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화 세 배로 안전합니다 (2)
319 話 三倍安全 (2)
“나는 안 와도 될 거 같은데.”
「我好像不用來吧。」
정장의 목깃을 매만지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제에 이어 각 길드의 S급 길드장들이 다시금 자리에 모였다. 바쁘신 분들이 이틀 연속 이렇게 전부 모이는 건 오랜만일 터였다. 어쩌면 처음일 수도 있고. S급 헌터들은 각개 활동하기로 유명하니까.
我整理著西裝領口,環顧四周。繼昨天之後,各公會的 S 級會長們再次齊聚一堂。這些大忙人連續兩天全員到齊,想必是久違的盛況。或許還是頭一遭也說不定。畢竟 S 級獵人可是出了名的各自為政。
“사육소도 S급 길드 못지않다는 거 보여 줘야 한다잖아요.”
「不是說要展現出養育院不輸 S 級公會的實力嗎?」
길드장은 아니지만 내 경호 명목으로 따라온 예림이가 내 앞에 앉아 다리를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어제 회의에는 빠졌지만 오늘은 내가 오게 된 이유는 석시명의 조언 때문이었다. 이런 중요한 사안을 발표하는 자리에 얼굴을 비추는 건 필수라나. 그 말에는 동의하지만.
雖然不是公會長,但以保護我為由跟來的藝琳坐在我面前,輕輕晃著腿說道。昨天我缺席了會議,但今天我會來的原因是聽從了錫時明的建議。他說在發表如此重要事項的場合露面是必須的。雖然我同意這句話。
‘기승수 사육소를 그렇게 열심히 키우고 싶진 않단 말이야.’
「我可不想那麼努力地經營騎乘獸飼育所啊。」
동생 덕 보며 놀고먹는 건 글러먹은 지 오래긴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은 그대로였다. 저항 스킬도 끄고 은혜도 쓸 일 없는 그런 은퇴 생활이, 언젠가는 가능하겠지.
雖然靠著弟弟過著遊手好閒的生活早就沒指望了,但只要有機會,我還是想隨時退休。那種關閉抵抗技能、不需要使用恩惠的退休生活,總有一天會實現吧。
안 되면 뭐 어쩔 수 없고.
如果不行,那也沒辦法。
“S급 헌터들 사이에 앉아 있는 건 여전히 부담도 된다고. 열심히 화장 받기는 했다만 얼굴은 물론이고 몸은……. 아, 갑자기 의욕이 바닥을 치네. 운동 하나 안 하나 뱁새와 황새인데.”
「坐在 S 級獵人之間還是很有負擔的。雖然很努力地化了妝,但臉就不說了,身體……啊,突然間鬥志全失。運動與否,簡直是麻雀與黃鶴之別。」
“운동이야 건강을 위해서잖아요, 건강을.”
「運動是為了健康啊,為了健康。」
“맞아, 형. 그리고 형이 뭐 어때서.”
「沒錯,哥。而且哥有什麼不好。」
“말은 고맙다만 유현이 네가 봐도 차이가 나긴 하잖냐.”
「話是這麼說,但宥賢你看了也覺得有差吧。」
아무리 내가 최고라 말하는 내 동생이라 해도 이 부분만큼은 너무 확실하게, 차이가 나서……. 내 말에 예림이가 혀를 쯧쯧 찼다.
就算是我那自稱最棒的弟弟,在這一點上,差異也太過明顯了……。聽了我的話,藝琳嘖嘖地咂了咂舌。
“아저씨, 길드장님한테 그런 거 물어보면 안 돼요. 미추에 관심이 없다 못해 구분 자체가 안 된다고요, 해연 길드장님은.”
「大叔,您不能問公會長那種問題。海淵公會長不只對美醜不感興趣,根本就分不出來。」
“응?” 「嗯?」
“아저씨 말에는 맞장구 쳤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은 물론 뭐든지 외양에 저언혀 신경 안 써요. 그냥 인간이구나, 개구나, 고양이구나 하고 끝이라니까요.”
「大叔說的話,他或許會附和,但他對人或任何事物的外表都毫不在意。他只是覺得那是人類、那是狗、那是貓,就這樣而已。」
어… 그랬던가. 유현이가 좋다 싫다 표현을 정말 안 하는 편이긴 했지만. 문득 추석 전날 만든 송편이 떠올랐다. 그, 미적 감각이 약간 없는 건가 싶긴 했는데. 예시대로 따라 하는 건 잘 만들곤 했지만.
