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화 물의 정령(2) 263 話 水之精靈(2)
“왜 그래, 예림아? 무슨 일 있는 거야?”
「怎麼了,藝琳啊?發生什麼事了嗎?」
온몸으로 내게 매달리는 피스를 어르며 물었다. 유현이와 문현아도 의외라는 듯 예림이를 돌아보았다.
我一邊安撫著全身掛在我身上的皮斯,一邊問道。宥賢和文賢娥也一臉意外地看向藝琳。
“전 바다 근처에 있는 게 훨씬 유리하잖아요. 그러니 그냥 여기서 기다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SSS급 몬스터가 나타나면 또 드로시아로 끌고 오면 될 거고요.”
「我在海邊附近不是更有利嗎?所以,在這裡等著不是更好嗎?如果出現 SSS 級怪物,再把它引到德羅西亞來就好了。」
“그건 그렇지만, 예림아. 원반을 다 설치한 후 무슨 일이 생겨날지 모르잖아. 널 혼자 떼어놓기엔 너무 불안해. 그리고 노아 씨가 순간이동이 가능하니 여차하면 빠르게 드로시아로 돌아올 수도 있어.”
「話是這麼說沒錯,藝琳啊。但誰也不知道圓盤都設置好之後會發生什麼事。把你一個人丟在那裡,我會很不安。而且諾亞先生可以瞬間移動,萬一有什麼事,也能很快回到德羅西亞。」
몬스터를 끌어오느라 느리게 이동한 거지 순간이동까지 썼으면 란체아에서 이틀 내로 드로시아에 도착했을 것이다. 여기서 메드상까지는 더 가까워 하루면 충분하다 하였다.
他們是為了引誘怪物才緩慢移動,如果使用瞬間移動,兩天內就能從蘭切亞抵達德羅西亞。從這裡到梅德尚更近,一天就足夠了。
“혹시 약해지는 게 불안한 거라면─”
「如果你是擔心自己會變弱的話——」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不,我不是那個意思。」
예림이가 미간을 살짝 좁히며 말했다.
藝琳微微皺眉說道。
“정령들 때문도 있고요.” 「也因為精靈們。」
“정령들?” 「精靈們?」
“네. 아, 그게. 안 따라오지 않을 거라서요.”
「是的。啊,那個。因為牠們不會不跟過來。」
지금도 주위를 맴돌고 있는 정령들을 푸른빛 도는 눈이 힐끗 쳐다보았다.
現在,他那雙泛著藍光的眼睛瞥了一眼仍在周圍徘徊的精靈們。
“정령들이 우르르 떠나면 드로시아도 위험해지지만 쟤들도 무사하진 못할 거예요. 물가를 떠나면 저는 약해지는 게 아니라 그냥 유리한 점이 사라지는 정도지만, 쟤들은 진짜 약해지거든요. 그런데도 제가 몬스터와 싸우기라도 하면 끼어들겠죠, 분명.”
「精靈們要是成群結隊地離開,德羅西亞也會變得危險,但牠們自己也無法倖免。我離開水邊,並不是會變弱,只是有利的條件消失了而已,但牠們是真的會變弱。即便如此,如果我跟怪物打起來,牠們肯定還是會插手。」
계약자라도 있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정령에게는 제약이 있다고 하였다. 계약자를 따라가는 게 아니고서야 물에서 벗어날 일이 없으니 원래라면 신경 쓸 필요 없는 제약이긴 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據說,精靈若沒有契約者,便會受到限制。牠們本來就不會離開水邊,除非是跟隨契約者,所以這本來是個無需在意的限制,但現在卻不同了。
“쟤들이 제 말을 잘 따라 주긴 하는데 무조건 다 듣는 건 아니거든요. 오지 말라고 해도 꽤 많이 따라와 버릴 거예요, 분명.”
「牠們雖然很聽我的話,但也不是完全照辦。就算我叫牠們別過來,牠們肯定還是會跟過來很多。」
예림이가 내 곁으로 바싹 다가와 목소리를 낮추었다.
