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상품 (1) 第 171 話 商品 (1)
“진짜 난 안 가도 되겠어?”
「我真的不用去嗎?」
최석원과 관련된 일로 오늘쯤엔 협회나 각성자 관리실로 가 봐야 했다. 하지만 동생은 갈 필요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因為和崔錫元有關的事情,今天左右應該得去協會或覺醒者管理室看看。但弟弟斬釘截鐵地說不需要去。
“형은 대외적으로는 전투 관련 능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까. 단순 목격자일 뿐이니 굳이 갈 이유 없어. 내가 김민의 헌터와 함께 가면 돼. 게다가 MKC 쪽에서 시비도 걸어왔었다며.”
「哥哥你對外是被認為沒有戰鬥相關能力的。只是單純的目擊者,沒必要特地去。我會和金敏的獵人一起去。而且 MKC 那邊也找上門來了。」
“걔들이야 예민해질 만한 상황이잖냐. 혹여 마주쳐도 적당히 넘겨 줘. 해연에도 여럿 들어올 텐데 인상 나빠져서 좋을 거 없으니.”
「他們那邊本來就容易敏感。就算碰面了也隨便帶過吧。海淵那邊也會有不少人進來,弄得印象不好可沒好處。」
최 어쩌고와 같이 왔던 헌터들도 길드 옮기게 해 주겠다던 내 말에 솔깃해했으니 나머지야 말할 것도 없을 터다. 최 어쩌고 외에는 크게 시비 걸어올 것 같지도 않고, 그놈은 성현제가 처리해 주겠지.
和崔某某一起來的獵人們聽到我說會幫他們轉會公會,都頗感興趣,其他人就更不用說了。除了崔某某之外,似乎也不會有人來找麻煩,那傢伙就交給成賢帝處理吧。
“김민의 씨 잘 챙겨줘.”
「好好照顧金敏義。」
계약 조건에 무척이나 만족하고 있긴 하지만 일단은 본의 아니게 휘말린 사람이니. 유현이와 함께 현관 쪽으로 걸어가며 거실을 향해 소리쳤다.
雖然對合約條件非常滿意,但畢竟是無意中捲入的人。和柳賢一起朝玄關方向走去,同時朝客廳大聲喊道。
“예림아, 넌 안 가냐!”
「藝琳,你不去嗎!」
“전 쫌 늦어도 돼요!”
「我可以晚一點沒關係吧!」
“되긴 뭘 돼. 10시에 수업 있다며. 짐 거의 안 챙겨 왔으니 그 전에 기숙사에도 들러야 하잖아. 얼른 나와.”
「哪有什麼沒關係。你不是說十點有課嗎?幾乎沒帶什麼行李,還得先去一趟宿舍。快點出來。」
학용품은 하나 없이 인형만 들고 왔다. 예림이가 툴툴대며 나타났다.
什麼文具都沒帶,手上只抱著娃娃。예림嘟囔著出現了。
“진짜 느긋이 가도 되는데. 전 길드장이랑 달리 비행 스킬도 있거든요. 한유현이 걸어서 돌아가는 동안 날아서 휙 일직선으로 들어가면 되니까 금방이에요.”
「真的可以慢慢來啦。我跟公會長不一樣,我還有飛行技能呢。한유현走路繞遠路的時候,我可以飛過去,直線飛進去,很快的。」
뻐기며 말하는 예림이를 유현이가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誇張地說話的藝琳,被有點看不起的柳賢盯著看。
“기억력이 나쁘군.” 「記憶力真差啊。」
“뭐?” 「什麼?」
“유현이 비행 스킬 대용 스킬 있잖아. 둘이 싸우진 말고.”
「柳賢,你不是有飛行技能的替代技能嗎?別兩個人吵架了。」
어젯밤에도 한바탕 할 뻔한 걸 겨우 말렸다. 아침 식탁에서도 젓가락이 벽에 꽂히는 불상사가 일어났었고. 진심으로 죽자 살자 덤비는 건 아닌, 가벼운 다툼이긴 했지만. 그 가벼운 다툼에 스탯 F급 등 터진다고 잔소리를 늘어놓고 나서야 겨우 진정되었다.
