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화 푸른 안개 (3)
第 159 話 藍色迷霧(3)
“대체 무슨 생각으로 여기까지 온 거야. 형은 방해만 될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도 되지 않았어?”
「你到底是抱著什麼心情來到這裡的?難道不該接受一個事實──哥哥只會成為妨礙嗎?」
지겹다는 티를 대놓고 내며 동생이 말했다. 모르고 들으면 상처받을 정도로, 그럴듯한 표정과 그럴듯한 어투로 나를 밀어내려 하고 있다. 삼 년 동안, 그리고 다시 오 년 동안.
弟弟毫不掩飾地流露出厭煩的神情。若不知情聽聞,恐怕會被那看似合理的表情和語氣傷害到,他正試圖將我推開。三年來,還有接下來的五年。
나야말로 묻고 싶었다. 대체 어떤 생각에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 긴 시간 동안 혼자서, 대체 무슨 심정으로.
我反倒想問他。到底是抱著什麼想法,懷著什麼心情。在那漫長的時間裡,獨自一人,到底是怎樣的心境。
그 속을 알고도 싶었지만 동시에 짐작조차 하기 싫기도 했다. 직접적으로 마주한다면, 너무도 무거워서 꼼짝 못 하게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앞일이 어찌 되건 바라는 대로 뭐든, 동생이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고 싶어져 버려서.
我想知道他的內心,但同時又不願去猜測。如果直接面對,或許會因為太過沉重而動彈不得。不管未來如何,我都想滿足他所有的願望,無論他想要什麼,我都想答應。
“미안해.” 「對不起。」
짧은 한 마디에 유현이가 눈에 띄게 동요했다. 오는 도중에 동생을 어떻게 구슬릴지 궁리를 해 놓았었는데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대신 내내 품고 있던 말이 내뱉어졌다.
短短一句話,讓柳賢明顯動搖了。來的路上還在想著該怎麼哄弟弟,結果腦袋一片空白,什麼也想不起來。取而代之的是一直藏在心裡的話脫口而出。
“미안해, 유현아. 내가 너무 약해서.”
「對不起,柳賢。我太軟弱了。」
좀 더 강했더라면. 진짜 부모 뻘처럼 나이 차이가 나서, 좀 더 어른이었더라면. 그럼 버림받았다 생각지 않고 때가 되었을 뿐이라며 보내줄 수 있었을까.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쓸데없는 발버둥을 치지 않고. 괴로움에 지쳐 원망과 미움을 방패 삼지 않고.
如果能再堅強一點。如果年齡差距像真正的父母那樣大,如果我更成熟一些。那麼,或許我不會覺得被拋棄,只會認為時機到了,該放手了吧。不會無法接受現實,徒勞掙扎。不會因痛苦而疲憊,拿怨恨和憎恨當作盾牌。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움켜쥐고 있으니까. 절대로 놓지 못할 동생을.
我不知道。因為現在的我依然緊緊抓著。那個絕對無法放手的弟弟。
상념을 떨쳐 버리려 애쓰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 갔다. 유현이가 미간을 좁히며 송태원을, 그에게 맡겨 놓은 벨라레를, 노아를 차례로 살펴보았다. 상황이 영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모양이었다.
努力甩開心中的思緒,慢慢地邁開腳步。柳賢皺著眉頭,依序查看宋泰元、交給他照顧的貝拉蕾、還有諾亞。看起來他感覺情況非常不對勁。
“유현아, 내가 설명해 줄게.”
「柳賢,我來跟你說明。」
“…무슨 짓을 꾸미는 거지. 저자도 일단은 S급 헌터인 듯한데.”
「……他到底在搞什麼鬼。那作者看起來也暫時是 S 級獵人。」
유현이가 경계의 빛을 띠며 송태원을 노려보았다.
柳賢以帶著警戒的光芒瞪著宋泰元。
“형을 끌어들인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괜한 헛수고 마시죠.”
「就算把哥哥拉進來,也不會有什麼改變。別白費力氣了。」
“그런 거 아니야.” 「不是那樣的。」
“아니면? 왜 형을 이런 곳까지… 여기는…….”