藝琳靠到我身邊,壓低了聲音。
“진짜가 아니라는 거, 저도 알지만요. 하지만 쟤들은 절 진짜 많이 좋아하거든요. 다들 저를 제일 좋아해 줘요. 만약 아저씨가 위험하다거나 한유현이 아직 잡혀 있다거나 했으면 저도 가만있을 순 없지만요, 지금은 제가 여기 남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雖然我也知道那不是真的。但是牠們真的很喜歡我。牠們都最喜歡我了。如果大叔有危險,或者韓有賢還被抓著,我也不能坐視不管,但現在我留在這裡應該沒關係吧?」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령들이 우리를 향해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갖가지 모양새라 표정을 쉬이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다들 호의적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我環顧四周。精靈們好奇地望著我們。牠們的形狀各異,很難辨認表情,但顯然都對我們很友善。
예림이를 혼자 두고 가고 싶진 않았다. 만에 하나 원반을 설치한 직후 입구 같은 게 나타난다면, 시간제한 같은 거라도 있다면. 그럼 예림이를 밖으로 데리고 갈 수 없다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물론 두고 갈 생각 따윈 전혀 없지만, 다 같이 남는 것도 피해야 할 일인 건 마찬가지였다.
我不想把藝琳一個人留下。萬一安裝完圓盤後出現了入口,或者有時間限制的話。那麼最糟糕的情況就是無法帶藝琳出去。當然,我從來沒有想過要留下她,但我們所有人都留下來也同樣是必須避免的事情。
그러니 어떻게든 설득해 함께 가는 것이 맞지만.
所以無論如何都該說服他們,一起去才是對的。
‘…제일 좋아해 주는 이들.’
「……最喜歡我的人們。」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예전부터 신경이 쓰였었다. 예림이는 아직 어리고 자신을 우선적으로 챙겨 주는 부모가 필요한 나이인데. 세상에 좋은 부모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은 아이가 가정에서 첫 번째가 되기 마련이니까.
這讓我很在意。從以前就一直在意了。藝琳還小,是需要優先照顧她的父母的年紀。世界上不是只有好父母,但通常孩子在家裡都會是第一順位。
하지만 나는 동생을 첫 번째로 둘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걸 예림이도 알고 있을 터였다. 모르진 않겠지, 아무런 불만을 표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어제처럼 유현이를 달래주기까지 하는 마음 넓은 아이였지만. 그렇지만 정말로 괜찮은 걸까.
但我卻只能把弟弟放在第一位。而藝琳應該也知道這點。她不會不知道吧,雖然她從未表達任何不滿。甚至像昨天一樣,是個心胸寬廣到會安慰宥賢的孩子。但她真的沒關係嗎?
예림이가 일부러 밝은 척한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해연은 물론이고 문현아와 강소영을 통해 다른 길드 헌터들과도 곧잘 어울리는 데다가 학교 친구들과도 여전히 연락은 하고 있었다. 기말고사 치러 갔을 때도 인기 엄청 많았다고 자랑했었고.
我不認為藝琳是故意裝作開朗的。她不僅和海淵、文賢雅、姜素英相處融洽,也經常和其他公會獵人打成一片,而且也一直和學校的朋友保持聯絡。她去考期末考的時候,還很驕傲地說自己人氣超高。
지금은 가정교습 위주에 특별활동이나 시험 등이 있을 때만 학교에 가고 있었다. 하지만 2학기부터는 통학일수를 조금씩 늘리고 별문제 없다면 평범하게 일반 학교를 다녀도 되겠다, 라는 말도 나올 정도였다. 학교 측과 학부모들도 교우관계가 좋다면 얼마든지 환영이라는 입장이고. S급 헌터 데려다가 학생들 안전 지키겠다는 속셈이긴 하겠지만.
現在她主要是在家學習,只有在有特別活動或考試的時候才會去學校。但從第二學期開始,她說可以慢慢增加上學天數,如果沒有什麼問題,甚至可以像普通學生一樣去一般學校上學。學校和家長們也都表示,如果她能和同學好好相處,他們非常歡迎。雖然這可能是因為他們想讓 S 級獵人來保護學生的安全。
이러니저러니 해도 솔직히 사교성은 유현이보다 배는, 음… 한 다섯 배는 더 좋은 거 같긴 하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봐도 말이다.