昨晚差點又吵起來,好不容易才勸住。早餐桌上筷子還差點插到牆上。雖然不是認真要生死相搏,只是輕微的爭吵罷了。吵著吵著還被念說輕微的爭吵也會讓屬性變成 F 級,才終於稍微平息下來。
나란히 서서 미안하다고 얌전히 사과하는 모습이 좀 귀여웠지. 화난 척해야 하지 않았더라면 사진을 찍어 뒀을 텐데.
並排站著,乖乖地道歉的模樣還挺可愛的。如果不是得裝出生氣的樣子,我本來還想拍張照片留念呢。
“그거랑은 다르죠! 뛰는 거랑 나는 게 어떻게 같아요. 게다가 던전 밖에서 나뭇잎 날려대는 거 민폐예요. 그거 누가 다 치워요?”
「那可不一樣!跑步和飛行怎麼可能一樣。而且在地城外面亂揮樹葉很麻煩耶。那些誰來清理啊?」
실물 잎이 아니라 스킬이라서 사라지는 거다만. 워낙 진짜 같아서 자세히 안 보면 착각할 법은 했다. 유현이가 그것을 지적하며 비웃기 전에 재빨리 먼저 나서서 화제를 돌렸다.
其實那不是實體的葉子,而是技能,所以會消失。不過因為看起來太真實了,不仔細看還真會誤會。趁著柳賢還沒嘲笑指出這點,我趕緊先轉移話題。
“예림아, 여기 열쇠. 곧 다 바꾸긴 할 거지만 일단 가지고 가.”
「藝琳,這是鑰匙。雖然很快就會全部換掉,但先拿著吧。」
전에 송태원으로부터 받은 열쇠들을 내밀었다. 유현이만 옮겨 왔다면 모를까 예림이도 있는데 문을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 포털 키는 물론이고 현관 문 열쇠도 전부 교체할 생각이었다. 다른 길드들이 항의해 올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내 집이다.
之前從宋泰元那裡拿到的鑰匙都遞了過去。雖然只有柳賢一個人搬過來還好說,但連藝琳也在,門不能就那樣放著不管。打算不只換傳送門鑰匙,連大門的鑰匙也全部換掉。其他公會可能會抗議,但這本來就是我家。
정 싫으면 계약 끊든가. 세성과 브레이커는 그럴 일 없겠지만.
真的不喜歡的話,就解除合約吧。雖然星成和 Breaker 應該不會有那種事。
“진짜 저 가져도 되는 거예요?”
「真的可以拿走嗎?」
“너도 여기 사는 사람인데 당연히 되지. 열쇠가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않냐.”
「你也是住在這裡的人,當然可以啊。沒有鑰匙才更奇怪不是嗎?」
“그건 그렇죠!” 「那是當然的!」
예림이가 신나 하며 열쇠를 받아 챙겼다. 둘을 현관까지 배웅하며 옷에 털이 묻진 않았나 살펴보았다. 유현이는 괜찮았지만 예림이는 그새 피스를 끌어안기라도 했는지 군데군데 빨간 털이 묻어 있다. 현관에 놓아 둔 테이프 크리너로 털을 떼 주었다.
“오늘은 어디 안 나갈 거지?”
「今天不打算出門吧?」
“응. 명우한테나 가 보려고.”
「嗯。 打算去找明宇看看。」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해. 건물 내에서도 절대 혼자서는 다니지 말고.”
「如果有什麼事,馬上聯絡我。即使在建築物內,也絕對不要一個人行動。」
“걱정 마. 피스 옆에 붙이고 다닐 테니까. 노아 씨도 있고.”
「別擔心。我會一直貼著 Peace 走的。Noah 先生也在呢。」
나보다 다섯 살이나 어린 놈이 무슨 애 혼자 집에 두고 나가는 것 같은 얼굴을 한다. 정신적으로 치면 열 살 차이다, 이놈아. 그 옆에서 예림이도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比我小了整整五歲的傢伙,居然擺出一副像是把小孩獨自留在家裡就出門的表情。精神年齡差了十歲呢,你這傢伙。旁邊的예림也帶著類似的表情看著我。
“저한테도 연락하세요, 아저씨. 바로 날아올 테니까요.”
