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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화 이상현상 (2)  208 話 異常現象 (2)



푸르르, 피스가 몸을 거칠게 털었다. 털끝에 매달린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噗嚕嚕,皮斯粗魯地抖了抖身體。掛在毛髮上的水珠濺得到處都是。

“가만히 있어야지.”  「你應該要乖乖的。」


- 끄앙.  ——嗚哇。


“금방 말려 줄게.”  「我馬上幫你弄乾。」

부드러운 수건으로 피스를 감싸며 드라이기를 꺼냈다. 피스가 꿍얼거리며 내 손을 핥았다.
我用柔軟的毛巾包住皮斯,然後拿出吹風機。皮斯咕噥著舔了舔我的手。

“혼자 털 말릴 수 있다니까.”
「我說我可以自己吹乾毛髮。」

욕실에서 나온 유현이가 투덜대듯 말했다.
從浴室出來的柳賢抱怨似地說道。

“그래도 피곤할 텐데 또 마력 쓸 필요 없잖아. 피스는 털 금방 말라. 금방 끝나. 너도 머리 말려 줄까?”
「就算如此,你應該也很累了,沒必要再使用魔力吧。皮斯的毛髮很快就乾了。很快就結束了。你要不要也讓我幫你吹頭髮?」

“응.”  「嗯。」

“거기 앉아 있어.”  「你坐在那裡。」

동생이 얌전히 의자에 앉고 재빠르게 피스의 털을 마저 말렸다. 어째 털이 평소보다 더 빠지는 거 같은데. 이제 9월이니까 슬슬 털갈이할 때가 되었구나.
弟弟乖乖地坐在椅子上,我迅速地把皮斯的毛吹乾。總覺得毛掉得比平常還多。現在是九月了,差不多該換毛了吧。

그래도 여름털에서 겨울털로 바뀔 땐 털이 덜 빠졌다. 겨울에서 여름으로 가는 게 문제지. 동물병원 알바할 때 털갈이 중인 중형견이 왔었는데 속의 솜털이 손댈 때마다 무더기로 빠져나왔었다.
不過,從夏天的毛換成冬天的毛時,掉毛比較少。問題是從冬天換到夏天的時候。以前在動物醫院打工時,有隻正在換毛的中型犬來了,每次一摸牠,裡面的絨毛就一團一團地掉下來。

로봇청소기를 두어 대 더 들여놓아야겠군. 테이프클리너도 더 사고. 피스를 놓아주고 유현이에게로 다가갔다.
看來得再多買幾台掃地機器人。也要多買些黏毛滾筒。我放開皮斯,走向宥賢。

“어릴 때는 내 앞에 앉혀 놓고 머리 말려 줬는데.”
「小時候你都會讓我坐在你前面,幫我吹頭髮。」

둘 다 앉아서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동생만 앉고 나는 일어서야 했다. 젖어서 곱슬기가 더 강해진 머리카락을 새 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요새는 종종 머리칼을 펴고 다니지만 어릴 땐 그대로 두어서 정말 귀여웠지.
兩個人都坐著。但現在卻變成只有弟弟坐著,我必須站著。我用新毛巾擦拭著因濕潤而捲曲得更厲害的頭髮。最近他偶爾會把頭髮拉直,但小時候他總是讓頭髮保持原樣,那時候真的好可愛。

수건을 치우고 드라이기를 가져와 마저 잘 말려 주었다. 내 동생이지만 역시 잘생겼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하는데, 원래도 잘난 동생이 잘나다 못해 완벽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냐.
我拿開毛巾,拿起吹風機,把頭髮徹底吹乾。雖然是我弟弟,但長得確實帥氣。俗話說刺蝟也覺得自己的孩子可愛,更何況我弟弟本來就長得好,覺得他好到近乎完美,這不是理所當然的事嗎?

“다 됐다. 졸리지? 얼른 자.”
「好了。想睡了吧?快去睡。」

둘이 같이 자도 좋을 텐데. 유현이는 피스를 영 자기 방에 들이려 하질 않았다. 털 때문인가.
他們兩個一起睡覺應該也不錯啊。宥賢卻從來不讓 Peace 進他的房間。是因為毛髮的關係嗎?