不管怎麼說,老實說,她的社交能力比宥賢好上兩倍,嗯……大概五倍吧。即使和其他人比較也是如此。
정말이지 흠잡을 부분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오히려 다 잘났지. 기말고사 성적은 좀 안 좋긴 했지만 막 각성해서 바빴으니까 그럴 만했고. 중간고사는 잘 나왔다. 공부할 시간 없었던 것치고는 성적 좋았지. 그거 감안해서 추가점수 줘야 하는 거 아니냐. 나라 지킨다고 공부 못 한 건데.
她幾乎沒有什麼可以挑剔的地方。反而樣樣都好。雖然期末考成績不太好,但那時候剛覺醒,很忙,所以情有可原。期中考考得很好。考慮到她沒有時間學習,成績已經很不錯了。難道不應該因此給她加分嗎?她為了保護國家而無法學習。
아무튼 예림이는 누가 봐도 무척이나 잘 지내고 있었다. 그림자가 전혀 없어 보여서 오히려 그게 신경이 쓰일 정도로.
總之,藝琳無論怎麼看都過得很好。好到完全看不見陰影,反而讓人有點擔心。
“…많이 곤란하세요?” 「……您很為難嗎?」
“어? 응? 아니, 아니야.”
「咦?嗯?不,不是。」
“안 되면 어쩔 수 없죠.”
「如果不行,那也沒辦法。」
흔쾌히 말하는 예림이의 태도에 얼른 고개를 저었다. 어쩔 수 없기는 뭐가.
對於藝琳爽快的態度,我連忙搖頭。什麼叫沒辦法。
“우선은… 잘 설명을 해보자. 예림이 너는 여기 계속 있을 수가 없다고.”
「首先……好好解釋一下吧。藝琳妳不能一直待在這裡。」
“그런 거 말해도 돼요?”
「那種話也能說嗎?」
“안 된다는 말은 없었으니까. 너무 자세히는 말고 다른 세상 사람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정령과 계약해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도.”
「又沒有說不行。不要說得太詳細,就說他是來自另一個世界的人,這樣不就好了嗎?然後再說你會找到辦法,和精靈簽訂契約,一起過去。」
내 말에 예림이가 눈을 크게 떴다.
聽了我的話,藝琳睜大了眼睛。
“데리고 갈 수 있을까요?”
「能帶他過去嗎?」
“장담은 못 해. 하지만 처음부터 포기할 필요는 없잖아.”
「我無法保證。但不是從一開始就沒有放棄的必要吧。」
정령과 계약할 수 있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예림이에게 예림이를 제일 소중하게 여겨 주는 존재가 있었으면 싶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첫 번째로 여겨 주는 상대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없어도 잘 사는 사람들도 많고.
如果能和精靈簽訂契約,將會有很多幫助。但在那之前,我希望藝琳能擁有一個最珍視她的存在。不是所有人都能找到一個將自己擺在第一位的人。也有很多人即使沒有這樣的人也能過得很好。
그래도 있다면, 분명 더 좋겠지. 확실한 자기편이란 거, 많으면 많을수록 좋잖아.
但如果有的話,肯定會更好吧。明確的自己人,不是越多越好嗎?
“그럼 다들 모이라고 할게요!”
「那麼,我會請大家集合!」
예림이가 홀가분해진 표정으로 활짝 웃었다.
藝琳一臉輕鬆地燦爛笑了。
- 끼아웅. - 喵嗚。
“그래, 그래. 괜찮아. 잘 안고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好、好。沒關係。我抱得很穩,不用擔心。」
내 품에 안긴 피스가 코끝을 어깨에 문대며 어리광을 피웠다. 사방에 물이 가득인 데다가 심지어 물 위에 쳐진 좁은 다리를 건너가기까지 하니 불안해진 모양이었다.
“피스 날개 있잖아, 형.”
「和平有翅膀啊,哥。」
유현이가 엄살 피우는 거라고 말했다.
柳賢說我是在撒嬌。
“날개 가진 지 얼마 안 됐잖아. 아직은 적응이 안 되었겠지.”
「你獲得翅膀沒多久吧。還沒適應過來。」
“잘 날던데.” 「飛得很好啊。」
- 끼앙, 끄으웅. - 鏘、咯嗯。
“여기까지 날아오느라 피곤하기도 했을 거야.”