呃……是這樣嗎?宥賢確實不太表達喜歡或不喜歡。我突然想起中秋節前一天做的鬆糕。那、那時我確實想過他是不是有點缺乏美感。不過,他倒是很擅長按照範例製作。
“그래도 설마. 유현아, 저기 봐 봐.”
「就算如此,也不至於吧。宥賢啊,你看那邊。」
마침 들어서는 세성 길드장을 가리키다 못해 일어나 그에게로 다가갔다.
我指著正好走進來的成賢會長,甚至起身走向他。
“세성 길드장님, 잠시만 이쪽으로 와 보시겠습니까.”
「成賢會長,可以請您過來一下嗎?」
성현제는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순순히 내 손에 끌려왔다. 그보다 한 발 앞서 대기실에 들어섰던 문현아도 따라왔다.
成賢帝露出了「怎麼回事」的表情,但還是順從地被我拉了過來。比他早一步進入休息室的文賢雅也跟了過來。
“자, 유현아. 이 얼굴, 어떠냐.”
「來,宥賢啊。這張臉,如何?」
언제 봐도 재수 없을 정도로 반반한 얼굴이다. 문화마다 미형의 기준이 다르다곤 하지만 이 정도로 완벽하게 균형이 잡혀 있다면 어디 내놔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을 터였다. 유현이가 성현제를 힐끗 쳐다보았다가 이내 내게로 시선을 옮겼다.
無論何時看,都是一張帥到令人厭惡的臉。雖然每個文化對美型的標準不同,但如果能完美地達到這種平衡,無論在哪裡都只能獲得高度評價。宥賢瞥了一眼成賢濟,隨即將視線轉向我。
“어떠냐고 해도, 그냥 세성 길드장이잖아.”
「就算問我如何,不就是個成聖公會會長嗎?」
“…다른 감상은 없어?” 「……沒有其他感想嗎?」
“없어.” 「沒有。」
“한유진 군. 도련님은 내게 개인적인 관심이 아주 조금도 없다네.”
「韓宥真先生。少爺對我可是一點個人興趣都沒有。」
그건 알고는 있었지만. 괜히 내가 억울해져서 성현제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這我倒是知道。但我卻無端感到委屈,於是抬頭看向成賢濟的臉。
“아니, 잘생기긴 잘생겼는데. 외모만큼은 흠잡을 수 없어서 짜증 날 정도인데.”
「不,長得是挺帥的。帥到外貌無可挑剔,簡直令人惱火。」
“고맙군.” 「多謝。」
“그럼 현아 씨는 어때, 유현아?”
「那麼炫雅小姐怎麼樣,宥賢啊?」
이번에는 문현아의 옆으로 가 서며 물었다. 유현이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這次我走到文炫雅身旁,邊走邊問。宥賢平淡地回答。
“브레이크 길드장.” 「Break 公會會長。」
“뭘 하나 했더니, 한 소장님. 형님 동생한테는 그런 거 물어봤자 소용없어요.”
「我還以為你在做什麼,韓所長。你問你弟弟這種事是沒用的。」
“그럼 저기 저, 송태원 실장님!”
「那麼,那邊那位,宋泰元室長!」
“각성자 관리실장.” 「覺醒者管理室長。」
“…마지막으로, 자!” 「……最後,看好了!」
휴대폰의 앨범에서 노아 씨 사진을 열어 유현이에게 보여 줬다. 우리 노아 씨, 사진 속에서도 반짝거리네.
我打開手機相簿,將諾亞先生的照片給宥賢看。我們的諾亞先生,在照片裡也閃閃發光呢。
“용.” 「龍。」
…아니, 인간이다만. 유현이 녀석 설마 속으론 삐약이는 그냥 새고, 피스도 그냥 화염 뿔사자고, 블루도 그냥 그리폰이고, 벨라레도 그냥 뱀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냐.
……不,我是人類。宥賢那傢伙該不會心裡覺得小不點只是隻鳥,和平只是隻火焰角獅,布魯只是隻獅鷲獸,貝拉雷也只是條蛇吧?
