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화 피곤하긴 한데(1) 311 話 雖然很累(1)
“진짜 용이에요?” 「是真的龍嗎?」
강소영이 눈을 빛내며 성현제, 체인질링에게 물었다. 체인질링이 반사적으로 끄덕거리려다 말고 나름 근엄하게 대답했다.
姜素英眼睛閃閃發光地問成賢濟和變形怪。變形怪反射性地想點頭,但又停了下來,故作嚴肅地回答:
“그래, 요정용이지.” 「沒錯,是妖精龍。」
“아아아─ 한 소장님은 좋겠다!”
「啊啊啊──韓所長真好!」
‘내가 아는 모든 용이 한 소장님을 좋아해!’ 하고 강소영이 부러움에 차 소리쳤다.
「我認識的所有龍都喜歡韓所長!」姜素英充滿羨慕地喊道。
“커질 수도 있어요?” 「牠們也能變大嗎?」
“아ㅃ─ 유진 군이 싫어할 테니 안 해. 안 한다. 안 한다네?”
「爸──宥真會不喜歡,所以不行。不行。牠們說不行?」
체인질링이 가질 수 있는 모습은 요정용으로서의 형태를 제외하곤 자신이 태어나는 데 일조한 상대의 것만 가능했다. 거대한 드래곤이라면 디아르마의 본체고 그 모습을 한유진이 본다면 겉만 같다는 걸 안다 해도 껄끄럽게 느낄 수밖에 없을 터였다. 애초에 요정용종은 물리적인 힘은 지니지 못해 대형용으로 변한다고 해도 거치적거릴 뿐이기도 했다.
變形怪能擁有的樣貌,除了妖精龍的形態之外,就只有協助牠誕生的對象的樣貌。如果是巨大的龍,那就是迪亞爾瑪的本體,韓宥真就算知道那只是外表相同,也難免會感到不舒服。妖精龍種本來就沒有物理力量,就算變成大型龍,也只會礙手礙腳。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강소영이 ‘왜 싫어하지?’ 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不清楚詳細內情的姜素英歪著頭,心想:「為什麼不喜歡?」
“생방송으로 빠르게 소식만 전하고 끝내죠.”
「我們就快速地在直播中傳達消息,然後結束吧。」
전화 통화를 하던 에블린이 말했다. 그녀의 시선이 체인질링과 한유현, 송태원을 차례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체인질링, 성현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正在通電話的艾芙琳說道。她的視線依序望向變形怪、韓宥賢和宋泰元。最後,她再次望向變形怪,也就是成賢濟,然後開口說道。
“간단히 대사를 써 드릴 테니 외워서 읽기만 하면 됩니다.”
「我會簡單寫好臺詞,你只要背起來照著唸就行了。」
“알겠다. 음, 알겠네.” 「知道了。嗯,知道了。」
체인질링이 어설프게 대답했다. 외모야 같지만 행동이며 표정 등에서 뚜렷한 차이가 드러나 보였다.
變形怪笨拙地回答。雖然外貌相同,但從行為舉止和表情等方面,明顯能看出差異。
“길드장님과는 어조가 다르긴 하지만 약간만 연습하면 괜찮겠죠. 하루아침에 말투도 바꿨으니. 너무 이상한 짓만 하지 않으면 그러려니 넘어갈 겁니다.”
「雖然和公會長您的語氣不同,但只要稍微練習一下應該就沒問題了。畢竟連說話方式都能一夜之間改變。只要別做出太奇怪的舉動,大家應該都會睜一隻眼閉一隻眼。」
“맞아요. 한 소장님을 아빠라고 불러도 돼요!”
「沒錯。我可以叫韓所長爸爸!」
“소영 양.” 「素英小姐。」
“아뇨, 그게. 근데 재밌을, 괜찮을 거 같은데. 앗, 현아 언니 전화다. 언니! 네, 길드장님 집 완전히 날아갔어요! 시원하게 뚫렸다니까요! 한 소장님은 무사하고요. 다는 말 못해 드려요, 저 세성길드원이에요.”