「也請您聯絡我,阿叔。我會立刻飛過去的。」
“그래, 그래. 공부 열심히 하고. 대학 쉽게 갈 수 있다고 해서 게을리 하지는 마라.”
「好啦,好啦。好好念書。別因為說大學很容易考上就偷懶了。」
“아, 원래는 방학인데.” 「啊,原本是放假啊。」
“중학교는 슬슬 개학할 때 됐잖아. 뭣보다 보충수업이고. 예림이 너, 수업 제대로 안 들으면 연락해 달라고 말해 놨어.”
「國中快要開學了吧。更何況還有補習課。예림,我跟他說了,如果你上課沒認真聽,要跟我聯絡。」
“예, 예. 다녀오겠습니다~” 「是,是。我這就去~」
“다녀올게.” 「我出門了。」
둘이 나란히 문을 나섰다. 현관 바로 앞에 있는 미니포털 너머로 사라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을 닫았다.
兩人並肩走出門外。在玄關正前方的迷你傳送門那頭消失的身影被我目送著,然後關上了門。
내 옆으로 바싹 다가붙는 피스와 함께 거실로 돌아가자 커튼이 활짝 젖혀진 복층이 보였다. 아침에 예림이가 뛰어내린 흔적이었다. 커튼보다는 가벽 같은 걸 대는 게 어떻겠냐는 말에 끝끝내 고집을 꺾지 않더니 저러고 싶어서 그랬던 모양이다. 올라갈 때도 날아서 커튼 열고 들어가고 내려올 때도 그냥 뛰고. 편해 보이긴 했다.
我和緊貼在我身旁的 Peace 一起回到客廳,映入眼簾的是被完全拉開的雙層樓窗簾。那是早上 Yelim 跳下去留下的痕跡。當我提議用隔板代替窗簾時,她堅持不肯妥協,看來她就是想這麼做。上樓時也是飛過去拉開窗簾進去,下樓時則直接跳下來,看起來很自在。
‘그래도 커튼은 좀 닫고 다니지.’
「不過還是把窗簾拉上再走吧。」
방문도 아니고 벽을 열어 놓은 셈이잖아. 잠깐 머뭇거리다가 계단을 올라갔다. 예림이는 신경 쓰지 말라 했지만 그래도 여자애 방이니 함부로 드나들기 꺼려진다.
這不是開門,而是把牆壁打開了。猶豫了一下後,便走上了樓梯。雖然藝琳說不用在意,但畢竟是女孩子的房間,還是有些不敢隨便進出。
“피스 넌 안 돼. 털 날려.”
「Peace,你不行。給我滾開。」
- 끼웅. - 嗚嗚。
피스가 따라 올라오려다 말고 걸음을 멈췄다. 네 털로 뒤덮이는 건 내 침실로도 충분하단다. 지금은 덜해졌지만 날이 막 더워졌을 땐 털갈이하는지 엄청 날렸었다.
皮斯本想跟上來,但又停下了腳步。用你的毛把整個房間覆蓋已經夠了。雖然現在沒那麼嚴重,但天氣剛開始變熱時,牠換毛換得非常厲害。
제법 넓은 복층에는 한밤중에 옮겨 온 침대와 작은 서랍장 외의 가구는 없었다. 제대로 준비하자고 했지만 예림이가 굳이 밀고 들어온 탓이었다. 넓은 게 좋다면서 예림이가 직접 골랐다는 너른 침대 위에는 커다란 인형이 뒹굴고 있었다. 이불의 절반은 바닥까지 닿아 늘어진 채다.
相當寬敞的夾層裡,除了半夜搬來的床和一個小抽屜櫃外,沒有其他家具。雖然本來打算好好準備,但都是因為예림堅持要搬進來。예림說喜歡寬敞的空間,親自挑選的那張大床上,滾著一個巨大的娃娃。被子的一半垂到地板上。
침대를 정리하고 커튼을 쳤다. 가구를 더 들이긴 해야 할 텐데 뭘 사야 하나. 옷장에 책상도 필요할 거고. 유현이도 원래라면 아직 공부용 책상이 있어야 할 나이인데.