“형은 잘생겼다고 생각해.” 「哥很帥。」
“어… 으응. 고맙다.” 「呃……嗯。謝謝。」
이전이라면 내 동생이 형을 많이 생각해 주는구나, 하겠는데 성현제에 현아 씨, 송 실장님, 노아 씨까지 무반응이었다 보니 무어라 할 말이 없어졌다. 이래서 우리 유현이가 여태까지 연애의 ㅇ자도 기미가 안 보였던 것일까.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부분이야 다양하지만 보통 외모가 가장 첫걸음인 경우가 많지. 거기서부터 아무 감정도 못 느끼면, 으음.
要是以前,我會覺得我弟弟很替哥哥著想,但現在連成賢濟、賢娥小姐、宋室長、諾亞先生都毫無反應,讓我無話可說。難道這就是我們宥賢至今連戀愛的「戀」字都沒個影的原因嗎?雖然對人產生好感的部分有很多種,但通常外貌是第一步。如果從那裡就感受不到任何感情,嗯……
“괜찮아! 사람은 역시 속이 알차야지! 외모에 혹하지 않는 자세야말로 바람직한 거 아니겠냐.”
「沒關係!人果然還是內在充實才好!不被外貌迷惑的態度,才是最值得稱讚的不是嗎?」
“아저씨는 길드장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같은 콩과니까 괜찮다고 싸고돌걸요.”
「大叔就算會長說要用紅豆做味噌,他也會說反正都是豆科所以沒關係,然後袒護他吧。」
“예림아, 팥메주도 있더라.” 「藝琳啊,真的有紅豆味噌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예림이가 진짜요? 하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藝琳搖了搖頭,然後睜大眼睛問:「真的嗎?」
“들어오십시오!” 「請進!」
그때 협회 직원이 외쳤다. 회견실로 들어가자 석하얀을 포함한 연구원들이 설명을 위한 자료를 준비해 두고 있었다. 게이트 탐지&측정기도 보였다. 이번에 던전 상태를 발표하면서 함께 선보일 예정이었다. 사실 저 기계야말로 진짜 대단한 물건이었다. 저건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這時,協會職員大喊。走進記者會現場,包含石河晏在內的研究員們都已準備好資料,準備進行說明。偵測&測量儀器也映入眼簾。這次預計在發表地下城狀況時,一併展示這台儀器。事實上,這台機器才是真正厲害的東西。因為這不僅能應用在國內,也能應用在國外。
우리야 그냥 보증인 겸 얼굴마담 정도라 준비된 자리에 얌전히 앉았다. 오랜만에 보는 한신 길드의 박민규가 내 눈에 들어왔다.
我們不過是擔保人兼門面,所以乖乖地在準備好的位置上坐下。許久不見的韓信公會朴敏圭映入我眼簾。
‘한번 이야기 나눠 보고 싶긴 한데.’
「是想找他談談看啦。」
성한 씨와는 사이가 영 좋지 않지만 특별한 문제를 일으킨 적 없는 S급 헌터다. 아까도 가볍게 인사만 하고 말았었지. 조만간 직접 찾아가 볼까.
我和成翰先生的關係雖然不太好,但他是一位從未惹出過什麼大麻煩的 S 級獵人。剛才他也只是輕輕地打聲招呼就沒再多說了。要不要找個時間親自去拜訪他呢?
얼마 지나지 않아 회견장에 기자들이 들어섰다. 카메라가 설치되고 작동 램프에 빨갛게 불빛이 들어왔다. 원래라면 각성자 관리실 실장인 송태원이 나섰겠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뻣뻣해지는 탓에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신 국민들에게 인사했다. 카메라를 노려보면서 설명하는 건 좀 그렇지. 심지어 생방송이라.
沒過多久,記者們走進了會場。攝影機架設好後,紅色的運作指示燈亮了起來。原本應該由覺醒者管理室室長宋泰元出面,但他一到鏡頭前就會僵硬,所以改由行政安全部部長代替他向國民致意。瞪著鏡頭說明,這也太奇怪了吧。甚至還是現場直播。
“그리하여 던전이 포화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종전의 세 배로 늘어났음을 확인하였습니다.”
