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화 성 모 씨 생일 (5)
187 話 聖某某生日 (5)
“아저씨, 그러다 감기 걸리는 거 아니에요? 요새 날씨도 덜 더워진 데다가 여기 바람 꽤 찬데.”
「大叔,這樣會不會感冒啊?最近天氣也沒那麼熱,這裡風還挺涼的。」
예림이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9월이 코앞이니 더위가 꽤 누그러지긴 했다. 어째 옷 버리는 일이 잦아서 인벤토리에 여분의 옷을 넣어두긴 했지만, 밖에서 갈아입긴 좀 그렇지. 상의라도 갈아입을까.
藝琳擔憂地說道。九月近在眼前,暑氣確實消退不少。不知怎地,弄髒衣服的頻率很高,雖然有在物品欄裡放備用衣物,但在外面換好像有點不妥。要不要換件上衣呢?
“어떻게 좀 해 봐, 길드장님아. 불 조절해서 못 말려요?”
「想想辦法啊,會長大人。不能控制火勢烘乾嗎?」
예림이의 말에 유현이가 눈썹 끝을 치켜올렸다.
藝琳的話讓劉賢挑起了眉梢。
“형에게 화염 저항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단숨에 말리는 건 힘들어. 그러는 박예림 넌 물만 빼낼 줄 모르는 거냐.”
「要是哥有火焰抗性還好說,但要一口氣弄乾很難。朴藝琳你不是只會抽水嗎?」
이린을 내게 건네주며 하는 말에 이번에는 예림이가 입술을 삐죽거렸다.
他把伊琳遞給我時說的話,這次換藝琳噘起了嘴。
“…인형 빤 거 가지고 시도해 봤는데 산산조각 나서.”
「……我試過用洗玩偶的方式,結果碎掉了。」
“쓸모없네.” 「沒用。」
“그러는 한유현 너는! 나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어!”
「那你韓有賢!要不是我,你根本到不了這裡!」
둘이서 투닥거리다가 나한테 괜찮냐고 물어왔다가 또다시 투닥거리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히 입꼬리가 올라갔다. 가슴 안쪽이 간질거렸다.
兩人鬥嘴鬥著鬥著,又問我還好嗎,然後又開始鬥嘴。看著他們那樣,嘴角不自覺地往上揚。心裡癢癢的。
아침에 일어나면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오고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둘 다 꼬박꼬박 앞다투어 아침 인사를 해 왔다. 함께 밥을 먹고 배웅해 주고, 별다른 일 없으면 점심도 같이 먹었다. 유현이가 박예림 보충수업이야, 하고 혼자 오기도 하고 예림이가 한유현 바쁘대요, 하고 혼자 오기도 했다. 둘 다 오지 못할 때면 전화라도 빠뜨리지 않고 걸어왔다.
早上醒來,就能聽到令人開心的聲音,看到令人開心的臉龐。兩人總是爭先恐後地向我道早安。一起吃飯,送我出門,如果沒什麼事,午餐也會一起吃。有賢會說「朴藝琳要去補習」,然後獨自過來;藝琳會說「韓有賢很忙」,然後獨自過來。當兩人無法前來時,也會打電話給我。
몬스터 새끼들을 돌보거나 노아와 함께 명우에게 가거나 석하얀 팀의 현장 실험 보고를 듣는 등 하루를 보내고 저녁이 되면, 다시 집이 떠들썩해졌다.
照顧那些怪物幼崽,或者和諾亞一起去找明宇,又或者聽石夏晏團隊的現場實驗報告,一天就這樣過去了,到了晚上,家裡又變得熱鬧起來。
항상 나를 바라보며, 항상 웃고 있고, 항상 행복해 보이는 얼굴들이 있었다. 그것이 하루, 이틀, 다음 날, 또 다음 날. 계속해서 이어졌다.
總是有一些臉龐,總是望著我,總是帶著笑容,總是看起來很幸福。一天、兩天、隔天、再隔天。就這樣持續著。
여전히 짐은 많고 앞날은 불안하며 또, 절대 놓을 수 없는 것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마음이 슬금슬금 풀어졌다.