「那是什麼意思?為什麼要帶哥哥來這種地方……這裡……」
“여긴 MKC 최석원의 별장이야. 기억나지 않겠지만 넌─”
「這裡是 MKC 崔錫元的別墅。你可能不記得了──」
혼란스러워하던 유현이가 움직였다. 반응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내 앞까지 다다랐다. 유현이의 손이 내 팔을 강하게 잡고 당긴다. 차갑게 이글거리는 눈이 바싹 가까워졌다.
正當柳賢一臉困惑地動了起來,轉眼間就來到了我面前。柳賢的手緊緊抓住我的手臂,猛地一拉。那雙冰冷燃燒的眼睛近在咫尺。
“뭐야, 이 마력은.” 「這是什麼魔力?」
“…어?” 「…… 咦?」
“게다가 이 귀걸이.” 「還有這對耳環。」
가슴께에 닿았던 동생의 손이 위로 올라가 귀를 만졌다. 이어링을 확인하듯 건드려 본다.
弟弟的手從胸前移上去,摸了摸耳朵。像是在確認耳環似的輕輕碰了碰。
“상급 아이템 같은데.” 「好像是高級道具呢。」
“아, 그게. 세성 길드장이 준 거야.”
「啊,那個啊。是世成公會長給的。」
얼떨결에 솔직히 대답해 버렸다. 세성이라는 말에 유현이가 인상을 확 찌푸렸다.
我不由自主地坦白回答。聽到「世成」這個名字,柳賢立刻皺起了眉頭。
“빌어먹을, 제정신이야?! 길드와, 헌터와 연관되지 말라고 몇 번이나 경고했는데. 세성? 형 진짜 미쳤어?”
「該死的,你還有沒有腦子?!我警告過你多少次了,不要跟公會和獵人扯上關係。世成?你真的瘋了嗎?」
귀걸이를 살피던 손이 내 멱살을 틀어잡았다. 가볍게 끌려 들리는 몸에 유현이의 표정이 더더욱 사나워졌다.
正在檢查耳環的手抓住了我的衣領。身體被輕輕拉扯著,柳賢的表情變得更加兇狠。
“…각성한 거 같은데 스탯 등급은.”
「……好像覺醒了,但能力值等級是……」
“F급이야. 근데 스킬 등급은 높아서 걱정 안 해도 돼. 유용한 특수 스킬이라 확실하게 보호받고 있어.”
「是 F 級。不過技能等級很高,所以不用擔心。因為是很有用的特殊技能,所以受到確實的保護。」
재빨리 덧붙였지만 동생의 귀에는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죽일 듯 노려보는 눈길을 감당치 못하고 시선을 피했다.
雖然迅速補充說明,但似乎沒有進入弟弟的耳朵裡。無法承受那如同要殺人的怒視,便避開了視線。
“야, 너도 다 알고 있는 일이거든. 지금은 안개독에 당해서 기억을 못 할 뿐, 윽!”
「喂,你也都知道這件事的。只是現在被霧毒影響,記憶才會模糊,唔!」
팔이 뒤로 거칠게 꺾여 붙잡혔다. 내 신음성에 안절부절못하며 지켜보던 노아가 당황하며 앞으로 나섰다.
手臂被粗暴地往後扭折抓住。聽到我的呻吟聲,焦急地守在一旁的諾亞慌張地上前了。
“유진 씨!” 「尤真先生!」
“저건 또 왜 형과 친한 척일까.”
「那傢伙又為什麼要裝得跟哥哥很熟呢。」
“척이 아니라 진짜, 악, 아파!”
「不是裝的,是真的,啊,痛!」
부러질 정도로 꺾으면 은혜가 막아 주겠건만 어중간하게 힘을 가해 왔다. 어깨가 뻐근하다. 노아가 다급히 자신에 대해 설명했다.
如果折斷般用力彎曲,恩惠應該會擋住,但他只是半吊子地用力。肩膀感到酸痛。諾亞急忙解釋自己。
“전 한유진 씨 소속 헌터 노아 루히르입니다!”
「我是韓有珍小姐所屬的獵人諾亞·魯希爾!」
“…형의 소속? 대체 무슨 헛소릴 하는 거지.”
