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화 산 넘어 산
第 136 話 山外有山
“네, 던전 브레이크 지역이요. 댁 길드장님 차 박살 났으니까 새로 한 대 보내주세요. 차종 뭐로 할지 묻는데요?”
「是的,地城突破區域。您公會會長的車子壞掉了,請再送一台新的過來。他們問我想要什麼車型?」
“원하는 거 있나.” 「有想要的嗎?」
“차고에 세상 차종 다 들어가 있습니까?”
「車庫裡有全世界的車型嗎?」
“현재 판매 중이라면 차고 내의 것이나 다름없지.”
「只要是現在在賣的,車庫裡的就跟自己的沒兩樣。」
잘나셨어, 정말. 확 경운기 끌고 오라고 할까 보다. …진짜 그럴까? 좀 보고 싶어지는데. 하지만 내가 타기에 불편할 테니 아무거나 적당히 편한 걸로 부탁했다.
真是太厲害了,真的。差點想叫他開耕耘機來。……真的要這樣嗎?有點想看看呢。但因為我坐著會不方便,就隨便找個舒服的好了。
통화를 마치고 성현제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다. 내 폰은 죽었다. 성현제의 난동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은혜가 막아 주었지만, 간접효과까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나도 전기 저항 템 하나쯤 마련해야 하나. 전자제품의 천적 같으니라고.
通話結束後,我把手機還給成賢濟。我的手機壞了。雖然恩惠擋住了成賢濟的暴走所造成的直接損害,但看來間接影響就無法避免了。我也該準備一個電阻道具了。真是電子產品的天敵啊。
“자기력은 또 뭔지. 전기로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겁니까. 혹시 폰 배터리 충전도 직접 하세요?”
「什麼是磁力啊。電能能做的事你都做了嗎?難不成連手機電池充電也自己來?」
“전압전류 맞춰서 스킬 쓰느니 플러그 꽂는 게 편하지. 조절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
「比起調整電壓電流來施展技能,插插頭比較方便。調整起來比想像中還難。」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거네. 얼마나 정밀하게 조절 가능한 걸까. 전기조작으로 응용 가능한 게 뭐가 있더라, 머리를 굴려 보려다가 말았다. 피곤해서 안 되겠다. 전신이 물먹은 솜처럼 처지는 게 집에 가서 자고 싶다.
並非不可能。究竟能調控得多精細呢?想著能用電力操控做些什麼,腦袋卻轉不動了。太累了,整個人像吸了水的棉花一樣軟趴趴的,只想回家睡覺。
쿵! 轟!
그때 묵직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반쯤 감겼던 눈을 뜨고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這時聽到沉重的東西落下的聲音。半睜著眼睛,轉頭朝聲音傳來的方向看去。
- 유진 씨! — 尤金!
노아다. A급 던전 보스로 추정되는 거대한 괴물의 사체 위에 금빛 용이 내려앉는다. 저기 스포츠카 있던 자리 아닌가. 폐차장 프레스까지 갈 것도 없겠군.
是諾亞。金色的龍落在一隻被推測為 A 級地城首領的巨大怪物屍體上。那不是剛才跑車停的地方嗎?看來不用送去廢車場的壓扁機了。
- 혹시 어디 다치셨습니까?
- 請問您哪裡受傷了嗎?
노아가 성현제에게 들려 있는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눈은 순한데 반쯤 펼쳐진 날개며 곤두세워진 발톱은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긴장감을 품은 채다. 그래도 노아는 성현제나 송태원에 비하면 존재감이 옅다. 아마도 키워드가 적용된 덕분이겠지.
諾亞擔憂地看著掛在聖賢帝身上的我。牠的眼神溫和,但半展的翅膀和豎起的爪子,帶著隨時可能撲上的緊張感。不過相比聖賢帝和宋泰元,諾亞的存在感還是淡了許多。大概是因為套用了關鍵字的緣故吧。
“멀쩡합니다. 그냥 좀 피곤할 뿐이에요.”
「沒事的。只是有點累而已。」
- 하지만 가슴에 상처가 나 있어요.