整理好床鋪,拉上窗簾。家具還得再添置,不過該買些什麼呢。衣櫃和書桌也需要。原本柳賢也該有張用來讀書的書桌才對。
‘저녁에 같이 가구 사러 갈까.’
「晚上一起去買家具吧。」
유현이도 뭐 더 필요한 게 있을지도 모르고. 예산은 넉넉하니 제일 좋은 걸로 사야지. 요즘 애들 책걸상 브랜드가 뭐가 제일 잘나가지. 그리고 또 그릇이랑 수저도 더 사야 할 거고. 앞으로 계속, 같이 지내려면.
柳賢也許還有什麼需要的。預算充足,就買最好的吧。現在年輕人用的書桌椅品牌哪個最流行呢?還有碗筷也得多買一些。以後要一直一起生活下去。
…순간 머릿속이 죽은 듯이 새하얘졌다.
…瞬間腦海一片空白,彷彿死寂般一片雪白。
돌아올 거라 믿은 적이 있었다. 언제까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계속 포기 못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曾經相信他會回來。雖然不知道是到什麼時候,也許我一直都無法放棄。
그리고 돌아왔다. 그 사실에 순수하게 행복해하고 싶었다. 하지만, 하지만.
然後回來了。真心想為這個事實感到幸福。但、但是。
- 삐약. - 啾啾。
어느새 날아왔는지 삐약이가 내 앞에 동동 떠 있었다. 피스가 올라오진 못한 채 끙끙거리는 소리도 들려온다. 서랍장 위의 시계를 보자 애들 나가고 삼십 분 넘게 흘렀다. 한참을 멍하게 서 있었구나.
不知不覺間,小鳥嘰嘰喳喳地飛到我面前漂浮著。皮斯沒能上來,還傳來他掙扎的聲音。看了看抽屜櫃上的時鐘,孩子們出去已經超過三十分鐘了。我愣愣地站了好一會兒。
“그래, 내려가자.” 「好,走吧。」
계단을 내려가자 피스가 얼른 발치로 달라붙는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자 예림이 담당 가정교사다. 예림이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단다. 나간 지 꽤 됐는데 무슨 일인가 싶어 예림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走下樓梯時,Peace 立刻黏在腳邊。這時手機響了。查看後發現是 Yelim 的家教老師打來的。老師說 Yelim 還沒到。已經出門很久了,心想發生了什麼事,於是打電話給 Yelim。
[앗, 아저씨! 블루가 놀아 달라고 해서… 지금 바로 날아가요!]
[啊,叔叔!Blue 說想玩……我現在就飛過去!]
전화를 받자마자 변명을 늘어놓는다. 녀석 참. 그래도 경쾌한 목소리를 듣자 나까지 기운이 나는 것 같다.
一接到電話就開始找藉口。這傢伙真是的。不過聽到他輕快的聲音,我也感覺精神一振。
뒷정리를 대충 해 놓고 나도 집을 나섰다. 피스는 물론이고 삐약이에 벨라레까지 따라붙었다. 그나마 코메트는 자고 있어서 다행이지 다 데리고 다니기도 은근 힘들다. 내가 피곤해하는 것을 눈치챘는지 피스가 안아 달라 하지 않고 앞장서 걸음을 옮겼다.
隨便收拾了一下,我也離開了家。Peace 當然跟著,連 Piyak 和 Bellare 也跟了上來。幸好 Comet 還在睡,要不然帶著他們四個走動還真有點累。Peace 似乎察覺到我很疲倦,沒有要求我抱牠,而是走在前面帶路。
‘기특하다니까.’ 「真是讓人佩服啊。」
우리 애들은 정말 하나같이 너무 잘나서 문제다.
我的孩子們真的是一個比一個優秀,這才是問題所在。
빌딩 쪽으로 향하는 길에 조용한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위를 올려다보자 노아가 부드럽게 날아 내려오고 있었다. 내 앞에 착지해서는 평소보다 더 수줍게 미소 짓는다.
朝著大樓方向走去時,聽見了輕柔的翅膀拍動聲。抬頭一看,諾亞正輕盈地飛下來。她在我面前著陸,露出比平時更害羞的微笑。
“안녕하세요, 유진 씨.” 「您好,유진先生。」
인사를 하고는 어째서인지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
打了招呼後,不知為何遲疑了一下才繼續說話。
“저어… 해연 길드장과 박예림 헌터가 한유진 씨와 함께 살기로 했다고 들었습니다.”