「……哥哥的所屬?到底在說什麼胡話啊。」
“으… 임시지만 진짜야. 네 기억이 일부 사라져서 기억 못 하는 거라고. 인벤토리 확인해 봐. 처음 보는 무기들 있을걸. 그리고 검은 판의 계약서도 사라졌을 거고.”
「嗯…雖然是臨時的,但是真的。是因為你的記憶部分消失了,所以才記不起來。去確認一下你的物品欄。應該會有一些你從未見過的武器。而且黑色契約書也應該消失了。」
디아르마와의 계약을 언급하자 유현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인벤토리 목록을 확인하는지 잠깐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연다.
提到與迪亞瑪的契約時,柳賢的臉色僵硬了起來。他似乎在確認物品欄清單,沉默了一會兒後又開口說話。
“계약서가… 젠장,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合約書…該死,到底發生了什麼事。」
“이런저런 일이 많이 있긴 했지만 별문제는 없었어. 너도 다 아는 일들이고 같이 다니기도, 으윽. 야, 팔 좀!”
「雖然發生了不少事情,但都沒什麼大問題。你也都知道那些事,還一起行動過,唔唔。喂,手臂給我!」
“내가 지켜보고만 있었다고? 제정신이 아니었군.”
「我只是靜靜地觀察著?你真是不知所措啊。」
유현이가 싸늘하게 중얼거렸다. 사실 지켜보지만은 않았고, 감금 시도를 하기는 했었지. 심지어 현재도 감금 진행 중에 몰래 빠져나온 것이다.
柳賢冷冷地喃喃自語。事實上,他並沒有只是旁觀,而是曾試圖囚禁。甚至現在也是在囚禁進行中偷偷逃出來的。
“내 안전을 위한 조치는 충분히 취해 놓았어. 그래서 너도 괜찮다고─”
「我已經採取了足夠的措施來保障我的安全。所以你也沒事的──」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別說那些荒謬的話。」
사나운 목소리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포악한 맹수와도 같은 기세였지만 동시에 막다른 곳에 몰린 듯한 절박함이 희미하게 느껴졌다.
兇猛的聲音低沉地咆哮著。那氣勢宛如兇猛的猛獸,但同時又隱約帶著被逼入絕境的迫切感。
“내가 대체 어떤 심정으로, 형을 손에서 놓았었는데. 나는, 차라리…….”
「我到底是懷著什麼心情,才會放開你的手。與其如此……」
목소리 끝이 흐려지며 마지막 말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대신 으득 이를 악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붙잡느라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던 검이 다시금 동생의 손에 쥐어졌다.
聲音的尾音漸漸模糊,最後一句話幾乎聽不清。取而代之的是咬緊牙關的聲音傳來。為了抓住我而放進背包的劍,再次被握回了弟弟的手中。
“기억 따위 상관없어. 형의 소속 헌터 같은 건 더더욱 필요 없고. 떠들어 댈지도 모르는 입들 역시 처리해 버리는 편이 낫겠지.”
「記憶什麼的無所謂。哥哥所屬的獵人什麼的更是不需要。那些可能會吵吵鬧鬧的嘴巴,也最好一併處理掉才行。」
유현이로부터 화악, 진득한 살의가 넘쳐흘렀다. 광포하게 찔러드는 기세에 노아가 얼굴을 굳히며 반사적으로 물러난다. 우리를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송태원도 자세를 바꾸었다.
從柳賢身上迸發出濃烈而深沉的殺意。那狂暴刺來的氣勢讓諾亞皺起臉,條件反射般地後退。一直默默注視著我們的宋泰元也改變了姿勢。
“유현아! 멈춰!” 「柳賢啊!停下!」
처리라니, 뭘 하려고! 잡힌 팔을 빼내려 당기며 소리쳤다.
說是要處理,到底想做什麼!我一邊用力掙脫被抓住的手臂,一邊大聲喊道。
“기억만 돌아오면 괜찮아질 거야. 그러니 내 스킬을…….”