「不,那個。不過應該會很有趣,感覺不錯。啊,是賢雅姊姊的電話。姊姊!是的,會長家完全被炸飛了!聽說被貫穿了!韓所長平安無事。我不能說太多,我是 S 級公會的成員。」
“브레이커 길드장입니까. 궁금하면 직접 오시라고 전해요.”
「是破壞者公會的會長嗎?告訴她,如果好奇就自己過來。」
“에블린 언니 있어서 싫대요.”
「她說有艾芙琳姊姊在,所以不喜歡。」
강소영이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더니 아예 건물 잔해를 훌쩍 뛰어 올라갔다. S급들 사이의 연약한 A급이라고 엄살 부리긴 했지만 상급 헌터는 상급 헌터, 별 힘들이지 않고서도 키보다 더 큰 콘크리트 덩어리 위를 날듯이 오른다.
姜素英悄悄地往後退,然後直接跳上了建築殘骸。雖然她抱怨自己是 S 級獵人中柔弱的 A 級,但上級獵人畢竟是上級獵人,她不費吹灰之力就輕盈地跳上了比她還高的混凝土塊。
“시킬 거 있으세요?” 「有什麼要我做的嗎?」
“송 실장님 새 옷이 제일 급할 듯하군요.”
「宋室長的新衣服應該是最急迫的。」
송태원을 돌아본 강소영이 ‘아 진짜’ 하고 끄덕거렸다. 성현제와 직접적으로 맞붙었던 만큼 성한 곳이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었다. 심지어 건물 잔해에 깔리기까지 해서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져 있었다.
姜素英回頭看了宋泰元一眼,點頭說道:「啊,真的。」他與成賢濟正面交鋒,幾乎沒有一處完好。甚至還被建築殘骸壓住,髒得不成樣子。
대중을 안심시키기 위한 방송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這完全不適合用來安撫大眾的廣播。
“해연 길드장님은…….” 「海淵公會會長大人……」
강소영의 시선을 받은 한유현이 가볍게 불꽃을 일으켰다. 그의 전신을 검푸른 불길이 한 차례 휘감고, 흙먼지를 죄다 삼키듯 불태웠다. 불길이 훑고 사라진 자리에 마치 방금 집에서 나오기라도 한 듯 깔끔한 모습만이 남았다. 전투의 흔적이라곤 약간 흐트러진 머리카락 외엔 찾아볼 수 없었다. 강소영이 와, 하고 박수를 쳤다.
韓宥賢感受到姜素英的視線,輕輕燃起火焰。深藍色的火焰瞬間纏繞住他的全身,彷彿吞噬了所有塵土般燃燒殆盡。火焰掃過後,原地只剩下彷彿剛從家裡出來般整潔的模樣。除了稍微凌亂的頭髮外,找不到任何戰鬥的痕跡。姜素英「哇」地拍手叫好。
“그럼 송 실장님 새 옷만 가져다 드리면 되나요?”
「那麼,我只要把宋室長的新衣服拿過來就行了嗎?」
“…예.” 「……是。」
송태원이 약간 머뭇거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상태로 방송을 탈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집에 옷을 가지러 가겠다며 자리를 뜰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강소영이 가볍게 잔해를 넘어 사라지고 송태원이 한유현에게 다가갔다.
宋泰元略微猶豫了一下,但還是點了點頭。他現在的狀態無法上節目。但他也不能說要回家拿衣服就離開。姜素英輕巧地越過殘骸消失了,宋泰元則走向了宥賢。
“부러지진 않았지만 수리가 필요합니다.”
「雖然沒斷,但需要修理。」
송태원이 빌렸던 실랑스 강의 검을 내밀었다. 수색자의 사슬에 옥죄어졌던 검의 날이 군데군데 이가 빠져 있었다. 그래도 검신 자체는 무사했다. A급만 되었어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宋泰元遞出了他借來的希朗斯之劍。被搜查者鎖鏈束縛的劍刃,有好幾處都缺了口。不過劍身本身倒是完好無損。如果是 A 級的話,恐怕就撐不住了。
“와이어는 절반 정도 남았습니다. 그에 대한 청구는─.”
「鋼索還剩下大約一半。關於這部分的費用——」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我說過不會追究責任。」
한유현은 짧은 대답과 함께 검을 받아 인벤토리에 넣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곤 에블린에게로 다가갔다.