「那個……聽說海妍公會長和朴藝琳獵人決定和韓有珍小姐一起住了。」
“벌써 말이 퍼졌나 보네요.”
「消息已經傳開了啊。」
“어젯밤에 조금 요란했었으니까요.” 「因為昨晚有點吵鬧。」
하긴 예림이가 커다란 침대 들고 공중을 가로질러 오고 유현이가 마음에 안 드는 티 팍팍 내며 실수인 척 침대 불태워 버리려고 했으니까. 그 난리를 치고서 소문이 안 나는 게 더 이상하겠지.
說起來,藝琳扛著大床橫越空中而來,柳賢明又故意表現出不滿,假裝失手想把床燒掉。鬧成那樣,沒被傳開才奇怪呢。
“어쩌다 보니 예림이도 제 집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아직 어리다 보니 혼자 사는 게 쓸쓸했던 모양이더라고요.”
「不知怎麼的,예림也來到了我家。因為還年輕,似乎一個人住感到有些寂寞。」
유현이야 친동생이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고.
柳賢畢竟是親弟弟,也沒什麼好驚訝的。
“그렇군요. 박예림 헌터는 아직 어리죠……. 저는 별로 안 어리고요.”
「是這樣啊。朴藝琳獵人還很年輕呢……我倒是不怎麼年輕了。」
“예림이보다야 나이가 많지만 노아 씨도 어린 편, 아, 아니에요.”
「雖然比起藝琳年紀大,但 Noah 先生也算年輕,啊,不是的。」
너무 애 취급하면 기분 나쁘겠지. 안 그래도 자꾸 어리게 느껴져서 태도로도 티가 많이 날까 봐 걱정이다. 보통 저 나이대면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을 테니까. 심지어 전 길드장이기까지 하니 자칫하면 무례하게 보일지도 몰랐다.
如果太把他當小孩子看,他應該會不高興吧。反正我總覺得他看起來很稚嫩,怕他態度上也會表現出來。一般那個年紀的人都想看起來成熟些。更何況他還是前公會長,稍不注意可能會顯得無禮。
“노아 씨는 훌륭한 어른이죠.”
「Noah 先生真是位了不起的大人。」
“…네.” 「…… 是的。」
노아가 약간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어째 뭔가 실망한 것 같기도 하고……?
諾亞有些悶悶不樂地回答。怎麼感覺他似乎有點失望……?
“노아 씨?” 「諾亞先生?」
“아뇨, 그, 전에 누님께서 계실 땐 유진 씨 집에 머무르게 해 달라고, 했었잖아요.”
「不,不是的,之前姐姐還在的時候,不是說過想留在尤金家裡嗎?」
“네, 그랬죠. 리에트는 던전 들어갔으니 당분간은 괜찮을 거예요.”
「是的,沒錯。麗艾特已經進了地城,暫時應該沒問題。」
“…네, 맞아요.” 「……是的,沒錯。」
“그리고 이번에 리에트를 이기면 불안감도 많이 덜어낼 수 있을 거고요.”
「而且這次如果能贏過リエ特,心中的不安也會大大減輕。」
굳이 숨어들 필요 없을 정도로 자신감이 생길지도 모른다. 내 말에 노아가 발이라도 동동 구를 것처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누나와의 싸움이 걱정되는 건가. 무섭기는 하겠지.
或許會有足夠的自信,不必刻意躲藏。聽我這麼說,Noah 像是急得跺腳般不知所措。是擔心和姐姐的爭吵嗎?應該是會害怕吧。
어린 시절부터 내내 자신을 억압해 왔던 오랜 공포의 대상이다. 묶인 줄을 단숨에 끊어내고 날아오르기란 쉽지 않은 일일 터다. 손을 뻗어 노아의 어깨를 살짝 토닥여 주었다.
從小時候起一直壓抑著自己的長久恐懼對象。要一口氣斷開束縛的繩索然後飛翔,絕非易事。我伸手輕輕拍了拍諾亞的肩膀。
“너무 부담 가지지 마세요. 이기든 지든 노아 씨가 한발 나아간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別給自己太大壓力。不管輸贏,諾亞先生邁出這一步這點是確實無疑的事實。」
“…유진 씨, 저는. 그러니까…….”