「只要記憶恢復了就會沒事的。所以,請給我我的技能……。」
“왜, 그새 정이라도 들었어? 나와는 달리 살갑게 대해 주기라도 했나 보지. 하지만 형, 저것들도 상급 헌터야. 형에겐 어울리지 않아.”
「怎麼,難不成你已經對他們產生感情了?看來他們對你比對我還親切吧。不過哥,那些傢伙也是高級獵人喔。可不適合你。」
얌전히 구경이나 하라는 협박에 가까운 속삭임과 함께 밀쳐지듯 팔이 놓여졌다. 뒤로 한 발짝 물러서는 동생을 쫓아 매달리듯 끌어안았다. 눈썹을 찌푸리긴 했지만 피하지도 거부하지도 않는다.
帶著幾乎是威脅般的低語,說著「乖乖地看著就好」,手臂被推開了。追著後退了一步的弟弟,像是要依附似地緊緊抱住他。雖然皺了皺眉,但既沒有躲開,也沒有拒絕。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유현이 너보다 날 신경 써 주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別說傻話了!有誰比我更關心你,宥賢?」
“뭐…….” 「什麼……。」
“다 알고 있어. 네가 왜 그랬는지. 진짜 미련한 놈. 동생 주제에 혼자서 다 떠안으려 들기냐, 한유현.”
「我都知道了。知道你為什麼會那樣做。真是個笨蛋。身為弟弟,竟然想一個人扛下所有責任,韓有賢。」
동생의 어깨를 안은 팔에 힘을 줬다. 얼떨떨해하는 얼굴이 보기 좋다. 슬슬 독 저항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려나.
我用抱著弟弟的手臂加了力氣。他那一臉茫然的表情看起來真好。毒素的抵抗效果應該快要顯現了吧。
“자꾸 그러지 마라. 할 만큼 했잖아. 충분히 힘들었을 거잖아. 내가 약해빠지긴 했어도, 그래도 형이니까 조금쯤은 믿어 줘라.”
「別再這樣了。已經做得夠多了。你一定也很辛苦了。雖然我變得很軟弱,但畢竟是哥哥,請你稍微相信我一點。」
“…하지만.” 「…… 但是。」
“유현아.” 「有賢啊。」
“…응.” 「…… 嗯。」
잔뜩 날 서 있던 목소리가 눈에 띄게 수그러들었다. 그제야 스무 살답게 어린 티가 난다. 형이 되어서 내내 날 서게만 만들고. 정말이지 면목이 없다.
原本尖銳刺耳的聲音明顯地緩和了許多。這才露出二十歲該有的稚氣。成了哥哥卻一直讓我處於緊繃狀態。真是讓人無地自容。
“내 동생, 한유현. 사랑한다.”
「我弟弟,韓有賢。愛你。」
일부러 회귀 직후와 똑같이 말했다. 다만 담긴 감정은, 조금 달랐다. 감싸 안은 어깨가 흠칫 떨렸다. 유현이의 표정이 약간 멍해진다. 늘어뜨려져 있던 손이 내 등을 마주 감싸 온다.
故意說得和回歸後一模一樣。不過其中蘊含的情感,卻有些不同。被環抱的肩膀微微顫抖。柳賢的表情有些呆滯。垂下的手掌緊緊環抱著我的背。
“그때, 도.” 「那時,刀。」
“기억나?” 「還記得嗎?」
“…조금. 맞아, 형과 화해했었지.”
「……有點記得。對了,我和哥哥和好了。」
드디어 해독이 되어 가는 모양이었다. 노아 때보다 훨씬 오래 걸렸네. 해독 아이템을 안 지니고 있었던 건가. 유현이한테도 독 저항 스킬 있었으면 좋겠다. 어디서 스킬 부여 아이템 하나 못 구하나.
終於開始解毒了。比起諾亞的時候花了更多時間。難道是沒有攜帶解毒道具嗎。希望柳賢也有毒抗性技能。哪裡能弄到一個技能賦予道具呢。
“내가 스킬 하나 쓸 테니까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여.”