“안 나갈 거지?”  「你不會出去吧?」

유현이가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宥賢抬頭看著我說道。

“가긴 어딜… 아, 소록이 간식 주려다 말았는데. 주방 바구니에 든 말린 과일은 먹으면 안 된다. 몬스터용이야. 사람은 식용 가능 판정 아직 안 내려진 과일이 대부분이라.”
「哪裡都不去……啊,我本來要給小鹿零食的,結果沒給。廚房籃子裡的果乾不能吃喔。那是給怪物吃的。大部分的水果都還沒判定人類是否能食用。」

“…몬스터 먹을 과일도 직접 말려?”
「……要給怪物吃的果實,也是自己曬乾的嗎?」

“양이 너무 많아서 명우한테 부탁하고 있어. 이스무아르 덕에 마르기도 금방 잘 마르고 과일 다듬는 것도 장난 아니더라. 난 쫓아도 못 가겠어.”
「量實在太多了,所以拜託明宇幫忙。多虧了伊思穆亞爾,果實很快就能曬乾,而且處理果實也不是開玩笑的。我根本追不上他的速度。」

귀하신 몸에게 그런 부탁한다는 게 무척이나 민망했지만 내가 직접 소록이용 간식 만들다가는 다른 일은 하나도 못 할 판이었다. 단단하고 손질 까다로운 과일도 많아서 명우가 하면 1분 컷인 게 내 손에서는 한 시간 넘게 걸리기도 했다.
雖然拜託尊貴的他做這種事非常不好意思,但如果我自己親手製作小鹿的零食,那其他事情就什麼都做不了了。而且有很多果實又硬又難處理,明宇一分鐘就能搞定的事,在我手上卻要花一個多小時。

소록이 간식만 주고 오겠다고 하자 동생이 따라 일어났다.
我說只去給小鹿零食,弟弟便跟著站了起來。

“나도 같이 갈게.”  「我也要一起去。」

“금방 갔다 온다니까.”  「我說了很快就回來。」

“하지만 혹시라도…….”  「可是萬一……」

“혹시라도 뭐.”  「萬一什麼?」

“…형 혼자 배구공 찾아갈지도 모르잖아.”
「……哥你說不定會自己一個人去找排球。」

그게 걱정이었나. 물론 가 보고 싶긴 했다. 특히나 예림이가 염려되어서.
原來是在擔心這個啊。我當然也想去看看,特別是擔心藝琳。

“걱정 마. 절대 혼자 안 간다. 예림이도 내일쯤 되면 나오지 싶은데 뭐.”
「別擔心,我絕對不會自己一個人去。藝琳大概明天就會出來了吧。」

고작 하루도 못 기다릴 정도 아니라며 걸음을 옮기자 동생 놈이 졸졸 따라왔다. 피스도 따라붙고 거실을 지나면서 삐약이와 벨라레까지 줄을 지었다. 이것 참.
我說又不是連一天都等不了,然後邁開腳步,弟弟就亦步亦趨地跟了上來。和平也跟著,穿過客廳時,小雞和貝拉雷也排成一列。真是的。

하는 수없이 품에 안고 머리에 이고 손목에 감고 집을 나섰다. 과일 바구니는 유현이가 들어 주었다.
我只好抱著、頂著、纏在手腕上出門。水果籃是柳賢幫我提的。

“소록아.”  「小鹿啊。」


- 삐애애앵!  ——嗶——!


사육실 정원에 늘어져 있던 소록이가 우리를 보자마자 후다닥 뒷걸음질 쳤다. 저렇게 빨리 움직이는 거 처음 봤다. 유니콘들은 다가오긴 했지만 머뭇거리는 눈치였다. 피스가 문제인가 유현이가 문제인가. 피스를 유현이에게 넘기… 려고 했지만 받아 안을 생각이 없어 보여 그냥 바닥에 내려놓았다. 과일 바구니를 들고 나만 다가가자 소록이가 짧은 꼬리를 실룩거렸다.
原本懶洋洋躺在飼育室庭院裡的小鹿一看到我們,立刻嚇得往後退。我從來沒看過牠動得這麼快。獨角獸們雖然靠近了,但看起來卻有些猶豫。是皮斯的問題,還是柳賢的問題?我本想把皮斯交給柳賢……但他看起來沒有要接的意思,我只好直接把牠放到地上。當我提著水果籃獨自走上前時,小鹿的短尾巴晃動了一下。