「……유진先生,我是說……」
노아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무어라고 말했다. 네? 하고 되묻자 얼굴을 붉힌다.
諾亞小聲地說著,聲音小到幾乎聽不見。我問:「什麼?」他臉紅了。
“아니요, 그게, 저도…….” 「不,不是的,那個,我也是……」
또 작게 웅얼거리더니, 이내 스르르 사라져 버렸다. 은신 스킬을 쓴 모양이었다. 바로 눈앞에서 스킬을 썼건만 내 스탯이 워낙 낮다 보니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他又輕聲咕噥了幾句,隨即悄然消失了。看來是用了隱身技能。明明就在眼前使用了技能,但因為我的屬性實在太低,連一絲痕跡都找不到。
“노아 씨?” 「諾亞先生?」
무심코 앞으로 걸어가는 나를 보이지 않는 손이 부드럽게 붙잡았다.
不經意地向前走去的我,被一隻看不見的手輕輕地抓住了。
“전 이대로 따라갈게요.” 「我就這樣跟著你走。」
왜지. 이유를 모르겠다. 편한 대로 하라고 말하곤 다시 걸음을 옮겨갔다. 나와는 다르게 피스는 아마도 노아가 있는 곳을 정확히 바라보고는 내 뒤를 쫓아왔다.
為什麼呢。我不知道原因。雖然說了隨便你,但又轉身離開了。和我不同的是,Peace 大概是準確地看著 Noah 所在的地方,然後跟在我身後。
빌딩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아는 척을 해 왔다. 명우 효과 때문인지 여전히 1층 로비를 어슬렁거리는 헌터의 수는 많았다. 진짜 카페라도 하나 낼까. 상급 헌터들은 돈 많으니 비싸게 받아먹어도 장사 잘될 거 같은데.
一走進大樓,四處就有人跟我打招呼。或許是因為明宇效應,仍有許多獵人在一樓大廳徘徊。真的該開一家咖啡廳了。高級獵人們錢多,就算收貴一點生意應該也會很好。
명우의 작업실은 전보다 더더욱 경비가 엄중해졌다. 들어 보니 그간 무단 침입하려는 헌터가 몇 있었던 모양이었다. 명우에게 잘 보이고 싶은 상급 헌터가 드글대고 있어서 별문제 없이 처리되긴 했지만.
明宇的工作室比以前更加嚴密地加強了警備。聽說這段期間曾有幾個獵人試圖非法闖入。雖然有許多想要討好明宇的高級獵人聚集在那裡,問題也都順利解決了。
“혈기만 앞서는 멍청한 놈들은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衝動行事的笨蛋到處都有。」
다들 각 길드에서 중징계를 받았다며 대장간 앞을 지키고 있던 헌터가 말해 주었다.
守在鐵匠鋪前的獵人告訴我,大家都在各自的公會裡受到了重罰。
대장간 안은 그새 설비가 더 늘어났다. 사람 또한 낯선 얼굴이 몇 더 보였다. 전에 봤던 서동백이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鍛造間裡設備已經更多了。人也多了幾張陌生的臉孔。之前見過的徐東白帶著親切的表情走向我。
“어서 오세요, 선생님 뵈러 오신 거지요?”
「歡迎光臨,是來見老師的吧?」
“선생님이요?” 「老師嗎?」
“본격적으로 아이템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해서요,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正式開始學習製作道具的方法了,所以我都稱他為老師。」
스킬 가르치는 걸 시작했구나. 그러고 보니 저기 저 이민석 씨도 수리가 아닌 형태가 덜 잡힌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開始教技能了啊。說起來,那邊的李敏錫先生也在製作某種還沒完全成形的東西,而不是修理。
“손님이 와 계시긴 한데, 한유진 씨라면 괜찮을 거예요. 이쪽으로 오세요.”