「因此,我們確認了地下城飽和所需的時間,比以往增加了三倍。」
장관이 간략하게 발표를 했다. 기자들이 작게 수군거리기 시작하고 이어 석하얀이 앞으로 나섰다. 평소와 다르게 무채색의 정장 차림에 머리카락도 깔끔하게 올려 둥글게 감아 묶었다. 정장이야 그렇다 쳐도 전체적으로 나이 들어 보이는 차림이었다. 너무 젊은 여자가 나서면 신뢰성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왔던 탓인 듯했다. 연구팀 팀장이 하얀 씨인데 어쩌라고.
部長簡潔地發表了聲明。記者們開始竊竊私語,接著石河晏走上前。她一反常態地穿著無色彩的套裝,頭髮也整齊地盤成一個圓髻。套裝姑且不論,整體打扮顯得老氣。這似乎是因為有人擔心,如果由一個太年輕的女性出面,會降低可信度。研究團隊的組長就是河晏小姐,那還能怎麼辦呢。
석하얀은 자료화면을 비춰 가며 알기 쉽게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내용이 점점 더 뚜렷해져 갈수록 기자들의 흥분도 또한 높아져 갔다.
石河晏一邊播放資料畫面,一邊簡單明瞭地說明了目前的情況。內容越發清晰,記者們的興奮度也隨之高漲。
던전과 몬스터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아니, 사실 이제 와서 한국에만 던전이 사라지면 오히려 곤란해질 것이었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인 마석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며 각종 던전 관련 산업도 모조리 중지, 뒤처지게 될 터였으니까.
地下城和怪物並未完全解決。不,事實上,事到如今,如果只有韓國的地下城消失,反而會更麻煩。因為我們將不得不從國外進口安全潔淨的能源魔石,各種與地下城相關的產業也將全部停擺,落後於人。
사람들은 멸망에 대해 모른다. 던전의 난이도가 얼마나 높아질지도 알지 못한다. 던전 관리만 제대로 된다면, 던전은 존재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人們對滅亡一無所知。他們也不知道地下城的難度會提高到什麼程度。如果地下城管理得當,就只能認為地下城的存在更有利。
그런 상황에서 이득은 그대로에 훨씬 안전해졌다. 정확히는 던전을 골라 공략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득도 커졌다고 볼 수 있었다. 타국에 비해 얼마나 유리해질지는 하나하나 계산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在這種情況下,利益不變,卻變得更加安全。確切來說,由於可以選擇攻略的地下城,因此利益也隨之擴大。與其他國家相比,這會帶來多大的優勢,甚至難以一一計算。
기자들이 흥분을 억누르려 애쓰며 질문을 던져 왔다.
記者們努力壓抑著興奮,拋出了問題。
“그럼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날 확률이 예전에 비해 낮아졌다는 뜻입니까?”
「那麼,地城崩潰的機率比以前低了嗎?」
“때가 되면 터지는 것은 동일합니다. 다만 관리하기는 더욱 쉬워졌으니 실질적으로 낮아졌다 볼 수 있습니다.”
「時候到了,該爆的還是會爆。只不過管理起來更加容易,所以實質上可以說是降低了。」
“정말로 한국만 세 배 더 안전해졌다는 겁니까?”
「韓國真的變得安全三倍嗎?」
“현재 확인된 바로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를 조사할 시간은 없었으니 동일한 현상이 나타난 다른 국가가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就目前確認到的來說是這樣沒錯。但我們沒有時間調查全世界,所以也可能存在出現相同現象的其他國家。」
석하얀이 탁상에 놓인 기계를 들어 보였다. 던전에 대해 설명할 때완 다르게 뿌듯하기 그지없는 얼굴이었다. 마치 빛이라도 나듯 환하고 당당하다.
石夏晏拿起放在桌上的機器。與她說明地下城時不同,臉上滿是自豪。彷彿散發著光芒般,容光煥發且自信滿滿。
“임시명 게이트-S입니다. 던전 게이트의 상태를 측정 및 탐지 가능한 기계지요.”
「這是臨時命名為『Gate-S』的機器。它能測量並探測地下城入口的狀態。」
그녀가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투박하게 생긴 둥근 기계를 향해 카메라와 시선이 모여들었다.