코끝을 킁킁대며 과일을 잘도 받아먹는다. 유니콘들도 두어 개씩 얻어먹었다. 하루 다섯 개 이상 주지 말고 가능한 산책 보상으로 쓰라고 담당 헌터에게 말해 둔 뒤 바구니를 건네주고 사육실을 나섰다.
牠們嗅了嗅,很會吃水果。獨角獸們也各吃了兩三個。我告訴負責的獵人,一天不要餵超過五個,盡量當作散步的獎勵,然後把籃子交給他,便離開了飼育室。

“이젠 정말로 자라, 둘 다. 나도 딱히 나갈 일 없어.”
「現在真的該睡了,你們兩個。我也沒什麼事要出門。」

할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냥 집에 있기로 했다. 시선은… 단순히 신입이나 다른 시스템 관리자가 살펴본 것일 수도 있으니까. 그거 말고는 별일 없었다고 했고.
沒事做倒也不是,但我還是決定待在家裡。那視線……可能只是新人或其他系統管理員查看過而已。除了那件事以外,他們說沒發生什麼特別的事。

하지만 내가 거실 소파에 앉자 유현이도 피스도 또 따라붙었다. 안 자냐. 피스야 내 무릎 위에서 자도 되지만.
但我一坐到客廳沙發上,宥賢和 Peace 又跟了過來。不睡嗎?Peace 是可以在我腿上睡啦。

“스물이나 먹은 애가 어째 어릴 때보다 더 달라붙는 거 같냐.”
「都二十歲的人了,怎麼比小時候還黏人啊。」

“안 돼?”  「不行嗎?」

“안 될 거야 없… 아니, 안 되지. 한가하면 나가서 친구도 좀 사귀고 연애도 하고. 말 나와서 말인데 유현이 너, 관심 있는 사람 진짜 없어?”
「也不是不行……不,不行。閒著的話就出去交交朋友、談談戀愛。話說回來,宥賢你真的沒有喜歡的人嗎?」

스무 살이면 연애 한두 번쯤은 해 봤을 나이 아니냐.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이성 없냐고 물으며 TV를 켰다. TV 속 사람들이 유현이의 공략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二十歲的話,應該談過一兩次戀愛了吧?……雖然這話不是我該說的。我問他有沒有看上眼的異性,然後打開了電視。電視裡的人正在討論宥賢的攻略時間。

“없어.”  「沒有。」

“진짜 한 명도?”  「真的一個都沒有?」

유현이가 잠깐 침묵했다. 그리고는 느릿이 입을 열었다.
宥賢暫時沉默了。接著,他緩緩開口。

“꼭 다른 사람을 좋아해야 해?”
「一定要喜歡別人嗎?」

“…응?”  「……嗯?」

“나는 잘 모르겠어. 어떻게 좋아해야 하는지. 형만 빼고.”
「我不太清楚。除了哥以外,我不知道該怎麼喜歡別人。」

…예전에 패륜아들이 해 준 말이 떠올랐다. 태생 S급은 동족과 잘 섞이지 못한다고. 단순히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도 힘든 것일까. 하지만 리에트는 아닌 것 같았는데. 성현제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진심인지 연기인지 헷갈려서.
……我回想起以前那些不孝子說過的話。天生 S 級的人很難與同類好好相處。難道連單純地對人產生好感都很困難嗎?但里特似乎不是這樣。成賢濟……說實話,我不太清楚。分不清他是真心還是演戲。

“적어도 나는 좋아한다는 거잖아.”
「至少我是喜歡的嘛。」

“응.”  「嗯。」

“그럼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那其他人也能喜歡上吧?」

“하지만 형만큼 날 좋아해 주는 사람은 없는 걸. 형은, 좀 달라.”
「但沒有人像哥一樣喜歡我。哥,有點不一樣。」

“야, 왜 없어. 그런 소리 하지 마.”
「喂,怎麼會沒有。別說那種話。」

자신감 없는 소리에 괜히 속상해졌다. 부모님의 냉대 때문인 걸까. 대신해 주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영향이 가지 않을 순 없었겠지.
聽到那缺乏自信的聲音,我無端地感到難過。是因為父母的冷淡嗎?雖然我努力想替他分擔,但影響是不可能沒有的吧。

