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든 씨피를 다 응원하지만...진짜는 돌핑이라고 믿습니다 😆 왜냐고요? 그들이 온몸으로 말하는데 어떡합니까요...🤦♀️ 후편 있어요 아마두...?
我支持所有 CP...但真心觉得朵琳才是官配😆 为什么?他们全身都在诉说爱意我有什么办法...🤦♀️ 可能有后续吧...?
Catch Crush 心动瞬间
봉구는 20대 중반이 되도록 연애 한 번 못 해보고 뭐 했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늘 똑같은 답을 했다. 그냥...시간이 없었어요. 물론 구라였다. 시간이 없기는 개뿔. 봉구는 용기가 없는 거였다. 남자를 꼬실 용기.
奉九总是用同样的话回答那些质问"你二十好几了怎么连恋爱都没谈过"的人。就是...没时间啊。当然是骗人的。没时间个鬼。奉九只是缺乏勇气。不敢撩汉的勇气。
채봉구는 순수했다. 누가 너 귀엽다, 한 마디면 그 사람을 짝사랑하다가 차이는 상상까지 10분이면 오케이였다. 그 순수함이 지나쳐서 문제지. 제가 좋다고 다가오는 남자들에게도 네, 대답 한 번 하지 못해서 지나간 사랑이 열 손가락도 넘는다.
蔡奉九单纯得可怕。只要有人说句"你好可爱",他就能在十分钟内完成从暗恋到被甩的全套幻想。单纯过头反而成了问题。因为连句"好"都答不上来,错过的缘分两只手都数不完。
분명 멀리서 보기만 하면 괜찮은데, 꼭 앞에만 서면 왜 이렇게 긴장이 되고 떨리고 숨이 막히는지 모르겠다. 아무 사이 아닐 때는 괜찮은데, 누군가 제게 호감을 보이거나 반대로 제가 상대에게 호감이 있을 땐 어김없이 말을 더듬기 일쑤였다. 요즘도 그랬다. 특히 이 사람 앞에서는 더.
明明远远看着还好,可一旦站到对方面前就莫名紧张发抖喘不过气。普通关系时一切正常,可一旦有人对我示好,或是我对谁心动,就必定会结结巴巴。现在还是这样。尤其在这个人面前更严重。
"채 대리. 좋은 아침이에요. 밥은 먹고 왔어요?"
"蔡代理,早上好。吃过早饭了吗?"
"...아, 안녕하세요..." "...啊,您好..."
"네에. 안녕하세요. 바빠도 밥은 꼭 챙겨요. 요즘 더 피곤해 보인다. 일 힘들면 언제든 얘기해요."
"嗯。您好。再忙也要记得吃饭啊。最近看你更憔悴了。工作太累的话随时跟我说。"
남예준. 봉구보다 두 살 많은 기획팀 팀장. 젊은 나이에 특진으로 팀장까지 치고 올라왔다는 예준은 저 다정한 성격도 특급 수준이었다. 예준과 봉구가 곧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탔다. 봉구는 예준의 뒷모습을 보며 처음 그를 만났던 날을 떠올렸다.
南艺俊。比奉久大两岁的企划组组长。这位年纪轻轻就破格晋升为组长的男人,连温柔体贴的性格都是顶级水准。艺俊和奉久一起踏进刚到的电梯。望着艺俊的背影,奉久想起了初次见面的那天。
모든 게 거지 같았던 첫 회사에서 이직을 결심하고, 현재 회사에 면접을 보러왔던 봉구는 면접실 앞 화장실에서 예준을 마주쳤었다. 이미 퇴사는 결정된 바였고, 여기서 떨어지면 또 한동안 취준 생활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봉구는 직원용 ID카드를 목에 걸고 있는 예준을 보자마자 씩씩하게 인사했다.
在一切都糟透了的首家公司决定跳槽后,来现公司面试的奉久在面试间前的洗手间遇见了艺俊。当时奉久满脑子想着"如果这次也落选就得继续漫长的求职生活",正紧张得不行,看到脖子上挂着员工 ID 卡的艺俊时,却条件反射般精神抖擞地打了招呼。
"아, 안녕하십니까!" "啊,您好!"
"네. 안녕하세요." "嗯,你好。"
"..." “……”
미친.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내가 이 회사에서 뭐라고 감히 직원한테 인사를...봉구는 제가 인사해놓고도 당황스러운 마음에 비어있는 칸에 들어가려다 뒤를 돌았다. 손을 씻는 예준의 뒤에 꼿꼿이 서 있으니 예준이 슬쩍 웃었다. 예준은 봉구의 가슴팍을 보며 먼저 말을 걸었다.
疯了。我这是在干什么啊。居然敢在这家公司主动跟员工打招呼...奉久打完招呼就后悔了,正想躲进空隔间时却突然转身。他直挺挺站在洗手的艺俊身后,惹得艺俊轻笑出声。艺俊瞄了眼奉久的胸口,率先开口。
"면접 보러 오셨나 봐요." “您应该是来面试的吧。”
"네? 아, 네. 맞습니다."
“嗯?啊,是的。没错。”
"어느 팀이에요?" “您是哪个部门的?”
"기획 팀 면접입니다." “是策划组的面试。”
"으음. 그렇구나..." “唔。原来是这样...”
예준은 고개를 몇 번 끄덕이더니 먼저 화장실을 나갔다. 봉구는 다리에 힘이 풀려 스르륵 주저앉았다. 누군지 몰라도 되게 잘생겼다. 근데 회사에선 안 만나면 좋겠는데. 방금 너무 쪽팔렸다고...
예勋点了点头,率先走出洗手间。奉久双腿发软,缓缓瘫坐在地。虽然不认识那人,但长得真帅啊...不过最好别在公司遇见。刚才实在太丢脸了...
봉구는 면접을 대차게 망쳤다. 왜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그 잘난 남예준 팀장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면접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그의 얼굴, 그리고 앞에 놓인 '기획팀 남예준 팀장' 이라는 명패가 봉구를 보란 듯이 압도했다. 저럴 거면 왜 앉아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던 예준은 모든 질의가 끝나고 마지막 차례에 딱 하나를 물었다. 그것도 봉구를 콕 집어서.
奉久把面试彻底搞砸了。若问原因,他会说都怪那个该死的南艺俊组长。刚踏进面试室就看见他的脸,以及摆在面前的"策划组 南艺俊组长"名牌,简直像在示威般压迫着奉久。安静得让人怀疑他为何要坐在那里的艺俊,在所有提问结束后,偏偏最后指名道姓问了奉久一个问题。
"채봉구 씨.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蔡奉久先生,能请教一个问题吗?"