雖然行李依然很多,未來依然充滿不安,而且,也有絕對無法放下的東西。即便如此,我的心還是悄悄地放鬆了下來。
그래서였을까, 성현제에 대한 내 태도가 싫어진 것은.
或許就是因為這樣吧,我才開始討厭自己對成賢濟的態度。
‘숙이는 건 진짜 익숙했는데.’
「我明明就很習慣低頭了。」
이번에도 나 혼자였더라면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들 내가 좋다잖아. 성현제가 잘난 건 사실이지만 나 좋다 하는 사람들도 밀리진 않는다. 그런데 나 혼자 멋대로, 심지어 유현이가 바로 뒤에서 버텨 주고 있음에도 나를 가볍게 내던지고 싶진 않았다.
如果這次也只有我一個人的話,我應該不會感到特別排斥。但大家都說喜歡我啊。雖然成賢濟確實很優秀,但喜歡我的人也不會輸給他。然而,我不想獨自隨意地拋棄自己,即使有柳賢在我身後支持著我。
충동적인 반항심이라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불안감은 있지만.
雖然這是一種衝動的反抗心,當時如此,現在也依然感到不安。
‘그래도 물러나 주었지.’ 「即使如此,他還是退讓了。」
나름 각오했는데 좀 의외이기도 했다. 확실하게 긁으려고 성현제의 파편을 합의해서 가져온 게 아니라 빼앗은 것처럼 말하기까지 했건만. 내 반발을 이렇게 쉽게 받아 줄 줄이야.
我本來已經做好心理準備了,但還是有點意外。明明是為了徹底激怒他,才故意說成是搶走而不是協議拿走成賢濟的碎片。沒想到他竟然這麼輕易就接受了我的反駁。
문득 뒤로 고개를 돌리자 바다에 시선을 두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푹 젖었으면 좀 초라해 보일 법도 한데 그런 유의 단어와는 인연이 없다고 주장하는 듯한 모습이다. 시선을 느꼈는지 내 쪽으로 눈길을 돌리며 소리 없이 웃는다.
我猛地回頭,看到那個男人正凝視著大海。即使全身濕透,他看起來也絲毫沒有狼狽的樣子,彷彿在宣稱自己與那種詞彙無緣。他似乎察覺到我的視線,轉過頭來,無聲地笑了。
그 모습이, …뭐라고 해야 할까. 처음으로 성현제가 사람으로 보였다. 물론 여전히 가까운 거리라고는 할 수 없었다. 나와는 끝과 끝이라 해도 좋을 만큼의 차이가 있는 인간이다. 그럼에도 지금은 약간, 새롭게 느껴졌다.
他那副模樣……該怎麼說呢?我第一次覺得成賢濟像個「人」。當然,我們之間的距離仍然稱不上近。他與我之間有著天壤之別。儘管如此,此刻我卻感到有些新奇。
조금 궁금해지기도 했다. 저 사람은 뭘까, 하는. 스킬, 능력, S급 헌터, 길드장 등등. 그런 쪽으로는 꽤 잘 알지만 다른 쪽으로는 깜깜하다. 그래도 두어 달쯤 자주 보고 나름 가깝게도 지냈건만 평범한 부분은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저 사람도 부모가 있기는 했겠지. 어린 시절도 있었을 거고. 살면서 나름 힘들었던 일 하나쯤은 겪지 않았을까. 어울리진 않지만.
我甚至產生了一點好奇。這個人究竟是誰?關於技能、能力、S 級獵人、公會會長等等,我還算了解,但其他方面卻一無所知。儘管我們已經頻繁見面兩三個月,關係也算親近,但我對他平凡的一面卻幾乎一無所知。他應該也有父母吧。也曾有過童年。人生中,難道就沒有經歷過一兩件艱難的事情嗎?雖然這與他不太相稱。
“웃지 마세요, 정들라.” 「別笑,會產生感情的。」
“이미 꽤 든 거 아니었나.”
「不是已經產生不少了嗎?」
“전혀 아니거든요.” 「才沒有呢。」
“나는 들었는데.” 「我倒是產生了。」
무슨 헛소리야 또. 웃는 낯에 뭐라 하진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아, 진짜 여러모로 피곤하다.