「飛到這裡,你應該也累了吧。」
- 꺙! - 喵!
“날개가 사라진 거 보니 스킬인 거 같은데 그럼 더 지쳤겠지. 마나 보충하기 힘든 세상이잖아.”
「翅膀消失了,看來是技能,那應該會更累吧。畢竟這是個難以補充魔力的世界啊。」
그런데 이 먼 곳까지 열심히 날아오고. 정말 고생 많았다. 몬스터는 마나 홀로부터 보충받을 수도 없을 텐데, 어떻게 마나를 채우는 거지. …다른 몬스터를 잡아먹어서?
<p>但牠們卻努力飛到這麼遠的地方。真是辛苦了。魔物應該無法從魔力洞穴中獲得補充,那牠們是如何補充魔力的呢?……是透過吞食其他魔物嗎?</p>
“여기예요!” 「這裡!」
예림이가 드로시아 방위청의 지하, 호수 물이 가득 찬 중앙으로 날아가며 말했다. 목소리가 웅웅, 동굴 벽을 타고 울렸다.
藝琳飛向德羅西亞防衛廳的地下,湖水滿溢的中央,開口說道。聲音嗡嗡作響,迴盪在洞穴牆壁上。
“다 왔어?” 「都到了嗎?」
- 거의 다요! - 差不多都來了!
- 저도 왔어요! - 我也來了!
잔뜩 모여든 정령들이 입을 모아 대답했다. 하얀 고래도 손바닥 위에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작게 변해 예림이 옆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물속에서 머리만 내민 바다뱀도 보였다. 다리를 건너 중앙의 작은 바위섬에 내려서자 예림이가 내 곁으로 내려왔다.
聚集在一起的精靈們異口同聲地回答。白鯨也變得很小,小到可以放在手掌上,在藝琳身旁游動著。水裡也露出了海蛇的頭。走過橋,來到中央的小岩石島上,藝琳便來到我身邊。
“모여 줘서 고마워. 그리고, 음, 날 좋아해 주는 것도 고마워.”
「謝謝你們聚過來。還有,嗯,也謝謝你們喜歡我。」
예림이가 나를 한 번 돌아보고는 말을 이었다.
藝琳回頭看了我一眼,接著說道:
“하지만 나는 너희들과 계약할 수 없어.”
「但是我不能和你們簽約。」
- 왜요? - 為什麼?
- 어째서요? - 為什麼?
- 많이 도와줄 수 있는데!
- 我可以幫上很多忙的!
“얘들아, 난 이 세계 사람이 아니야.”
「孩子們,我不是這個世界的人。」
정령들이 잘 모르겠다는 듯 갸웃거리고 빙글빙글 돌고 눈 같은 것을 깜박였다.
精靈們似乎不太明白,歪著頭,轉著圈,眨著像眼睛一樣的東西。
“델타의 몸에 잠깐 들어왔을 뿐이지 진짜 델타가 아니야. 나는 박예림이고, 다른 세상의 각성자야.”
「我只是暫時進入了德爾塔的身體,並不是真正的德爾塔。我是朴藝琳,是來自另一個世界的覺醒者。」
짧은 침묵이 흐르고 프릴 같은 긴 지느러미를 가진 상어가 말했다.
短暫的沉默過後,一隻有著像荷葉邊般長魚鰭的鯊魚開口說道。
- 델타와 다르다는 건 느끼고 있었어요.
- 我感覺到他跟德爾塔不一樣。
- 다른 세상 사람이라도 좋은데요.
- 就算是其他世界的人也沒關係。
- 나도. - 我也是。
나비들과 작은 새들이 종알거렸다. 그래도 계약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다른 세계 사람이라도 괜찮지 않냐며 여기저기서 말들이 나온다.
蝴蝶與小鳥們吱喳作響。牠們說,感覺還是可以簽約,即使是其他世界的人也沒關係吧,到處都傳來這樣的聲音。
“나도 너희들과 계약하고 싶어. 싫은 건 절대 아니야. 근데 내가 사는 곳으로 데리고 갈 수 없을지도 모르거든. 계약까지 하고서 두고 가는 건 싫어. 너희들이 괜찮다고 해도, 내가 싫은걸.”