- 但是你的胸口有傷痕。
귀찮아도 옷 갈아입을걸. 노아가 내게 회복 스킬을 썼다. B급 치유력에도 가슴의 상처는 변함이 없었다. 바닥을 구르느라 긁힌 자국들만 멀쩡해졌다. 노아가 당황하고 성현제의 시선에 담긴 호기심이 좀 더 짙어졌다.
雖然麻煩,但還是該換衣服。諾亞對我使用了恢復技能。即使是 B 級的治癒力,胸口的傷口依然沒有改變。只是因為在地上滾動而留下的擦傷痕跡變好了。諾亞顯得有些慌張,聖賢帝眼中流露出的好奇心也更加濃厚了。
- 제 스킬이… 소용이 없나 봐요. 등급이 별로 안 높아서…….
「看來我的技能……沒什麼用處呢。等級不高……」
“아니에요. 노아 씨 정도면 힐러로만 나서도 될걸요. B급 단일 치유 스킬만 있어도 얼마나 대우받는데요. 단지 상처가 특이해서 그런 겁니다.”
「不,諾亞小姐你這樣的程度,光是作為治療師就足夠了。光是擁有 B 級單體治癒技能,就已經很受重視了。只是因為傷口有點特殊罷了。」
“어떻게 특이한 걸까.” 「到底是怎麼特殊呢?」
혼잣말 같은 중얼거림에 소름이 살짝 돋았다. 공포 저항 등급 돌려줘.
自言自語般的喃喃自語讓人不禁起了一身雞皮疙瘩。快還我恐懼抗性等級。
- 이놈을 마지막으로 게이트는 진정되었어요. 이제 그만 돌아가요.
- 以這傢伙為最後,傳送門終於平息了。現在該回去了。
노아가 앞발을 뻗으며 말했다. 나도 얼른 집에 가고 싶긴 한데.
諾亞伸出前爪說道:「我也很想快點回家。」
“수고 많으셨어요, 노아 씨. 그런데 차를 이미 불러 놓아서, 타고 돌아가려고요.”
「辛苦了,諾亞先生。不過我已經叫了車,打算坐車回去。」
지금 상태로 노아에게 들려 날아가는 건 내키지 않았다. 안전장치 하나 없이 무섭잖아. 물론 노아가 날 쉽게 떨어뜨릴 리 없고 은혜도 있지만 그래도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
現在這樣直接飛向諾亞,我並不想這麼做。沒有任何安全措施,真的很可怕。當然,諾亞不可能輕易讓我掉下去,也有恩情在,但還是害怕就是害怕。
“그리고 괜찮으시다면 송태원 씨 좀 치료해 주세요. 많이 다치셨거든요.”
「如果可以的話,請幫宋泰元先生治療一下。他受了不少傷。」
- 부상이 크세요? - 受傷嚴重嗎?
의외라는 듯 노아가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S급 몬스터를 상대했다지만 강해 보였는데, 라는 말에 그냥 작게 웃어 주었다. 몬스터는 금방 패잡았는데 말이죠, 몬스터보다 더한 인간이 하나 있어서.
諾亞似乎感到意外,歪著頭。雖說是對上了 S 級怪物,看起來很強啊,他只是輕輕笑了笑。怪物很快就被制服了,不過有個比怪物還可怕的人存在。
“부탁드리겠습니다.” 「拜託您了。」
- 하지만, 유진 씨를 이대로 두고 가기엔…….
- 但是,就這樣放著尤金先生不管……。
연회색 눈이 가느다랗게 날카로워지며 성현제를 힐끔거렸다. 불안한 건 이해가 가지만 어쩌겠어.
淺灰色的眼睛細長而銳利地瞥了聖賢帝一眼。雖然能理解他的不安,但也沒辦法。
“세성 길드장님, 제가 불러서 오신 겁니다. 걱정 마세요.”