"...넵." "...好的。"
"오늘 점심 뭐 먹을 생각이에요?"
"今天中午打算吃什么?"
"...예?" "...啊?"
뜬금없는 질문에 봉구의 옆에 앉아있던 다른 사람들도 서로 눈치를 봤다. 면접을 준비하며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질문이었으니 당연했다. 봉구도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뭐라고 답해야 하나 고민했다. 결국 예준의 옆에 앉아있던 다른 팀 팀장이 말을 얹었다.
面对突如其来的问题,坐在奉九旁边的其他人也面面相觑。这确实是个在面试准备中从未见过的提问。奉九眼珠滴溜溜转着,正苦恼该如何作答。最终,坐在艺俊旁边的另一位团队主管接过了话头。
"남 팀장. 그런 건 왜 물어봐요?"
"南组长。这种事为什么要问呢?"
"여기 오래 앉아있으니까 배고파서요. 점심 추천 받으려고?"
“我在这里坐了这么久,饿了。有什么午餐推荐吗?”
예준의 말 한 마디에 면접장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예준도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서 있는 봉구를 보며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러면 왜 굳이 채봉구 씨에게 물어봤냐 묻는 다른 사람에게 예준은 이렇게 답했다.
随着艺俊的一句话,面试现场各处都爆发出笑声。艺俊也看着像傻瓜一样张着嘴站在那里的奉久,嘴角上扬笑了起来。当有人问他为什么非要问蔡奉久先生时,艺俊这样回答道。
"음...제일 배고파 보여서?" "嗯...因为你看起来最饿?"
그 날 봉구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채용 공고를 찾아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1지망인 회사에서 면접을 그따위로 보고 오는 바람에 기분도 거지 같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지만 그렇다고 백수가 되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
那天奉九一回到家就翻找起网上的招聘信息。虽然因为第一志愿公司的面试搞砸了心情糟透什么都不想做,但总不能当个无业游民干坐着。
며칠동안 공고만 찾다 절반은 포기한 채 방바닥에 드러누워 천장만 바라보고 있던 봉구가 제 머리를 아무렇게나 헤집었다. 아직도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남예준. 그 이름과 그 잘생겼던 얼굴. 제 면접을 망쳐버린 건 짜증 나는데 더 짜증 나는 건 그 얼굴에 설렜던 자신이었다. 예준을 욕하다, 칭찬하다 지킬 앤 하이드처럼 굴던 봉구는 옆에서 진동이 울리는 휴대폰을 신경질적으로 집어 들었다.
几天来只顾着寻找招聘公告,半途放弃后瘫倒在地板上盯着天花板的奉九,胡乱抓挠着自己的头发。那个身影依然在记忆中挥之不去。南艺俊。那个名字和那张英俊的脸。搞砸自己面试的事令人恼火,更恼火的是自己居然为那张脸心动过。时而咒骂艺俊时而称赞他、像化身博士般反复无常的奉九,烦躁地抓起旁边震动的手机。
"...어?" “……嗯?”
봉구가 누워있던 몸을 벌떡 일으켰다. 02 로 시작하는 번호라 스팸인 줄 알고 넘기려고 했더니, 자동으로 번호 조회를 해주는 어플에 회사 이름이 떴다. 봉구는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봉구는 출근 가능일을 조정하며 제 볼을 몇 번이나 꼬집었다. 욕실 거울에 비친 붉어진 볼따구조차도 예뻐 보였던 건 처음이었다.
凤九猛地从躺着的姿势弹坐起来。原本看到 02 开头的号码以为是垃圾短信正想忽略,但自动显示号码归属地的应用跳出了公司名称。凤九不自觉地跪着接起了电话。随后便收到了录用通知。他一边确认入职日期,一边反复掐着自己的脸颊。生平第一次,连浴室镜中映出的通红腮帮子都显得格外可爱。
그렇게 얼떨떨하게 면접에 붙은 봉구는 첫 출근을 한 날부터 예준과 둘이 있을 시간을 기다렸다. 묻고 싶은 게 많았으니까. 휴게 시간, 커피를 사러 간 팀원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봉구는 팀장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예준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봉구를 보고 부드럽게 웃었다.
就这样稀里糊涂通过面试的奉九,从上班第一天起就在等待和艺俊独处的机会。因为他有太多想问的事情。趁着休息时间,同事们去买咖啡的空档,奉九敲响了组长办公室的门。"请进。"艺俊看着小心翼翼推门而入的奉九,露出了温柔的笑容。
"채 대리는 커피 마시러 안 갔어요?"
"蔡代理没去喝咖啡吗?"
"아, 네. 저는 커피를 못 마셔서..."
"啊,那个...我喝不了咖啡..."
"그렇구나. 나한테 볼 일 있어서 온 거예요?"
"原来如此。你是来找我有事的吗?"
"네에...여쭤볼 게 있어서요." "那个...我有件事想问您。"
예준은 봉구를 데리고 옥상으로 향했다. 자판기에서 제 몫의 커피를 뽑고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봉구의 손에도 한 잔 쥐여줬다. 봉구는 코를 자극하는 달달한 향에 눈을 깜빡거렸다. 색깔만 보고 커피인가 했는데, 핫초코였다.
艺俊带着奉九向天台走去。他从自动贩卖机取出自己那份咖啡,稍作犹豫后,又往奉九手里塞了一杯。奉九被甜腻香气刺激得眨了眨眼——看颜色还以为是咖啡,原来是热巧克力。
"커피보단 그게 잘 어울려서." "比起咖啡,那个更配你。"
"아...가, 감사합니다." "啊...谢、谢谢。"
"물어보고 싶은 게 뭐예요?" "你想问什么?"
봉구는 핫초코를 든 손이 달달 떨려서 바지에 흘릴 뻔한 걸 겨우 살았다. 간이 테이블에 종이컵을 올려두고 예준의 눈치를 보다 조그맣게 말했다.
奉九端着热可可的手抖得厉害,差点把饮料洒在裤子上。他把纸杯放在简易桌上,偷瞄着艺俊的脸色小声说道。
"저...면접 본 날이요..." "那个...面试那天..."
"면접? 응. 그날 뭐요?"
"面试?嗯。那天怎么了?"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왜 합격했는지 사실...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에 비해서 답변도 부족했고..."
"我左思右想,其实...真不明白为什么会被录取。和其他人相比我的回答也不够充分..."
"음." "嗯。"
"그, 합격한 게 싫은 건 절대 아니고요! 너무, 너무 좋은데..."
"那个,绝对不是对录取结果不满意!只是觉得...实在太幸运了..."
"네. 무슨 말인지 이해해요. 근데 난 채 대리가 합격할 만 했다고 생각 하는데."