韓宥賢簡短地回答,接過劍放入物品欄,然後轉身走向艾芙琳。
“방송 준비는 언제 끝납니까.”
「廣播什麼時候準備好?」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그보다 길드장님께서 신세를 졌으니 그에 대한 협의가 더 중요하죠. 비밀 유지 계약도 부탁드리겠습니다.”
「不會花太久時間的。比起那個,公會長您受了我的恩惠,所以關於這點的協議更重要。也請您簽署保密契約。」
“표면적으로는 S급 몬스터 처리를 위한 협조로 하겠다 했었지요. 말을 맞춰야 하니 일본 던전 권리 비율 건으로 한유진 소장님과 함께 방문하였다고 합시다.”
「表面上是說要協助處理 S 級怪物。為了統一口徑,就說是因為日本地下城權利比例的問題,所以和宥真所長一起來訪的吧。」
“네. 계약상 약간의 문제가 있어 송태원 실장님께서도 동행했다고 하면 그럴듯하게 비춰지겠지요. 그때 길드장님 자택에서 몬스터가 나타났고, 무사히 처리되었다. 이렇게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비율은 약간 조절하겠습니다. 그밖에 원하시는 대가가 있으십니까? 아, 던전의 뿌리 열매에 대해서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是的。如果說合約上出了一點問題,所以宋泰元室長也一同前往,這樣聽起來會比較合理。到時候就說在會長家裡出現了魔物,並且平安地解決了。我會這樣對外公布。相對地,我會稍微調整一下比例。除此之外,您還有什麼想要的報酬嗎?啊,關於地下城之根的果實,我也知道。」
스태미너 포션에 대한 지분을 일부 포기하겠다는 뜻이니 적은 대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한유현은 만족하는 기색 하나 없이 서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가 에블린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放棄部分耐力藥水的股份,這代價可不小。但韓宥賢臉上沒有一絲滿足,表情冷峻。他朝艾芙琳伸出手。
“해연에 연락할 테니 휴대폰을 빌려주십시오.”
「我會聯絡海淵,請把手機借給我。」
“저런, 길드장님 주위에선 전자기기가 남아나질 않죠.”
「哎呀,會長身邊的電子產品都沒辦法倖免於難呢。」
“물리적인 파손입니다.” 「這是物理性損壞。」
휴대폰을 받아 든 한유현이 해연길드로 연락했다. 에블린이 송태원을 돌아보았다.
宥賢接過手機,聯絡了海淵公會。艾芙琳回頭望向宋泰元。
“송 실장님 휴대폰도 무사하진 못하실 텐데요.”
「宋室長的電話也沒辦法倖免吧。」
송태원은 작게 고개만 끄덕여 대답했다. 각성자관리실과 협회로 연락은 해야 한다. 그밖에도 할 일은 많았다. 이렇게 멍하니 서 있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였지만 송태원은 못에 박힌 듯 움직이지 못했다.
宋泰元只是輕輕點頭作為回應。他必須聯絡覺醒者管理室和協會。除此之外,還有很多事情要做。雖然這樣呆站著的時間很可惜,但宋泰元卻像被釘在原地般動彈不得。
그의 시선이 젖어 든 바닥으로 향했다. 흩어진 얼음 파편이 햇살에 반짝이며 천천히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곳에 쓰러져 있던 사람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사람을 도우려 하던 사람도.
他的視線望向濕漉漉的地板。散落的冰屑在陽光下閃爍,緩緩融化。他想起倒在那裡的人,以及試圖幫助那個人的人。
송태원으로서는 아직 정확한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한유진이 성현제를 구했다. 그 몇 자 되지 않는 사실이 송태원의 머릿속에서 흐트러졌다. 그는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宋泰元仍無法理解確切的狀況。只是,韓宥真救了成賢濟。這幾個字的事實,在宋泰元的腦海中混亂。他抬手撫過自己的臉。
그 어느 때보다도 피곤했다. 전신이 진득한 늪속으로 빠져드는 듯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긴 상념에 빠질 틈도 없이.
我感到前所未有的疲憊。全身彷彿正沉入黏稠的沼澤。不知是幸還是不幸,我連陷入漫長思緒的空檔都沒有。
“형에 대한 비밀은 지켜 주실 거라 믿겠습니다.”