又在胡說八道什麼。我沒辦法對著一張笑臉說什麼,只好轉過頭。啊,真是各方面都令人疲憊。
어둑어둑하고 한적한 길가에서 유독 환히 불이 들어와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섰다. 작은 편이었지만 한쪽 벽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붙어 있었다. 매대를 정리하고 있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우리를 보고 흠칫 굳었다. 좀 당황할 만하겠지. 계산대 안쪽으로 들어가서는 안 보는 척 힐끔힐끔 눈길을 던져왔다.
我走進了昏暗寂靜的街邊,一家燈火通明的便利商店。雖然店面不大,但靠牆的一側設有可以吃東西的桌子。正在整理貨架的便利商店工讀生看到我們,嚇得僵住了。會感到驚訝也是理所當然的吧。他走進收銀台後方,假裝沒看我們,卻又偷偷地瞥過來。
“늦어서 그런가, 남은 게 별로 없네요.”
「是不是太晚了,剩下的東西不多耶。」
예림이가 핫바를 집어 들며 말했다. 도시락은 하나도 없고 삼각 김밥도 몇 개 안 남았다. 삼각 김밥을 쓸어 담는 사이에 예림이가 우동에 컵라면을 꺼내며 치즈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藝琳拿起熱狗棒說道。便當一個都沒有,三角飯糰也沒剩幾個。在我把三角飯糰掃進購物籃的時候,藝琳拿出烏龍麵和泡麵,可惜地說沒有起司。
다행히 지갑은 잃어버리지 않았지만, 당연히 물에 젖었고 휴대폰도 죽었으니 카드도 멀쩡할 가능성은 낮았다. 미안한 마음을 담아 오만 원권 지폐 두 장을 찢어질세라 조심조심 꺼내 계산대 한쪽에 펼쳐놓았다.
幸好錢包沒弄丟,但想當然爾,錢包濕透了,手機也壞了,所以卡片完好無損的可能性很低。我懷著歉意,小心翼翼地拿出兩張五萬韓元的鈔票,生怕撕破,然後攤開放在收銀台的一角。
“잔돈은 청소비로 생각해 주세요. 전화 한 통 쓸 수 있을까요?”
「零錢就當作清潔費吧。我可以借用一下電話嗎?」
알바생은 친절하게 휴대폰을 빌려주었다. 해연으로 전화를 걸자 이내 석시명과 연결되었다. 이쪽 상황을 알리고 대장간으로 피신한 사람들에 대해 물었다.
工讀生親切地借給我手機。我打電話給海淵,很快就接通了石時明。我告知了這邊的情況,並詢問了逃到鐵匠鋪的人們的狀況。
[네, 구조는 이미 다 되었습니다.]
[是的,救援已經全部結束了。]
배가 침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조대가 보내진 모양이었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어쨌나 싶었는데 리에트가 드래곤으로 변해 태워 줬다고 했다. 날개를 가진 노아도 있으니 따로 구조대가 가지 않았더라도 쉽게들 육지로 나왔을 것이다.
船隻沉沒後沒多久,救援隊似乎就被派了出來。我還在想在大海中央該怎麼辦,利埃特就說她變成了龍,讓他們搭乘。既然還有長著翅膀的諾亞,即使沒有救援隊,他們也能輕易地回到陸地。
알바생에게 여기 위치를 묻고 석시명에게 알려 주었다. 다행히 서울에서 그리 멀진 않았다.
我向打工仔詢問了這裡的位置,然後告訴了石時明。幸好離首爾不遠。
“한 시간 내로 올 거라네요. 세성에도 연락해 주겠답니다.”
「他們說一個小時內會到。還說會幫忙聯絡海星。」
우리가 움직이기보단 편의점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편이 나을 것이다. 예림이가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받는 사이 삼각 김밥을 테이블 위에 늘어놓았다. 성 모 씨에게도 하나 건네주었다. 마음 같아서는 자업자득이니 굶으세요,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생일이니까.
我們與其到處亂跑,不如乖乖待在便利商店裡比較好。在藝琳泡泡麵的時候,我把三角飯糰擺在桌上。也遞了一個給成某。雖然我很想說這是你自作自受,所以你就餓肚子吧,但畢竟今天是他的生日。
‘…근데 삼각 김밥 먹을 일이 있었을까.’