「世成公會會長,是我叫您來的。請不用擔心。」
- 네…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 是的……請小心回去。
머뭇거리던 황금색 용이 다시 날개를 활짝 펴고 밤하늘로 날아올랐다. 포션이 있긴 하겠지만 송태원이 그걸 쉽게 써 버리진 않았을 것이다. 사태도 대충 정리된 마당이니 기껏해야 하급 포션으로 응급처치나 했겠지.
猶豫不決的金色巨龍再次展開翅膀,飛向夜空。雖然應該有藥水,但宋泰元不會輕易用掉它。事情也大致收拾好了,頂多用下級藥水做緊急處理吧。
유현이에 성현제에… 그 난폭한 공격 스킬들로 인한 상처 제대로 치료하려면 상급은 되어야 할 텐데, 틀림없이 포션 아끼고 힐러에게 부탁할 생각일 터다.
有柳賢伊、成賢濟……要好好治療那些因為兇猛攻擊技能造成的傷勢,藥水至少得是上級的,肯定是打算省著藥水,請治療師幫忙了。
“내 기억으로는 한유진 군이 이런 상처를 입을 일이 없었는데.”
「依我記憶,韓有真君不應該會受這種傷。」
아까부터 내 가슴의 상처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성현제가 말했다.
從剛才開始一直死盯著我胸口傷口看的成賢帝開口了。
“부엌에서 대파 썰다가 손이 미끄러졌습니다.”
「我在廚房切大蔥時手滑了。」
“한유진 군은 B급 치유 스킬로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만들어 내는 아이템으로 요리를 하나보군.”
「看來韓有真同學用 B 級治癒技能做出無法恢復的傷口,還用那個道具在做料理呢。」
“대파 등급이 S급이더라고요.” 「大蔥的等級居然是 S 級。」
“갈라 봐도 되나.” 「可以切開看看嗎?」
대파를 말하는 건 아닐 테고. 팔을 따라 소름이 좌악 돋았다.
應該不是在說大蔥吧。沿著手臂起了一層雞皮疙瘩。
“저 죽습니다, 미친놈아.” 「我快死了,你這瘋子。」
“조절 잘할 수 있으니 걱정 말게.”
「我能好好控制,別擔心。」
“됐으니까 내려 주세요. 택시 불러서 갈 겁니다.”
「好了,請讓我下車。我會叫計程車去的。」
여기까지 올 택시가 있을 리 없겠지만. 애초에 폰도 먹통이고. 어디 공중전화 없나. 성현제가 순순히 나를 내려 주었다. 여전히 다리에 힘이 없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설 수는 있었다.
雖然這裡不太可能有計程車會來,但手機根本沒訊號。哪裡有公用電話呢?成賢濟乖乖地讓我下車了。雖然腿還是沒什麼力氣,但勉強還能站得住。
미처 문 못 잠근 편의점이라도 찾아보려고 걸음을 옮기려는데 성현제가 내 어깨를 잡고 제 쪽으로 돌아서게 했다. 평소와 같은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건만 괜히 더 멀게 느껴진다. 키 커서 좋겠다.
正當我想走去找還沒鎖門的便利商店時,成賢濟抓住我的肩膀,讓我轉向他那邊。雖然是平常一樣的高度視線,但不知為何感覺更遙遠了。真好,個子高。
“오늘따라 섭섭하게 구는군.” 「今天特別讓人感到失落呢。」
“남의 가슴 갈라 보겠단 인간한테 욕 안 한 것만으로도 친절이 지나치다 생각합니다만.”
「對那種想要剖開別人胸膛的人,我覺得光是不罵他已經算是過於仁慈了。」
“욕하지 않았었나?” 「不是說過不要罵人了嗎?」
“그건 그냥 사실적시고요.” 「那只是陳述事實而已。」
“그럼 친절한 한유진 군.”
「那麼,親切的韓有真君。」
웃는 얼굴이 무섭다. 내가 여기서 튀지 않는 것은 튀어 봐야 벼룩인 탓이고. 그냥 위태로운 비행을 선택할 걸 그랬나. 하지만 성현제가 순순히 보내줬을 리도 없다. 오늘의 희생자 명단에 노아가 송태원 아래로 자리 잡기나 했겠지. 그리고 그 아래론 내 이름이 들어가고.