“너 좋아하는 사람 많아. 해연에서도 너 아끼는 사람 많잖아. 피스랑도 잘 맞지 않아? 예림이도 나름 유현이 너 꽤 챙겨 주던데. 잠옷도 사 줬잖냐. 너도 예림이는 신경 써 주고 있고. 안 그래?”
「喜歡你的人很多。在海淵,珍惜你的人也很多不是嗎?跟和平也處得很好不是嗎?藝琳也挺照顧你柳賢的啊。不是還買了睡衣給你嗎?你也很關心藝琳不是嗎?不是這樣嗎?」

“박예림이야 뭐… 나쁘진 않으니까. 피스도, 잘 맞기는 해.”
「朴藝琳嘛……還不錯。和平也,很合得來。」

“그 정도면 소소하다 해도 좋아하는 거 맞지 뭐. 좋아하는 게 별거냐. 눈에 자꾸 들어오고 챙겨 주고 싶고 계속 알고 지내고 싶으면 호감 있는 거지. 그렇게 시작해서 점점 커지는 거고.”
「那樣就算說只是小事,也還是喜歡的吧。喜歡有什麼大不了的。如果一直映入眼簾,想照顧對方,想一直認識下去,那就是有好感了。就是那樣開始,然後漸漸變大的。」

단숨에 푹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천천히 알아가고 쌓아가는 호감도 있다.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오랜 시간 단단하게.
有時會一見傾心,但也有那種慢慢了解、逐漸累積的好感。那種好感經過長時間的沉澱,堅固到一般情況下不會動搖。

“그리고 나만큼, 나보다 더 널 좋아해 주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다.”
「而且一定也會有像我一樣,甚至比我更喜歡你的人。」

“없을 거 같은데.”  「應該沒有吧。」

“있어. 세상 일 모르는 거야.”
「有啊。世事難料嘛。」

태생 S급이라 힘들다곤 해도 모를 일이다. 강소영도 스킬 덕분에 거부감 전혀 없이 리에트와 잘 지내고 있으니까. …유현이도 용종 칭호 얻으면 가능성 있을 거 같은데. 아니면 정령 관련이나 화 속성 관련 스킬이라거나.
天生 S 級再怎麼辛苦,也說不準。姜素英也是多虧了技能,才能和莉艾特相處融洽,完全沒有排斥感。……宥賢要是也能獲得龍種稱號,說不定也有可能。不然就是和精靈相關,或是和火屬性相關的技能。

“난 세상 모든 사람이 유현이 널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예림이도 그렇고.”
「我希望世上所有人都喜歡宥賢你。睿琳也是。」

둘 다 사랑받을 만하잖아. 실제로도 인기 많기는 하지만 욕심은 더욱 컸다.
他們兩個都值得被愛啊。雖然實際上人氣就很高了,但我還是更貪心。

“역시 제일 좋은 건 널 아주 많이 사랑해 주는 사람과 함께하는 거지만. 너도 상대방을 좋아해야겠지만 그 이상으로 널 좋아해 주는 사람이어야 해. 아니면 난 반대다.”
「果然最好的,還是和一個非常愛你的人在一起。你當然也得喜歡對方,但對方愛你的程度,必須超越你愛他的程度。不然的話,我反對。」

단순한 연애도 더 사랑받는 쪽인 게 좋지만 결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유현이는 물론이고 예림이도. 애들이 둘 다 부모가 없어서 책잡힐 가능성도 큰데 마음까지 더 주면 절대 안 되지.
單純的戀愛,被愛更多的那一方會比較好,但如果是婚姻,那就更是如此了。不只是宥賢,藝琳也是。兩個孩子都沒有父母,被抓住把柄的可能性很大,如果再付出更多真心,那絕對不行。