「……不過,有什麼事會需要吃到三角飯糰嗎?」
혹시나 싶어서 다시 성현제를 돌아보았다. 커다란 손에 들린 삼각 김밥이 무척이나 어색해 보였다. 역시 없겠지. 처음이겠지. 포장 벗길 줄 모르는 거 아니냐.
我姑且一試,再次回頭看著成賢濟。他那雙大手裡拿著三角飯糰,看起來非常不自然。果然沒有吧。這是第一次吧。該不會是不知道怎麼拆包裝吧。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心臟突然開始劇烈跳動。
“먹을 만하니까 드세요.” 「既然能吃,就請用吧。」
얼른. 나를 쳐다보던 성현제가 삼각 김밥으로 시선을 내렸다. 자, 빨리 비닐을 뜯어라. 팝콘 하나 렌지에 돌릴 걸 그랬나.
快點。成賢濟看著我的視線,很快地便落到了三角飯糰上。來吧,快點撕開包裝紙啊。早知道就該拿個爆米花去微波爐轉一下了。
성현제의 다른 쪽 손이 삼각 김밥으로 향했다. 한쪽 끄트머리를 잡고는 천천히 방향을 돌려, 밑바닥의 설명서 그림을 드러냈다. 이럴 수가.
<p>成賢濟的另一隻手伸向了三角飯糰。他抓著一角,慢慢地轉動方向,露出了底部說明書的圖案。天啊。</p>
“치사하게 설명서를 보다니!” 「居然卑鄙地看說明書!」
“보라고 있는 게 아니었던가.”
「難道不是用來看的嗎?」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여기서 그걸 진짜 보냐! 내 배신감 어린 시선 속에서 성현제가 포장지의 설명대로 빨간 끈을 당겼다. 그리곤 비닐을 양쪽으로 당겨 깔끔하게 벗겨낸다. 아, 진짜 실망이다.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데 예림이의 신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但話是這麼說!就算如此,你真的要在這裡看那個嗎!在我的背叛感十足的視線中,成賢濟按照包裝紙上的說明拉開了紅色的繩子。接著,他將塑膠袋往兩邊拉開,俐落地剝除。啊,真是太令人失望了。我正難掩失望之情時,藝琳興奮的聲音傳了過來。
“한유현 삼각 김밥도 제대로 못 먹냐!”
「韓有賢,你連三角飯糰都吃不好嗎!」
아니 우리 유현이가 왜. 얼른 고개를 돌리자 김 없이 드러난 하얀 밥이 눈에 들어왔다. 유현이가 조금 당황한 눈빛으로 삼각 김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不,我們家佑賢怎麼會這樣。」我趕緊轉過頭,沒有海苔的白飯映入眼簾。佑賢有些慌張地看著三角飯糰。
“괜찮아, 내가 해 줄게.”
「沒關係,我來弄。」
“어떻게 모르지? 길드장님 삼각 김밥 먹은 적 없어요?”
「怎麼會不知道?會長大人沒吃過三角飯糰嗎?」
“형이 식사는 제대로 챙겨 먹으라고 했으니까.”
「哥說要好好吃飯。」
신기해하는 예림이의 말에 유현이가 대답했다.
劉賢回答了藝琳好奇的提問。
“그래도 각성 전에는 평범한 고등학생 아니었어요? 편의점 삼각 김밥이야 간식 삼아 먹기도 하고 그런데. 딴 거는? 설마 컵라면도 안 먹어 본 건 아니지?”
「不過覺醒前不就是個普通高中生嗎?便利商店的三角飯糰,當點心吃也就算了。其他的呢?該不會連泡麵都沒吃過吧?」
“안 먹어 봤어.” 「沒吃過。」
유현이의 말에 예림이가 입을 딱 크게 벌렸다. 세상에, 하고 호들갑스럽게 웃는다.
<p>劉賢的話讓藝琳張大了嘴巴。她浮誇地笑著說:「天啊!」</p>
“와, 아저씨! 진짜예요? 한유현 진짜 라면도 안 먹어 봤어요?”
