飛了多久,北方的城市終於映入牠金色的眼簾。
- 꺄앙! - 呀啊!
이번에야말로 늦지 않았을 것이다. 피스는 더욱 힘차게 날갯짓하며 드로시아 시 상공으로 들어섰다.
這次總該沒遲到了吧。皮斯更加奮力地拍動翅膀,飛進了德羅西亞市上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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