순간 그동안 들었던 각종 불행한 결혼에 대한 이야기와 집안 문제에 회귀 전 봤던 막장드라마까지 줄줄이 떠올랐다. 애들 결혼 말까지 나오려면 아직 멀었지만 속이 꽉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瞬間,我腦中浮現了至今聽過各種不幸婚姻的故事、家庭問題,甚至還有回歸前看過的狗血劇。雖然離孩子們談婚論嫁還很遠,但我的心頭卻感到一陣鬱悶。

“…진짜 안 돼. 너희 둘 다 반드시 목숨 걸고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만약에 짝사랑이거나 상대가 가벼운 마음가짐이면 진짜, 정말로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반대다. 예림이는 너무 어려서 더 걱정되네. 주위에 이상한 놈 없겠지.”
「……真的不行。你們兩個都一定要遇到一個會拿性命來愛你們的人。要是單相思,或是對方抱著玩玩的心態,那我真的、真的就算死也不會答應。藝琳年紀太小了,我更擔心。她身邊應該沒有什麼奇怪的傢伙吧。」

“걱정하지 마, 형. 박예림도 이상한 놈한테 걸리면 내가 조용히 처리할게.”
「別擔心,哥。朴藝琳要是遇到奇怪的傢伙,我會悄悄處理掉。」

예림이까지 신경 써 주겠다는 말이 너무 기특했다. 그래, 동생 잘 챙겨야지. 그런데 언제 잘 거냐. 무릎 위의 피스는 이미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잠들었는데.
藝琳也說要幫忙照顧,這話聽起來真讓人欣慰。是啊,要好好照顧妹妹才行。不過,你什麼時候才要睡啊?膝上的皮斯都已經蜷成一團睡著了呢。

결국 유현이는 소파에 구겨진 채 잠이 들었다. 편하게 들어가서 잘 것이지.
結果,宥賢就這樣蜷縮在沙發上睡著了。明明可以舒服地進去睡的。


그날 저녁은 물론이요, 다음날에도 예림이는 나오지 않았다. 게이트도 그대로라 무사한 것은 확실했지만 슬슬 걱정이 쌓이기 시작했다. 하나는 경험이 적고 다른 하나는 상급 던전 초행이라고 해도 S급이 두 명이다. A급 던전 정도면 나흘 이내에 끝낼 구성이었다.
那天晚上,當然,隔天藝琳也沒有出來。傳送門也維持原樣,所以她肯定是平安無事的,但我的擔憂也漸漸累積起來。一個是經驗不足,另一個是第一次進入高等級副本,但畢竟有兩名 S 級。如果是 A 級副本,這樣的組合應該能在四天內結束。

심지어 블루는 비행 속도 빠른 기승수고 예림이는 광역 공격 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데.
甚至布魯是飛行速度快的騎乘獸,藝琳則擁有廣域攻擊技能,但是。

“진정해, 형. 어차피 그쪽도 닫힌 던전에 들어가게는 못 해 줄 거야.”
「冷靜點,哥。反正對方也不會讓你進入關閉的地下城。」

유현이가 내 뒤를 바싹 따라붙으며 말했다.
<p>宥賢緊跟在我身後說道。</p>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방법이 있을지도.”
「但還是不知道會不會有萬一。說不定有辦法。」

“방법이 있으면? 분명 대가가 필요할 텐데 형이 또 무언가 내어주는 건 박예림 헌터도 바라지 않아.”
「如果真有辦法?那肯定需要付出代價,但哥你又付出些什麼,朴藝琳獵人也不會希望。」

않을 거야도 아니고 확신하고 있구나. 하지만 얌전히 있기엔 너무 불안했다.
不是「不會吧」,而是確信了啊。但乖乖待著又太不安了。

“너 혼자라서 불안하면, 그럼.”
「如果你一個人會不安,那麼。」

마침 건물 밖으로 나왔기에 빌딩 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최근의 노아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실내에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오늘은 빌딩 옥상에 드래곤의 모습으로 올라앉아 있었다. 인간으로 변하며 날아 내려온 노아가 나와 유현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p>我正好走到建築物外面,便朝著大樓的方向揮了揮手。最近的諾亞經常與其他人待在室內,但今天他卻以龍的姿態盤踞在大樓屋頂上。諾亞變回人形,飛了下來,輪流看了看我和宥賢。</p>