「我會使用一個技能,別拒絕,接受它吧。」
확실하게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유현이에게 선생님 스킬을 쓰려는 그 순간,
為了確實喚醒記憶,就在要對柳賢使用老師技能的那一刻,
싸아아─ 沙──
돌연 안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몰이당한 양 떼처럼 우르르 반파된 저택 쪽으로 몰려간다. 동시에 유현이의 몸에서 푸른빛 안개가 스며 나온다.
突然間,霧氣開始移動。像被驅趕的羊群般,蜂擁朝著被毀壞的宅邸方向湧去。與此同時,柳賢的身體散發出藍色的霧氣。
“유현아!” 「柳賢啊!」
어찌 손쓸 틈도 없이 동생으로부터 나온 안개가 저택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유현이만 아니라 송태원과 노아에게서도 극소량의 안개가 흘러나와 역시나 저택을 향해 움직였다. 노아가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으나 안개가 잡힐 리 없었다. 손가락 사이로 술렁 새어 나가 버린다.
不知不覺中,從弟弟身上散發出的霧氣毫無防備地被大宅內部吸了進去。不僅是柳賢,宋泰元和諾亞身上也流出極少量的霧氣,同樣朝著大宅移動。諾亞本能地伸出手,卻根本抓不住那霧氣,霧氣從指縫間悄悄溜走了。
설마 저 안개, 그러니까 독이 몸속에서 기억을 삼키고 있다가… 빠져나온 건가. 그럼 기억은?
難道那霧氣,也就是說毒素在體內吞噬了記憶……然後又跑出來了嗎?那記憶呢?
“유현아, 혹시 더 떠오르는 거 있어?”
「柳賢啊,你還有什麼想起來的嗎?」
유현이가 고개를 짧게 저었다. 시발, 진짜 빼내 간 거냐.
柳賢輕輕搖了搖頭。該死,真的被帶走了嗎。
“저기 뭔가 있어요!” 「那邊有什麼東西!」
노아가 저택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직후 유현이가 나를 안아 들고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피했다.
諾亞指著大宅大聲喊道。隨後,柳賢抱起我,朝兩人所在的地方逃去。
어둠이 내려앉은 저택에 검푸른 덩어리 같은 것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덩어리를 향해 안개가 몰려든다. 빨려드는 안개가 늘어날수록 덩어리의 크기가 점점 커져 갔다.
黑暗籠罩的宅邸中,佇立著一團如同深藍色塊狀物。霧氣向那團塊狀物湧去。隨著被吸入的霧氣越來越多,塊狀物的體積也逐漸擴大。
혹시나 싶어 덩어리를 향해 떡잎 스킬을 쓰자 시스템 창이 떴다.
抱著試試看的心態對著那團塊狀物使用了幼芽技能,系統視窗隨即跳了出來。
[각성자 ? 최석원(무해의 일족)
[覺醒者?崔錫元(無害一族)]
현재 스탯 등급 SS
目前狀態等級 SS
각성 가능 스탯 등급 A~S
覺醒可能屬性等級 A~S
최적화 초기 스킬 最佳化初期技能
반원 검(S) 획득 獲得半圓劍(S)
길 위의 선(S) 획득
獲得道路上的先(S)
소리 낚기(A) 획득] 獲得聲音釣魚(A)
“최석원?” 「崔錫元?」
“저게 최석원이라고?” 「那是崔錫元嗎?」
유현이에 이어 노아와 송태원도 당혹감 어린 표정을 지었다.
繼劉賢伊之後,諾亞和宋泰元也露出了錯愕的表情。
내가 봐도 최석원은커녕 인간도 아닌 듯하다만……. 무해의 일족은 또 뭐야. 게다가 스탯 등급이 SS로 상승했다. 원래는 S급이었을 텐데, 기억이 담긴 안개를 삼키고 성장한 건가. 젠장, 그럼 유현이 기억은! 이대로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니겠지. 저 새끼 죽이면 돌아오나? 제발 그렇다고 해 줘라.