「我也想和你們簽約。絕不是不願意。只是我可能沒辦法把你們帶到我住的地方。簽約之後又把你們丟下,我會不喜歡。就算你們說沒關係,我也不喜歡。」
그런 짓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는 예림이의 말에 정령들이 서로 수군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바다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藝琳說她絕對不想做那種事,精靈們便開始竊竊私語。接著,海蛇緩緩開口。
- 가장 오래된 정령이라면 세계를 건너는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最古老的精靈,或許會知道穿越世界的方法。
“꿈에 나왔던 그 반짝거리는 정령 말이야?”
「你說夢裡出現的那個閃閃發光的精靈嗎?」
- 예. 먼바다 심해에 잠들어 있지만 하루면 여기까지 올 수 있을 겁니다.
- 是。牠沉睡在遠海的深處,但一天之內就能抵達這裡。
- 맞아요! 아는 거 많거든요.
- 沒錯!我懂的可多了。
-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 如果能一起去就好了。
“아저씨, 하루면 된다는데요.” 「大叔,他們說一天就夠了。」
예림이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가장 오래된 정령이라니, 예림이 때문이 아니더라도 만나 보는 게 좋을 듯했다.
藝琳轉頭對我說。最古老的精靈啊,就算不是為了藝琳,似乎也該去見見。
“꿈에 나타난 적이 있었어?”
「夢裡有出現過嗎?」
“네. 여기 들어오고 얼마 안 지나서요. 동그랗고 반짝거리고 있었는데 만나게 되어서 반갑고 정령들을 잘 부탁한다더라고요. 되게 나이 든 것 같은 목소리긴 했어요.”
「對。我進來這裡沒多久,它圓圓亮亮的,說很高興能遇到我,還說精靈們就拜託我了。聲音聽起來很蒼老。」
“그럼 기다려 보자.” 「那就等等看吧。」
정령들에게는 만약 방법이 없다면 예림이는 떠나야 하니 따라오지 말아 달라고 잘 설명했다. 정령들은 아쉬워했지만 이별을 받아들였다.
精靈們如果沒有辦法,藝琳就必須離開,所以她們好好地解釋了請牠們不要跟過來。精靈們雖然感到惋惜,但也接受了離別。
- 나중에라도 예림이 세상으로 갈 수 있으면 가도 되죠?
- 以後如果藝琳能去到那個世界,也可以去嗎?
“물론이지! 언제든지 와.” 「當然了!隨時歡迎。」
밝게 말하고 돌아선 예림이가 안타까움이 섞인 시선을 내게 몰래 보내왔다. 저들에게 나중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藝琳開朗地說完轉過身,偷偷地投來一抹夾雜著惋惜的目光。她們是否還有未來,誰也說不準。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要是能找到辦法就好了。」
예림이가 또 이별하지 않아도 되도록.
讓藝琳不用再次經歷離別。
내일 오래된 정령을 만난 뒤 드로시아를 떠나기로 하였기에 예림이는 바쁘게 움직였다. 드로시아 가드들에게는 문제만 해결되면 바로 돌아올 거라고 거짓말을 해야만 했다.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p>明天就要去見古老的精靈,之後便會離開德羅西亞,因此藝琳忙碌地行動著。她必須向德羅西亞的守衛們撒謊,說只要問題解決了,她就會立刻回來。說不會花太長時間。</p>
- 캬웅. - 喵嗚。
내 품에서 뛰어내린 피스가 몸을 키웠다. 아성체 정도로 커져서는 날개를 활짝 펼쳐보인다.
從我懷裡跳下的皮斯長大了。牠長成亞成體大小,然後張開翅膀。
- 크흥, 캬르르. - 咳哼,喀啦啦。
“멋지네, 우리 피스!” 「真帥氣,我們的和平!」
피스가 내게 등을 들이밀더니 난간에 기대 서 있는 노아를 쳐다보며 크릉거렸다. 그것을 본 유현이가 말했다.
皮斯將背部朝向我,對著倚靠在欄杆上的諾亞發出低吼。看到這一幕的宥賢開口說道:
“피스가 이젠 자기도 날 수 있으니 저 용은 탈 필요 없다고 하는데.”