“무슨 일이세요, 유진 씨?”
「有什麼事嗎,宥辰先生?」

“혹시 시간 되면 같이 던전 안 가실래요? 노아 씨가 동행하면 괜찮겠지?”
「如果方便的話,要不要一起去攻略地下城?諾亞先生同行應該沒關係吧?」

보조계긴 해도 S급에 전투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니까.
即使是輔助系,但畢竟是 S 級,對戰鬥各方面都有幫助。

“저야 물론 괜찮─”  「我當然沒事──」

“안 돼.”  「不行。」

내 뒤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온 직후,
我身後傳來一道冰冷的聲音後,

“큭─!”  「咳!」

노아의 목이 붙잡혔다. 유현이의 손이었다. 순식간에 노아의 뒤로 이동한 유현이가 그의 목을 한 손으로 움켜쥐었다. 노아 또한 얌전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아, 수화한 손으로 한유현을 공격하려 했으나 그보다 빠르게 손목마저 붙잡혔다.
諾亞的脖子被抓住了。是柳賢的手。柳賢瞬間移動到諾亞身後,單手抓住他的脖子。諾亞也沒有乖乖地被動挨打,他試圖用具現化的手攻擊韓柳賢,但他的手腕更快地被抓住了。

노아의 자유로운 남은 손에는 어느새 이린이 올라탄 채였다. 불꽃을 일렁이는 도마뱀 몸 아래로 용의 비늘이 불그스름하게 물들었다.
諾亞空著的那隻手,不知不覺間已讓伊琳爬了上去。在火焰閃爍的蜥蜴身軀下,龍的鱗片被染成了紅褐色。

“유현아!”  「宥賢啊!」

“짐만 될 뿐이야.”  「我只會是個累贅。」

“야, 너보다 강한 헌터가 몇이나 있다고!”
「喂,比你強的獵人有幾個啊!」

“박예림 헌터가 나오면 큰 강이나 호수가 있는 던전으로 들어가면 돼. 자리만 잡고 나면 나도 쉽게 못 건드려. 하지만 노아 헌터는 다르지.”
「朴藝琳獵人出來的話,就進入有大江或湖泊的地下城。只要佔據了位置,連我也很難動她。但諾亞獵人就不同了。」

노아가 분한 듯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지만 반박지는 못했다. 유현이가 마음만 먹는다면 노아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다는 건 사실이었다. 독은 불로 막을 수 있고 드래곤으로 변해 비행한다더라도 도망치는 것 이상은 불가능할 터였다.
諾亞氣憤地緊咬著嘴唇。但他無法反駁。因為只要劉賢下定決心,確實能輕易制伏諾亞。毒可以用火來阻擋,即使變成龍飛行,也頂多只能逃跑,無法做更多。

푸른 천둥새의 예장을 쓰면 속도까지 상승해, 접근한 순간 끝난다. 능력치 차이가 크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리에트 때도 그래서 계속해서 도망쳤었고.
穿上藍色雷鳥的禮裝後,連速度都會提升,一旦被接近就完了。能力值差距太大,所以也沒辦法。リエット那時候也是這樣,所以才一直逃跑。

“블루는 장난기 많다면서. 노느라 공략이 늦춰지는 걸 수도 있어. 박예림 팀 첫 공략이니 합을 맞춰 보느라 일부러 느리게 진행할 가능성도 있고.”
「藍是說他很愛玩鬧。攻略進度會延遲,說不定是因為玩瘋了。這是朴藝琳隊伍第一次攻略,也有可能是為了磨合,所以故意放慢速度。」

노아로부터 손을 떼고 한 걸음 물러나며 유현이가 말했다. 이린이 스르륵 다시 주인에게로 돌아간다.
宥賢從諾亞身邊退開一步,說道。伊琳又悄悄地回到主人身邊。

확실히 블루는 몬스터를 가지고 노는 걸 더 좋아해서 저번 던전에서도 공략이 늦어지긴 했지만…….
藍色確實比較喜歡玩弄怪物,所以上次攻略地下城時,進度也因此延遲了……。