“嗯,我明白你的意思。不过我觉得蔡代理确实有资格通过。”
"네?" “嗯?”
봉구는 순간 예준이 또라이인가? 싶었다. 대체 어딜 봐서 괜찮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 건지 의문스러웠다.
奉九瞬间怀疑艺俊是不是个疯子。他实在想不通,到底从哪方面看能说出"没关系"这种话。
"난 사람 첫인상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내 첫인상이 어떻게 보일지도 중요하고."
"我非常重视对人的第一印象。别人对我的第一印象也很重要。"
"네, 네에..." “嗯,嗯呢...”
"그래서 합격시킨 건데." "所以才破格录取的。"
"...네?" "...啊?"
"난 채 대리 처음 봤을 때부터..."
"我从第一次见到蔡代理开始..."
"..." “……”
"되게 좋았어요." "就特别喜欢她。"
예준은 제 말에 반응이 바로바로 오는 봉구가 신기해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저 놀라 자빠지기 직전인 표정이 꽤 볼만했다.
艺俊直勾勾盯着反应敏捷的奉久说道,觉得十分新奇。对方那副惊得快要跌坐在地的表情,实在值得玩味。
"제, 제 첫인상..." "我,我的第一印象..."
"응. 채 대리 첫인상, 난 좋았어요. 뭘 시켜도 열심히, 잘 할 것 같고. 예의 바른 모습도 좋았어요. 남을 존중할 줄 알면 뭘 해도 잘 하거든요. 그 증거로 채 대리, 지금 우리 팀 와서 잘 하고 있잖아요."
"嗯。蔡代理给我的第一印象很好。感觉无论交代什么都会认真完成,彬彬有礼的样子也很讨喜。懂得尊重他人的人做什么都能做好。你看蔡代理现在在我们团队不是干得很出色嘛。"
다정함이 죄라면 예준은 912년형 정도를 받으면 적당할 것 같았다. 봉구는 구구절절 제 칭찬만 늘어놓는 예준에 고개를 푹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 싶었다.
若温柔是罪,艺俊恐怕该判个 912 年刑期才合适。奉九听着艺俊滔滔不绝的溢美之词,把脑袋埋得更低了,手指不安地绞动着。此刻要是有个老鼠洞,他真想钻进去。
"팀장님도..." "组长您也..."
"음...잘 안 들리는데 뭐라고 했어요?"
"嗯...听不太清楚,您说什么?"
"티, 팀장님 첫인상도...좋았다구요..." "提...提姆组长给我的第一印象...也很好..."
"내 첫인상이 어땠는데요?" "那我的第一印象怎么样呢?"
"네...?" "啊...?"
"나는 채 대리 보고 느낀 점 말해줬으니까, 채 대리도 말해줘요. 궁금해."
"我已经说了对蔡代理的感受,蔡代理也说说看吧。很好奇呢。"
예준은 기대된다는 얼굴로 봉구의 답을 기다렸다. 봉구는 꼭 그 면접장에 다시 간 기분이었다. 예준과 1:1 면접을 보는 것 같은.
艺俊满脸期待地等着奉九的回答。奉九恍惚又回到了面试现场,仿佛正在和艺俊进行一对一面试。
"너무 오래 생각하는데. 별로였던 거 아니에요?"
"考虑这么久,难道不太满意吗?"
"네?! 아, 아니, 절대 아닌데요!"
"啊?!不、不是的,绝对不是这样!"
"그럼 말해줘요. 내 첫인상."
"那告诉我吧,你对我的第一印象。"
"...잘," "...好,"
"잘? ...잘 기억이 안 나요?"
"好?...不太记得了?"
"잘생...기셨어요." "您长得...很帅。"
"...?" "...?"
"...그게 팀장님 첫인상이에요." "...这就是我对组长的第一印象。"
냅다 외모 칭찬을 던져준 봉구 덕에 예준은 보기 드물게 삐그덕거렸다. 예준은 민망한 듯 뒷머리를 매만지며 어색하게 웃었다.
多亏了突然夸起外貌的奉久,艺俊难得地显得有些慌乱。艺俊尴尬地挠着后脑勺,露出了不自然的笑容。
"채 대리한테 그 말 들으니까 기분 이상하네요."
"听蔡代理这么说感觉怪怪的。"
"...아, 죄송합니다." "...啊,抱歉。"
"응? 아니. 싫다는 게 아니라...그냥 뭔가,"
"嗯?不。不是说不愿意...就是感觉有点什么,"
"..." “……”
"...아니다. 들어가요, 우리." "...算了。我们进去吧。"
옥상에 올라올 때만 해도 봉구의 옆에서 걷던 예준은 급한 일이라도 생긴 사람처럼 빠르게 팀장실로 사라졌다. 봉구는 자리에 앉아 제 머리를 또 쥐어뜯었다. 어째서인지 예준 앞에선 실수만 하게 되는 것 같아 속상해서.
刚上天台时还在奉久身边走着的艺俊,突然像有急事一样迅速消失在组长室里。奉久坐在位置上,又揪起了自己的头发。不知为何,在艺俊面前总觉得自己净犯错误,这让他很是懊恼。
Catch Crush 心动瞬间
"채 대리. 여기 앉아요." "蔡代理,请坐这儿。"
"어...저 저쪽에 앉아도..." "呃...我坐那边也可以..."
"채 대리 앉으라고 여기 비워뒀는데."
"给蔡代理留的位置空在这里呢。"
"..." “……”
"안 앉을 거면 어쩔 수 없구요."
"要是不坐的话那也没办法了。"
아직 예준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봉구는 벌써 자리를 잡고 서랍을 열어 젓가락을 꺼냈다. 봉구는 입사한 후 첫 회식 자리에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차를 나눠타고 오느라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제 자리를 비워뒀다며 옆에 앉으라는 팀장의 말이 달가울 리는 없었다. 그게 예준이라 해도, 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이 맞긴 하니까.
还没等艺俊把话说完,奉九就已经坐定位置拉开了抽屉取出筷子。入职后的首次聚餐让奉九全程绷紧了神经。因为拼车耽搁稍晚到场的他,听到组长指着空位说"专门给你留的坐这儿"时,心里难免有些别扭。就算是艺俊哥作陪,可聚餐说到底还是工作的延伸啊。
"근데...팀장님은 술 안 드세요?" "不过...组长您不喝酒吗?"
"네. 회식 끝나고 운전할 일이 있어서요."
"嗯。聚餐结束后我还要开车。"
"아, 네에." "啊,好的。"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억지로 안 마셔도 돼요. 우리 팀은 술 서로 권유 안 하니까."