「皮斯說牠現在自己也能飛了,所以沒必要再騎那條龍了。」
“…그걸 어떻게 아냐.” 「……你怎麼知道的?」
“틀림없어.” 「錯不了。」
- 저도 그렇게 들었어요, 형!
- 我也是這麼聽說的,哥!
…진짠가? 피스의 몸짓을 보면 그럴 듯한 소리긴 했다. 노아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안 그래도 뮤의 위치 때문에 심란해하던 사람인데, 이 녀석들이.
……是真的嗎?看皮斯的肢體動作,這話倒也說得過去。諾亞什麼都沒說,但臉色明顯陰沉了下來。他本來就因為繆的位置而心煩意亂,這些傢伙真是的。
“신경 쓰지 마세요, 노아 씨. 피스가 밖에 가서도 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는 일인걸요. 게다가 노아 씨는 은신에 보조 스킬도 가지고 계시니까 전혀 다르죠.”
「別擔心,諾亞。畢斯到外面能不能飛還不一定呢。而且諾亞你還有隱身和輔助技能,完全不一樣。」
“저도 그렇게까지 자신 없는 건 아니에요. 다만…….”
「我也不是那麼沒自信。只是……」
노아가 고개를 돌려 호수를 헤엄치는 정령들을 바라보았다.
諾亞轉過頭,望著在湖中游泳的精靈們。
“저는 대체가 불가능하진 않잖아요. 유진 씨도 그렇지만 강소영 씨에게도 누님이 있고요. 게다가 이번에는, 박예림 헌터가 부러워져서……. 죄송해요, 계속 한심한 소리만 해서.”
「我又不是無可取代。雖然劉真先生也是,但姜素英小姐也有姊姊。而且這次,我只是羨慕朴藝琳獵人……對不起,我一直說些沒用的話。」
“한심한 소리라뇨, 세상에 남 부러워해 본 적 없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요. 그리고 노아 씨는 노아 씨뿐입니다.”
「什麼叫可悲的聲音,這世上有幾個人從來沒羨慕過別人?而且諾亞先生就是諾亞先生。」
“그렇게 말해 주시는 건 고마워요.”
「謝謝你這麼說。」
그가 옅게 미소 지었다가, 이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여기서 처음 만났을 때는 자신만만해했었는데……. 보조계 각성자들의 힘이 이렇게나 강하다면서. 우리와 다시 만나면서 원래 세상이, 현실감이 짙게 다가와서일까.
他淺淺一笑,隨即消失在眼前。在這裡初次見面時,他還自信滿滿地說著輔助系覺醒者的力量有多麼強大。或許是與我們重逢後,原本的世界、真實感強烈地襲來吧。
결국은 돌아가야 하고 이곳과 바깥은 많이 다르다. 그 사실이 벌써부터 노아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일지도.
終究還是要回去的,這裡與外面截然不同。或許這個事實已經壓得諾亞喘不過氣了。
“노아 씨도 절대 약하진 않은데.”
「諾亞先生也絕不弱啊。」
“아니, 약해.” 「不,太弱了。」
“야, 너보다야 당연히 약하고.”
「呀,當然比你弱。」
“힘이 아니라 금방 포기해 버리는 게 문제야. 만약 형이 노아 헌터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절대 약하단 소리 안 들었을걸. 여러 S급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왔겠지.”
「問題不在於力量,而在於你很快就放棄了。如果你擁有諾亞獵人的能力,絕對不會聽到有人說你弱。你對許多 S 級來說都會是個威脅。」
“뭘 그렇게까지야.” 「哪有那麼誇張。」
물론 내가 노아였더라면 상당히 다른 행보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나와 노아가 살아온 환경이 다른 탓이 더 컸다. 회귀하지 않은 나는 다르고, 리에트를 누나로 두지 않은 노아도 분명 다를 것이다. 내가 부모님의 보호를 성인이 될 때까지 받았더라도 또 달라졌겠지. 노아가 무난하게 단란한 가정에서 자랐다면 또 달라졌을 거고.