笑臉真可怕。我在這裡不出風頭,是因為即使出風頭也不過是跳蚤而已。或許我應該選擇那種岌岌可危的飛行方式才對。但聖賢帝不可能輕易放我走。今天的犧牲者名單上,諾亞大概已經排在宋泰元之下了。然後在他下面,就是我的名字。
“평소와 상태가 다른 것은 송태원 실장 탓인가?”
「平常狀態不一樣,是因為宋泰元主任的關係嗎?」
“요즘 몸이 허해서요. 이래저래 바빴잖습니까.”
「最近身體有些虛弱。這陣子忙來忙去的嘛。」
성현제는 송태원의 약탈 스킬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모양이었다. 아마 전투 시 피해 무효화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게 아닐까.
成賢濟似乎並不太了解宋泰元的掠奪技能。大概只是知道在戰鬥中能夠無效化傷害而已吧。
“저런. 내가 신경을 써 줬어야 했는데.”
「哎呀,我本該多關心一下的。」
“바쁘신 분이 뭘 그렇게까지야. 신경 꺼 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왕이면 지금 당장요.”
「忙碌的人何必做到那種地步呢。只要您別管我就已經足夠了。最好是現在就別管。」
“우리 사이에 그럴 순 없지.”
「我們之間可不能那樣。」
역시 이 인간 부르지 말 걸 그랬나. 유현아, 이번만큼은 네가 잘못 판단을… 아니, 공포 저항 스킬 등급 낮아진 거 알았다면 부르란 소리 안 했을 거다. 말해 줄걸.
果然還是不該叫這個人來。柳賢啊,這次真的是你判斷錯誤了……不,早知道恐懼抗性技能等級降低,我根本不會叫你來。早說一聲就好了。
“한유현은 또 어떻게 온 건가.”
「韓有賢又是怎麼來的啊。」
“소식을 듣지 못하셨나 본데 해연 길드장은 던전 공략 들어갔습니다. 불난 건 그냥 가스 폭발로 인한 화재였죠. 누가 밸브 잠그는 걸 잊고 대피했나 보더라고요.”
「看來您還沒聽到消息,海妍公會長已經進入地下城攻略了。火災只是因為瓦斯爆炸引起的火災而已。好像是有人忘了關閥門就撤離了。」
“혀 움직이는 데 힘이 들지 않다 못해 너무 가벼운 모양이야.”
「連動舌頭都不費力,反而輕得出奇呢。」
아직은 웃음기를 띠고 있다만, 참고 산 적 별로 없을 인간인데 인내심의 굵기가 얼마나 될까. 하지만 대답해 주기 죄다 곤란한 질문들뿐이었다. 송태원의 스킬도 떠벌리기 좀 그렇고 유현이 스킬이야 내가 미쳤다고 자세히 말해 주겠냐. 가슴의 마석 또한 마찬가지다.
雖然臉上還帶著笑意,但他不是那種會輕易忍耐的人,不知道他的耐心能有多厚。不過問的問題全都是難以回答的。宋泰元的技能也不方便多說,至於柳賢的技能,我又不是瘋了會詳細告訴你。胸口的魔石也是一樣。
짧은 침묵이 내려앉았다. 나를 골똘히 바라보던 성현제가 입을 열었다.
短暫的沉默降臨。一直專注看著我的成賢濟開口了。
“어쩔 수 없지.” 「沒辦法啊。」
동시에 무릎이 절로 구부러졌다. 숨통이 옥죄어지며 머릿속이 순간 새하얗게 비워진다. 어지럽게 흔들리던 시야가 간신히 맑아지자, 바닥을 짚고 있는 두 손이 보였다.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내 것이 아닌 양 멀다.