鏡頭和眾人的視線都聚集在她驕傲地展示的那個外型粗糙的圓形機器上。
“현재 던전 브레이크는 고의적인 범죄를 제외하고는 미발견 게이트로 인한 경우 외엔 없습니다. 즉, 이 기계를 전국에 보급, 사용하게 되면 던전 브레이크의 위험성이 현저히 줄어들게 됩니다. 숨겨진 던전 게이트를 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되니까요.”
「目前除了蓄意犯罪,地城崩壞的發生原因只剩下未被發現的傳送門。也就是說,如果將這台機器推廣到全國使用,地城崩壞的危險性將會顯著降低。因為這樣就能更容易發現隱藏的地城傳送門了。」
짧은 침묵이 흘렀다. 몇몇 사람들이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곤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短暫的沉默流淌而過。有幾個人迅速掌握了情況,不自覺地猛然起身。
“그럼, 사실상 던전 공략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는 거 아닙니까?”
「那麼,事實上只要能好好地攻略地城,就不會發生地城崩壞了,不是嗎?」
“심지어 포화 시간도 세 배고요!”
「甚至連飽和時間都是三倍!」
“아직은 탐지 범위가 그리 넓지 않으니 놓치는 경우가 아주 없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한국은 포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웬만해선 전부 파악 가능하겠지요.”
「目前探測範圍還沒那麼廣,所以還是會有漏掉的情況。不過韓國的飽和時間拉長了,所以應該都能掌握住。」
석하얀은 침착하게 말했으나 기자들은 침착하지 못했다.
石河晏說得很鎮定,但記者們卻無法鎮定。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지 않는다. 즉, 던전은 에너지원과 온갖 신소재를 제공하는 안전한 보물고가 된다는 뜻이었다.
地下城崩潰不會發生。也就是說,地下城將成為一個安全的寶庫,提供能源和各種新材料。
떠들어 대는 소리 사이에 헉, 주식! 하고 사욕을 챙기는 외침도 섞여들었다. 국가 안전도와 신용도가 올라갈 테니 주식도 덩달아 오르긴 하겠네. 나도 사 둘 걸 그랬나? 관련자이니 금융법 위반인가? 그래도 아깝다.
在嘈雜的聲音中,也夾雜著「啊,股票!」這種謀取私利的叫喊聲。國家安全度和信用度都會提高,所以股票也會跟著上漲吧。我也該買一些嗎?身為相關人士,這會不會違反金融法?但還是覺得可惜。
“게이트-S는 국내에는 제작비만 받고 제공할 예정입니다. 해외에는 약간의 조건이 추가되겠지만 가능한 빠르게 보급되도록 과도한 요구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Gate-S 在國內將只收取製作費。雖然對海外會追加一些條件,但為了能盡快普及,我們不打算提出過度的要求。畢竟,人們的安全才是最重要的。」
아깝다 여길 수도 있겠지만 저것만큼은 이익을 우선할 부분이 아니다. 게다가 측정&탐지 기계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만 안전하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는 것도 어느 정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나라만 운 좋게 잘되면 질투하다 못해 해코지까지 하려 드는 경우가 없진 않으니까.
或許會有人覺得可惜,但唯獨這件事不能以利益為優先。再說,提供測量與探測儀器,也能在某種程度上避免其他國家不滿只有我國安全的事實。畢竟,並非沒有國家會因為眼紅其他國家運氣好、發展得好,而做出傷害他人的舉動。
그렇게 30여 분쯤 더 질의응답이 오간 뒤 기자회견은 종료되었다.
記者會又進行了約莫三十分鐘的問答環節後,便結束了。
“아저씨, 이거 봐요! 여기저기 난리도 아니에요!”
「大叔,你看!到處都亂七八糟的!」
예림이가 휴대폰을 들이밀며 말했다. 보여 주는 기사에 흥분한 댓글이 잔뜩 달려 있었다. 검색 순위도 1위부터 그 아래로 주르륵 관련 단어로 가득 찼다. 나라가 더 안전해졌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댓글이 대부분이었지만 수도권과 상급 던전 주위 집값 오르겠네, 지방 던전은 더 소외되는 거 아니냐 하는 걱정도 있었다.