"提前说一声,不想喝可以不用勉强。我们团队不互相劝酒的。"
"...좋은 팀이네요." "...真是个好团队呢。"
좋은 팀장이 이끄는 팀인데, 좋은 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전 회사에선 회식만 했다 하면 떡이 되어 집에라도 들어가면 다행이었다. 다행히 예준의 앞에선 그럴 일이 없겠다 싶었다. 봉구는 예준 덕분에 편안하게 딱 마실 만큼만 마셨다. 의외로 술을 많이 싫어하는 편은 아니었고, 그에 비해 또 잘 마시는 건 아니었다. 예준은 술 한 잔, 고기 한 점, 또 술 한 잔, 고기 한 점을 집어 가는 봉구를 보며 조용히 웃었다.
由优秀组长带领的团队,想不好都难。在之前公司每次聚餐不喝到烂醉如泥都算幸运。幸好现在在艺俊面前不用担心这种事。奉久得以舒舒服服地适量饮酒——他倒不算特别讨厌喝酒,但酒量也确实一般。艺俊看着奉久喝一口酒吃一块肉,再喝一口酒吃一块肉的节奏,悄悄弯起了嘴角。
"여기 맛있죠?" "这里好吃吧?"
"네. 처음 와보는데...맛있어요." “嗯,第一次来……很好吃呢。”
"우리 회식할 때 자주 와요. 팀원들도 좋아해서. 또 오고 싶으면 말해요."
"我们团建经常来这儿。组员们也都挺喜欢的。想再来就告诉我。"
1차는 사실 몇 명 빼고 식사를 하러 왔나 싶을 정도로 가볍게 끝났다. 봉구는 가게 앞에서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예준을 멀뚱멀뚱 쳐다봤다. 눈치를 보다 그럼 저도 들어가 보겠습니다, 팀장님. 하며 뒤돌아선 봉구는 탁, 제 손목을 붙잡는 힘에 맥없이 끌려갔다. 예준은 봉구를 제 뒤에 세워두고 2차를 가겠다는 팀원들에게 카드를 건네줬다. 너무 늦게 들어가지 말라는 걱정 섞인 잔소리를 짧게 하고, 팀원들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던 예준이 그제야 봉구를 봐줬다. 얼마 마시지도 않은 것 같은데, 술기운인지 양 뺨이 붉어진 봉구가 저를 올려다보자 예준은 괜히 저도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第一次聚餐其实轻松得让人怀疑是不是只有几个人来吃饭。奉久在店门前呆呆地望着与队员们道别的艺俊。察言观色后说了句"那我也先回去了,组长",刚转身的奉久突然被"啪"地拽住手腕,无力地被拉了过去。艺俊把奉久护在身后,将信用卡递给要去二次聚会的队员们。简短叮嘱了几句"别玩太晚"的唠叨后,直到目送队员们消失,艺俊这才看向奉久。明明没喝多少,奉久的两颊却泛着红晕,不知是酒意使然。当他仰头望来时,艺俊莫名觉得自己脸颊也烧了起来。
"팀장님...?" "组长...?"
"...네. 채 대리. 미안해요. 너무 오래 세워뒀네, 내가."
"...嗯。蔡代理。抱歉。让你站太久了,都怪我。"
"아닙니다. 저한테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没事的。您是对我有什么话要说吗?"
"아, 다른 건 아니고. 내 차 타요. 데려다줄게요."
"啊,没什么别的意思。坐我的车吧,我送你。"
"...네?" "...啊?"
"왜 놀라지? 나 술 안 마셨어요. 음주운전 아냐."
"有什么好惊讶的?我又没喝酒。不是酒驾。"
"그게 아니라...팀장님 아까 운전할 일 있으시다고..."
"不是这个意思...刚才组长您不是说有开车的事要处理..."
"집에 가려면 운전 해야 하니까요."
"因为要回家就得开车啊。"
"...그럼 저는 왜..." "...那为什么叫我..."
"혹시 채 대리 나랑 차 타기 싫어요? 그런 거면..."
"蔡代理该不会是不想和我坐同一辆车吧?要是这样的话..."
"감사합니다, 팀장님." "谢谢您,组长。"
예준의 눈썹이 팔자로 휘어질 각이 보이자 봉구는 허리를 꾸벅 숙여가며 감사 인사를 했다. 제 뜻대로 따라주는 봉구에게 예준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见艺俊的眉毛快要皱成八字形,奉九连忙弯腰鞠躬道谢。看着乖乖顺从的奉九,艺俊也点头露出了笑容。
예준이 운전하는 차를 타는 건 처음이었다. 면허도, 차도 없는 봉구는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했기 때문에 누군가의 차에 타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벨트를 꼭 부여잡고 있는 꼴을 예준이 다 보고 있는 줄도 몰랐다.
这是艺俊第一次坐他开的车。没有驾照也没有车的奉九,每天都搭乘公共交通,所以对坐别人的车并不习惯。他紧紧抓着安全带的模样,全然不知已被艺俊尽收眼底。
"주소 찍어줄래요?" "能帮我标一下地址吗?"
"아, 네!" "啊,是的!"
봉구는 작은 손으로 내비게이션 자판을 톡톡 두드렸다. 얼마 전 이사한 오피스텔 주소를 치고 엔터를 눌렀는데, 내비게이션은 꽤 당황스러운 말을 읊어줬다.
奉九用小手指哒哒地敲着导航键盘。他输入了不久前刚搬的商住两用公寓地址,按下回车键,导航却报出一句令人相当困惑的话。
'집'으로 안내합니다. 带您前往“家”。
아니, 이게 왜...봉구는 분명 제가 사는 오피스텔을 찍었는데 '집'이라니. 예준도 당황한 듯 채 대리 뭐 잘못 누른 것 같은데 다시 찍어볼래요? 하고 말했다. 천천히 주소를 다시 찍었는데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잠시 차를 세운 예준이 내비게이션을 확인했다.
不对,这怎么回事...我明明输入的是自己住的商住两用公寓地址,导航却显示“家”。宰贤似乎也很困惑,问道:“蔡代理是不是按错地址了?要不再输一次试试?”重新慢慢输入地址后依然出现同样情况,宰贤暂时停下车检查导航系统。
"어...채 대리, 여기 사는 거 맞아요?"
“呃...蔡代理,你确定是住这里吗?”
"네. 맞는데요..." “是的。就是这里...”
"나도 여기 사는데." "我也住这儿。"
"아, 그렇구나." "啊,原来是这样。"
"..." "……"
"...네에?!" "...什么?!"
차에 타 있는 게 아니라 서 있었다면, 봉구는 뒤로 자빠졌을 게 분명했다. 예준은 신기하다며 다시 핸들을 잡았다.