同時膝蓋不由自主地彎曲了。呼吸被緊緊扼住,腦海瞬間一片空白。當搖晃不定的視線勉強清晰時,看見撐在地上的雙手。急促的喘息聲彷彿不是自己的,聽得很遠。
“한유진 군.” 「韓有真君。」
성현제가 한쪽 무릎을 땅에 대며 몸을 낮췄다. 개라도 대하듯 내 머리를 쓰다듬다가 숙인 고개를 들게 만든다. 아직 혼미한 정신 속에 눈이 마주쳤다. 다정한 척 휘어진 눈이 전해 주는 것은 지독한 공포였다.
成賢帝單膝跪地,身體微微低下。像對待狗一樣撫摸著我的頭,然後讓我抬起低垂的頭顱。在仍然迷糊的意識中,我們的目光相遇。那彎曲的眼睛假裝溫柔,卻傳達出極度的恐懼。
“유진아, 솔직하게 대답해야지.” 「尤真啊,你得誠實回答。」
상냥하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절대 거부할 수 없는 명령으로 다가왔다. 내 손가락 끝이 바닥을 긁었다.
溫柔低語的聲音如同無法抗拒的命令般湧來。我的指尖在地板上劃過。
“가슴의 상처는 어떻게 생기게 된 거지?”
「胸口的傷是怎麼來的?」
“마석을…….” 「魔石……」
디아르마의 마석. 그것을 떠올리는 순간 머리가 조금 맑아졌다. 디아르마. 그리고 인어여왕.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迪亞瑪的魔石。想到那個瞬間,頭腦稍微清晰了些。迪亞瑪。還有美人魚女王。那時的記憶浮現了出來。
별을 삼킬 듯 거대한 저주독룡과 물을 다스리는 지배자.
彷彿能吞噬星辰的巨大詛咒毒龍與掌控水域的支配者。
시발, 내가. 스탯 F급이긴 해도 별일 다 겪어 봤는데 겨우 이런 위압 따위에. 공포 저항 스킬 덕 많이 보긴 했다만 그래도 직접 경험한 일들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他媽的,我雖然是 F 級屬性,但什麼奇怪的事都經歷過,居然就被這種威壓嚇到。雖然多虧了恐懼抗性技能,但親身經歷的事情可不會因此消失。
‘상대는 기껏해야 S급이잖아.’ 「對手頂多也就是 S 級而已。」
이를 악물었다. 어떻게든 몸을 옥죄이는 사슬로부터 벗어나려 애를 썼지만 쉽진 않았다. 픽션에서는 이런 상황을 의지만으로 해결하던데, 현실은 차갑구나.
咬緊牙關。無論如何都想掙脫緊緊束縛身體的鎖鏈,但並不容易。小說裡這種情況靠意志力就能解決,現實卻是如此冰冷。
“고집 그만 부리고, 말하게.”
「別再固執了,說吧。」
그러면 편해질 터이니. 꽤 유혹적인 소리였다.
那樣就會變得輕鬆了。這聲音相當誘人。
등급 차이는 어쩔 수 없다. 내 힘으로 벗어날 길은 없다. 내 스탯은 고작해야 F고, 성현제 놈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고, 마땅한 정신계 저항 아이템도 없다.
等級差距是無法避免的。沒有辦法靠自己的力量擺脫。我的屬性頂多是 F,和聖賢帝那傢伙有著天壤之別,也沒有合適的精神系抗性道具。
F급은 안 된다. 그러니 높은 등급은 그보다 높은 등급으로.
F 級不行。所以比那更高的等級,就用更高的等級。
‘성현제 개새끼.’ 「聖賢帝這個混蛋。」
숨 막히는 압박감 속에서 마력을 움직였다. 디아르마의 정신계 스킬. 눈앞의 미친놈 대상은 아니었다. 아직 제대로 쓰지도 못할 뿐더러 등급 차이상 먼저 받아들여 주지 않는 한 통할 리 없으니. 대상은 나였다.