<p>藝琳將手機遞過來,說道。她秀出的新聞底下,滿滿都是激動的留言。搜尋排行榜從第一名開始,底下也全都是相關的關鍵字。大部分的留言都對國家變得更安全這件事感到高興,但也有人擔心首都圈和高級地下城周圍的房價會上漲,以及地方地下城會不會因此更被邊緣化。</p>
“하얀 언니 연구에 아저씨가 도움 많이 줬다는 기사도 있네요.”
「還有報導說,叔叔在白姊姊的研究上幫了很多忙呢。」
“어, 으응.” 「喔,嗯。」
그런 기사도 났냐. 예림이가 보여 주려고 했지만 사양했다. 긍정적인 기사라고 하지만 댓글을 직접 보는 건 역시 좀……. 저런 기사에도 깎아내리려 드는 사람은 틀림없이 있을 테니까. 어떤 식으로 험담하고 있을지 절로 상상 가는 걸 애써 머릿속에서 지웠다.
<p>「有那種報導嗎?」藝琳想拿給我看,但我拒絕了。雖然說是正面的報導,但親自去看留言果然還是有點……。那種報導肯定也會有人想貶低,我努力將腦中自然浮現的那些惡意揣測抹去。</p>
송 실장님은 일 때문에 급히 공항으로 향하고, 한신 길드장은 상대적으로 정보가 늦었던 만큼 역시나 바삐 협회를 떠났다.
宋室長因工作緣故,急忙趕往機場,韓信公會長則因掌握資訊較晚,也同樣匆忙地離開了協會。
“지금으로선 해연은 인력이 남아돌게 되지 않나.”
「現在看來,海淵的人力不是會過剩嗎?」
문현아가 유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현이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文賢雅望著宥賢說道。宥賢簡短地點了點頭。
“상급 던전 중 수익률이 낮은 던전을 관리 후순위로 미룰 시 상급 헌터들이, 특히 S급 헌터들이 공략할 던전이 부족하기는 합니다.”
「若將收益率較低的上位副本延後管理,上位獵人,尤其是 S 級獵人,確實會面臨缺乏可攻略副本的窘境。」
속성이나 환경이 맞지 않아 공략이 까다롭거나 마석 외의 변변한 수익이 없는 던전은 굳이 예전처럼 꼬박꼬박 공략해 줄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안 그래도 S급 헌터가 훌쩍 늘어나 버린 해연으로서는 공략할 만한 던전이 부족해지고 마는 것이었다.
屬性或環境不符,導致攻略困難,或是除了魔石之外沒有其他像樣收益的地下城,就沒有必要像以前那樣每次都去攻略。但這樣一來,對於 S 級獵人數量已經大幅增加的海淵來說,可以攻略的地下城就會變得不足。
“그래서 해외의, 우선적으로는 주변국의 던전의 공략권을 구할 예정입니다. 특히 일본은 현재 던전을 관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니까요.”
「所以我們預計取得海外,優先是周邊國家的地下城攻略權。特別是日本,目前他們管理地下城的能力不足。」
알짜배기만 골라 공략하겠다고 나서도 감사합니다, 해야 할 판이었다. 그 밖의 홍콩이나 기타 S급 헌터들이 부족한 나라라면 충분히 유리한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유현이의 말에 문현아가 커다랗게 한숨을 내쉬었다.
就算他們只挑精華來攻略,我們也只能說聲感謝了。至於香港或其他 S 級獵人不足的國家,我們應該能談到相當有利的條件。文賢雅聽了宥賢的話,重重地嘆了口氣。
“아, 우리도 S급 헌터 한 명쯤 더 있으면 좋을 텐데. 해연 길드장이야 형님 두고 한국 뜰 생각 없을 테고, 예림이가 가려나?”
「啊,我們要是能再多一個 S 級獵人就好了。海淵公會長有他哥在,應該不會想離開韓國,藝琳會想走嗎?」
“네, 언니. 특히 일본에는 강이나 바다는 물론 아예 수중인 환경도 많다더라고요. 운 좋으면 괜찮은 몬스터 새끼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嗯,姊姊。聽說日本不只河川或大海,甚至還有完全在水中的環境。運氣好的話,說不定能找到不錯的怪物幼崽!」
예림이가 신나 하며 말했다. 잘 맞는 던전이 많다고 해도 애 혼자 해외에 보내려니 절로 걱정이 들었다. 비행기 타면 금방이긴 하지만.