要不是当时站在车外,奉九肯定会向后跌坐在地。艺俊新奇地感叹着,重新握住了方向盘。
"저는 A동 살아요. 채 대리는요?"
"我住在 A 栋。蔡代理您呢?"
"...저도 A동..." "...我也住 A 栋..."
"어? 진짜?" "咦?真的吗?"
"네, 네. 진짜..." "嗯,嗯。真的..."
"혹시 몇 층인지 물어봐도 돼요?"
"可以问问是几层吗?"
"저어는...9층이요." "那个...是 9 层。"
"와. 채 대리, 우리 옆집이네요? 얼마 전에 이사 소리 들린 게 채 대리였구나."
"哇,蔡代理,原来我们是邻居啊?前几天听到的搬家动静就是你啊。"
예준과 봉구가 사는 오피스텔은 한 층에 딱 두 집씩 있는 구조였다. 봉구는 제 옆집에 팀장님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절망스러웠다. 집 앞에 나갈 때도 신경 좀 쓰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允俊和奉九住的商住两用公寓,每层只有两户人家。奉九觉得隔壁住着组长这件事既新奇又令人绝望。他心想,以后出门也得小心注意些了。
"근데 어떻게 한 번도 못 만났지? 채 대리 입사한 지 2주가 넘었는데."
"但怎么一次都没碰到过呢?蔡代理入职都超过两周了。"
"아...제가 주말에 집에만 있는 성격이라서요. 그래서 못 보신 거 아닐까요?"
"啊...我周末都宅在家里的性格。所以可能才没见到吧?"
"아침에 몇 시에 나가요? 출근 시간에도 못 만난 건 좀 신기한데."
"早上几点出门?连上班时间都碰不到还挺神奇的。"
"저는 7시에 나가요." "我七点就出门了。"
"7시? 아, 채 대리 대중교통 타고 다니지. 그래서 일찍 나가는 구나."
"七点?啊,蔡代理是坐公共交通的吧。所以才会这么早出门。"
봉구는 회사에서 본 모습과 또 다른 모습의 예준을 발견한 것 같았다. 회사에서는 팀장이라는 직급에 맞게, 다정하면서도 딱 필요한 대화만 했다면 지금은 달랐다. 봉구가 먼저 말을 하는 성격이 못 되는 것도 있었지만 예준은 봉구에게 필요 이상의 관심을 보이며 대화를 이끌었다. 봉구는 괜히 심장이 콩닥거려 안전벨트만 더 꽉 잡았다. 예준과 주차장에서부터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집에 올라갈 때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이러니까 꼭 같은 집에 사는 것 같고...
奉九仿佛发现了与公司里截然不同的艺俊。在公司时,他完美契合代理这个职级,虽然亲切但只进行必要对话,现在却判若两人。虽然奉九本身不是会主动搭话的性格,但艺俊却对他表现出超乎寻常的关注,不断引导着对话。奉九没来由地心跳加速,只能把安全带攥得更紧些。从停车场到共乘电梯回家的路上,心脏都快要炸开了。这样简直就像...真的住在同一个家里似的...
"채 대리. 괜찮으면 내일 같이 출근할래요?"
"蔡代理。方便的话明天一起上班好吗?"
"같이...좋겠, 네, 네?" "一起...挺好的,嗯,嗯?"
"응? 뭐라고 했어요, 방금?" "咦?您刚才说什么?"
"아, 아니, 아니에요..." "啊,没,没什么..."
"내 말 못 들었죠. 딴 생각 한 것 같은데."
"您没听见吧。好像走神了呢。"
"...죄송합니다." “……抱歉。”
"농담이에요. 내일 같이 출근하는 거 어떠냐고 물어봤어요. 어때요?"
"开玩笑的。我问你明天要不要一起上班,怎么样?"
"출근을 같이요...? 어...버스 타시게요?"
"一起上班吗...?呃...您要坐公交车吗?"
예준이 자신을 차에 태워 갈 이유는 없으니, 봉구는 자연스럽게 버스를 떠올렸다. 그 지옥 같은 출근 버스를 예준이 탄다고 생각하니 하나도 안 어울렸다. 봉구의 표정이 심각해지자 예준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며 웃음을 터트렸다.
既然没有理由让艺俊开车送自己,奉九自然就想到了公交车。想到艺俊要挤那地狱般的通勤公交,实在是一点都不搭。看到奉九表情变得凝重,艺俊笑着问他到底在想什么。
"버스 말고, 내 차 타고 가요."
“别坐巴士了,坐我的车去吧。”
"아...차...를요. 차를..." "啊...车...要车..."
"네. 차 타고 가요. 그럼 30분은 더 잘 수 있을 텐데."
"好。我们坐车去。这样还能多睡三十分钟。"
"...팀장님. 근데 제가 면허가 없어서요..."
"...组长。可是我没有驾照啊..."
"내가 설마 채 대리한테 기사라도 시킬까 봐요?"
"难道你以为我会让蔡代理去跑新闻吗?"
"...혹시나 해서요." "...以防万一。"
"채 대리가 면허 있었어도 운전은 내가 해요. 채 대리는 그냥 편하게 옆에 앉아 있으면 돼요."
"就算蔡代理有驾照,开车的事还是我来。蔡代理只要舒服地坐在旁边就好。"
예준과 있으면 5살짜리 꼬마 아이가 되는 것 같았다. 대화의 끝엔 늘 궁금증이 생겼다. 왜? 왜 제 첫인상을 좋게 봤을까, 왜 회식 때 바로 옆에 제 자리를 비워뒀을까, 왜 나를 데려다주지? 왜...왜 예준의 옆에 서는 날이 많아지게 된 걸까.
和艺俊在一起时,我仿佛变成了五岁小孩。每次对话结束时总会冒出疑问。为什么?为什么对我第一印象这么好?为什么聚餐时特意在我旁边留位置?为什么要送我回家?为什么...为什么站在艺俊身边的日子越来越多了呢?
예준은 마주 보고 있는 두 현관을 보고 웃더니 먼저 들어가 볼게요, 하고 인사했다. 어색하게 서 있던 봉구도 허리 숙여 인사하며 집으로 들어가는 예준을 힐끔힐끔 바라봤다. 철컥. 복도에 혼자 남은 봉구는 집에 들어가지 않고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좁은 공간에 짙게 남은 예준의 향을 맡는 순간 깨달았다.
艺俊望着面对面的两扇玄关门笑了笑,说着"我先去看看"便道别了。尴尬站着的奉久也弯腰行礼,偷瞄着走向家门的艺俊。咔嗒。独自留在走廊的奉久没有进屋,在原地站了很久。当狭窄空间里艺俊浓烈的香水味涌入鼻腔时,他突然明白了什么。
나...지금 설렌 것 같아. 저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
我...现在好像心动了。那个人,我好像喜欢上了...