“…알았어. 노아 씨, 죄송해요.”
「……我知道了。諾亞先生,抱歉。」

“아니에요. 제가 부족한 건… 사실이니까요.”
「不,我確實有所不足……這是事實。」

노아가 자신의 목을 매만지며 옆으로 물러나 섰다. 유현이를 힐끔 쳐다보았다가 한숨 섞어 말한다.
諾亞摸著自己的脖子,退到一旁。他瞥了一眼劉賢,嘆了口氣說道:

“…역시 저도 던전 공략을 주기적으로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看來我也應該定期攻略地下城。」

노아의 말에 괜찮다고 대답하기 전에 유현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諾亞說完,還沒等我回答沒關係,宥賢就先開口了。

“바람직한 생각입니다. 노아 헌터가 이곳을 지켜 주는 것은 고맙지만 계속 자리보전하는 건 아까운 일입니다. 저나 박예림 헌터가 머물고 있을 때는 던전에 들어가십시오.”
「這是個好想法。雖然諾亞獵人守護這裡很令人感謝,但一直待在這裡也太可惜了。我和朴藝琳獵人待在這裡的時候,你就去地下城吧。」

…나도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노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我也是這麼想的。諾亞點了點頭,看向我。

“유진 씨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我會努力不成為宥辰先生的累贅。」

“아뇨, 지금도 충분히 도움이, 야, 한유현. 처음부터 곱게 말로 하지.”
「不,現在也幫了很大的忙,呀,韓有賢。一開始就好好說話不就好了。」

손부터 대고 보냐. 노아 씨 기가 팍 죽어 버렸잖아. 내 타박에도 유현이는 아무렇지 않게 노아에게 말했다.
「你怎麼先動手了?諾亞都嚇壞了。」 儘管我抱怨,劉弦卻毫不在意地對諾亞說道。

“간단한 대련 정도는 도와줄 수 있습니다.”
「簡單的對練我倒是可以幫忙。」

“감사합니다.”  「謝謝您。」

대련이라니, 그거 좋다. 사실은 노아를 신경 써 주고 있는 거였나.
對練啊,那很好。其實是在關照諾亞嗎?


결국 하루 더 얌전히 기다리기로 하고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 다음 날, 던전에서 나온 것은 예림이가 아닌 성현제였다. 예상보다 빠른 소식에 나는 곧장 성현제가 들어간 던전으로 향했다.
我最終還是決定再乖乖等一天,時間就這麼緩緩流逝。隔天,從地城裡出來的不是藝琳,而是成賢濟。聽到比預期還快的消息,我立刻前往成賢濟進入的地城。

“저는 괜찮으니까 들여보내 주세요.”
「我沒事,請讓我進去。」

내 말에 세성 길드원이 곤란한 얼굴을 했다. 성현제는 아직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였다.
我說完,星辰公會成員露出為難的表情。成賢濟還沒出來。

S급 던전 건물이 세워진 곳은 서울 중심부의 번화가였다. 보통 상급 던전 주위로는 사람들이 머물길 거부해 근처가 통으로 한산해졌지만, 이곳은 달랐다. 던전 바로 부근만 시세가 떨어졌을 뿐 북적이는 거리는 전과 별다를 바 없었다.
S 級地城建築物蓋在首爾市中心的繁華地帶。通常人們會拒絕待在高級地城附近,所以周圍會變得一片冷清,但這裡不同。只有地城正附近的地價下跌,熱鬧的街道和以前沒什麼兩樣。

던전이 생긴다고 죄다 텅 비면 남아나는 곳이 없을 테니까. 대신 이런 경우에는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썼다. 그래서 세성에 던전이 맡겨지기도 하였고.
地城要是出現,所有地方都空了,那就不會有剩下能用的地方了。相對地,這種情況下,管理會更加費心。所以世成才會被委託管理地城。

“별문제 없다고 연락도 왔었다면서요.”
「聽說他們也聯絡過你,說沒什麼問題。」

“그렇긴 합니다만 그 연락이, 길드장님으로부터 직접 들어왔습니다.”
「話是這麼說沒錯,但那則聯絡是直接從會長那邊傳來的。」

세성길드 공략팀이 공략을 마치면 보통 한 시간에서 두 시간가량 대기하였다가 밖으로 나온다고 했다. 별달리 흥분한 사람이 없어도 그게 기본 수칙이었다.
<p>他說,星辰公會的攻略隊伍在完成攻略後,通常會等待一到兩個小時才會出來。即使沒有特別興奮的人,這也是基本原則。</p>