藝琳興奮地說道。即使有很多適合的地下城,但要讓孩子獨自出國,我還是忍不住擔心起來。雖然搭飛機很快就到了。
“리에트를 꼬셔 볼까.” 「要不要去勾引利埃特啊。」
“피해 보상비가 더 나올 거 같은데요.”
「賠償金好像會更多。」
“그래도 능력은 좋단 말이야. 한 소장님, 벨라레 좀 천천히 키워 줘. 시도라도 해 보게.”
「但能力還是很好啊。韓所長,貝拉雷就請你慢慢培養吧。至少讓牠試試看。」
“지금도 성장 속도가 느린 편인걸요.”
「牠現在的成長速度就已經算慢了耶。」
목에 감겨 있는 벨라레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벨라레를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있었지만 그래도 스킬은 써 줬는데 이상하게 잘 안 자라는 편이었다. 특히 덩치는 어느 순간부터 변화가 없었다. 설마 벨라레도 피스처럼 유체화 스킬을 얻은 건 아니겠지.
我撫摸著纏繞在脖子上的貝拉雷說道。雖然我不想送走貝拉雷,但牠明明就已經使用了技能,卻奇怪地不太成長。特別是體型,從某個時候開始就沒有變化了。貝拉雷該不會也像皮斯一樣,獲得了幼體化技能了吧。
“세성 길드장님은 어때? 또 나가실 생각 있으신가?”
「那星辰公會會長呢?他還打算出去嗎?」
문현아가 전화통화 중인 성현제를 쳐다보며 말했다.
文炫雅看著正在講電話的成賢濟說道。
“또요?” 「又來了?」
“아, 한 소장님은 모르겠구나. 대외적으론 감췄으니. 세성 길드장 한국에 잘 안 붙어 있었거든. 길드 세우고 한 반년? 던브 터진 거 쫙 해결하고 순식간에 자리 잡곤 툭하면 해외로 나갔잖아.”
「啊,韓所長你可能不知道。畢竟對外是隱瞞的。世成公會長不常待在韓國。公會成立後大概半年?他迅速解決了所有地城崩塌事件,站穩腳跟後就動不動往國外跑了。」
금시초문이다. TV에선 그런 말 없었는데.
聞所未聞。電視上沒這麼說啊。
“처음엔 협회에서 잔소리 많았는데 상급 헌터에 힐러까지 낚아오니 결국 입 다물었지.”
「一開始協會的人還對我囉哩囉嗦的,但後來我把高級獵人,甚至連治療師都給釣來了,他們就閉嘴了。」
“그러고 보니 세성엔 유독 해외 출신 헌터가 많았지요.”
「話說回來,星辰公會裡,海外出身的獵人特別多呢。」
생일날에도 해외 헌터들이 여럿 왔었고. 그 정도 인맥 쌓으려면 바쁘게 돌아다녀야 했겠구나. 당연한 추론인데 워낙 잘난 인간이다 보니 뭐 어떻게 했겠지, 싶어서 미처 생각지 못했다.
生日那天也有不少海外獵人前來。要累積到那種人脈,想必得忙碌地四處奔波吧。這是理所當然的推論,但因為那傢伙太過優秀,總覺得他總有辦法,所以一時沒想到這點。
회귀 전에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대략 2년쯤 후에는 아예 대놓고 한국을 종종 떠나 있긴 했다. 그리고 그때 길드장 대리는 강소영이 맡았었다. 유현이와 염문 생긴 것도 그런 탓이 컸겠지. 국내 1, 2위를 다투는 젊디젊은 길드장과 길드장 대리. 둘 사이에 뭐가 있든 없든 엮어 보고 싶을 법한 배경이었다.
回歸前,也就是從現在算起大約兩年後,他確實經常公然離開韓國。而當時的公會長代理是由姜素英擔任。宥賢和她傳出緋聞,想必也與此有很大的關係吧。國內數一數二的年輕公會長和公會長代理。無論他們之間有沒有什麼,這背景都足以讓人想將他們牽扯在一起。
…전부 헛소문이었지만. 유현이도 유현이지만 소영 씨도 용 아니면 관심이 없는 듯했다. 겉만 보면 참 잘 어울리는데.