在令人窒息的壓迫感中運轉魔力。迪亞瑪的精神系技能。眼前的瘋子並非目標。因為還無法好好使用,加上等級差距太大,除非先被接受,否則不可能奏效。目標是我自己。
스킬 효과의 일부만 겨우 끌어내어, 기억을 되살렸다. 디아르마와 인어여왕이 대치하던 때의 기억을. 그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僅僅勉強發揮出技能效果的一部分,喚醒了記憶。迪亞瑪與美人魚女王對峙時的記憶。那驚人的存在感。
S급? 그거 바다 앞의 우물 아니냐.
S 級?那不是海邊的井嗎。
그리고 바다가 덮쳐들었다. 우물이 쓸려나가고 나도 같이 휩쓸렸다.
然後海水湧了上來。井水被沖走,我也一同被捲走了。
“크윽, 컥!” 「嗚咽,哽咽!」
미친, 시발. 내가 진짜 미쳤지. 전룡화 전의 디아르마 정도로 할걸. 잠깐이나마 숨이 아예 멎었다. 바닥에 완전히 쓰러져 눈물범벅인 채로 성현제를 올려다보았다. 이번에는 확실히 놀란 얼굴이다.
瘋了,靠。我真的瘋了。應該像之前的迪亞瑪那樣用全龍化。剎那間我完全喘不過氣來。徹底倒在地上,淚流滿面地仰望著聖賢帝。這次他的臉上確實露出了驚訝的表情。
그걸 보자 무심코 웃음이 새어 나왔다.
看到那一幕,我不由自主地笑了出來。
“고작 S급 주제에, 뭘 봅니까.”
「不過是 S 級而已,有什麼好看的。」
뭘 웃어, 젠장. 성현제가 다시 나를 안아들었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너덜너덜해진 기분이다. 피스… 는 없고, 삐약이 끌어안고 싶다. 삐약아, 아빠 죽을 거 같아.
笑什麼,該死。成賢帝又把我抱了起來。感覺精神上完全被掏空了。沒有 peace……只想抱抱小啾啾。小啾啾,爸爸好像快死了。
- 삐약! - 啾!
“…삐약아.” 「…… 啾啾。」
진짜로 왔다. 세상에. 둥둥 내 앞에 떠 있는 새끼 새를 떨리는 손으로 감싸 안았다. 보들보들하고 따스한 감촉에 미친 듯이 뛰던 심장이 천천히 진정되어 간다.
真的來了。天啊。顫抖的手輕輕將漂浮在我面前的小鳥包裹起來。柔軟溫暖的觸感讓狂跳的心慢慢平靜下來。
“역시 공간이동 스킬을 가지고 있는 건가, 그거.”
「果然是擁有空間移動技能嗎,那個。」
“남의 집 애한테 신경 끄시죠.”
「別管別人家的孩子了。」
- 삐약삐약! - 啾啾啾!
“삐약아, 아빠 찾아와 준 건 고맙지만 이렇게 막 돌아다니면 안 돼. 위험해.”
「啾啾,謝謝你來找爸爸,但不能這樣亂跑喔。很危險的。」
전투 중에 나타나기라도 하면 곤란하다. 함부로 공간이동 하지 않도록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어떻게 한다.
如果在戰鬥中突然出現就麻煩了。必須教育他們不要隨便進行空間移動,該怎麼辦呢。
삑삑거리는 삐약이에게 마석을 먹이는 사이 차가 도착했다. 운전기사가 얼른 내려서며 뒷좌석 문을 열어 주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대로 잠들고 싶어졌지만 참았다. 대신 옆에 앉은 성현제를 노려보았다.
正在餵啾啾叫的啾啾吃魔石時,車子到了。司機急忙下車,打開了後座的車門。剛坐下就想立刻睡著,但還是忍住了。反而瞪了坐在旁邊的成賢濟一眼。
“양심이 있으면 내리시죠.” 「有良心的話就下來吧。」
“길드로 바로 돌아가지.” 「直接回公會去吧。」
성현제가 내 말을 씹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잠깐만, 그 길드가 해연을 말하는 건 아닐 테고.
成賢帝無視我的話,對司機說道:「等一下,那個公會不會是在說海燕吧。」
“저부터 데려다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택시 타고 돌아가라고요?”