「哇,大叔!真的嗎?韓有賢真的沒吃過泡麵嗎?」
“아예 안 먹은 건 아니고, 봉지 라면은 집에서 가끔 끓여 준 적 있어. 몸에 좋은 거 아니잖아. 게다가 청소년기엔 역시 제대로 잘 먹어야지.”
「也不是完全沒吃過,袋裝泡麵在家裡偶爾會煮給他吃。那種東西對身體不好嘛。而且青春期的時候,還是要好好吃飯才行啊。」
한창 자랄 땐데. 이왕이면 제대로 챙겨 먹는 편이 좋지 않나.
正值成長期,既然如此,好好吃飯不是比較好嗎?
“…그래도 궁금하지도 않나? 다 팔리고 없는 게 많아서 내가 우리 길드장님한테 제대로 된 편의점 음식 맛을 못 보여 주네.”
「……就算這樣,你也不好奇嗎?很多東西都賣光了,害我沒辦法讓我家會長大人嚐到真正的便利商店美食。」
예림이가 아쉬워하며 우동을 내 쪽으로 밀었다.
藝琳一臉可惜地將烏龍麵推到我這邊。
“따뜻한 국물 좀 드세요.”
「喝點熱湯吧。」
“고맙다.” 「謝了。」
“한유현 너도 라면 먹을래? 내가 특별히 물까지 부어 준다. 컵라면은 물 붓고 기다려야 한다는 거 아냐?”
「韓有賢,你要不要也吃泡麵?我特別幫你加水。你不知道泡麵要加水等一下才能吃嗎?」
“됐어.” 「夠了。」
“비빔면의 존재는 아십니까. 물 따라낸 뒤에 스프를 넣어야 하는 어려운 조리법을 가지고 있다고. 라볶이는? 떡볶이 먹어 봤어? 아, 설마 햄버거도 안 먹어 본 건 아니지?”
「你知道涼拌麵的存在嗎?那種要把水倒掉才能加醬料的困難烹飪法。辣炒年糕呢?你吃過辣炒年糕嗎?啊,你該不會連漢堡都沒吃過吧?」
햄버거… 먹어 봤던가. 일단 내가 사 준 기억은 없는데. 그래도 피자나 치킨은 가끔 시켜먹었다.
漢堡……我吃過嗎?我記得我沒買給他吃過。不過披薩或炸雞倒是偶爾會叫外送。
“성 모 씨도 라면 드실래요?”
「成某也想吃泡麵嗎?」
댁도 컵라면 같은 거 먹어 본 적 없을 분위기인데. 삼각 김밥은 그래도 먹긴 다 먹었다. 차려 놓은 생일상 제 손으로 뒤엎긴 했다만 어쨌든 생일은 생일인데 아주 약간 손톱만큼 안타깝네. 생일에 라면과 삼각 김밥은 좀 그렇지. …생일날을 대충 흘려보내는 건 얄미운 인간 상대라 해도 편치가 않다. 생일 당사자가 신나게 말아먹은 뒤라지만, 음.
您看起來也不像是吃過杯麵的人。不過,三角飯糰倒是都吃完了。雖然親手把擺好的生日餐給弄翻了,但畢竟是生日,還是有那麼一點點可惜。生日吃泡麵和三角飯糰,感覺不太對勁……即使對方是個討厭的人,隨便敷衍了事地過生日,還是讓人感到不舒服。雖然壽星本人已經把生日搞砸了,嗯。
“잠깐만요.” 「等一下。」
성현제의 대답을 막고 몸을 돌렸다. 진열대에 케이크가 남아 있었는데. 티라미스 조각 케이크를 집어 들고 알바생에게 혹시 초가 있냐고 물었다. 생일 초는 없었지만 양초는 있었다. 초면 됐지 뭐.
<p>我阻止了成賢帝的回答,轉過身。展示櫃裡還有蛋糕。我拿起提拉米蘇切片蛋糕,問工讀生有沒有蠟燭。雖然沒有生日蠟燭,但有一般蠟燭。有蠟燭就行了。</p>
케이크 포장을 풀고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양초를 가운데 꽂았다. 유현이가 내켜 하지 않으면서도 촛불을 켜 주었다. 웃기는 모양새지만 어쨌든 케이크에 촛불이다.