「雖然有客人在,不過如果是韓有真小姐的話,應該沒問題。請這邊走。」
손님? 서동백을 따라가자 마나열로를 앞에 두고 명우와 또다른 사람이 서 있는 게 보였다. 얌전히 땋아 내린 머리카락에 동그란 안경을 쓴 여자. 세성의 S급 헌터인 에블린이었다. 그녀는 화살을 들고 있는 명우를 집중해 바라보고 있었다. 전에 만든다던 화살의 주인이 바로 에블린이었던 모양이다.
客人?跟著徐東白走去,眼前的馬納烈路上,明宇和另一個人站著。那是一位梳著整齊辮子、戴著圓框眼鏡的女子。她是世成的 S 級獵人艾芙琳。她正專注地看著手持箭矢的明宇。之前說要製作的箭矢的主人,原來就是艾芙琳。
“유진아.” 「유진啊。」
내가 온 것을 눈치챈 명우가 진지하던 표정을 풀며 미소를 머금었다. 마지막으로 보고 얼마 안 지났건만 몸이 더 좋아진 것도 같고. 여자지만 S급 헌터라 키 크고 신체의 균형도 잘 잡힌 에블린 앞에서도 별로 안 꿀려 보였다.
明宇察覺到我來了,收起了嚴肅的表情,露出微笑。雖然才剛見過面沒多久,但感覺他的身體狀況似乎更好了。雖然是女生,但作為 S 級獵人的艾芙琳個子高大,身材比例也很均衡,他在她面前看起來並不遜色。
…둘이 은근 잘 어울리네. 혹시 화살 만들어 주는 게 에블린이 마음에 들어서일까.
…兩個人意外地很合得來呢。難道是因為艾芙琳喜歡幫他做箭矢的關係嗎。
“내가 방해하는 거 아닐지 모르겠네.”
「我不知道會不會是在打擾你。」
“전혀 아니야. 어서 와.”
「一點也不。快進來吧。」
내가 다가가자 에블린이 흥미 가득한 눈길로 바라봐 왔다.
我走近時,Evelyn 用充滿興趣的目光看著我。
“말로만 듣던 그 캔디박스? 정말 반가워요.”
「聽說過的那個 Candy Box?真的很高興見到你。」
“…예?” 「……是嗎?」
갑자기 웬 캔디박스 타령이냐. 그때 허공에서 스륵 나타난 팔이 나를 끌어안듯 하며 뒤로 당겼다. 노아였다.
突然在那裡念叨什麼糖果盒。就在那時,空中突然出現一隻手,像是要抱住我般,將我往後拉。是諾亞。
“조심하세요. 에블린 헌터는 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請小心。艾芙琳·亨特擁有魔眼。」
“마안?” 「魔眼?」
노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에블린의 미간이 좁아졌다. S급치곤 약한 편이던 그녀의 기세가 순식간에 흉흉해진다. 사나운 빛을 띤 눈동자가 나를, 노아를 노려보았다.
諾亞話音剛落,艾芙琳的眉頭便緊皺起來。她本來作為 S 級算是氣勢較弱的一位,卻在瞬間變得陰森可怕。那雙帶著兇狠光芒的眼睛狠狠地盯著我和諾亞。
“입이 너무 가벼워. 아무리 주인을 바꾸었다고 해도 옛 동료의 스킬에 대해 떠들고 다니면 안 되잖니.”
「嘴巴太輕了。就算換了主人,也不應該到處亂說舊夥伴的技能啊。」
이런. 그녀의 말대로 타인의 스킬에 대해 함부로 밝히는 건 민감하게 반응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노아도 쉽게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糟糕。正如她所說,隨便透露他人的技能確實會引起敏感反應。不過諾亞看起來也不打算輕易退讓。
“유진 씨에게 접근하도록 놓아두기엔 당신은 너무 위험합니다.”
「讓你接近尤真先生實在太危險了。」
“충성스럽기도 해라.” 「真是忠心耿耿啊。」
공기가 더더욱 살벌하게 날카로워져 가는 가운데.
空氣變得越來越凜冽銳利。
터엉! 噠噠!
묵직한 소리가 울렸다. 망치를 내려쳐 시선을 끈 명우가 냉랭하게 에블린과 노아를 바라보았다.
沉重的聲響響起。明宇揮下鐵鎚,吸引了眾人目光,冷冷地盯著艾芙琳和諾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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