「不是應該先送我回去嗎?叫我搭計程車回去?」
“한유진 군을 그 상태로 혼자 내버려 둘 수는 없지. 당분간 보호해 주겠네.”
「不能就那樣把韓有真君一個人丟著不管。暫時會保護他。」
“네가 제일 위험해!” 「你最危險!」
- 삐약! - 啾!
“고작 S급 따위를 과대평가 해 주어서 고맙군.”
「真是感謝你過度高估了所謂的 S 級。」
“됐으니까 차 다니는 길가에 내려 주세요.”
「好了,請在有車輛通行的路邊放我下車。」
걸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어서라도 집에 갈 테다. 아니면 해연에 전화 한 통만 할 수 있게 해 주든가.
我不知道能不能走路,但就算是爬著也要回家。或者讓我打通一通電話給海妍也好。
“제 상태가 좀 나쁘긴 해도 집에 처박혀서 안 나오면 그만입니다. 애초에 그쪽이 걱정할 자격이나 됩니까?”
「雖然我狀況有點糟,但只要躲在家裡不出來就行了。你根本有資格擔心我嗎?」
“빚 하나는 지워 주지.”
「我會幫你還一筆債。」
“두 개요. 노아 씨 관련 이참에 깔끔하게 정리하죠.”
「兩件事。趁這個機會,把跟諾亞先生有關的事情乾脆整理清楚吧。」
“보잘것없는 S급 상대로 너무하는군.”
「對不起眼的 S 級出手也太過分了。」
성현제가 주제에 울상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조건 두 개다. 지은 죄를 알긴 아는지 성현제는 얼마 버티지 않고 순순히 딜을 받아들였다.
成賢帝對這個主題露出愁容。不管怎樣,無論如何都是兩個。成賢帝似乎知道自己犯了錯,不過也沒撐多久,就乖乖接受了這個交易。
차는 다행히 사육시설로 방향을 틀었다. 먼저 온 노아가 주차장에서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車子幸好轉向了飼養設施。先到的諾亞在停車場焦急地等待著。
“유진 씨!” 「尤真先生!」
한달음에 달려온 노아가 나를 부축해 주었다. 그리곤 대뜸 성현제를 노려보았다.
一口氣跑來的諾亞扶著我,隨即狠狠地瞪向聖賢帝。
“왜 아까보다 더 안색이 나빠 보이는 겁니까?”
「為什麼看起來比剛才還要難看?」
“언제나처럼 무리했지, 한유진 군이. 푹 쉬게 해 주게.”
「像往常一樣勉強了呢,韓有真。好好讓你休息吧。」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다시 차에 오르기 전, 성현제가 내 가슴 쪽을 바라보았다.
這都是誰的錯呢。在重新上車前,成賢帝看著我的胸口。
“도련님에겐 뭐라고 변명할지 궁금하군.”
「真好奇你會怎麼向少爺辯解呢。」
“뭐, 잠깐만요! 말 할 거냐!”
「等、等一下!你要說話嗎!」
망할 놈은 대답 없이 차 안으로 사라졌다. 진짜 뭐라고 변명하냐. 그래도 유현이 녀석 나오려면 며칠 시간이 남았으니 가짜 피부 같은 거라도 구해다 감추자 했건만.
該死的傢伙沒回話就消失在車裡了。到底要怎麼辯解啊。話說回來,雖然還有幾天時間等柳賢那傢伙出來,還是想說先弄點假皮膚之類的東西來遮掩一下。
* * *
“다친 곳은 없는 거야, 형?”
「沒有受傷吧,哥?」
집에 들어가 엉망이 된 몸을 씻고 나오기가 무섭게 동생이 나타났다. 문신에서 다시 형체를 갖춘 이린이 내 어깨 위에 앉아 나와 유현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回到家,剛洗完一身狼狽的身體,弟弟就出現了。從紋身中重新成形的伊琳坐在我的肩膀上,交替地看著我和柳賢。
게이트석 썼구나, 동생 놈아. 你用了傳送門石啊,弟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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