Catch Crush 心动瞬间
"어? 채 대리, 벌써 나와 있었어요? 내가 조금 늦었나?"
"咦?蔡代理,你已经出来了吗?我是不是迟到了?"
"아, 저도 방금 나왔습니다." "啊,我也刚出来。"
"그래요? 다행이다." "是吗?太好了。"
벌써 예준의 차를 타고 출퇴근을 한 지 일주일이나 됐다. 저번 주 목요일이 회식이었으니까, 일주일 하고도 하루가 더 지난 오늘까지.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 만큼 예준에게 휩쓸렸다는 뜻이었다.
不知不觉已经搭着艺俊的车通勤整整一周了。上周四是部门聚餐,算到今天已经超过一周零一天了。就这么自然而然地持续了下来。这种难以解释的状态,正说明自己完全被艺俊牵着鼻子走了。
출근은 늘 함께 했지만 퇴근은 아니었다. 팀장인 예준은 야근이 잦았다. 처음 같이 퇴근한 날 이후, 예준은 야근이나 약속이 있는 날이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 봉구에게 찾아와 책상을 두드렸다.
上班总是结伴同行,下班却从未同步。身为组长的艺俊总爱加班。自从第一次并肩下班后,每逢加班或有约的日子,艺俊就会避开众人视线,悄悄来到奉九桌前轻叩桌面。
"채 대리. 바빠요?" "蔡代理,忙吗?"
"아, 팀장님. 아니요. 괜찮습니다. 시키실 일 있으세요?"
"啊,组长。不用了。我没事。您有什么要吩咐的吗?"
"응? 아니, 아니. 오늘 퇴근 같이 못 할 것 같아서요."
"嗯?不,不行。今天恐怕不能一起下班了。"
"야근하세요? 제가 뭐 도와드릴 거라도..."
"要加班吗?有什么我能帮忙的..."
"차라리 야근이면 좋겠는데, 이사님하고 식사 자리가 잡혀서요. 아, 가기 싫다..."
"我倒宁愿是加班呢,社长安排了饭局。啊,真不想去..."
봉구는 애교부리듯 말끝을 늘리는 예준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고작 출퇴근 며칠 같이 한 것 뿐인데, 예준과 봉구는 어느새 팀에서 가장 친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奉九觉得拖着尾音撒娇的艺俊很可爱。明明才一起通勤没几天,两人不知不觉已成为团队里最亲密的关系。
퇴근하기 한 시간 전. 봉구는 컴퓨터 화면에 뜨는 카톡 알림을 클릭했다. 예준의 이름만 보고 팀 단톡방인 줄 알았는데, 처음으로 온 개인톡이었다.
下班前一小时。奉九点开电脑屏幕上跳出的 kakao 通知。看到艺俊名字时还以为是群聊消息,没想到竟是第一条私聊。
> 채 대리 > 蔡代理
> 오늘 같이 퇴근합시다 > 今天一起下班吧
> 약속 무산ㅎㅎ > 约会泡汤了哈哈
봉구는 카톡을 보자마자 온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고작 카톡 몇 개인데도 예준의 목소리를 상상하니 못 견디게 좋았다. 봉구가 알겠다고 답장을 보내니 기다렸다는 듯 1이 사라졌다.
看到消息的瞬间,奉久整个人都要融化了。明明只是几条简讯,光是想象玹俊的声音就让他幸福得受不了。当奉久回复"知道了"时,对方头像旁的"1"立刻消失了,仿佛一直在等待他的回应。
> 오늘 저녁 뭐 먹을 거예요?
> 今晚想吃什么?
> 약속 있어요? > 有约了吗?
> 없으면 같이 저녁이나 먹을까 해서
> 要是没事的话 一起吃晚饭吧
봉구는 조금 당황했다. 퇴근은 같이 했지만 저녁은 같이 먹은 적이 없었고, 오늘은 사람들이 가장 놀기 좋아하는 불타는 금요일인데 예준이 저와 저녁을 먹겠다고 하니 놀라운 게 당연했다. 봉구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배회하다 좋다고 답장했다. 또 1이 금방 사라졌다.
奉九有些不知所措。虽然经常一起下班,但两人从未共进过晚餐,更何况今天是人们最热衷狂欢的"燃烧星期五",突然收到艺俊共进晚餐的邀约,惊讶也是理所当然。奉九的手指在键盘上游移片刻,最终回复了"好啊"。数字 1 的未读提示又立刻消失了。
> 먹고 싶은 거 생각해서 6시에 만납시다
> 想想吃什么 六点见吧
> 숙제 ㅎㅎ > 作业 呵呵
이런 숙제면 오만번쯤 내주시면...봉구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며 회사 주변 맛집을 검색했다. 아직 이 주변을 잘 모르기도 하고, 예준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메뉴를 고르는 데 한 시간을 통으로 썼다. 역시 금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칼퇴근으로 순식간에 사무실이 텅텅 비었다. 예준은 고작 10분 늦었는데도 봉구에게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
这种作业布置五万次我也愿意...奉九一边想着荒唐的念头,一边搜索公司周边的美食店。由于对附近不太熟悉,加上不清楚艺俊的口味,光是选餐厅就花了整整一小时。果然因为是周五,同事们闪电下班后办公室转眼就空无一人。艺俊仅仅迟到了十分钟,却对奉九连声道歉了好几次。
"그래서 채 대리, 숙제는요?" "所以蔡代理,作业呢?"
"...아. 제가 이 주변에 식당은 잘 몰라서, 메뉴만..."
"...啊。我对这附近的餐厅不太熟悉,只有菜单..."
"그럼 식당은 제가 고를게요. 메뉴가 뭐예요?"
"那餐厅我来选吧。菜单上有什么?"
"초밥...이요." "寿司...来着。"
"초밥 좋아해요?" "你喜欢寿司吗?"
"네, 네에..." “嗯,嗯呢...”
"나도 초밥 되게 좋아하는데. 채 대리 진짜 나랑 통하는 거 많네요?"
"我也超喜欢寿司的。蔡代理真的和我很合拍呢?"
예준은 꼭 봉구가 조수석에 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제가 운전석에 올라탔다. 첫날 아침엔 안전벨트도 매주려던 걸 봉구가 놀라 기겁하는 바람에 그만뒀다. 이제 안전벨트를 꼭 붙잡고 다니지 않는 것만 해도 봉구에겐 다행이었다.