「我相信您會替我保守關於我哥的秘密。」
어느새 다가온 한유현이 송태원에게 말했다.
宥賢不知不覺地靠近,對宋泰元說道。
“등급 또한 변동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我想等級也沒有變動的理由。」
“그건.” 「那是。」
“이유를 밝히기도 힘든 일이지 않습니까.”
「這不是難以啟齒的理由嗎?」
한유현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여차하면 자신이 가진 힘을 동원해서라도 한유진의 새로운 능력이 드러나는 것과 그에 따른 등급 조정을 막겠다는 기세였다. 스킬 등급은 높지만 던전 공략에 직접적인 도움은 못 주며 스탯은 F급이기에 한유진의 공식 등급은 아직 B급이었다. 공격 스킬 두 배 공유는 알려지지 않았기에 등급에 변화는 없었다.
韓宥賢的聲音斬釘截鐵。他擺出了一副若真有萬一,就算動用自己所擁有的力量,也要阻止韓宥真新能力曝光以及隨之而來的等級調整的架勢。儘管技能等級很高,但對攻略地下城沒有直接幫助,且能力值是 F 級,因此韓宥真的官方等級仍是 B 級。由於攻擊技能雙倍共享這件事沒有公開,所以等級沒有變化。
하지만 일시적이나마 S급 헌터의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밝혀지면 최소 A급으로 올라갈 것이었다. 심지어 일본에서 조건이 까다로우나마 헌터의 능력치를 두 배로 상승시켜 줄 수 있는 보조 스킬까지 드러났다. 사실상 등급이 바뀌는 게 맞았지만.
<p>但如果能暫時擁有 S 級獵人的能力這件事被揭露,那至少也會升到 A 級。甚至在日本還出現了雖然條件嚴苛,但能讓獵人能力值翻倍的輔助技能。事實上,等級確實是改變了。</p>
“중급 헌터로 머무르는 편이 낫습니다.”
「還是當個中級獵人比較好。」
휴대폰을 내밀며 한유현이 재차 강조했다. 상급 헌터는 국가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받는 동시에 제약도 주어졌다. 특히 몬스터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 때 강제 동원도 가능했다. 그밖에도 규격 이상의 강력한 힘을 지닌 인간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특별법이었기에 평소 스탯 F급인 한유진에게는 불리한 내용이 더러 있었다.
「這是手機。」韓宥賢再次強調。高級獵人從國家獲得各種優惠,同時也受到限制。特別是在怪物造成的國家危機情況下,甚至可以強制動員。除此之外,這是一部基於擁有超越規格的強大力量的人類這一事實而制定的特別法,因此對於平常是 F 級能力值的韓宥真來說,其中不乏不利的內容。
반면에 상급 헌터의 혜택은 한유진으로서는 큰 이득이 없었다. 상급 아이템 경매권이나 상급 던전 권리 매매권 등 던전을 공략하는 헌터 위주였기 때문이었다. 세금 절약 하나만 보고 등급을 높이기엔 단점이 더 많았다.
反之,對韓宥真來說,高級獵人的優惠並沒有多大益處。因為那些優惠多半是針對攻略副本的獵人,例如高級道具拍賣權或高級副本權利買賣權等。光是為了節省稅金而提升等級,缺點反而更多。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확인 후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關於那部分,我會在確認後再給您答覆。」
송태원은 더는 길게 말하지 않겠다는 듯 휴대폰을 받아 각성자 관리실로 전화를 걸었다. 괜한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쌓여 있는 일에 집중하려 애썼다.
宋泰元像是懶得再多說什麼,接過手機,撥打了覺醒者管理室的電話。他努力將腦中多餘的思緒清除,專注於堆積如山的工作。
세성 길드장의 자택에 나타난 몬스터 사태에 대한 방송은 짧게 끝났다. 에블린의 도움으로 체인질링은 제법 그럴듯하게 성현제를 연기했다. 생방송을 마치자마자 한유현은 해연길드 법무 팀에 일을 넘기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다. 반면에 체인질링은 아직 할 일이 더 남았다는 에블린의 손에 붙잡혀 울상을 지었다.