將蛋糕包裝拆開,放到桌上。然後把蠟燭插在正中央。宥賢雖然不情願,但還是幫忙點燃了燭火。雖然樣子有些滑稽,但總之蛋糕上點著蠟燭。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짜증 나는 성 모 씨의, 생일 축하 합니다~”
「生日快樂~生日快樂~討人厭的成某的,生日快樂~」
왜 아무도 안 불러 주냐. 민망하게. 예림아, 너무 그렇게 쳐다보지 마라. 지금도 충분히 쪽팔리니까.
怎麼都沒人叫我啊。真難為情。藝琳啊,別那樣看我。我現在已經夠丟臉了。
“소원 빌고 촛불 끄세요.”
「許個願,然後吹熄蠟燭吧。」
“소원이라.” 「願望啊。」
“없어요?” 「沒有嗎?」
“글쎄.” 「這個嘛。」
“대충 지금 하고 싶은 거든 뭐든 적당히 속으로 생각하고 후 부십쇼.”
「總之,現在你心裡想做什麼都好,隨便想一想,然後吹氣吧。」
성현제는 나를 잠깐 바라보다가 촛불을 불어 껐다. 얘들아, 박수 좀 같이 쳐 줘. 내가 지금 정말 많이 민망하구나. 괜한 짓 했나.
成賢濟看了我一會兒,然後吹熄了燭火。孩子們,幫我一起拍拍手吧。我現在真的非常尷尬。是不是做了多餘的事啊。
오래 지나지 않아 차들이 줄줄이 도착했다. 해연에 세성, 그리고 협회 측까지. 그 사이로 송태원의 얼굴을 보자 죄책감이 절로 밀려들었다. 물론 내가 터뜨린 건 아니지만, 평소처럼 넘어갔으면 별일 없었겠지 아마도. …없었을까. 시험 삼아 터뜨려 보고 싶어 했을 거 같기도 한데.
<p>沒過多久,車輛便接連抵達。海淵、世成,還有協會的人都來了。看到宋泰元夾雜在人群中的臉龐,我心中不禁湧起一股罪惡感。當然,這並不是我引爆的,但如果我像往常一樣置之不理,或許就不會有什麼事了。……真的不會有事嗎?我倒覺得他可能也想試著引爆看看。</p>
“너무 자주 말하게 되는 것 같지만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我好像說過很多次了,但如果你需要幫助,隨時都可以告訴我。」
내 말에 송태원이 짧게 고개를 저었다.
聽了我的話,宋泰元輕輕搖了搖頭。
“괜찮습니다. 일단 비각성자의 피해는 없기에 제가 나설 일은 별로 없습니다. 현장 기록을 보고하면 협회에서 적당한 징계를 내릴 예정입니다.”
「沒關係。首先,沒有非覺醒者受害,所以我沒什麼好出手的。只要回報現場紀錄,協會就會給予適當的懲戒。」
“바다 위라서 정말 다행이네요.”
「幸好是在海上。」
“…다행이지요.” 「……真是萬幸。」
무덤덤하던 송태원의 얼굴 위로 순식간에 피로가 짙어졌다. 그의 시선이 성현제에게로 향했다. 네, 마주치기만 하셔도 피곤하겠지요. 이해합니다.
宋泰元的臉上瞬間籠罩了一層疲憊,他原本漠然的表情也隨之改變。他的視線轉向成賢濟。是啊,光是碰面就夠累人了,我懂。
“송태원 실장님께서는 세성 길드장에 대해 저보다 잘 알고 계시겠지요?”
「宋泰元室長您應該比我更了解世成公會長吧?」
문득 물었다. 근 삼 년을 엮여 왔을 테니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겠지. 그리고 나중에는 스킬까지 건네주게 되었다. 왜 그랬을까. 여전히 알 수 없었고 여전히 궁금했다.
我突然問道。畢竟我們糾纏了將近三年,就算不想知道也難。而且到後來,他甚至把技能都給了我。為什麼會這樣?我依然不明白,也依然好奇。
“잘 모르겠습니다.” 「我不太清楚。」
“그래도 봐오신 것이 있는데요.”
「您還是有看過一些東西的。」
“삼 년이 아니라 십 년을 더 지켜본다 해도, 안다고 대답할 자신이 없습니다.”