允准非要确认奉九坐进副驾驶座后,自己才爬上驾驶位。第一天早上他刚想系安全带,奉九就吓得惊叫起来,只好作罢。现在只要不硬拽着安全带到处走,对奉九来说已经是万幸了。
"여기가 진짜 숨은 맛집. 조용해서 대화하기도 좋아요."
"这里才是真正的隐世美食店。安静得连说话都特别舒服。"
봉구는 3층 규모를 자랑하는 가게를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이렇게 큰데 조용할 수가 있나? 의심스러웠지만 막상 안에 들어서니 모든 자리가 룸으로 되어있었다. 생각해 보니 팀장은 임원들을 만날 일이 많아서 이런 데가 익숙할 수도 있겠다 싶어 조용히 예준을 뒤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奉九瞪圆眼睛打量着这栋三层楼高的店铺。规模这么大怎么可能安静?虽然满腹狐疑,但真正走进店内才发现所有座位都是独立包厢。转念一想,组长经常要接待高管,想必对这类场所早已驾轻就熟,便默默跟着允准上了二楼。
비싸고 유명한 곳은 이유가 있었다. 초밥과 회는 어디 가서 보지도 못한 것들도 많았고, 맛도 그만큼 훌륭했다. 봉구는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는 음식을 보며 제 지갑 사정을 떠올렸다. 퇴직금 받은 거 하나도 안 썼는데, 오늘 써야 하나 싶어 약간 눈물이 날 뻔했다.
贵价名店自有道理。寿司和生鱼片里许多品种闻所未闻,味道更是惊艳绝伦。奉九看着陆续上桌的料理,不禁摸了摸自己的钱包。退休金一分都没动过,难道今天要破戒吗?想到这里差点没哭出来。
식사 후, 봉구는 계산대를 지나쳐 가게 문을 열고 기다리는 예준을 어리둥절하게 바라봤다. 바쁜 시간대라 그런지 계산대에 서 있는 직원도 없었다.
饭后,奉九茫然地望着站在店门口等待的艺俊,径直走过收银台。或许是繁忙时段的缘故,收银台前连个店员都没有。
"어...팀장님, 제가 계산을," "呃...组长,这个让我来付吧,"
"내가 이미 했어요." "我已经结过了。"
"네? 아...제가, 사드리려고 했는데..."
"啊?那个...我本来想请您的..."
"채 대리 무시하는 건 아니고, 원래 이런 건 팀장이 사주는 거예요. 우리 팀에 입사해줘서 고맙다고. 앞으로도 잘해달라고 뇌물 바치는 거예요, 나."
"不是无视蔡代理,本来这种事就该组长请客。谢谢你加入我们团队。这是贿赂你以后好好干呢,我。"
봉구가 가격을 못 본 것도 아니고, 예준은 부담스러워할 걸 알아서 일부러 더 재치 있게 말했다. 덕분에 봉구의 얼굴이 한결 편안해졌다.
奉圭不是没看到价格,也知道玹俊会感到负担,所以故意说得更风趣些。多亏如此,奉圭的表情明显放松了许多。
"근처에 조금만 걸어가면 예쁜 호수 있는데, 소화도 시킬 겸 걸을까요?"
"附近走几步就有个漂亮的湖,要不要散步消消食?"
"아, 네!" "啊,是的!"
식당에서 나와 호수까지 가는 길은 예쁜 꽃들이 활짝 피어있었는데, 여기저기 데이트하는 연인들로 가득했다. 봉구는 그런 곳을 예준과 걷고 있으니 꼭 애인이랑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옆을 보니 언제부터 저를 보고 있었는지, 예준과 눈이 마주쳤다. 봉구가 파드득 놀라며 눈을 피하자 크게 웃음소리가 들렸다.
从餐厅到湖边的路上开满了绚丽的花朵,到处都是约会的情侣。奉圭和玹俊走在这样的地方,恍惚间竟有种和恋人同行的错觉。侧目时发现不知何时起被注视着,与玹俊四目相对的瞬间,奉圭吓得猛地别开脸,耳边随即爆发出响亮的笑声。
"아하하. 채 대리. 누가 보면 내가 채 대리 잡아먹는 줄 알겠어요."
"哈哈哈。蔡代理。别人看见还以为我要把蔡代理生吞活剥了呢。"
"아, 노, 놀라서..." "啊,不,吓我一跳..."
"귀엽다, 진짜..." "好可爱,真的..."
봉구는 귀 끝이 붉어지는 것만 같아서 손으로 몇 번 문질렀다. 잘못 들은 거겠지. 예준이 저를 보고 귀엽다는 말을 할리가 없으니 잘못 들은 게 분명했다. 예준과 꽃 구경을 하고 있다니. 설마 이게 다 트루먼 쇼는 아닐까? 팀장님이 알고 보면 연기자인 걸까? 봉구는 믿을 수 없는 꿈같은 일에 의심을 더해갔다.
奉九只觉得耳尖发烫,用手搓了好几下。肯定是听错了。艺俊怎么可能对着我说可爱呢,绝对是听错了。居然在和艺俊一起赏花。该不会这一切都是楚门秀吧?难道组长其实是演员?奉九在这难以置信的梦幻场景里愈发怀疑起来。
"여기 잠깐 앉을까요?" "要在这里坐会儿吗?"
"꿈..." "梦..."
"응?" “嗯?”
"아, 아니, 아니에요." "啊,不,不是的。"
예준이 봉구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웃고 말았다. 봉구는 가만 보면 엉뚱한 짓을 많이 했다. 꼭 예준의 관심을 끌려는 사람처럼. 사실 그건 예준이 바라던 바였다. 제가 봉구에게 관심이 가는 것처럼, 봉구도 저를 그저 회사 팀장님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지 오래였다.
艺俊望着奉久歪了歪头,随即笑了起来。仔细想来,奉久确实常做些荒唐事。活像个想引起艺俊注意的人。其实这正是艺俊所期盼的。他暗自思忖已久:就像自己在意奉久那样,希望奉久也不要只把他当作公司里的组长。
"채 대리. 늦은 거 알지만 면접 때...미안했어요."
"蔡代理。虽然知道有点晚了...面试那时候...对不起。"
"...네? 면접 때...어떤..." "...啊?面试的时候...什么..."
"마지막에 점심 메뉴 물어본 거요."
"最后问你午餐菜单的事。"
"아, 아..." "啊,啊..."
"난 채 대리가 많이 긴장한 것 같길래, 웃으라고 한 말인데 내 예상이랑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망해버렸어요."
"我看蔡代理好像很紧张,想说个笑话缓和气氛,结果和预想的氛围差太远搞砸了。"
"아이, 괜찮아요. 그래도 다행히 면접은 합격했으니까요."
"哎呀没事啦,反正面试都通过了不是嘛。"
"그렇죠. 근데 채 대리, 그거 알아요?"