關於怪物出現在成賢濟會長家中的新聞報導很快就結束了。在艾芙琳的幫助下,變形怪將成賢濟模仿得維妙維肖。直播一結束,韓宥賢便將後續工作交給海淵公會的法務團隊,然後直接回家了。而變形怪則被艾芙琳抓住,臉上掛著哭喪的表情,因為牠還有更多事情要做。
-그르릉! -吼隆!
문을 열기도 전부터 들려오는 다급한 으르렁거림에 한유현의 미간이 좁혀졌다. 한유진이 아니고서는 집에 누가 오든 신경 쓰지 않는 화염뿔사자였다. 그런데 문 앞까지 나와 기척을 내고 있다. 한유진에게 이상이 생겼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還沒打開門,就聽到急促的咆哮聲,韓雨玹眉頭一皺。除非是韓宥真,否則這頭火焰角獅子根本不在乎誰來到家裡,但它卻在門口對著她咆哮。這顯示他有點不對勁。
한유현이 급히 문을 열었다.
Han Yoo-hyun 急忙打開門。
“형은?” 「哥呢?」
-크흥. -咳哼。
대문 근처를 배회하던 피스가 한유현을 보자마자 곧장 몸을 돌렸다. 한유현은 신발도 벗지 않고 피스의 뒤를 쫓았다. 그의 눈에 소파에 길게 누워 있는 한유진의 모습이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본 모습 그대로 엉망인 채였다.
在門口附近徘徊的 Peace 一看到韓宥賢,立刻轉過身。韓宥賢連鞋都沒脫,就追在 Peace 身後。他眼中映入韓宥真長長地躺在沙發上的身影。那是他最後一次見到他時,那副亂七八糟的模樣。
군데군데 찢어진 옷에 상처만 치료되었지, 희미하게 남은 핏자국은 그대로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무것도 못 하고 곧장 쓰러진 모양새였다.
衣服破了好幾處,傷口雖然治好了,但殘留的血跡卻還清晰可見。看來他一回到家就什麼也沒做,直接倒下了。
“형!” 「哥!」
S급 헌터의 힘을 일시적으로 쓴다는 게 부담이 큰 것이었을까. 한유현은 얼른 한유진의 상태를 살폈다. 외치는 소리를 듣지 못할 정도로 깊게 잠들었지만, 다행히 별 이상은 없어 보였다. 열 같은 것도 없고 숨소리도 고르다. 낯빛도 멀쩡했다.
S 級獵人的力量,暫時使用起來負擔很大嗎?韓宥賢趕緊查看韓宥真的狀況。他睡得很沉,連叫喊聲都沒聽到,但幸好看起來沒什麼異狀。沒有發燒,呼吸也很平穩。臉色也正常。
한유현은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피스 또한 한유현의 눈치를 살피곤 안심한 듯 소파 옆을 지키듯 앉았다. 한유현은 신발을 벗어 현관에 두고 망가진 휴대폰에서 다행히 멀쩡한 칩을 꺼내 새 기계에 넣었다. 휴대폰이 켜지자 수신되지 않았던 문자들이 들어왔다.
宥賢長長地鬆了口氣。皮斯也察言觀色,見宥賢安心了,便像守護般坐在沙發旁。宥賢脫下鞋子放在玄關,從壞掉的手機中取出幸好完好的晶片,放入新手機裡。手機一開機,未收到的簡訊便湧了進來。
[아저씨 괜찮아?] [大叔,你還好嗎?]
[길드장님 폰 또 망가짐?]
[公會長的手機又壞了嗎?]
[방송 나온 거 보니 아저씨는 무사한가 보네.]
[看他上電視,大叔好像沒事。]
[아저씨, 아직 전화 안 되던데 나 저녁 먹고 들어감.]
[大叔,你電話還不通,我吃完晚飯再回去。]
[약 챙겨] [記得吃藥]
[내 폰 블랙 딴 색ㅆ]
[我的手機是黑色的,其他顏色沒有]
한유현은 박예림의 문자를 눈으로 대충 훑고는 답장했다.