當然,如果我是諾亞,我的行為會大相逕庭。但這更多是因為我和諾亞成長的環境不同。沒有回歸的我會不同,沒有將麗葉特視為姊姊的諾亞也肯定會不同。如果我受到父母的保護直到成年,那也會有所不同。如果諾亞在一個和睦的家庭中順利成長,那也會有所不同。
“노아 씨의 태도는 노아 씨의 잘못이 아니야. 좀 더 자신감 있게, 강해진다면 좋겠지만 설사 끝까지 그대로라고 해도 잘못된 건 아니라고. 노력해도 안 되는 일도 있으니까. 사람이 변하기가 그리 쉽겠냐. 게다가 노아 씨는 충분히 좋은 사람이고.”
「諾亞先生的態度並不是諾亞先生的錯。如果能再自信一點、再強大一點固然好,但就算到最後都還是老樣子,那也不是錯。因為有些事就算努力了也辦不到。人要改變哪有那麼容易?而且諾亞先生已經是個夠好的人了。」
그러니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는 내 말에 동생 녀석은 고개만 갸웃하고 말았다. 야, 네가 노아와는 다르다고 말하는 나도 몇 년을 한심하게 살았는데. 내 나름 노력했다. 그래도 그렇게 되고 말았다.
我說別太逼他,結果我弟只是歪了歪頭。喂,連我這個說你跟諾亞不一樣的人,都渾渾噩噩地活了好幾年。我已經盡力了,但還是變成那樣。
콰앙─! 匡啷——!
그때 드로시아 방위청 한쪽 벽에 구멍이 났다. 웃음소리와 함께 문현아가 튀어나오더니 거북이 모양 정령을 밟고 물 위에 섰다. 벽의 구멍 너머 흙먼지 사이로 시그마도 모습을 드러냈다. 둘이 뭐 하냐.
這時,德羅西亞防衛廳的一面牆壁破了個洞。文賢雅伴隨著笑聲跳了出來,踩著烏龜形狀的精靈站在水面上。牆壁破洞的另一邊,西格瑪也從塵土中現身。他們兩個在搞什麼?
“그냥 가볍게 붙어 보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 한 소장님! 이틀 연속으로 쉬려니까 몸이 근질거려서. 예림이한테도 말해 놨어.”
「就只是輕鬆地打一場,韓所長你別擔心!連續兩天休息,我身體都快發霉了。我也跟藝琳說好了。」
람다 스킬 몸에 익히려면 열심히 움직여야지, 라는 말에 유현이가 대뜸 난간 위로 올라섰다. 붉은색 두 눈이 가늘어지며 문현아와 시그마를 바라본다. 내 동생도 참.
「想讓 Lambda 技能熟練,就得努力活動身體啊。」聽到這句話,宥賢突然爬上欄杆。他那雙紅色的眼睛瞇了起來,望向文賢雅和 Sigma。我弟弟也真是的。
“주위에 피해 입히면 안 된다.”
「不能傷害到周圍的人。」
“물 위니까 괜찮을 거야.”
「在水上應該沒關係。」
유현이가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버들잎을 밟으며 수면 위에 닿을 듯 내려서는 모습에 문현이가 커다랗게 미소를 지었다.
<p>劉賢飛身躍向空中。文賢看著他踩著柳葉,彷彿要落在水面上的身影,露出了大大的笑容。</p>
“스킬 연습만 하세요, 연습 정도만!”
「就只練習技能,只練習就好!」
“나는 왜 엮여야 하지.”
「我為什麼非得牽扯進去?」
“좋으면서 빼지 마라, 달아.”
「喜歡就別裝了,甜心。」
뭐, 실제로 싫진 않은 눈치였다. 성현제도 다 같이 던전 들어갔을 때 문현아랑 한판 붙었었지. 되게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네. 다시 작아진 피스를 품에 안으며 허공을 슬쩍 바라보았다.
嗯,他看起來其實並不討厭。成賢濟也曾和文炫雅在下副本時打過一架。感覺是很久以前的事了。我再次將變小的皮斯抱在懷裡,輕輕望向空中。
“무사한 건지 신호라도 좀 보내 주죠. 털실 다 떨어졌어요? 그보다 팔 하나 가지고 어떻게 뜨개질을 하는 건지.”