就連我看了也覺得他根本不是人類,更別說是崔錫元了……無害一族又是什麼東西。而且屬性等級還升到了 SS。原本應該是 S 級的吧,是不是吞噬了帶有記憶的霧氣才成長起來的。該死,那麼柳賢的記憶呢!不會就這樣消失了吧。要是殺了那傢伙記憶會回來嗎?拜託告訴我是真的。
최석원으로 표시된 검푸른 물체는 계속해서 덩치를 키워 나가더니 이내 저택의 크기를 가볍게 넘어섰다.
標示為崔錫元的深藍色物體持續壯大體積,不久便輕易超越了整座宅邸的大小。
쿠구궁. 咕咕咕。
이미 반쯤 부서졌던 최석원의 별장이 원래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리만큼 완전히 짓밟혔다. 그 폐허 위에서 키가 수십 미터는 족히 됨 직한 인간 형상의 괴물이 천천히 허리를 편다. 말 그대로 거인이었다. 전신을 검푸른 중갑옷으로 감싼 듯한 거대 인형.
原本已經半毀的崔錫元別墅,被徹底蹂躪得連原貌都無法想像。在那廢墟之上,一個身高足有數十米的人形怪物緩緩挺直了腰身。簡直就是個巨人。全身彷彿披覆著深藍色重甲的巨大人偶。
두 눈이 있어야 할 부분에는 빛을 띤 안개가 일렁인다. 투박하게 대충 깎아 만든 듯한 두 손이 느릿하게 주먹을 쥐었다. 거인이 제 몸을 완전히 펼친 그때.
本該有雙眼的地方,閃爍著光芒的霧氣蕩漾著。那雙看似粗糙隨意雕琢而成的雙手,緩緩握成了拳頭。就在巨人完全展開身軀的那一刻。
땅을 울리는 거친 발소리와 함께 역시나 거대하고 시커먼 무언가가 어둠 속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伴隨著震動大地的粗重腳步聲,一個巨大而漆黑的東西果然從黑暗中突然跳了出來。
- 크르르! - 咕嚕嚕!
쾅!! 轟!!
칠흑의 드래곤이 달려오던 기세 그대로 거인과 부딪쳤다. 산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거인이 크게 몸을 휘청였다. 거인에게 돌진한 검은 거체가 훌쩍 뒤로 뛰며 꼬리를 길게 휘두른다. 콰르르, 애꿎은 주변 건물이 꼬리가 두들길 때마다 폭삭폭삭 무너져 내린다.
漆黑的巨龍帶著奔馳的氣勢撞上了巨人。伴隨著如山崩般的巨響,巨人劇烈地搖晃著身軀。衝向巨人的黑色巨體猛地一躍向後,尾巴長長地揮舞著。轟隆隆,無辜的周圍建築物隨著尾巴的敲擊聲一一轟然倒塌。
톱니 같은 이빨이 빼곡히 박힌 입이 쩌억 벌어졌다. 겉보기엔 무시무시한 모습이지만 십중팔구 활짝 웃는 것일 터였다.
滿是鋸齒狀牙齒的嘴巴大大張開。表面看起來雖然可怕,但十有八九是在燦爛地笑著。
- 안녕, 자기야! - 你好,親愛的!
“안녕하세요!” 「你好!」
리에트와 그녀의 머리 위에 올라앉은 강소영이 활기차게 외쳤다. 타이밍 좋게 도착들 하셨네.
麗特和坐在她頭上的姜小英活力十足地喊道。真是時機剛好,大家都到了呢。
* * *
넘실거리는 안개를 지근거리에 둔 바리케이드 앞에 차 한 대가 멈추어 섰다. 바리케이드를 지키고 서 있던 협회의 헌터들이 차에서 내려서는 남자를 보곤 움찔 굳었다. 차의 주인은 다름 아닌 세성 길드장 성현제였다.
在波濤洶湧的霧氣近旁,一輛車停在路障前。守衛路障的協會獵人們看到車上下來的男子,頓時一震,僵住了。車主正是四星公會會長成賢濟。
얼굴이 신분증인 수준이라 해도 절차상 확인은 거쳐야 하건만, 먼저 나서려는 사람이 없다. 서로 눈치만 힐끗힐끗 살핀다. 세성 길드장이 막 S급 던전 공략을 마치고 나왔다, 라는 소식을 들은 탓일 터였다.