韓宥賢用眼睛大致掃過朴藝琳的訊息,然後回覆了。
[ㅇ] [喔]
휴대폰을 내려놓은 그가 한유진이 잠든 소파 앞에 무릎을 대고 몸을 숙여 앉았다. 한유진의 뺨에 남은 핏자국을 손가락으로 살짝 문질렀다. 이미 굳어 버려 지워지진 않았다.
放下手機的他,在宥真睡著的沙發前跪下,彎腰坐著。他用手指輕輕擦拭宥真臉頰上殘留的血跡。血跡已經凝固,擦不掉了。
“형이 자꾸 다치니까 속상해.”
「哥一直受傷,我很難過。」
그것도 다른 사람과 관련 되어서라면 더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왜 그렇게까지 전부 챙겨 주려 하는 걸까. 한유현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단 한 명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건만. 그런 한유진 또한 한유진이기에 받아들이려 하고는 있지만 결코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如果又跟其他人扯上關係,心情就更差了。為什麼非得把所有人都照顧好呢?宥賢無法理解。明明自己除了那一個人以外,什麼都不需要。那樣的宥真,因為是宥真,所以他試著接受,但這絕不是件令人開心的事。
한유현의 소매 안쪽에서 이린이 기어 나와 위로하듯 앞발로 손등을 탁탁 두드렸다.
伊琳從宥賢的袖子裡爬出來,像是在安慰他似的,用前腳輕拍他的手背。
“…그래도, 마지막까지 같이 있었다니까.”
「……不過,聽說你直到最後都跟他在一起。」
한유진이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왔다는 말 자체는 단순한 이해 이상으로는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서 형의 행동에 의문스러운 점이 많았구나. 단지 그뿐이었다.
宥真從未來回到過去這句話本身,並沒有帶來超出單純理解以外的感受。所以哥哥的行為才會有那麼多令人費解的地方啊。僅此而已。
중요한 것은 한유진 옆에 자신이 있었고, 한유진이 한유현에게 돌아왔다는 사실이었다. 과거로 돌아온 형이 끌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었던 것을 떠올리면 절로 미소가 맺혀졌다. 마음속 옅게 남은 불안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重要的是,宥真身邊有自己,而宥真也回到了宥賢身邊。回想起回到過去的哥哥抱著自己,說愛自己,嘴角便不自覺地浮現微笑。心中那抹淡淡的不安,也隨之消散。
틀림없이 사이가 좋았던 거였겠지. 그러니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었고, 자신의 곁으로 돌아와 준 것이겠지.
他們之間的關係肯定很好吧。所以最後一刻才會在一起,才會回到自己身邊吧。
무사히 화해하고 지금처럼 다시 같은 집에서 살았을까. 몬스터 사육 스킬은 없었다니 사육소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해연길드의 집이 우리 집이 되었을지도. 만약 단 둘뿐이었다면 그것만큼은 부러웠다.
他們是否平安和解,然後像現在這樣,再次住在同一個家裡呢?既然沒有怪物飼養技能,那飼養所應該也不存在。那麼,海淵公會的家或許就成了我們的家。如果當時只有他們兩個,那這一點倒是挺令人羨慕的。
“형이랑 영영 틀어지면 어쩌나 무서웠어.”
「我好怕會永遠跟哥鬧翻。」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한 행동이었지만 불안하지 않을 리 없었다. 그래도 잘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잘한 듯싶었다.
這是我認為最好的做法,但不可能不感到不安。不過,結果是好的。看來結果還不錯。
다만 한유현이 한유진을 두고 죽은 것은 여전히 이해가지 않았다. 5년의 차이라는 것일까.
只是宥賢丟下宥真死去這件事,他仍然無法理解。難道是因為五年的差距嗎?
“씻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는데.”
「我得去洗澡,還要換衣服。」
한유현의 손이 자신의 형을 가볍게 건드렸다. 일반인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이대로 내버려 둘 순 없었다. 청결하지 않으면 병에 걸리기 쉽다고 하지 않는가. 게다가 환절기엔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宥賢的手輕輕碰觸自己的兄長。既然他與一般人無異,就不能放任不管。不是說不潔淨就容易生病嗎?況且,換季時節更要小心才是。
“나갔다 와서 잘 안 씻으면 감기 걸린대. 형, 많이 피곤해? 방에 데려다 줄게.”