……但那全都是空穴來風。宥賢是宥賢,但素英小姐似乎除了龍以外,對其他事物都不感興趣。光看外表的話,他們倆其實挺登對的。
“세성으로서도 한국 던전을 관리할 인력은 차고 넘치지.”
「就算對星辰來說,管理韓國地城的人力也多到溢出來了。」
성현제가 전화를 끊고 이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成賢濟掛斷電話,朝我走過來,說道。
“특히 소영이와 코메트는 기승수가 없는 웬만한 S급 헌터보다 공략 속도가 빠를 테니.”
「特別是小英和彗星,她們的攻略速度會比沒有奇承洙的普通 S 級獵人還要快。」
“하긴 그렇겠네요.” 「的確是那樣沒錯。」
코메트는 S급 몬스터고 강소영은 그런 코메트에게 탑승 시 S급 헌터 수준의 스탯을 갖추게 된다. 거기에 기동력까지 붙으니 S급 헌터 부럽지 않게 던전을 쓸고 다닐 수 있었다.
彗星是 S 級魔物,姜素英搭乘彗星時,能擁有 S 級獵人水準的能力值。再加上機動力,讓她能不輸 S 級獵人地掃蕩副本。
결국 세성도 사실상 S급 헌터가 셋인 거나 마찬가지였다. 정확히 따지면 해연은 기승수 포함 다섯이지만.
畢竟,星辰公會實際上也等同於有三名 S 級獵人。真要仔細算起來,海淵公會包含奇勝秀在內共有五名。
아무튼 그럼. 總之就是這樣。
“성현제 씨도 해외로 관심을 돌릴 겁니까?”
「成賢濟先生也會將目光轉向海外嗎?」
그에게로 마주 다가가며 물었다. 직접 나갈 생각인 걸까. 해연처럼 근처 나라 정도론 만족하지 않겠지. 그렇게 되면 얼굴 보기 힘들어지지 싶어 손톱만큼 서운해졌다. 그간 정이 조금 들-
<p>我迎上前去問他。他是打算親自出馬嗎?他不像海淵,不會只滿足於附近國家吧。如果真是那樣,以後想見他一面恐怕就難了,想到這裡,我心裡不禁有那麼一丁點兒失落。這段時間以來,我們之間也培養出了一點感情——</p>
“형!” 「哥!」
갑자기 팔이 잡혀 확 끌어 당겨졌다. 유현이가 나를 붙들려 했지만 양쪽에서 당기는 꼴이 되면 내가 다칠까 봐서인지 흠칫 멈추었다. 예림이도 놀란 듯 나를 불렀다.
我的手臂突然被抓住,整個人被猛地拉了過去。宥賢想抓住我,但或許是怕兩邊拉扯會傷到我,他遲疑了一下停了下來。藝琳似乎也嚇到了,叫著我的名字。
“나는 나로서 남을 거라네.”
「我會以我之姿,繼續存在。」
주위의 S급 헌터들조차 듣기 힘들 정도로 작은 목소리가 내 귀에 닿아 왔다. 순간 무슨 소린가 했지만.
<p>周圍的 S 級獵人們都難以聽清的細微聲音傳入我耳中。一瞬間我還以為是什麼聲音。</p>
“이 세계에서.” 「在這個世界裡。」
초승달. 그녀에게 더 이상 묶이고 싶지 않다고, 성현제가 말했다. 짙은 달과 같은 눈을 마주 보았다.
新月。成賢濟說,他不想再被她束縛。我與他那雙如同濃月的眼睛對視著。
“그건, 당연히 그래야죠.” 「那當然是理所當然的。」
자기 자신을 지워진 채 끌려다니는 건 한 번으로도 너무 많다. 그리고 나도, 유현이도 신처럼 행세하는 자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건 한 번으로도 충분하다.
被抹去自我意識地拖著走,一次就夠多了。而我,還有宥賢,被那些自詡為神的人玩弄於股掌之間,一次也已經足夠了。
성현제가 내 팔을 잡은 손을 놓았다. 유현이가 얼른 나를 자신 쪽으로 감싸 끌어당겼다. 동생의 사나운 시선을 본체만체, 그가 미소를 머금었다.
聖賢帝放開了抓住我手臂的手。宥賢趕緊將我拉向他。他對弟弟兇狠的視線視若無睹,嘴角掛著微笑。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