即使臉孔就像是身份證一樣明顯,程序上還是得經過確認,但沒有人願意先出頭。大家只是彼此偷偷地瞄來瞄去。大概是因為聽說세성公會會長剛剛完成了 S 級地城攻略的消息吧。
“던전 브레이크는 아닐 거라더니 아무리 봐도 던전 터진 것 같은 안개네요.”
「雖然說不會是地城崩壞,但怎麼看都像是地城爆炸了的霧氣呢。」
역시나 차에서 내린 여자, 세성의 S급 헌터 에블린이 푸른빛 띤 안개를 바라보며 휘파람을 길게 불었다. 성현제 또한 안개 쪽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果然,下車的女子,世成的 S 級獵人艾芙琳望著泛著藍光的霧氣,長長地吹了聲口哨。聖賢帝也將視線固定在霧氣那邊。
“우리 한유진 군의 초대장이 좀 특별한 편이지. 평범하게 끝나는 일이 없다니까.”
「我們韓有真君的邀請函有點特別。說真的,從來沒有平凡結束的事。」
성현제가 즐거운 듯 말하며 바리케이드 앞으로 다가갔다. 차의 헤드라이트 불빛 속에 안개가 살아 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머금고 있는 탁한 푸른빛이 요사스럽다.
成賢帝愉快地說著,走向路障。車頭燈的光芒中,霧氣如同活生生的生物般蠢動著。那含蓄著的濁藍光,顯得詭異狡猾。
“공략 직후라 피곤할 텐데 이대로 가도 괜찮겠나.”
「剛攻略完應該很累,這樣繼續下去真的沒問題嗎?」
“자상도 하셔라. 길드장님의 캔디박스 실물 한 번쯤은 봐야죠. 그간 영 마주칠 기회가 없었잖아요.”
「也請多多關照。總得見識一下公會會長大人的糖果盒實物吧。這段時間一直沒機會碰面呢。」
에블린이 협회 직원이 내민 동의서에 길드장 대신 사인하며 미소 지었다. 이내 바리케이드의 일부가 치워지고 다시 차로 돌아가려는 그때였다.
艾芙琳在協會職員遞來的同意書上,代替公會會長簽了名,並露出微笑。正當部分路障被移開,準備再次回到車上時。
사아아. 嗚啊啊。
얌전히 꿈틀대기만 하던 안개가 돌연 빠르게 바리케이드를 넘어 주위를 가득 메웠다. 순식간에 가려지는 시야에 성현제가 눈썹 끝을 조금 올렸다.
原本乖乖蠕動的霧氣忽然迅速越過路障,充滿了整個周圍。視線瞬間被遮蔽,聖賢帝微微揚起了眉梢。
“뭘까, 이건.” 「這是什麼呢。」
협회의 헌터들은 물론 고작 두 발짝 옆에 있던 에블린의 기척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단순히 안개가 낀 것만으로는 S급 헌터의 감각을 완전히 가리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니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을 터였다.
協會的獵人們當然感覺不到就站在兩步之遙的艾芙琳的氣息。單憑霧氣籠罩是不可能完全遮蔽 S 級獵人的感知的。所以一定有其他原因。
좀 더 기다려 볼 것인가 움직일 것인가. 고민하는 사이 앞쪽의 안개가 흩어지며 인영이 나타났다. 그에게 있어 익숙한 얼굴이 붙임성 좋은 미소를 머금었다.
是該再多等一會兒,還是該行動呢?正當他猶豫不決時,前方的霧氣散開,出現了人影。對他來說熟悉的臉龐帶著親切的微笑。
“안녕하세요, 성현제 씨.” 「您好,成賢濟先生。」
“한유진.” 「韓有真。」
이미테이션은 취향이 아닌데. 그렇게 중얼대며 성현제는 안개 속에서 나타난 청년을 바라보았다. 한유진의 모습을 한 그것이 다시 입을 열었다.
模仿並不是我的喜好。聖賢帝一邊這麼喃喃自語,一邊凝視著從霧中出現的青年。那個擁有韓有真模樣的他再次開口了。
“혹시 어릴 때의 일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您是否還記得小時候的事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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