성현제가 포함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라 공략 직후 길드에 연락을 하고 대기하는데, 그 연락한 사람이 길드장 당사자라고 했다. 팀원 중 한 명이 아니라.
就連有成賢濟在的時候也一樣,攻略結束後立刻聯絡了公會並等待,而聯絡的對象據說是公會長本人,而不是隊員中的某個人。

다시 말해 다른 팀원이 길드장 대신 연락을 넣을 상태가 못 된다는 뜻이었다.
換句話說,其他隊員都無法代替會長聯絡。

“단순한 변덕이실 수도 있지만 안전을 기해야 합니다.”
「這或許只是單純的任性,但我們必須確保安全。」

“그래도 괜찮아요. 아니, 더 들어가 봐야겠습니다.”
「沒關係,不,我得再深入調查。」

평소와 다르다. 즉, 성현제도 유현이처럼 이상 현상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었다. 한두 시간쯤 기다리는 거야 어렵지 않다. 그렇지만 이미 이틀이나 기다린 탓인지 자꾸만 초조해졌다.
和往常不同。也就是說,成賢帝很有可能也像柳賢一樣,感受到了異常現象。等待一兩個小時並不難。但或許是因為已經等了兩天,我越來越焦躁不安。

“괜찮으시다고 해도… 그리고 내부 상황이 어떠한지 알 수 없기에 해연길드장님께선 절대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就算您說沒事……而且我們也無從得知內部狀況,所以海淵公會長絕對不能進去。」

그 말에 유현이가 미간을 좁혔다. 나야 S급이 아니라 C급만 되어도 꼼짝 못 하지만 유현이는 아니니까.
<p>那句話讓幼賢皺起了眉頭。我可不是 S 級,光是 C 級就動彈不得了,但幼賢可不是。</p>

“그냥 기다리자, 형.”  「就等著吧,哥。」

“하지만.”  「但是。」

전화라도 해 볼까. 받으려나. 여기서는 듣는 사람이 많아 제대로 이야기할 수도 없으니, 차에라도 타서 전화를 걸어 보려는데 에블린이 다가왔다.
要不要打個電話看看?他會接嗎?這裡聽的人太多,沒辦法好好說話,正想上車打電話,艾芙琳就走了過來。

“들어가도 괜찮지 않을까요, 한 소장님은.”
「韓所長,進去應該沒關係吧。」

그녀가 옅게 미소 띠며 말했다.
她淺淺地笑著說道。

“저희로서도 걱정되니 대신 상태를 확인해 주신다면 감사하죠.”
「我們也很擔心,如果您能幫忙確認他的狀況,我們會很感謝。」

“형을 혼자 들여보낼 순 없습니다.”
「我不能讓哥一個人進去。」

“바로 코앞인걸요. 비상 버튼이라도 드릴까요. 그리고 여기.”
「就在眼前了。要給您緊急按鈕嗎?還有這裡。」

에블린이 한쪽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빙그르, 커다란 활이 나타나 그녀의 손에 자리 잡았다.
艾芙琳將一隻手伸到前方。咻地一聲,一張巨大的弓出現在她手中。

“신호를 보내시면 건물만 깔끔하게 날려 드릴게요.”
「只要您發出信號,我就會把建築物炸得乾乾淨淨。」

그러니 안심하고 들어가시라며, 안경 너머의 눈이 반짝거렸다. 세성길드장이 걱정된다는 건 핑계고 반쯤은 재미 같은데.
她戴著眼鏡的雙眼閃爍著光芒,彷彿在說請安心進去吧。擔心成聖公會會長是藉口,倒不如說有一半是為了好玩。

하지만 도와준다는 걸 거절할 이유는 없기에 비상 신호 버튼을 받아들었다. 유현이를 달래 놓고 은혜를 S급 수준으로 사용한 채 던전 건물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p>但沒有理由拒絕幫助,所以我收下了緊急訊號按鈕。安撫好宥賢後,我將恩惠發揮到 S 級水準,然後走進了地城建築。</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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