「平安的話就傳個訊號啊。毛線都用完了嗎?話說回來,只有一隻手要怎麼織毛線啊。」
애초에 털실을 여기로 가지고 온 것부터가 이상하다. 나만 몸뚱이째 들어온 거 아니었냐. 퍼엉, 호수 위로 물이 높게 튀어올랐다.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사이로 전류가 퍼지고 거창이 수면을 거칠게 두들긴다. 멀리서 나도 끼고 싶어! 하는 예림이의 외침이 들려왔다.
當初把毛線帶到這裡就很奇怪。不是只有我一個人被帶進來嗎?砰!湖水高高濺起。水蒸氣瀰漫開來,電流在其中擴散,巨槍猛烈地敲擊水面。遠處傳來藝琳的喊聲:「我也想加入!」
“댁도 끼고 싶을 텐데, 살아 있긴 한 거죠? 설마 저거 구경 안 하고 있을 린 없고.”
「您也想加入吧,還活著嗎?您不可能沒看那個吧。」
[^^]
퀘스트가 왔다. 저걸 퀘스트라고 해도 될진 모르겠지만. 내용도 없고 보상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보상 또한 별거 아니었다.
來了個任務。雖然不知道那算不算是任務。沒有內容,可以直接領取獎勵。獎勵也沒什麼特別的。
“차와 과자, 그리고… 날개 뼈?”
「茶和點心,還有……翅膀骨?」
- 끼앙! - 鏘!
“먹으면서 구경하라는 건가 보다.”
「看來是要我們邊吃邊看。」
피스에게 뼈를 물려주고 나는 과자를 입에 물었다. 뭐 하는지 바쁜 것 같지만 그래도 무사한가 보네.
我把骨頭丟給皮斯,自己則咬著餅乾。他好像很忙,不過看來是平安無事。
- 왔어요! - 來了!
- 도착했어요! - 到了!
정령들로부터 연락이 온 건 다음 날 이른 아침이었다. 가장 오래된 정령이 드로시아로 들어올 순 없었기에 우리가 바다로 나갔다. 드넓게 펼쳐진 얼음 바다 위로 마치 이쪽으로 들어오라는 듯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구멍 너머 출렁이는 푸른 바닷물이 살짝 오싹하게 느껴졌다. 공포 저항을 넘어설 정도이니 그 아래 있을 무언가의 영향인걸까.
精靈們傳來消息是在隔天一大清早。最古老的精靈無法進入德羅西亞,所以我們出海了。廣闊的冰海中央,開了一個大洞,彷彿在示意我們進去。洞穴另一頭,波濤洶湧的藍色海水讓人感到一絲寒意。這已經超越了恐懼抗性,難道是下方某種東西的影響嗎?
- 양육자도 함께 와달라고 했어요.
- 他們說也請養育者一起過去。
- 이 사람이요! - 就是這個人!
“안 돼.” 「不行。」
정령들의 말에 유현이가 냉랭하게 대답했다.
面對精靈們的話語,宥賢冷冷地回答。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물속은 너무 불리해.”
「誰知道會發生什麼事。水裡太不利了。」
“예림이가 있잖아.” 「不是還有藝琳嗎?」
- 해치지 않을 건데.
- 我不會傷害你。
- 예림 님이 좋아하는 사람을 해칠 리 없잖아요.
- 藝琳怎麼可能傷害她喜歡的人呢?
“맞아. 그리고 내가 물속에서 아저씨 하나 못 지키겠어? 걱정 말고 불이나 피워 주세요. 현아 언니 추운 거 같은데.”
「沒錯。而且我在水裡還保護不了大叔嗎?別擔心,請生火吧。賢娥姊姊好像很冷。」
“좀 춥긴 하다.” 「是有些冷。」
예림이의 말에 유현이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물러섰다.
對於藝琳的話,宥賢雖然一臉不滿,卻還是退讓了。
“조심해야 해, 형.” 「哥,你要小心。」
고개를 끄덕여 주곤 예림이와 함께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저 깊은 아래로 희미하게 빛을 내는, 새하얀 물체가 고요히 도사리고 있었다. 그것은 크기를 가늠하기도 힘들만큼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진주조개였다.
點了點頭,便和藝琳一同潛入海中。在漆黑深邃的海底,一個散發著微弱光芒的雪白物體靜靜地盤踞著。那是一顆巨大到難以估量尺寸的珍珠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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