"也是。不过蔡代理,你知道么?"
"네? 뭐를요?" "嗯?知道什么?"
"우리 회사 면접, 남들이 다 반대해도 소속팀 팀장이 오케이하면 바로 합격인 거."
"我们公司面试,就算所有人都反对,只要所属团队的组长点头就能直接通过。"
"...어, 그렇구나." "...啊,原来是这样。"
"그렇다고 채 대리를 모두가 반대했다는 말은 아니에요. 오해하면 안 돼요."
"但不是说所有人都反对蔡代理,您可别误会。"
"네에..." "好的..."
"내가 채 대리를 마음에 들어 한 건 사실이니까 믿고."
"我确实对蔡代理有好感,请相信我。"
저런 얼굴로 마음에 들었다는 말을 하다니 정말 반칙 아닌가. 예준의 얼굴은 가로등 빛을 받아 한층 더 반짝거렸다. 봉구는 자꾸 예준 쪽으로 몸이 돌아가려는 걸 꾹 참았다. 맨날 보는데 왜 이렇게 보고 싶은지, 짝사랑이 이런 거구나, 봉구는 깨달았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예준과 이어질 수 없다면 발톱 때만큼이라도 닮은 사람을 찾고 싶을 정도로 예준이 좋았다.
用那样的表情说喜欢真是太犯规了。在路灯照耀下,艺俊的脸庞显得格外耀眼。奉九强忍住想要转向艺俊的身体冲动。明明每天都见面,为什么还是这么想看他呢,奉九这才明白,原来单恋就是这种感觉。虽然不知道要等到什么时候,但奉九喜欢艺俊到这种程度——如果最终不能和艺俊在一起,哪怕找个指甲盖那么像的人也好。
"채 대리. 주말에는 뭐 해요?"
"蔡代理,周末有什么安排?"
"저 그냥, 운동하고, 어...집에서 영화 보고...그럽, 그렇습니다."
"我就是...运动运动,呃...在家看看电影...嗯,就这样。"
"운동도 하는구나. 그래서 옷 핏이 예쁜가 보다."
"原来你还运动啊。难怪衣服版型这么好看。"
"아...제가요? 그냥 그런 것 같은데..."
"啊...我吗?可能只是凑巧吧..."
"아니야. 채 대리 옷 핏 지짜 좋아요. 볼 때마다 예쁘다고 생각했어."
"才不是呢。蔡代理的衣服版型真的特别好,每次看到都觉得超漂亮。"
"...감사합니다아..." "...谢谢您..."
가슴이 간질간질. 봉구는 있지도 않은 꽃가루 알러지가 의심될 만큼 온몸이 간질거렸다. 가까이 붙어 앉은 예준이 제 떨림을 알아챌까 봐 걱정이었다. 예준은 그런 봉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웃는 낯으로 봉구를 바라보다 저보다 한참 작아 보이는 손을 툭, 건드렸다.
胸口痒丝丝的。奉九浑身发痒,简直要怀疑自己得了根本不存在的花粉过敏症。他担心紧挨着坐的艺俊会察觉自己的颤抖。不知艺俊是否明白奉九的心思,依旧笑吟吟地望着他,突然用看起来比自己小很多的手"咚"地碰了碰他。
"채 대리." "蔡代理。"
"어, 네, 네. 팀장님." "啊,是,是。组长。"
"우리 내일도 만날까요?" "我们明天也见面吗?"
깜빡깜빡. 봉구는 이게 무슨 말인지 해석하느라 눈알을 이리저리 바쁘게 굴렸다. 예준은 그런 봉구를 재촉하지 않고 기다렸다. 기다림 끝에 나온 봉구의 답은 예준을 또 웃음 짓게 만들었다.
眨巴眨巴。奉九忙着转动眼珠揣测这句话的含义。艺俊没有催促他,只是静静等待。等待尽头奉九给出的答案,又让艺俊笑出了声。
"저희 내일 출근 하나요...?" "我们明天要上班吗...?"
진지한 물음에 웃음이 터진 건 예준 뿐이었다. 정작 질문한 봉구는 정말 토요일에 출근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울상을 짓고 있었다. 너무 웃어서 눈꼬리에 맺히는 눈물을 닦아낸 예준이 뒤늦게 해명했다.
这个认真的提问只逗笑了艺俊一人。提问的奉九反而因为可能真要周六上班而愁眉苦脸。笑得眼梢泛泪的艺俊这才慌忙解释。
"내가 잘못 말했어요. 다시 얘기해줄게요."
"我说错话了。我重新说一遍。"
"..." “……”
"봉구 씨." "奉九先生。"
"...어, ㄴ, 네...?" "...啊,嗯,好...?"
"우리 내일도 만날까요?" "我们明天也见面好吗?"
"..." “……”
"팀장하고 대리, 그런 거 말고." "不要什么组长代理那些头衔。"
"..." “……”
"남예준이랑 채봉구로. 내일도 만나요, 우리."
"就用南艺俊和蔡奉九的名字。明天也要见面哦,我们。"
예준은 벤치 위에 얹어둔 봉구의 손을 또 살짝 건드렸다. 움찔하기만 할 뿐 피하지 않으니 용기가 생겼다. 예준의 큰 손이 봉구의 손을 다 덮었다. 조금 힘주어 잡자 봉구가 숨을 참는 게 느껴졌다. 봉구는 좀처럼 떨리는 마음을 진정할 수 없어 고개를 숙이고 심호흡을 했다. 그러나 제 속도 모르고 예준이 귓가에 속삭이는 말에 봉구는 녹아버리고 말았다.
艺俊又轻轻碰了碰奉九搭在长椅上的手。见他只是微微一颤却没有躲开,便鼓起勇气用大手完全包裹住奉九的手。稍加用力握住时,能感觉到奉九屏住了呼吸。奉九低着头深呼吸,却怎么也平复不了颤抖的心跳。然而当艺俊不知分寸地在他耳边低语时,奉九彻底融化了。
"혹시 내 말이 어려울까 봐 그러는데."
"怕你听不懂我的话才这样说的。"
"..." “……”
"운동은 나중에 하고." "运动待会儿再做。"
"..." “……”
"영화는 나랑 봐요." "电影要和我一起看哦。"
"..." “……”
"나랑 데이트 합시다." "和我约会吧。"
Catch Crush; 홀딱 반하다 抓住心动;彻底沦陷











![리퀘스트-[3일마감] 5000~20000원 MD커미션](https://d3mcojo3jv0dbr.cloudfront.net/2025/06/29/15/58/47a88812678136499158362418.png?w=400&h=400&q=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