「出去玩回來沒好好洗澡會感冒喔。哥,你很累嗎?我帶你去房間。」
물수건이라도 적셔 닦아 줄까. 그때 감겨 있던 눈이 느릿하게 떠졌다. 한유현이 반색하며 몸을 일으켰다.
要不要擰條濕毛巾幫他擦擦?這時,他緊閉的雙眼緩緩睜開。韓宥賢喜出望外地坐起身。
“씻고 자자. …형?” 「洗洗睡吧。……哥?」
“어…….” 「呃......。」
검은색 눈이 한 번 깜박였다. 초점 없이 흐릿하게 허공을 향한다. 명백하게 자신을 찾지 못하는 눈의 움직임에 한유현이 짧게 숨을 삼켰다.
黑色的眼睛眨了一下。失焦的視線模糊地望向空中。韓宥賢短促地吸了口氣,因為那雙明顯找不到自己的眼睛的動作。
눈이 보이지 않는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진정했다. 이미 한 번 있었던 일이니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건 예상하고 있었다. 아예 안 보이게 될 줄은 몰랐지만. …설마 영영 못 보게 되는 건 아니겠지.
眼睛看不見了。意識到這個事實的瞬間,我雖然驚慌,但隨即鎮定了下來。這已經不是第一次發生了,所以我預料到視力可能會下降。只是沒想到會完全看不見。……該不會永遠都看不見了吧。
“형! 나 봐 봐, 나 안 보이는 거야?”
「哥!你看看我,你沒看到我嗎?」
음, 유현이 목소리도 영 작게 들리네. 청력에도 약간 문제가 있는 듯했다. 그나마 목소리는 제대로 나오고.
嗯,宥賢的聲音聽起來也特別小。聽力似乎也有些問題。至少聲音還能正常發出來。
“그런, 큼, 그런 것 같다만 진정해라.”
「嗯,咳,好像是那樣沒錯,但你冷靜點。」
“진정하게 생겼어? 대체─!” 「你覺得我看起來很冷靜嗎?到底──!」
-끄응, 끼앙. -嗚,喵。
유현이의 외침에 피스도 당황했는지 옆에서 끙끙거렸다. 삐약이와 벨라레도 난리다.
宥賢的喊叫聲讓皮斯也慌了,在旁邊哼哼唧唧。小雞和貝拉雷也亂成一團。
“저번처럼 일시적인 거야. 걱정 마. 게다가 나야 선생님 스킬 있잖냐. 피스야, 아빠 좀 도와주라.”
「就像上次一樣,只是暫時的。別擔心。而且我不是有老師技能嗎?皮斯啊,幫爸爸一下。」
우리 피스 어딨니. 더듬거리는 손에 피스가 머리를 대어 왔다. 아마도 딱딱한 게 부딪치는 거 보니 머리 맞네. 피스에게 선생님 스킬을 쓰자 주위가 눈에 들어왔다.
「我們的和平在哪裡?」摸索的手,被和平用頭蹭了蹭。大概是撞到硬物,看來是頭沒錯。我對和平使用了老師技能,周圍的景象映入眼簾。
“자, 훤히 보이, 악!”
「來,看得一清二楚,呃!」
“형!” 「哥!」
보이긴 보였지만 시선이 다르다 보니 벌떡 일어나 움직이려다가 테이블에 다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괜찮은 척하려다가 되레 망신당했구만. 하필 은혜를 꺼 놔서 좀 많이 아팠다. 유현이가 얼른 나를 잡아다 도로 소파에 앉혔다. 피스야, 나만 보지 말고 유현이도 좀 봐줘라.
雖然看得到,但視線不同,我猛地站起來想動,卻撞到了桌腳。本想裝作沒事,結果反而丟臉了。偏偏我把恩惠關掉了,所以特別痛。宥賢趕緊把我拉住,重新按回沙發上。和平啊,別只看我,也看看宥賢吧。
“형, 진짜…….” 「哥,你真的......」
많이 화난 거 같은데 피스가 고개를 안 돌려 주네. 하하.
<p>他好像很生氣,但皮斯不轉過頭來。哈哈。</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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