「別說三年,就算再多看十年,我也不敢說自己了解。」
송태원의 시선이 다시 내게로 향하였다. 언제나처럼 깊게 가라앉은 눈이었다.
宋泰元的視線再次轉向我。一如既往,他的眼神深沉。
“한유진 씨 또한 다른 의미로 어렵습니다.”
「韓宥辰先生在另一方面來說,也同樣難搞。」
“저는 비교적 평범한데요. 저쪽에 비한다면 말입니다.”
「我算是比較平凡的。跟那邊比起來的話。」
내가 바라는 건 단순하고 평범하다. 나 스스로도 그렇게 특별한 건 없었다. 항상 그랬다. 단지 내가 끌어안고 싶은 사람들이, 특별해서. 어떻게든 따라가려 발버둥치는 것뿐이지. 놓치고 싶지 않았으니까.
我所期望的,不過是單純又平凡的事。我自己也沒什麼特別之處。一直以來都是如此。只是我所想擁抱的人們,他們太過特別。我只是想盡辦法努力追上他們罷了。因為我不想錯過他們。
“한유진 군.” 「韓宥辰先生。」
성현제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한쪽 손에 휴대폰을 든 채였다. 그가 휴대폰을, 내 번호가 찍힌 화면을 보여 주었다. 이름 부분이 텅 비어 있었다.
成賢濟朝這邊走來。他一手拿著手機。他把手機螢幕朝向我,上面顯示著我的號碼。名字的部分是空的。
“원하는 것이 있나.” 「有什麼想要的嗎?」
“…저한테 묻는 겁니까?” 「……您是在問我嗎?」
“그럼 누구에게 물을까.” 「那該問誰呢?」
아이템이라 적힌 자리가 지워졌다. 성현제의 시선이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가벼운 어조와 다르게 무겁게 느껴지는 눈길이었다. 그가 소유하는, 소유할 예정인 물건이 아니라면 대우는 전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한 번의 실수로 가차 없는 보복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物品」兩字被抹去。成賢濟的視線靜靜地俯視著我。與他輕快的語氣不同,那眼神卻沉重得令人窒息。如果我不是他所擁有或即將擁有的物品,那麼我的待遇可能會比以前更糟。一次失誤,或許就會招致無情的報復。
나란히 선다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 아량을 베풀고 관대함을 보여 주는 것은 아랫사람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並肩而立,便是如此。施予寬容、展現大度,那是對待下屬的態度。
휴대폰을 받아 들었다. 만약 여기서 내가 다시 원래의 명칭을 적는다면, 다시 돌아가게 되겠지.
我拿起手機。如果我在這裡再次寫下原來的名稱,就會再次回到那裡吧。
고개를 돌렸다. 석시명과 대화 중인 유현이가 보였다. 그 옆에서 땅을 발로 툭툭 차고 있던 예림이가 나와 시선을 마주치고 방긋 웃는다.
我轉過頭。看到了正在和石始明說話的劉賢。在他旁邊,用腳踢著地的藝琳與我四目相交,然後綻放出燦爛的笑容。
“자요.” 「睡吧。」
자판을 몇 번 두드리고, 휴대폰을 성현제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敲了幾下鍵盤,便將手機還給了成賢濟。
“비즈니스 파트너쯤 되겠죠, 우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성현제 씨.”
「我們算是商業夥伴吧。今後也請多關照了,成賢濟先生。」
“나야말로 기대하겠네.” 「我才要期待呢。」
기대라니, 무서운 소리구만. 성현제가 휴대폰을 들여다보다가 명칭을 약간 고쳤다. 내 파트너.
「期待」啊,真嚇人。成賢濟看著手機,稍微改了一下稱謂。我的搭檔。
“…왜 또 붙습니까, 그거.”
「……你為什麼又貼那個?」
항의해 봤지만 들은 척도 않고 돌아선다. 한숨을 내쉬는 나를 송태원이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봐 왔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했지만 그는 조용히 돌아섰다.
我試圖抗議,但他卻充耳不聞地轉過身。我嘆了口氣,宋泰元用複雜的表情看著我。他似乎有話想說,但卻默默地轉過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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